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치하야 생일축하 SS]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댓글: 2 / 조회: 1463 / 추천: 4


관련링크


본문 - 02-25, 2016 17:56에 작성됨.

 

[치하야 생일축하 SS]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오전 6시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 소리에 눈이 뜨입니다.
멍하니 일어나 이부자리를 정리합니다. 오늘은 딱히 배가 고프지 않으니 아침은 거를까요.
...아니 제대로 안 먹으면 나중에 하루카한테 혼날지도 모르니 먹어두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번에도 아침을 거르고 사무소에 갔다가 창피하게도 꼬르륵 소리를 사무소에 있던 하루카랑 아즈사씨한테 들켜 아침을 거른걸 추궁당했습니다.
아즈사씨가 걱정하는 표정을 보니 엄청나게 죄책감이 몰려왔습니다...
하루카는 스스로 만든 과자를 주면서 설교를 했습니다.
걱정해주는 마음을 알기에 엄한 표정으로 설교하는 하루카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이제 와선 새삼스럽지만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건 행복하다는 걸 다시금 느끼고 있습니다.
그 후엔 하루카랑 아즈사씨 그리고 오토나시씨와 같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다과회를 즐겼습니다.
오토나시씨도 제가 아침을 거르고 왔다는 이야기에 성장기에 불규칙한 식습관은 성장을 방해한다고 그러시더군요.
아즈사씨도 웃으시면서 아이는 잘 먹어야 쑥쑥 크는 거에요~라고.........큿
...그럼 또 사무소에서 배곪는 소리를 낼 순 없으니 가볍게 계란프라이라도 만들어 먹을까요.

 

 

 

 


식사를 마치고 사무소에 갈 준비를 하다보니 오늘이 제 생일이란걸 깨닫습니다.
딱히 생일이라고 다른날과 다를 건 없지만 들뜨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일정을 확인하니 오늘은 오전 오후 모두 스케줄이 있습니다. 일하기 전에 빨리 사무소에 가서 인사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찹니다.
옛날엔 생일같은 것에 들뜨거나 하지 않았는데, 이런일 저런일로 저도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다 동료들 덕분이겠죠.
제가 765프로덕션에 들어가서 동료들을 만나지 않았으면 변하지 못한 저는 스스로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어디선가 무너졌을거라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노래도 부르지 못하고, 남동생... 하늘에 있는 유우에게 마음에 짐을 지게 했을겁니다.
평생을 다해도 갚지 못할 은혜입니다. 하루카, 프로듀서 그리고 765프로의 모두들...
생각해보니 생일을 축하 받는것보다 제가 감사를 드려야 하는게 맞지 않나 싶네요. 나중에 감사선물을 사드려야겠습니다.
뭐 제가 그런말을 해도 다들 별거 아니라며 웃어줄 뿐이겠죠. 미나세씨는 팔짱을 끼면서 당연한거 아니냐고 하려나요? ...후후훗
시간을 보니 7시가 조금 안됐으니 지금 나가면 한두시간 정도 사무소에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시부터 일이 있으니까요.
아침은 먹었지만 잠시 편의점에 들러 과자를 사가져갈까요. 오토나시씨도 고생하시니까 과자라도 들고 가서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쉬시면 좋겠죠. 하기와라씨의 차가 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하기와라씨가 사무소에 있을까요.

문단속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냉기가 밀려옵니다. 겨울도 끝자락에 접어들었는데 공기가 찹니다.
정말 구름 한점없이 햇살도 내리쬐고 있는데, 왜이리 추운건지 저절로 몸이 움츠러듭니다.

불평을 해도 날씨는 변하지 않으니 빨리 사무소에 갈까요

 

 

 

 


"안녕하세요"
군것질거리를 사온 비닐봉투를 들고 사무소 문을 엽니다. 히터를 틀어놨는지 열자마자 온기가 느껴집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앉아서 업무를 보고 계신 오토나시씨가 계십니다. 그리고 곧바로 눈에 들어온 일렬로 놓인 상자들. 크기가 각양각색입니다.
"일찍왔네 치하야, 생일 축하해"
"감사합니다. 근데... 저기에 있는 선물상자들은 뭔가요?"
탁자에 나열되어 있는 상자들을 가르키며 묻습니다. 하나 둘 셋.... 열두개, 사무소 동료들이 두고 간걸까요? 역시 스케줄이 바쁜가 봅니다.
만나지 못해도 생일 선물을 챙겨주는 동료들에게 감사함을 느끼지만 오늘은 만나지 못하는 걸까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치하야한테 주는 생일 선물이야~ 거기 앞에 있는 편지 읽어봐"
"편지...?"
확실히 가로로 쭈욱 나열되어있는 선물 앞에 편지...라고 할까 엽서가 놓여져 있습니다. 생일 축하 메세지라도 써둔걸까요? 읽어보기 위해 엽서를 손에 듭니다.
"누가 보낸 선물인지 맞춰보세요...? 정답은 오늘밤 서프라이즈 파티때 공개..."
"어젯밤에 얘들이 선물을 두고 갔어. 아침에 치하야가 오면 기쁘게 해주고 싶다고 후후"
확실히 조금 기쁠지도... 아니 그것보다 오늘밤 서프라이즈 파티? 서프라이즈 파티를 한다고 알려주면 서프라이즈가 되려나?
후후 글씨체를 보니 하루카가 쓴 듯합니다. 파티를 한다니 파티에서 하루카를 놀릴거리가 생겼네요.
"웃고 있는걸 보니 정말로 기쁜가보네?"
"예? 아, 네!"
오토나시씨가 싱글싱글 웃으시면서 제 옆으로 오십니다. 확실히 제 얼굴이 풀어졌나 봅니다.
이런 이벤트까지 준비해주다니 웃지 않을 수 없죠. 그럼 차례대로 열어볼까요. 오토나시씨도 궁금하신지 옆에 계시고
먼저 맨 왼쪽에 있는 조그만한 상자를 열어봅니다. 크기를 봐선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가 들어가 있을 것 같네요. 그것보다 오토나시씨 가까워요 궁금하신건 알겠지만...
"?"
조그만 상자를 열어보니 쪽지 한장이 들어있습니다. 냉장고...? 냉장고를 열어보란 소릴까요? 오토나시씨가 먼저 냉장고가 있는 급탕실로 달려갑니다. 얼마나 궁금하신거야...
저도 바로 뒤따라 급탕실로 향합니다. 뭐가 들었으려나요?
"케이크네, 수제인가봐"
"하루카네요"
생각할 것도 없이 즉답입니다. 너무 쉽잖아 하루카... 제가 바로 대답하자 오토나시씨는 그렇겠지~ 라며 쓴웃음을 지으십니다.
크기를 봐선 오늘밤 서프라이즈(?) 파티때 사용하려나 봅니다. 블루베리 같을 걸 쓴 걸까? 케이크가 파란색입니다. 하루카의 과자만들기 솜씨는 대단하니 맛은 걱정할 필요없을껍니다. 저렇게 큰 걸 만들어 오다니 고생했을텐데... 미안해지네요.
냉장고를 너무 오래 열어두면 안될테니 이제 그만 닫고 다른 선물상자를 열어볼까요. 방금은 가장 작은 상자였으니 이번엔 선물상자 중에서 가장 큰 존재감(물리적)을 자랑하고 있는 저걸 열어볼까요.
응? 생각보다 가볍네요? 크기는 라면상자 만한데 무게는...
알았습니다. 열어보기도 전에 누가 준 선물인지 감이 왔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저에게 준다는건 그만큼 저를 좋아해주고 있다는 걸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역시 행복해집니다. 그것보다 일단 열어봐야겠죠 제 착각 일수도 있고...
역시 컵라면 박스인가요. 아이돌 선물로 라면 한박스라는 점은 좀 생각해볼거리지만 시죠씨가 라면박스를 포장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먹고싶다는 욕구를 견디면서 포장을 하고있는 시죠씨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기묘한 기묘한
"컵라면이면 타카네려나? 그 아이도 참..."
"좋아하는걸 선물로 주신거겠죠 여기 모서리에 손톱자국도 있고요"
"장하구나 타카네! 욕망을 이겨냈어!"
오토나시씨가 형언하기 힘든 미소를 지으시면서 말씀하십니다. 시죠씨... 감사합니다. 저를 위해 그렇게 노력을...
이제 다시 작은 순서대로 열어 볼까요. 크기는 하루카의 박스보다 조금 큰 정도 인데 누구 선물이려나?

"와아"
오토나시씨가 놀란듯이 제 손위의 상자안을 들여다 보십니다. 붉은색 보석이 박혀있는 예쁜 브로치입니다. 아름답네... 저한텐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아름다운 브로치입니다.
누구의 선물일까요? 루비? 이런 보석을 살 수 있을 만한 사람은 리츠코나 아즈사씨... 정도려나? 가슴팍에 다는 것 같은데 저한테 가슴장식같은게 어울릴리가 없지 않나요.
"루비는 7월의 탄생석이래 치하야"
그런가요...
"탄생석은 지니고 다니면 행운이 찾아온다네!"
리츠코나 아즈사씨가 준 가슴장식이 아닐까하니 자폭해 버릴 뻔 했습니다. 하아 안되겠네요.
어떻게 하면 저렇게 커지는 걸까요. 생일 선물로 방법을 알려주는 건 안되려나요.

....안되겠네요 그만 생각해야지 계속 수렁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다음 상자를 열어봐야죠.
음... 왠지 저 납작한 상자가 마코토의 선물인 것 같으니 저걸 열어볼까요.
왠지 다운된듯한 기분으로 선물상자를 열어봅니다. 이러면 안되겠죠. 마음을 담아 주는 선물인데 기쁘게 받지 않으면 안됩니다.


헤에... 안경인가요 리츠코의 선물인것 같습니다. 그럼 저 브로치는 아즈사씨의 선물인걸까요. 그것보다 저는 눈이 나쁜것도 아닌데 안경을 받아봐야...
"치하야 그 안경은 도수없는 안경이야"
제가 안경을 들고 갸웃거리고 있자 오토나시씨가 설명해주십니다. 그럼 이건 패션안경이라는 건가요? 안경을 쓰고 다닐 생각은 없는데, 변장용?
"그게 아니라 그건 블루라이트 차단 필름이 붙어있는 안경이야. 블루라이트가 뭔진 알지? 화면에서 나오는 눈이 피로해지는 빛"
아하 그런가요.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최근에 하루카한테 컴퓨터를 배우고 있는걸 알았나봅니다. 이런데에서 건강을 걱정해주다니 리츠코다운 선물입니다.
고마워, 리츠코 잘쓸께
"오오 안경 쓴 치하야라니 이거 레어한데..."
안경을 쓰자 옆에 있던 오토나시씨가 능글거리는 표정으로 절 바라보십니다. 안경이 잘 어울린다고 들어도... 좀 부끄럽네요.
어라 폰을 들고 뭐하시는 건가요.
'찰칵'
"오토나시씨 부끄러우니까 찍지 말아주세요"
"에이 그러지말고~"
하아... 능글능글 웃으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오토나시씨를 보면서 쓴웃음을 짓습니다. 어쩜이리 아저씨 같을까요. 직접 말하면 우실것 같으니 직접 얘기는 하지 않겠지만
뭐 사진을 찍어도 이상한데에 쓰지는 않으실테니 괜찮겠죠. ......괜찮겠죠?
이번엔 어떤걸 열어볼까요. 안경을 내려놓고 다시 선물개봉에 집중합니다. 예상이 맞다면 지금까지는 연건 하루카, 시죠씨, 아즈사씨, 리츠코가 준 선물일겁니다.
혹시 이번에 여는 상자가 미키가 준 거라면 무언가 알 수 없는 음모가 숨겨져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니, 이러면 안되죠. 또 네거티즘에 빠질뻔 했습니다. 어차피 다 열어볼 상자인데 순서따윈 중요하지 않습니다. 상자마다 담겨있는 마음이 중요한 것이겠죠.
이렇게 말해도 미키 선물이 나오면 미묘한 기분일 겁니다. 미안해 미키 내 성격이 글러서.
"부츠?"
"예쁜 부츠네, 치하야 신발은 별로 안가지고 있지?"
"네, 신발에는 딱히 신경을 많이 안써서요"
확실히 신발은 잡지 촬영하고 협찬으로 받은 것을 빼면 몇 켤래 없습니다. 그건 그렇고 누가 준 선물일까요. 유키호? 미키? 히비키? 확실하게 감이 오질 않습니다.
제가 신발을 보면서 곰곰히 생각을 하는 동안 오토나시씨는 박스를 정리하십니다. 박스도 선물이랑 함께 가져가고 싶지만 결국엔 버리게 되니깐 사무소에서 재활용 되는게 좋을겁니다.
'툭'
부츠가 들어있던 박스에서 뭔가가 떨어졌습니다. 이건 말랑○우? 그러니깐... 우유사탕인것 같습니다. 혹시 몰라서 박스 안을 보니 엽서가 들어있습니다.
누군지 맞춰보라고 하고선 엽서라니... 그래도 절 위한 선물이니 고마운건 마찬가지 입니다. 어디어디 누굴까요?


'치하야씨는 스타일이 좋으니깐 이 부츠가 잘 어울릴꺼야! 그리고 치하야씨는 가슴을 너무 신경쓰는거야! 치하야씨는 예쁘니깐 신경 쓸 필요없는거야! 그리고 말랑카○는 애교인거야! 꺄핫☆'


"..."
"..."
미키가 준 선물인가 봅니다. 말○카우가 무슨 의미를 담고있는지 나중에 미키에게 듣고 설교를 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옆에서 오토나시씨가 안절부절 못하고 계신데 왜 그런걸까요. 저는 미소를 지으며 물어보았습니다.
"오토나시씨 왜 그러시나요?"
"아니 그,그게, 그러니깐 치하야는 예쁘니깐 그렇게 신경 쓸 필욘..."
"예?"
"죄송합니다"
왜 사과를 하시는 걸까요. 전 정말 아무렇지 않습니다. 그저 이 우유사탕에 담긴 의미가 궁금할 뿐입니다. 왜 평범한 사탕이 아니라 굳이 우유사탕인지 말이죠. 무슨 의미일까요?
하아... 생일이기도 하니 너그럽게 넘어갈까요. 물론 나중에 설교는 할꺼지만
그러고보니 결국 시죠씨 아즈사씨 리츠코 미키 순서가 이루어진건가요. 뭐 그런 일도 있는거 겠죠. 마음을 바꿔서 다음 상자를 열어볼까요. 크기는 보통인데 뭐가 들었으려나?
'쾅'
"하이사이!"
"꺄앗"
가나하씨가 온건가요. 깜짝 놀라서 그만 이상한 소리를 내버렸습니다. 선물도 떨어트렸고, 불평 한마디 정돈 해야겠죠.
"가나하씨 문은 살살 열고 들어와줘"
"미안미안 제일 먼저 축하해주고 싶어서"
...그런 이유라면 아무 말도 할수가 없잖아요. 시계를 보니 8시가 조금 안된 시간입니다. 확실히 평소보다 일찍 왔네요.
"그러니까... 생일축하해 치하야!"
"고마워"
가나하씨가 환하게 웃으며 절 축하해줍니다. 가나하씨의 미소는 뭐라고 해야할까 마음을 따듯하게 해줍니다. 태양같다고 해야하나요? 항상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주변에 활력을 불어 넣어줍니다.
가나하씨와 차나 같이 마시면서 활력을 나눠 받고 싶지만, 일단 이 선물을 모두 열어봐야 합니다. 열던걸 마저 열어볼까요.
'부스럭 부스럭'
이건 스웨터네요. 그렇게 두껍지 않을걸 봐서 봄이나 가을에 입는 것 같습니다. 누가 준 선물일까요. 상표를 봐도 그런건 알 수 없을테고...
어라? 이 스웨터 상표가 없습니다. 설마 이건 수제품인가요? 파는거라고 해도 아무런 의심도 없이 믿을정도로 잘 만들어졌습니다. 뜨개질은 잘 모르지만 이런걸 만드려면 오래 걸렸을 텐데... 정성이 너무 많이 담긴 선물에 받기가 부담스러워질 정돕니다.
"선물 열어보고 있는거야?"
오토나시씨와 인사를 나누고 스케줄을 확인하던 가나하씨가 곁에 다가옵니다. 그러고보니 가나하씨 뜨개질이 특기랬었지 이건 가나하씨가 준 선물일까? 정답은 밤에 발표한다고 했으니 물어봐도 대답을 기대하긴 힘들겠죠. 가나하씨가 곤란할 수도 있으니 묻지 않도록 합시다.
"오오! 그거 본인이 주는 선물이라구! 직접 짠거야!"
묻지않아도 대답을 해주다니... 서프라이즈 파티라는걸 잊을걸까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하는 가나하씨, 삐죽 나온 덧니가 귀엽습니다.
일단 말해도 괜찮은지 물어봅니다.
"가나하씨, 정답은 오늘밤에 발표한다고 했는데 말해도 괜찮은거야?"
"에? 우갸~~~!! 깜박했다! 유키호가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역시 깜박 잊었던건가 봅니다. 머리를 쥐어잡으며 포효하고 있습니다. 가나하씨 머리가 딱 좋은 위치에 있는데 쓰다듬어도 되는 걸까요. 미키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받아도 되는걸까요. 가나하씨가 너무 귀여워서 주체하기가 힘듭니다. 키사라기 치하야 갑니다...!
조심스레 손을 앞으로 내밀어봅니다. 가나하씨는 아직 눈치를 못 챈듯하니 허락을 받지 않았지만 이대로 쓰다듬어야 겠습니다.
'쓰담쓰담'
"!?"
에? 뭘까요 이건 부드러워 뻣뻣한게 조금 걸릴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럽습니다. 시죠씨가 가나하씨 머리를 자주 쓰다듬는건 이유가 있던거군요. 이런걸 독점하고 있었다니 시죠씨도 치사합니다.
"우갸~~~!! 머리 쓰다듬지맛!! 본인 작지 않다고!!"
무슨 소릴 하는걸까요. 작다고 말한적은 없는걸로 기억합니다. 키가 작다는게 콤플렉스여서 머리를 쓰다듬는걸 싫어하는 걸까요. 그런 콤플렉스가 있다니 저와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보다 가나하씨가 싫어하는 것 같으니 그만둬야겠죠. 사과해야겠습니다.
"미안 가나하씨 키작은걸 놀리는게 아니였어. 싫었다면 사과할께"
"아니 싫었다기보단... 그것보다 갑자기 왜 본인의 머릴 쓰다듬은거야?"
"그,그게 가나하씨가 너무 귀여워서 그만 무심코..."
이런 얘길 하니 부끄럽습니다. 귀엽다고 그냥 머릴 쓰다듬다니 변태가 따로 없습니다. 당연히 기분 나빳겠죠. 어떻게 사과를 해야 받아 줄까요.
저는 감정표현하는걸 잘못해서 어떨땐 너무 직설적으로 어떨땐 숨겨버리는 듯합니다. 그걸로 예전에 프로듀서나 다른분들께 폐를 끼쳤으니 고쳐야하는 나쁜 점이란걸 알고 있습니다.
가나하씨가 고갤 숙이고 있습니다. 화가 난걸까요. 이걸 어떻하죠. 또 말실수를 저지른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하지. 당황해서인지 머리가 잘 안돌아가. 그러니까... 뭘 해야하지. 일단 미안하다고 해야...
"우우... 부끄러운 말 하지 말라고...!"
"그게 그러니까... 화나게 해서 정말 미안해 가나하씨"
"응? 본인 화난거 아니라고?"
...? 화난게 아니였나 봅니다. 혼자서 착각을 해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고개를 숙인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다행입니다.
안심한듯이 한숨을 내쉽니다. 그리고 좀 떨어진 곳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오토나시씨를 발견했습니다. 언제부터 찍은 걸까요. 계속하라고 손짓을 보내옵니다.
"리츠코한테 얘기할꺼에요?"
'띠링'
"삐요"
나참 이런걸 찍어서 뭘 하시려는지... 그것보다 가나하씨 한테 감사인사입니다. 당황해서 선물 고맙다는 인사도 깜박했습니다.
"가나하씨, 스웨터 고마워 잘 쓸께"
"으,응! 본인이 만든거라 완벽하다고! 그러니까 다른 사람 선물도 열어보라고!"
가나하씨는 괜찮아 보이니 7번째 상자를 열어봐야겠습니다. ...가나하씨 정말로 화난건 아니겠지? 상자를 잡으면서도 걱정되서 자꾸 가나하씨의 상태를 살핍니다. 가나하씨는 지금까지 열었던 선물들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브로치를 신기한듯이 바라보다 라면상자를 보고 미묘한 표정으로 바뀝니다. 당연한 반응이겠죠. 그 모습을 쓴웃음으로 넘기며 선물상자를 열었습니다.
"CD앨범이네"
가나하씨가 궁금한지 제 손에 있는 걸 빤히 쳐다봅니다. 이 앨범은 배리 만의 who put the bomp... 이건 누구 선물인지 감이 안옵니다. 그것보다 제가 요즘에 배리 만의 노래를 듣는다는 걸 아는 사람은 프로듀서 밖에 없을 텐데요.
누구인지 몰라도 이 오래된 앨범을 잘도 찾았네요. 솔직히 좀 기쁩니다. 지금 바로 듣고 싶지만 CD플레이어는 사무실에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나중에 집에서 들어야겠습니다.
근데 정말 누구 선물일까요? 그러고 보니 여태까지 연 선물 중에 유일하게 음악관련의 선물인가요. 음악계통의 일을 하는 사람으로써 좀 그런가 싶지만 잘 알지 못하는 지식으로 남에게 권한다는건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고있습니다.
제가 노래에 대해서는 항상 진심으로 하고 있으니 오히려 절 배려해 준거겠죠. 그렇다고 이 선물의 주인을 알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아니 남은 사람을 생각해보면 이렇게 당당하게 건낼만한 사람은 이오리 정도 밖에 없을 것 같네요.
"가나하씨 이 상자 누가 준 선물인지 알아?"
"응? 그거 이오리 선물인데?"
역시 그런가요. 아니 그것보다 간단하네요. 대답을 기대하지 않고 물어봤는데 바로 대답을 해주니... 가나하씨의 앞날이 조금 걱정입니다. 어디 눈매 나쁜 사람한테 말만 듣고 따라가는거 아닐까요. 뭐 그땐 우리 프로듀서가 지켜줄껍니다. 허당처럼 보여도 사실은 강한 사람이니깐
가나하씨가 이상한걸 묻는다는 눈으로 절 쳐다봅니다. 얘기해 줄까요...
"가나하씨 이거 나한테 알려주면 안되는 거 아니야? 오늘 서프라이즈 파티때 알려준다 그랬잖아"
"아, 우갸~~~!! 속였구나!"
"아니 그냥 물어본건데..."
뭘까요. 이 귀여운 생물은. 한번 머리를 북북 긁으면서 폭주하더니 우우 하면서 저를 올려봅니다. 아니 그냥 보는거겠지만, 신장차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올려다 보는게 됬습니다. 뭐랄까요 괴롭히고 싶은것도 조금 이해가 갈지도...
미안하다고 사과하니 가나하씨가 토라진건지 소파에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있습니다. 다시 사과하니 프로듀서도 그렇고 왜 자꾸 놀리는거냐면서 투정을 부립니다. 그렇습니다. 동료를 괴롭히다니 말도 안됩니다. 제가 어떻게 됬었나봅니다.
"미안해, 가나하씨 같이 다음 선물 구경이나 하자"
"우우, 또 속이려 그러지? 본인 이제 안속는다고"
토라진게 풀리려면 조금 걸리려나요. 그럼 다음 선물상자를 열어봐야겠습니다. 음? 리본이 좀 특이하게 묶여있습니다. 여태까지 연건 다 일반적인 리본이였는데...
이건 머리띠? 뭐가 붙어있는데... 고양이 귀? 누가 이런 장난을...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아미랑 마미밖에 없겠네요.
아, 리본이 묶인 모양이 힌트였구나. 리본이 왼쪽이 길었으니까... 아니 리본은 어디가 앞일까요? 놓여진 방향으로 봐야했었나 봅니다. 그럼 아직 안연걸 보면 되겠죠.
여기서 보기에 오른쪽이 기니깐 아까 연게 아미꺼일려나, 그럼 마미가 준비해준 선물도 열어볼까요. 헤? 장갑이네요. 고양이 손장갑. 쌍둥이라고 해도 이런걸 세트로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건 제쳐둬도 이걸 어디에 써야할지...
나중에 하루카한테 써달라고 부탁이나 해볼까요. 응 재밌을 것 같아요. 오늘 밤 파티에서 실행하도록 하죠. 벌써 웃음이 다나오네요. 후후
시선이 느껴져 보니 가나하씨가 제가 들고 있는걸 빤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쓰고 싶은걸까요. 빌려주는거야 상관없는데... 갑자기 히비키가 씨익 웃으면서 절 바라봅니다. 에? 뭔가요.
"치하야 본인 아직 화가 다 안풀렸다고"
"정말 미안해 가나하씨 내가 어떻게 하면 될까?"
"후후후... 지금 치하야가 들고 있는 걸 쓰고 본인한테 사과한다면 용서해주지!"
"엣!?" "피욧!"
저보고 이걸 쓰라는 건가요. 아무리 보는 사람이 얼마 없다해도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방금 새소리가 들린 걸로 봐선 영상으로 남을테고... 그래도 가나하씨가 화를 풀어준다면... 역시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해야합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사과와 용서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얼마 가지않아 관계가 무너집니다. 이 정도 창피야 아무것도 아닙니다.
"물론 어미로 냐를 붙이는 것도 있지 말라구?"
아무리 그래도 그건 허들이 너무 높습니다. 하루카 도와줘 가나하씨가 괴롭혀...
후우... 수치는 한순간 우정은 영원히입니다. 먼저 스케줄 표를 확인해 다른 멤버가 올 가능성을 체크합니다. 역시 톱 아이돌 아직 이른시간인데도 다들 바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고양이 귀만 꼈을뿐인데 얼굴이 달아오르는게 느껴집니다. 마저 장갑을 끼고, 우정을 위해 키사라기 치하야 갑니다!
"가냐하씨, 치하야가 잘못했으니 용서해 달라냐-"
"피요오오오옷!"
"하하하하"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주저앉습니다. 아아아아아 부끄러워! 이제 시집 못가! 장갑너머로 열기가 전해 옵니다. 제 얼굴은 도대체 얼마나 빨개진걸까요. 곧바로 뭔가가 절 끌어안는걸 느낍니다.
"치하냐는 귀엽구나! 본인은 다 용서할께!"
"치하냐?! 저기 가나하씨 그런 별명은 좀... 그리고 그만 쓰다듬..."
"알겠어 알겠어, 같이 선물 마저 구경하자"
고개를 들자 가나하씨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천장에 전등때문인지 후광이 보였습니다. 아아 천사였구나. 처음 만났을때에 이미지는 여전사였는데 사실은 천사라니 여전사인데 천사... 푸후후...
저 혼자 개그에 웃고 있자 가나하씨가 이상하게 쳐다 보길래 내민 손을 잡고 일어났습니다. 여전사가 천사... 크흡...
"뭐야 치하야 혼자 웃고 왜그래?"
"아 지금 재밌는 개그가 생각나서 크흐흡..."
이 개그로 연예대상도 노릴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부터라도 버라이어티에 손을 뻗어보는게 어떨까요. 나중에 프로듀서에게 상담해봐야 겠습니다. 가나하씨가 뭔가 미묘한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가나하씨는 전에도 제 개그를 들은 적이 있으니 궁금해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음 상자를 열면서 살짝 알려줄까요.
"이제 3개 남았네?"
"가나하씨 혹시 내가 생각한 개그 궁금해?"
"아니... 저기... 미안"
뭐가 미안한걸까요. 혹시 이따 파티에서 모두에게 들려주라고 간접적으로 말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역시 가나하씨네요 모두를 배려할줄 압니다. 알겠어요 가나하씨, 기대해도 좋아요?
이따 파티에서 기대할만한게 늘었네요. 그럼 선물을 열어볼까요.
"하기와라씨네"
"응 유키호네"
티백과 찻잔이였습니다. 티백은 생강차였습니다. 전에 제 목상태가 안좋을때 목에 좋은차라며 끓여준적이 있습니다. 옆에서 가나하씨가 생강차 티백이라니... 본인 처음본다고 라며 감탄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생강차를 티백으로는 처음봅니다만 제가 차를 잘 못끓이는걸 아는 하기와라씨가 저에게 하는 배려겠죠.
찻잔은 솔직히 저따위가 봐도 좋은지 않좋은지 구분을 할 수 있을리가 없지만 하기와라씨가 주는 선물이니 그것만으로도 당연히 가치가 있는 물건입니다.
다음에 하기와라씨한테 차를 끓이는 법이라도 배워 볼까요. 제가 차를 끓여주면 사무소 사람들이 놀라실까요?
"이제 남은건 마코토랑 야요이 선물이네"
가나하씨... 결국 답을 다 말한거나 마찬가지잖아... 앞에 선물이 다 맞았다니 기쁘긴 하지만 맞춰보는 재미가 없어진건 조금 아쉽습니다. 이번에도 답을 말했다고 말해줄까 하다가 그만 뒀습니다.
동료는 소중하니 괴롭히면 안되요. 험한꼴 볼지도 몰라요. 그러고 보니 코토리씨는 아까 아미마미 선물 이후로는 계속 컴퓨터를 만지고 계시네, 충분히 쉬신 걸까요.
"나머지 두개니깐 동시에 열까?"
"에? 치하야 선물인데 본인이 열어도 괜찮아?"
"응 괜찮아"
제말을 듣고 바로 그렇다면 바로 라며 신나게 포장을 벗깁니다. 역시 선물을 여는건 누구든지 즐거운 건가 봅니다. 저도 열어볼까요. 누구 선물일까?
"본인이 연건 운동 밴드랑 빗이야"
야요이 사용쿠폰? 타카츠키씨? 사용쿠폰? 무슨 소릴까요.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아 뒷면에 편지가 있습니다. 흐음?
'치하야씨 생일 정~말 축하드려요! 그런데 치하야씨가 뭘 좋아하실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어서 이걸 드릴께요! 원하는게 있으면 뭐든지 들어드리는 쿠폰이에요!'
천사였다는걸 깜박했네요. 조그만 손으로 꼬물대면서 이 쿠폰을 만드는 모습을 상상하니 미소가 떠오릅니다.
"야요이 선물은 뭐야? 야요이 선물은 끝까지 숨겨서 본인도 모른다구"
"타카츠키씨 사용쿠폰이야"
가나하씨에게 쿠폰을 보여주니 일순 눈빛이 흔들렸습니다. 뒤에 편지까지 읽고나자 쿠폰을 돌려주고 고개를 푹 숙이고 뭔가 중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뭐든지... 뭐든...? 에? 뭐든지...?"
"가나하씨? 뭐라고?"
"본인, 딱히 아, 아무것도 아니라고!"
뭐라고 했는지 잘 안들렸습니다. 왜 저렇게 놀라는 걸까요. 아 그런가 그날인가요. 그렇다면 아까 화낸것도 이해가 갑니다. 감정이 쉽게 흔들리는 시기니깐요. 저도 여자니 이해해요 가나하씨.
그런데 타카츠키씨 쿠폰이라니... 이 쿠폰을 미나세씨한테 보여주면 반응이 어떨까요? ...쉽게 상상이 됩니다. 큐우우 하면서 부러워하겠죠? 아니 키이이였나요?
그러고보니 마코토 선물이 있었죠. 빗이랑 고무밴드...? 고무밴드이긴한데 머리를 묶는 그런게 아니라 두꺼운 고무줄? 그런 느낌인데 이건 어디에 쓰는 걸까요? 가나하씨는 알려나?
"가나하씨 이건 어디에 쓰는거야?"
"응? 아,아 그건 운동용 밴드라고 근력운동이나 스트레칭 같을거 할때 쓰는 물건이야"
시범을 보여준다면서 밴드를 들고 일어서는 가나하씨, 와아 저렇게 쓰는 거네요.
"이런식으로 신체 여러부위를 단련할 수 있는 물건이야. 물론 복근도 단련할 수 있고, 이렇게"
이런 물건이 있다니... 운동인데 편리해 보이는 모순은 뭘까요. 운동은 힘들어야 하는 걸텐데, 하지만 확실히 운동이 될 것 같습니다. 가나하씨가 하는 동작을 머리속에 잘 기억해 두고 나중에 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하나가 더 있었죠 이건 아무리 봐도 빗입니다. 운동기구와 빗, 이 언밸런스함은 마코토 본인이랑 꼭 빼닮아 있어보입니다.. 중성적인 매력의 왕자님 마코토는 항상 공주님을 부러워 하고 있으니깐요.
그래서 빗이라... 제 머리카락이 부러웠을까요. 요즘 마코토도 머리를 기르고 있긴하지만 역시 짧은 머리가 잘 어울립니다.

본인도 알고 있는지 최근 다시 짧게 자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마코토보다 옆에서 하기와라씨가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죠.

"다 열어봤네"
"그러게 선물마다 특색이 있어서 재밌었어"
"누군지 다 알겠어?"
덕분에 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다 알 것 같네요, 어찌됬든 선물 개봉 시간으로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정말 즐거운 기획을 해주셨네요.
정말로 765프로 모두에게 감사드리지 않으면 안되겠어요.
"내 선물은 이따 파티때 줄께 기대해도 좋아"
오토나시씨도 선물을 준비해주셨나요. 파티가 점점 기대됩니다. 오늘은 더 즐겁게 일을 할 수 있겠네요.
아직 9시도 안됬으니 가나하씨와 가볍게 잡담이나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야겠습니다.

 

 

 

 


생일이라고 해도 휴가를 낸것도 아니니 오늘도 일이 있습니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기획인 1111 아이돌! 이라는 기획에 참가하게 되어 기념할만한 첫 녹음날이 오늘입니다.
1111 아이돌! 은 저희 765프로덕션과 346프로덕션의 아이돌과 유닛 활동을 하는 단기 기획입니다. 이름이 1111인건 숫자끼리 더해서 그렇게 됬다고 하던데, 이렇게 적당해도 괜찮을까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서 기쁘긴 하지만 저와 함께 유닛을 짤 아이돌이 누구일지 궁금합니다.
사장님이 끝까지 비밀로 하라고 프로듀서께 신신당부를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이유를 물으니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고...

하아... 여전히 사장님은 기분파네요.
몇번이나 와본 녹음실이라 크게 긴장되진 않습니다. 여기 녹음실은 대기실 설비가 좋아 녹음전에 이곳에서 노래를 듣고 있는 걸 좋아합니다. 긴장감도 끌어 올릴 수 있고요.
노래를 부를땐 항상 진지하게 있고 싶습니다. 이런 각오를 유명한 사람이 옛날에 한 말을 빌려서 말하자면 '전 노래밖에 없으니까요' 라고 할까요.

...음 제가 한 말이네요.
그럼 지금의 제가 할 말은 이럴려나요 '전 제 노래와 맞먹을만큼 소중한 동료들이 있으니까요' 라고

...농담이지만 부끄럽네요.
물론 노래에 대한 열정은 그때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소중한 사람들이 생긴겁니다. 그 분들이 있으니 제가 이렇게 활동을 할 수 있는 걸 알이요. 765프로에 온 건 정말로 행운입니다.
아... 아즈사씨 선물은 들고 올 껄 그랬나... 미신은 믿지 않지만 왠지 아즈사씨가 주신거라면 뭔가 담겨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듭니다.
예전에 신세도 졌었고, 여러모로 정말 고마우신 분... 아니 언니...

후후... 언니라고 부르면 좋아하실까요. 확 끌어안으실것 같네요. 그만둬야지......큿
발소리가 들리네요 이제 제 파트너가 오나 봅니다. 누굴까요? 346프로덕션 아이돌은 그렇게 많이 알고 있지 않은데 촬영에서 만나본 사람은 몇명있지만요.
'덜컥'
"안녕하세요 치하야양 타카가키 카에데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아,안녕하세요 타카가키씨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제 파트너는 타카가키씨 인가 봅니다. 노래는 들어본 적이 있어 자상한 목소리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나서보니 왠지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네요. 잘 해나갈수 있겠죠? 조금 걱정입니다.
근데 왤까요... 인사하고부터 계속 싱긋싱긋 웃으면서 절 보고 계십니다. 제 얼굴에 뭔가 묻었나요. 왜 그러시나요. 솔직히 좀 거북합니다. 아무리 저라도 이런얘기를 초면인 사람에게 할 순 없습니다. 그러니까 조심히
"저기... 타카가키씨? 왜 그러시나요?"
"아뇨 오늘은 잘해봐요♬"
이 얘기 후에도 계속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연상이고 다른 사무소분이라 뭐라고 말을 하기도 힘듭니다. 게다가 미키같은 마이페이스로 보입니다.
우우... 껄끄러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건지... 이번 녹음 한번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유닛활동을 짧지만 이어가야 하니 너무 거리가 멀어지는 것도 안 좋을겁니다. 그러니깐 하루카라면 어떻게 했으려나... 그러니까...
"타카가키씨? 지금 무슨 생각하고 계세요?"
응 하루카라면 이렇게 물어봤겟지. 하루카는 배려하면서 말해도 직설적이니깐. 물론 좀 더 빙빙 돌려서 말했겠지만 저한텐 그런 재주는 없으니까요.
"딱히 아무생각 없이 치하야양을 보고 있었어요~"
"왜 저를 보고 계시나요?"
"아! 아무생각이 없는게 아니라 이렇게 이쁜 아이를 이분동안 보고있었네~ 같은 생각을 하고있었어요♬"
...푸흣 타카가키씨는 개그센스가 좋은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서 절묘하게 개그를 만드셨어요.
그래도 왜 계속 보고 계신건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얼굴에 뭔가 묻었나... 혹시나 싶어 슬쩍 벽에 붙은 거울을 봤지만 특별한건 없었습니다.
이번에 부를 노래에 대해서라도 이야기 해볼까요. 노래를 잘 부르는건 제가 직접 들어서 알고있으니까요. 그만큼 열정도 가지고 계실겁니다.
"타카가키씨 이번에 부를 노래에 대해서 말인데요..."
노래얘기를 시작하자 잠시 볼을 부풀리더니 곧바로 돌아와서 진지하게 이야길 해주셨습니다. 역시 노래에 대한 열정은 진짜인 듯 합니다. 스태프가 데리러 오실때까지 이야기하는데에 빠져 시간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중간중간에 개그를 하셔서 웃는걸 참느냐고 힘들었습니다. 타카가키씨 좋은 사람이구나... 여러모로 친해졌습니다.

 

 

 

 

녹음작업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감독님도 만족하신건지 싱글벙글 웃으시면서 편집작업을 하고 계십니다. 저렇게 즐겁게 작업하시는걸 보면 저도 자신감이 붙네요. 제 노래가 다른사람을 웃게 해줄수 있다는게 행복합니다.
...조금 지난 일이지만 이렇게 행복한 시간이 사실은 꿈이 아닐까 불안한 때도 있었습니다. 행복에 겨운거였죠.
제가 불안해 하고 있을 때 사무소에 있던 시죠씨가 상담을 받아주셨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저를 똑바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죠씨가 진지하게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저는 이곳에 있는 게 맞나, 꿈이 아닐까 불안하다는 그런 이야기를 털어놨습니다. 가만히 듣고 계시던 시죠씨는 이야기가 끝나자 절 끌어 안으셨습니다.
갑자기 끌어안겨서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곧이어 시죠씨가 하는 말에 가만히 안겨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키사라기 치하야, 당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이 온기를 믿으세요. 당신은 당신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따듯함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겁니다.

당신은 이곳에 있습니다. 당신을 이끌어준 하루카와 저희들은 이곳에 있습니다.'


그렇게 시죠씨에게 안겨있다가 정신이 드니 시죠씨의 무릎 위였습니다. 눈을 뜨니 주변에서 시선이 느껴지더군요. 부끄러워서 확 일어났습니다. 잠자는 공주가 일어났다→라며 아미랑 마미가 저에게 안겨와서 다시 시죠씨 무릎으로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잘 잤어? 치하야 언니' '잠은 편안하셨나요? 치하야' '잘 잤니 치하야?'


하루카와 동료들에게 구원받은 저는 일상이라는 행복에 적응하지 못하고 둥실둥실 떠다니는 풍선같았습니다. 그렇게 헤메다가 다시 동료들의 도움으로 현실에 발을 딛고 서게 됬습니다.
...정말로 시죠씨는 그 나이가 맞는 걸까요. 물어보면 톱 시크릿이라고 할 것만 같습니다. 기묘한... 맞다고 해주세요...
"치하야~"
타카가키씨 목소리입니다. 타카가키씨는 346프로 아이돌들이랑 점심 약속이 있다고 하셨을텐데... 그러고 보니 저도 점심을 먹어야죠.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라도 사먹으려 합니다.
무슨 도시락을 사먹을까 생각을 하다보니 타카가키씨가 가까이 오셨습니다. 달려오실 필요까진 없으셨는데 죄송하네요.
"치하야는 점심 약속 있나요?" 
"아뇨,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먹을까 했는데요"
"우리랑 같이 먹지 않을래요? 오늘 생일이라고 들었는데, 이 언니가 생일축하로 쏠께요"
어떻게 제가 생일이란걸 아시는 걸까요. 아니 아이돌이니 알려져 있긴 한데 타카가키씨가 알고 계신다곤 생각 못했습니다. 누가 알려준걸까요.

그것도 궁금하기도 하고 혼자 먹는 밥보단 같이 먹는게 더 맛있을테니 감사히 따라가겠습니다. 
물론 폐를 끼칠순 없으니 제 몫은 제가 낼 예정입니다. 일단 따라가볼까요.

 

 

 

 


"어서오세요~!"
카페에 들어가니 토끼 귀 메이드가 맞이해줬습니다. 분명 여기는 346본사 건물로 알고 있는데... 그것보다 제가 여길 와도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일단 회사 구내식당일텐데요.
타카가키씨가 데려왔으니 그 점은 문제가 없을거라 생각하지만요. ...괜찮겠죠? 설렁설렁 하신면이 있어서 조금 불안합니다.
"카에데씨~ 여기에요"
소리나는 쪽을 보니 3명이 앉아있었습니다. 저분들은 트리...프리?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시부야씨는 방송에 같이 출연한 적도 있어 알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카미야씨가 츤데레라는 이야기를 했었던 기억이납니다.
미나세씨랑 비슷한 걸까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자기소개를 해야.
"안녕하세요 키사라기 치하야입니다"
.....
...
.

 

각자 소개를 마치고 음식을 기다리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제 생일을 알고 있던건 카미야씨인것 같습니다. 연예생활을 오래했다고 생각하지만 밖에서 팬과 만나면 기쁩니다.
765프로 아이돌 생일을 다 알고 있다고 합니다. 자신이 아이돌이 되기 전에부터 765프로의 팬이였다고 말하는 카미야씨 옆에서 시부야씨랑 호죠씨가 뭔가 소곤소곤 말하는데, 그걸 들은건지 카미야씨가 놀리지 말라면서 버럭, 아 미나세씨가 아니라 가나하씨구나.
시부야씨 호죠씨 둘다 카미야씨를 들었다 놨다 합니다. 칭찬하는듯 놀리다가 카미야씨가 화를 내면 다시 루프... 사이가 좋습니다. 타카가키씨도 재밌는지 웃으면서 보고 계시고
트리프리분들이 툭탁거리는걸 보면서 타카가키씨와 유닛 이야기를 하다보니 아까 토끼귀 메이드분이 주문한 음식을 들고 왔습니다.
"고마워요 나나씨"
이름을 알고 있나보네요. 자주다니는 구내식당이니 안면이 생길수도 있는거겠죠. 주문한 와플이 앞에 놓입니다. 일단 먹기전에 확인해야 편안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기... 점원씨 전 346사원이 아닌데 여기서 식사를 해도 괜찮은 건가요?"
"괜찮아요! 765프로에 치하야씨죠? 전에 타카네씨도 와서 먹었어요"
뭐하시는 건가요 시죠씨...
굳이 여기까지 와서 드실 이유가 뭘까요. 아무래도 스케줄이 끝나고 돌아다니다가 그냥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을꺼라고 생각합니다. 아르바이트도 얼마 없는 것 같은데 서빙하기 힘들었을 점원씨를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입니다. 힘들진 않으셨나요.
"다음날에 다리랑 팔이랑 근육통이 와서 죽는 줄 알았어요"
"나나, 쌩쌩한 17살이 겨우 그거 가지고 골골거리면 되겠어?"
"엣? 아 네 나나는 영원한 17세 여고생이니깐 괜찮아요!"
영원한 17세라는게 뭘까... 17살이 아니라는거겠죠. 타카가키씨는 알고 놀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확실히 시부야씨가 존댓말을 쓸정도니 저 점원씨는 보통 나이가 아닐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서빙 아르바이트가 나이를 얘기할 일은 딱히 없지 않나요. 근데 왜 영원한 17세같은 얘기를?


결례를 저지를 뻔했습니다. 와플을 먹다가 궁금해져서 타카가키씨한테 물어보니 성우 아이돌을 하고 있는 아베 나나라는 분이셨습니다. 아이돌을 하고 계신 분에게 직업이 뭐냐고 묻는 짓을 할 뻔했습니다. 인지도나 그런것에 민감한 직업이니 그러는건 큰 실례입니다.
...근데 우사밍 별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가 아닐까요. 게다가 전차로 1시간 거리라니, 그냥 아파트잖아요.
아베씨 얘기를 계속 하다가 카미야씨가 아베씨의 노래를 들려줬습니다.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성량, 체력이 부족하네요. 좀더 호흡을 쓰면 좋을텐데...
식사를 끝내고도 자리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타카가키씨 덕분에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가끔은 이런것도 좋은것 같네요. 전화번호교환까지 했습니다. 제가 처음보는 사람과 친해져 연락처 교환까지 하게 되다니 정말 사교성이 좋은 분들입니다.
346프로 아이돌 분들께 생일 축하도 받았으니 오후 스케줄도 즐겁게 가볼까요.
.........
.......
.....
...
.
.
.

 

벌써 저녁 10시가 가까워집니다.

방금까지 버라이어티 촬영이 있었습니다. 제가 생일인걸 알고 몰카를 준비했더군요. 게스트를 이렇게 취급하다니 너무한거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같이 게스트로 나온 코시미즈씨에 비하면 낫겠죠.
고급 레스토랑이라고 따라간 곳이 번지점프대라는 걸 알게된 순간의 코시미즈씨의 얼굴이 이번 방송에 하이라이트가 아닐까요. 가나하씨나 카미야씨와는 다른 방향의 귀여움이였습니다.
이번 방송은 오토나시씨한테 녹화하는 법을 배워서 녹화를 해둘까요. 자칭 천사 아이돌이 어떻게 나왔을지 기대도 되니깐요.
드디어 모든 스케줄이 끝나고 하루종일 기대하던 서프라이즈(?) 파티가 열릴 예정인 사무소로 돌아갑니다.
늦은 시간인지라 프로듀서가 차로 마중을 나왔습니다. 조수석에 앉아 오늘의 푸념이나 해야겠습니다.
"수고했어 치하야"
"수고하셨어요 프로듀서"
오늘은 사무소에서 파티가 있기 때문에 프로듀서도 오늘은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치하야 덕분에 간만에 쉬는건가라며 실없는 농담을 늘어 놓습니다.
열심히 일하시고 계신걸 알고있어서 농담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역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야겠죠.
너무 갑작스럽게 인사하면 이상한 오해를 하실수도 있으니 천천히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새삼스러운 것들 뿐이지만 오늘 다시금 느꼈어요. 저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서있다는 것을"
"그 사람들 덕분에 이렇게 설 수 있게됬고, 나아갈 수 있게 됬어요"
"지금 걷는 방향이 앞인지 알 수 없겠지만, 저는 계속 나아가려 해요"


지금 하고있는 일이 제가 추구하는 미래일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멈춰서고 싶지 않습니다. 옆에 프로듀서를 힐끔 바라보니 굳은 표정으로 운전대를 잡고 계십니다.
그렇게 진지하게 경청해주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혹시 옛날, 제가 아이돌을 그만둘뻔한 일을 생각하고 계신건가요. 괜찮아요. 이젠 그때와는 다르답니다


"저를 지켜 봐주는 사람이 있고, 돌아올 곳이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나아가는 저희를 지켜봐주셔서 감사해요. 프로듀서가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거라 생각해요"


분명 프로듀서의 입가가 풀어졌습니다. 또 제가 무거운 이야기를 꺼낼까 걱정하셨던걸테죠. 아직도 과보호 기질이 남아있습니다. 저도 성장한다고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저희들이 어디까지 커지나 지켜봐주세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모두를 잘 지켜봐주셔야 해요?"


말이 길었습니다. 게다가 감사를 드리려고 했는데 오히려 압박을 준 것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죄송합니다라고 하면 될까요?
"하하핫, 고마워 치하야, 앞으로도 잘 부탁할께"
이렇게 둥글둥글한 성격은 안 변하나 봅니다. 저도 이렇게 변했는데 말이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도착했습니다. 사무실에는 불이 켜져있고, 떠드는 소리가 밖까지 들립니다. 제가 왔다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네요. 후후 즐거운 마음으로 계단을 오릅니다. 그리고 사무소의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복부의 통증.
"어서와 치하야 언니→"
"누구 선물인지 맞춰봤어?"
아미랑 마미가 달려들었습니다만 곧바로 리츠코에게 연행됩니다.
"아미마미 그보다 먼저 할 말이 있잖아"
"아 맞다↑" "깜박했어↓"
"하나, 둘"


"생일 축하해 치하야!"


정말 고맙습니다. 모두가 있어 이 자리에 제가 서있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하면 할 수록 점점 갚아야 할 은혜가 늘어갑니다. 고맙다고 생각만 해선 안되겠죠. 말로 표현을 해야합니다.
"다들 정말로 고마워요"
"그런거보다 정답 맞추기라구→"
"맞아맞아↑ 케첩이라구←"
"채점이겠지..."
어떻게하면 그렇게 틀릴 수 있는걸까요. 마코토가 딴죽을 걸어줍니다. 서로 보면서 웃다가, 하기와라씨가 사무소 거실에서 저희들을 부릅니다. 파티 세팅이 끝났나보네요. 오늘밤은 즐겁겠죠.
그러고 보니 오토나시씨 선물을 기대해 달라고 했는데 뭘까요. 오토나시씨를 바라보자 TV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 가나하씨? 그리고... 저, 저건 아까 가나하씨랑 했던...!


'가냐하씨 내가 잘못했다냐 용서해 달라냐'


"푸훕?!!"
"아라아라~"
"푸하하하"
꺄아아 재빨리 TV로 달려가 전원을 내립니다. 뒤에선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모두 본거겠죠. 분명 카메라를 뺏어서 지웠을텐데 어떻게 남아 있는거죠. 혹시 컴퓨터를 계속 만지시던게 관련이 있는걸까요. 그것보다 프로듀서도 방금 뿜으셨고, 우우... 창피해
미키의 설교보다 오토나시씨의 설교를 우선으로 해야겠습니다. 저런 영상을 모두 앞에서 틀다니... 게다가 TV방송처럼 화려한 자막이랑 특수효과 까지 입혀져 있었습니다. 방청객 목소리는 어디서 난거에요 진짜!
집에가서 이불에 틀혀박히고 싶습니다. 제가 저런 짓을 도대체 왜 한걸까요. 힐끗 보인 아미랑 마미가 고양이 귀랑 장갑을 끼고 있습니다. 아 이건 아미마미 장난코스 확정이네요.
"치하야 이게 진짜 선물~"
오토나시씨가 생글생글 웃으며 선물 상자를 건네주십니다. 역시 저건 장난인가요. 장난치고 너무 심하셨어요 오토나시씨. 솔직히 조금 화났었다고요?
제가 선물을 받자 궁금한지 주위로 모여듭니다. 뭘까요. 역시 기대되는데요.
"DVD?"
"디부이디-입니까?"
포장 안에는 DVD가 들어있었습니다. 패키지 상자도 없고, 뭐가 들어있는 걸까요. 다들 오토나시씨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후후훗 그건..."
"765프로 아이돌의 사생활이 잔뜩 담긴 코토리 특제 편집 DVD!!"
"에에-엣!?"
"이 사,사생활인가요..."
범죄에요 오토나시씨 정말로 사장님한테 혼나고 싶으신걸까요. 사장님 리츠코 그리고 저 순으로 설교받을꺼라구요? 하지만 765프로 모두가 담겨있는 DVD라는건 확실히 끌립니다.
아 역시 얘들한테 혼나고 있네. 나중에 리츠코가 그 DVD는 절대 잃어버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받았습니다. 리츠코도 당연한 소리를 합니다. 대대로 물려줘야 할지도 모르는 보물이라구요.
하루카나 히비키가 놀러오면 같이 보고싶습니다. 놀리면 귀여우니깐요.


이후엔 누구 선물인지 맞춰보다가 저한테 알려줬다는게 들켜 풀이 죽은채로 시죠씨에게 안겨있는 가나하씨가 귀엽다거나 부럽다거나 하면서 즐거운 파티였습니다.
하루카가 케이크를 들고올땐 모두 불안한 눈빛으로 변했었죠... 그때는 괜찮았지만 결국 파티가 끝나고 넘어졌습니다.
이렇게 자주 넘어지면 아무리 하루카라도 다치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만 돈가리갓샹- 하는 소릴 하며 넘어지는 사람한테 너무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그런 소리가 나는 건지 하루카가 넘어진 바닥을 유심히 관찰했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파티가 끝날때쯤 미나세씨가 타카츠키씨가 준 선물이 뭐나고 물어와 받은 쿠폰을 보여주자 얼굴이 새빨게지면서 타카츠키씨한테 달려갔습니다. 잠시 옥신각신 하더니 타카츠키씨가 미나세씨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더군요. 그러고보니 타카츠키씨는 천사였죠. 음음
왠지 모르게 가슴이 욱신거렸습니다. 성장기인거겠죠.

 

 

 

 


계속 될 것 같던 파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께 축하를 받았습니다. 765프로 모두뿐만 아니라 감독님과 스태프분들, 다른 아이돌분들께도 축하를 받았습니다. 고고한 가희는 어디간걸까요? 후후..
생각해보니 오늘은 너무 들떴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흑역사도 늘어났고요. 제가 들떠서 다른 분들께 폐를 끼치지는 않았는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가나하씨한테는 미안...? 이라기보단 같이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가끔은 놀리면서 장난을 치는것도 좋을 것 같네요.
즐겁게 생일 파티를 했지만 스케줄을 맞춰주기 위해서 리츠코랑 오토나시씨, 프로듀서님도 많은 노력을 해주신걸 알고 있습니다. 오늘뿐만이 아니라 덕분에 매일을 즐겁게 보내고 있어요.
어제도 즐거웠고 오늘도 즐거웠고, 내일도 즐겁겠죠, 그러다 때때로 흐림 이랄까요. 너무 좋기만 바래선 안됩니다. 다 넘어서서 성장하는 거니깐요. 제가 그랬으니 보증할 수 있습니다.

 

힘든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프로듀서와 하루카의 격려로

삐둘어질 날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리츠코와 오토나시씨의 가르침이

외로운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죠씨와 아즈사씨의 온기로
뚱한 날도 있었겠죠. 하지만 타카츠키씨와 가나하씨의 미소로
제멋대로인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나세씨와 하기와라씨의 질책으로
심심한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미와 마미의 장난으로
길을 잃을 날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마코토와 미키의 올곧음이

 

모두가 저를 지탱해주고 있습니다. 쓰러져가던 저를 밝은 세상으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랬던 저도 모두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계속 나아갈 수 밖에 없겠죠. 이미 놓기엔 너무 늦었어요.
물론, 언젠가 헤어질 날이 있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기엔 너무 이릅니다. 그도 그런게 지금 저는 너무 행복하니까요. 과거에 집착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던 저는 변했습니다.
오늘을 살며 내일을 기대하는 가희로 있고 싶습니다. 후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 같네요.
저 키사라기 치하야는 지금도 노래하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파랑새처럼 모두에게 희망을 알리는 아이돌이 되려합니다.
...바보같다고 해야할까요. 생각이 많다고 해야할까요. 그냥 즐거운 오늘이였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뿐인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심야 텐션이라는건가 봅니다. 내일 아침 알람은 미나세씨가 준 앨범의 노래로 해 놓아야겠습니다. 일어나면 미나세씨 생각이 들까요? ...후후
그럼 즐거운 내일을 위해 이만 잘까요.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END

 

 

 

 

 

 

 

 

 

 

 

 

 

2월 25일 치하야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후기

 

처음 써본 SS입니다.(+아이커뮤 첫글)

2월 25일 0시부터 시작해서 오후 4시까지 다시 읽어보고 그런 시간까지 해서 오후 5시까지 붙잡고 있었습니다.

밥먹고 자고 그런시간을 빼면 9시간이 좀 넘게 걸린것 같습니다.

어제부터 했었으면 하는 후회가 계속 남습니다. 아니 3시에 쓰러지지 않았었으면 어떻게든... 아니 10시에 일어나지 않았었으면 어떻게든...

당초 계획했던 내용을 다 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타카네에게 도움을 받는 치하야의 이야기를 더 깊게 다루려 했지만 짧게 핵심만 말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었고

사치코와 치하야의 버라이어티는 언급만 하고 넘어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란코랑 사치코랑 치하야를 코우메가 괴롭히는 내용을 쓰고싶었는데....

그리고, 읽으신 분은 느껴지시겠지만, 히비키가 등장한 부분부터 좀 사람이 달라집니다.

애정을 주체 할 수가 없었습니다... 히비키 귀엽지... 이거하면 더 귀엽지... 자연스럽게 히비키 SS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같은 이유로 트라프리가 많이 나오지 못했습니다. 히비키의 전철을 또 밟을 순 없으니 최대한 조심하려 했더니 존재감이 없어졌습니다. 그냥 뉴제네로 할껄...

제목은 마지막 단락에서 연상해 왔습니다. 딱히 좋은 제목이 안떠오르네요. 솔직히 [그냥 쓰고싶은걸 써봤다] 이게 제일 어울리는 제목인것 같지만, 치하야는 소중하니깐요.

아무튼 여러모로 더 다뤄보고 싶은 내용이 많아 아쉬움이 남는 SS였습니다.

또 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치하야 생일축하해!

 

 

4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