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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제 7장 - 빛이 내려오리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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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6, 2016 21:24에 작성됨.

미시로 왕국 서부.

와쿠이 루미의 지하 아지트. 

 

 

" ... 그러니깐, 그 니노미야 아스카 라고 하는 사람이 큰 단서를 쥐고있었는데 지금은 죽었고, 너는 현재 오니기리교에 대한 단서를 잡기위해 돌아다니고 있다 그거냥 ? "

 

린의 일목요연한 설명에 마에카와 미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리 물었다. 듣는 쪽도 고개를 한번 끄덕인다.

 

" 그런데 왜 에인헨야르에게 쫓기고 있는거냥... "

 

" ...그건... "

 

뒤이어서 그녀는 설명한다. 중대한 실책에 의한 오해와, 그로인한 근신 중에.. 사기사와 후미카가 방문해오고서 왕명을 어기고 도망쳐 나온 것 까지.

미쿠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 려 다가 가로젓는다. 미쿠의 꼬리 세가닥 중 가운데 하나가 삐죽 섰다.

 

" 왕명을 어기고서까지 밖으로 나가야 됬었냥 ! 아무리 무리한다고 해도 정도가 있지. 여왕냥 말을 안듣고 막나가다니 정도가 있다냥... ! 지금 세간에 린짱 소문이 어떤진 아냥 ? 영주 살인자다냥 ! 아마도 카에데 다음으로 욕을 많이먹고 있다냥 ! "

 

" 알고있어.. 모든게 끝나면, 어떻게해서든 죗값을 치룰거야. 그러니까 그 전에는... "

 

" 잘도 죗값을 치루겠다냥 ! 여기 사냥꾼씨 도움이 아녔으면 꼼짝없이 죽을 뻔 했었다고 다 알려줬다냥. "

 

미쿠의 시선이 옆에 멀뚱멀뚱 서있던 괴물사냥꾼 - 와쿠이 루미 에게로 돌아간다. 두 시선의 포커싱이 자기에게 맞춰진걸 반박제 늦게 안 루미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고 만다.

 

" 그래서.. 그 후미카 ? 라는 사람은 어딨냥. 너를 끌고간 이유정도는 물어봐야겠다냥. "

" 아 그건.. 지금 좀 곤란해. "

 

" 그래. 그녀는... "

 

 

루미가 린의 발언을 거들으려는 찰나, 미쿠는 둘의 옆에있는 칸막이 벽을 발톱 끝으로 살살 건드린다.

흙과 풀을 엮어 굳힌 토벽인지라, 손톱 끝에서 흙가루들이 바닥으로 계속 흘러내렸다.

 

" 이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냥. 혹시 이 옆에 ? "

 

루미가 고개를 얕게 끄덕이며, 토벽와 밀접해있는.. 약간 볼록 튀어나온 바닥패널을 밟자 토벽이 통째로 옆으로 밀려간다. 미쿠가 그토록 궁금해하던 벽 너머엔, 질의응답을 할 대상이 투박한 튜브를 입을 비롯한 온 몸에 꽃아넣은 채 두 눈을 지긋이 감고 잠들어 있었다.

미쿠는 의외라는 듯 한발짝 뒤로 물러선다.

 

" 이 사람이.... ? "

 

" 그래. 나도 가끔씩 떠도는 말로만 들었지만.. '푸른 예언의 현자' 라더군. "

 

루미의 시선이 린에게 돌아간다.

 

 

" 후미카는 나를 도우려다가.. 내가 억지만 부리지 않고 도망쳤으면 됬을 일이었는데... ! "

 

' 우즈키에게 이어서... 나는.. !' 린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책임, 죄책에 가득찬 걸음걸이가 무겁게 터벅터벅 소리내며 감긴 눈을 뜰 기미없는 가련한 모습에 다가간다. 힘없이 그저 늘어져 있을 뿐인 손 위에 자기 손을 얹었다. 눈처럼 창백하고 싸늘했지만, 맥박은 미미하게나마 있었다.

 

 

" 그녀는 원인불명의 쇠약증세에 시달리고 있는걸로 보여. 연명조치는 계속 시켜두고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내지 못하는 이상... "

" 근본적인 문제 ? "

" 아아, 린의 말로는 비취처럼 진한 녹색, 그리고 본인처럼 새파란 색의 눈을 하나씩 가진 여자가 저 현자에게 뭔가 한 것 같다고 하더군. "

" 그리고 그 여자가... 오니기리교 라는 거구냥. "

 

루미가 대답 대신, 이번엔 다소 묵직하게 고개를 세로로 움직였다. 린이 후미카의 손을 놓고서 슬픔으로 흐려진 눈을 팔로 한번 닦아낸다. 이어서 그녀는 후미카 옆에 걸려있던, 반즈음 찢어진 자신의 망토를 잡아들고 목에 묶는다. 탁해져있던 두 눈동자가, 영롱한 푸른 빛으로 빛난다.

미쿠도 이에 질세라 침 한번 삼키면서 콧바람으로 기합을 넣는다.

 

" 그래서, 이제 어디로 갈거냥 ? "

" 왕국 수도. "

 

" 에에엥?! "

 

뭔가 결심을 한 것 같아 동조하려했던 미쿠는, 갑작스러운 린의 단호한 발언에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그녀의 멱살을 부여잡는다. 왕국에 변절자로 쫓기고있는 사람이 어이없게도 들어가면 십중팔구 그냥은 끝나지 않을 장소로 가겠다고 선언한것이니 당연한 반응이다. 린도 갑자기 멱살을 잡는 미쿠의 반응에 놀란건지 동공을 약간 축소했다.

 

" 돌았냥 ?! 지금 '나 잡아가소!' 라고 광고하겠단거냥 ? 게다가 무슨 목적으로 들어가는건데 ! "

 

" 확인해야 할 게 있어. 내 두 눈으로 봐야만 하는 거야. "

 

린이 후미카와 아스카에게 들었던 '별의 기억'. 오니기리교와... 그 뒤에있는 '별' 이라 불리우는 것에 대한 실마리. 후미카가 보여준 책을 펼치면서 그녀의 안에 그녀의 것이 아닌 어떤 기억같은 것이 빨려들어와 한구석 어딘가에 자리잡았다. 그 기억에 따르면 왕국의 깊은 곳에서 뭔가가 일어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소녀의 형상이 끔찍한 목소리로 말했던 것으로 기억되는게 역시나 머릿속 한구석에 환청처럼 울려퍼져나왔다.

 

" 살아온 땅 아래에 있는 진실을 마주하고.... "

 

" 뭐라고냥 ? "

 

" 아, 아니.. 이제 출발해야겠어. "

 

" .... 그러니까 ! 어떻게 들어갈건데냥 ! 왕궁으로 정면으로 걸어서 갈꺼냥? "

 

 

 

" 그거라면, 내가 고안한 것이 있으니 맡겨두도록. "

 

루미가 린과 미쿠 사이에 끼어들며 둘에게 약 병을 한개씩 건네며 보기 드문 미소짓는 얼굴을 보인다.

 

 

.

.

.

 

30분 후.

 

왕도 우사밍. 수도 방위대 초소.

 

" 안즈짱은 ? "

 

" 저.. 근위대장님께선 지금 고관회의에 참석하셔서 다른 용무를 보기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

 

" 안즈짱한테 조금만 말하면 알거양.. ! "

 

" 하, 하지만 근위대장님께서 직접 다른연락 말라고 신신당부 하셔서... ! "

 

근위대 연락담당관과 키라리가 말을 주고받는 소리에 나나미는 눈을 뜬다. 푹신한 감촉이 닿는 몸을 푹 감싸 마치 구름속에 누워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 포근함이 전해져온다. 이대로 30분만 더 잔 다음에 아스타리스크의 순찰조에 합류하면 아무도 모르겠지.. 대장님이 아니라면, 이라고 생각하며.

 

" 대, 대장니임 - ?! "

 

" 우꺄 - ?! "

" 으앗! 깜짝이야... ! 아, 아무튼 안된다고 하셨으니 안됩니다. "

 

나나미의 소리에 키라리가 놀라고, 키라리의 놀래며 내는 목소리에 연락담당관이 깜짝놀라 소스라친다.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고 키라리는 나나미가 누워있는 부드러운 가죽소파에 다가가 몸을 숙였다. 나나미의 두 눈에는 아직 잠기운이 여전해서 곧장이라도 다시 곯아떨어질 것 같았다.

 

" 나나미짱, 괜찮아 ? "

 

" 키.. 키라리니임... "

 

" 조금 더 쉴랭 ? "

 

" 네 그러면 5분만.... 이 아니라 ! "

 

 

대장, 엘프. 그리고 검. 아사미 나나미는 중요한 사실들을 연달아 떠올리면서 잠기운을 날려버린다. 여기까지 온 과정은 잘 기억나지 않았지만, 모로보시 키라리와, 근위대 문양이 박힌 갑주를 입은 병사를 보고서 이곳이 어디인지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몸과 하나가 될 기세로 꾹 품고있던 뭔가가 떠올라 자기 몸을 더듬어본다.

 

" 검.. 검은여 ? "

 

" 검 ? 아아 - 검이라면 저기에 있엉. "

 

키라리의 큼지막한 손가락이 가리키는, 평소에는 수도방위대원들과 근위대원들이 식사용으로 쓰는 탁자위에 음식 대신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길다랗고 가죽에 감싸인 것이 보인다. 나나미가 그제서야 가슴을 쓸어내리며 숨을 고르게 쉬었다.

검이 왕국으로 도착한 것이다. 등을 뒤덮을 것 같았던 푸른 불의 열기와 본능적으로 위축되게 만드는 어마어마한 살기의 공세들을 애써 참아낸 보람이 있었다. 어느정도 긴박한 상황이 정리되어 마음이 놓이자, 그녀는 뒷전으로 신경쓰지 못한 사실을 떠올리며 황급히 몸을 세워 소파서 일어났다.

눈 앞에 잇는 이 커다란 여인은 ' 수도 방위대장 ' 이자, 군권으로 따지면 뉴제네레이션 기사단보다 상위인 - 거짓말 같지만, 근위대장인 후타바 안즈와 더불어 군권 총수권자이다. - 그 모로보시 키라리이다. 그런 사람 앞에 무방비로 퍼질러 자고있었다는 사실과, 아까 전의 언행이 떠올라 소름이 돋는다.

 

" 추, 충성 임미다 ! "

" 우웅~ 그렇게 예의 안차려도 된다긔☆ "

 

나나미를 번쩍 들어올려, 소파에 다시 가지런한 자세로 앉히면서 키라리는 방글방글 웃어보인다.

 

" ...정말러여 ? "

" 응~! "

 

 

' 그것보다 나나미짱. ' 키라리의 얼굴이 다시금 진지해진다. 변화무쌍하게 밝아졌다가 순식간에 진지해지는 모습에 당황한 나나미는 응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한다. 키라리가 의자 하나를 끌어와서 나나미 앞에 두고 앉았다.

 

" 나나미짱을 쫓아온 그 '푸른 불' 이라는거... 혹시 불을 뿜었던 사람 얼굴을 본 적 있어 ? "

" 얼굴... 이요 ? "

" 잘 알고있으리라 생각하는데, 지금 왕국에서 변절자로 쫓기고있는... "

 

전(前) 기사단장, 시부야 린.

당연히 나나미가 모를 리 없는 이름이다. 아니, 그 이름을 모른다면 왕국 사람이 아닌것이나 다름 없을정도로 널리널리 알려져 있는 이름이다. 사이온지령 영지를 불바다로 만들고, 영주인 코토카를 해한 천인공노할 인물로 낙인찍혀있는 그녀. 그녀도 분명 '푸른 불' 을 다룬다고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 혹시, 그.. 전 단장이란 사람이 날개도 돋아있나여 ? "

 

" 날개 ? "

 

" 네.. 얼굴은, 불길을 앞세워 와서인지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딱 하나. 특징을 꼽자면 불처럼 이글거리는 파란 날개가 있었어여... "

 

날개, 푸른 불 까지는 시부야 린과 동일했으나.. 날개라는 단어가 나오자 키라리는 머리를 감싼다. 날개 라는 수식어가 함께하는 왕국 내의 인물들을 떠올려 본다. 이가라시 쿄코... 가 떠올랐으나 그녀는 이미 죽었다. 그 외에도 몇명인가 생각나기는 했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의 날개는 ' 파란색' 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왕국 내부의 인물이 아니라, 다른 땅에서 건너온 사람이라고 추정된다.

당장 풀리지 않는 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 할 만큼 시간이 녹녹치 않음을 잘 알고있는 키라리는, 그 문제를 일단 접어놓고서.. 다음 화제로 이야기를 돌린다.

 

" 그러면, 저 검은 ? 분명히 '이름없는 숲의 엘프' 라고 했었징 ? "

" 네. 엘프님이었어여... 저는 그냥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는데, 혹시 키라리님도 알고 계셧나여 ? "

 

'이름없는 큰 숲 ' 의 주민이자 주인 '우메키 오토하'. 후타바 안즈가 가끔씩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때 함부로 말하면 안돼지않냐고 주의를 넣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설마설마 말로만 주의를 주던것이 결국에는 일반 자경단원의 귀에까지 들어갈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고... 키라리는 그렇게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건 그거고, 아마도 이 자경단원은 직접 엘프를 만난 것 같은 투로 보니 거짓은 아닌 것 같아, 솔직하게 터놓는다.

 

" 응. 키라리도 알고있었어.. 많은 사람들이 알아버리면, 그 엘프씨가 살 수가 없게 되버리니까 높은 사람들만 알고있던거야. "

" 그렇군여... 그 엘프씨가 저에게 저 검을 맞겼어여.. 가지고, 왕국의 수도로 가라고. "

 

' 사실 대장님에게 맡기려 했었는데. ' 라는 말을 구태여 나나미는 뺀다. 혹여 발언의 뜻이 잘못된 의미로 전해질까봐 그녀의 목구멍에서 필터가 저절로 가로막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뒤늦게 발언을 번복하려고 해보았지만, 타이밍이 나오지도 않고, 목구멍에서 턱 막히기도 했다.

 

" 저 검.. 잠깐 열어봐도 될깡 ? "

 

키라리가 조심스레 뭍는다. 나나미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여버리고 뒤늦게 '핫' 하며 신음을 흘린다.

감싸인 모포를 키라리가 아이 다루듯이 살살 걷어내자, 그 안에 선명하고 깨끗한 직검의 칼 끄트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이윽고, 완전히 모포를 걷어니 드러나는 검의 모습은.. 도무지 흙 속에서 퍼올라왔다고는 생각도 되지 않을정도로 녹이나 기스 하나 없이 간결하고 날이 선 느낌을 전해준다.

손잡이의 아래 쪽 금장식에는 파이 모양의 앰블렘이 박혀있는걸 보고 키라리가 가까이 들여다본다.

 

" 에, 이거... '애플파이 군단' 마크 ? "

 

" 애플파이 군단이여 ? "

 

애플파이 군단. 과거도 아주 먼 과거, 미시로 왕국이 생기기도 전에 엘프들의 나라 '공화국'을 무너뜨리는데에 크게 활약했었다고 일컬어지는 당시 미시로 영주의 가장 크고 강력한 군세. 그리고 그 애플파이의 군단장은, 지금도 역사서에서 최초의 신데렐라 걸 이자 ' 건국의 영웅 ' 이라 적혀져서 나오는 '토토키 아이리' 이다.

 

'평범한 검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

 

키라리는 속으로 짐작하면서 검을 잡아들고 이리저리 살펴본다. 자세히보면 칼날에서 은은한 빛조차 나는 것으로 보아 뭔가 중요한 물건임은 틀림없었다. 그 우메키 오토하가 인간에게 '직접' 부탁이라는 걸 할 정돈걸 보면 어림잡아도 그 중요도는 매우 높았다.

 

키라리가 검을 다시 모포에 감싸고 나나미에게 다가간다.

 

 

" 나나미짱.. 이 검에 대해서 달리 누가 아는 사람 없긔 ? "

 

갑작스런 물음에도, 일단 상관의 답변이기에 나나미는 즉답한다.

 

" ㄴ... 네에.. "

 

 

" 안즈짱은 '중대사안 처리때문에' 바쁘니까.. 키라리가 대신 해결해도 되겠지... ? "

 

그 물음은 나나미가 아닌, 옆에서 상황을 보고있던 연락담당관에게 하는 말이었다.

그는 잠시 골똘이 눈을 굴리다가 대답한다.

 

" 네... 뭐, 원칙상으론 그렇죠. "

" 그러면 이건 키라리가 잠시 맡아둬야겠넹... 나나미짱, 고생했어. "

 

 

키라리는 나나미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다시금 싱글벙글 미소를 내비친다. 순박하면서 치유되는 미소를 보고, 그녀의 고생했다는 말을 듣자.. 그제서야 진짜로 그녀는 자기 역할을 끝마쳤다는 달성감과 격려때문인지 모를 감동에 가슴 한켠이 찡해진다.

미쿠, 나오와 함께 실험실에서 죽을 뻔 했다가 나왔을 때 만큼 그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해방감에 취한다.

 

" 고, 고맙슴미다 - ! "

 

 

 

 

그러나 - .

 

 

 

왕국의 깊은 곳에서는 또 해방감을 맛보려는 또 다른 이가 그 순간만을 기다려 왔다는 것은, 아무도 몰랐다.

 

 

 

 

 

 

같은 시각.

 

미시로 왕국 궁성에서 지하 100m.

왕실연구원 본부 [ 극비구역 ]

 

 

왕실연구원. 미시로 왕국의 기술의 중추이자, 그 근원지는 극비리에 부쳐져있는 수상쩍기도 한 장소로서, 그 역사는 미시로 왕국이 처음 건국되었을 때 부터 시작된다.

여러 생물, 인종, 종족을 불문하고.. '강한 군세' 를 명목으로 이뤄진 수많은 비인륜적인 실험들은 결코 잊혀져서는 안돼며 평생 왕국이 지고 살아가야 하는 어두운 역사이다.

우사밍왕가에 와서는 그 수없이 많은 비밀 연구소들을 색출해내 폐쇄하고 비인륜적인 실험을 모조리 철폐하는 장기적, 국가적 칙령을 발동하고, 오로지 국민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목적의 기술들만 허용되게 개정되어 나쁜 이미지가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그리고 지금, 연구원장 '이치노세 시키' 의 실종으로 인해 잠정적으로 모든 프로젝트가 동결되고 시설도 사용이 중지된 연구원 본부의 안에, 여러 개의 발소리가 들린다. 검은 로브를 뒤집어 쓴 늙은 남자, 그리고 회색 로브를 쓴 두 젊은 남자.

 

마지막으로 뒤에 들어선 것은 금발에.. 선홍색 눈을 가진 여인.

 

늙은 남자가 여인의 한 손을 자기 손 위에 얹고 허리를 숙인다.

 

 

" 도착... 했, 나이다... "

 

 

늙은이의 목소리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 몹시 아픈 사람이 애써 말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이제 죽어버려~ "

 

 

여성은 돌연 아무렇지 않게 그리 말했다.

그리고 거기서 더 놀라운 것은, 다름아닌 로브를 뒤집어 쓴 이들이었다. 그들은 허리춤에서 손바닥만한 길이의 짧은 단도를 뽑아든다.

뽑아든 칼날의 끝을.. 서서이 자기 목으로 향하더니, 이윽고.

 

 

 

" 바친, 다... "

 

 

 

이해할 수 없는 한마디를 남기고 스스로의 목에 꽃아넣었다.

그들의 눈처럼 새빨간 피가 솟구치고, 단검이 목에 달린 채로 실소인지... 어떤 영문인지 함박미소를 지으며, 세 남자는 스스로 흘린 피웅덩이에 꼬구라졌다.

여인은 신바람에 겨워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흥흥 흐흥~ 흐흐흐흥~

 

여인이 어둡고 좁은 통로를 따라 걸어가고 또 걸어간다. 가는 길에 통로 언저리에 널려있는 것들은 지독한 악취와 함께 파리가 꼬여 앵앵거렸다.

털끝만한 관심도 주지 않고 여인은 통로를 노닌다. 계속해서 걸어간다.

 

그리고 얼마나 걸었을까....

 

거대한 구멍... 심연 혹은 싱크홀 이라고 표현해도 좋은법한 깊고 바닥보이지 않는 구멍이 나타난다. 구멍을 둘러싼 절벽들을 따라, 마모되어 본래의 역할을 거의 상실한 바위계단들이 희미하게 보이고, 벽 중간중간에 마치 뭔가를 묶어놓으려고 절벽에 고정해놓았던 듯 한 거대한 사슬들이 지금은 그 역할을 잃고 한없이 아래를 향해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여인은 계단을 따라서 한없이 또 내려간다.

 

내려가고 내려간다.

 

중간중간, 계단이 없는 부분이 있음에도 '그녀의 걸음은 계단을 내려가는 것' 같다.

 

그러다가... 바위로 막힌 것 같은 입구를 지나, 더 이상 계단이 보이지 않게 되고서야 여인은 내려가는 걸음을 멈춘다.

 

 

 

멈춰선 여인의 몸은.. 그대로 앞으로 기울여 중력에 맞겨진다.

 

 

 

 

 

 

퍼석 !

 

 

 

몇 초가 흐른 뒤.

 

깊은 심연 속에서 뼈와 살이 중력에 짓눌려 뭉게지는 둔탁한 소리.

 

이어지는 침묵.

 

 

...

 

...

 

..

 

 

.

 

 

 

심연 깊은곳에서 여인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피가래가 끓는 광기 그 자체와 하나가 된 듯한 웃음소리는... 가래소리가 사라지고 더욱 커진다.

 

 

 

깊은 곳에서 그녀는 본다.

 

 

 

봤다.

 

 

 

 

 

 

" 하하하하아아, 아아.... ! 아하하하.... ! "

 

 

 

 

 

아주 깊고 깊은곳에 존재하는 것.

 

[일찍이 세계가 다시 만들어지기 전]에 봉해졌던 것.

 

 

옛 미시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왕국을 휘감아오던 광기의 진원지가.

 

 

 

 

 

[그것] 이 [이곳] 에 있었다.

 

 

 

 

 

 

 

 

 

 

" 구원이 빛이.. 심연 속에서 피어오른다. "

 

 

 

여인은, 광기에 찬 미소로.. 진정한 우상(아이돌)을 마주한 그대로, 그리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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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리카가 희망을 찾았고, 이제 왕국의 모든 이들이 구원받을 것만 남았습니다.

 

 

메데타시 메데타시 ^~^

 

 

 

.. 이번에는 후기가 짧습니다.

따로 쓸 말이 읎어영 '~'....

 

따로 쓸 말이 있다면야...

이제 시험시즌이 끝났으니 다른 신데판들도 활발해질터이니, 관심을 많이 가져주면 좋겠다는 소소한 바람을 여기 써봅니다.

 

그러면 꿈과 희망이 넘치는 3화에서 뵙도록 하죠.

 

 

☆ 신데렐라 판타지는 여러분의 참여를 언제나 환영합니다 !

☆ 신데판 참여관련 및 설정 관련 문의 언제나 환영입니다 ! 쪽찌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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