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ARIAx765] 리츠코 「후배가 들어온다는 모양이에요」 아즈사 「어머」 - 3

댓글: 8 / 조회: 407 / 추천: 1


관련링크


본문 - 12-28, 2016 00:08에 작성됨.

 강물이 주황색을 띄었다. 반쯤 태양을 걸친 채.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지쳤다→」
「녹아버릴지도→」
「엄살 부리지 마. 아직 기초니까」
「에에에」
 
주황색 위엔 힘 빠진 비명을 지르고 늘어지는 후타미 자매와 지친 숨을 고르는 하루카, 그리고 내가 있다. 해가 떠오를 적부터 가라앉을 때까지 쭉 여기에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도 휴식이라곤 점심 식사밖에 없었으니 지치는 게 당연하다. 나야 요령이 있으니 그리 힘들지 않아 덜 지치긴 했지만.
 
이 아이들이 온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그 사이에도 아이들은 꽤 잘 배워주었다. 한 번 나아가는 데 한 세월을 소모하던 하루카도 느리게나마 움직일 수 있게 되었으니까. 처음 가르쳐보는 내가 잘 가르쳤다곤 생각되지 않으니 이들의 재능이 뛰어난 편이라고 생각하는 게 옳을 것이다.
 
「그래도, 잘 따라와줘서 다행이네」
 
본인 입으로 이러기도 뭣하지만, 내가 가르치는 방법은 꽤 괴팍하다. 방법만 던져두고 따라하라고 강요하는, 그런 방식. 물론 그 정도로 매정하게 가르치지는 않지만 근본은 비슷하다. 그야, 나도 이런 방식으로 배웠으니까. 다른 방법은 통 모르니까 어떻게 하든 비슷할 수밖에 없는 거다. 미안해도 어쩔 수 없다.
 
아, 벌써 해가 떨어지려고 하네. 물에 검은 기운이 서서히 섞이기 시작했다. 슬슬 아이들을 일으켜 데려가려는 찰나, 저 멀리서 배를 탄 검은 그림자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이 시간에 그림자라면 뻔하지.
 
「수고하셨어요. 아즈사 씨」
「리츠코 씨도 수고하셨어요~」
 
아즈사 씨가 오늘 할 일을 끝내고 돌아오신 거다. 나는 주변에 둥둥 뜬 곤돌라를 조금씩 당겨와서 아즈사 씨께 보여드렸다.
 
「오늘도 부탁드려도 될까요」
「물론이죠~. 그럼, 먼저 이만」
 
아즈사 씨가 아이들을 한 명씩 자신의 곤돌라에 태웠다. 세 명이 모두 곤돌라 위로 오른 것을 확인하고, 아즈사 씨는 다시 노를 저어 나아갔다.
얼마 전까지는 아이들이 지치면 내가 데려다주었지만, 아즈사 씨가 그걸 보시곤 내가 너무 고생한다고 생각하신 모양이다. 아이들은 자기가 회사로 데려갈 테니 곤돌라만 수습해서 가져와달라고 말씀하셨었다. 나로선 일이 줄어드는 셈이라 감사히 받아들였을 따름이다.
 
나는 내 곤돌라에서 후타미 자매의 검은 곤돌라로 옮겨탔다. 차근차근 하나씩 가져다놓으면 오늘의 할 일은 끝이다. 나는 슬슬 노를 저었다.
 

 
「저기요!」
 
두 곤돌라를 옮기고 마지막으로 내 것만 남았을 즈음,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길 쪽을 바라보자 어느 사람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소년, 일까? 언뜻 보면 애매모호했다. 어쨌든 대답은 해야하므로 곤돌라를 육지 쪽으로 밀고 대답했다. 
 
「네. 무슨 일이신가요?」
「혹시 765 컴퍼니가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물론이죠. 제가 거기 직원인데요」
「아, 잘됐다! 그치, 유키호?」
「으, 응...」
 
그제서야 나는 이 사람 뒤에 다른 사람이 있었음을 알았다. 여자아이 한 명이 뒤에 숨어있었다. 내가 무서워서라기보단 천성이 그런 듯했다. 처음 내게 말을 걸었던 사람은 하하 웃곤 계속 말을 이었다.
 
「실례지만 길을 안내해 주실 수 있나요? 용무가 있어서요」
「네. 마침 돌아가던 길이니 같이 가지요」
「감사합니다!」
「가, 감사합니다...」
「뭘요. 타세요」
 
그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여자아이도 화들짝 놀라더니 인사했다.
둘을 곤돌라에 태웠다. 노를 저어서 가던 길을 계속 가는데, 뒤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대화를 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시선은 앞을 계속 바라보고, 대화가 끝나간다 싶을 때 말을 걸었다.
 
「765 컴퍼니엔 무슨 일로 가시나요?」
 
미리 예약이라도 하려는 걸까. 연인 사이인 두 사람이 관광을 위해 수상안내원을 찾는 건 흔한 일이다.
 
「그게, 갑자기 스카우트를 받아서」
 
...응? 아아, 맞아. 오늘은 두 명이 더 오기로 했었다.
 
「그럼 오늘 오기로 했다는...」
「아마 맞을 거예요. 오늘 오면 된다고 그러셨어요. 고양이 사장님이」
「그렇구나. 아, 말 놔도 되지?」
「아, 네. 키쿠치 마코토라고 해요」
「하, 하기와라 유키호예요...」
「아키즈키 리츠코야. 765 컴퍼니의 싱글이자 너희들의 선배지. 잘 부탁해」
「잘 부탁드려요」
 
마코토가 씩 웃었다. 그나저나, 그러면 키쿠치 양도 여자라는 건가. 듣지 못했더라면 꼼짝없이 오해할 뻔했다. 인상만 봐서는 잘생긴 소년으로 보이는 터라 더욱 그랬다.
 
「으음」
 
고개를 살짝 저었다. 잡생각은 버리자. 오늘부터 식구가 두 명 더 늘었다. 그 사실이 중요했다.
 

 
곤돌라를 몰며 가벼운 잡담을 주고받다 보니 어느 새 도착해 있었다. 곤돌라를 묶어두고 불 켜진 문을 열었다.
 
「어머, 조금 늦으셨네요」
 
아즈사 씨가 반겨주셨다. 다른 아이들은 자는 모양이다.
 
「조금 일이 있었거든요. 자, 들어와도 돼」
 
굳은 두 사람이 쭈뼛쭈뼛 안으로 들어섰다. 굳어 있다가 먼저 입을 연 건 마코토였다.
 
「안녕하세요, 키쿠치 마코토입니다! 이쪽은 하기와라 유키호예요」
「자, 잘 부탁드려요오...」
「어머, 미우라 아즈사란다. 잘 부탁해」
 
아즈사 씨는 인사하고는 「후훗」하고 웃었다. 듣는 사람이 편안해지는 웃음이다.
마코토와 아즈사 씨는 웃으며 여러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막 친분이 싹트는데 내가 방해할 이유는 없었으므로 나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앉아있었다. 혼자서 앞으로 어떡할지 생각할 계획이었는데, 이내 내 옆에 누군가 앉았다. 옆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먼 거리이긴 했지만.
유키호였다. 낯가림이 심한 건지, 그냥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는 건지 나에게서도, 아즈사 씨와 마코토에게서도 좀 떨어진 자리였다. 피하겠다는데 굳이 말을 걸기도 좀 그래서 방금 탄 차를 한 잔 따라서 주고는 다시 내 자리에 앉았다. 옆에서 시선이 느껴졌지만 현재 내 상황이 워낙 다급해서 그런 건 신경쓰지도 못했다.
 
아아, 앞으로도 네 명은 더 남았는데 어떡하지.
 

 
컴퓨터가 고장났습니다. 오래 돼서 그런가 봅니다.
고로 모바일로 쓰느라 좀 많이 늦었습니다. 일주일이나 지나서 잊어버린 게 많아요. 지적은 언제나 달게 받고 있습니다.
ARIA의 원작 설정을 조금 무시하고 제 멋대로 전개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설정을 잊은 것도 있고, 너무 맞추다 보면 스토리가 잘 안 나오더라고요. 원작 설정과 안 맞아도 심하지 않다면 넘어가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