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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하는 기계와 아이돌들의 이야기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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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8, 2016 15:22에 작성됨.
[쀼삡? 삐유우우웁?]
인간의 형상과 비슷하지만 분명히 완전한 휴머노이드는 아님을 딱 보기에도 알 수 있었던 한 큰 덩치의 로봇이 도쿄 도의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등 뒤에 거대한 원기둥같은 것을 메고 있었던 것이 오히려 산업 쪽이나 교육 쪽의 박람회에 투입되는 실험용 휴머노이드로 보였던 것일까. 신기하다는 반응을 하며 보고 지나가긴 했지만 딱히 큰 트러블에 휘말리지는 않았다.
다만 여기저기 흙과 이끼가 잔뜩 묻어있는 것을 보아 정말로 새로운 실험용 휴머노이드일까 후일에 생각해보면 그저 우스운 생각일 뿐이었던 요소가 하나둘이 아니긴 했다.
그 때.
-퍼억!
주변을 신기한 듯이 둘러보며 걸어가던 그 로봇에게 둔탁하고 묵직한 충격이 전해졌다.
[어이쿠! 이거 참. 나도 좀 조심을 했어야 하는데. 아하. 이거 정말이지 죄송합니......]
[삐유우우웁?]
그 로봇 역시도 그 충격이 전해진 곳을 내려보았다.
웬 안경을 끼고 체격이 탄탄해보이는 중년의 사내가 넘어져 있었다.
그 로봇의 프로토콜은 바로 그 남성의 표정을 분석했다.
[삐유웁. 삐삡. 위잉...]
그리고는 그 로봇은 그 남성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라... 로봇이...... 세상 많이 달라졌구만.]
[위이잉? 삐유우우우우웁. 쀼삡.]
[아아. 정말 고맙네. 그러고 보니 로봇 군도 여기저기 꽤나 지저분하구먼. 일단 따라 오게, 답례로 청소라도 좀 해주겠네.]
마치 젊은 청년을 상대하는 듯한 말투는 그 남자가 그 로봇에게 전해 주는 고마움의 표시였을까. 이 시대에 있기 힘든 로봇에게도 주어지는 존중과 인정이었을까. 하여간 존대하는 말투를 알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2미터가 넘는 커다란 로봇은 중년의 남성을 따라가기로 결정한 것 같았다.
그 기계의 눈이라고 해야 할 만한 곧은 머리 부분 앞쪽의 하늘색 헤드라이트가 불규칙적으로 깜빡였다.
그 로봇은 비록 흙투성이. 이끼투성이였지만 그 눈(이하 눈이라고 서술하겠다.)만은 또렷하고 밝게 빛을 발하며 깜빡였다.
그리고 수 분 후.
정갈하지만 다소 허름해보이는 한 작은 건물이 보였다.
1층에는 히라가나와 한자가 섞인 -타루키 정- 이라는 글씨가.
그 위 4층에는 창문에 조잡하게 붙여진 765라는 노란 글씨가 쓰여 있었다.
[자. 따라오게. 여기서 좀 청소라도 받으면 될 거야.]
[쀼삐입? 삐쁍?]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남자의 구둣발에서 묵직하게 울리는 소리에 잠시 놀란 기색을 취하는 로봇이었지만. 이내 다시 그 남자를 따라갔다.
-텅. 텅. 텅. 텅.
묵직한 쇳소리가 건물 안에 울려퍼졌다. 로봇은 계단의 한 칸이 굉장히 좁음에도 용케 넘어지지 않고 그 거체를 움직였다.
어째서일까. 그 로봇은 평소 스스로의 행동 패턴과의 차이가 최근 들어 유독 큰 편임을 분석해냈다.
어째서 사람들이 많은 장소로 스스로가 발길을 옮겼는지부터, 어째서 사람을 따라가는지, 또 왜 그 따라가는 사람을 도와주었는지.
[자. 다 왔네. 들어가세나!]
[위이잉...... 캬캬캬캭...]
하지만 그 로봇은 한 번 문을 얼핏 살펴보더니, 어째선가 약간 불쾌함이 묻어 있는 소리를 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문의 크기는 그 로봇보다 작았기 때문이다.
[아하하하하...... 미안하네. 좀 숙여서 들어가야 할 것 같네.]
[삐유우우우우웁......]
그 765라고 쓰여진 층의 건물 안에는 다른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모두 여성이었다.
[어라? 사장님? 일찍 오셨...... 흐에에에? 그 커다란 로봇은 뭔가요??? 완전 흙투성이...]
초록색이 강조된 듯한 사무원복을 입은 한 여자가 그 남자에게 물었다.
[아니. 내 난생 처음 보는 그런 녀석이라서. 로봇이 넘어진 사람한테 손을 뻗어줬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거든.]
[오토나시 씨. 무슨 소...... 으에엣!!! 이... 이거 뭐...뭐뭐뭐뭐뭐...... 뭐야아!!]
머리를 뒤로 단정하게 땋아 묶은 여성도 꽤나 놀란듯했다.
그 반응을 본 로봇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위잉?]
[헤에에? 사장님 빨리 오셨네요?]
밝은 갈색머리를 양쪽으로 올려 묶은. 사람들 말로는 트윈테일이라고 하는 머리스타일을 한 조그마한 소녀가 얼핏 그 로봇의 눈에 들어와 있었다.
[일단 어디 보자...... 수세미가.......]
[흐음. 오늘 청소는 좀 힘들겠는데요.]
[흐이구. 사장님도 참......]
그 때 그 로봇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그 로봇의 HUD가 순식간에 에어컨이 고장났다는 것을 파악했고, 무언가 사람들이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그 로봇은 에어컨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더니. 이내 그의 왼팔 상박 안쪽에서 작은 기계팔을 꺼내고. 오른쪽의 마치 총 같은 거대한 쇠뭉치 쪽의 상박에서도 작은 기계팔을 꺼내더니 이내 에어컨을 분해해 버렸다.
[어... 어어... 저거 뭐 하는 거야! 어어? 우리 에어컨! 수리 기사 부르려고 했는데!!]
[허허허... 또 새로 사야 하나......]
[사장님! 웃을 때가 아니잖아요!!!]
[쀼입?]
하지만 그 로봇은 그들의 벙찐 채 분해된 에어컨을 보고 있는 몇 분 사이에 순식간에 에어컨을 수리해버렸다.
-삐익!
그 흙먼지와 이끼투성이 로봇이 손 댄 지 몇 분 만에 고장난 에어컨이 분해되었다 다시 조립되더니. 이윽고 전원이 켜지는 소리와 함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광경을 본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
[와아~ 저 로봇 정말 대단해요!!]
그리고 잠시 후. 대야와 수세미. 그리고 사람들에게 휩싸인 그 로봇은 흙먼지와. 이끼들이 몸에서 씻겨져나가는 것을 보며 묘한 아쉬움과 함께 고마움을 느꼈다.
그 로봇이 처음 생산되어 극한 환경 테스트를 받을 때에도 온 동체에 흙먼지와 이끼. 모래. 심지어는 극한 요소들이 그 로봇의 동체를 향했던 기억과. 그 테스트가 끝난 후 사람들이 자신의 동체를 닦아준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위융~ 캭캭캭캭캭캭캭]
그 로봇은 즐거운 듯한 음성을 연이어 냈고. 사람들도 굉장히 즐거워 보인다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이 로봇. 어디 갈 데는 있으려나?]
[없어 보이는데요...]
머리를 뒤로 단정하게 땋아 묶은. 정장 차림의 여자가 그 로봇의 왼쪽 가슴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헤에...... E54?]
-끄덕.
로봇은 말 없이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E54. 어디 갈 데는 있어? 딱히 정해진 곳이나 머무를 곳이라도?]
[삐유웁.]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면서 기운 빠진 듯한 음성을 내는 로봇이었다.
[그럼 우리랑 같이 있자. 에어컨 수리는 정말 고마워.]
[삐유우우웁?]
[어차피 갈 데도 없는데. 우리는 널 돌봐주고. 넌 우리를 도와주고. 좋잖아? 고장나면 어디 물어봐줘도 되구. 어라. 여기 좀 부서진 거 같은데.]
[쀼삐삐윱. 삐윱! 삐유우우웁...]
약간 상기된 목소리로 좋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윽고 그 로봇은 자신의 양 팔 상박에 수납되어있던 작은 기계팔을 꺼내더니. 순식간에 수리해버렸다.
[아하......]
아까운 듯한 모습이긴 했지만 이내 그 여자는 활짝 웃어보였다.
-덜커덩!
[삐윱!!]
[어라~ 하루카~ 다녀왔니?]
[네! 다녀왔...... 어맛! 사무소가 이게 뭐에요? 커다란 로봇은 또 왜......]
하루카라는 이름으로 불린 그 작은 체구의 여자는 머리 양 쪽에 빨간색 장식을 하나씩 하고 있었다.
호기심이 동한 그 로봇은 이윽고 그 하루카라고 불린 사람에게 가더니. 리본 한 쪽을 떼어 자신의 머리에 붙여보았다.
뭐. 물론 그냥 흘러내려 버리긴 했지만.
[아하하하하하하하! 저 로봇! 하루룽의 리본이 탐나나 봐~]
[그러게그러게~]
양갈래머리를 각각 반대되는 쪽으로 묶은 그 리본을 한 여자보다 좀 큰 여자 둘이 그 로봇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로보칭한테도 리본 하나 사줘야 하는 거 아닐까. 하루룽?]
[아...아하하...]
[쀼이입?]
매우 밝은 분위기가 그 로봇에게 전달되었던 것일까. 그 로봇은 손을 흔들며 소리를 내고. 이윽고 그 리본을 한 여자아이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삐쀼삐쁍!]
[어... 그래... 반가워!]
[허허. 로봇 군. 우리 사무소에 머무르겠다는 건가?]
[위융 삐이윱!!]
좋다는 듯한 음성과 함께. 그 로봇은 그 남성에게도 악수를 권하고. 주변 사물을 하나하나 파악하고 스캔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켜져 있는 한 대의 컴퓨터에 기계팔에 수납되어있던 장치를 컴퓨터 쪽으로 향하더니. 이윽고 한 장의 종이에 기계팔로 종이를 태워 글씨를 썼다.
-여기에 같이 있어볼게요, 그런데 여기 뭐하는 곳인가요?-
여담으로. 그 등에 메고 있던 거대한 무언가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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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아실 만한 분들은 아실 법한 친구가 주인공입니다.
반응이 많으면 많을수록 쓰는 데 힘이 날 것 같네요.
+캐릭터들의 대사는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나요?
1:XXX:대사
2:캐릭터 언급 없이 "대사"로 처리
3:캐릭터 [ 대사 ] 형식
9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가니메데스가 파랑새라던가..?!
개인적으로는 캐릭 [대사] 가 좋은거 같습니당
킹갓바스티온이 남코프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