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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퀘-세개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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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24, 2016 16:07에 작성됨.

천천히 조금, 이제 한 고비 넘겼다며 안심하고 다음을 생각하며 다시 긴장하는 나에게 들려오는 고음. 같은 걸 봤는데도, 너는 왜 그렇게 분한 얼굴일까. 나는....나는, 네가....아? 멀어진다. 내가 가서 잡으면, 잡는다면...... 아직도 내 머릿속에서는 네 말이 들려서 어지러운데 너는 또 왜 뒤돌아 사라지는걸까. 머리속이 어지럽다. 소리가 너무 울려서 어지럽다. 소리가....

 

“......”

 

크림을 휘젓는 것처럼 일그러지다가 흐끄무레하게 다시 앞이 보인다. 회색 네모가 번쩍이며 날 보라는 듯 울려대고있다. 뚝- 하고 입다문 것을 들여다보자 시간과 날짜가 들어온다. 늦었네, 회사에. 근데 가도 무슨 의미가 있지? 어차피 듣지않아도 상황은 보인다. 어제 뛰쳐나간 팔자좋은 소녀는 어딘가에 틀어박혀서 연락두절이고 치히로 씨는 어쩔 줄 몰라하며 프로듀서인 나를 찾고있겠지. 아오.....나라고해서 미오가 전화를 받는 건 아닌데말이지. 누워있자니 할 일도 없고 전화도 왕왕 울리고.....흠,

 

[미오를 찾아볼게요]

 

문자를 날려 알리바이를 만들고서 몸을 일으킨다.

 

“어흑....”

 

말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다채로운 고통에 다시 몸을 바닥에 늘여붙인다. 팔다리를 중점으로 움직여 몸을 꿈틀거려 화장실에엥에엥에- 차가워!
위에서 쏟아지는 물이 몸을 투두득- 투두득- 칠때마다 몸의 격통과 함께 정신이 되돌아온다. 몸의 물기를 다 빼내고서 주위를 살며시 돌려보면 흰색 와이셔츠와 정장이 잘 정돈된 군인처럼 대기 중이다. 오래...는 아니지만 제법 입어온 물건. 그러나 역시 나한텐 너무 무거워.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뭐라는 건지 알 수 없는 점퍼와 츄리닝에 몸을 대충 구겨넣고 나서......려는데 무언가 허전하다. 허전해. 가스밸브 잠금, 이빨 닦음, 창문 단속, 지갑 챙김, 열쇠 챙김, 이불 정돈, 정돈....아!

 

미안하다 내가 널 잊었다.

 

방 한 켠에 곱게 놓인 기타를 집어든다. 탐스러운 곡선으로 시작해서 매끈하게 위로 뻗어 살짝 굽힌채로 마무리했다. 살며시 기타의 바디를 손가락을 훝어본다. 너무나도 오래되버려 이제는 나를 추억으로 이끄는 매개체가 되버렸지만 아직도 당장 뛰쳐나가 무대에서 날뛸 것처럼 새 것 같다. 너무 새 것이다. 줄은 닳지도 않고 번뜩거려 칼 같다. 피크는 너무 매끈하고 그림이 선명해서 방금 뽑아내서 자르지도않은 우표같다. 나는 너를 왜 이리도 붙잡았을까. 손을 천천히 올려 넥을 잡는다. 내가 꿈을 접고 현실과 타협할때도 나는 너를 붙잡았다. 돈이 없어 춥다못해 뼈가 시려운 날에 너를 붙잡고 엉엉- 울어버리기도했다. 네가 무슨 기둥이라도 되는 양, 하늘까지 뻗은 기둥이라도 되는 양 너를 한없이 붙잡고있었다. 정장을 입고 나서 직장을 가지고 꿈은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서점가서 찾고 남에게 기대해보던 날에도 너만은 꼬옥- 잡고 당장 내일 첫 공연이 잡힌 아이의 기대처럼 번듯하게 두었다.

 

남들이 뭐라해도 너는 내 고집을 넘어 내 일부라도 되는양 나는 너를 잡고있었다. 그리고 이제 나에게 너만 남았구나. 내게 무엇이 남았나 세어보자. 일할 이유는 사라졌다. 내가 포기한 열망을 가지고서 나타나 내 별이 될거라 믿은 아이는 너무나도 복에 겨워 뛰쳐나갔다. 그리고 무엇이 남았나. 회사를 관두면 희미한 이름으로 남을 그런 관계뿐이다. 내게는 너뿐이로구나.

 

기타가 너무도 새 것이다. 줄은 닳지도 않고 번뜩거려 칼 같다. 피크는 너무 매끈하고 그림이 선명해서 방금 뽑아내서 자르지도않은 우표같다. 안 돼. 안 돼.......

 

내게 남은 게 너뿐이고 내 삶이 결국 너에게로 다시 돌아오는 길이었다면 그리고 결국 돌아왔다면 너에게 진심을 다하는 것이 도리겠지. 네가 있을 곳이 여기더냐? 정장도 바닥에 버리고 너를 잡은 내가 있을 곳이 여기더냐? 아니, 아니야. 다른 곳이지. 미오에게는 내가 가혹했을지도 모른다. 내 꿈을 그 아이에게로 밀어붙였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낫다. 차리리 그렇게 생각하련다. 그러면 최소한 너를 미워하고 살지는 않겠지. 내가 네가 있는 곳을 가기에는, 네가 내가 있는 곳으로 오기에는 서로의 머리가 너무도 어지럽고 마음이 너무 어둡다. 차리리 여기서 정리하고싶다. 몇 번이고 두드려보고 전화걸어도 너도 답이 없다. 너도 여기서 끝내려는 것이겠다.

 

정장을 내리고 서류가방도 내리고 기타케이스를 어깨에 들쳐맨다. 어깨가 가볍다. 문을 밀쳐연다. 햇빛이 눈을 찌른다. 내가 있건 없건, 내가 보던 안 보던 늘 빛나는 태양이 하늘에 있다.

 

공원으로 가자. 누가 있을까? 없을지도 모르지. 그럼 솔로다. 기타하나 들쳐매고 공원가서 될대로 되리라는 마음이다.

 

넓은 공원에는 이미 여럿이서 조금 조금 모여 제각각의 소리를 내고있다. 어디...... 자리를 물색하다가 누군가 어깨를 툭 친다.

 

“선배!”

 

“오, 너냐?”

 

후배녀석이었다. 내가 밴드를 나가기 며칠 전 들어온 어리버리 신입이었는데, 뒤를 슬쩍 보니 신입은 이제 아닌 것 같네.

 

“너희! 인사해라! 이분이 내 대선배님이시다!”

 

“““안녕하세요!”””

 

“이제 너도 이 바닥에서 좀 컸다~이거냐?”

 

“헤헤~ 그러고보니 여기 어쩐일로 오신거에요? 회사는요?”

 

........그건...입술이 달싹거리며 움직이질 않는다. 정장도 바닥에 버리고 여기까지와서 미련이 남았을까? 안 돼. 이런건 안 돼. 하지만 그렇게 몇 번을 되뇌여도 입술을 벌어지지않는다. 입술을 지긋이 눌러 깨물고서야 나는 대답한다.

 

“관뒀어. 나랑 안 맞아.”

 

“헤에~?”

 

“고로 너네 밴드에 좀 비집고 들어가자”

 

아직 적응이 덜 된거다. 무대에 올라서서 한 번 하고나면 좀 다르겠지. 응.

 

“흐~음, 어떻게 할까아~?”

 

“그럼 나 솔로로 하고”

 

“에헤이! 사람이 좀! 말은 끝까지 들어봐요!”

 

결론으로 넘어가면 나는 밴드에 하루만 들어갔다. 후우....기구를 내려놓고 바닥에 주저앉아 장비를 체크하고 악보를 한 번 훝어본다. 조금 손발이 떨리며 허둥지둥하다가 후배가 툭툭 던지는 말에 몸이 저절로 움직인다. 몸이 가볍다. 언제나 불안하게 회사에서 동분서주하고, 굳은 몸으로 팔짱 낀 채 바라보던 거와 달라. 몸이 저절로 리듬을 타고 오르내리는 것처럼 움직인다. 관객도 무대도 티켓도 없이 길바닥에서 나는 이렇게나 즐겁다. 즐겁다.

 

“아, 핸드폰은 수거합니다. 무대에서는 방해요소니까”

 

내가 있던 밴드의 방식....나도 별로 전화 올 곳은....없겠지. 응, 없을거야.

 

슬쩍- 눈을 흘려보자 액정의 이름이 보인다. ‘혼다 미오’

 

“어 선배, 전화-”

 

“꺼버려. 별로 중요한 일 아니야.”

 

“.....”

 

그래, 이게 더 낫고 더 중요한 일이다. 후배를 뒤로하고 먼저 앞으로 나아가 자리한다. 조금 앉아 심호흡을 하자, 그제서야 후배놈이 온다. 뭐하고 있던거지.

 

“아~ 갑자기 전화가 와서요...”

 

꽤나 이 바닥에서는 그래도 열심히 했나보네. 라고 생각하며 기타의 현을 조금씩 튕겨간다. 서서히 굳은 관절을 삐걱거리며 점점 부드럽게 움직이듯이 노래를 시작한다.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길거리에서 서있는 사람은 없다. 앞으로도 계속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노래를 멈추지않는다. 여기가 무대라고 정했으니까. 그리고 무대를 버리는 건 가수의 일이 아니니까.


무대는 어떻게 했는지 기억나지않는다. 그래도 분명히 즐거웠어. 거친 숨과 상기된 가슴. 분명히 즐거웠다. 즐거워서 여기로 돌아와버린게 잘 된....

 

“선배!”

 

“어?”

 

“아까부터 뭐해요? 김밥앞에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얼굴이라니. 인디밴드에는 안 어울리게 꿍꿍이가 있어보이는 얼굴이올시다!”

 

“아니, 나 분명히 즐거워-”

 

“전혀요!”

 

..........그런가. 역시 회사일은 사람을 힘들게하는군. 이렇게까지 발목을 잡고서 말이야. 특히 미....아냐, 이전일은 기억하지말자. 안 좋은 일뿐이니까 차라리 즐거운 지금에 집중해버리자.

 

“이제 해산?”

 

“뭐, 한 두 곡 정도만 하고 가야죠.”

 

“밤인데? 슬슬 시간이라고?”

 

“괜찮아요!”

 

“몇몇 애들 가는데?”

 

“괜찮아요! 손이 명기인 선배가 있어요!”

 

안 괜찮아!

 

“저기.....다 끝났나요..?”

 

조심스레 등 뒤에서 넘어오는 소리. 그리고 너무 익숙하지만 낯선 소리. 신나게 운동화라도 신고 기합을 넣으며 방방 뛸것 같은 소녀가, 내 눈 앞에서 조심스럽게 기웃거리며 다가온다.

 

“.........”

 

너는 또 왜 여길 온 거니? 왜? 공부라도 하러? 아니면, 이번엔 이런게 궁금해서? 여긴 네 흥밋거리가 못 돼. 왜.....

 

그만.....차리리 여기서-

 

“아뇨!”

 

내가 뭐라 할 새도 없이 후배놈이 신나게 나서서 외친다. 무슨 소리야

 

“훗, 즉흥이야말로 버스킹과 인디의 상징! 밴드 리더는 저니까 이의는 기각합니다!”

 

.....이놈이..

 

“오늘은 운이 좋네요오? 선배랑 같이 해보고, 제법 관객도 모이고, 이렇게 찾아온 관객도 있고오~근데 지금 다른 팀원들은 전부 귀가했고하니까~”

 

남의 일에 멋대로 끼어들기는....

 

“저는 선배가 좋아요. 하지만 오늘의 선배는 싫어요. 오늘 노래에서 선배가 그렇게 말했어요. 고민이 있다고. 잘 모르겠다고. 그래서 그냥 여기로 와버렸다고. 하지만 선배 역시 제일은 그냥 돌직구일지도 몰라요. 그냥 말해버리는 것. 그러니까 돌직구로 말해주세요. 가수답게 노래로.”

 

“....너, 중2병이냐?”

 

노래라....후배말이 맞을지도 모르지. 노래로 서로 전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몰라. 하지만, 미오가 그런 아이일까? 노래로 전하려는 걸 들을만큼의 아이일까?

나는 네가 싫어. 미오. 하지만, 널 싫어하고싶지않아. 가슴으로 미워하지만 머리로는 널 이해하니까. 하지만 널 생각할 수록 네가 나에게 했던 모습이 떠올라 네가 싫어져. 그래서 널 잊고싶어. 하지만, 결국엔 너와 이렇게 맞닥트리면, 내가 기타로 돌아와버린 것처럼 네에게도 이렇게 돌아와버린다면.....그래, 차라리 부서질듯이 진심으로 가보자. 그렇게 되면 차라리 완벽하게 끝버릴 수 있어.

 

“아, 저, 역시-”

 

“아뇨. 해드릴게요.”

 

지금 난 가수고, 관객을 버리는 건 가수의 도리가 아니니까

 

 

손가락을 움직어 줄을 튕긴다.

 

“내 모습이 보이지않아-앞길도 보이지않아-”

 

천천히 리듬을 타면서 메세지를 전달하기위해 힘을 주고-

 

“나아는 아주 작은 애벌레-”

 

리듬을 서서히 빠르게 올리면서 소리를 리듬 위에 태운다.

 

“살이 터져 허물 벗어 한 번 두 번 다시
나는 상처많은 번데기”

 

명확하게 말하면서, 기대감으로 서서히 차오르는 목소리로

 

“추운 겨울이 다가와 힘겨울지도 몰라
봄바람이 불어보면 이제 나의 꿈을 찾아 “

 

지지않는 목소리로 힘을 더하면서 리듬을 타다가-

 

“날아-!”

 

날아오른다.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끝끝내 날개를 펼쳐내고 자유롭게 들판을 나는 것처럼 한층더 고양된 목소리로 나는 듯이 부른다.

 

“워우 워 후우~
워우 워 후우~
워우 워 후우~
워우 워 후우~”

 

소리도 없지만 여운은 길게 남기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여운으로 남는 소리로 내지른다.

관객같은 건 모이지않는다. 하지만, 계속 이어나간다. 한 명이 지금 관람하고 있고, 노래는 아직 남았으니까

 

“거미줄을 피해 날아 꽃을 찾아 날아
사마귀를 피해 날아 꽃을 찾아 날아
꽃들의 사랑의 전하는 나비”

 

처음 시작할때는 고양된 목소리로 방금 전보다는 각오가 된 목소리로 그리고, 간절히 바라는 목소리로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날개를 활작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워우 워 우~
워우 워 우~
워우 워 우~
워우 워 우~

 

털썩-

 

몸이 좀 아프다고 생각될정도로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뒤돌아보자 후배는 왜인지 사라져있다. 아니....’왜인지’가 아니지 그만하자. 이런 짓. 알고있잖아. 오지랖꾼 같으니. 내 팔을 힘겹게 잡아당기며 어쩔줄몰라하는 소녀에게 조금 의지하듯이 일어난다.

 


서로 말도 없이 우리는 같이 걸어갔다. 서로가 가는 방향이 같은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느새 우리는 둘이서 밤길을 저벅거리며 걷고있었다.

 

“와! 별이네! 이야~오늘은 제법 운이 좋네! 멋진 공연도 듣고! 저렇게 예쁜 별도 보고!”

 

“.........”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 멈춰버리면 무너질까봐 두려워서 재촉해버린다. 어느쪽이든, 빨리하라고. 

 

“나는 너한테 꿈을 맡겼어. 내게 없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한 듯이 가져버린 너라면, 열정으로 가득한 너라면 내가 갈 수 없는 곳으로 갈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었어. 그래서 내가 널 너무 몰아세운거야.”

 

나도 모르겠다. 너를 보면 울컥하다가도 어느새 측은하게 생각되고 너를 다시 한 번 올려보고 싶다고 말도 안 되는 감정이 서로 뒤엉키고만다. 너는 내게 무엇일까. 나는 널 어떻게 하고 싶을까. 차라리 널 모르고 살고싶어. 그러면 널 미워할 일도 없고, 어지러울 일도 없이 서로의 자리로 되돌아갈테니까.

 

그런 마음을 타고서 다리가 점점 더 빨라진다.

 

“아냐. 프로듀서, 나 행복했어. 내가 동경하던 사람이랑 같이 일할수있어서”

 

뭐? 다리가 우뚝 선다

 

“공원에서 매일 같이 노래하던 밴드의 멋진 사람이 내 앞에서 프로듀스를 해서 행복했어. 그래서 더 잘 하고싶었는데... 그게 잘 되서 나도 모르게 엇나갔나봐아.....”

 

점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없는 나의 눈치를 보고만 있다. 너는 왜 나를 그렇게 힘들게만 할까.....너를 생각하기만해도 마음이 어지러워서 아무것도 결정할수가 없는데, 왜 이제는 직접 그렇게 들어오는 걸까.

 

“너는.....”

 

“언제나, 줄곧 바라보기만했던 사람이랑 같이 일하고 그 사람의 기대를 받는 게 너무 좋아서...!”

 

역시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해. 미오의 눈 바로 아래에 손가락을 지그시 두고 흐르는 것을 닦아낸다.

 

“네가 내 팬이고 내 무대에 있었다면, 널 버리진않아. 가수라는건 그런 거니까.”

 

하나만 알고 나머진 모르겠어

 

“난 지쳤어. 너무 피곤해. 무대에 서는 것도, 네게 꿈을 맡기는 것도 전부 내게는 너무 버거워.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런 힘없는 부탁 밖에 없어”

 

슬쩍 고개를 들어본다. 정말로 별이 떠있다

 

“우리가 말하는 동안에도, 공연 중에도 저 별은 떠있었지. 미오. 그런 거야. 별로서 밤하늘에 떠오른다면 그때가 언제든 빛나줘야해. 사람이 많든 적든, 있든 없든.”

 

다시 고개를 내려 내 눈 앞의 소녀와 마주한다. 내 눈동자가 미오의 눈동자를 담고 미오의 눈동자는 내 눈동자를 담는다.

 

“그럴수 있어?”

 

정적이 흐른다. 미오를 보고서 나는 다시 천천히 일어나 다시 걸어간다. 다만, 이번에는 한 쪽 손에 다른 손이 담겨있다.

 

역시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가지고만 있어도 영원히 모르겠지. 그러니까 이번에는 계속 붙어있어야겠다. ‘확신’이라는 걸 얻을 수 있을 때까지. 미오, 네가 내 생각처럼 빛나는 그 아이였을지 아닐지 내가 확신할수 있을때까지 계속 지켜볼래. 차라리 그게 낫겠어.

 

그렇게 그 공원에는 별이 있었다. 서로 붙어서 빛나는 별이 둘, 그 위에서 하염없이 빛나는 별이 하나. 앞으로도 쭉-그렇게 서로를 향해 영원히 빛날 별이 3개 있었다. 세개의 별이었다.

 

===

 

사람의 진심이라는 건 어려운 겁니다. 자기자신도 알 수 없는 일이고, 오히려 대부분은 진심을 속이려고 안간힘을 다하죠. 때때로 너무 힘들면 어딘가 무작정 돌격해버리기도 하는데 혹시 모르죠, 그런 충동이 진심을 내포하고있을지.

 

이제 제 멱살을 잡으시면 됩니다.

 

리퀘는 실력이 좋거나해서 받는게 아닙니다. 객기죠.

 

나는 왜 리퀘를 두개나 써드린다고했을까.

 

후기 한 줄: 이게 아닌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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