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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하는 기계와 아이돌들의 이야기 - 3 (메인스트림. 치하야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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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6, 2016 12:32에 작성됨.

다음 날 아침. 치하야의 집이었다. 치하야도 바스티온도 모두 잠에서 일어나야 할 시간. 

치하야의 눈에 들어온 것은 익숙한 모습인 휴머노이드 형태의 바스티온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조그마한 총탑이었다. 

 

치하야 [바스티온? 무슨 일이......] 

 

바스티온 [위윱. 쀼삐이......?] 

 

털커덩! 터엉! 덜컹! 

 

몇 번의 둔탁한 소음과 함께 이내 바스티온은 다시 예의 그 휴머노이드의 모습으로 변했다.  

 

치하야 [너... 변신도 할 수 있는 거였어?] 

 

바스티온 [삐유웁.] 

 

바스티온은 이내 다시 기관포를 앞으로 내민 총탑 형상으로 변신하더니. 머리만 쏙 내밀었다. 

 

치하야 [헤에...... 신기하다~] 

 

바스티온 [쀼입. 쀼웁 삐유웁!!] 

 

치하야 [......?]  

 

여전히 사람의 말이 안 되니 소통이 어려운 것은 당연했다. 

 

바스티온은 이내 또다시 종이를 그을려 글을 썼다. 

 

-슬슬 그 사무소라는 곳에 가야 할 시간인 거 같아요.- 

 

치하야 [후훗. 그렇지? 같이 갈까?] 

 

바스티온 [삐쀼삐쁍.] 

 

바스티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바스티온에게 그 사람들과 관련된 경험은 굉장히 신기한 것이었다. 

 

보통은 경계하거나 무서워하고. 반가워하는 것은 거의 어린 아이들이나 호기심 많은 소수뿐이었고 그들도 적극적으로 바스티온과 함께하고자 하는 의지까지는 없었다. 

 

하지만 바스티온과 함께 있고자 했던 중년 남성을 처음으로. 바스티온에게는 예기치 못한 일들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바스티온 [우위윱. 쀼이입...]  

 

치하야 [후후훗. 조금만 기다려. 알겠지?] 

 

카사라기 치하야라는 지금 시점에서 자신이 담당하는 아이돌인 젊은 여자는 지금 웬 갈색빛이 도는 듯한 막대를 씹어 입에 넣고 우물거리고 있었다. 

 

바스티온은 식사와 섭취라는 개념 자체는 몇 번의 네트워크 스캐닝을 통해 배운 지 오래지만 실제로 바스티온이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바스티온 [위윱. 삐윱?] 

 

  

 

또다시 바스티온은 가슴 쪽 해치 안에서 자신을 따르는 새 한 마리를 꺼내어 돌보고 있었다. 

 

그 새와 바스티온은 어울리는 조합 같아 보이지는 않지만 썩 잘 어울리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바스티온을 잘 따르는 새 한 마리와 호기심투성이 로봇. 확실히 누가 보기에도 영화 소재로 쓰기에 하등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치하야 [아하. 그 때 그 새구나? 바스티온 군.] 

 

바스티온 [삐윱. 삐이입!] 

 

치하야 [오늘도 잘 부탁할게 바스티온 군.] 

 

  

 

  

 

문득 치하야는 뒤를 돌아보고 허공. 아니 동생의 사진에다 대고 나지막히 한 마디를 내뱉었다. 

 

치하야 [......다녀올게. 유우.] 

 

바스티온 [쀼이입?!] 

 

  

 

  

 

  

 

그리고 잠시 후 도착한 사무소. 

 

하루카 [어라? 치하야짱 어제 바스티온 군이랑 같이 있었어?] 

 

치하야 [아아, 으응. 하루카] 

 

바스티온 [위융 삐윱! 뚜뚜뚜 두왑!] 

 

하루카 [에헤헷. 모자 계속 쓰고 있네?] 

 

바스티온 [삐유웁. 쀼이이웁.] 

 

히비키 [좋은 아침! 에곳칭!!!!]  

 

바스티온 [삐쀼삐쁍 삐이입!!!] 

 

히비키 [헤헹. 여전히 한마디도 못 알아듣겠지만 바스티온 군은 역시 좋은 녀석일 거 같다니까?] 

 

바스티온 [두왑?] 

 

-퍼억! 

 

바스티온의 동체에 둔탁한 충격이 전해졌다. 

아미와 마미가 바스티온에게 덜컥 올라탔던 것. 

바스티온을 앞뒤로 끌어안은 아미와 마미의 모습은 고목나무에 매미가 붙어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아미 [로보칭! 오랜만이양!] 

 

마미 [나도 보구싶었엉!!] 

 

마코토 [헤에~ 바로 어제 봤으면서 그러기야? 아미도 마미도 참...... 헤헤헤......] 

 

바스티온 [삐유입? 쀼삐입......?] 

 

리츠코 [아! 바스티온! 그러고 보니 오늘 스케쥴은 다 확인했...겠지?] 

 

바스티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리츠코가 넣어준 향후 일정을 모조리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스티온의 머릿속에선 이미 당분간 해야 할 일에 대한 정리가 완전히 끝난 상태였다.  

 

치하야 [저기. 프로듀...서?] 

 

바스티온 [두왑?] 

 

치하야 [역시 바스티온 군이 편하네... 후훗.] 

 

리츠코 [그러게 말이야~ 그리고 아미! 마미! 당장 프로듀서한테서 내려와!] 

 

하루카 [헤에~ 나도 올라탈래~] 

 

리츠코 [하루카마저?] 

 

히비키 [자신이 제일 위로 올라갈거야!!!] 

 

 

 

바스티온 [우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입~!!!!!] 

 

바스티온은 사방에서 덮쳐온다는 것에 일순 공포를 느꼈지만 이내 매달려있을 뿐이라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 

소녀들이 2미터가 넘는 바스티온의 거체에 자그마치 한창 때의 소녀들이 다섯 명씩이나 매달려 있는 모습은 웃음이 절로 나오기 충분했다.  

 

마코토 [나도 지지 않을 거야 히비키!!] 

 

리츠코 [마코토 마저? 그런 데서 승부욕 불태우지 말라고!!] 

 

바스티온 [우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입~!!!!!!] 

 

그 날이 바스티온에게는 공장에서 출고되어 나온 이후로 가장 무거운 동체를 이끌고 움직이는 날이 되었다. 

어째서인지 바스티온에게 그 동안 바스티온이 수없이 숲 속을 돌아다니면서 보아왔던 아름드리 거목이 자신이 된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점심 시간. 

 

하루카 [바스티온은 음식을 안 먹어도 되니까 좋을 거 같아.] 

 

치하야 [먹는 데 쓸 시간을 노래하는 데 쓸 수 있을 거 같네.] 

 

하루카 [후으으...... 살찔 걱정도 안 해도 되잖아.] 

 

바스티온 [쀼입? 삐유웁 쀼삡?] 

 

히비키 [댄스를 많이 하면 그런 걱정도 없다구. 그렇지만 먹어도 살 안 찌는 타카네는 정말로 부럽네.] 

 

타카네 [후후훗. 저라고 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랍니다.] 

 

바스티온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째서 지금 눈 앞의 여자아이들은 먹어야만 사는 것일 텐데 먹는 것을 싫어하고 있는 것일까. 

 

아즈사 [어머~ 그러고 보니 바스티온 군은 다이어트를 할 필요도 없겠네?] 

 

바스티온 [윙 삐유웁?] 

 

아즈사 [후훗. 여자라는 건 말이야~ 때때로 눈앞의 달콤한 것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란다?] 

 

 

바스티온은 아즈사 씨의 말에 결정타급의 의문이 회로를 강타해, 혼란 상태에 빠졌다. 

 

 

-위잉! 철컹! 덜커덩!! 

  

바스티온은 이내 또다시 조그마한 총탑 형태로 변해버렸다. 

 

이오리 [아... 안 돼! 쏘지 마 바스티온! 안 돼!] 

 

온 사무소에 발칸포를 갈길 것이라는 순간적인 공포에 휩싸였던 아이돌들의 심정과는 달리 다행스럽게도 바스티온은 경계 모드로 변형한 이후 그저 세 시간을 작동정지 해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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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는 무게감이 없긴 하네 

 

+서브스트림은 유키호 편으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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