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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센카와 치히로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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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4, 2016 11:46에 작성됨.

안녕하세요? P 씨? 오늘도 좋은 날이네요. 사무소에도 활기가 넘치고 이제는 팬들도 많아져서 함성이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아요.

 

센카와 치히로에요. 후훗, 아이돌만 편지쓰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저도 한 번 써보려고요.

 

서류만 쓰는 것도 지겨우니까요. 이런 식으로 마음넘치는 편지 쓰는 건 또 기분이 다르네요. 뭔가 두근두근하는 기분이에요.

 

후우, 매일 보는 사이라고 해도 못다한 말은 있기마련이니까요. 마지막이 되기전에 이런식으로라도 마무리를 지어야겠어요. 게다가 일류 사무원은 언제나 일처리가 깔끔하게 해야하니까요. 남기는 것이 없게, 후임이 곤란하지않게 말이죠.

 

처음 P씨가 들어왔을 때만 해도, 아무것도 몰라서 저에게 물어서 겨우 해내는 일도 있었는데, 이제는 어느새 혼자서도 잘하시는 훌륭한 프로듀서가 되버리셨네요. 제가 필요없어도 될 만큼 말이죠.

 

어라? 전 P씨를 프로듀서 한 걸까요? 프로듀서를 프르듀스해서 톱프로듀서로 만든 것 같네요.

 

평소에는 이런 간단한 농담도 못 건넬 만큼 바빴으니까요. 전에는 오히려 너무 많이 봤는데, 요즘에는 아이돌들 보기도 바쁘시잖아요?

 

이번에는 꽤 루즈하게 말하고싶어요. 카에데 씨 다쟈레처럼 말이에요.

 

P씨도 평소에는 이벤트랑 갸차로 바쁘시니까, 이런 글을 통해서라도 한 번은 쉬셨으면 하는데 말이죠?

 

프로듀스가 즐겁다고해도 사람은 편안하게 풀려있어야할 때도 있으니까요.

 

아, P씨는 즐거우셨나요? 프로듀스라는 거.

 

저는....그렇게 즐겁지는 않았네요. 왜냐면, 솔직히 책상에 앉아만있는 게 유쾌하지는 않잖아요? 견학 안내같은 것도 잠깐이고.

 

P씨는 성장하는 아이돌들을 시시각각으로 지켜보지만요. P씨는 그 아이들과 교감하고 눈을 마주치겠지만, 저는...조금 외롭다고 느껴지는 때가 있거든요. 빛나는 스테이지나 의상도, 아이돌의 미소도 제가 가질 수도 볼 수도 없는 거니까. 그런 걸 떠올리면 가끔은 쓸쓸해져요.

 

게다가 때때로 들리는 악플과 상사의 소리도 한 몫하죠. 아, 이건 P씨도 같으시려나요?

 

그래도 버텼죠. 근데 이 악물고는 아니었어요. 조금은 씁쓸하지만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제가 여기까지 버텼던 건....아마도 P씨 때문일거에요.

 

저를 그나마 제대로 봐주시는 사람도, 제가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도 당신뿐이니까요.

 

처음엔 같이 있는 사람이라서 마냥 좋았을지도 모르죠.

 

처음 시작할 때, 같이 마주서서 여기까지 온 사이니까그랬을지도 모르죠.

 

이유나 뭔가 기점이 되는 날은 잘 기억이 나지않네요. 마치 열심히하다보니 톱아이돌을 만들었듯이, 열심히 있다보니 P씨가 제 삶에 깊숙히 들어와버린 것 같아요.

 

그거 아시나요 P씨? 아이돌들에 휩싸여 바쁜 당신을 보면서도 저도.......질투했다는 거?

 

어쩔 수 없다고 느끼면서도 마음은 맘대로 되지않아요. 어디선가 늘 그렇게 느껴버리고 마는 거죠.

 

매일매일 들어오는 프로듀스를 위해 당신을 보면서 조금은 욕심있었어요.

 

매일매일 들어오는 당신을 향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미소를 지으면서, 조금은 바랬어요.

 

당신이 한 번은 저를 봐주는 것을. 당신이 아이돌에게 하듯,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말해주고, 하는 걸 조금은 바랬어요.

 

어차피 보조사무원은 눈에 잘들어오지도 않거니와 하루에도 수많은 아이돌이 쏟아지듯 들어오고, 그런 아이돌들을 담당하는 당신에게 짐을 더하려는 짓은 확실히 하지말아아 할 일이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사랑에 빠진다는 건 그런 거니까.

 

P씨는 아마도 지금 놀라겠죠. 그런 건 생각도 못 했을테니까.

 

그래도 P씨, 저는 제법 오래 P씨를 마음에 품고있었답니다.

 

그 오랜 시간동안 전 그냥 사무원으로 있었지만요. 철저하게 당신 앞에서 당신을 향한 마음을 가려왔네요.

 

누구는 그냥 용기가 없다고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P씨,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사랑은 소유욕이랑 다른 거니까, 당신을 무리하게 안으려는 것보다 당신이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더 낫지않을까라고요.

 

그런식으로 당신에게 늘 미소지어줄 수 있다면, 하루하루 계속 아이돌들과 성장하는 당신을 매일 볼 수 있다면 그것도 행복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식으로 해도 당신의 미소를 볼 수 있으니까요. 그게 절 향한 미소는 아니겠지만...

 

매일 들어오는 당신을 가장 먼저 마중나가서 보너스를 건네주었을 때. 그 때 짓는 당신의 미소를 혼자 독점하는 것도 나름대로 기쁜 일과였어요.

 

그런 식으로, 당신의 행복을 바라는게 가장 좋다고 느꼈어요.

 

게다가 P씨는 누구만의 것이 되기에는 너무 큰 사람이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필요로하고 그 중에서는 저보다도 P씨가 필요한 사람이 있어요. P씨가 받아주지 않는다면 그대로 부서져버리거나 넘어져 다칠 것 같은 사람들이 말이죠.

 

전 괜찮다고 생각해요. 전, 아무것도 없던 시절, 당신과 둘이서 여기까지 올 정도의 사람이니까요. 굳이 누군가가 있어야만 하는 사람도 아니고, P씨를 가장 오래, 가장 가까이서 봐온 사람이니까.

 

어떻게보면 P씨를 가장 오래 가지고있던 특혜받은 사람이죠.

 

그래서 그런 생각으로 여기까지 사무원으로서 왔네요

 

그래도 오늘은 좀 어리광부려도 되겠죠. 앞으로 다시는 오지않을 마지막이니까. 그냥 원없이 저질러보고 싶어요. 뭐 어때요. 이젠 끝인데. 안녕이잖아요. 이럴 때 퐉하고 용기얻어서 말이죠.

 

그리고 언젠가 한 번은 꼭 말해보고싶었어요.

당신을 사랑한다고
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거라고

 

꼭 당신에게 말하고싶었어요.

 

P씨,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오늘의 로그인 보너스는 이것(편지)입니다. 내일은 이쪽을 받으실 수 있어요.

 

========

 


으아아아 7kb가 길다.

 

이 시리즈의 연재가 느린 이유는...솔직히 이거다! 하고 파바바박 쓴 부분은 2~3kb입니다. 나머지는 늘리기...

 

그래서 시간대비 분량이 제일 안 나오기도하고, 쓰면서 레퍼토리가 점점 비슷해지니까요.(인사-과거-고백-인사)

 

본문의 마지막 대사는 내일도 보고싶다는 희망을 표시한거지만...

 

그러니까 데레스테는 삭제하는 게 아닙니다.

 

치히로 씨는 일개사무원인데 저희가 과금한다고 재벌이 될까요. 반남이 다 가져갑니다. 그러니까 많이 아껴주시고

 

그래도 치히로 씨 놀리기는 재밌고 (응?!)

 

하핫

 

Next mail is from 아냐스타샤

 

와아아아, 편지 쓸 때는 러시아어 같은거 안 쓰겠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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