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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하는 기계와 아이돌들의 이야기 - 2(메인스트림. 치하야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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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1, 2016 11:56에 작성됨.

 

바스티온의 색이 변하며 깜빡이기를 반복하던 눈은. 파란색에서 멈추었다.

푸른 느낌마저도 날 만큼 시원한 흑발을 비롯해 참 파란색이 잘 어울릴 것만 같은 늘씬한 몸매와 가냘픔이 더욱 부각되는 얼굴.

하지만 당차고 또렷한 이목구비 또한 역력한 아이돌.

키사라기 치하야였다.

 

바스티온 [위윱. 위이입? 삐유웁.]

 

타카기 사장 [호오, 키사라기 치하야 양을 선택한 건가? 하하, 잘 부탁하네. 바스티온 군은 어엿한 한 사람... 아니, 어엿한 프로듀서일세!]

 

바스티온  [삑삐빅 삐유웁!]

 

이제 어엿한 한 명... 아니 한 대의 프로듀서가 된 바스티온은 회로와 메모리 속을 가득 채우는 호기심에 대해 정리하고 이내 상황과 해야 할 일을 파악하는 데 자신의 기억 장치와 연산 장치를 총동원했다.

그 때.

 

치하야 [흐음. 바스티온 군이라고 했나? 나를 담당한다고......?]

 

바스티온 [위유웁! 쀼삐이입!!!]

 

치하야 [그래. 잘 부탁할게. 키사라기 치하야야.]

 

바스티온 [쀼삡! 룰룰루룰루루 룰룰루룰루루~]

 

치하야 [후훗. 덩치에 안 맞게 꽤나 귀여운 면을 보이는구나.]

 

바스티온 [쀼입?? 삐유웁.]

 

그리고 한 시간 남짓이 지났을 무렵.

 

리츠코 [자아. 바스티온 군. 그쪽이 해야 할 일은 이 정도야. 유선으로 정보와 데이터를 전송해 줄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바스티온 [삐유삐윱. 위윱.]

 

리츠코 [하여튼 잘 부탁해!]

 

바스티온 [위유웁.]

 

바스티온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는 듯 한 음성을 내었다.

 

치하야 [저기. 바스티온 군.]

 

리츠코 [프로듀서라고 불러주기...도 힘들긴 한가...... 나라도 부르기 힘들었겠어.]

 

바스티온은 그 말을 들으면서. 히말라야 산맥 한복판을 떠돌던 때를 기억해냈다.

수천 미터 아래로 추락하기도 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생전보다 몇 배는 무거웠을 법한 산악인들의 시체를 그 아래에서 보기도 하면서 말 그대로 극한지대라는 것을 동체로 체험하던 그곳에서 가끔 사람을 만났던 때를. 아마도 산악인과 셰르파들이겠지.

 

지금 와서 문득 생각해보니 커다란 덩치 때문이었지만 가끔 보았던 사람들 모두가 자신을 설인이나 괴물로 보았는지 어렴풋이 인형이 드러날 때쯤이면 그 인간의 형상들이 먼저 소스라치게 도망쳤던 그 때와는 달리 사람들과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은 그 때와 비교하니 확실히 엄청난 차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다.

 

바스티온 [위유우우우우웁......]

 

치하야 [이래서야 참. 내가 바스티온의 프로듀서인 줄 알겠는데요.]

 

바스티온 [삐유우우우우우우우.......]

 

바스티온은 그 말을 듣자마자 침울한 반응을 보였다.

리츠코가 넣어준 데이터로 인해 어렴풋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기에 말이다.

아무래도 자신이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느낌은 최초에 만들어진 호전적 프로토콜을 자기 스스로 폐기한 후에도 좋은 기억으로 남지는 못한 듯 하다.

 

하루카 [뿌우~ 바스티온 군, 치하야 짱부터 맡아주는구나. 나도 빨리 프로듀스 해 줘~]

 

바스티온 [쀼삐쀼웁? 쀼이입? 삐유웁!]

 

하루카 [에헤헷! 금방 나도 맡아주게 될 거야! 잘 부탁해!]

 

바스티온 [위잉, 캬캬캬캬캬캭.]

 

치하야 [하여튼 잘 부탁드립니다. 프로듀서.]

 

바스티온 [위융, 위이융!]

 

바스티온은 좋다는 듯한 목소리를 내면서 손을 내밀었고. 치하야는 그 손을 잡았다.

 

 

 

 

 

얼마 후 바스티온이 프로듀서로써의 첫 일을 맡게 되었다.

근처의 작은 라이브 회장에서의 미니 라이브.

 

바스티온 [위융. 삐유웁. 삐윱!]

 

라이브 관계자 [하하...... 세상 참 신기하네. 이젠 로봇이 프로듀서를 한다고 들고 말이야.]

 

당연히 이상할 법도 한 로봇이 아이돌을 데려오고, 인사를 하며 손을 내민다는 상황에 미니 라이브 관계자는 그야말로 잔뜩 당황한 표정이었다.

 

치하야 [하... 하여튼 잘 부탁드립니다...]

 

라이브 관계자 [아. 알았어. 잘 부탁한다.]

 

다행스럽게도 라이브는 별 탈 없이 끝났다.

치하야도 바스티온도 만족스러웠다.

 

라이브 관계자 [수고했어. 잘 부르던데 치하야 양?]

 

치하야 [감사합니다.]

 

라이브 관계자 [그러고보니 그 쪽 로봇이 프로듀서라고 했었나? 하여튼 수고 많았어요.]

 

바스티온 [삐유웁! 쀼삐입!!]

 

라이브 관계자 [하하하하하하!!!!]

 

그리고 치하야와 공연을 끝내고 무사히 사무소로 복귀.

 

리츠코 [정말 수고했어. 치하야 표정을 보니 꽤  잘 한 거 같은데?]

 

바스티온 [쀼입! 삐쁍! 쀼쁍!!]

 

치하야 [후후훗.]

 

아미 [우흥흥~ 저런 커다란 프로듀서를 타고 다닌다면 얼마나 좋을깡~]

 

마미 [그러게 말이양~ 사무소에서 나가는 기름값도 줄어들거라구 리츠코짱이 엄청 좋아했징~]

 

리츠코 [이봐 이봐!!]

 

마코토 [하하하하하하!! 하긴 그렇긴 하려나아~?]

 

치하야 [그럼 오늘 수고 많았습니다. 가보겠습니다.]

 

리츠코 [그래~]

 

코토리 [잘 가~ 치하야짱~]

 

그런데 어째서인지 바스티온은 치하야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남아있던 몇 명의 아이돌도, 코토리도, 리츠코도, 치하야도 바수티온의 그 행동은 의아했다.

하하지만 일단 치하야는 바스티온이 따라오는 것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바스티온 [위유웁. 쀼입 삐윱......]

 

치하야 [후훗. 수고 많았어. 그런데 따라와도 되나?]

 

바스티온은 그저 아무 소리 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치하야 [어맛! 아야야야야야야......]

 

바스티온 [쀼이이입!! 삐유삐윱!!?]

 

발목을 삐었는지 중심을 잃고 넘어진 뒤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는 치하야를 보자마자 화들짝 놀란 바스티온은 치하야를 한 번 스캔하더니. 이내 두 팔로 치하야를 번쩍 들어올렸다.

 

치하야 [어... 어마앗! 뭐... 뭐 하는......]

 

바스티온 [쀼웁... 쀼웁...]

 

바스티온은 조용히 치하야를 다시 내려놓고 보도블럭을 태워 '집'이라는 한 글자를 쓸 뿐이었다.

 

치하야 [우리 집을 가르쳐 달라는 건가......]

 

바스티온 [위잉, 위유웅.] 

바스티온은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두 팔을 내밀어 치하야를 안았다.

이내 치하야는 바스티온의 팔에 몸을 맡긴 채 자신의 집으로 가는 방향을 알려주었다.

 

어느 새 치하야의 집에 도착한 바스티온.

2미터가 넘는 거체는 치하야가 사는 맨션의 공동 통로를 말 그대로 가득 채웠다.

 

 

 

 

 

 

 

치하야 [정말 고마워. 바스티온 군.]

 

바스티온 [삐유웁. 쀼입.]

 

치하야 [흐음, 하여튼 오늘 너무 수고 많았어. 다음에도 잘 부탁해.]

 

바스티온 [쀼쀼쀼 삐유웁!!]

 

치하야 [바스티온은 집에 안 가?]

 

바스티온은 그저 소리없이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바스티온은 집이 없었기 때문이다.

 

치하야 [사무소에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바스티온 [쀼이입. 삐유삐윱.]

 

그저 바스티온은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휘휘 저었다.

 

치하야 [네 부품도 사무소에 있잖아.]

 

바스티온  [쀼이입. 뿌우우우웁...]

 

그저 바스티온은 애처롭게도 들릴 법한 소리를 내면서 치하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치하야 [같이 있고 싶다는 거지? 그럼 가끔씩은 있어도 돼.]

 

바스티온 [삐유웁! 룰룰루룰루루~ 룰룰루룰루루~]

 

치하야 [귀엽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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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까지 진행한 결과

연두 - 1

파랑 - 2

보라 - 1

검정 - 1

의 결과를 얻었습니다. 빨리 쓰고 싶어서 돌아버리는 줄만 알았습니다!

프로듀서 여러분이 바스티온에게 사랑을 줘야합니다쁍

삐쀼삐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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