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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노트 제 27페이지 - 무언가가 삐뚤어진 세계.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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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3, 2016 15:30에 작성됨.

 

 다음날... 밤새 잠을 못자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봐버렸다. 죄없는 아이돌 셋이 단순하게 나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한 아이돌에게 죽임을 당했다. 그 아이돌은 지금 내 앞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가만히 보면 순한 여자 아이인데...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거냐고...

 "헤헷... 오빠... 너무 좋아."

 치에리는 행복한 꿈을 꾸는 건지. 웃음 꽃이 피었다.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검은 양복 사내들은 새벽에 히나코의 시체를 갖고 아래로 내려간 이후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 공간에는 나와 치에리 뿐이다. 이것만 풀린다면... 저녀석을 포박해서 탈출하는 건데...

 그런데... 탈출해서 뭘 어쩔거지? 문득 떠오르는 의문. 이곳은 내가 전혀 모르는 외딴 곳. 사람이 오지 않는 곳. 즉 차량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는 것. 만약 탈출한다고 할지라도 도망갈 힘이 없다. 이상하게 몸에서 힘이 나질 않아. 약기운은 진작에 빠졌을 텐데... 힘이 나질 않는다.

 하... 고개가 저절로 숙여진다. 아름다워야 될 세상이 전혀 아름답지가 않다. 지금 내게 보이는 세상은 매초마다 내게 고문하는 것 같았다.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다.

 현재 상태로 가능한 일은 혀를 깨물고 죽는 방법 밖에 없는데... 솔직히 이 방법은 못하겠다. 왜냐... 살짝만 깨물어도 아픈데 혀가 끊어질 정도로 세게 깨물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죽어도 고통을 느낄 틈없이 죽고싶다. 나는 눈동자를 굴린다. 어제 히나코가 죽었던 자리. 엘레베이터를 사용해서 올라올 정도면 꽤나 높이가 되는 층이겠지. 뛰어내리면 반드시 죽겠지. 죽으면... 이 세상에서 해방될 수 있을 거야.

 젠장... 다리만 자유로웠어도 움직일 수 있는데... 의자다리에 묶어놓을 줄이야. 젠장... 눈 앞에 자유가 보이는데... 움직일 수가 없다니. 나는 이를 갈았다. 풀어달라고 해볼까? 어차피 내게는 도망갈 힘이 없으니까. 풀어줘.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 녀석들은 끊임없이 의심을 하겠지. 내가 살고 싶어서 발버둥 치고 있는 거라고... 하지만 난 살고 싶지 않다.

 일자리도 잃었고... 친구같이 친한 아이돌이 처참하게 죽은 현장을 보고... 날 두근거리게 한 한살 연상의 아이돌은 내 눈 앞에서 즉사했다. 마지막으로 날 왕자님이라고 생각하는 소녀는 내 눈 앞에서 합리적이지 못한 교수형을 당했다. 모든 것을 잃은 것은 아니지만... 이 이상 더 잃고 싶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그녀들의 죽음을 내 탓이 아니다라고 말해줬지만... 어젯밤을 기점으로 나는 확신했다. 그녀들은 확실하게 '나'때문에 죽었다는 것을...

 "으응..."

 치에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자는 척했다. 앞에서 하품소리가 들려온다.

 "히힛... 꿈이 아니야... 나는 이제 언제나 오빠와 함께 할 수 있어."

 치에리의 숨결이 내 볼에 닿는다. 그나저나... 딸 아이가 외박하는데 아버지라는 사람은 연락 한번을 안 하는 것인가? '딸바보'아니였나? 그 사람...

 "오빠... 나 일하고 올게? 오늘도 돈 벌러 가야지! 오빠는 그냥 내 곁에만 있어주면 돼. 돈은 치에리가 벌어올 테니까. 다녀오겠습니다..."

 치에리는 나의 양볼을 잡고 약간 들어 올린다. 입술에 촉촉한 것이 닿는다. 촉촉한 것은 오랫동안 붙어있지 않고 떨어져나간다. 발소리가 점점 멀어진다. 발소리가 멎고 엘레베이터가 작동되는 소리가 들려온다. 드디어 떠나는 구나. 아무도 없다면 온힘을 쏟아서 굴러간다면 자유를 찾을 수 있을 지도...?

 엘레베이터가 움직인다. 나는 눈을 뜨고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치에리가 보이지 않는다. 좋아... 움직여 볼까? 나는 몸부림을 쳤다. 윽...! 윽! 이렇게 몸부림 치는 것도 힘들었나? 의자가 생각보다 넘어지질 않는다. 제기랄...! 왜 이렇게 안 넘어가? 엘레베이터가 멈춘다. 1층에 도달한 모양이다. 좋아. 좋아. 가라. 가버리라고...? 네가 돌아올 때쯤에는 난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테니까.

 엘레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뭐...? 움직인다고...? 나는 잠시 움직이는 엘레베이터를 보다가 잠시 잊은 사실이 생각났다. 아... 여긴 아무도 안 오는 곳이니 이곳에 있는 사람이 치에리를 태우고 나갈 사람이 필요하다. 그 2인조가 그 역활을 하는 거고... 내가 도망칠 수 있으니 1명은 남겨두는 거겠지. 왜 그걸 생각하지 못했지? 나도 슬슬 치매가 오려나?

 엘레베이터를 타고 검은 양복이 나타난다. 그는 내게 다가온다.

 "아침이다. 먹어라."

 어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검은 양복이 드디어 말을 한다. 그는 내게 빵을 건네며 말한다. 어이... 그럴 땐 적어도 팔은 풀어줘야지... 그래야 먹을 거 우읍!? 검은 양복은 강제로 입에 빵을 쑤셔넣었다. 자... 잠깐! 숨... 숨 막힌다고...! 검은 양복은 그제서야 힘을 뺐다. 하아... 하아... 날 죽일 셈이야!? 나는 있는 힘을 쥐어짜서 외쳤다.

 검은 양복은 나를 내려다보다가 나의 멱살을 잡아올렸다. 나와 의자는 힘없이 공중으로 떠오른다.

 "지금... 네 상황을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알게 해줄까?"

 검은 양복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복부에 강한 통증이 느껴졌다. 식도 밑에서 무언가가 순식간에 올라온다. 나는 토하면서 날아간다.

 위액의 쓴맛이 느껴진다. 제기랄... 나는 바닥에 입에 남아 있는 위액을 뱉었다. 또다시 나는 멱살을 잡혀 떠오른다. 커흑!? 복부에 강한 충격이 느껴진다. 숨이 막힌다. 하억... 하억... 호흡은 금방 돌아왔다.

 "아가씨 아니었으면 넌 진작에 죽었어. 알아!?"

 사내의 목소리가 퍼진다. 큭큭큭큭...! 크하하하하!! 그래... 어차피 이렇게 살바에... 죽는 것도 나쁘지 않지. 자살하고 싶었는데 말이야... 좀 죽여주지 않을래? 나도 이런 세상에서 살고싶지 않거든... 나는 사내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이... 이 자식이!?"

 단순한 녀석이다. 도발도 아닌데 발끈해서는... 나는 또다시 멱살을 잡혔다. 큰 주먹이 나의 볼에 꽂힌다. 나는 딱딱하고 거친 시멘트 바닥 위를 굴렀다. 이 녀석은 보나마나 내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것을 원하겠지. 하지만 난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 싫어...

  시멘트 바닥 위를 구르고 구른다. 온몸에는 거친 바닥 때문에 생긴 긁힌 상처와 멍으로 가득했다. 사내는 지쳤는지 나를 더이상 건들이지 않았다.

 "너도 지독한 놈이다... 그냥 포기하고 아가씨의 남자로서 살아가면 이딴 꼴도 당하지 않았을 거 아니냐."

 나는 말없이 천장을 봤다. 아프다... 입에는 쓴맛과 비린맛이 느껴진다. 귀를 너무 강하게 맞았는지 이상한 소리까지 들려온다.

 "야. 죽었냐?"

 사내는 나를 내려다보며 발로 건드린다. 나는 그에게 시선을 주지않고 계속 천장 쪽을 봤다. 그는 어딘가에 통화하기 시작한다.

 "아, 여기 XX공사 현장인데 짬봉 한그릇 배달해줘. 어... 어."

 아무래도 밥 시켜먹는 것 같다. 그래 많이 운동했으니까. 먹어야지. 그래... 날 방치해.

 노을진 하늘이 보인다. 생각해보니... 치에리는 오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날 아닌가? 그러면 더 늦게 오겠군. 그런데... 사람의 몸은 굉장히 신기하다. 먹은 것이 없는데 배가 아파온다. 어이... 거기. 사내는 내가 불러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어이... 나 배 아픈데 화장실은 어떻게 하지?

 "... 그대로 싸."

 사내는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그래...? 그럼 진짜 싼다?

 "싸보시지."

 ... 나는 사내를 보다가 항문에 주었던 힘을 풀었다. 나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 싸버렸네...? 사내는 휴대폰에서 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 진짜로 쌌냐?"

 사내의 얼굴은 정말이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당혹한 표정이다. 어, 쌌어. 아주 푸짐하게 말이지. 엉덩이 쪽이 축축했지만 상관없다. 이런 지옥 속에서 내가 무엇을 하든지 누구 하나 신경쓰지 않는다.

 "냄새가 나는 걸 보니. 진짜 쌌군. 미친놈..."

 사내는 표정을 찡그렸다. 그리고 어디로 전화를 건다.

 "형님. 이 자식 바지에 X쌌습니다. 예. 예... 죄송합니다. 제가 좀 더 잘 살폈어야했는데... 알겠습니다."

 잘 살피긴 개뿔... 방치해놨으면서... 하, 말할 힘도 없다... 자자. 그냥...

 "어이... 일어나라. 어이."

 누군가가 날 흔들어서 깨운다. 나는 천천히 눈을 뜬다. 2인조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2인조 중에 나와 함께 있었던 사내는 옆에 있는 사내에게 맞았는지 얼굴이 부어있었다. 꼴 한번 좋군.

 "새 옷이다. 풀어줄테니. 갈아입어라."

 2인조는 나를 구속한 밧줄을 풀기 시작했다. 나는 힘겹게 팔과 다리를 움직여본다. 너무 오랜만에 움직이는 것 같다. 하루 밖에 안 움직인 것 같은데 오랫동안 안 움직인 느낌이 들었다.

 "새 옷이다. 갈아입어라."

 나는 2인조 중에 아우를 보면서 비아냥 거렸다. 이야... 새 옷도 주다니 꽤나 친절하시네. 형씨... 아우와는 다르게...? 아우는 표정을 찡그리면서 나를 봤다.

 "아우가 한 행동은 미안하게 생각한다. 내가 교육을 재대로 시키지."

 형씨는 아우를 보면서 표정을 찡그렸다. 아우는 금세 꼬리를 내렸다.

 "그나저나... 이를 어쩐담...? 이런 모습을 아가씨께서 보신다면 뚜껑이 열리고 날뛰실 것 같은데... 일단, 물티슈도 주겠다. 바지에 지렸다고 들었다만..."

 나는 실실 웃으며 말했다. 어... 저 아우가 날 화장실로 보내주질 않아서 말이지. 바지에 지려버렸지. 나는 바지와 팬티부터 벗었다. 구수한 냄새가 올라온다. 2인조들은 표정을 찡그렸다. 아이고... 미안하군. 내가 좀 많이 쌌지? 물티슈는 잘 쓸게. 좀 많이 쓰겠군. 나는 힘겹게 물티슈를 뜯어내고 엉덩이와 허벅지를 닦았다. 하... 살 것 같군. 상쾌한 기분이야. 빌어먹을... 나는 닦아낸 물티슈를 바닥에 집어던지면서 말했다.

 "아 맞다... 형님.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아우는 형씨를 끌고 구석으로 갔다. 나는 그들이 뭘하든 상관하지 않고 하체 상태를 정리 후, 형씨가 준 옷을 입었다. 약간 사이즈가 크네...? 어이 형씨들 옷 다 입었다고? 구속 안 할 거야?

 "아, 그래."

 2인조는 나의 행동에 오히려 당황했다. 형씨들... 치에리에게 혼나지 않으려면 날 잘 묶어놔야 할 거 아니야? 응?

 "네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하려고 했어...!"

 아우는 내게 다가오면서 말했다. 그나저나... 이 의자 좀 새로운 걸로 해주면 안돼? 이거 내 푸짐한 X의 기운이 느껴지는데 말이지... 냄새가 나면 치에리도 싫어할 지도...?

 "... 알았다. 바꿔주지. 가져와라."

 아우는 내게 다가오다가 형씨를 본다. 형씨는 아우에게 손짓을 했다.

 "너 이 자식... 두고보자."

 나는 아우에게 어깨를 으쓱거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우는 새로운 의자를 들고 온다. 똑같은 디자인의 의자이다. 어디서 구해온 거지? 이런 공사현장에 얼마든지 있는 거야? 나는 의자에 앉아 양팔과 양다리를 묶였던 자리에 갔다댔다. 두 사람은 빠르게 나를 밧줄로 구속했다.

 "아우. 이번엔 네가 갔다와라. 아가씨 예능 프로가 곧 끝난다."

 "알겠습니다."

 아우는 별소리 하지 않고 엘레베이터로 이동한다. 그리고 그것을 조작하여 아래로 내려간다.

 "너... 이러는 이유가 뭐지? 뭐가 그리 태평한거지? 어제까지만해도 미치고 날 뛸 지경이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까지 냉정할 수 있는 거지...?"

 형씨는 내게 다가와서 말했다. 글쎄다... 이미 사람이 죽는 걸 눈 앞에서 3번이나 봐서 내가 미쳐버렸나보지...?

 형씨는 그 이후로 내게 말을 걸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조용한 가운데에 나는 멍하게 허공을 바라봤다. 이상한 생각이 떠오른다. 나는 본래 당하고는 못 사는 성격이다. 그래서... 내가 당한 이 절망감을 되갚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되갚아주는 대상은 다름아닌 '치에리'이다.

 어떻게 해야 더욱 잔혹한 복수할 수 있을까? 가장 이상적인 복수의 방법은... 눈 앞에서 소중한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내가 당한 것을 똑같이 되갚아 주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할 수가...

 아아... 간단하잖아? 어차피 살기 싫은 세상. 내가 복수의 제물이 되면 되는 거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웃기 시작했다. 형씨는 내가 진짜 미친줄 알고 나에 대해서 신경 쓰지않았다.

 치에리가 돌아온다.

 "오빠! 나 왔어! 어라...? 옷이 바뀌었네?"

 치에리는 나를 이리저리 보며 말했다. 응... 아저씨들이 새로 사다줬어. 나는 2인조들을 보며 웃었다.

 "아아! 네. 좀 많이 지저분해져서 말이죠! 하하하!"

 아우는 유난히 크게 웃었다. 나는 그를 보면서 정색했다. 너 때문이지만... 나는 속으로 속삭였다.

 "새 옷으로 갈아입은 오빠도 멋져!"

 치에리는 내게 안기면서 외쳤다. 그래...? 치에리. 오빠가 그렇게 좋아?

 나는 억지로 웃으면서 말했다.

 "응! 오빠를 너무나도 사랑해!"

 그러면... 오빠랑 결혼할까? 치에리는 멍하게 나를 봤다. 아, 결혼은 너무 빠른가? 나는 가식적으로 웃었다.

 "아니! 아니이! 나도 이제 성인이니까! 결혼할 수 있어!"

 치에리는 흥분해하면서 말했다.

 "아가씨. 너무 갑작스러운 판단인 것 같은데요..."

 형씨가 다가오면서 말했다.

 "시끄러워요! 모처럼 오빠가 제게 청혼해오는데 방해하지 말아요!"

 치에리는 나를 놓아주며 말했다.

 "결혼은 언제 할까? 어디서 할까?"

 치에리는 굉장히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 솔직히 아이돌은 연예는 금지니까. 비밀 결혼을 하는 것이 네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으응... 그러면 작은 교회 하나 빌려서 우리끼리만 결혼식을 치루면 되겠내!?"

 응... 되도록이면 비밀리에 이루어져야 되니까. 사람들은 부르지 말고... 치에리는 내가 말하는 족족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내게 얼마나 미쳐있는가를 알 수 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쉽게 복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저씨들? 오빠를 풀어주세요."

 치에리는 2인조에게 지시한다.

 "아가씨! 그는 지금 연기를 하고...!"

 "시끄럽고 빨리 풀어줘!"

 아우가 항의하지만 그 항의는 금세 치에리에게 묻혀버렸다. 글렀어. 치에리는 너희 말따위는 듣지않아... 게다가 난 도망갈 생각이 없거든... 치에리에게 복수해야하니까. 그녀에게도 내가 느낀 지옥같은 나날을 느끼게 해야하니까. 나는 속으로 속삭였다.

나는 구속에서 벗어났다. 사랑해. 치에리. 나는 치에리에게 다가가서 안아줬다.

 "하아... 오빠아... 사랑해."

 치에리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자리에 주저앉았다. 나는 그녀를 안아올렸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솔직히 역겨웠다. 하지만, 이것은 복수를 위한 준비작업. 그녀의 절망이 더 커지기 위해선 아직 할 것이 많다. 기대하라고...? 치에리. 날 희생해서 만드는 잔혹한 복수를 해줄테니까.

 일주일 후, 나와 치에리는 비밀리에 결혼식을 치뤘다. 작은 천사와 나는 나란히 목사 앞에 서서 자질구레한 말들을 들었다.

 "신랑 야마모토 아키라군은 머리가 파뿌리처럼 될 때까지 신부 오가타 치에리양을 사랑할 것을 맹세하겠는가?"

 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신부 오가타 치에리양은 머리가 파뿌리처럼 될 때까지 신랑 야마모토 아키라군을 사랑할 것을 맹세하겠는가?"

 "네...! 맹세합니다."

 정말이지... 쓸데없이 길다고 이 과정... 내게는 의미가 없단 말이야.

 지루하기 짝이 없는 결혼식이 끝나고 우리들은 신혼여행을 가기 위해서 우리들은 의논했다.

 "서방님...! 저희 어디로 갈까요?"

 치에리는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솔직히 어디로 가든지. 상관없잖아... 라고 말하고 싶지만 나의 복수가 완벽해지려면 그녀와 어울려줘야겠지.

 치에리는 어디에 가고 싶은데...?

 "서방님이 가고 싶은 곳이라면 어디라도 좋아요... 조용한 곳이면 더 좋고요..."

 치에리는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어, 그럼... 여기로 갈까?

 "오... 온천...!"

 음? 싫은가? 다른 곳으로 갈까? 치에리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 아뇨! 좋... 좋아요."

 우리들은 신혼여행지를 깊은 산골에 있는 온천여관으로 가는 것으로 정했다.

 치에리는 회사에서 휴가를 내서 빠져나온다. 2박 3일의 휴가. 그녀에게는 정말 행복한 여행이 되겠지. 나는 별 감흥이 없지만...

 정말 깊은 산골이군. 길찾기가 쉽지가 않아. 네비게이션에 찍히지도 않다니. 신혼여행 첫날. 나는 길찾기에 급급했다. 미안해. 치에리... 네비게이션에 안 찍힐 줄은 몰랐어.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치에리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말한다. 저녁되기 전까진 도착할게... 정말 미안해. 나는 휴대폰을 꺼내어 여관에 전화했다. 아, 여보세요? 거기 XX여관이죠? 저희가 그쪽으로 찾아가고 있는데요...

 산속의 밤은 빠르게 찾아왔다. 아직 오후 5시 밖에 되지않았는데 어두워졌다. 우리들은 겨우 여관에 도착했다. 와... 드디어 도착했다.

 "야마모토 아키라씨 이신지요?"

 여관에 들어가자 기모노를 입은 여인이 정좌자세로 우릴 맞이했다. 네. 맞아요. 후... 겨우 찾아왔어요.

 "후훗... 이쪽으로 오세요. 안내 해드릴게요."

 여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를 걷는다. 우리들은 그녀의 뒤를 따른다. 치에리. 우리 어떤 것부터 할까? 밥? 온천?

 "으응... 온천부터...!"

 치에리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음... 여긴 혼탕되나요? 치에리는 화들짝 놀라했다. 응? 왜 놀라...?

 "호... 혼탕이라니!? 서방니임..."

 "네. 가능해요. 이쪽으로 오세요."

 여인은 우리를 방으로 안내한다. 꽤나 넓은 다다미로 입장한다.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군. 다다미 가운데에 탁자가 보인다. 탁자 위에는 남녀용 유카타가 놓여 있었다.

 "온천은 이 방에서 나와 왼쪽으로 쭉가시다 보면 탈의실이 있고 각 탕에서 야외로 나오시면 두 분께서 만나실 수 있어요. 저녁 식사는 오후 7시에 보내드리면 되겠습니까?"

 예. 그렇게 해주세요. 여인은 우리들에게 인사하고 다다미에서 나간다. 자, 유카타로 갈아입자. 치에리는 몸을 움찔거렸다. 음? 왜? 안 갈아 입을 거야? 나는 상의를 탈의하면서 말했다.

 "저... 저는 저기 안에서 갈아입을게요!"

 치에리는 유카타를 집고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 귀엽네. 저 녀석...

 자... 다 갈아입었으니 온천을 즐기러 가볼까?

 "네... 네."

 치에리는 굉장히 긴장되는 모양이다. 그렇게 긴장할 필요없어. 내가 널 어떻게 하는 것도 아니고... 같이 씻는 것 뿐이야. 나와 치에리는 복도를 걸었다.

 남탕과 여탕이 나뉘어진다. 야외탕에서 보자. 나는 치에리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녀도 나와 같이 손을 흔들었다. 나와 그녀는 동시에 탈의실로 입장했다.

 허리에 타월을 두르고 남탕을 지나서 야외탕으로 나간다. 고요한 밤의 산. 어두컴컴하지만 조용해서 좋은 것 같다. 치에리는 아직 멀었나? 나는 먼저 탕 안으로 들어갔다. 뜨거운 물이 나의 피부를 자극한다. 약간 따가운 느낌이 들었지만 금방 괜찮아졌다.

 좋구만... 나는 바깥에 팔을 늘어놓고 목을 뒤로 젖혔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서... 서방님."

 치에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 왔어? 들어와. 나는 눈을 감은 채로 말했다. 발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는 내 옆에서 멈춘다. 일정 때문에 힘들었을 텐데... 여기서 푹 쉬었다가자.

 "... 네."

 치에리는 탕에 들어와 내 옆에 붙었다. 나는 한쪽 팔을 치에리에게 어깨동무했다.

 "꺗!?"

 치에리는 작게 비명을 지른다. 나는 팔을 들었다. 그녀의 비명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아니요. 그... 그게."

 치에리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했다. 나는 실실 웃으면서 그녀를 봤다. 귀엽네? 치에리... 나는 그대로 치에리에게 입맞춤을 했다.

 저녁식사 시간에 맞춰 우리들은 탕에서 나왔다. 정말 개운하다. 그 동안 쌓인 피로가 사라진 기분이야...

 "네... 히힛..."

 치에리는 상쾌해서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오늘은 많이 피곤하니까. 밥 먹고 자자?

 "에...? 네..."

 치에리는 무언가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걱정마. 잊지 않았으니까.

 "... 네!"

 잠을 자기에는 이른 시간. 우리들은 조명을 전부 끄고 달빛을 취침등으로 삼는다. 나와 치에리는 한 이불 안에서 같이 누웠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치에리...

 "서방님..."

 서로의 얼굴이 가까워진다. 그리고 격렬하게 싸우듯이 몸이 움직인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가다보니 치에리를 향한 나의 복수심이 서서히 사라진다. 그리고 동시에 중요한 것들을 잊어갔다.

 치에리가 임신했다. 그래서 그녀는 아이돌계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나는 그녀가 은퇴하는 동시에 일자리를 찾아봐야했다.

 일자리를 찾아보는 도중, 장인 어른인 오가타 스즈키씨는 내게 자신의 프로덕션에 와서 일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왔다.

 "사위. 자네 우리 회사에 와서 프로듀서로서 일해보지 않겠나?"

 프로듀서인가... 꽤 오래 전에 그만뒀는데... 내가 지금 와서 잘 할 수 있을까? 그런데... 내가 왜 그만둔 거지...?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잊은 기분이다.

 일단, 스즈키씨에게 알겠다고 하고 회사에 입사했다. 업무에 관련된 것은 아직 머릿속에 남아있어서 따로 배울 필요는 없었다.

 "음? 야마모토 아키라?"

 회사에 있는 프로듀서들이 나를 보고 놀랐다.

 "오래 전에 사라진 무카이 타쿠미를 키워낸 장본인이잖아?"

 무카이 타쿠미...? 그게 누구지? 누구였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게 누굽니까...? 프로듀서들 중 1명이 휴대폰으로 조작해서 한 장의 사진을 보여줬다.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 사진이다. 제가 이 사람을 키웠다는 겁니까? 프로듀서1은 사진 다음에 인터넷 기사를 보여줬다. 그가 보여준 기사는 꽤나 오래된 기사였다.

 '아이돌 무카이 타쿠미. 자택에서 처참하게 살해당하다.'

 그리고 이어서 다른 기사를 보여줬다.

 '아이돌 연습생 출신 T양. 비오는 날 차량 충돌 사고로 인한 즉사.'

 "이 마지막 기사가 나온 이후로 자네의 이름을 볼 수 없었는데? 그 동안 어디에서 뭘 하고 있었지?"

 ... 아... 아! 나는 자리에서 주저 앉았다. 머릿속에서 잊혀진 기억이 살아난다.

 "이... 이봐! 야마모토군!"

 주변에서 나를 부르는 것 같았지만 이상하게 들리지 않았다.

 타쿠미... 카에데씨... 히나코... 내가 관리했었던 아이돌들의 이름과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녀들의 마지막이 어땠는지도 떠오른다. 내가 왜 프로듀서를 그만뒀는지도 생각난다. 이 모든 것의 원흉은 다름아니라...

  치에리. 현재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아내. 왜 내가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을까... 나는 그녀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억지로 그녀와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갔다가 오고 거짓된 사랑을 했었던 것 같은데... 이런 멍청이...

 "야... 야마모토군?"

 프로듀서1이 나를 불렀다. 아아... 죄송해요. 많이 놀랐죠? 잠깐 두통이 오고 그래서요. 죄송하지만... 바람 좀 쐬고 와도 되겠습니까?

 "어... 어. 알았어."

 감사합니다. 나는 프로듀서1를 지나쳤다. 내 소중한 기억을 살려줘서...

 "뭐...?"

 나는 회사 옥상으로 올라왔다. 나는 휴대폰으로 치에리에게 전화 걸었다.

 "네! 서방님."

 어, 치에리... 미안한데 회사로 좀 와줄 수 있어? 긴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아, 예! 금방 준비해서 나갈게요."

 치에리와의 통화가 끝난다. 나는 옥상의 모서리 쪽으로 가서 아래로 내려다봤다. 프로듀서1이 기억을 살려주지 않았으면 잊을 뻔했어.

 나는 종이와 펜을 꺼냈다. 자... 뭘 적어볼까? 치에리가 해온 행동들을 적어볼까? 아니야... 그걸로는 부족해... 나는 종이에 글씨를 써나간다.

 -이 지옥으로부터 드디어 자유가 됀다. 하지만 너는 이제부터 내가 느낀 고통과 네가 죽여온 아이돌들의 고통을 느낄 차례야. 잘 있어라.

 나는 종이를 상의 안쪽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어디... 치에리가 오고 있나? 회사와 집은 굉장히 가깝다. 뛰면 5분 정도의 거리. 현재 치에리는 회사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보면서 미친듯이 웃었다. 오랫동안 준비한 잔혹한 복수를 드디어...!

 타쿠미... 카에데씨... 히나코... 미안해. 내가 당신들을 잊다니. 미안해... 그리고 오래 기다렸지...? 지금 당신들 곁으로 갈게.

 나는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나의 몸은 빠르게 추락한다. 드디어... 이 지옥에서 해방될 수 있어. 히힣! 히히히힠! 지면과 닿기 2m전... 이상하게 모든 것이 느려지는 것 같았다. 치에리가 달려오고 있었다. 안녕. 치에리. 나는 그대로...


 "뭐야? 아키라! 늦어!"

 "아키라씨! 오셨어요?"

 "헤헷... 프로듀서씨다."

 내가 관리했던 아이돌들이 나란히 서서 나를 맞이했다. 미안해요. 여러분... 제가 좀 많이 늦었죠? 당신들을 위해서 복수 좀 하고 오느라... 늦었네요. 하하하...

 "복수? 그건 이제 아무래도 좋아! 이리와. 이제 갈 시간이야."

 "이제 저희와 함께 가요."

 "왕자님... 이제 떠날 시간이에요."

 타쿠미, 카에데, 히나코 세 사람은 내게 손을 뻗었다. 으... 응... 그래. 가자. 눈물이 흘러내린다. 나는 세 여자들 사이에 끼어서 하얀 길을 걸었다. 정말이지... 당신들을 보니 난 인복이 좋아. 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웃었다.

 

 

 무언가가 삐뚤어진 세계. 完 끝.

 

안녕하세요 YamamotoAkira 입니다. 드디어 얀데레 스토리가 끝났어요. 아키라가 자살하면서 끝나버리는 세계. 이 스토리는 어디까지나 이전에 써왔던 스토리들과는 다른 루트이므로 혼동하지 않으시길... 아키라는 계속 나옵니다. 물론, 죽은 인물들도 등장해요. 이 스토리를 쓰면서 뭔가 재미있고도 슬펐던 것 같네요. 허허허허허... 감정이입을 해버렷...! 아무튼...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첫 요청작이 끝나버렸어요.

 

현실 이야기를 해보져. 오늘 저는 운전면허 때문에 시험장에 갔는데요. 어찌나 멀던지... 집에서 9시10분에 출발했는데, 11시40분 쯤에 도착했고요. 그때 가보니 사람들이 겁나게 많았음. 번호표 뽑는데 대기순번이 60번임;; 후덜덜했음... 2년전 군대가기 전에 여기에서 연습면허 따서 한 것이 기억나서 신체검사 째려고 했는데 기록이 없음ㅋ 이래서 안타깝게 수수로 5천원내고 신체검사 받음;;; 신체검사 받으면서 사진 찍는 것도 있었는데 증명사진 7000원... 어이 울동네에서 2만5천원 내고 찍었는데!? 장난해!? 개빡칠뻔함... 무려 1만8천원이나 더 받아먹음 ㅂㄷㅂㄷ.... 그래도 교통교육은 안 들었음. 걍 바로 가서 시험봤어요. 72점... 아슬아슬하게 합격;;; 아슬아슬하게 합격한 만큼 통쾌한 것도 없음. ㅋ....

그런데, 문제는 얼어죽을 기능시험이 자리가 꽉차서 이번주에 못봄... 담주로 밀려나감. 제기랄... 빨리 따고 싶은디 ㅠㅠ 얼어죽을... 그래서 담주 수요일날 기능셤보러갑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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