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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제 6장 - 꼬리전쟁 : 상편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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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4, 2016 15:49에 작성됨.

팔다리가 뜯어져 허공에 흩날리고 있음에도 저 침착함과, 저 웃음의 의미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마에카와 미쿠는 의문에 빠졌다.

재생할 틈을 주지 않고 쉴새없이 몰아치는 연격속에서 한결같은 미소를 짓는 괴물을 보면서 공격을 가하는 괴물은 당혹감을 떨쳐내지 못한다. 마치 어린아이의 장난을 받아주는 어른과 같은 모습에 미쿠는 당혹에 이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 이건 - ! "

 

미쿠가 한 박자 텀을 두고 제자리에 선다. 그 찰나에, 그녀의 발끝과 팔끝으로부터 중심부까지 뻗어올라오는 두꺼운 힘줄들의 무리는 지렁이떼 마냥 꿈틀거렸다.

 

" 어떠냥 !! "

 

이윽고, 그녀가 잔상과 함께 도로 '훅' 하고 말 그대로 사라지자.. 여유만만으로 상처를 추스르고 있던 슈코의 표정에 변화가 생긴다.

 

한결같던 미소가, 주변의 공기와 함께 싸하게 내려앉았다.

 

 

" 이건 좀 위험할지도. "

 

 

이어서, 허공에 꼬리 한가닥을 주욱 뻗는다.

 

 

" ...라고 할 줄 알았지 ? "

 

뻗은 꼬리가 고무줄처럼 빠르게 줄어들면서 당겨지자, 뭔가가 음속에 준하는 속력으로 땅바닥에 추락하며 흙먼지를 일으킨다. 녹색의 눈동자는, 변함없이 정면을 응시할 것 같이 우두커니 서있다가, 먼지가 일으는 방향을 슬며시 처다본다. 눈가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 어 ... ? "

 

숨을 들이쉬고, 피를 토해낸다. 미쿠는 어째서 자기가 만신창이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머리가 어지럽고, 시야가 흔들린다.

이마를 타고 핏방울 하나가 뚝 떨어진다. 미쿠가 이마에 손을 대기 무섭게 뺨을 타고, 관자놀이를 타고 한 방울 한 방울씩 떨어졌다.

 

 

" 뭐가 어떻게 된... 거냥...! "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는 그 때, 복부에 압박과 함께 몸이 붕 뜬다. 바닥에 뒹굴며 미쿠의 안에 있던 반소화물질들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며 지저분한 궤적을 그린다. 여우의 발톱이 그 궤적을 따라 걸으며, 간교한 웃음으로 미쿠의 모습을 응시하고 있었다.

꼬리 아홉개가 현란하게 돌면서 마치 회전하는 듯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 왜, 놀랐어 ? "

 

 

간교하기 그지없고 약올릴 때나 쓸법한 신경질나는 말투로 그녀를 떠본다. 슈코의 도발에 응대에 자리에서 일어나보려고 하지만, 곧장 들어오는 발길질에 여지없이 차여 떠올랐다. 표현이 찼다... 에 근접했을 뿐이지 발길질을 '쏘았다.' 라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쏜살같았다.

정신차릴 틈도 없이 입속에서 위액과 함께 시뻘건 선지도 곁들여져 끔찍한 토혈이 쏟아졌다.

 

 

" 성질도 급하긴~ "

 

 

능청스럽게 말하며 걸어오는 모습과 달리, 그녀에게서 나오는 기세는 명백하게 살기다. 전쟁 때, 그리고 방금 전까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던 텅 빈 껍데기 같았던 시오미 슈코는 이미 속이 악(惡)으로 가득찬 악마와 같은 기운을 흉흉하게 내뿜고 있었다.

지옥불이 아홉 꼬리에 방울맺혀 불똥을 흘리는 것이 마치 야수가 먹이를 눈앞에 두고 침을 흘리는 것과 다를 바 없어보였다.

 

망설임 없이 구미호의 손아귀가 미쿠의 머리채를 잡아올린다.

 

그리고 완전히 눈과 눈미 마주치고 다음 순간에 미쿠의 모습은 사라진다.

 

 

" 고집불통이네. " 여우는 숨을 눈을 지긋이 감고, 중얼인다.

 

 

" Relations 기동. "

 

 

팔을 허공에 뻗고 꽉 쥔다.

 

보이지 않는 뭔가를 움켜쥔 여우의 입가에 다시금 미소가 가득차오르고, 쥔 그대로 힘껏 당기자, 다시한번 뒤편에 크나큰 충격음이 울려퍼진다.

 

" 크... 헉... ! "

 

충격음의 근원지에는 아까와 같은 미쿠의 모습이.. 아니, 더 심하게 피를 흘리고 있는 미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미쿠의 시점에서는, 분명히 자신은 슈코에게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몇번이고 방향을 바꾸어 발톱을 휘두르려는 때.

그 때 마다 시오미 슈코의 손아귀에 붙들린다. 자기 자신이 그녀 앞으로 끌려온 듯이 어느센가 허공으로 뻗는 듯한 손길에 붙들리고, 곧이어 지면에 처박혔다. 두번씩이나 당하면서 그녀는 그제야 깨달았다.

 

 

 

' ... 괴물...이다냥... ! '

 

" 당해놓고 또 같은 방법을 쓸 줄은 전혀 몰랐어. 솔직히~ 조금 실망했달까 ? 시키를 묵사발 냈다기에 내심 기대했는데. "

 

 

여우털이 난 발이 괴물고양이의 세가닥 꼬리 중 하나를 힘껏 밟자, 밟힌 부분에서 번데기 터지듯이 핏줄기 몇바닥에 공중으로 솟구친다. 이 격통은 머리를 부딪혀 혼미한 미쿠의 정신을 차리게 할만큼 충분히 격렬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자마자 슈코가 이번에는 미쿠의 멱살을 잡아올린다. 허리띠도, 소매도 이미 두번에 걸친 땅바닥과의 충돌로 걸레짝이 되어 이미 옷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손상되어, 뜯어진 천 사이사이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 자, 슬슬 마무리를 지어줄 - "

 

 

시오미 슈코는 말을 끝마칠 수 없었다. 그럴 수가 없었다. 미쿠의 오른쪽 팔의, 손목부분까지 분홍빛 입자가 되어 사라져있음과 동시에, 여우귀를 한 기민한 머리통이 목 위를 떠나 쏜살같이 튕겨나간다. 당연스럽게도 목을 잃은 몸통은 통제력을 상실하고 경련을 반복하며 뒷걸음친다.

 

그 과정에서 해방된 마에카와 미쿠의 오른손에는 피와 살점이 흥건했다. 미쿠는 숨을 몰아쉬었다.

 

" ...흥 ! 싸움은 끝까지 가야 아는거다냥. "

 

 

미쿠의 얼굴에 '꼴 좋다 !' 가 쓰여지기 직전에. 그녀의 시야 안에 있는 상황은 그녀의 웃음을 뚝 그치게 만들었다. 힘을 잃고 꼬구라졌어야 할 머리가, 그러기는 커녕 우두커니 정자세로 서있었다. 목 위에서 솟구치던 분수가 지옥불과 함께 잦아들고 녹색의 옥염은 목 위로 솟구치면서 기어코 사람의 머리모양으로 그 형상을 바꾼다.

 

불길이 타오르다가 한 순간, 씻은 듯이 날아가고.

그 위치에 있는것은 언제나의 시오미 슈코의 머리, 얼굴.

 

" 이럴, 수가... ! "

 

" ....맞아, 미쿠. 싸움은 끝까지 가야 아는거지. 그치 ? "

 

자주빛으로 빛을 내고있는 미쿠의 눈동자를 바라보다가, 슈코는 인상이 급격하게 험악해지더니 언성을 높인다.

 

 

" 뒈져삐라 !! "

 

진한 사투리투성이 고함과, 옥색 지옥불이 주변 일대를 뒤덮었다. 지면을 차고 돌진하는 슈코의 손을 캐치해서, 힘껏 비튼다. 이두박근과 삼두박근이 발톱에 집힌채로 기묘한 방향으로 틀어지며 발톱에 찢겨나간다. 하지만, 지옥의 불꽃을 두른 채 그녀의 손은 멈추지 않고 오히려 미쿠의 팔을 맞잡았다.

 

" 타버려라 ! "

" 거절하겠다...냥 !! "

 

미쿠가 오른 소매를 완전히 뜯어내고 도마뱀 꼬리자르듯이 팔을 확 빼낸다. 그러기 무섭게 소매가 통째로 잿가루가 되어 바스라졌다. 이미 주먹과 주먹이 아닌, 짐승의 발톱과 발톱이 서로를 휘갈기면서, 싸움은 본격적인 육탄전으로 변했다.

 

복부를 찍어올리려는 무릎을 한쪽 다리로 감싸안으며, 미쿠의 이빨이 가느다란 목덜미를 힘껏 물고 그대로 힘껏 젖힌다.

서로 살을 부대끼면서 격양된 둘의 혈투는 이미 인간의 싸움이라고 보기 힘들정도로 야만적이고 거칠었다.

 

허나 이대로라면 당연하게도 시간과 함께 불리하게 되는것은 미쿠였다. 그녀 쪽에서는 예측하지못한 카운터로 인해 그녀의 자랑이자 강수가 봉인되었으며 머리를 부딪힌 충격이 가시지도 않은 데에 비해, 슈코 쪽은 불이 피어오르면서 모든 상처가 실시간으로 회복되고있었으니 당연한 것이다.

 

슈코의 목덜미로부터 솟구치는 피안개가 녹색 불길과 함께 사그라지면서 정상으로 돌아간다.

동시에, 서로의 관절을 부러뜨리려고 하는 왼쪽 팔끼리의 우위에서 슈코가 앞선다.

 

팔꿈치 맞은편의 급소를 손톱으로 찍어누르고, 흥분하여 통각을 잊고있던 미쿠에게 아픔을 일깨워준다.

 

" 냐아아악 - ?! "

 

" 내 고기는 익혀먹어야 맛있다고 안카나 ! "

 

비어있는 왼손에서 다시금 불덩이가 피어올라 그대로 비명을지르며 벌어진 미쿠의 입속으로 쑤셔들어... 갈 뻔 한다.

 

" 말라붙어서, 살가죽밖에 없다냥 - ! "

 

 

' 우두둑 ! ' 마에카와의 손은 놀지않고, 불덩이를 머금은 손아귀를 바로 앞에서 잡아채어 힘껏 비틀었다.

 

 

" 으극... 크으으.. ?!  "

 

 

제 아무리 사도라 하여도, 불사의 힘을 지니고 있다 하여도 그녀는 오감을 갖춘 생명체. 통각이 확연히 존재했다. 여지껏 가식 아래에 고통으로 인한 불쾌감을 감추고 있었으나 육탄전이 계속되면서 걷모습 뿐인 미소 밖으로 그녀 본연의 날카로운 성질이 삐쳐나오고 있었다. 손을 부리뜨리다 못해, 있는 힘으로 한껏 쥐어짜지자 그 고통은 더 심해져감에, 결국 아픔을 이기지 못하고 양 발로 힘껏 미쿠의 복부를 차내며 뒤로 뛰어오르기에 이른다.

 

슈코가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미쿠의 발걸음이 한발짝 뒤로 물러선다.

그 찰나를 목격한 구미호는 찡그리고 있던 입술에 웃음기를 돌이켰다. 아까같은 여유만만한 기만자의 웃음이 아닌 광기로 가득찬 광소 그 자체였다.

 

" 헤에. 세번째 시도야 ? "

 

" ..... "

 

미쿠는 무언으로 바닥을 딛고 무릎을 굽힌다.

 

 

" 히히...히히히히 ... ! 좋아, 좋아좋아 !! 받아주겠다고 ! "

 

미친듯이 웃어재끼며, 아홉꼬리에 불덩이를 불러온다. 비취색의 눈동자가 번뜩이면서 먹이가 아가리 안으로 들어오길 기다리듯이 히죽거리며 입맛을 다시는 듯 보였다.

관자놀이를 따라 턱 아래로 핏방울이 떨어진다. 괴물고양이의 눈에 다시금 밝은 자주빛이 감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마에카와 미쿠의 모습이 사라졌다.

 

" 말했잖아 ? "

 

슈코는 작게 중얼인다. ' Relations 기동. ' 꼬리 한가닥이 옆으로 뻗되, 이전과는 달리 끄트머리에 피우던 불길을 겉에 둘러싸듯이 감싼 형태를 하고 있었다.

 

" 다 보인다고 -! "

 

꼬리가 순간 고무처럼 늘어가 뭔가를 똬리로 감싸, 힘껏 당긴다. 

 

 

다음 순간에.. 얼굴에 광소가 만연했어야 할 슈코의 얼굴은, 당황에 가득차 동공을 수축시켰다.

 

" 어... ?! "

 

슈코의 뒤, 아홉 꼬리 너머로 자주색으로 빛나는 눈동자의.. 명명백백한 괴묘(怪猫)의 얼굴이 치아가 부러질 기세로 입을 꽉 다문채로 나타나있었다.

 

 

" 말도안ㄷ.... "

 

 □□□□□ ── ! ! ! 

 

 

' 퍼억 - ! '

 

확연한 짐승의 울음소리가 섞인 기합과 함께, 꼬리 다섯과 슈코의 상반신이 통째로 뜯겨져 공중에 날아간다. 뜯겨나간 피와 뼈, 살점 등등이 허공에서 찰나의 순간에 더 자잘하게 쪼개져 가루가 되어 뿌연 연기가 되어 흩어져갔다. 미쿠가 숙였던 허리를 피자, 머리 위로 피구름이 내려앉는다.

녹색의 불길들이 잦아들고 다리밖에 남지않은 덩어리가 균형을 잃고 나자빠진다. 마에카와 미쿠는 짐승같은 신음소리를 반복해서 흘리다가.. 어느 시점에서 숨을 고르쉬며 사람의 음성을 내었다.

 

" 하마터면.. 없어져버릴 뻔 했다냐... "

 

긴 숨을 내쉰다.

눈 앞에 쓰러져있는 하반신이, 잠시 후 커다란 불길을 내며 타들어간다. 그대로 거기에서 상반신이 도로 솟아나올지도 모르기에 잔뜩 경계하고 있었으나, 다행스럽게도 불길은 남아있던 신체를 그대로 집어삼키고 매개가 없이 허공에서 바스라지다가 꺼졌다.

 

다시금 한숨을 내쉬면서 마에카와 미쿠는 땅바닥에 주저앉는다.

긴장이 풀린탓인지 그제서야 두통이 엄습해왔다.

 

" 머리가 띵 하다냥... "

 

 

 

 

머리에 들러붙은 핏가루들을 털어내려다가 저릿한 감각에 소스라쳤다. 아까 전, 슈코가 손톱으로 찍어누른 급소가 그 원인이었다.

 

" 깊게도 찔러넣었다냥... 이건 나중에 지장이 갈지도 모르겠네. "

 

그러곤 자리를 박차로 일어난다.

우메키 오토하와 아사리 나나미에게 생존신고를 하러 가야한다.

 

그리 여기고 미쿠는 눈을 감았다 떴다.

 

 

아까까지와 또 다른, 황무지가 아닌.. 그치만 촉촉한 흙과 풀로 무성한 장소는 더군다나 아니었다. 위화감이 미쿠의 뒷목을 타고 올라왔다.

 

 

" 뭐냥.. 뭐가 어떻게 된거냥... ! "

 

고작 수십분 전 까지만 해도 오토하와 마주앉아 술잔을 나누던 바위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정도로 박살나있고, 냇물은 말라붙어 대신 시커먼 궤적만을 남겨놓은 채 였으며, 곳곳에는 짐승과 식물들이 새까만 숯덩이가 되어 널부러져 있었다.

숲이 잿더미가 된 상황에 미쿠는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당황한 채 주변을 돌아봤다. 생존신고를 받아야 할 두명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심지어 시체조차도 존재치 않았다.

 

" 이건 대체.. 오토하씨 !! 나나미 !! "

 

아무리 외쳐봐도 돌아오는 대답 없이 불안한 정적만이 한결같이 공기를 메운다. 미간을 찌푸리면서 두 눈을 휘둥그레 뜬 채로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녀는 고래고래 소리지른다.

 

" 오토하씨 !!! 나나미 !! 대답ㅎ - "

 

푹 !

 

 

" ... 커헉 ?! "

 

소리치던 중 옆구리를 파고드는 뭔가에, 미쿠가 차마 대처하지 못하고 피토와 함께 붕 떳다 바닥에 부딪혔다.

온 몸을 감싸는 격통에 뭄부림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큼지막한 발바닥이 안면을 걷어찬다.

 

 

" 지금 남들 걱정 할 때야 ? "

 

애써 여유있으려고 하는... 흥분에 가득찬 목소리가 미쿠의 정신을 퍼뜩 깨운다.

 

 

" 니 짐 죽을 위기라꼬... 알고있나 ? 아앙 ?! "

 

분노가 머리끝까지 가득 차오른 구미호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분명히 방금 전에 쓰러뜨렸을 터인 여성이 지금 자기 눈앞에 힘줄을 한껏 세우며 죽일기세로 노려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 덕분에 이쪽은 꽤 아팠다고... ! 아팠다고 !! "

 

퍽 ! 퍽 !

 

구멍뚤린 옆구리를 두 번. 세게 밟았다.

비명도 지르지 못할만큼 깊은 아픔이 신경을 타고 온 몸에 몸서리치라고 신호를 보낸다.

 

" ..... !! "

 

" 그거 알아 ? 불사여도 아플건 다 아프단거... 근데 네가 알 리가 없겠지? 그치 ?! 이 버러지가아 - !! "

 

퍽! 퍽! 퍽! 퍽 . . . !

 

 

" ...아... 흐악... ! 냐학.... ! "

 

" 너도 어디, 아파봐라 ! 고통을 느껴 !! 혹시 알아?! 우리쪽에 누구처럼 버릇이 될지도? 히히히히... 히히히히히히 !!! "

 

 

정신병자마냥 터져나오는 웃음소리가 잿더미가 된 인근으로 퍼지며 적막을 깬다. 미친 여우가 괴물고양이를 전심전력으로 즈려밟아 고통을 선사해주는 하늘 아래에는, 그 어떤 살아있는것도 보이지 않았다.

 

숨소리가 거의 실성한 것 처럼 불규칙적으로 변해갈 무렵에, 시오미 슈코의 발길질은 그제서야 멈춘다. 비취색 눈이 움츠러든 채 움찔거리는 모습을 내려다보다가 허공을 응시했다. 그리고 뭔가 말한다. 마치 뜬구름속에 누군가가 자기에게 말을걸어오는 것 마냥.

 

" 진짜로 ? 마무리 지으면 안돼 ? 왜 ? .... 반항하는게 아니라 내 말은.... "

 

 

그렇게 몇번을 공중에 말을 지껄이다가, 땅이 꺼질듯 숨을 내쉬면서 뒷걸음친다.

 

 

" 하아... 물러나라니까 별 수 있나. 까라면 까는거지. "

 

진심으로 아쉽다는 듯, 눈가의 핏발을 가라앉히며 한숨쉰다. 이윽고, 기분나쁜 환청같은것이 주변에 울려퍼지며, 슈코의 주변에 녹색 불길이 몰아쳤다.

 

 

" 그럼, 볼 수 있으면 또 보자구. "

 

 

기만에 가득 찬 미소를 끝으로, 지옥불의 돌풍과 함께 구미호는 그 자취를 감춘다.

 

잿더미가 된 숲의 중심부 속에서, 그녀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다.

 

상반신을 일으키고.. 천천히 양 다리를 움직여보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시야가 점점 뿌옇게 변해가고.. 그런 도중에서야 흘린 피가 너무 많음을 깨닫는다. 옆구리에 난 구멍과, 완전히 벌어진 머리의 상처로부터 피가 실시간으로 흘러내려왔다.

 

 

" 오토하씨....나나.....미..... "

 

 

 

' 털썩 . ' 힘없이 바닥에 쓰러지는 발톱의 날카로움이 점점 무뎌저 간다. 바짝 서있던 털들이 가라앉는다.

 

생명의 고동이 점점 옅어져만 갔다.

 

 

그렇게 , 마에카와 미쿠의 삶은 마무리를 지어가는 듯 하였다.

 

.

.

.

 

.

.

.

 

 

" . . . . . ! "

 

" . . . . "

 

" . . . 아 . . "

 

" . . . 료 . . 까 ! "

 

..

.....

 

....

.......

 

" . . . 으. "

 

시끄러운 소리에 눈이 뜨인다.

아마도 두 사람. 서로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 엘릭서는 그게 마지막이었어. "

 

" 상관없어 ! 살릴 수 만 있다면... ! "

 

한 층 성숙한 여성의 목소리와, 다른쪽의.. 자기와 조금 더 가까운 여성의 목소리가 서로 옥신각신거렸다.

 

" 아.. 미쿠... ! 다행이다, 정신이 들었어. "

 

가까운 목소리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마에카와 미쿠는, 침착하고 차분한 느낌이면서도 왠지 모르게 싫지 않은 그 목소리의 주인을 알고있었다.

틀어막힌 목에 힘을 짜내서 간신히 그 이름을 입밖으로 낸다.

 

 

" . . 린 . . 짱 ? "

 

" 응 ! 내 목소리도 들리나보네. 정말, 정말로 다행이야... ! "

 

아련한 눈길로 나기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머리맡에 느껴지는 부드러움은, 아마도 그녀의 허벅지의 감각이리라.

 

 

" 하아.. 앞으로 엘릭서가 정제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생각만 해도 갑갑하군. "

" 지금 사람을 살렸는데 그깟 물약이 중요하다는거야 당신은 ? "

 

 

" .. 다친사람 앞에서... 쌈질이냥... "

 

눈매가 가는 여인과, 시부야 린이 싸우고 있었다.

눈매가 가늘 여인 쪽은 미쿠도 몇번 본 적 있는 얼굴이었다는 걸.. 시야가 돌아오면서 깨달았다.

 

" 괴물.. 사냥꾼 ? "

 

" ...아아. 몇 주 전에 신세를 진 왕국사람인가. "

 

그제서야 알아보겠다는 듯 여인은 고갤 끄덕인다.

 

" 뭐야 당신. 미쿠랑 아는 사이였어 ? "

" 이전에 약 소재를 구하러 돌아다닐 때 도움을 받았었지. 아무튼... "

 

말을 잇기 전, 여인이 물에 젖은 천으로 미쿠의 얼굴을 훑는다. 시뻘건 핏자국이, 천에 그대로 들러붙어 빨갛게 바꾸었다.

 

 

" 엘릭서를 세 병이나 쓴것도 있다지만, 살아남은게 기적이군. 일단은 푹 쉬게 하지. 설명은 그 다음이니까. "

 

 

여인이 천을 거두자, 졸음이 쏟아진다. 저항 할 수 없는 수면욕에 마에카와 미쿠는 굴복하고 무거운 누꺼풀을 그대로 닫는다.

 

 

 

 

 

비슷한 시각.

미시로 왕국, 왕도 우사밍.

 

왕국의 궁성은 먼 옛날, 엘프의 건축 양식의 거의 보전한 상태에서 내구도만 개수해온지라 전 세계에서 아름답고 웅장하기로는 소문 난 건축물이다.

그리고.. 이렇게 아름답고 거대한 건축물인 만큼(?) 그 안에는 여러가지 비밀이 감춰져 있다.

 

죠가사키 리카에 의해, 화(和)의 마을에서 생포된 광인은 세간의 눈을 피해 야음을 틈타서 수도성으로 이송되었다. 

히노 아카네의 행방은 묘연했지만 여지껏 잡힐 만 하면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던 극단적인 광신도들과 달리, 그 광인은 패하고 난 뒤에 무저항으로 일관하였다. 분명히 건질 만한것이 존재한다는 왕국의 판단하에 리카는 명을 따라 광인을 이송했다.

뭔가 미심쩍은 것이 느껴졌으나, 그것까지 일일이 신경 쓸 만큼 죠가사키 재단 측의 상황도 녹녹치 않았다.

 

그리고 이송되고서 몇 시간이 지난 현재.

 

어두운 통로를 따라 빛이 있는 작은 방에 다다른 형체는, 거칠고 투박한 맨발에.. 누더기나 다름없을정도로 너덜너덜해진 드레스를 입고있었다.

여성은 실없이 웃다가 뒤편에 따라붙어있던 병사에게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는다. 하지만, 여인은 웃음을 흘리는걸 멈출 줄 모른다.

 

석재로 된 빽빽하고 좁은 방 안에.. 한개의 책상과 두 개의 의자만아 덩그러니 놓여있고, 의자 중 방 안쪽에 있는것에는 누군가가 앉아있었다.

 

" 광인을 앉혀라. "

 

앉아있던 이가 그리 말하자, 병사는 여인의 어깨를 부여잡고 힘껏 눌러 강제로 의자에 앉힌다. 양 손을 등 뒤로 묶고있는 족쇄와 쇠고랑이 여성의 입장을 단적으로 표현했다. 거기에 더해, 시커멓고 투박한 안대까지 눌러쓰고 있어, 수상쩍은 느낌까지 더한다.

 

그러나 그 모든것들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여인은 쉴새없이 웃음을 흘릴 따름이었다.

 

의자에 먼저 앉아있던 후드 쓴 남성이 병사들에게 나가라고 손짓하자, 철문이 굳게 닫히는 소리와 함께.. 빽빽한 밀실 안에는 횃불이 타들어가는 소리. 그리고 여성의 실없는 웃음소리만이 들렸다.

 

 

" 이번 광인은 정말로 특이한 부류인 듯 하군. "

 

남성이 손가락을 튕기자, 아무것도 없던 남자의 뒤 편 벽으로부터.. 사람의 형상이 두 개, 나타난다.

두 형상이 나타나자마자.. 여성은 더욱 큰 소리로 웃기 시작한다.

 

" 흐흐흐... 흐흐히히히 . . . !! "

 

" 뭐가 그렇게 웃기지? 실성한건가 ? "

 

" 흐히히히히히 . . ! "

 

" ... 어느 쪽이든 관계없나. '심문'을 시작해라. "

 

두 형상이 허리춤에서, 각각 갈고리와 가위 비슷무리한 도구를 꺼내든다.

'깊은 곳의 교단' 이라고 하는 집단의 '심문' 은.. 통상의 그것과는 방향을 달리하는 것이었다.

헌데...

 

" 느으으으껴어어지이인다아 . . ! "

 

" 음? "

 

 

" 그분의.... "

 

" 그분의 ? "

 

여인이 사람의 말로 그리 중얼였다. 남자는 또 광신도들의 중얼거림인가 하며 무시하려 했다.

 

그리나 다음 순간에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 그분의 그림자가. . . 길어지는 도다. "

 

 

여인이 아닌 '무언가' 가 함께 그리 읉조리는 것 같았다.

 

동시에, 안대가 흘러내리며 붉은 눈동자가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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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는 살아있습니다 !

 

살아판님이 신데계신다 !

 

 

....

네....

6장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린&루미 페어와 미쿠의 합류. 라기보단 미쿠를 흡수합병했다고 하는것이 옳겠네요.

나나미는 어떻게 되었나?! 그 결과는 다음 장 초반에 나올 예정입니다 ! 더 구를 예정이라는 말과 동의어입니다(먼 산).

 

린도 구르고 미쿠도 구르고 나나미도 구르고... 그 외에 출현하게 될 다수의 인물들이 수난을 면치 못할 예정이지요.

 

개중에 사망자가 생길지도?!

 

아 그리고 별개로, 슈코의 불사능력 매커니즘은 고급 레스토랑의 대악마님의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 영혼이 충만하면 → 빠른 부활 ! ] 이라는 것도 어느정도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입니다.

그렇다고 빨간 머키마냥 약한건 아닙니다 ! 미쿠가 센거에요.

 

그리고 또 하나 더, 각 사도들의 불사 매커니즘은 전부 다 다릅니다. '~'

다른 사도들의 불사능력에 대한 상세한것은 기회가 되면...

 

또 후기가 길어지려고 하니, 이쯤에서 끊도록 하죠.

그러면, 여기까지 봐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과 함께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다음 장에서 뵈용 ~ '~'/

 

 

※ 설정 및 프로젝트 참여 관련 문의 적극 환영합니다. 쪽찌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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