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그림미디어

뒤섞인 그림자 - 8

December 23, 2016 (금) 01:15에 작성함.

15321

 

  양치질을 마치고 입을 수건으로 닦았다. 식탁에 놓은 전화기가 울렸다. 젖은 발을 깔개에 닦고 주방으로 걸어가 전화기를 들어 카나데의 전화를 받았다.

  "응."

  <뭐해?>

카나데의 목소리 뒤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현장의 부산한 소음에 노이즈가 걸렸다.

  "대본 읽고 있어."

  <모레였지? 린 혼자서 연기하는 부분은.>

  "응. 연기, 잘할 수 있을까."

  <어드바이스가 필요하면 알려줄 수도 있는데.>

  "흐응. 들어나 볼까."

  <꽃을 꺾는 것처럼 누군가의 입술에 키>

  "에, 필요 없어요. 무리."

  <후훗. 필요하면 언제든지 알려줄 테니까.>

  "그래, 그래. 슬슬 점심인데, 먹었어?"

  <아니. 아직. 누가 챙겨주질 않아서 굶을 수밖에 없는걸?>

  "나 어제 너무 힘들었거든? 씻자마자 침대에 누운 거 봤잖아."

  <네, 네. 어쩔 수 없지. 내게 어울리는 건 볼품없게 데워진 오니기리 뿐인걸.>

  "안에 트뤼플이라도 들은 거 아냐?"

카나데가 웃었다. 내일 아침엔 간단한 오니기리라도 만들어놓을까.

  <저녁은 어떻게 할래?>

  "나는 아무래도 좋아. 밖에서 먹을 거라면 파스타면 괜찮겠네."

  <그럼 밖에서 먹을까? 일 끝나면 바로 메일 보낼게.>

  "알았어. 오늘 에비스 근처에서 촬영한 댔지?"

  <맞아. 아마 7시 쯤에 끝날 거 같아.>

  "그래. 끝나면 연락 줘."

전화기를 소파에 던지고 커피테이블에 있는 대본을 쥐었다. 3화까지의 대본이 적혀있었기에 꽤 두꺼웠다. 대본을 손에 쥐고 흔들었다. 지난 며칠간 하루도 빠짐없이 내내 읽어서 그런지 책의 모서리가 팔랑거렸다.

  후미카가 책을 추천했던 게 생각났다. 위대한 개츠비였지? 개츠비. 영어 스펠링이 아마 그 남성 화장품 갸스비와 똑같았던가? 아주 오래 전에 봤던 광고가 하나 생각났다. 과도하게 과장된 연기를 하던 광고 속 연예인들. 나도 예전엔 그들처럼 TV CM도 찍어봤다. 어설펐지만 그럭저럭 해냈었지. 광고 속 연기나 드라마의 연기나 본질은 똑같다. 잘 해낼 수 있을까? 연기 레슨에서 포괄적인 지도는 받았지만, 과연 1달 동안의 속성 레슨으로 그 어설펐던 연기가 완성이 될까. 그 드라마, 꽤나 유명하고 연기자들도 다들 실력 있는 사람들이던데. 도대체 사장은 나한테 뭘 기대하는 걸까? 그래도 이미 시작된 일이니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 촬영은 내일모레. 하지만 일주일 동안 대본만 읽어서인지 너무 지겨워져서, 오늘만큼은 더 이상 읽고 싶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유우코 아가씨."

나는 아야카, 유우코의 집에 새로 온 가정부. 까다로운 그녀의 변덕에 묵묵하게 맡은 일을 한다. 소파에 앉아서 카나데의 대사를 따라해본다. 목소리도 조금 가다듬어 흉내낸다. 대본을 커피테이블에 던졌다.

  "아, 그래. 당신, 새로 왔나 보네? 성이 뭐야?"

손짓에 잘 잡히지 않는 감정을 실어본다. 벌써부터 어색하다.

  "네. 아야카 입니다."

얼굴 표정이 대사에 어울리도록 신경쓴다. 얼굴 언저리가 간지럽지만, 연습에서도 참아내지 못하면 큰일이다.

  "그래... 이름은 알 필요 없지. 당신도 어차피 3주 안에 그만둘 테니까."

냉소가 가득 담긴 비소를 짓는다. 드라마에서 카나데가 연기했던 대로, 사람을 깔보는 듯하면서도 매우 냉담하게. 광대뼈가 아프다.

  "하아…."

바보같은 놀음은 이쯤에서 그만 해야겠어.

  서재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꺼냈다. 책을 펼치자 약간의 먼지가 종이의 팔랑거림에 따라 날렸다. 냉장고에서 연어 샌드위치를 꺼내고 식탁에 앉아 커피메이커에 내린 커피를 잔에 따르고 첫 장을 펼쳤다. 12시 반에 읽기 시작해, 저녁이 막 시작될 쯤에서야 다 읽었다. 웨스트에그 해안가 모래사장에 누워 개츠비가 그리도 갈망했던, 이스터에그에서 밝게 빛났던 초록색 불빛을 생각하는 캐러웨이의 마지막 독백이 담긴 마지막 장을 덮고 창가를 보자, 아주 푸르른 하늘 옆을 덧칠한 주홍빛 석양과, 벼려진 구름에 석양의 빛이 반쯤 걸린 아름다운 하늘이 보였다.

  어쩌면 저 멀리 떨어진 우주의 빛나는 별의 모습이 보일지도 몰라, 창가에 다다가 서늘한 창문에 손을 올렸다. 손가락 끝에 겨울에 가까워진 하늘의 서늘함이 스며들었다. 착각일까? 석양 반대편 귀퉁이에 달이 태양의 퇴장을 기다리듯 희미하게 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위치와 역할을 바꾸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는 듯한 모습에, 나는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들어 사진을 찍었다.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고 주머니에 넣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기가 울렸다. 벌써 일이 끝난 걸까? 전화기를 주머니에서 꺼내 전화를 받았다.

  

  

  

  “아무리 그래도, 좀 무방비한 거 아냐?”

카나데가 포크로 스파게티를 말다 나를 쳐다보았다.

  “아까 전에 파파라치한테 장난 치던 모습. 제대로 찍혔어.”

  “아, 그거. 어때. 날씨도 쌀쌀한데 불쌍하잖아?”

  반절 남은 서로인의 귀퉁이를 나이프로 잘라 접시에 올렸다. 그레이비 소스가 파스타에 묻었다. 카나데가 파파라치의 카메라를 향해 엄지를 입술에 대고 윙크 하는 모습은, 순식간에 인터넷 뉴스 화제란 1위에 올라갔다. 톱 클래스 연예인의 파장이란, 이렇게 대단하구나. 아이돌 따위는 쉽게 비교되지 않을 정도다. 그때의 나는 이 엄청난 파장의 작은 부분만으로도 가슴이 벅차곤 했었는데, 카나데는 이제 그것 따위로는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되어버린 것 같았다. 작게 샘이 났고, 약간은 후회가 느껴졌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다시금 이런 유리한 자리에서 시작할 수 있게 됨에 안도를 느꼈다.

  억지로 다시 시작했지만, 지금 내 일은 순조롭게 풀려나가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우울한 칩거의 끝에 다다른 결론이 이렇게 복잡한 것인 게 불편하고, 내 모든 일이 내 능력이나 노력보다는 사장의 입김이 더 거세게 작용하는 게 못마땅했으며, 침묵 속에 묻혀있던 과거와 매섭게 다가오는 미래의 문제가 아래 위로 나를 짓누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버틸 만 하다. 만약 사장의 명함을 보지 못했거나 무시했더라면, 우즈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 채 그 우울한 맨션에서 지금까지의 삶을 계속했을 것이다. 동시에 카나데와 후미카 사이의 문제에 휘말리지도 않았겠지만. 어쨌거나 지금의 나는 이 모든 고민을 제쳐두고 경제적인 이유만으로도, 결코 실패할 수는 없었다. 버텨야만 한다.

  “조심하라는 거야.”

  “네, 네."

카나데가 파스타를 말아 입에 집어넣었다. 작게 벌어진 입술에 라구 소스가 약간 묻었다. 갑작스레 닦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참았다. 목을 살짝 가다듬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

  “후미카에게 전화했어?”

  “응. 그저께.”

파스타를 휘적이던 포크를 놓았다. 작고 맑은 소리에 카나데가 시선을 내게 맞춘다. 무언가 궁금함이 담긴 두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 눈을 최대한 정면으로 응시하려고 노력한다. 잠깐의 침묵에 그녀의 얼굴이 무표정하게 변했다. 목을 가다듬는 것처럼, 마음도 쉽게 가다듬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거짓말.”

카나데의 얼굴엔 변화가 없다. 마치 내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것처럼, 당당하게도 내가 뭔가 말하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 질문을 가볍게 던졌다고 해서, 그 내용마저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다. 이토록 무겁고 민감한 질문에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나를 바라보는 카나데의 서늘한 일면이 낯설었다.

  “전화 했었더라면 오늘 저녁에 내가 후미카한테 추궁을 당하지도 않았겠지.”

카나데가 포크를 접시에 내려놓았다. 물잔에 맺힌 이슬이 그녀의 손가락에 묻었다. 카나데의 루즈가 잔에 번졌다. 시선이 나에게서 벗어나, 철제 프레임으로 만들어진 창가를 향했다.

  “왜 피하는 거야?”

  “그런 거 아냐.”

  “후미카가 싫어?”

  카나데는 창가를 바라보는 시선을 절대 내게 맞추지 않으려는 듯 했다. 바깥의 풍경을, 바라보기는 하는 걸까? 일찍 뜬 달이 하늘에 걸리기 시작한 7시엔 쏟아지는 퇴근 인파 말고는 볼 것도 없을 텐데. 귀가 약간 빨갰다. 후미카는 전화로 카나데가 왜 자신에게 전화를 하지 않냐고, 그때 분명히 내게 자신에게 전화하라고 말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목소리에 화가 드러나 있지는 않았지만, 조곤조곤 딱딱하게 따지는 문맥에는 분명하게 화가 잔뜩 묻어있었다. 그녀는 카나데가 자신에게 연락을 주지 않음에 화가 나 있었고, 그게 내가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분명 어느 부분은 내가 원인이기에 완전히 틀린 생각도 아니었지만, 나는 후미카의 말에 살짝 화가 나면서 동시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짜고짜 내게 연락하는 것도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언성이 어딘가 평소의 그녀와는 다르게 이상했기 때문이었다. 마치 나는 카나데에게 있어 짐이나 귀찮은 사람이고, 심지어는 그녀를 괴롭히는 뭔가 라도 되는 듯한 표현을 차분하게, 적당히 거슬리지 않는 단어를 골라, 논리적으로 포장해서 말했다. 당사자에겐 전혀 논리적이지 않고 그저 모함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으며, 그 '고상한' 어휘에 담긴 뜻에 적잖이 화가 날 뿐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뭐라 이르기 어려운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어딘가 어긋나고 이지러져서, 어떻게든 표면만은 정상으로 만들려 억지로 조형해 놓아 속이 다 깨져있어, 작은 조각이라도 떨어지는 순간 모든 게 무너져 내려버리는 대리석 조각상 같았다. 삼 분 남짓한 대화에서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2 주 전 깊이를 가늠할 수 없던 그녀의 눈에서 느낀 불안한 감정이 내 성급한 생각에 힘을 실었다.

  “말하기 싫다면, 괜찮아. 이해할게.”

카나데는 약간 남은 라구에서 손을 떼고 레몬조각이 떠 있는 물로 입을 씻었다. 마음 속 비밀을 덜어낼 때까지 가만히 안아준다. 마음 속에서 한번 되뇌어 본다. 안경알 너머로 먼 거리를 바라보는 황옥빛 눈동자가 초점을 잃고 헤매는 것 같았다.

  

  

  

  도쿄 만에 커다란 화물선이 들어서는 게 작게 보였다. 배가 길을 헤매지 않도록 일렬로 선 부표가 차례에 맞춰 점멸하며 화물선을 유도했다. 일일이 세다간 며칠이 걸릴 만큼 많은 컨테이너가 항만에 쌓여있었다. 그 위로 아주 작은 불빛 몇 개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게 보였다. 아마 항만용 드론인 걸까. 카나데의 잔 테두리에 입혀진 설탕 가루가 카운터 테이블에 약간 떨어졌다. 곡이 끝나고 잠깐의 공백 동안, 뒤편 테이블에 앉은 대머리 남자의 호탕한 웃음이 백색소음을 뚫고 들렸다. 바텐더가 셰이커를 흔들었다. 콧수염을 멋스럽게 기른 30대 초반 같은 바텐더는 유연하게 팔을 움직여, 우아하게 내용물을 잔에 담아 중년의 백인 비즈니스맨에게 건넸다. 코스터가 바닥에 스치는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카나데가 잔을 옆으로 치웠다.

  “블러디 메리. 가니쉬로 샐러리 대신 레몬 슬라이스.”

바텐더는 아무 말도 없이 능숙하게 토마토 주스와 보드카를 다른 셰이커에 부었다. 얼음이 금이 가며 깨지는 소리가 셰이커의 몸통에 닿았다. 후추와 소금 약간, 타바스코 소스를 두 번 흔들어 넣고 뚜껑을 닫은 뒤 세차게 네 번 흔들었다. 얼음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막 시작되는 재즈의 반주와 절묘하게 어울렸다. 바텐더는 스트레이너를뚜껑을 연 셰이커에 대고 잔에 칵테일을 따른 뒤, 레몬을 얇게 두 장 잘라 잔에 꽂았다. 마지막으로 레몬 껍질을 얇게 저며 칵테일 바로 위에서 비틀어 레몬 향을 입힌 뒤 빨대를 꽂아 마무리했다. 굉장히 능숙하고 멋진 장면이다.

  “블러디 메리 입니다.”

  “고마워요.”

  “체이서가 필요하신가요?”

  “물이면 되요.”

바텐더는 얼음을 스쿱으로 퍼 잔에 넣고 물을 따랐다. 보는 것만으로도 치아가 시렸다. 그는 물잔을 칵테일 옆에 두고 빈 잔을 치웠다.

  “고마워요, 우리한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요.”

  “네. 즐거운 시간 되시기를.”

  카나데가 너무나도 능숙하게 주문해서 나는 군말 없이 코스모폴리탄을 홀짝였다. 입술에 설탕 가루가 묻었다. 구김이 진 셔츠가 신경 쓰였다. 저녁을 어설프게 마치고 호텔 루프탑 바에서 뒷굽이 짓밟힌 하루타 로퍼를 신은 채 칵테일을 홀짝이는 모습은 누구라도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정경 중 하나일 것이다. 편의점에서 산 스타킹의 까끌거림이 뒷꿈치의 각질에 걸려 한층 강조되어 느껴졌다. 10 시가 가까운 도쿄의 불빛은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저 멀리 레인보우브릿지의 두 아치에 흐르는 선명한 무지개가 바다에 흘러 녹아내리고, 오다이바에서 쏘아올려진 불빛이 밤하늘의 구름 바닥에 닿는 게 희미하게 보였다.

  나는 카나데가 말을 꺼낼 때까지 기다렸다. 바 테이블에 새로운 사람들이 앉았고, 이야기를 마친 사람들은 계산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들은 기분 좋게 웃으면서, 혹은 심각한 얼굴로 일어났고,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혹은 시시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자리에 앉았다. 어느 샌가 바 한 켠의 피아노에는 새로운 연주자가 앉아있었고, 아까 전의 연주자는 약간 지친 듯 피아노 근처 자리에 편하게 기대어 맥주를 홀짝였다. 조명이 그의 대머리에 떨어졌다. 거진 삼십 분이 못 되는 시간 동안, 우리는 입을 다물고 야경, 바의 정경, 재즈 혹은 소울, 피아노 솔로, 비행기가 도쿄 위를 지나가며 뿌리는 작은 빛, 바 테이블 끝자락에 미처 닦지 못한 먼지, 백색소음에 섞여 희미하게 느껴지는 옆자리 사람들의 대화, 바텐더가 셰이커를 세차게 흔들 때 가끔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을 바라보고, 들었다. 코스모폴리탄 안에 든 얼음은 거의 녹아서, 레몬 슬라이스의 껍질에 가득했던 시트러스 향을 묽게 흩뜨렸다. 

  "퐁사르당 두 잔."

  카나데는 두 눈도 마주치지 않고 입을 열었다. 바텐더가 칠러에 담겼던 샴페인을 땄다. 작은 한숨이 병 입구에서 흘렀다. 잔 위로 흘러담기는 샴페인에서 탄산이 바스라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황옥색 샴페인에 바 테이블 위의 조명이 깨져들어와 반짝였다. 바텐더가 우리 앞 빈 잔을 치우고 샴페인 두 잔과 작은 그릇을 앞에 건넸다. 그릇 안에는 건포도가 담겨 있었다. 샴페인 잔 안에 넣으라는 걸까. 카나데가 잔 안에 건포도 한 조각을 집어넣어 나도 따라 집어넣었다. 우리는 잔을 들고, 가볍게 잔을 맞췄다. 맑은 소리가 바 안의 모든 소음과 분리된 것처럼 강조되어 들렸다. 카나데가 잔을 들어 샴페인을 반절쯤 마시는 동안, 나는 잔을 든 채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거의 감은 두 눈, 잔과 맞닿은 입술, 목 뒷켠을 감싼 머리카락, 살짝 붉어진 귓바퀴. 아름답게 깎아진 대리석 같은 턱의 끝자락에 걸친 조명이 내 눈 안에 들어왔다. 카나데가 잔을 내려놓을 때쯤, 나는 가볍게 잔을 홀짝여 샴페인을 마셨다. 건포도가 입에 들어와 씹혔다.

 "린, 아까 그 이야"

옆자리에 누군가 거칠게 앉는 소리에 카나데의 말이 끊겼다. 주황색으로 염색한 악어가죽 벨트와 윙팁, 하와이안 셔츠에 블랙 수트, 귓가에 피어싱을 한 마른 남자는 카나데를 천박하게 쳐다보았다. 껄렁거리며 자리에 앉은 새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기분 나쁘게 찌그러진 두 눈으로 카나데를 훑어 쳐다보는 모습이 소름끼쳤다. 이미 취한 상태인 것처럼 행동이 반박자 느렸다. 그가 바텐더를 과장된 손짓으로 불렀다. 

  "이 분께 다이퀴리 한 잔."

재수없는 미소 안에 모난 이빨이 번쩍였다. 흡사 누군가의 목이라도 물어뜯을 듯해서 기분이 나빴다.

  "나는 선라이즈."

노골적이다. 카나데를 어떻게든 하려고 자기는 논 알콜을 시키는 치졸함. 카나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바텐더가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다이퀴리보다는 깔루아 밀크가 어떠십니까?"

  남자는 바텐더를 노려보고는 아무렇게든 상관 없다는 듯 손을 휘적였다. 바텐더는 롱글라스에 그레나딘 시럽을 붓고 오렌지주스를 따랐다. 주황색과 노란색의 그라데이션이 예쁘게 잡혔다. 그는 레몬과 자몽 웻지를 잔 테두리에 꽂고 빨대를 꽂아 남자 앞에 건넸다. 남자는 낚아채듯 잔을 쥐고 빨대를 바닥에 버린 뒤 벌컥였다. 참으로 천박했다. 바텐더는 한심하게 쳐다보며 온더락 잔에 얼음을 스쿱으로 떠 넣고 우유를 부었다. 그는 술병 앞에서 깔루아를 집으려다 베일리스를 집었다. 아마 남자의 갓잖은 수작을 눈치챈 거겠지. 혹여나 그가 눈치를 챌까 바텐더는 잔의 상호를 가린 채 잔에 따랐고, 거기에 더해 색으로 알아챌까 봐 재빠르게 잔 안을 휘저었다. 저 재수없는 남자만 아니라면 고맙다고 말을 해주고 싶었다. 바텐더는 카나데의 앞에 잔을 건넸다.

  "깔루아 밀크입니다."

카나데는 자기 앞에 건네진 잔을 가볍고 우아하게 남자를 향해 밀었다. 저 천박한 행동과 대비되어서 더욱 우아하게 느껴졌다.

  "미안하지만 마시기 어려울 것 같네요."

카나데는 바텐더를 바라보고 말했지만, 실상은 저 남자를 향해서 말하고 있었다. 바텐더가 작은 미소를 지었다. 카나데가 여유롭게 바텐더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그제사 눈치를 채고 일그러진 얼굴로 카나데를 쳐다보았다.

  "이미 옆에 누군가 있으니까."

카나데가 내 오른손을 쥐어 자신의 목 언저리까지 올려, 내 손등에 작게 키스를 했다.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 저 쓰레기를 쫓아내려는 카나데의 장난인 걸까, 아니면 진심이 담긴 행동인 걸까? 분명한 건 저 남자가 미친듯이 열불에 찬 채로 나를 노려보고 있다는 점이겠지만. 남자는 열불을 이기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카나데가 남자를 노려보고 단호하게 말했다.

  "당신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는 거야."

  "야, 이 거지같은"

  "무슨 일입니까?"

거대한 체구의 흑인이 그의 어깨를 잡고 그가 소리지르려는 것을 제지했다. 족히 2미터는 될법한 데다, 곰보피부의 선이 굵은 얼굴과 무거운 저음 때문에 더욱 더 덩치가 커 보였다. 남자는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짧게 욕설을 내뱉으며 그의 손을 뿌리치고 이내 바 밖으로 나갔다.

 "고마워요."

바운서는 내 인사에 우리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바텐더가 그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한 뒤 귓속말로 무어라고 했다.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날 채비를 했다. 더 이상의 스릴과 사건은 필요하지 않았고, 벌써 시간은 10시 반을 넘었다. 그 천박한 남자 때문에 카나데는 다시 말을 잠가버리고 말았고, 오늘은 완전히 끝나버렸다. 다시 말할 기회가 언제쯤 오게 될까? 알 수 없었다. 다시 카나데가 마음 속 비밀을 덜어낼 때까지 가만히 안아주고 있을 수 밖에.

 

  값을 지불하고 우리는 잠깐 화장실에 들러 거울 앞에 서서 옷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로퍼의 구겨진 뒷굽을 펴 신고 울 코트의 단추를 잠갔다. 손을 씻으려고 수전에 손을 다가갔다가, 오른손 손등에 남은 카나데의 루즈가 생각나 수전을 끄고 오른손 손등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다지 선명하지 않았지만, 부드럽게 찍힌 분홍 루즈 자국은 충분하게 카나데의 입술을 재현했다. 지우고 싶지 않았다. 거울 속 카나데가 내 모습을 보고 순간 미소를 짓는 것 같아 뒤돌아 얼굴을 바라보았지만, 카나데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누구야?"

카나데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 그녀의 스마트폰 스크린에 알람이 왔다.

  "프로듀서. 바로 돌아가라고 하네."

  "얘기했어?"

  "올 지 시험해봤어."

카나데가 스크린을 보고 짧게 미소를 지었다.

  "굳이 말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

  "비밀은 언젠가 들키는 것이니까."

때론 들킬 때까지 숨겨놓는 게 더 좋은 비밀도 있는데. 지금처럼 사소한 비밀이라면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 들킬 줄 알면서도 숨길 수 밖에 없는 비밀들은, 이런 사소한 비밀에 비하면 얼마나 그 무게가 무거운지.

  "그래도, 어째서라고 촌스럽게 묻지 않는 점이 다행이랄까."

  "장난은 적당히. 나한테 해소한단 말이야, 그 사람."

카나데가 가볍게 웃었다. 저 웃음이 내 부탁에 대한 동의인지, 앞으로도 계속 될 그의 해소에 대한 양해인지는 지금 당장은 알기 어려울 것 같았다. 

화장실 입구에서 나와 바 입구로 향하는 순간, 그 남자가 벽에 주먹 쥔 손을 기대고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바와 화장실을 잇는 짧은 복도를 비추는 조명의 주홍빛에 일순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카나데가 내 앞에 서서 차갑게 말했다.

   "너, 아직도 있었네."

그 남자가 철제 플라스크를 입에 대고 거칠게 마셨다. 바에 술을 몰래 반입하는 것부터가 제정신이 아니다. 보드카의 깨끗하지 못한 술냄새가 풍겨왔다. 그가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걸음이 불안정했다.

  "분명히 꺼지라고 한 것 같은데, 어지간히도 학습능력이 부족한 인간인가 보네."

  "네 년 알아. 하야미 카나데지? 저 옆은."

남자가 갑작스레 얼굴을 세차게 흔들고는 섬뜩한 웃음을 지었다.

  "염병, 뭔 상관이야. 네 년 낮짝, 얼마나 잘났냐? 응? 개년이 말이지. 어?"

  카나데가 재수없게 다가서는 남자의 뺨을 때렸다. 꽤나 힘이 들어갔는지 남자의 머리카락이 세차게 돌아가는 모습이 마치 3류 코메디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뺨을 맞은 남자는 갑작스레 크게 웃었다. 소름이 끼쳤다. 박수소리가 크게 들렸다. 그가 인상인지, 미소인지 모를 흉악한 얼굴로 우리를 노려봤다. 조명이 그의 얼굴에 번져 잔뜩 취한 모습을 더욱 강조했다. 흐트러진 동공과 붉은 핏대가 선 흰자, 헝크러진 머리칼 사이로 흘러내리는 땀과 이미 끌러진 셔츠와 수트. 그가 오른손을 크게 휘둘렀다. 하지만 한 발 뒤로 물러선 카나데를 때리지 못하고, 오히려 휘두른 관성에 그가 고꾸라졌다. 나무조각으로 마감된 벽에 머리를 박아 크게 소리가 났고 다리에 그가 무너지면서 생긴 진동이 느껴졌다. 그가 제 분에 못 이기듯 바로 튀어올라 일어났다. 숨을 거칠게 헐떡거리며 천천히 돌아서 우리를 노려봤다.

  어떻게든 해야 해. 저 미친 놈을 어떻게든. 나는 카나데의 팔을 잡았다. 긴장한 카나데가 흠칫하는 순간 그가 우리에게 달겨들었다. 오른손을 꽉 쥐고, 달겨드는 그 미친 놈의 얼굴에 찔러 먹이려는 순간, 거대한 체구가 그 미친 놈을 붙잡아 순식간에 바닥에 내팽겨쳤다. 엇나간 주먹에 자세가 무너지는 것을 카나데가 붙잡아서 나는 바닥에 자빠지지 않고 엉거주춤 하게나마 멈출 수 있었다. 아까 전 흑인 바운서가 그 거대한 체구로 그 미친 놈을 짓눌렀다. 그는 별다른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얼굴을 짓이겨질 수 밖에 없었다. 바닥에 피가 묻었다.

  "두 분 괜찮으십니까?"

그가 능숙한 일본어로 우리에게 물었고 우리는 거의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은 채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매니저를 불러드리지요."

  그가 벨트에 걸려있는 무전기를 입에 대고 말했다. 잠시 후 콧수염을 길렀던 바텐더가 헐레벌떡 뛰어와 거듭 사과했다. 꼭 자식의 잘못에 연신 고개를 숙이는 부모 같았다. 애증마저도 한 조각 없는, 그저 단순한 개자식일 뿐이겠지만. 괜찮다고 말했지만, 심장은 진정하지 못했다. 바 구석으로 안내받아 앉는 순간, 우리는 서로 맥이 빠져 의자에 퍼져버렸다. 매니저가 와서 거듭 죄송하다며 무언가 마시지 않겠냐고 하길래 거절했다. 하지만 계속 그가 권하기에 마지못해 물 두 잔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

  긴장이 풀린 것과 약간 서늘한 실내의 공기 때문에 오한이 느껴졌는데, 바텐더가 때마침 부드러운 모포를 들고 와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모포를 같이 덮어쓰고 물을 홀짝였다. 긴장이 완전히 풀려서인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나도 모르게 카나데에게 몸을 기댔다. 머리가 그녀의 어깨선에 닿았다. 카나데도 내 머리에 가볍게 자신의 머리를 기댔다. 부드러운 미성이 낮은 피아노의 음색에 담겨왔고, 우리는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하며 서로에게 몸을 기댔다. 스테이지 조명이 피아노에 떨어지고, 광택에 반사된 빛이 가수의 마이크에 닿았다. 그가 두 눈을 감고 관객을 향해 한 손을 쭉 피며 음악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맑게 닦인 유리천장 위 검청빛 하늘에 아주 밝게 빛나는 반월이 보였는데, 이상하리만치 눈의 초점이 맞질 않았다.

  

  

  

  프로듀서가 회색 인피니티를 몰고 우리를 데려온 시간은 12시 반을 조금 넘어서였다. 그가 노이즈가 간간히 섞인 라디오를 껐다. 그가 미리 연락이라도 한 것일까, 아니면 단순한 참고인이기 때문인 걸까. 우리는 경찰서에서 바로 나올 수 있었다. 나갈 때 카나데가 경찰에게 사인 몇 장을 해주느라 약간 시간이 걸린 것은, 그냥 넘어가기로 마음먹었다. 혀에 핫 코코아의 텁텁한 느낌이 남았다. 목이 말랐다.

  "물이라면 아마 트렁크에 있을걸요."

  프로듀서가 핸들을 꺾으며 말했다. 진눈깨비가 바닥에 질척하게 녹아, 그가 브레이크를 밟았다. 첫 눈이 이렇게 시시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잠깐 동안 내리던 눈은 이내 비가 되어서, 자동차의 천장을 세차게 내리쳤다.선적된 컨테이너 더미를 비추는 빛이 매우 밝아 내리는 모든 비에 빛망울이 작게 담겼다.유리창에 묻어있던 마지막 눈 조각이 씻겨나갈 때쯤, 레인보우브릿지의 흰 빛이 바다에 스러졌다가, 이내 무지개 빛으로 빛났다. 생수병을 닫고 다시 트렁크에 넣었다. 부러 도쿄 항으로 들어선 것은 이것 때문이었을까. 건물로 이루어진 긴 벽 군데군데 뚫린 작은 틈새로, 빛이 새어 들어오는 것을 잠깐 동안 바라보는 것. 백미러로 카나데를 흘긋 바라보았다. 카나데는 좌석 머리받침에 다소곳이 머리를 고정한 채 잠든 것 같았다. 긴 속눈썹에 수많은 가로등의 주홍빛이 빠르게 스쳐갔다.

  "드라이빙이 취미?"

그가 방향 지시등을 켜고 앞 차량을 지나쳤다. 아슬아슬하게 신호가 바뀌어, 그가 차를 세웠다.

  "글쎄요, 취미라기엔 매일 핸들을 붙잡고 있으니."

  "본업은 아니잖아요."

  "뭐, 이 일이 아니면 이걸로 밥을 빌었을지도."

  "흐응, 카레이서?"

  "좀 더 현실적인 건."

  "택배원?"

  "너무 씁쓸한데. 에스프레소보다 더 쓰잖습니까."

  "자동차 배달원. 벤츠나 그, 스포츠카 모는."

  "흐음."

전조등과 안개등에 빗자국으로 이루어진 넓은 파장이 퍼졌다. 각 방울마다 작은 빛이 담긴 채로, 차갑게 젖은 아스팔트 위를 감쌌다. 항만의 모든 빛이 그 얇은 수막 위에서 이지러져 녹아내렸다. 그의 얼굴에 미처 녹지 못한 빛이 그슬렸다.

  "현실은 참 어려운 겁니다. 운전을 좋아한다고 업마저 그걸 선택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가 핸들에 몸을 기댔다. 삶의 무게가 갑작스레 느껴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괜히 나도 어깨가 무거운 것 같은 착각이 일었다.

  "중학생 때 소원이 뭐였는 줄 알아요?"

텅 빈 횡단보도를 두 사람이 한 우산을 쓰고 뛰어갔다. 여자의 치마가 우산에서 흐른 물줄기에 젖었다. 빗물이 천장에서 흘러 앞 유리창을 가렸다.

  "도쿄의 모든 도로를 운전하는 거. AE86을 타고 말이죠. 타쿠미가 타던 차. 알아요? 사각형에, 헤드라이트 튀어나오는 거."

  "그렇게 말해도."

  "뭐, 그때는 남이 이거다 하면 이게 전부인줄 알던 때였으니까. 람보르기니, 페라리보다 그런 고물이 더 좋다고 뻐기던 나이대였던 거죠."

  "그런가요? 뭐, 중학생 때였으니까."

  "지금은 좀더 현실적이 되어서, 포르셰를 생각하고 있죠. 완전 수동으로. 다리 저려서 절대 출퇴근에는 못써요."

  "그럼 왜 그 차를 원하는 건데요. 차라리 그 사각형 차가 나을 거 같은데."

그가 차를 출발했다. 부드럽게 젖은 도로를 달렸다. 비가 거의 그쳤다.

  "사람은 결국 현실적이게 되니까요. 과거의 소망은 결국 그때를 위한 거지, 지금을 위한 게 아니에요."

그가 창문을 살짝 열었다. 천천히 달리는 차 안으로 상쾌한 바람이 불어들어왔다. 바람이 뺨에 닿아 약간 몽롱했던 정신이 다시 벼려졌다.

  "우리는 현실을 살고 있고,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으니까."

그는 핸들을 꺾어 도쿄 항을 빠져나갔다. 레인보우브릿지의 흰 빛이 녹아든 바다가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나는 작은 사이드미러를 바라보았다. 마지막으로 녹은 밝은 흰 빛이 가로등의 주홍빛으로 치환되는 순간, 사이드미러 속이 갑작스레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졌다.

 

 

 

31.7KB
안녕하세요. 피나렐로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

피나렐로님의 최신글

뒤섞인 그림자 - 924개월전
뒤섞인 그림자 - 7 (카나데 X 린 SS)25개월전
뒤섞인 그림자 - 6 (카나데 X 린 SS)26개월전
뒤섞인 그림자 - 5 (카나데 X 린 SS)26개월전
뒤섞인 그림자 - 4 (카나데 X 린 SS)26개월전
뒤섞인 그림자 - 3 (카나데 X 린 SS)47개월전
뒤섞인 그림자 - 2 (카나데 X 린 SS)37개월전
뒤섞인 그림자 - 1 (카나데 X 린 SS)27개월전
2월에 피는 벛꽃 - 1027개월전
2월에 피는 벛꽃 - 917개월전

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 합시다.
  • 아키하나 (@akih***)

    바 경호원분이 재빠르게 나서줫군요.
    1December 23, 2016 (금) 06:48_46
  • 포틴P (@howo***)

    과거의 소망은 그때를 위한 거지,지금을 위한 게 아니다...
    린이나 카나데에게도 무관한 이야기는 아닐 것이야
    갑작스럽게 위험천만한 전개가 될 뻔 해서 긴장해버렸습니다
    2December 26, 2016 (월) 10:43_45
댓글 작성창 원상복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