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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미시로 프로덕션 ~요리대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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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8, 2016 23:46에 작성됨.

"요리대회? 알겠어. 프로듀서를 요리하면 되는 거지?"

 

"캡틴 펀치!"

 

아이돌의 생명은 얼굴이다. 그래서 대자대비하신 캡틴 미오께서는 린의 명치에 발끝을 꽂아넣어주셨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린 보고 정신 차리라는 의미에서 새우처럼 굽어버린 린의 등 위에 네리챠기!를 베풀어주셨다. 내려차기도 내려찍기도 아니다. 네리챠기다. 정의로운 마음을 지닌 캡틴이기에 갱생사범님의 발기술을 조금이나마 흉내낼 수 있던 것이다.

 

"스파시바! 깨끗한 기술이에요!"

 

아냐가 눈을 반짝이며 쳐다보았다. 아냐가 발을 앞뒤로 움직이며 캡틴의 동작을 어설프게 따라하는 동안, 닛타 미나미의 눈은 아냐의 다리에서 떨어지지를 않았다. 짜릿한 무언가에 대한 기대 때문에 양 다리를 비틀었지만 누구도 미나미를 보지 않았다. 닛타 미나미는 똑부러지는 아가씨이며 공개노출 같은 것엔 관심 없었다. 하지만 아냐의 발에는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어째.... 서...."

 

"대놓고 그런 말은 하지 말라고....."

 

캡틴의 말씀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방을, 파트너를 소중히 여긴다면 이런 일은 공론화시키지 않는 게 올바른 처신일 것이다.

 

"미나밍이랑 아냐만 해도 사실 그렇게 하드하면서 겉으로는 아무 내색도 안 하고 있다고. 미나미가 다리를 비비고 있긴 하지만."

 

방금 아무도 미나미를 보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었지? 그건 거짓말이다!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모두를 소중히 여기는 캡틴은 자신의 신성한 의무를 소흘히 하지 않는다! 프로젝트 구성원의 인간관계부터 취미에 마음 속 까지 하나하나 꿰뚫어보고 언제 어디서든 캐치할 수 있어야 진정한 캡틴! 우리의 빅시스터가 자기 옆에서 미나미가 하앍대는 걸 눈치 못 챌 리 없다!

 

"아냐가 오늘 밤 미나미를 발로 괴롭힐 생각에 다리를 흔들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대놓고 내색하지는 않는다고!"

 

물론 아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모를 리가 없다!

 

"꺄아아악! 미오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미나미 괴롭히면 안 됩니다! 미나미 괴롭히는 거 아냐뿐입니다!" "아냐는 또 무슨 소리 하는 거야?! 그런 건 둘만의 비밀...."

 

미나미, 아냐 폭사 확인! BOOM!

 

"그뿐만이 아니야! 미쿠를 봐! 맨날 리이나랑 싸우면서도 사실은 매일 밤 리이나를 반찬 삼아 로꾸하잖아!"

 

"냐앗! 리이나 앞에서 무슨 말 하는거냥?! 리이나 이건 오해다냥! 난 리이나를 친구로 보고 있긴 하지만 절대로 야한 생각은...."

 

"에? 난닷떼?"

 

"해산이냥!"

 

고양이똥꼬 파열 확인! 직스(혼다 미오), 쿼드라 킬!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알았어?! 시부린 말고도 참고 있는 사람은 많이 있다고! 조금은 주변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알아야지! 프로듀서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선 킁카킁카 할짝할짝하고 싶다곤 해도 그런 욕망을 남들 앞에서 드러내면 안 되잖아! 키라리랑 안즈도 지금 여기서 달라붙고 싶은 걸 참궈엙"

 

폭탄이 죽어가며 내는 단말마란 이 얼마나 상쾌한가. 별빛의 거인 모로보시 키라리께서 정의와 비밀을 수호하시니, 욕망 속에서 뒤틀린 캡틴의 뒷통수에 키라링파워! 가 폭렬하여 꽃힐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 캡틴은 그렇게 침몰하였다. 남들은 그런 말 하면 안 되지만 자기는 그런 말 해도 된다는 내로남불이 오늘의 비극을 부른 것이리라.

 

"나도 지금 아~쨩을 먹으러 가고 싶은 걸 참고 있다고!"

 

내로남불이라고 했나? 그것도 거짓말이다! 사실 보상심리와 뒤틀린 성욕이 금단의 융합 합체를 하여 오늘의 일그러진 캡틴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아쨩을 벗겨놓은 다음에 연유와 생크림을 잔뜩 뿌려놓고선 먹고 싶다고! 그 다음에는 내 몸 위에 생크림과 연유를 뿌리고서 아쨩한테 먹여주고 싶다고! 시부린만 참고 있는 줄 알아?! 나 아이돌 관둘래!"

 

그렇게 말하고선 캡틴은 프로젝트 룸을 뛰쳐나갔다. 아무도 안 잡았다. 그녀가 폭발시킨 것들의 희생자들만이 남아서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고 있었다.

 

"이거 내가 나쁜거야?"

 

시부린은 나쁘지 않다.

 

"미오도, 억눌린 소망의 또다른 희생자였어....."

 

묘하게 진지한 키라리가 전혀 안 어울렸지만 아무도 지적하지 않았다.

 

---

 

"그래, 요리 이야기로 돌아가자. 이번 요리 방송에 우리 신데렐라 프로젝트에서도 참가하기로 했어. 주제 자유, 종류 자유, 재료비 전액 지원. 제한시간 내에 만들어내기만 한다면 뭐든지 OK!"

 

다시 돌아온 캡틴이 드디어 이야기의 시작을 알렸다. 시부야 린에서부터 시작된 혼돈은 캡틴의 자폭으로 훌륭하게 정리되었다. 희생자? 닛타냐랑 미쿠는 희생된 거다. 헬무트 제모가 이 이야기를 싫어합니다.

 

"미시로 내부인원들로만 하는 그 행사 말이야?"

 

"정답! 그래서 우리도 사람을 뽑아와야 하는데....."

 

신데렐라 프로젝트 전원의 눈이 한 곳으로 향했다. 포동포동 둥실둥실 달콤한 것은 정의 맛있으니까 괜찮아의 사상가, 미무라 카나코가 두 눈을 깜빡였다.

 

"에, 나? 하지만....."

 

"여기서 우리의 미시로 상무님이 직접 하달하신 전갈 대령이오! 식재료는 보장하지."

 

카나코가 일어섰다. 조금 당황한 듯 눈을 깜빡이던 귀여운 모습은 손수 먹어치웠다. 미무라 카나코라고 하는, 귀엽고 통통한 여자아이의 가면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매일같이 트레이너 4자매에게 미무라 미무라 미무라아 미무라아아아를 연호당하며 귀엽게 움츠러들던 귀엽고 깜찍큐트한 아이돌은 지금 죽었다.

그녀는 암흑요리계의 정예부대 미무라 카나코였다. 아이돌로 위장하고 있는 그녀는 사실 7대 죄악 중 폭식을 담당하는 파리대왕의 화신이자 굶주림의 여신 리모스의 살찐 시녀였다. 황달로 부풀어오른 몸에 기공을 흘려넣어, 요리할 때 마다 파마팔진을 선보이는 암흑요리계의 다크호스이자 묵시룩의 4기사 중 기근을 담당하기에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멸망의 징조였다! 아아 두려워하라! 미무라 카나코가 오랜 잠에서 깨어나 이 세상에 예정된 멸망을 가져다주기 위해 왔노라! 그녀는 신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기쁘게 먹어치우는 사명을 지녔도다! 아이올라이트는 배반하였고 캡틴은 터져죽은 이 세상에 남은 희망은 뉴제네 최약체 간바리마스 우즈키 정도다!

 

".....방금 누가 나 욕하지 않았어?"

 

"무슨 소리야?

 

크윽, 역시 미무라 카나코! 물리적인 제약을 뛰어넘어 이곳의 소리를 직감적으로 캐치하다니..... 얕볼 수 없는 상대로군!

 

"아무튼, 우리 쪽에서 나갈 수 있는 건 미뭇치 정도인가?"

 

"나,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있지 않을까.... 란코라던지?"

 

"어둠에 삼켜져라!"

 

"기각이라구~ 키라리도 어둠에 삼켜진다니~"

 

암흑의 힘은 간단한 요리조차 검게 그슬려 버린 다크매터로 만들어버린다. 학원도시 2위와는 관계없을 것이다.

 

"그, 그럼 키라리랑 안즈가 나가는 게 어떨까? 키라리는 귀여운 요리를 만들 거고, 안즈는 뭐든지 잘할 꺼야!"

 

미무라 카나코는 부담된다는 듯 다시 한 번 고개를 저었다. 호오, 이것은 혹시나.....

 

"귀찮아... 그래도 못할 건 없지만 말이야, 키라리가 했다간...."

 

"괜찮다, 구우~ 키라리파워로 모두가 해피해피한 요리를 만들어 줄 거야!"

 

미무라 카나코는 고개를 저었다. 키라리파워(물리)로 해피해피(필드 전체에 특대 물리 데미지)당해서 간토 대지진을 다시 한 번 불러오느니 그냥 자기가 요리를 만드는 게 났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대기근에 의한 굶주림과, 기아 속에서 부모자식이 서로 잡아먹다 굶어죽어가는 아귀도의 강림이지 순수한 파괴가 아니니 당연한 선택이다.

 

"그, 그럼 치에리" "쵸옵!"

 

지구 반대편에서 아이돌Vs와일드를 찍던 사치코가 허벅지에 춉을 맞은 것 같다. 어떻게 아냐고? 알 게 뭐야 그딴거.

 

"그럼 미나미랑 아냐!"

 

"미나미를 요리하는 거, 특기입니다!" "나, 나는 먹는 거랑 요리당하는 쪽 전문이라....."

 

아아 이 뒤틀린 성욕이여. 얼빠 상무가 설립한 크로네의 괴인들도 이곳까지 뒤틀리진 않았어!

 

"리카랑 미리아! 여기 없으니까 대충 떠넘기자!"

 

역시 사악하도다 굶주림의 화신. 하지만 별빛의 거인은 그걸 용납하지 않는다! 키라리가 스윽 손을 들자마자 미무라 카나코가 쫄아버렸다. 게다가 어째서인지 치에리가 다시 사치코에게 춉을 날렸다. 미무라아아아아아!!!!!

 

"그럼..... 그럼 미오! 미오가 가져온 이야기잖아! 캡틴 미오라면 잘 할 수 있을거야! 화이팅!"

 

결국 모든 일의 시발점, 원점, 빅뱅에게 화살이 돌아갔다. 우리의 캡틴 미오는 이 위기를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가! 과연 캡틴은 요리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미리 태클을 걸어두지만 폭발은 예술도 요리도 아니다.

 

"아, 그날 저희 포지티브 패션은 아카네랑 버라이어티 찍으러 가. 바꿔줄래?"

 

"죄송합니다."

 

.......폭사하는 쪽이 그나마 호상이라는 건가. 음 절망적이야. 폭발 패션은 그날 몇 번이나 폭발할 것인가. 스태프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참고로 나도 그 날 크로네 일이 있어서 못 가."

 

"아, 린한테는 안 물어봤어. 그럼..... 미쿠는 어때?"

 

아이올라이트가 멋대로 격침당해 쓰러졌다. 미쿠는 린의 시체를 소파 위에서 끌어내려 구석에 집어던지곤 자기가 그 자리에 앉았다.

 

"리이나를 추천한다냥."

 

"에, 나?"

 

리이나가 앓고 있는 지병 '에난닷떼병'은 이번엔 발병하지 않았다. 평소처럼 제잘난 롞꾸맛에 못 들은 척 하라고 이 록찔아, 라고 미무라 카나코는 생각했을 것이다.

 

"아니 뭐.... 불가능한 건 아닌데."

 

"리이나는 요리 잘 한다냥! 햄버그 스테이크를 재료부터 사서 혼자 만들 수도 있고 알리오 올리오도 맛있게 만들고 발렌타인 쵸콜릿도 만들 수 있고 엄마표 된장국도 만들 수 있고 양파볶음도 만들 수 있다냥! 난 안 먹지만 가자미조림도 만든다냥!"

 

"사람이 기껏 마음을 담아서 만들었으면 싫어도 먹어!" "엣, 마음이라니....." "그것보다 말이야, 어떤 요리도 된다는 건 빵이나 과자, 케이크도 OK라는 말이지?"

 

드디어 요리대회에 관한 진지한 의견이 나왔다! 역시 리이나! 록 빼곤 다 잘하는 리이나!

 

"다른 요리라면 또 모르겠는데..... 그런 것도 포함이라면 카나코가 나가는 게 나을 텐데?"

 

게다가 상대방과 자신의 역량 차이를 겸허이 받아들이기까지! 아아 이 얼마나 록하지 않은 자세인가! 록이라 함은 원래 무개념 폭망 인생들이 지지징거리는 징징쾌락을 찾기 위해 밑바닥으로 잠긴 언더그라운드의 문화가 아니던가! 세상의 밑바닥에 가라앉아서 상처를 핥으며 모든 것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마약의 쾌감에 중독된 영혼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고귀한 록알못이로다. 아메에에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저하는 카나코. 리이나는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었다.

 

"그럼, 내가 나갈까. 이럴 때 록하게" "쵸옵!"

 

그리고, 리이나의 하렘마스터 패시브스킬을 무효화시키는 치에리엘의 촙이 공기를 가르며 리이나의 목을 노린다! 리이나 참살 확인! 미쿠냥 분노 확인!

 

"뭐하는 짓이냥?!" "춉!" "냥!"

 

미쿠냥, 침몰.

 

"치, 치에리?!"

 

너무 소심한 나머지 애니메이션의 분량도 딱 소심한 만큼 받은 치에리가 분연히 일어섰다! 묵시룩의 4기사를 막을 것은 자신 뿐이라는 건가! 아아 용사 치에리, 아니 천사 치에리엘이여. 허나 그녀는 그대와 같은 신을 섬기는 자, 그대 아버지의 뜻을 어겨가며 피할 수 없는 멸망을 막아보려 하는 것이더냐. 과연 타천사는 어떻게.....

 

"카나코, 이번 대회엔 그 '애플파이 프린세스'가 참가할 거야."

 

"....!!!"

 

.....에? 뭐야? 애플파이 프린세스? 잠깐만 이거 자료에 없는데?

 

"도망칠 거야?"

 

"에, 난......"

 

"친구로서 물어볼께. 도망칠 생각이냐, 쇼콜라 티아라!"

 

어 잠깐만 저기요 지금 상황을 못 따라가겠는데요? 잠깐만! 거기 해설이 상황 못 따라가는데 갑자기 시리어스해지지 말아줄래?! 치에리 넌 또 어딜... 안 나가겠다면 쇼콜라 티아라의 자리는 내가 받겠다고?! 대체 무슨 소리하는 거야?!?!

중계석의 린 해설 부탁드립니다!!!

 

 

 

 

 

 

---

 

요리대회 당일.

 

"카나코쨩.... 안 오는 걸까?"

 

'애플파이 프린세스' 토토키 아이리는 내심 미무라 카나코에게 실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걸 겉으로 내색하지 않는 그녀이고, 애초에 그녀가 실망감이니 뭐니 하는 부정적인 감정과 거리가 먼 사람이긴 하지만, 이번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미시로 프로덕션 최고의 파티셰를 가릴 수 있는 이 자리에서, 그녀는 도망친 것이다. 왕관의 소유자는 스스로의 자격을 증명하지 못했다.

 

"......흥, 아이돌이 겁 먹고서 피해다니는 꼴이라니. 한심하네요."

 

"아리스~ 너무 그러지 마."

 

"타치바나입니다. 뭐, 이해 못할 것도 아니죠. 제 타치바나류 딸기요리에 적수는 없으니까요."

 

심사위원들의 표정이 굳어가기 시작했다. 카나코 욕을 하는데 심사위원들이 겁먹은 것이다. 이유는 말 안해도 되겠지.

 

"아리스는 아인헤리아 대표였나? 괜찮겠어? 오늘 나온 사람들은 전부 장난이 아니라고."

 

".....그건, 알고 있습니다."

 

조용히 칼을 갈던 사쿠마 마유가 그녀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옆에는 그녀가 직접 준비한 대량의 고기가 쌓여 있었다. 오해가 없도록 말해두지만, 이것은 평범한 송아지 고기다. 은유적이고 비유적인 표현 같은 게 아니라 진짜로 평범한 고기인 것이다.

도살부터 시작해서 피빼기에 정형에 손질과 숙성까지 전부 마유가 자신의 손을 직접 피로 물들인, 마유의 애정이 가득 담긴 고기다. 물론 위생적으로 처리했으니 먹는 데 아무런 문제는 없다. 그 외의 재료들도 마유가 직접 준비한 것이다. 알 수 없는 섬뜩함에 움츠러들 뻔한 자신을 마음 속으로 질책한 아리스는, 미소를 사쿠마 마유에게 돌려주었다.

 

"하지만, 후미카 언니의 이름에 맹세코 도망칠 수 없습니다."

 

프로 일식 요리사급 실력자인 슈토 아오이가 귀엽다는 듯, 그리고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 화지(和紙)를 공중에 던진 그녀는, 회칼을 몇 번 휘둘러 공중에서 종이를 잘라 기하학적인 문양을 만들곤 미소지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자이젠 토키코가 최고급 돼지를 써서 자신이 직접 만든 베이컨과 햄을 점검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 대회를 위해 몇주 전 스페인에 다녀오기까지 했다.

 

"흐흥~ 역시 아리스는 후미카랑 그렇고 그런 관계구나~"

 

미시로의 모든 혼돈과 파멸의 대행자, 이치노세 시키가 갑작스레 끼어들었다. 아리스는 등 뒤에서 사악한 기운을 느끼곤 모골이 송연해져선 황급히 앞으로 몸을 빼냈다. 그녀가 있던 자리에 미친 과학자의 허그가 스쳐지나갔다.

 

"타치바나입니다! 것보다 왜 당신이 이곳에 있는 겁니까?!"

 

"시키쨩은 립스 대표입니다~ 저게 바로 내가 준비한 비밀도구지!"

 

그녀는 자신이 가져온 요리도구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요리도구'라고 부르기엔 너무나도 괴이한 형태를 띄고 있었다. 요리라면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강호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저것은 요리도구라기보다, 간이 실험실이라고 불러야 한다.

 

"......분자, 요리?"

 

"정답! 설마 아이리가 맞출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

 

"저도 제빵에 가끔씩 쓰니까요~ 저렇게 본격적인 물건은 아니지만....."

 

푹신둥실 느긋한 말투. 그 속에 숨어있는 긴장감을 아리스는 놓치지 않았다.

저것은, 강적이다. 요리사들의 직감이 그렇게 고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공석이 생길 것 같은데? 누가 없는 거지이~"

 

일하기 전에 갑자기 실종되면 곤란곤란~ 이라는 말을 남기곤 시키는 사라졌다. 토토키 아이리의 얼굴에 그늘이 끼었다.

 

"오늘이야말로, 진정한 승부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평소답지 않게 진지한 얼굴.

그랬다. 그녀는 승부를 바란 것이다. '애플파이 프린세스'의 이명을 가진 자신을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였던, '쇼콜라 티아라'와의 재전을 바란 것이다. 둥실두둥실푹신한 정신 속에 숨은 날카로운 칼. 스스로 납득하지 못한 승부를 재촉하는 굶주린 짐승의 갈망이 아이리를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응. 우선 벗자."

 

"꺄아악!"

 

"괜찮아~ 오늘은 제대로 속옷을 입고 왔으니까!"

 

쑤욱, 옷이 밀려 올라가는 소리.

삐용~ 눌려 있던 가슴이 튀어나오는 소리! 예이! 회장의 모든 남자들과 뒤틀린 아이돌들의 시선이 토토키 아이리의 가슴에 꽃힌다아!

 

"안 괜찮아요! 빨리 집어넣어요!"

 

"에~ 하지만 아리스 계속 보고 있는" "당장!"

 

하지만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인가. 그녀가 벗어던진 옷이 갑작스레 어디선가 불어닥친 바람에 하늘 높이 날아가 무대 위에 걸려버린 것이다! 굳잡 자연!

 

"하지만, 이렇게 더운데....."

 

"어차피 벗어도 식지 않을 거, 그냥 입는 게 어때?"

 

토토키 아이리가 뒤를 돌아보았다.

 

"시오미 슈코....."

 

"정답. '화과자계의 푸른 일등성'이라고 불렸던 시오미 슈코 님이야. 미안하지만,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미무라 카나코는 오지 않을 거야."

 

"확신할 수 있나요~"

 

이 승부욕을 어디엔가 해소시켜야 한다. 같은 달콤한 것 전문가인 시오미 슈코를 보자, 토토키 아이리의 열이 더 폭주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이 브래지어 후크를 향했다.

 

"오, 우리 크로네의 후미카보다 더 한 흉기 아니야?"

 

"후미카 언니는 단정합니다! 절 가슴에 파묻어서 질식시킬 때도 훨씬 더 품위있고 아름다" "거기까지. 아리스는 태클을 걸어야지. 폭주하지마."

 

슈코의 따끔한 지적에 아리스가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래, 이 곳에서 태클을 걸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는 것이다. 장하다 아리스. 훌륭하다 아리스.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라. 왜곡된 성욕은 일단 집어넣어라!

 

"방금 확신할 수 있다고 했죠~ 어째서죠~"

 

"그야, 직접 들었으니까."

 

"?"

 

토토키 아이리가 얼굴에 의문부호를 띄웠다. 그녀의 의문은 새로운 참가자의 등장과 함께 해소되었을 지도 모른다.

 

"느, 늦어서 죄송합니다....."

 

소심한 아이돌이자 죄악을 가르는 천사의 단두대의 이명을 지닌 치에리엘이 나타나신 것이다. 그녀가 등장하자마자 몇 명인가 성호를 그리며 한쪽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렸다. 오오 위대하도다. 잠시 기도를 올리도록 하자.

 

"......카나코의, 대역이라는 거야?"

 

"뭐 그렇지. 이야~ 솔직히 다행이라고~

'애플파이 프린세스'정도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지만, '쇼콜라 티아라'는 버거웠으니까~"

 

토토키 아이리에게서 둥실푹신이 사라졌다. 몸이 차갑게 식은 그녀가 옷을 입었다. 옷 예전에 날아갔다고? 그런 거 신경쓰지 마. 알아서 돌아왔다고 해. 아무튼 그녀는 냉정한 적의를 숨기지 않았다.

 

"적어도 두 명은 잡았네~ 그럼 이만. 곧 시작할꺼야~"

 

여기서 아리스는 이상한 점을 느꼈다. 슈코답지 않다. 그녀는 이런 싸구려 도발을 하러 올 정도로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다.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안즈가 너무 게을러서 그녀의 게으름이 빛이 바래긴 했지만, 시오미 슈코는 근본적으로 패러사이트인 것이다. 공식에서 선거조작을 통해 총선 1위로 밀어주려 했을 때도 하든지 말든지로 일관한 기생충이다!

 

그러거나 밀거나, 토토키 아이리는 치에리에게 다가갔다.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그녀의 찢어질 듯 한 살기에 치에리가 한 발자국 물러났다.

 

"미무라 카나코는?"

 

"그, 그 대타로 제" "카나코는? 설마 도망쳤다고는 안 하겠지?"

 

치에리가 눈을 돌렸다. 이번엔 토토키 아이리가 분노에 휩싸였다. 뜨거워져선 다시 옷을 벗었다! 압도적인 무언가에 치에리가 눌려버린다! 만세!

 

".....흥. 한심하네. 아아, 치에리한테 실망한 건 아니야. 하지만, 미무라 카나코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 설마 그 때의 승부 때문에 날 두려워하고 있는 건가? 그럼 더더욱 한심하네. 나도 두렵다고. 난 고작 공주지만, 그것은 여왕이라고. 그런데 겁 먹고 도망친 거라면, 그녀는 티아라의 주인이 될 자격이 없어. 치에리, 미안하지만 카나코에게 전해줘. 당신은 궁전에서 쫓겨난 하녀에 불과했다고. 진정한 단맛의 여왕은..... '애플파이 퀸'토토키 아이리가 가져갈 거라고."

 

완전히 압도당한 치에리를 보고선 토토키가 혀를 찼다. 이미 둥실푹신은 버린 지 오래다. 잊은 것 같지만 이거 방송으로 나간다. 지금은 촬영 전이긴 하지만, 이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도망치지, 않겠어."

 

PD와 프로듀서들이 의논하기 시작한 순간, 누군가가 걸어들어온다. 마치 차례대로 나타나기라도 약속이라도 한 것 처럼. 연출 한 번 고전적이구나!

 

"카, 카나코.... 와줬구나....."

 

한참 압도적인 가슴에 눌린 치에리가, 카나코를 보고서 다리에 힘이 풀려버린 듯 주저앉아 버렸다. 카나코는 치에리를 살며시 껴안고, 폭군의 왕좌를 꿈꾸는 도전자를 바라보았다.

 

"말도안돼?! 카나코가 어째서 여기에...."

 

시오미 슈코가 경악한 듯 소리쳤다. 그녀가 알고 있던 전개와는 완전히 달랐다. 어째서 미무라 카나코가? 이런 정보는 없었잖아?! 그녀는 여기 없어야 한다고!

 

"난, 그 때 아이리 씨한테 졌어요."

 

아아, 그 격전. 만화책 6~7권 정도는 쓰는 그 질질 끌던 격전 끝에 미무라 카나코는 토토키 아이리의 앞에 쓰러졌다. 하지만 토토키 아이리는 자신의 승리를 납득할 수 없었다. 과일을 써서 건강해 보인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자신에게 높은 점수를 준 심사위원 한 명이 아니었다면, 패배하는 것은 자신이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카나코는.... 그 싸움에서 마음이 꺾여버렸다.

 

".......이젠, 제가 도전자네요."

 

식용 접착제로 적당히 붙이고 온 마음을 가지고, 겸허히 도전자의 길을 받아들였다. 아이리의 마음 속, 순수한 호승심이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와야지."

 

그리고, 챔피언은 도전자의 손을 잡는다. 이 가슴 뜨거워지는 광경을 시오미 슈코만이 받아들이지 못했다.

 

"어째서.... 어째서?!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그거야 처음부터."

 

그리고, 시오미 슈코를 혼란에 빠트린 근원이 나타났다.

......푸른 불길, 아아 그 불길한 푸른 불길. 자신 의외의 모든 여자를 프로듀서에게 달라붙는 벌레로 취급하는 광신의 푸른 불길.

 

"아아, 아, 제발... 도와주세요...

흉측한 집착이....

광적인 사랑이 보여요!

아아! 아이올라이트의 시부야 린이 온다!

자비를 보이소서! 우리에게 자비를 보이소서!"

 

"실례네, 난 어디까지나 사랑이 깊을 뿐이라고."

 

시부야 린이, 웃으며 나타났다. 사쿠마 마유와는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쿨한 그녀가. 왜 사쿠마 마유가 린을 이해하지 못하냐고? 광적인 무언가를 갖고 있는 자는 상대방의 광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법이다.

 

"말도안돼! 린, 트라프리는 참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깰 생각인 거야?!"

 

"난 뉴 제네레이션즈의 시부야 린. 그렇기에.... 쥐새끼 두 마리를 잡아왔지."

 

시부야 린은 커다란 가방 속에서 두 '명'을 꺼냈다.

 

"유이는 나쁘지 않아 유이는 나쁘지 않아 유이는 나쁘지 않은GIRL...."

 

"프레데리카!"

 

".......시부야 린! 크로네를 배신한 것인가?!"

 

"배신이고 뭐고, 처음부터 난 뉴제네레이션이었어. 너희들의 요청으로 도청기를 달고서 프로젝트 룸에 있던 그 순간에도!"

 

쿠궁! 충격적인 반전이 지금 밝혀졋다!

 

"쿠궁! 프레데리카 쇼오크! 그랬던 것이다! 사실 린이 프로젝트 룸에 있던 동안 이상한 나레이션을 넣은 건 바로 프레데리카였던 것이다! 3인칭인 줄 알았어요?! 쟌넨데시타! 그건 거짓말이다, 프레데리카! 이것이야말로 서술 트릭! 그런데 쟌넨은 한국어였지? 미아모토입니다~"

 

아까 해설한 게 프레데리카였다. 붓다도 경악할 정도의 반전! 짓사이스고이! 흥흥흥흥 후루데리카!

 

"유이한테 묻지 마! 유이는 피해자야! 프레데리카랑 카나데가 꼬셔서 협력한 것 뿐이라고!"

 

피해자는 개뿔. 완전히 주범이였다. 거기에 공범이었다. 아마 도청기를 설치한 건 그녀일지도 모른다. 참고로 도청기는 이케부쿠로 아키하가 만든 최첨단 장비다.

 

"그래서, 난 도청기를 부순 다음에 카나코를 설득하러 간 거야. 도전자의 자리를 받아들이라고. 여기서 이기지 못하면, 진정한 파티셰가 아니라고. 요리사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냐고 말이야."

 

미무라 카나코는 아이돌 아니야? 라는 의문을 가진 당신. 거 분위기 좀 파악하슈. 뜨거운 싸움에 끼어들지 마! 아이돌은 머리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믿는 거라고!

 

"크윽.... 난 린을 믿었는데....."

 

"불신천국 믿음지옥. 푸르른 힘이 잘못된 믿음을 심판해줄 거야....."

 

"네 불신은 잘못되었어! 네가 불러온 깊은 곳의 교도사께서 널 심판해줄 꺼다!"

 

시오미 슈코가 카나코를 쳐다보며 말했다.

 

"깊은 곳의 교도사......?"

 

현대의 고등학생인 린은 재빨리 스마트폰을 이용해 깊은 곳의 교도사의 사진을 검색하곤 카나코에게 보여주었다.

잠시 후, 스파이크 메이스와 큼지막한 책을 챙겨온 부풀어오른 카나코가 도리스의 좀먹기를 시오미 슈코에게 날리려는 걸 미시로의 무인들이 나서서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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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난 백합을 생각하고 있었건만 나온 것은 백합꽃보단 뭐랄까.... 좀 더 광기에 가까운 무언가로군.

두뇌에서 마약이 분비된다고 자부하시는 모든 분들, 명심해 두시기 바랍니다.

스스로의 광기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고.......

그런데 제가 대체 뭘 쓴 거죠? 이딴 게 아직 한편이나 더 남아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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