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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워라! 살아남아라! 이능력 서바이벌!! - 아스카VS아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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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6, 2016 16:42에 작성됨.

니노미야 아스카는 생각했다. 그녀의 능력은 언령. 그 활용방식에 대해서는 꽤 많은 연구를 걸쳐 이뤄졌다. 본인의 말을 빌리자면 ‘세상의 빛을 알게 되는 순간 인간이 빛에게 동경을 품게 되듯, 나 역시 나만의 빛을 향해서 끊임없이 발을 내디뎠을 뿐.’이라고. 뭐, 간단히 말해서 끝없이 연구했다 이 소리다. 꽤 옛날부터.
거기에, 스펠러가 간단하게 몇 가지를 가르쳐 주면 그녀는 그것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방법을 다시 연구했다. 순수한 전투력만으로 따지자면 다른 아이돌들과도 충분히 맞붙을 가치가 있었다.
‘자, 어디 얼마나 연구했는지 보여봐라. 아스카.’
“오호- 소문의 신입이군! 반가워. 꽤 오래 전부터 여기서 일한 아키하라고 한다. 처음 보니까 자기소개 정도는 하자고.”
“자기소개, 자신에 대해 밝히는 것은 상대에게 수단을 밝히는 것과 마찬가지, 하지만 이미 나에 대해서는 이 빛 때문에라도 자연스레 전해졌겠지. 나의 인도자도 제법 큰 빛을 가지고 있으니까.”
반대쪽에서 조금 기괴한 형태를 한 로봇의 머리로 추정되는 모니터 위에 앉은 아키하는 ‘우와, 이 녀석 진품이다.’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스카는 계속 말을 이었다.
“나는 니노미야 아스카. 나의 빛에 대해서도 이미 알고 있겠지. 그리고 나 역시도 너의 빛에 대해서, 대충 눈앞의 현실을 판단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이해는 했어. 물론 완벽하진 않겠지. 완벽이란 것은 그렇게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말야. 너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지? 그걸 모르는 이상 빛에 대한 판단은 너무 쉽게 하면 안 되거든.”
“……미안, 중간부터 못 들었는데.”
“시간은 한 번 흘러가면 돌아오지 않는 법이지. 나는 다시 내 시간을 소비해줄 정도로 착하지 않-”
“아- 귀찮구만. 가자! 특제품 재활용 고철 11호!”
기기기기긱-!! 괴기스러운 불협화음을 내면서 아키하의 기괴한 기계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덩치는 약 건물 10층 정도의 높이. 아스카가 고개를 들어서 올려다보면 태양빛이 가려질 정도였다.
“흉물스러우면서도, 그 안에 숨겨진 조화에는 솔직하게 감탄하지. 별로, 나는 싸우고 싶지 않아.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묘미겠지. 이것도 결국 어른의 사정일 뿐일까. 하지만, 가금은 그런 세상의 불합리에 편승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말이- 너무 많다고!!”
거대 로봇의 오른팔은 어느새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아스카에게 떨어지듯 내려오고 있었다. 분명, 일반인이 그대로 맞는다면 즉사-
-저거 위험한 거 아냐? 맞으면 즉사일 텐데?-
-미시로의 의술은 세계제이이이이이이이일!!!-
-과연, 이해했다.-
-그것보다 이거 아스카가 너무 불리하겠지? 상성이 나빴는데?-
TV는 도시 곳곳에도 있었다. 절대보호받고 있는 속성상 파괴되지 않고 아이돌들이 지금 자신들이 벌이는 전투에 대한 방송을 볼 수 있게 해놨다. 능력만 된다면, 이걸로 상대의 전투를 정탐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리고 아스카는 생각했다.
‘현재, 주로 방송되고 있는 건 나의 전투, 프로듀서들의 대화를 들어보건데, 다른 전투는 없는 모양. 그렇다면 모두가 나의 전투를 보고 있고…….’
지금, 그녀의 전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다른 아이돌들이 살필 가능성이 크다. 그녀는 신입. 그녀에 대한 정보가 없는 동시에 그녀 역시 다른 아이돌들에 대한 정보가 적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어느 팀에 속하고 싶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필요한 정보를 대가로 도와준다는 식의 협상도 가능할 테니까.
그렇다면
‘쓸모 있다는 것을 보여야겠지.’
가치증명만이 남았다.
손을 들어, 입으로 가저간다 활짝 핀 손의 중지와 약지가 살짝 입술에 닿는 순간 머릿속으로 수백가지의 명령어가 지나간다. 그리고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그 팔은 정말 너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걸까? 너에게 의지는 있는 걸까?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연극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나? 그래. 아주 고매한 자들에게 보여지는 하나의 인형극이라고는-”
거기까지였다. 쿠우웅하고 먼지가 피어올랐다.
“하하하하! 말이 너무 많아서 탈이었어! 너는. 미안하지만 이번 싸움은 조수와 이 천재 매드 사이언티스트 아키하님을 위해서-”
“생각해본 적 없나?”
“뭣?!”
무사했다. 로봇의 팔은 분명 아스카에게 떨어지는 궤도였고, 아키하가 조작에 있어서 실수를 할 리 없었다. 기계공감. 완벽하게 기계장치와 공감하고 그 성질을 이해하는 자. 그리고 그를 통해 기계를 조작하는 자.
그런 그녀가 기계조작에 있어서 실패를 할 리 없다.
“네가 추구하는 빛을 정확하게 파악하진 못했어. 아마 꽤 어렵겠지. 하지만 나 역시 내가 추구하는 빛이 어떤지 나 자신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알아.”
그것은, 언령.
그것은, 언어의 마법.
그것은-
“빛은 분명, 하늘에서 내려와. 밤하늘의 별빛이 아름다울 때도 있고, 한낮의 태양빛에게 당연함 속에 잊어버린 감사함을 느끼는 것도 괜챃겠지. 어두운 골목길을 밝혀주는 가로등만한 이정표도 없겠지. 분명, 빛을 보고 그것을 따라가는 건 필요하겠지.”
“너-”
다시 손을 펼친 그녀는 조용히 다음에 할 말을 골랐다. 아니, 이미 말은 다 마쳤다. 마무리 키워드만 넣으면 끝이다.
“하지만, 그렇게 빛만 보고 있으면, 그림자가 발목을 타고 올라오는 법이지.”
“무- 아앗!?”
움직일 수 없었다. 글자 그대로 움직임을 방해받고 있었다. 그렇다면 기계를 움직이면 그만이다! 어차피 이케부쿠로 아키하,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본체는 이몸이 아니라 기계 자체의 것!
기기기기기기긱-
“뭣?! 재활용 고철 11호까지 움직임을 막았다고?”
“말했잖아. 빛만 보다간 그림자가 잡을 거라고.”
“- 설마, 반동을-”
“정답이야. 역시 경험에서 우러나는 지혜라는 차는 훌륭한 맛이구나.”
그녀가 이용한 것은 반동이다. 과거, 큰 전쟁에서는 능력자의 능력을 빛, 그리고 그에서 파생되는 괴생명체를 그림자라 표현한 적이 있었다. 즉, 능력을 빛이라 하면 반동이 그림자.
지금, 이케부쿠로 아키하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반동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내 반동은- 즉, 노화, 나 자신은 노화가 발생하지 않지만 기계에 노화가 발생하고, 그로인한 영향이 내 신체에도 잠시동안 영향이 발생하는 것.’
모든 능력에는 반동과, 조건이 있다. 아키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스카의 능력 발동 조건을 이해할 수 있었다. 손으로 입을 가릴 것. 정확히는 입술을 손가락 사이에 둘 것. 일일이 언령을 쓸 때마다 손을 드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다행히 저쪽은 아직 내 능력의 발동 조건을 모르지.’
“헛된 꿈을 보고 있지는 않을까. 이건 현실일까? 누군가의 꿈이 아니란 법은?”
‘또 온다-’
“만일 꿈이라면, 그대로 전부 깊은 생각의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버리겠지.”
퍼어어엉!!
“크으윽!!!?”
기계장치의 오른팔이 파괴되었다. 아니 정확히는 소멸됐다. 그러면서 동시에 갈곳을 잃어버린 에너지가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다행히 날아가진 않았지만- 이 위력, 예사 것이 아니었다.
‘저 녀석도 반동은 있을 텐데- 대체!!’
반동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식하게 써대다니. 아니면- 반동이 그만큼 대수롭지 않은 걸까? 아키하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야, 그녀는 아스카와 같은 신입이라는 위치가 아니니까. 본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위치로 갈 필요가 있다. 그것은 간단하고도 어려운 것.
그리고, 아키하 같은 천재들에게 그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녀는 알 수 없었다. 아스카가 지금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이 개막전에 왜 이렇게 목숨을 거는지.
“다이달로스의 미궁에 실타래조차 없이 갇힌 것 같은데, 미노타우로스에게 잡아먹히기 전에 포기하는 건?”
“하하, 자신을 소머리 괴물이랑 비교하다니. 너무 멋없지 않아? 일단은 아이돌이면서?”
“나의 말은 비유, 그 이상의 것도 아냐.”
‘좋아, 방금 전의 대답으로, 확신했다.’
방금, 약간이지만 아스카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간단하다. 아스카의 능력은 목소리를 이용한 것, 그렇다면 그 반동 역시 목소리에서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다. 입으로 흥한자 입으로 망하리라. 뭐, 그런 거다.
‘목소리가 완전히 갈라지면 한동안 능력은 못 쓰겠지. 그렇다면 기회는-’
“표정을 보아하니 금단의 지식을 손에 넣은 모양이지? 하지만 안타깝게 됐어.”
“뭐?”
“이해해. 세상이 불합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니까. 가끔은 그런 세상의 불합리에 편승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방금, 그녀는 능력을 썼다. 방금 전의 발언이 뭘 뜻하는지 아키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아니- 그렇게 판단했다. 그리고 그것이 실수였다.
“그것이, 무한히 반복되는 뫼비우스의 띠 위에서 춤추는 일이라도.”
“너-”
몸이 무거워진다. 다시 한 번 기계가 노화한 것이다. 이럴 수가. 대체 어떻게? 방금 전의 말에 그런 의미가 담겨있었던가? 무한한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노화하지만 그렇다고-
콰아앙!!
“크으으윽!!!?”
쿠우우웅- 피하고 싶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이번엔 11호의 다리 한쪽이 사라졌다. 당연히 중심을 잃고 11호는 그대로 쓰러졌다. 중력이란 녀석은 정말로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평범하게 자기 일을 하니까 말이다.
“커헉!?”
당연히 아키하는 바닥을 뒹굴게 된다. 그것도 꽤 높은 위치에서부터 떨어져서. 터벅, 터벅. 바닥을 뒹구는 그녀에게 천천히 발소리가 다가왔다. 그 발소리의 주인공은 당연히 아스카. 니노미야 아스카. 신인, 그리고 언령사.
“대체- 어떻게-”
“황금사과는 함부로 따줄 수 없어. 아틀라스가 황금 사과를 따오기 위해서는 대신 그걸 받쳐줄 사람이 필요하니까. 그걸, 네가 할 생각은 없겠지?”
아키하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심지어 방금 전의 폭발은 언령조차 내뱉지를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그리고, 잠시 후 다시 한 번 폭발이 일어났다. 그쯤 되니 슬슬 이해할 수 있었다.
“반복회로-”
“정답이야.”
이미 그녀의 쿨한 느낌이 나는 목소리는 갈라져서, 그럼에도 썩 듣기 나쁘지는 않은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까지 다가왔다.
“다음에는 이런 거울의 정령이 아닌, 진짜가 와줬으면 좋겠어.”
“인정하지- 너에겐, 그럴 가치가 있는 것 같으니까.”
“그래. 그러면 영겁의 시간이 지나기 전에는 볼 수 있겠지.”
웃으면서 니노미야 아스카는 일어나 자리를 떴다. 몇 번을 반복하는 폭발을 뒤로 하고.

“와우. 이거 시작부터 한 건 해주는 군 신입.”
“그렇지만- 이거 패배 카운터가 안 올라가는데?”
규칙 제 1항. 기절하거나 전투불능이 됐다고 판단되면 패배 카운터가 발생한다.
규칙 제 2항. 패배한 자는 중앙으로 이송되어서 치료를 받는다.
규칙 제 3항. 생각이 있다면 다시 재 참전이 가능하다.
규칙 제 4항. 패배 카운터가 3개 쌓일 경우 강제로 퇴장당한다.
“그야 당연하지. 저거 로봇이니까.”
“에에엑?!”
“가짜였어!?”
“아키하의 기술력은 세계제이이이이이일!?!”
“하아, 프로듀서란 사람들이 못알아보면 어쩌잔 거야.”
“나는- 봤어.”
“그야, 너한텐 보이겠지. 미루P.”
스펠러는 피식 웃으면서 만족스럽게 카메라 너머에 비치는 붙임머리 소녀를 쳐다봤다. 그래. 어디 한 번 잘 해보라고. 아가씨. 마법사의 제자로서.
그렇게, 화려한 개막전이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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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개운하다!!! 간만에 쓰는 3인칭 배틀씬에 기분이 상쾌합니다 후아아아

한 번 팍 떠오르면 논스톱으로 달리니까 말이죠. 아쉽게도 승자는 없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아스카가 승자겠지만-

아키하도 본체는 아니었으니까요. 설마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저 정도 대책을 안 세웠을까요. 떠본 거에요 떠본 거.

자, 그런데- 개막전도 끝났겠다. 누구의 배틀을 원하시나요! 신청은 언제나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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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에 대한 설명 코너

니노미야 아스카

능력 : 언령 (말하는 바를 이뤄낸다.)

조건 : 시적인 표현, 입술에 약지와 중지를 닿게 할 것.

반동 : 목소리가 갈라진다. 목소리가 갈라지면 능력은 사용할 수 없다.

 

이케부쿠로 아키하

능력 : 기계동화 (기계를 완벽하게 파악한다)

조건 : 기계와 접촉할 것 (충전식)

반동 : 충전량 이상의 활동시 기계 노화, 노화의 영향은 아키하에게 고스란히 돌아가 일시적으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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