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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하는 기계와 아이돌들의 이야기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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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8, 2016 17:31에 작성됨.

바스티온과 765프로덕션이 처음 만난 지 3일 뒤.

 

바스티온 [위잉. 쀼우웁......]

 

히비키 [아. 아미마미가 로보칭이라고 부르는 E54구나. 반가워! 에곳칭! 난 가나하 히비키라고 한다구! 잘 부탁한다구!]

 

바스티온 [쀼삐이이입?]

 

바스티온에게는 로보칭이라는 아미와 마미가 지어준 별명은 그렇다치고. 히비키의 에곳칭은 너무 어려운 것 같았다.

그저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었다.

 

코토리 [E54군. 저 커피라도 한 잔...... 아. 아하핫! 미안해, E54군.]

 

바스티온 [삐유웁?]

 

바스티온은 음식이나 물을 먹을 수 없는데. 무의식적으로 커피를 권했다가 머쓱해진 오토나시 코토리였다.

 

하루카 [E54군~ 이것봐! 리본이야! 리본!]

 

바스티온 [쀼삐입? 삐유웁......]

 

하루카 [하지만 E54 군은 그냥은 못 하니까...... 자! 여기에 달아봤어!]

 

하루카가 바스티온에게 건넨 것은 뜨개모자에 두 개의 리본이 달려 있는 것이었다.

바스티온은 그 뜨개뭉치를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감이라곤 잡히지 않았기에. 멍하니 있었다.

 

하루카 [아하핫. 이리 줘봐. E54 군?]

 

바스티온 [삐유우웁?]

 

하루카 [자아! 여기! 모자 씌워줬다구?]

 

바스티온 [삐윱. 삐유우우웁?]

 

바스티온은 머리 위에 씌워진 모자에 대해 묘한 느낌이 들었기에. 자신의 오른팔의 쇠뭉치를 탈착하고. 두 손으로 모자를 만져보았다.

강화 합금 장갑판으로 이루어진 외피 바깥에 씌워진 모자는 흙과 이끼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바스티온 [쀼삐이이입. 삐윱.]

 

하루카 [아핫. 악수하자고?]

 

바스티온 [삐유삐윱.]

 

바스티온은 말을 할 수 없었기에 몸짓과 소리. 그리고 종이가 있을 때 상박의 기계팔에서 종이를 그을려 쓴 글씨 정도로밖에 소통할 수 없었다.

그래서 기분 좋은 듯한 소리를 내며 손을 내미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바스티온 [쀼삐삡. 삐유삐윱.]

 

바스티온이 갑자기 가슴쪽에 달려 있던 조그만 해치를 열자. 한 마리의 새가 튀어나왔다.

 

하루카 [헤에에. 니 친구구나.]

 

바스티온 [쀼삐쀼삐삡!]

 

유키호 [헤에. 하루카짱. E54 군이랑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하루카 [무슨 이야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새로운 친구가 있다는 걸 알았지.]

 

유키호 [그렇구나아......]

 

그 때 TV에서 하루카와 유키호의 모습이 나왔다.

바스티온은 이미 손에 든 총을 탈착한 상태였기에 똑같은 모습이 둘 있다는 것에 화들짝 놀라 총을 달지 않은 오른손을 겨누며 떨었다.

 

바스티온 [쀼쀼쀼쀼쀼웁!!!]

 

유키호 [아하. 그건 텔레비전이라는 거야. 글씨는 쓰더니 텔레비전을 모르는 로봇이라니. 좀 귀엽네.]

 

바스티온 [쀼이입?]

 

하루카 [그러니까. 사람들이나 물건 같은 걸 촬영을 해서. 그 촬영한 모습을 영상으로 내보내는 장치야. 요즘은 컴퓨터로도 할 수 있지만.]

 

바스티온 [쀼이이유웁. 삐유웁.]

 

다행히 바스티온은 텔레비전이라는 문명의 이기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한 눈치를 보였고. 처음 만났을 때에 컴퓨터로 가서 취한 행동과 똑같은 행동을 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타카네 [저 E54라는 로봇은 보면 볼수록 기묘하군요. 정말이지......]

 

이오리 [그러게. 등에 멘 저게 무기라는 걸 처음 알았을 때는 얼마나 무서웠는지!]

 

하루카 [아하하하하하...... 그러게 말이야. 이오리짱, 그 때 굉장히 눈치 빨랐지.]

 

이오리 [그러게 말이야......]

 

바스티온 [위유우우우웁.......]

 

하루카 [뭐 어차피 쏠 것도 아니고. 그걸 쏠 만큼 심각한 일도 벌어지지 않을 테니까 말이지.]

 

하루카 [아아. 리츠코 언니. 정말 힘들어 보이던데. 새로 프로듀서 한 명 와 주지 않으려나......]

 

바스티온 [쀼삐삐윱. 삐쀼쁍. 쀼삡?]

 

바스티온은 프로듀서라는 단어에 또 다시 리본 모자가 씌인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었다.

하기사. 프로듀서라는 단어는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를 스캔해 정보를 습득해도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감이 잡히는 직종은 아니었기에 말이다.

그 때. 타카기 사장이 한마디 던졌다.

 

타카기 사장 [E54군. 호기심 생기는 것 같은데. 그 프로듀서란 거. 자네가 해볼 생각 없나?]

 

바스티온 [쀼삐입......?]

 

바스티온은 그저 호기심에 무심코 의미없는 음성을 냈을 뿐. 타카기 사장에게는 시선을 향하지 않았다.

아직 자신의 이름도 아닌 생산 코드나 별명으로만 불리고 있을 뿐인 것도 있고. 하여간 이것저것 아직 관계면에서 모자라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타카기 사장 [그러고보니 E54군. 자네 이름이 뭔가. 로봇이라 일찌감치 이름부터 물어보기도 영 뭐하고 해서 말일세...]

 

바스티온 [쁍! 쁍! 쁍! 룰룰루룰루루 룰룰루룰루루~]

 

관심도 없다는 듯 고개를 돌리지도 않던 게 몇 초 전이라고 그야말로 신나서 고개를 돌리고 몸을 들썩거리는 바스티온이었다.

 

하루카 [아하핫! E54군. 이름 물어보는데 너무 좋아하고 있어!]

 

유키호 [그러고 보니. E54군이 감정을 확실하게 표현한 건 처음이네에...]

 

즐겁게 종이 한 장을 집더니. 상박에 있던 집게팔로 즐겁게 종이를 그을리며 -BASTION-이라는 글씨를 썼다.

 

하루카 [바스...타이온?]

 

리츠코 [바스티온. 공부도 열심히 좀 하라니까!]

 

하루카 [아하하하핫....]

 

바스티온 [쀼쁍!]

 

타카기 [아하하. 바스티온... 바스티온이라 그거지! 잘 부탁하네.]

 

리츠코 [아무리 갈 데 없는 로봇이라도 그렇지. 사장님! 그렇게 쉽게 계약서 써도 되는 건 아닐 텐데요?]

 

타카기 [아하하하하하......]

 

그 계약 건으로 크고작은 소동이 있었지만. 일단 계약 자체는 무사히 완료했고. 바스티온은 자신 명의의 계좌와 직장을 얻었다.

 

하루카 [바스티온 군이라고 했지? 이젠 어엿한 프로듀서네? 히힛!]

 

미키 [저런 건...... 아무리 봐도 모르겠는 거야아.......]

 

마코토 [우와아...... 이 바스티온 군, 다시 봐도 엄청 크다아......]

 

치하야 [저런 로봇이 프로듀서라니...... 괜찮을까. 우리...]

 

히비키 [일단 우리를 프로듀스해주는 사람......이 생긴 것만도 어디야. 안 그래?]

 

치하야 [그런가아......]

 

아즈사 [어머어머~ 우리들은 세상에서 가장 신기한 프로듀서랑 같이 일하는 게 아닐까?]

 

미키 [아즈사 씨 생각은 어떤 의미로든 굉장한 거야아...]

 

마코토 [그러게 말이에요. 정말이지...]

 

야요이 [우와아... 바스티온 씨는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엄청 큰 거에요...]

 

이오리 [딱 보기에도 2미터는 넘어가니까 말이야.]

 

바스티온 [쀼이이이~유우웁. 쀼쀼삐윱.]

 

바스티온은 그저 묘한 음성을 내며 765프로덕션의 식구들을 바라보며 갸우뚱할 뿐이었다.

 

바스티온 [쀼쀼쀼삡?]

 

타카기 사장 [흐음. 바스티온 군... 바스티온 군은 여기 아키즈키 리츠코 양이 열심히 가르쳐 줄 걸세.]

-작가 주- 원래 리츠코 군이라고 부르지만 한글이라 리츠코 양이 더 자연스러워서...-

 

리츠코 [바스티온 군. 잘 부탁해.]

 

바스티온 [쀼삐쀼웁. 삐쁍.]

 

타카기 사장 [자아. 바스티온 군. 그렇다면 자네는 누구부터 프로듀스하고 싶은가?]

 

바스티온은 그 말을 듣고. 열두 명의 아이돌들의 모습이 인쇄되어 있는 종이를 보면서 웬만한 사람보다 더 진지하게 사색한다는 것을 대놓고 보여주듯. 하늘색을 유지하던 눈 쪽의 LED의 색깔이 쉴 새 없이 변했다.

그리고 바스티온이 이내 한 명을 가리키며 최종적으로 멈춘 눈 쪽의 LED 색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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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te 01.

무슨 색일까요?

5~10명 정도의 프로듀서들이 가장 많이 투표한 색깔에 따라 정해집니다.

빨강-파랑-노랑(아미/마미)-청록-분홍-검정(불빛이 꺼집니다)-하양-자주-연두-보라-주황으로 색은 맞겠죠.

 

+너무 빨리 프로듀서가 되었다고 말해 봐야. 뭐 챙길 사정이 없는 로봇이라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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