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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 관련글] 세 번째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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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5, 2016 17:39에 작성됨.

이 글은 한화 이글스의 송창식 선수의 어제 일을 안타까워하며 그 선수의 이야기를 따 지은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가상의 투수와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아마미 하루카. 아이돌입니다.

머리의 리본이 포인트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와 친한 오빠 중 한 명은 프로야구 선수입니다.

투수를 하고 있죠.

비록 제가 제일 좋아하는 팀은 아니지만. 정말로 야구를 열심히 해서 다른 팀인데도 응원하게 되는 이상할 정도로 성실하고 착한 투수입니다.

지금부터 그 투수의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12년쯤 전이었을까요?

그 때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였습니다.

 

投 [하루카! 하루카]

 

하루카 [어? 오빠? 왠 일이에요?]

 

投 [너 혹시 야구 보는 거 좋아한다고 그랬지?}

 

하루카 [네. 그랬어요. 오빠. 왜요?]

 

投 [하루카. 너 이제 나 텔레비전에서 볼 수 있을 거야. 오빠. 프로팀에 지명됐어!]

 

하루카 [와아! 오빠! 힘 내!]

 

아마 그것이 저와 그 오빠의 야구에 관해서만은 첫 기억이었을 거에요.

그 떄는 저야 뭐.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 때였어요.

 

하루카 [와아! 오빠 또 나왔다! 오빠! 힘 내!]

 

저는 그냥 하루하루. 텔레비전에서 정말로 자주 보이는 오빠의 모습을 보고 환호하고. 좋아하고. 응원하기 바빴죠.

부모님도 그 오빠를 알고 계셨던지라 열심히 응원해 주셨어요.

그런데 몇 달쯤 지났을까. 부모님의 응원은 그대로인데. 표정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셨어요.

 

하루카 [엄마. 왜 그래? 오늘도 오빠 나와서 힘 내고 있어!]

 

하루카 엄마 [그래. 힘 내고 있구나...]

 

하루카 아빠 [너무 자주 나오는데? 어이구 저 봐라. 또 맞았네. 요즘 너무 힘이 떨어진 거 같아.]

 

하루카 [응? 힘이 떨어져?]

 

하루카 아빠 [그래. 쉴 새 없이 뛰어놀면 하루카도 배도 고프고 많이 힘들지?[

 

하루카 [응.]

 

하루카 아빠 [그런 것처럼 야구선수들도 운동하고. 뛰어다니고. 공을 던지다 보면 많이 힘들고. 몸이 아프게 되는 사람도 있어.]

 

하루카 [으응~ 그렇구나. 그래도 오빠는 잘 할 거 같아! 내 앞에선 항상 기운 넘쳤으니까!]

 

그 때는 정말로 몰랐어요. 그냥 오빠가 열심히 던지는 것만 보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점점 던지면서 오빠가 못하게 되고... 한 번인가 오랫동안 나오지 않게 되었어요.

오빠도 힘들다면서 잠깐 쉬면 돌아온다고 했고 실제로 돌아왔어요.

하지만 이전보다는 더 못하는 모습도 많이 보여줬고. 나오는 횟수도 줄더니. 어느 새 나오지 않게 되어버렸어요.

그리고 어느 날.

 

投[......흑흑......흐윽......흐으윽!]

 

하루카 [오빠. 왜 그래?]

 

投 [오빠가...... 공을...... 못 던지는 병이래. 손이 공을 만져도 감각이 없어서 공을 제대로 뿌리질 못한대.]

 

하루카 [헤에? 그런 병도 있는 거야? 말도 안 돼!]

 

投 [미안해. 더 이상 멋진 모습은 보여주기 힘들겠지......]

 

그 때가 오빠가 나에게 보인 첫 번째 눈물이었어요.

 

그렇게 그 오빠는 몇 년 동안 티비에 보이지 않았어요.

어느 새 저는 커서 아이돌을 꿈꾸게 되었고. 착실히 아이돌이 되기 위한 길을 밟아가고 있었어요.

그렇게 3년이 지나고. 중학교에 올라오고 몇 달 뒤 무렵일까요?

 

캐스터. [아아. 이 선수가 등판하는군요. 정말...... 대단합니다. 거의 3년 만이죠?]

 

해설 [그렇습니다. 버거씨 병이라는 손가락에 피가 안 통하고 감각이 마비되는 그런 무서운 병을 이겨내고 다시 투수로 복귀했습니다. 정말로 대단합니다.]

 

비록 예전의 멋진 모습은 아니었지만. 정말로 고생을 많이 했다는 얼굴이 한 눈에 보일 정도였지만. 그 오빠가 분명히 등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다시 마운드 위에 올라와 있었어요.

그 날 밤.

 

하루카 [오빠! 축하해요!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어요! 마운드!]

 

投 [그래. 고마워. 정말로 고맙다......으흑흑흑흐...... 몇 년 만에...... 하...하루카...... 정말 다시는 그런 일 없어야 하는데......]

 

하루카 [그래요. 이제는 너무 많이 나와서 다치지 않을 만큼 잘 관리받았으면 좋겠어요.]

 

投 [고마워...... 정말...고...고고...고맙다......하루카......훌쩍]

 

이게 오빠가 저에게 보여 준 두 번째 눈물이었어요.

부모님도 정말로 기뻐하셨고요.

 

그렇게 몇 년 만에 올라온 마운드.

분명히 한 번 크게 아픈 투수라는 이야기인데 그 오빠는 또다시 굉장히 자주 나왔어요.

첫 해에는 한 번에 많은 공을 던지고 내려가는 모습은 자주 보지 못했지만. 조금 불안했어요.

그 다음 해에는 한 번에 많은 공을 던지고 내려가는 경기가 많았지만. 올라온 경기 수는 많이 줄었죠.

아마 제가 765프로덕션의 연습생으로 들어갈 무렵이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그 때. 오빠는 정말이지 행복해 보였어요.

매스컴에서는 오빠의 활약을 인간 승리라고 계속 이야기했거든요!

 

그런데......

그 다음 해에는 부진했어요. 하지만 모두가 응원해 줬어요.

조금은 힘들어 보였지만. 오빠는 너스레를 떨 뿐이었어요.

 

投 [잘 할 때도 있고. 삽을 풀 때도 있는 거야. 또 잘 하지 않겠어? 기회도 원없이 받을 테고 말이야.]

 

그리고 다음 해....... 새로운 감독이 들어오고. 저는 아이돌로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어요.

오빠의 표정은 너무나도 어두워졌어요.

텔레비전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오빠가 보였고.

오빠의 표정은 날이 갈수록 힘들어 보였어요.

 

하루카 [오빠. 괜찮아요? 요즘 표정도 그렇고 너무 자주 나오는데?]

 

投 [힘들지. 힘들지만 보람차.]

 

하루카 [오빠......]

 

오빠는 이제 힘든 것을 감추지도 않았어요.

정말로 많이 힘들었던 가봐요.

그리고 그 해 오빠는 정말 많이 올라와서. 정말 많이 맞아갔어요.

다음 시즌이 개막하고......

지옥 같은 날이 찾아왔어요.

 

그 감독이...... 오빠를...... 처참하게 망가트렸어요.

저는 기억해요. 정확히 열 세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을 동안 90개의 공을 던졌어요.

어제도 15개의 공으로 두 타자를 잡아냈는데 말이죠.

그런데 문제는......

오빠가 자그마치 열두 점이나 실점하도록 오빠 팀의 불펜은 준비되지 않은 것이었어요.

그리고 그 날 오빠 팀의 감독은...... 오빠를 내버려두고 병원에 자기 발로 걸어서 실려갔대요.

쓰러진 것도 아니고......

 

저는 정말 조심스럽게 전화를 걸었어요.

 

하루카 [오...... 오빠...... 오늘...... 괘...안 다쳤어?]

 

投 [괜찮아. 오빠는. 괜찮다구......]

 

하루카 [오빠...... 오빠! 오늘 텔레비전으로 다 봤어. 바쁜 아이돌 활동 와중에도 생방송으로 오랜만에 어쩌다 보게 되었는데. 오빤...... 오빠 바보! 왜 열두 점씩이나 내 주며...흐윽......흐윽!...... 이 바...바보! 바보 오빠!...... 어쨰서 괜찮다는 거야...... 어째서........]

 

投 [아냐. 오빠는 진짜 괜찮아. 정말로 아무렇....렇....으윽.....지도...아...아아......아아아.......]

 

하루카 [그냥 아프다고 말해! 힘들다고 말해! 딴 팀으로 팔아치워달라고 말이나 하라고! 이제 오빠 고생하는 모습 보기 싫어. 정말 오빠는 수술도 받았어. 쉬지 않고 나오다가 다쳤어. 병까지 걸려 몇 년씩이나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어. 오르고 나니 또 죽어라 굴려지잖아! 이제...... 이제 그런 거 싫단 말이야!!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앙!]

 

어느 새 저는 울어버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投 [아아아....으허어어어엉! 그래! 나도 힘이 들어....히끅. 죽겠다고. 너무 힘들지만...... 팀을 위해서는......]

 

하루카 [미쳤어? 미쳤냐고! 그만 해. 그만 하라고 오빠! 이제 그만 고생해도 된단 말이야.......흑......흐윽!]

 

投 [어허허허헝! 으허허허헝! 엉엉엉!]

 

오빠도 미친 듯이 울고 있었어요.

마치 부모를 외딴 곳에서 잃은 어린아이마냥 무서울 정도로 서럽게 울고 있었어요.

오빠는 언제까지 계속 울어야만 하는 걸까요?

그 날 제게 보였던 세 번째 눈물은. 너무나도 따갑고. 차갑고. 서러웠어요.

오빠가 다시 웃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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