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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큐트 타입 닛타 미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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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25, 2016 01:57에 작성됨.

"음..."

 

"왜 그러시나요, 프로듀서 씨?"

 

"아, 그게...슬슬 올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서요."

 

"네? 뭐가...아."

 

  그다지 넓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좁다는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닌 소규모 보다는 조금 큰 규모의 사무소 안에서, 업무를 보던 프로듀서는 문득 본 시계를 보고 잠시 생각에 빠졌고, 그런 그의 모습을 놓치지 않은 치히로는 질문을 했다가 알아 듣기 힘든 대답을 듣고 이내 얼마 안 가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눈치챘다.

 그리고 그녀의 반응이 끝남과 동시에, 사무소의 현관문이 열렸다.

 

덜컥-!

 

"프로듀서님!"

 

"아, 미나미. 오늘도 일찍 왔구나?"

 

"네, 에헤헷..."

 

 있는 힘껏 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온 것은 그의 사무소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는 19살의 대학생인 성숙한 소녀, 닛타 미나미였다. 신장도 나름 큰 편에 세간에서는 그라비아에 나왔으면 아이돌에 늘 랭크 in을 할 정도로 체형도 발군이라고 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방송에서는 타 출연자들을 배려해주는 모습이나 어떤 일에서도 침착하게 행동하는 모습 덕분에 '언니 같다'라는 평도 받아 남녀 불문하고 팬이 많은 모범적인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는 소녀.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녀의 이미지이지만 사무소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그런 얘기를 들으면 어색하게 웃기만 할 뿐이다.

 

"오늘 있죠, 동아리 활동에 오랜만에 참여했는데도 다들 실력이 녹슬지 않았다고 해줬어요!"

 

"그래? 역시 대단하네, 미나미는."

 

"대단하죠?"

 

"응."

 

"그러면...머리 쓰다듬어주실래요? 칭찬하는 의미로..."

 

"미나미가 바란다면야."

 

 프로듀서는 업무를 보던 자리에서 일어나 미나미에게 다가갔고, 자신보다 큰 키의 프로듀서를 올려다보며 살짝 부끄러워하는 표정으로 부탁하는 미나미는 어떻게 보더라도 19살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애교가 많은 한창 때의 소녀 처럼 굴었다. 아니, 한창 때의 소녀라도 그녀처럼 애교를 부리는 것은 힘들 것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서 타인에게 얕보이는 것을 싫어하니까. 하지만 그녀는 타인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는다.

 좋아하니까.

 

스윽- 스윽-

 

"그런데 미나미는 정말 부지런하구나...최근엔 일 때문에 바빠서 오늘은 오프니까 푹 쉬라고 했었는데도 나온다고 하고."

 

"그야 프로듀서님이 사무소에 계시니까요."

 

"날 생각해줘서 온 거야? 치히로 씨가 계시니까 별로 외롭진 않은데. 하하."

 

"므응..."

 

 자신의 앞에서 다른 여성의 얘기를 하는 프로듀서가 얄미웠던 것인지, 미나미는 입을 삐죽 내밀면서 불만이 섞인 목소리를 냈지만, 그것도 이내 계속되는 프로듀서의 쓰다듬 속에서 서서히 사라져 결국에는 얼굴 한 가득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늘 그랬다. 자신의 담당 프로듀서 앞에서는 불만을 말할 수가 없다. 그에게 불만을 가진다는 발상 자체가 그녀에게 있어선 힘든 것이니까.

 

"맞다, 오면서 프로듀서님이 생각나서 만쥬 사왔는데 드실래요?"

 

"오, 만쥬? 날 생각해서 사줬다니 고마워라. 그런데 괜찮은 거야? 오히려 내가 미나미한테 사줘야 할 텐데..."

 

"괜찮아요. 미나미는 프로듀서님한테 매일 충분히 받고 있으니까요~"

 

"나한테? 뭘?"

 

"에헤헤...비밀이에요."

 

 두 손을 등 뒤로 깎지 끼며 살짝 달아오른 뺨과 함께 해맑게 웃음지은 얼굴을 보인 미나미는 자신을 보며 의아한 듯 하면서도, 결국엔 미소를 짓는 프로듀서를 보다가 이내 몸을 돌려서 탕비실로 향했다. 그녀는 익숙한 듯이 접시를 꺼내 그곳에 만쥬를 담았고 그 모습을 보던 프로듀서는 다시 자리에 앉아 일로 시선을 돌렸지만, 그 모습들을 옆에서 지켜보던 치히로는 속이 쓰라렸다.

 

'왜 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내가 답답해야 하는 거지?'

 

 그녀가 이 사무소에 사무원으로 들어와 프로듀서를 도우면서 일한 시간이 그리 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프로듀서가 닛타 미나미라고 하는 소녀의 담당이 된 이후부터 그녀는 쭉 두 사람의 관계를 옆에서 지켜봤었다. 처음에는 분명 그저 담당 프로듀서와 담당 아이돌이라는 평범하디 평범한 관계였다. 프로듀서는 미나미를 사람드의 기억 속에 남을 최고의 아이돌로 만들고, 미나미는 아이돌이라는 새로운 길에 도전한다.

 두 사람은 분명히 이해가 일치한 것에서 시작된 지극히 평범한 관계였다. 닛타 미나미가 변하기 전까지는.

 

'아니, 애초에 프로듀서 씨가 목적이어서 들어왔던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보면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프로듀서 씨랑 금새 친해졌는데...'

 

 사람들 중에는 분명 사교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이들이 따로 존재한다. 그리고 닛타 미나미 역시 다른 사람들과 제법 빠르게 친해지면서 달리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사교성이 좋긴 하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라도 보통 타인과 친해지려면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프로듀서님, 여기요. 우유도 가져왔어요."

 

"아, 고마워. 그럼..."

 

"앗, 잠시만요!"

 

"어, 어?"

 

 미나미가 보기 좋게 접시에 담아온 만쥬를 보고 감사를 전하며 손을 뻗으려던 프로듀서는, 돌연 미나미가 만류하는 바람에 손길을 멈추고 그녀를 쳐다봤다. 프로듀서가 자신을 올려다보는 모습에 미나미는 순간 뺨을 살짝 붉혔지만 이내 그런 기색을 숨기려고 애를 쓰며 말을 이어간다. 옆에서 지켜보는 치히로에게는 들켰지만.

 

"프로듀서님, 지금 컴퓨터 쓰고 계시죠? 거기다 서류도 잔뜩 있으시고...그런데 만쥬를 손으로 드시면 큰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구요?"

 

"에...설마 만쥬를 먹는 정도로 그런 일이야..."

 

"아뇨, 미나미는 프로듀서 씨가 혹시 모르는 위험을 겪는 것을 볼 수 없어요."

 

"미, 미나미..."

 

'그걸로 감동 받은 거에요?'

 

 어쩌면 이 두 사람은 잘 어울리는 관계인 걸지도 모른다고 치히로는 이따금 생각한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 신경 써가며 프로듀서에게 자신을 어필하는 미나미나, 그런 그녀의 행동에 일일이 감탄하며 받아주는 프로듀서나. 다만 문제라면 프로듀서가 둔감한 것과 미나미가 묘한 부분에서 만족하는 바람에 둘의 사이가 전혀 진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아니, 어쩌면 두 사람 모두 서로의 입장을 알기에 그 이상을 생각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미나미가 먹여드릴게요. 괜찮으시죠?"

 

"어...미나미가? 괜찮겠어? 귀찮을 텐데..."

 

"괜찮아요! 미나미는 프로듀서님을 위해서 뭐든지 노력하니까요!"

 

"응..."

 

'그만둬, 내 얼굴이 다 빨개질 것 같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당연한 것처럼 애교를 부리는 미나미와 그런 미나미의 호의를 받는 프로듀서. 그런 모습을 옆에서 보며 고통 받는 치히로는 차라리 일에 집중해서 아무 것도 듣지도 보지도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는 동안 미나미는 의자를 가져와 프로듀서 옆에 앉아 먹여줄 준비를 했지만.

 

"자, 아앙~ 해주세요. 닛타 미나미, 갑니다!"

 

"아~"

 

"자~"

 

"으음..."

 

 미나미가 일부러 프로듀서가 먹기 편하도록 만쥬를 반으로 갈라 놨기에 프로듀서는 무리 없이 한 입 사이즈의 만쥬를 즐길 수 있었고, 미나미는 그가 우물거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행복함을 느끼는 얼굴이 되었다.

 

"어떠세요? 미나미가 먹여드린 만쥬는 맛있으세요?"

 

"응, 미나미가 먹여준 거라 특별히 더 맛있는 것 같아."

 

"에, 에엣...그렇게 말씀하시면 미나미 부끄러운데요...?"

 

"하지만 진심인 걸."

 

"...에헤헤."

 

 프로듀서의 말에 두손을 모아 무릎 위에 올려두고 쑥쓰러워하면서도 싫다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 미나미는, 나름대로 기뻐하는 마음을 숨기려고 애쓰는 것 같았지만 뺨에 드러난 홍조와 입가에 가득한 미소, 프로듀서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시선이 이미 숨기는 것은 글럿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정작 그녀의 호의의 당사자인 프로듀서조차도.

 

'...사표쓸까.'

 

 그리고 어째서인가 피해자가 있었지만 피해자를 만들어낸 가해자 둘은 정작 깨닫지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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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가 될 수...있나? 애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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