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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erella Girls Side Story- Prince and Princess-Prince from Ashes F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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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06, 2016 08:44에 작성됨.

Cinderella Girls Side Story- Prince and Princess  
 
Prince from Ashes

 

“으따따따...언니 원래 이런거 할 때 이렇게 지루한거 였어?”
“후후후 이것도 다 과정이라고 생각하렴.” 
  
전신의 근육을 푸는 엘렌과 그런 그녀를 달래는 린을 바라본 뒤 소년은 자신의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몇 시간 동안의 회의 끝에 나와보니 시간은 벌써 오후 12시로 되어있었다.
소년은 자신의 목에 걸려진 346 프로덕션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들만 맬 수 있는 카드를 다시 한번 바라보면서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되었네. 뭔가 아이러니하면서도 묘한 기분이 들고.”
“이렇게 생각해. 다시 시작한다고. 아예 처음부터 스타트를 끊었다고.”
“다시 시작한다라...”
  
린의 말대로 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한다고. 아예 처음부터.
회의 내용은 이러했다. 소년의 싱어 라이팅 실력으로 이번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싱어 라이터가 되어 달라는 것. 처음에 소년은 중요 프로젝트인데 자신이 해도 괜찮냐고 물어보자 부장은 “어차피 언젠가 해야 할 텐데 지금 하는 것도 나쁘지 않는가.” 라면서 그대로 하라고 하셨다.
  
“그 부장님도 변한 게 없구먼. 딱 보아하니 꼭 해주세요 라고 말씀하시는 거 같으니 덕분에 더 안 할 수가 없잖아.” 
  
소년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하는 그에게 대답하려는 듯 린 역시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너의 기분을 모르는 것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혹시 뉴 제네레이션이나 다른 유닛들에게도 그랬어?”
“뭐 아마도?”
  
린은 손가락으로 볼을 긁으면서 천정을 바라보고 소년은 금방 그녀에게도 똑같은 일이 있었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참 동안 걷다가 린하고 소년은 엘렌을 바라보았다.
  
“저기 엘렌...”
“왜 오빠?”
“정말로 괜찮겠어? 너 아이돌 되는 거 거절하는거?”
“아아 나빠질게 뭐 있어?”
  
엘렌은 두 사람 앞에 딱 서면서 중심대 위에서 중심을 잡듯 양팔을 뻗었다.
  
“쭉 생각해 본 건데 지금은 들어가야 할 때가 아닌 듯해서. 펜싱 전국 대회도 다가오고 펜싱부 내 후배 애들이 아직 내가 필요하니까. 대신에.”
  
마치 백조의 춤을 추듯 한발로 자신의 몸을 빙글 돌리면서 말을 이어갔다.
  
“프로듀서가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봉사 활동을 해보는 것도 어떠냐는 것은 받아들였잖아. 이런 식으로 천천히 아이돌 업계에 관한 것을 차근 둘러 본 뒤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서."
  
그 말에 린은 기특하다는 듯 엘렌의 등을 토닥였다.
  
“그래 잘 생각했어. 천천히 생각한 뒤 결정하는 것도 늦지 않아. 어른스럽네 엘렌.”
“에헤헷 린 언니에게 칭찬 받았다.” 
  
소년은 뭔가 이상했다. 원래 엘렌이라면 흥미가 생기면 무작정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성격인데 생각해본 뒤 결정한다? 뭔가 있는 듯 한 기분의 소년이었지만 엘렌은 얘기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
  
‘무엇보다...’
  
린 언니과 오빠가 전혀 듣지 못하도록 마음속으로 말하는 엘렌. 소년의 예상대로 사실 엘렌이 거절한 이유가 따로 있었다. 자신 보다 아이돌이 되고 싶어 하는 선배에게 그리고 그러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온 그 사람을 위해서 말이다.
  
‘내가 먼저 아이돌이 되면 카렌 선배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거 같아서. 그렇지 않아도 많이 힘들어하시는 분인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온 세 사람. 밖으로 걸어가던 도중 린은 뭔가 생각난 듯 소년을 뒤돌아 노려보았다.
  
“...왜 갑자기 그런 식으로 나 쳐다봐?”
“생각난 건데 경찰서라니?”
  
왼손을 스웨터 주머니 속에다 넣고 소년을 노려보는 린, 그런 그녀에게서 나온 단어인 경찰서라는 단어는 소년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큰일 났다. 이것만큼은 비밀로 하려 했는데. 아까 회의실에서 프로듀서랑 얘기했던 부분 중 하나를 기억하고 있었단 말인가.
  
“아 그.. 그게... 그러니까...”
“뜸 들이지 말고 말해. 너 나한테 숨기는 게 뭐야?”
  
린의 추궁은 서서히 소년을 궁지로 몰리기 시작했다. 소년은 엘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야 도와줘라는 눈빛으로. 하지만 엘렌의 대답은 이러했다. 고개를 오뚝이 마냥 끄덕이면서 손 엄지를 내미는 엘렌. 그냥 말하는 게 좋다는 의미.
  
생각해보면 엘렌이 제시한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만약 여기서 말하는 것을 거부했다가는 모든 게 도로 아미타불 될 테니까. 어떤 여자가 자신에게 비밀을 숨기는 남자를 좋아하겠냐만.
  
“아..알았어...다 말할게... 대신 충격받기 없기다?”
“......”
  
특유의 무표정으로 소년을 바라보는 린을 보면서 소년은 긴 숨을 내뱉은 뒤 그때의 상황을 얘기해주었다.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사진부 부장이 린의 도촬 사진을 팔아넘기려 했던 거(동시에 우즈키와 미오의 도촬 사진도 팔려고 했던 것은 덤) 그거 때문에 화가 너무 난 나머지 부장을 거의 반죽음으로 만들어 놓고 경찰서에 끌려가고...
  
  
  
“그렇게 돼서 때 마침 프로듀서하고 엘렌이 나타나서 난 잡히지 않게 됐어. 그 부장 녀석은 결국 다 들..통...나고...”
  
한참 동안의 설명이 끝난 뒤 찝찝한 마음으로 린을 바라보던 소년.
린은 여전히 왼손을 스웨터 주머니 속에다 넣은 체 무표정으로 소년을 바라보았다. 혹시 나에게 실망한 건가? 이거 마치 절교 분위기인데? 라는 소심한 기분과 생각이 소용돌이 마냥 돌고 돌았다.
  
“뭐 결론은 폭력을 사용했다는 거네? 사진도 봤을테고?”
“미..미안! 폭력은 나도 그만 너무 화내는 바람에! 그리고 사진 내용도 이미 잊었으니까 너무 걱정 마!”
  
미안해 미안해하면서 린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소년. 계속 미안해하는 소년이었지만 패턴이 다 떨어졌는지 소년의 말도 서서히 흐려져 갔다.
  
“엘렌 이 폭력적이고 변태 오빠랑 놀지 말고 우리끼리 카페 가자.”
“오? 언니가 한턱내는 건가요?”
“먹고 싶은 거 다 말해. 저런 오빠랑 노는 거 아니야.”
“오예! 레츠고! 당장 가요 언니!”
  
린과 엘렌 단둘이서 밖으로 사이좋게 나가는 사이 소년은 혼자 남겨졌고 마치 같이 가-라고 말하는 듯 두 사람을 쫓아갔다. 소년이 쫓아오는 사이 그리고 엘렌이 자신의 옆에서 같이 자매처럼 걸어오는 사이 린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무도 들리지 않게 나지막하게 말하면서.
  
“고마워.”
  
  


2일 전 밤 공원.


  
 소년이 가지고 있던 악보를 여러 번 읽고 또 읽고 있던 시부야 린. 하나같이 정성을 들이지 않은 것이 없었다.
자신만의 오리지널티를 넣으면서 최신 트렌드까지 생각해둔 내용의 악보들, 소년은 자신의 악보를 읽고 있는 린을 보면서 자신의 왼손과 오른손의 손가락을 끼리끼리 끼우고 있었다.
  
“평소에 음악을 했었어?”
“뭐...그런 셈이지...”
  
린은 악보들을 다시 한 뭉치로 모으게 한 뒤 소년에게 계속 말을 이어갔다.
  
“왜 여태까지 실력을 숨기고 있었어? 이 정도면 아마추어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소년은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었다. 아마추어에서 벗어났다. 이게 누군가로부터 듣는 반가운 단어인가. 아니 반갑다기 보다 뭐랄까....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젠 아무렇지도 않은 기분이지만 린에게서 그런 소리를 들으니 솔직히 기분이 좀 좋았다.
  
“오래전에 나 사실 미시로 프로덕션에서 일했던 적이 있었어.”
“미시로 프로덕션? 346 프로덕션 말하는 거야?”
“응.”
  
소년은 이대로 말해도 괜찮을까 싶었지만 린이라면 별 상관없겠지라면서 말을 이어갔다.
  
“한 2년 전인가? 내가 어릴 적에 음악을 한다는 이유로 여기저기 끌려다니다가 도착한 곳이 바로 미시로 프로덕션이었어. 내가 평소에 음악 좀 하긴 했지만.”
“그럼 왜 지금은 안 하는 거야?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런 곳에서 일했다면 너 유명인이었다는 의미잖아.”
“바로 그 점이야.”
  
소년의 대답에 뭐? 라고 말하 듯 린은 왼쪽 눈이 조금 올라오고 입이 조금 열려졌다. 저 소년은 눈빛과 표정은 마치 그때의 그의 심정이 어땠는지 간접적으로 알려주었다. 씁쓸하면서도 뭔가 슬픈 표정?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왜 음악을 하게 되었는지 서서히 잊게 되더라고. 내가 왜 이런 것을 시작하게 됐지?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 지금 사람들에게서 끌려다니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느낌 알아?”
  
소년은 오른손을 쥐었다 핀 뒤 말을 이어 갔다.
  
“사람들에게서 Prinz von Musik 인가 뭔가 하는 이상한 호칭으로까지 불리게 되면서 서서히 불안해져 왔어."

"Prinz von Musik?"

"독일어로 음악의 왕자라는 의미라나? 사람들로 부터 원래 이름이 아닌 저런 호칭으로 불리우게 되면서 원래 같으면은 좋아해야 겠지만 이상하게도 그 반대로 느껴지더라고. 서서히 사람들이 나를 물건 취급하고 언젠가는 나도 버려질 것이라는 느낌? 쓸모 없어진 도구는 버리기 이런 거? 그런 느낌이 들었어.”
  
소년의 얘기가 끝나고 그의 입에서 휴우 하는 한숨이 나왔다. 좋지 않은 기억들이 되살아났지만 동시에 뭔가의 응어리가 풀린 느낌이었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털어놓는 것은 처음이라서.
린은 소년과 그녀의 손에 들어진 악보를 번갈아가 보았다. 악보는 최근에 썼다는 듯 볼펜으로 씐 음표와 가사 내용이 참으로 깨끗했고 각 악보다 하나씩 정성을 들였다는 것을 한눈에 볼 수가 있었다.
  
“솔직히 말해봐. 너 또 다시 하고 싶은 거지?”
“또 다시?”
“너와 악보를 보니까 그 열정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볼 수가 있어. 무엇보다 나와 만나기 전에 공원에서 네가 악보를 끄적이고 있던 게 보였고.”
“그럴 리가 없잖아. 이미 그만둔 것을 뭐 하러 또...”

 

자신을 부정하는 소년이지만 린은 알 수 있었다. 소년은 아직도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겨져 있다고.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이 많은 악보들을 자기 손으로 쓰려고 할까.

 

"너 내일 시간 있어?"

"내일? 내일 보다 내일 모레에 있긴 한데..."

"그럼 내일 모레 프로덕션으로 찾아와. "

 

린의 말에 소년은 고개를 들어보았다. 방금 뭐라고? 프로덕션으로 찾아오라고?

 

"프로덕션으로 찾아오라니? 그게 무슨...

"내가 프로듀서에게 너에 대해서 얘기를 해줄 테니까. 이대로 가다가는 너는 너의 그 좋은 실력 그대로 방치할게 뻔해서 보는 내가 한심해 보여서 안되겠어."

"말했잖아. 난 이미 이 일에 손 씻었다고. 무엇보다 다시 돌아가면 나를 받아줄까?"

“손을 씻은게 아니야. 넌 지금 도망치고 있는 거야.”


  
뭐? 라고 말하는 듯 린을 바라보는 소년. 분명히 그녀는 이렇게 말하였다. 도망치고 있다고? 내가?


  
“두려워하고 있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무서워하는 거야. 모든 것이 어느 순간에서부터 불투명 해지고 그리고 목적의식이 없어졌다는 이유로 너는 도망 치려하고 있다는 것이 보여 나는.”


  
그녀의 말에 정곡이 찔렀는지 소년은 아무 말이 없었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하였다. 그 아무런 누구도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해준 적도 없었고.
도망치고 있다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난 오히려 네가 지금 부러워 졌어."

"내가 부럽다니?"

"뭔가 열중할 수 있는 게 있었다는 거 자체가 말이야."

  
그게 부러워할만한 일인가? 소년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열중할 수 있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하면서. 린은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면서 왼쪽에 끼워진 귀걸이를 더듬은 뒤 말을 이어갔다.

 

"내가 아이돌이 되기 전까지 나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가 없었어. 내 꿈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

"네가 그랬다고? 전혀 안 그래 보였는데?"

"그랬었어 난. 흥미로운 게 있었다면 그저 발 담그는 식으로만 그치고 말이야. 프로듀서가 나한테 아이돌 제의를 하기 전까지 말이야. 그 뒤..."

 

린은 오른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꼭 쥐었다. 갑자기 날뛰는 심장. 날뛰는 심장은 서서히 그때의 기억과 흥분감을 되살아나게 만든 것이다, 무대 위에서의 첫 데뷔... 미카 씨의 무대에 올라왔던 자신을 포함한 다른 세명이랑 같이 댄서로 활약했던 그때.

 

"그때 너 있었어? 죠가사키 씨의 콘서트 중 하나였는데."

"죠가사키...아 죠가사키 미카 말하는거야? 그 핑크 누님?"

"맞아 죠가사키씨. 내가 그러니까 정확히는 뉴 제네레이션의 진짜 첫 데뷔는 바로 죠가사키씨 콘서트의 백댄서로 활약할 때였어. 나를 포함한 우리 셋이 스테이지 위로 날아 올랐을때 그리고 그 뒤 스테이지 위에서 춤을 쳤을 때의 기분은..."

 

날뛰는 심장을 견딜 수가 없었는지 린은 큰 숨을 내뱉었다. 하악-하면서 크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그렇지 않다가는 자신의 심장이 폭발할 거 같았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어. 정말로. 마치 날아오를거 같았어! 스테이지에 뛰어오른 뒤 그 순간 부터! 끊임없이 느껴져 오는 흥분감, 뭔가를 열중할 수 있는 나 자신! 무엇보다! 그 뒤 밀려오는 감동의 파도! "

 

린의 목소리는 현재 그녀의 말대로 파도 그 자체였다. 목소리뿐만 아니라 현재의 상태가 바로 그 흥분 그 자체였고 그런 그녀를 보면서 소년은 진정 시키기는 커녕 눈을 크게 뜬 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서서히 머릿속에 생각 난 것이다. 그렇다 자신도 한때 그러했다.

 

처음 악기를 다뤄 봤을 때 몰려온 신비로움, 그리고 음악 하나를 연주 할 때 느껴온 흥분감, 그리고 자신이 완성한 가사와 악보로 연주하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의 감동....

 

소년은 린을 따라 하듯 자신의 손으로 가슴을 꼭 쥐었다. 자신도 흥분하고 있던 것이다.  지금...그때의 기억으로 돌아간 듯... 아니 그 시절로 돌아간 듯...

 

"린."

"응?"

"나도 지금도 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을 내려놓은 나도...지금도 해낼 수 있을까? 그때의 흥분감을 다시 느낄 수 있고."

"도망치지 마. 그거 하나면 돼."

 

간신히 흥분감을 가라앉히듯 숨을 골라내는 린. 소년 역시 흥분감을 가라앉히려는 듯 숨을 고르고 있었는데 그것은 마치 린을 따라 하는 거 같았다.

 

"도망치지 말고 다시 돌아보는 거야. 그러면 반드시 너의 세계가 다시 너에게로 돌아올 수 있으니까. 내가 장담할게."

 

소녀는 왼손으로 왼쪽 귀걸이를 다시 이루어 만지고 소년은 그녀의 한말을 되새겨보았다. 나는 지금 도망치고 있다. 그리고 도망치지 말아라. 생각해보니 린은 하나도 틀린말 한게 없었다. 자신은 도망치고 있었고 과거를 외면하려 하고 있었다고. 덕분에 진정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망각하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자 린은 그대로 소년에게 손을 뻗었다. 

 

“나랑 하나 약속해.”

“약속 이라면?”
“무슨일이 있어도 절대로 도망치지 않기로. 어떤 역경이 다가와도 그리고 어떤 벽을 만나도 도망치지 않고 늘 맞서겠다고.”
  
약속이라 불리는 맹세. 그것은 이 손을 잡는 순간 린이 말한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을 소년은 알 수 있었다. 한치의 거짓도 없이 말이다.
  
“그리고 하나 더 약속해 줄수 있어?”
“뭐를?”
“내가 아이돌이라는 것에 대해서 말이야. 너도 알겠지만 아이돌이랑 사귄다는 것은 곧 스케줄 때문에 만나는 것이 힘들 테고 동시에 만나도 리스크를 많이 겪어야 된다는거야.”
 
린의 말에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는 금발의 소년. 그 역시 알고 있었다. 아직도 아이돌이 누군가랑 사귄다는 것이 퍼지면은 그대로 스캔들이 풍선 터지듯 터진다는 것을 의미할 테고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연애를 해야 한다는 것도 포함해서 말이다. 어떤 이는 아이돌이 누군가랑 사귄다는 거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할 정도이니...
 
“나는 아이돌이야. 그러니 앞으로 나랑..."
 
얼굴을 붉히면서 머리를 긁다가 단어가 하나 끊기면서 말을 이어가는 린.
 
“...된다면 많이 힘들지도 몰라. 자칫하다가는 너에게도 사생활 침범이 제대로 끼칠 테고. 그것도 감당할 수 있는 자신이 있어?”
 
두 사람 사이에서 침묵이 흘렀다. 지켜야 할 약속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여기서 린의 손을 잡는 순간 그 수많은 약속들을 지키기 위해 짐을 매야 한다는 것은 소년은 알 수 있었다.
  
“그 약속들 지켜낼게.”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소년은 그대로 그녀의 손을 잡은 뒤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각오도 없었으면 난 너에게 다가오지 않았을지도 몰라. 나는 너를 좋아해. 대신 너도 하나 약속해줘. 하나면 되.”
“하나라면?”
“네가 나를 믿는다는 것. 그거 하나면 되. 네가 만약 나를 믿어준다면 나도 믿음으로 되 갚아 줄게. 그거뿐이야.”
 
소년의 눈에는 흔들림조차 없었다. 짙은 청색의 밤 하늘 위에 떠 있는 보름 달은 곧 두 사람을 비춰 주었고 달 주변에 떠 있는 별들도 마치 구경 나왔다는 듯 서로들 반짝이고 있었다. 믿어달라... 저 금발의 소년이 분명히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였다. 믿음을 믿음으로 되 갚아 주겠다고.
 
소년의 말이 끝나면서 린 또 한 소년의 손을 잡은 체 일어섰다. 마치 자신이 원하던 대답이었다는 듯 소년 앞에서 미소로 답해주고 있는 린. 두 번째였다. 소년에게 미소를 지은 것이 어제 메이드 카페에서 귀걸이를 되 돌려준 뒤 짓는 표정이어서 소년 자신도 모르게 얼굴에 약간 붉은빛이 감돌았었다.


“이름 뭐야?”
“이름? 모르고 있었어?”
“나한테 한 번도 말해주지 않았잖아. 나 쫓아다니는 거 외에는. 그러니 전혀 모르는 수밖에.”
  
아차라고 말하듯 소년은 쓴웃음 지었다. 생각해보니 그녀에게 한 번도 자신의 이름을 말해준 적이 없었다. 그저 그녀에게 다가간 것 외에는 다른 것은 생각도 못했으니. 하지만 동시에 뭔가 흥분된 느낌이 들었는데 그 이유는 그녀가 자신에게 이름을 직접 물어보았기 때문이다. 소년의 이름을 직접.
  
“자 지금부터 이름 소개하기야.”
  
에헴 한 뒤 오른손으로 잡은 소년의 손을 악수하듯 위아래로 흔든 뒤, 린은 왼손으로 자신을 몸을 대면서 말을 이어갔다. 소년은 이 순간만큼은 제대로 해내고 싶었다. 한치의 실수도 없이. 서로에게 이름을 말해주는 것 만큼 중요한 순간이 없으니까.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의 이름은 시부야 린.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성함을 물어봐도 됩니까.”
  
미소를 지으면서 소년에게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는 시부야 린. 소년의 차례가 되자 소년 역시 린을 따라 하듯 오른팔을 위아래로 흔든 뒤 왼손으로 자신의 몸을 대면서 말을 꺼내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시부야 린.”
  
소년은 부끄러운지 말을 잠시 끊었다. 정신을 가다 듬기 위해 긴 심호흡을 끝 낸 뒤 소년은 자신의 이름을 말하였다.
  
“제 이름은....“

 

Cinderella Girls Side Story- Prince and Princess  

Prince from Ashes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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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Cinderella Girls Side Story-Prince and Princess- Prince from Ashes 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기에서 마저 뵙도록 하겠습니다.


Q&A 받고 있습니다. 질문을 주시면 제가 최대한 정성껏 답변을 내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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