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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흐른 자리에는 D.C.(다카포) 11 - 카렌의 회상(그 사람과의 연습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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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01, 2017 03:06에 작성됨.

눈물이 흐른 자리에는 D.C.(다카포) 11 - 카렌의 회상(그 사람과의 연습 이야기1)

 

 

 


「 아.... 나른하다아아 」

 

 

사무소에 울려 퍼지는 누군가의 한 마디.
이것이 연쇄작용의 시작이었다.
그저 지나가는 식으로 말한 한 마디가 사무소 전체에 감염을 일으켜 다른 사람들도 나른하다고 말하거나 심심하다고 불평
대기 시작하였다.

이것을 들은 프로듀서가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는 풍경을 보는게 벌써 4번째이다.

현재 100명이 넘어가는 아이돌 중에서 스케줄이 잡혀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기에 다들 백수처럼 소파에서 뒹굴거나 수면실에 들어가서 자고 있는 사람 등 다들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일이 이렇게 된 원인은 단순히 클라이언트 쪽에서 시간을 바꾸거나 오퍼를 제안 했지만 갑작스럽게 취하한 것이었다.
옛날에 사무소가 막 설립 되었을 당시에는 이런 일이 자주 있었지만 내가 사무소에 들어왔을 때에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고
,현재 우리 랭크를 봐서라도 거절하거나 취소한 것은 당연히 거절할 수 있는 쪽은 주도권을 잡는 우리쪽이었기에 의뢰인
쪽에서 거절하니 기가 막힐 노릇 이었다.
아이돌인 당사자들이 당황스럽고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데 프로듀서들은 지금 어떤 심경일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각자 자기 담당 프로듀서에게 장난을 치거나 말을 걸지도 않았다.
평소 같았다면 다들 자기들이 쌓인 스트레스나 심심해서 장난을 치는 경우가 대다수일테지만 다들 성장했다는 것일까 아니
면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러는 걸까 알 수가 없었다.

어린이조는 사무소에 설치되어 있는 TV를 가지고 한참 Wii를 하거나 요새 새로 나온 닌텐도 버전 포켓몬을 하고 있었고,청
소년 조는 구비된 잡지를 보거나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연상조는-....

 

 


「 카에데, 이거 봐봐~ 」

「 경찰시절의 나라구, 어때 지금보다 더 젊었지? 」

 

 

사나에씨는 자신의 휴대폰을 카에데씨에게 넘겨주었다.
이걸 본 카에데씨는 감탄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 어머... 그렇지만 지금도 충분히 외모는 다른 사람들하고도 비교해서 충분히 젊다고 들을 수 있는 편이라구요? 」

「 그렇긴 하지만.... 체력이 따라가주지 않아 」

 

 

이런식으로 각자 사무소에 들어오기 전에 찍었던 자신들의 사진을 보면서 나이에 관해서 불평하고 있었다.

 

 

「 저기 나오... 나도 나중에 저렇게 되는 걸까? 」

「 응...? 글쎄... 적어도 난 과거의 내 모습을 보라고 하면 절대 안볼 거야 」

「 어째서? 」

「 부끄러우니까 」

 

 

 

역시... 나오 다운 대답이었다.

 

 

「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들이 “엄마는 젊었을 적에 어떤 일 했어“ 라고 물어보면? 」

「 그때는.... 숨길 거야 내 자식들한테도 절대 안보여줄 거야 」

「 나오는 이렇게나 귀여운데... 안보여줄 거야? 」

 

 

나오의 뺨을 위 아래로 잡고 문지르면서 놀리기 시작하였다.
나의 장난을 태연스럽게 받아주는 나오 역시 화내지 않고 날 쳐다 보면서 내 질문에 답해주었다.

 

 

「 그래도... 언젠가는 보여주겠지? 」

「 엄마가 된다면 그때의 마음가짐 역시 달라질 것 같으니까 」

「 나오가 엄마라... 」

 

 

 

 

 

잠시 숨을 고르고 진지한 표정으로 나오를 쳐다보고 나오의 턱을 손가락 들어 올리고 시선을 맞추었다.
그리고 내가 내뱉은 말은...

 

 

 

 

 

 

 

 

 

 

 

 

 

 


「 나랑 결혼할래? 」

「 하?! 」

 

 

나오가 얼빠진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얼빠진 표정이지만... 귀 까지 빨개졌다.

 

 

 

「 진심이야, 나오. 나랑 결혼해줄래? 」

「 잠깐만-... 나 아직 마음의 준비가... 」

 

머뭇거리는 나오의 손을 내 두 손으로 잡고 다시 한번 진지하게 나오를 내려다 본다.

잡고 나서야 알게 된 거지만 나오의 손은 내 손보다 약간 컷기에 전부다 감쌀 수는 없었다.
손에서 느껴지는 나오의 열과 심장의 고동소리가 손을 통해 나 한테도 전달 되었다.

 

「 평생 행복하게 해줄거라는 그런 흔해 빠진 말은 하지 않을게 」

「 하지만... 난 아직... 」

「 나오, 내 미래는 너와 같이 지금부터 만들어가고 싶어, 나아가는 곳이 진흙탕일지 꽃이 휘황찬란하게 피어서 우리를 축
복해주는 길인지는 아직 몰라 」

「 이런 불확실한 미래라도 난 너와 함께라면 어떤 곳이라도 상관 없어 」

「 세상이 우리를 인정하지 않아도 난 너만을 바라보면서 이때를 기다렸어, 나오... 」

「 카렌.... 」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오의 눈을 바라보며 서로의 얼굴을 가까이 한다.
다가 갈수록 심장이... 온 몸을 흐르는 피가 뜨거워 졌고,이마에는 땀이 맺히기 시작한다.
서로의 숨결이 느껴지는 거리까지 다가 왔고 나오의 붉은 얼굴에서 느껴지는 열이 내 콧등을 간질이고 있었다.
마주본 나오는 지금 눈을 감고 있었다.
눈을 감은 나오를 보니 배덕감이... 넘지 말아야 될 선을 넘어야 된다는 그런 희열이 온 몸을 휘감기 시작했고 이것이 내
뇌까지 흘러 들어오기 시작한다.
앞으로 아주 조금 아주 조금이면...
나오를-....

 

 

 

 

 

 

 

 

 

 

 

 

 

 

 

 

 

 

 

 


「 땡! 여기까지 랍니다! 」

 

아주 조금 정말로 조금... 남은 거리에서 나오의 이마에 딱밤을 한 대 놓고 다시 거리를 벌렸다.

 

「 헷, 나오 어때? 설렜어? 」

「 우우!! 카레에에엔!!! 」

 

나오가 급격하게 실망한 표정으로 날 째려봤고 이런 나오를 보니 매번 괴롭힐때마다 즐거움이 있다고 느껴졌다.

 

「 내 연기력 어때? 생각보다 잘하지 않았어? 」

「 우리 사무소에서 연기에 능하다고 하는 사람은 아스하 하고.. 그 외에는 카에데씨 정도 이니까 잘 한다고 할 수 있으려
나...? 」

「 그럴려나... 생각보다 많이 연습했는데 」

「 하지만 깜짝 놀랐다구! 갑자기 그런 말을 하니까 」

「 나오는 평소에도 수비가 약하니까 확실하게 내가 연습한 만큼 효과가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

「 우우.... 」

「 그럼 이제 다른 사람한테 시도해볼까... 」


「 프로듀서 라던가 어때? 」

「 음... 」

 

 

프로듀서에게 똑같은 연기를 한다고 상상해 보았지만.... 도저히 그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진지하게 연기하는 내가 민망한 쪽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의 프로듀서가 아니라 전 프로듀서 였다면... 아마 내가 먼저 시도했지만 반대로 상황이 역전되서 내가 당하는 쪽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 무리 」

「 근데 혼자서 연습한거야? 」

「 혼자서는 아니야... 사무소에 들어오기 전에 배웠으니까 말이지 」

「 사무소에? 아... 혼자서 데뷔 준비 할 때? 」

「 응 」

「 그때 널 지도한다고 간 사람은 댄스랑 보컬 담당인 아오키씨(마스터 트레이너) 뿐 이었는데...? 」

「 아니야, 한 사람 더 있어 」

「 설마....? 」

 

 

 

 

나오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나오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맞다.
날 지금 있는 이 자리로 이끌어준 사람,그 사람이 가르쳐 준 것이었다.
무대에서는 표정연기도 중요하다면서 기본적인 연기 기술이랑 감정 표현 역시 가르쳐 주었다.

 

 

 

 

 

「 그 사람, 도대체 불가능한게 머였던 거야...? 」

「 글쎄... 그 사람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같이 지냈지만... 불가능한게 없었던 것 같은데... 」

「 역시 소문의 괴물 프로듀서.... 」

 

 

 

 

 

나오가 말한 데로 였다.
그 사람과 같이 생활한 기간이 짧은 것은 아니었다.
그 기간동안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줄 곧 보아 왔지만 불가능한 건 보지 못했던 것 같았다.
아이돌이 필요한 것에 대해서 완전 무지했던 날 기초부터 가르쳐 준 사람이었다.
일반인을 아이돌로 바꿔 놓은 사람이었다.
성량,발성,댄스,스텝,유연성,감정 표현 등 필요한 건 전부 그 사람이 가르쳐 주었다.
나오는 아오키씨가 왠만한 건 다 지도해 주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실제로는 아오키씨는 옆에서 그 사람을 보조해 주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 괴물이라기 보다는.... 마치 자신이 직접 무대에서 섰던 경험을 토대로 가르쳐 주는 느낌 이었어 」

「 프로듀서는 전직 아이돌이라기도 했던 걸까, 남자 아이돌인 쥬피터처럼 」

 

 

 

 

 

 

 

 

나오에게 사실을 말해줄까 고민 되었다.
사실은 우리 프로듀서는 전직 아이돌이었어. 라고
그러면 나오는 아까보다 더 엄청난 소리로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날 쳐다보겠지?
하지만 나 역시 프로듀서가 아이돌이었다는 소리는 남겨진 편지를 통해서 알았지만 정확히 말해서 어떤 아이돌이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인터넷 검색이라도 해보면 좋았을 텐데...

 

 

 

기회가 기회인 만큼 이참에 그 때 당시에 있었던 일을 말을 해보려고 한다.


나와 그 사람의 단 둘만의 연습 이야기를

 

 

 

 

 

 

 

 

 

 

 

 

 

 

 

 

 

 


약 2년 반 전 도쿄 765프로 사무소 근처

 

「 P씨, 지금 어디가는거야? 」

「 내가 옛날에 자주 들리던 곳 」

「 ?? 」

「 가보면 알거야, 카렌 널 위해 내가 준비한 장소야 」

「 날 위해서? 」

 


당시의 프로듀서는 내가 이때까지 알던 프로듀서와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마치 누군가의 성격을 빌려 왔다고 표현해야 한 다고 할까...

정확히 말하자면 내면에 숨겨진 또 하나의 얼굴을 보는 것 같았다.
단지 내가 알던 프로듀서와는 달랐기에 그 날의 나는 상당히 긴장한 상태였던 것만큼은 기억하고 있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알 수가 없었다.
그 날의 프로듀서가 정말 내가 알던 프로듀서 였는지...

 

길을 걷다보니 765프로덕션의 입구가 보였다.
건물 자체는 낡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지어진 건물에 비해서는 상당히 노후화 됬다는 것 만큼은 알 수가 있었다.
멍하니 765프로의 간판을 보고 있자 당시의 프로듀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프로듀서의 성격이라면 절대 말하지 않았을 말을

 

「 카렌... 저게 앞으로 네가 싸워야 할 상대들이야 」

「 똑같은 아이돌이지만 저들은 너보다 더 앞서 가있고, 네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려면 저들이 있는 위치에서 끌어내려야해.

아이돌이란건 생각보다 잔혹한 길을 걷는 사람들이니까」

「 머야? 그런 중2병 스러운 대사는 」

 

당시의 나는 농담하는 식으로 가볍게 넘겼고,그 사람 역시 내 말을 듣고는 피식 웃고는 그저 그렇게 넘어갔다.

 

「 너무 중2병 스러웠나? 」

「 응, 상당히 」

 

이후로는 그 사람이 준비한 연습실에서 죽어라 연습하는 일 밖에 없었다.
기초체력부터 모자란 나였기에 연습 도중에 쓰러지는 일이 많았다.그럴때마다 프로듀서는 무릎베개를 해주면서 내 체온을 내리면서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게 했다.

 

 

「 P씨의 무릎 베개는 기분 좋네 」

「 그럴말할 시간이 있으면 다시 연습할까? 」

「 안데... 조금만 더 이렇게 있을래 」

 

무릎베개를 하고 있으니 이때까지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였었다.


예를 들면...
오늘따라 올려다 본 그 남자의 얼굴은 생각보다 미형이었고 화장을 하면 여자보다 이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남자치고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 P씨, 남자치고는 속눈썹도 길고 입술도 루주 바른 것처럼 이쁘네 」

「 그래...? 」

 

그 남자는 약간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남자의 표정을 보고도 당시의 나는 이런 말을 했었다.



「 응, 왠지 여장하면 잘 어울릴 것 같아 」

「 옛날부터 남들보다 속눈썹이 긴 것하고 입술이 이렇게 붉은 게 나한테는 콤플렉스 였어 」

「 정말로? 부모님이 이렇게 예쁘게 낳아 줬는데도? 」

「 부모님한테는 감사하지 」

「 그래도 콤플렉스는 콤플렉스야 」

「 여자가 보기에는 부러울 따름인데, 남자의 입장이라면 조금 다른가봐? 」

「 응... 어릴적의 나는 몸도 약하고 다른 남자애들에 비해서 체격도 작았으니 종종 여자아이라는 소리를 들었었어 」

「 머리도 남자치고 꽤 긴편이었으니까 」

「 헤에.... 」

「 더군다나 나는 사춘기가 고등학교 2학년이 끝나갈 때 쯤 왔으니까 말이지 」

「 엑... 그러면 」

「 아... 키는 남자치고는 작은 편이었지만, 주위에 여자애들 보다는 한 3cm 정도 컸었어 」

「 사춘기가 오기전까지는 작은 편이었구나 」

「 머... 그렇지 」

「 그럼 이제 다 쉰 것 같으니 다시 재개해볼까? 」

「 살살 부탁드립니다... 」

 

 

 

당시의 나는 연습을 포기하기도 중간에 그만두기도 싫었기에 오기로라도 체력만 회복되면 다시 다시 다시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내 역량에 맞춰서 가르쳐 주고는 있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나는 겨우 따라가는 수준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가끔 남자 쪽에서 지도를 멈출 때가 있었다.그 때마다 남자는 나보다 거칠어진 숨을 가다듬으면서 고개를 푹 숙인 상태로 누군가에게 말을 하는 듯이 중얼거렸고

다시 재개할때에는 누군가가 빙의한 상태처럼 완전한 아이돌...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 괜찮아....? 」

「 카렌...? 잠깐 휴식 좀 가져도 될까....? 」

「 숨 너무 헐떡거리는데... 정말로 괜찮은거 맞는거지...? 」

「 .... 걱정해줘서 고마워 」

 

 

 

 

 

 

 

 


이때 였다.
이때 만큼은 남자의 목소리라고 가늠하기 어려운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남자는 단지 목이 쉬어서 톤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럴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이건-... 완전히

 

 

 

 

 

 

 

 

 

 

 

 

여자의 목소리 였다.
들을때마다 소름이 끼쳤지만,당시의 난 프로듀서를 맹신하고 있었기에 정말로 목이 쉰 줄 알았다.TV를 보면 남자치고 목소리 톤이 높은 사람들이 방송에 나와서 여자 목소리를 흉내내는 사람이 자주 나오니까 프로듀서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연습을 시작한지 1개월이 되었고,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 날이었다.
댄스를 보여주던 프로듀서가 갑자기 쓰러졌고,그대로 차가운 마룻바닥으로 추락하였다.

 

 

「 카렌, 여기서 발을-..... 」

「 P씨!!!!! 」

 

 

 

당시에 아오키씨가 있지 않았더라면 난 아무것도 하지 못 한채 우왕자왕한 상태로 울고 있을게 뻔했다.

병원으로 후송된 남자는 약 4시간 후에 눈을 떴고,눈을 뜨자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살피기 시작했다.주위를 살피기 시작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 P씨....!! 」 글썽

「 카렌....? 내가 왜.... 병실에...? 」

「 댄스를 보여주다가 쓰러졌어 」

「 아오키...? 」

 

 

 

남자가 눈을 떳다는 것에 안도하자마자 참아왔던 눈물이 흘러 넘쳤고 나는 크게 소리내서 울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당시를 생각하면 부끄러운 말도 했었던 것 같다.

 

 

「 날... 두고 가지 말아줘...!! 」

「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내 앞에서 이렇게 사라져 버리면.... 」

 

 

 


이런 말을 한 나를 당시의 남자는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날 안심시키기 위해서 정성을 다했던 것 같다.
내가 눈물이 멈출때 쯤 남자의 표정이 굳어졌다.
남자는 병실 한 구석을 쭉 바라보고 있었고, 나 역시 남자의 시선을 따라 갔다.
창문 바로 밑에는 테이블이 하나 있었고 그 테이블 위에는 노란 복수초 한 송이가 투명한 유리병에 꽂아져 있었다.
화려하게 피어있는 그 꽃잎이 열려있는 창문 바람에 의해서 춤을 추기 시작하였고 이걸 본 남자의 표정은 굳어져 갔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었다.

 

「 미안해.... 」

「 응? 머라구? 」

 

 

 

 

 

나에게 한 말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지금 회상하는 시점보다 더 미래에 알게 되었다.
이때 남자의 입장에서 병실에는 나랑 아오키씨 이외에 한 사람이 더 있었다는 것을....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는 소리였다.
두 사람의 눈에 비추어지지 않는 제 3의 인물이....

 

바람이 병실을 채워간다.

 

그리고....
동시에 남자의 목에서 이때까지 보지 못했던 목걸이가 짤랑 소리를 냈다.

 

 

 

끝.

 

 

 

다음편 예고

 

남자가 병원에서 퇴원한 후,상태가 이상했다.

자주 연습을 중단하고 아오키씨가 대처하는 일이 늘어났고 그때마다 남자는 알약을 하나씩 복용하였다.

그리고 단 한 번.... 아오키씨와 남자가 크게 싸운 일이었다.

분위기로 보아서 말리는 쪽은 아오키씨였고 밀고 나가는 쪽은 남자쪽이었다.

당시의 아오키씨의 표정은 이미 한 번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여자의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

 

눈물이 흐른 자리에는 D.C.(다카포) 12 - 카렌의 회상(그 사람과의 연습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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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풀지 못했던 과거 이야기를 쓸때까 제일 재밌네요

사실 장기 연재글을 장기간 못올리다가 다시 손대는게 제일 힘든 것 같네요

그럼 다음편에서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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