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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Side Story : 검은 태양 - 前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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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25, 2016 02:48에 작성됨.

미시로 왕국의 궁성에서 아래로 수백 미터를 내려가면 있는 어느 어두컴컴하고 무채색인 공간이 존재한다. 평범한 이들이라면 결코 볼 일도, 갈 일도 없는 왕국의 지하감옥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밀폐성과 엄중함으로는 제국의 여타 수용소에 뒤지지 않는 수준을 자랑한다고, 알려져있다.

거기에 갖힌 자들은 대부분 사형받아 마땅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집행이 유예되어있거나, 혹은.

 

" 싫어 . . 흐우우우 . . 싫어 . . 싫어어 . . "

 

" 어이, 거기! 조용히해 ! "

 

이런 경우의 특수한 인물들도 몇몇 감금되어있다. 고작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기사단장 대리직에 임해있던 여성, 카미야 나오는 독방에 감금되어있었다. 그 이유는 오직 단 한명, 후타바 안즈만이 알고있었다. . . 고 알고있으리라.

 

미미한 횃불의 빛만이 가득한 복도, 그리고 작은 창구조차 없이 밀폐된 밀실 안 어둠속에서 나오는 어디서 엄습해올지 모르는 공포의 눈길에 두려움에 떨었다.

 

 

후후후후후 - .

 

 

그리고 동시에, 바로 옆에 붙어있던 독방에서는 작은 웃음소리가 세어나온다. 간수는 닥치라고 거친말로 내지르며 막았지만, 머잖아 다시 웃었다.

참다못한 간수는 독방의 죄수와 바깥복도를 잇는 유일한 칸막이의 입구를 열고 안을 들여다본다.

 

" 어머, 풀어주시게요 ? "

" 이익 . . ?! "

 

간수는 봤다. 그 작은 틈새 너머로 보이는 푸른 눈동자 하나를.

눈동자를 보고 식겁한 그는 곧장 칸막이를 되닫고 주변을 둘러본다. 자기 옆에있던 다른 간수가 왜 열었냐며 질타하는 소리가 복도를 가득 메꿨다.

 

 

후후후후 - .

 

 

그 사이, 웃음소리는 다시 실실실 독방에서 세어나왔다.

계속해서 듣다가 진절머리가 난 두 간수의 걸음걸이가 빨라진다. 벌써 한달동안 이시간만 되면 웃어제꼈다. 이대로 웃음소리를 계속 듣고있다가는 미쳐버릴 것 같다는 심각한 생각이 들었다. 둘의 걸음이 멀어지면서 지하감옥 복도에는 정적만이 자리잡는다.

 

 

" 오지마오지마오지마오지마오지마 . . . "

 

" 후후 . . 익숙한 목소리네. "

 

계속 웃음을 흘리던 목소리는 옆의 중얼임에 흐름을 멈추고 말을 건넨다. 그러나 나오는 계속 부정하는 말만을 속삭이며 떨고있을 뿐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윽고, 여인이 다시 말을 건넸다.

 

 

「 별빛 부스러기의 속삭임은 들리지 않는다. 너에게. 」

 

 

목소리 자체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은 뇌쇄적인 울림이 나오의 귓구멍을 파고들어가 뇌를 자극하며 흔든다. 한순간의 격렬한 어지러움이 반고리관을 혼란시키며 몸을 흔들다가 수초 후, 가라앉는다. 카미야 나오가 몸을 일으킨다. 아까 전과는 달리 눈동자에 초점이 분명했다. 몸의 떨림은 어디론가 날아가버린듯 일절의 흔적도 없었다.

 

주변을 다급히 둘러보고, 팔을 뻗어 어둡고 좁은 공간이라는 걸 인지한다.

곧이어 자신이 감금됬다는걸 깨닫는다.

 

 

' 여긴 . . 감옥? 분명 나는 사이온지 코토카의 . . 그리고 . . '

 

 

보이지는 않지만 동시에 다시금 옆 독방의 여인의 목소리가 말을 건넸다.

 

" 이래서 세상 한치 앞을 알수 없는게 재밌다니까 ? 후미카짱은 이런 재미를 모르니까 불쌍할 따름이지 . "

" . . 어? 그 목소리는 ! "

 

나오가 어둠속에서 언성을 높여간다. 왕국에 있는 이라면 누구든 그 미려한 목소리를 듣지않은 이가 손에 셀 정도인 그녀의 이름은.

 

" 타카가키 카에데 . . ! "

 

 

타카가키 카에데, 나오가 목소리에 힘을 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 때 이 나라 왕국을 뒤엎으려 했고, 종국에는 '시그널라이즈' 라고 하는 수상하기 짝이 없는 의식으로 대륙 전체를 집어삼키려 했던, 위선자. 희대의 악녀. 마녀.

그 어떤 험담과 욕으로도 그녀가 저지른 악행들을 대신 표현 할 수 없다. 나오는 일어나 한마디 지르려고했지만, 곧 양 다리사이가 족쇄와 사슬로 이어져있다는 또다른 사실을 깨달았다.

 

 

" 나한테 말걸지마 ! 이치노세 박사가 없는 지금. 당신은 언제 사형당해도 마찬가지라구, 알아 ? "

 

" 그래그래. 그렇겠지. 하지만 카미야 나오 . . 라고 했던가 ? 나오짱이라고 부를게 ? "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가 독을 품은 음식처럼 느껴졌다. 귀에 착착 감기는 감미로움 안에 어떤 꿍꿍이가 있을지 생각하니 나오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바로 직후, 이어지는 질문은 단도직입적인 하나.

 

 

" 네가 뭘 저지른지는 알고있니 ? "

" . . . 공문서 위조. "

 

나오는 즉답한다. 시체안치소에 들어가기 위해, 왕실인감을 복제하고 문서를 꾸며서 안으로 들어갔었다. 그정도의 중죄라면 지하감옥에 같히기에 충분했었다는걸 나오는 알고 내심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생각 전체를 무시하듯이 카에데의 비웃음이 날아왔다.

 

주채없이 닫힌 입 사이로 흘리는 후후소리에 나오가 발끈해서 다시 일어서려 하며 성질을 냈다.

 

 

" 뭐, 뭐냐구 ! 왜 웃는거야 ?! "

" 어머, 미안. 하지만 난 그런 하찮은 일을 물어본게 아니야. 그런건 나도 재상시절에 많이 했었으니까~ "

 

 

자기입으로 또 하나의 드러난 악행을 자랑하듯이 떠드는 카에데의 태도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전쟁때 임시석방되어 다른 앱솔루트 나인의 감시를 받으면서도 보인 여유로웠던 모습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 때 나오가 느꼈던 감각이 위화감이었다면 . . 이번에는 섬뜩함이었다. 주변을 감싼 어둠과 더불어 그녀 안에 있는 공포감이 피어올랐다.

 

 

" 아무래도 본능이 방어기재를 발휘했나보네. 그러면 어쩔 수 없지. "

 

 

「 잊어버린, 기억을, 돌이켜라. 카미야 나오. 」

 

" 에 ? 잠ㄲ ─ 으아아아아아아악 ? ! "

 

마법에 걸린것 같은 목소리가, 차마 대처할 틈도 없이 귓속으로 파고들고 나오가 양 손으로 머리를 움켜쥐며 무릎꿇는다.

 

머릿속에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기억을 흘려넣는것은 이미 익숙할정도로 많이 했던 그녀였으나 이번에는 뭔가 달랐다.

 

자신의 눈으로, 되내임으로 이해 할 수 없는 수많은 단편들이 주마등처럼 쉴새없이 지나가면서 . . 마치 형체를 가진것처럼 머릿속을 두들기기 까지 했다. 정확하게 인지할 수는 없었지만, 끔찍하고 가혹한 무언가들이 모두 지나가자 통증도 사라진다.

그녀는 일어선다. 사슬이 꼬이지 않게 천천히 몸을 일으켜서 서는데에 성공한다. 감옥안에 한바탕 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듯이 어지럽고 머리가 아팠지만. 카에데가 무슨 말을 할지 몰랐기에, 무슨 짓을 할지 몰랐기에 정신을 바로잡으려 애쓴다.

 

 

" 방금 그건 . . 그건 . . 나한테, 뭘 한거야 . . . "

 

" 네 본능의 리미터가 수용하는 한계 이상의 기억을 보여줬지. 네가 읽어낸 '별'의 기억을. "

 

" 별의 . . 기억 ? "

 

" 후후후 - . 역시나,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그나저나 . . . "

 

 

걸음소리. 철그럭거리는 쇳소리가 가까워진다.

 

" 더 떠들면 창으로 그 목구멍을 뚫어버릴 줄 알아 ! "

 

간수들이 돌아왔다. 그들중 하나가 돌아오자마자 칸막이를 열고 카에데에게 욕을 마구 퍼부었다.

하지만 카에데는 조용히 하기는 커녕 의외의 말을 던진다.

 

 

" 이제 조건도 갖춰졌겠다. 가식은 그만부리시는게 어때요 ? 간수여러분. "

" 뭐 ? 뭐라고 지껄이는거야 ! "

" 슬슬 본격적으로 어필하시는건 어떠신지 ? "

 

 

' 지금 둘이 뭐라는거야 ? '

 

말끝에 흘리는 웃음이 실로 의미심장하기 짝이 없었고, 애초에 그녀가 하는 말이 뭘 뜻하는지 나오로썬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듣는 쪽도 뭔가 이상했다. 아무란 말이 없이 오로지 정적 뿐. 감방에는 간수가 있음에도 고요함만이 가득찼다.

 

조금 있다가 말이 나왔다. 간수 쪽에서.

 

 

 

 

" . . . 그분께선, 너의 존재를 윤허하지 않으셨다. "

 

뜯밖의 말이 튀어나와 나오는 깜짝 놀랐다. 대화의 흐름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곧이어 다른 간수도 동료의 말을 거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얼빠진 듯 하지만 묘한 중압감을 내뿜고있었다.

 

 

" . . 푸른 새는 그 어떤 경우도 용납될 수 없다. "

" 그것이 모조품이라 할지라도. "

" 주인님의 앞길을 가로막는자. 영원히 침묵하리라. "

" 너의 존재는 주인님의 빛을 가로막는다. 용서되지 않는다. "

" 용서할 수 없는 존재. "

" 허용될 수 없는 존재. "

" 은총이 세상에 퍼지리라. "

" 허나 너희는 스러지리라. "

 

 

 

주문처럼 중얼거리는 언행에, 나오는 침을 삼켰다.

 

" 가, 간수님들 ? "

 

칸막이가 열리는가 싶더니 길고 날카로운 무언가가 삽시간에 비집고 들어온다. 나오가 본능적으로 몸을 틀자, 날카로운것은 나오의 바로 옆 석재바닥에 박혔다. 칸막이 너머로 비춰지는 미세한 횃불의 빛을 통해 추정컨데, 아마도 창이었으리라.

하지만 그걸 생각해봤자 그들의 찌르기가 멈출 리도 없고 방법이 떠오르지도 않았다.

 

 

" 으힉 ! 히익 . . ?! "

 

온갖 감탄사를 내뿜으며 어둠속에서 미미하게 보이는 창날을 피하는 나오에게 일절의 자비도 없는 어두운 눈동자들은, 창질을 반복한다.

그리고 무언가를 꿰뚫는 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들린다.

 

" 으악 찔렷 . . ! 응 ? "

 

칸막이 너머로 무거운것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서, 촉촉한 뭔가가 얼굴에 튄다. 너머로 보이는 작은 불빛에 비춰지는, 경악에 가득 찬 얼굴이 헤모글로빈 분수를 내뿜으면서 여지없이 꼬구러졌다. 무슨 조화인지 혹여나 하여 벽에 귀를 대보니 아니냐 다를까.

 

 

「 자, 이제 문을 열고 . . 자기 칼로 목을 찌르도록 해요. 걱정마세요. 당신은 죽지 않을거니까. 」

 

 

' 철컹 ! ' 두께 수십센티의 철문이 열리면서 끌리는 소리가 귀를 후벼파다가, 걸음소리가 천천히 독방에서 바깥으로 옮겨간다.

이어서, 남아있던걸로 추정되는 나머지 간수가 미친사람처럼 웃더니 . . 살점을 뚫어버리는 질퍽이는 소리가 간접적으로 나오의 볼에 튀겼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드러나는 모습.

 

 

" 갑갑하지 않니 ? "

" 무슨 꿍꿍이야 ? "

" 후후~ 글쎄 ? 내가 무슨 꿍꿍인지 궁금하면 쫓아와서 알아봐보는건 어때 ? "

"  . . 당신에게 질문을 한 내가 잘못이지 . . "

 

말은 한껏 불만과 거부감이 가득했지만 두 사람이 손을 맞잡는다. 당연하게도 기억은 읽을 수 없다. 푸른 힘을 지니고있는 타카가키 카에데에게는 자신의 기억을 읽는 능력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분했지만, 이대로 갇혀있어도 역시나 진전되는 건 없었다. 더군다나 사기적인 힘인 「 원드 올마이티 」 가 아직 어느정도 건재하다는것도 나오의 판단에 보탬이 됬다.

 

당장 그녀를 뿌리치려고 하면 무슨 수작을 부릴지도 몰랐다.

아직도 떠올릴때마다 섬뜩한 이 기억은 도대체 누구의 것인지 . . 사이온지 코토카와 어떻게 관련이 되어있던건지 알아야한다.

오랫동안 살아온 뮤즈에 대해서도 알고있던 그녀였으니, 분명 이리저리 방법을 찾다보면 실마리가 잡힐수 있을지도 모른다. 친우인 시부야 린과 관련된 무언가를 알아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말해두겠지만, 당신 의도대로 고분고분하지만은 않을테니까 ! 절대로라구 ! "

 

" 쿠후후후 - 무섭기도해라. 기사님 정말 무서운 분이시군요. " 

 

기합 잔뜩 들어간 그녀의 언성에, 카에데는 걸음과 함께 웃음소리를 흘릴 따름이었다.

 

" 그.러.니.까 ! 비웃지말라구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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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이랑 같이 진행하게 될 사이드스토리입니다.

 

전 중 후의, 총 3개의 편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며 시간대는 제 3장 관측자 편에서 1~2주 정도 이후의 시기입니다.

이 편에서 주연은 나오와 . . . 카에데 ? 

카에데는 조금 고민중입니다. 전개를 두갈래정도로 크게 만들뒀으니까요.

 

본편(제 4장 3화)도 빠르면 오늘중에 올라올 예정입니다.

 

그러면, 제 부족한 필력을 봐주시는 여러분께 언제나 감사를 드리며 물러나겠습니다.

 

 

신데렐라 판타지는 여러분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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