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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제 3장 - 관측자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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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2, 2016 20:35에 작성됨.

그러던 어느 날, 너무 커져버린 혼돈이 깨지면서 빛과 함께 열 세명의 우상들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각자의 열 세가지 재주로 사람들을 돕고, 나쁜 마귀들을 물리쳐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 으뜸은 햇님와 별님이었습니다. 햇님은 평범했지만 항상 사랑으로 모두를 대했고, 별님은 열 세명 중 재능이 가장 뛰어났습니다.

둘은 다른 우상들과 함께 사람들을 모아 마귀의 왕과 맞서 싸웠죠.

 

.

.

.

.

.

.

 

무심코 눈을 떴다. 언제부터 눈이 감겨있던건지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로.

시야가 몽롱하여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으나, 햇볓은 아니었다. 은은한 누런 빛이 측면에서 전해져와, 흐릿한 시야를 따갑게 쪼았다.

아마도 랜턴의 빛. 시야가 선명해질 수록, 지금 보이는 시야 안에 무엇이 들어오고 있는지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천장이었다. 나무와 흙으로 가볍지만 단단하게 땜질 된 천장. 되는대로 손을 뻗어 닿는것은, 자갈과 부드럽고 습한 흙의 감촉. 이것들을 통해 그녀는 똑바로 차려지지 않는 의식 속에서 열심히 추리해내어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

 

" 지, 하 . . ? "

 

" 정신이 좀 드나 ? "

 

낯선 목소리가 린의 목소리에 반응했다. 그녀의 시야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부터 자갈을 차는 발걸음과 함께, 낯선 여성의 목소리가 그녀의 의식을 한층 더 깨웠다. 시야가 명확해졌으나, 고개를 비롯해 온 몸의 관절이 생각하는대로 쉽게 움직이지 못했다. 자기가 무슨 상황을 거쳐서 어째서 이런곳에 있는지 그녀의 의문은 부자유한 몸속에서 더더욱 커져갔다.

 

그런 그녀의 심리를 알고있던 듯, 낯선 목소리는 이렇게 말했다.

 

" 널 해칠 생각은 없어. 그저 쓰러져있어서 도왔을 뿐이다. "

" 여기는 ? "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낯선 목소리는 잠시동안 아무 말이 없고, 움직임도 없는 듯 하더니 . . 한층 가까워지면서 입을 열었다.

 

" 내 은신처다. 아직 몸이 회복하는중이니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게 좋아. "

" 안돼 . . 당장, 멀리 떠나야, 큭 ?! "

 

몸을 일으키려다 원인모를 격통에 그녀는 다시 담요 위로 쓰러지고만다. 담요 사이로 튀어나온 자갈모퉁이가 그녀의 뒤통수를 매섭게 쭈셨다.

한층 아찔한 아픔에 그녀는 정신을 못차리다가 다시 일어나려는건 포기한건지 얌전히 누워서 고개만이라도 옆으로 돌려본다.

단발에 째진듯한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여성이 한 손에 작은 나무그릇을 받들고 와있는 모습에 그녀는 우선 눈쌀을 찌푸렸다.

 

 

" 경계하지 않는것이 이상하겠지. 하지만, 어느정도 믿어주길 바래. "

 

 

그에 반해, 낯선 이의 측에선 한층 나긋한 말씨로 그릇 위에 있던 나무숟가락으로 뭔가를 떠올렸다. 척 보기에도 늪지의 질척한 녹색을 띄고 질감 역시 그것과 비슷하게 보이는 뭔가가 숟가락아래로 똑똑 떨어졌다. 그리고 숟가락의 끄트머리는 린에게로 향했다.

 

" 독자적으로 만든 활력제다. 기운을 되찾는데에 도움이 될거다. "

 

꺼림칙한 녹색을 띄고있는 액체였고, 냄새도 고약하여 명백하게 수상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린은 거부하지 않 . . 아니 못했다. 몸을 움직일 수 없이 억지로 그녀의 입 안으로 녹색이 얕게 담긴 스푼이 쑤셔넣어졌다. 혀를 감도는 역한 맛에 토해내고싶었지만 목구멍에도 그럴 기운은 들어가지 않았고, 애써 넘기지 않으려했으나 결국 중력에 이끌려 녹색 즙(?) 같은 것은 목구멍 안으로 쏟 들어갔다.

 

" 으으으 . . "

"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했다. 군말말로 삼키는게 장기적으로는 좋아. "

 

" 우웃 . . . 메스꺼워 . . "

 

다소 몽롱했던 정신이, 식도를 넘어가는 끔찍한 맛과 식감에 번뜩 각성한건지 그녀의 눈망울이 한층 더 똘망똘망해진다. 그와 동시에 린은 한층 심각한 표정이 되서는 고개를 다시금 열심히 돌려 여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다급한듯 말했다.

 

" 후미카는 . . ?! "

" 후미카 ? 아아, 네 앞에 웅크려 있던 여자 말인가. "

 

린은 삐걱거리는 관절의 격통을 참아가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린의 눈을 바라보던 그녀는 일말의 머뭇거림도 없이, 린의 좌측에 놓여있던 나무 벽에 손을 댄다. 그러자, 벽이 유들한 액상처럼 변해 천장과 바닥으로 빨려들어가고, 거기에는 사기사와 후미카가 있었다.

 

" 너랑 다르게 저 여성은 상태가 아주 좋지않아. 응급으로 연명조치는 해놓았지만, 얼마나 버틸수 있을지는 장담 못할만큼 몸이 크게 상해있어. "

 

설명을 들은 린은 고개를 힘겹게 돌려 후미카를 봤다.

린과는 다르게 . . 온 몸에 뭔가를 덕지덕지 붙여놓고 숨이 가늘고 가파랐다.

 

 

" 아는 사이인가 ? "

 

" . . . 친구. . 야. "

" 그래 . . 친구로군. "

 

여성은 친구라는 말에 반응하듯 말끝을 살짝 흐렸다. 이윽고, 그녀는 린의 곁에 주저앉아 수상한 녹색 즙 한숟갈을 떠 또다시 린에게 들이밀었다.

이번에는 순순히 입 속으로 넘겨받는 린은 다친 애완동물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목 너머로 넘기면서 필연적으로 혀에 즙이 닿자 아랫입술을 삐죽 들어올리며 인상을 쓰며 애써 목구멍 너머로 넘기는 모습에, 여성은 저도 모르게 코웃음을 흘렸다.

물론 받아먹는 입장에서는, 영문을 모를 행동이었다.

 

" 뭐야 ? "

" 아니 . . 아주 오래 전에, 함께 다니던 친구도 비슷한 얼굴을 했었거든. "

 

린은 의미심장한 얼굴을 하고있는 여인의 심중을 알 수 없었기에 마음 한켠이 답답했다. 언제 등을돌리고 자신이나 후미카를 습격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내심 자리잡혀 있는 상태였다. 그러던 도중, 여성이 린을 보면서 조금이지만 . . 아주 조금이지만 엷게 미소를 지었다.

 

" 나는 와쿠이 루미다. 괴물 사냥꾼 일을 하고있지. "

" 와쿠이 . . 루미 . . 나는 . . "

" 네 이름은 알려주지 않아도 괜찮아. 그런거 들어버리면, 앞으로 업무중에 성가셔질 것 같아서 말이지. "

 

그렇게 린의 말을 끊어버리고 여성은 나무 그릇과 함께 일어섰다.

 

" 당분간 푹 누워있도록. 섵불리 움직이려고 하면 아프기만 할 뿐이니까. "

 

그 말을 끝으로 여성은 린의 시야에서 물러나 사라졌다. 여인의 기척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느껴질 무렵, 시부야 린의 얼굴에는 여러가지 생각이 많았지만, 가장 먼저 정리해야만 하는 일이 하나 있었다. 그녀는 소녀의 형상에게 이끌려져서 . . 떠밀려져서 어째선지 일어섰었다.

탈진으로 옴짝달싹 하지 못했어야 할 몸으로 그녀는 움직였었다. 그리고 목소리에 이끌려서 . . . 

 

 

「 순응해. 너의 운명을. 」

 

 

" 으윽 ?! "

 

머릿속에 전기가 울리펴지는 것 같은 감각에,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떤다. 그 때의 감각이 다시 온 몸을 뒤덮는 것 같았다.

경련하는 몸을 진정시키려고 마음속으로 애써보지만 몸은 따라주지 않았다. 두 눈이 빛나는 도중에도, 자신의 의식은 그 형상에게 끌려나가는 것 처럼 불안했었다. 그 때도 똑같았다.

 

후미카에게 손이 닿는 직전.

 

아주 일순간, 찰나였지만.

 

다른 무언가가 . . 그 손을 잡아주었다.

 

따스한 빛이 꺼림칙한 형상을 비껴내고, 포근하게 감싸주었다. 린은, 그 따스함이 남아있는 듯, 자기 손을 다른 손으로 어루만졌다.

 

 

 

 

 

와쿠이 루미, 괴물 사냥꾼은 제국에서의 볼일을 마치고 왕국에 볼일을 해결하기 위해 돌아오던 중 쓰러져있는 무리를 보았다.

 

" 이건 대체 . . . "

 

기본적으로 그녀가 거리의 사람들을 도울 의무는 없었지만, 그녀의 동정심과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기묘한 정의감 . . 누군가에게 배웠던 그 감정들은 어딜 가서도 결코 자신을 떠나지 않았다. 루미는 이어서 마차를 끌던 말을 세우고, 소녀에게로 가까이 다가간다. 

 

눈물과 콧물, 체액으로 범벅으로 더럽혀진 얼굴로 한 여성은 고통에 신음하고있었고, 다른 한명은 눈은 뜨고있었으나 의식이 없이 덜덜 떨고있을 따름이었다. 겉모습과 다르게, 소녀쪽은 근육파열 외에 별다른 신체적 이상은 없었지만 앞머리가 긴 여성쪽은 무척이나 심각한 상태였다. 그녀는 여성쪽에 우선적으로 다가가 고개를 위쪽으로 돌려주고 작은 주머니에서 물약을 꺼내들었다.

입에 약을 조심스레 세어넣고, 상태를 체크하던 도중.

 

와쿠이 루미의 직감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눈에 띄었다.

 

" 보따리 ? "

 

 

그녀는 황량하고 잿빛투성이 황야 한가운데에서 보라색으로 그 존재감을 내비치는 보따리는 그녀의 궁금증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서서히 다가가는 루미의 손길이, 보따리의 묶음부분을 붙잡고. 천천히 풀어나간다.

 

 

안에 드러난 것은 . . . .

 

 

아주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아이의 얼굴.

 

하마터면 잊어버릴 뻔 했던 아이의 얼굴. 

 

잠들어있는 그 얼굴은, 한편의 아름다운 작품같이보이기도 할 정도로 가련하고 . . 덧없어 보였다.

 

 

" . . . ?! "

 

 

 

그녀는 그녀 자신의 눈을 믿지 못했다. 그정도로 눈앞에 삼겨져 잠들어있는 얼굴은 믿기지 않는 . . 경이로운 것이었다. 동시에 쓰러져 있는 이들에 대한 없던 경계심 또한 피어오르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대체 무슨 이유로, 칸자키 란코였던 그것을 들고있는 것인가 . . 그들은 여태 무엇을 하고있었던 것인가.

 

깊게 알아야 할 것 같은 필요성이 느껴졌다.

두 여성을 마차에 실어 옮기며 . . 그녀는 둘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보따리 안에 담겨있던 가련한 얼굴은 다시 고이 담아 그 옆에 놓았다.

 

더욱 깊이 알기위해.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가 아직도 왕국안에서 꿈틀거리고 있을지도 모르고 . . 

 

 

 

 

 

 

- 다음 장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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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만에 란코와 루미가 재회했습니다 ~! 빠밤 !

그리고 루미가 린의 파티에 참가할지도 안할지도 . . . ?

게다가 아직 린을 쫓아오는 왕국&제국의 추격대들도 건재합니다.

 

그러나, 린의 이야기는 갑작스럽겠지만 여기서 일시 정지입니다.

 

제가 이전에도 말씀드렸듯이 린은 주된 주인공이긴 하지만, 그 외에 제가 점찍어놓은 몇몇 주인공이 더 있다고 언급해드렸었지요.

그리고 그들 역시 린처럼 수난을 겪게 될거라는 걸 말이죠.

 

다음편은 그 주인공 중 한명의 차례입니다.

그 인물은 오렌지 사파이어 빠숑계열의 캐력터 !  

라는 힌트를 하나 남기고, 저는 이만 물러나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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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거냐 이자식 ! "

 

" 말했잖아 ? 지금 이 왕국을 뒤덮고 있는 흑막이 누구인지, 알려주겠다고. "

 

" 그런 헛소리로 . . ! "

" 무카이씨 잠시 진정해주세요. "

 

" 얘기가 통할만한 아이네. 사쿠라이 가문의 당주님은 달라. "

 

" 당신같은 사람이 그냥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있어요. 뭘 원하죠 ? "

 

 

" 원한다고 하면 . . 딱 하나밖에 없지. "

" . . . "

 

 

 

 

" 시마무라 우즈키. 그녀의 신변을, 우리에게 넘겨. "

 

 

 

 

 

- 진짜 다음 장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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