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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그녀의 그림자 6~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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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29, 2015 08:24에 작성됨.

6화


균형을 잃고 하루카씨에게 쓰러졌지만, 정신적인 충격으로 몸을 일으킬 힘조차 없다.

하루카씨가 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그냥 난 어머니의 대체품이었다.

가끔 나를 아련한 눈빛으로 보던 그녀의 행동의 의미를 이제서야 알게되었다.

가족이라고 생각했는데,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유일하게 마음을 준 사람이었는데,

나는 하루카씨를 너무나도 좋아했는데

그 사람은 내가 아닌 나의 껍데기만 필요로하고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 충격적이라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나는 1년동안 정말로 난 하루카씨의 뭘 본것일까?

1년간 나는 하루카씨를 보았고

하루카씨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전혀 아니었다.

하루카씨를 1%조차 이해하지 못 하고 있었던 것이다.

1년동안 나는 뭘 본걸까, 눈감고 귀막고 살아도 이것보단 나았을 것이다.

몸을 살짝 일으켜서 하루카 씨를 본다. 내가 멍하니 있는동안

나를 계속 보고 있었던 것일까, 내가 눈을 마주치자 방긋 웃었다.

"하루카씨, 치아카가 치하야가 된다면, 되는건가요?"

그러면 하루카씨는 나를 제대로 바라볼까?

아니지, 나 왜 하루카씨에게 집착하는 거지

하루카씨도 어머니와 똑같아. 어머니가 나를 자신의딸이 아닌

그저 자신이 돌봐야할 아이로 본것과 다를게 없잖아.

역시 이 사람도 똑같아.

"치하야 갑자기 왜그래? 표정이 안 좋아."

"안아 주세요 하루카씨"

그냥 하루카씨가 안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입밖으로 내뱉었다.

아무런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다.


하루카씨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내가

느낀 배신감이라던지 하나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냥 ,그냥 다 잊고 싶다.

그런데 하루카씨가 받아들인 안아 달라의 뜻은 나의 생각과 달랐던것같다. 


그날 밤 정신을 잃을 때까지

하루카씨는 몇번이고 몇번이고 나를 안았고

밤새 하루카씨는 나의 귓가에 끊임 없이

"치하야, 사랑해, "
"치하야, 좋아해"
라고 속삭였다.

 

7화

 


잠이 깼지만, 눈을 뜨지 못하겠다.

너무나도 행복한 꿈을 꿨기에 잠시라도

그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 아니 그 꿈에서 깨버렸지만

그 여운을 잠시라도 더 느끼고 싶다.


치하야,

꿈에서 치하야가 나왔다.

어제 미키의 말 때문일까,

어디서 부터가 꿈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집에서 나를 맞아주는 치하야

나에게 안아달라고 하는 치하야

그리고 너무나 귀엽게 나에게 안겨 신음하던 치하야

정말, 사춘기 중학생도 아니고, 좋아하는 사람과 섹스하는

꿈을 꾸다니 내가 다 부끄럽긴하지만, 너무나도 뚜렷한 꿈이었기에 깨고 싶지 않았다.

술을 마시면 늘 있던 숙취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전부 그 꿈때문일까,

아 상상하면 상상할수록 기분이 좋았다.

치하야는 없다, 안다 알고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이대로

할수만 있다면 영원히 이대로 있고 싶다.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내 침대에서 또 다른 사람의 숨소리가 들린다.

순간 심장이 철렁 했다.


잠깐, 나 설마 집에 들어온거 맞아?

설마 ... 아닐거야 아닐거야,

그래.. 눈을 떠보자

휴우... 다행히 집이다. 익숙한 창문이 눈에 들어와서 두근되던 가슴이 진정되었다.

그런데 등 뒤에서 들리는 숨소리는 뭐지?

치아카 인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절대로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을 보고 말았다. 내 뒤에는 치아카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일어서면서 들춰진 이불 사이로 치아카의 알몸이 보인다.

뭐라고 변명을 머리속으로 떠올려보았지만,

치아카의 하얀 나신에, 쇄골에 목덜미에 빼곡히 새겨진 붉은 자국들이 보인다.

나.. 무슨짓을 한거야?

아니지?

그리고 ...이제와서 알아차린거지만 절망적으로 나도 알몸이다

제발 아니라고 해줘 제발 제발

나 치아카한테 무슨 짓을 해버린거야?

미쳤어

미쳤어

미쳤어

"으음.."


내 움직임에 잠이 깼는지, 치아카가 눈을 떴다

"우웅..하루카씨?"

그녀는 상체를 일으키고 눈을 비비며 입을 막고 하품을 하엿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어... 그래 치아카도 잘 잤어?"

하지만 치아카는 예상밖의 대답을 입에서 꺼냈다.

"전혀요, 하루카씨가 전혀 재워주지 않아서 못잤어요."

"어?"

"다시 말해드릴게요, 하루카씨가 새벽내내 한숨도 안 재우셨다구요.

덕분에 죽을것같아요."

"치..치아카?"

치아카는 한참을 나를 보면서 갸우뚱거리더니 얼굴을 갑자기 붉게 물들였다.

"그.. 저기 설마 하루카씨 기억 나지 않으 시는 건가요?"

"어어...?"

"맙소사.."

온 얼굴이 ,귀까지 붉게 달아오른 치아카가 이불속으로 숨어 버렸다.

아아.. 나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치아카의 반응으로 봐서는 억지로 하지 않은...

아니 미성년자랑 잤다는거 자체가 억지잖아.

"저기 치아카.. 아줌마가 정말 미안한데, 그...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그리고 잠시뒤 치아카의 훌쩍거리는 소리와 살짝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로 기억안나시는 건가요? .."

치아카가 들어있는 이불위에서 오갈데 없는 손을 바닥에 힘없이 내려뒀다.

"미안해 치아카 미안해,"

"저... 전 하루카씨가 절 좋아하신다고, 사랑한다고 하셔서 , 하루카씨라면 같은 여자지만

굉장히 동경하고, 존경하고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그런데 하루카씨는

그냥 술에 취해서 ...그냥 세...섹스가 하고 싶어서 그런 말씀을 하셨던 건가요?"

"그..그게"

"아니면 기억은 다 나는데, 얼버무리기 위해서 그런 거짓말을 하시는 거라면 정말 ..정말.."

"아니야,아니야"

"뭐가 아니란거죠? 기억? 아니면 절 좋아한다는 이야기?"

이불속에 들어있는 치아카의 말투는 점점 화가 담기고 있다.

끔찍하다 그러니까 치아카는 내가 술에 취한채로 자신을 꼬셔서 안아 버렸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그리고 최악의 상황이 되지 않게 거짓말을 해야만 한다.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린데..."

"정확히 이야기해주세요."

"기억이 안난다는건 사실이고, 좋아한다는건 맞아."

"정말요?"

"으...응"

"대답이 시원치 않은 걸요."

그녀의 말에 갑자기 치하야가 떠올라서 제대로 답을 하지 못 하자

나의 반응에 치아카는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건지

말이 더욱 날카로워 졌다.

"아냐, 정말 좋아해."

치하야를 닮은 치아카를..그건 사실이니까.

"그치만, 좀 충격인걸요, 술에 취하셨다곤해도 그렇게 열심히

저에게 어프로치하셨으면서 하나도 기억안난다니."

"정말 미안,,"

"됐어요. 술에 취해서 그랬단거죠. "

"그...그게 아니라."

"뭐가 아닌데요? "

"치아카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야.."

"네, 친구의 딸로서 좋아하시는 거겠죠"

"치아카.! "

치아카는 나의 거짓말을 전혀 믿지 않고 있고

다급해진 마음에 소리를 쳐버렸다.

"됐어요. 저 먼저 씻을게요."


내가 소리를 치자 화가 폭발한건지

치아카는 빠르게 침대 옆에 널부러져 있던 셔츠와 바지를 입고 방을 나가버렸다.

난 잡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어이없게 그녀의 옷입는 모습에서 치하야를 찾았다.

치아카는 한번도 뒤돌아 보지 않았고,

이 상황에서도

난 치아카에게서 치하야의 그림자만 봤다.

치아카가 나가고 차분하게 지금의 상황이 정리 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내가, 내가 술에 취한채로 치아카를 덥쳤단 말이지?

"하하하하"

그리고 마음 한쪽에선 악마가 속삭였다. 원래 그러려고 데려온거 아니었어?


"닥쳐"

그아이에게 잘해줘서, 조금씩 조금씩, 야금야금 마음을 파고들어서 내것으로 만들

생각이었잖아. 아니야?


"제발.."

그럴 생각없었다고 말하지 못하는 내가 정말 쓰레기 같다.

하지만 저런식으로.. 저런식으로 할 생각은 없었다고

하지만 또 마음속에서 속삭인다 뭐가달라?

그나마 다행인것은 치하야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일까?

내가 만약 말했다면 분명히 저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거야..

그렇겠지?

그것보다 이젠 어떻게 하면 좋은걸까?

치하야가 친가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하는게 아닐까?

그러면 내가 잡을 수 있는건가?

미안해 미안해 치아카 미안해

내가 이런 쓰레기라서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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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카 side

어제의 후유증 때문인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겨우 움직여 샤워실에 도착했다.

다리는 부들부들 떨리고, 허리가무척이나아팠다. 온몸이 내것같지 않게 무거웠다.

덕분에 샤워실의 문을 닫고 그대로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 앉아 버렸다.

겨우 힘을 내서 일어 서자 거울에 내 몸이 비쳤다.

티셔츠를 벗었다.

그러자 어제 밤새 하루카씨가 새겨놓은 붉은 반점들이

가득하다. 그러니까 이게 키스 마크란 건가?

갑자기 어제밤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화끈하다.

하루카씨는 하나 하나 정성들여서 나의 몸에 자신의 표시를 새겼었지, 그녀의 뜨거운 입김과 입맞춤이 생생하게 떠올라서

쇄골이 화끈화끈한듯한 느낌이든다.

다시 거울을 보자 그곳에는 어제와 똑같지만,

전혀 다른 내가 서있었다.

다신 어제의 내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나 제대로 한걸까?

하루카씨가 이상한 점을 눈치채진 않으셨을까?

나 이상한 표정 짓진 않았겠지?

나중에는 이불에 숨어서 표정을 가다듬었지만 얼굴을 맞대고 말했을때

내 표정을 장담할 수가 없다.

결국 내가 결정한것은 둘 다 상처를 입겠지만,

나와 하루카씨가 같이 살수있는 방법이었다.

하루카씨가 어머니를 좋아해서 나를 어머니로 착각해서 덮친것이란 진실을

그냥 술에 홧김에 나를 안아버린 것이라고 왜곡하고

내가 그러 하루카씨를 용서해준다면 우리 둘은 다시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이렇게 같이 살 수가 있다는 생각에 이런 연기를 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어제 계속되는 그녀의 고백,

20년동안 참아왔던 하루카씨의 어머니를 향한 고백을 들으면서

어느 순간 내 마음속에는 배신감과 함께 연민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하루카씨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20년동안

한 여자만을 바라봤는데, 그녀는 다른 남자와 결혼했고

그리고 다른 사람의 아이를 가졌다.

그렇게 태어난 그 아이는 하루카씨가

사랑했던 그 이를 너무나 닮았고 장례식에 찾아온

그녀는 양친을 잃은 그 아이에게서 자신이 사랑하던 이의 그림자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녀의 그림자를 버릴수 없어서 그 아이를 데려가서 키우기로 마음먹었을 것이다.

하루카씨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정신이 날아가버릴것 같은 쾌감의 파도속에서

하루카씨의 말을 들으면 그 동안의 이야기가 조립되며 깨닫게 되었다.

하루카씨는 무척이나 불쌍하다.

15년동안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 하고 양친을 잃은 나보다 더

불쌍했다. 20년동안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고통받았을 하루카씨를

생각하면 너무나 불쌍해서 안타깝다.

분명 하루카씨의 성격으로 봐서그 아이를,나를, 이런 식으로 안기위해서

데려온 것은아닐 것이다. 그녀는 지금도 어머니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으니까,

단지 나에게서 어머니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데려온 것이분명하다

그런 하루카씨가 너무나 안타깝고, 불쌍해서

난 그녀를 용서하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너무나 너무나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이니까.

더 이상 상처입히고 싶지않았다.

내가 참으면 하루카씨가 행복할 수있을까? 는 생각에 연기를 했다.

하루카씨가 상처받지 않도록

아니 , 상처는 받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상처받지 않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 맞다. 어이가 없게도

부모처럼 행동하더니 어제 날 강간하고, 나의 귓가에

다른 사람의 이름을 계속해서 불렀던 그 사람을,

그녀를 정말 존경하고 동경했던 나를 배신하고 기만하고, 농락 했던

그 사람을 나는 미워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지금이라도 당장 그녀의 상처를 해집고 화내고 싶다.

그런데 하루카씨를 미워할수가 없다.

이렇게나 미운데,미워할 수 없다.

어제 본 그녀가 너무나 가녀리고, 부서져 버릴것

같았기에, 미워할 수가 없다.

그리고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는 그녀가 너무나도

행복해 보여서, 그 웃음을 계속 짓게 하고 싶었다.

내가 아픈건 괜찮다. 언제나 그랬으니까.

어머니가 계실때랑 다른게 없다. 그냥 그런거라고 생각하면된다.

어머니가 나보다 노래를 사랑했듯,

하루카씨는 내가 아니라 어머니를 닮은 외모를 사랑하는 거라고, 그러면 되는 것이다.

그래, 그러면 되는 거지

나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정말 어제 일 때문에 머리가 어떻게되어 버린 건가.

지금 완전히 마음과 머리가 따로 놀고 있다.

머리속으론 나를 배신한 그녀가 싫은데, 가슴은 반대다 그녀를 연민하고

동정하고 있다.

똑똑똑

"저기 치아카 괜찮니?"

똑똑똑

다시들리는 노크소리에 대답을 하며 샤워기를 틀엇다.

"네, 씻고 있어요."

"그렇구나, 씻고나와서다시 이야기하자.미안해"

지금 하루카씨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자신이 키우던 아이를 덮쳐서 후회하고 있을까,

아니면 나에게 변명하기 위해서 나를 좋아한다는

말을 준비하고 있을까?

아... 그러고 보니까 갈아 입을 옷을 들고 오지 않앗다.

타워 샤월을 감고 문을 나왔는데, 하루카씨가

식탁앞에서 머리를 감싸지고 앉아있다 나와 눈이 마주쳣다.

하루카씨는 뭔가 나의 몸을,, 정확히는 목덜미와 쇄골쪽을 뚫어져라 본다.

그곳에는 밤새 하루카씨가 새겨놓은 키스마크들이 가득했다.

살짝 부끄러웠지만, 그녀의 시선을 무시하고 빠르게 방으로 들어왔다.

이제 옷을 입고 나가면 다시 하루카씨와 대면해야한다.

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8화

하루카 side

방금 본 치아카의 쇄골에는 내가 새겨놓았을 ,기억은 나지 않지만, 키스 마크가 가득했다.

그녀의 쇄골을 보자 자괴감과 죄책감이 마음을 뒤덮었다.

그리고 웃기게도 그러면서도 치아카의 붉은 반점이 가득한 하얀 쇄골에서 도저히 눈을 때놓을 수 없었다.

치아카는 방에서 목까지 다 가릴 수 있는 목이 있는 셔츠를 입고 나왔다.

역시나 치아카도 신경쓰였던거겠지.

치아카와 나는 식탁을 사이에 두고 앉았다..

평소에도 이렇게 앉았지만, 지금은 식탁의 거리가 무척이나 멀게 느껴진다.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벽이 있는 것 같다.

가면을 쓰자,

연기할 때처럼 완벽한 가면을 쓴다.

"치아카, 아줌마가 미안해, 진짜 할말이 이것 밖에 없네 정말 미안해."

내가 먼저 입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치아카는 아무말이 없다.

고개를 들어서 보니 치아카의 표정은 미묘하게 일그러져있다.

역시나 이런 사과따위 소용없겠지, 오히려 화를 돋군것 같다.

"치아카, 어젯밤일은 술에 취해서 한거지만, 내가 치아카를 좋아한다는건 거짓말이 아니야. "

"제가 어떻게 그걸 믿나요?"

치아카의 말에는 날카롭게 날이 달려 있다.

"나에게 기회를 줄래? 지금까진 내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면 치아카가 나를 미워할것 같아서 말 못했는데, 이제 확실히 보여줄 수 있어."

"벌써 미워하는데요? "

정말 평소에는 또래 답지 않게 불평불만 않고, 언제나 나에게 맞춰주고 작게 미소 짓던

치아카가 이런 반항을 하니 가슴이 아리지만 자업자득이다.

"정말, 미안, 기억하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하지만 정말로 치아카를 좋아하는건 거짓말이 아니니까. 믿어줘, 치아카"

하지만 이제 나에게 남은 선택지는 이것 밖에 없다.

"그러니까, 술취해서 홧김에 하지 않았단걸 증명 하신다는 건가요? "

"응, "
드디어 들을 생각이 생긴것일까?

"이제는 술취하지 않고맨정신에 덮치신다는 거네요. 됐어요. 할 말이 미안하다 밖에 없으면 이야기 할게 없어요."

"치아카...제발, 이 아줌마에게 한번만, 한번만 기회를 줄수 없니? "

그런데 고개를 들어보니 치아카가 소리 없이 울고 있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에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녀는 그것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나를 밉다는듯 보고 있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 했다. 의자에서 일어나서 울고 있는 치아카 껴안았다.

"싫어요, 저리가요"

치아카가 밀어냈지만, 더욱 강하게 끌어안아서 등을 토닥여준다.

"치아카 미안해 미안해, 아줌마가 정말 미안해 "

그렇게 치아카의 울음이 그칠때까지 있었다.

그리고 점점 울음을 그쳐가는 그녀의 귓가에 속삭인다.

"그냥 들어줘, 나 정말 너한테 못 할짓을 해버렸어

보호자로서 완전 실격이야, 아무리 너를 좋아해도, 미성년자인 너를

보호자란 입장에서 억지로 밀어 붙여버렸어, 정말 지금 나 엄청 후회 되고

자괴감에 죽을것같아. 물론 치아카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야, 이건 정말이니까

제대로 믿어좋으면 좋겠어 뭐 어쨌든, 나 지금 제일 무서운건 치아카가 나를

떠나는거야, 그러니까 내가 정말 잘하니까 , 그런 말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아니,... 치아카가 싫다면 떠나도 돼, 단지 이건 아줌마의 억지니까...그냥

들어줘, 나 치아카랑 만나고나서 집에서도 웃을 수 있게되었어, 처음에는

뭔가 충동적으로 치하야의 딸을 맡기로 했지만 나 너가 있어서 집으로 돌아오는게

즐거웠고, 너를 위해서 무언가를 한다는것이 무척이나 행복했어, 돌아갔을때

누군가가 있다는거 하나만으로 정말 기분이 좋더라..

아..뭔가 말하니까 정말 부끄럽네, 그러니까 치아카가 계속 나랑 살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야,

나 이제 치아카가 없는 삶은 생각할수 없으니까."

나의 말이 나의 거짓된 말이 전해진것일까...

치아카는 다시 울음을 터트리면서 말을 했다.

"죄송해요, 하루카씨 억울하고 화가나서, 하루카씨에게 못된말 했어요.

하루카씨가 절 좋아한다는걸 못 믿은게 아니라, 그냥 정말로 나를 가지고 논건지 무서워서,

그래서 나를 버리면 어쩌나 무서워서,"

"아냐아냐, 치아카 전부 내가 잘못한거니까, 치아카는 아무잘못없어."

"정말이죠? 하루카씨 저를 좋아하는거 거짓말 아니죠?"

치하야를 닮은 치아카를 "좋아해"

"다행이다. 난 하루카씨를 믿으니까, 부모님보다 더 믿으니까, "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가시가 되어 박힌다.

그뒤 10분정도 더 안고 있었을까 이제 울음이 완전히 그친것같다.

"일단 밥부터 먹을까,아줌마가 차려줄테니까, 잠시만 방에서 쉬고 있을래?"

"네 그럴게요. "

일어섰다가 치아카가 다시 주저 앉았다.

"괜찮아?"

"아.. 다리에 힘이 풀려서요..."

"아니 괜찮아요."

"아니야, 자 일어날 수잇겠어?"

치아카의 허리에 손을 감고 일으켜 세웟다.

"네..."

치아카의 샴프향,나랑 같은 것지만 어제의 일 때문일까

새롭게 느겨진다.

"하...하루카씨?"

"어?...어 미안."

내가 너무 뚫어져라 봤나, 치아카의 귀가 새빨게 졌다.

"아니에요... 그냥 어젯밤이 생각나서.."


치아카는 이제 얼굴까지 활활 타오른다.

나 도대체 애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치아카를 방에 데려다 주고 다시 부엌으로 왔다.

식탁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저렇게 착하고 순수한 아이인데, 나는 왜이렇게 나쁘고 더러운 어른인 걸까..

이렇게 욕망이 덕지덕지 발린 말과 행동으로 그 아이를 속이고 있다.

내가 그아이를 더럽히고 있는 것이다.

아니 이미 더럽혀 버렸다.

새하얀 도화지를 질척질척한 붉은 색으로 칠해버렸다.

하지만 그 아이는 너무나 착해서

그런 나의 행동을 받아주었다.

아니 나의 거짓말에 속은 것이다.

그래 그런거지

아아.. 얼마나 치사한 인간인가. 이렇게 밀어붙이면 치아카가

반항하지 못할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치아카가 내가 진짜로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되면 어떻게 될까?

분명 엄청나게 상처받겠지.

절대로 치아카에게 이 거짓말을 들켜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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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카 side

아아.. 울고 말았다. 덕분에 얼렁 뚱땅, 연기가 끝나버렸다


그녀의 말들이 너무나 아파서, 하나하나 전부 거짓말이란걸 알아서

가슴이 아파서 견딜수가 없었다.

"치아카를 정말로 좋아해라니"

나랑 비교도 할 수없이 하루카씨는 연기를 잘한다.

역시 탑 텔런트란 걸까, 아 아니다 절반의 거짓만인거니까

잘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치하야를 닮은 치아카가 좋아"일테니까.

그리고 "치하야를 닮은 치아카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으니까" 일테지.

거짓말 정말 잘하시네요 하루카씨.

그리고 하루카씨는 따뜻햇다.

싫다고 밀어냈지만 하루카씨는 나를 꼭 안아주었다.

하루카씨의 채취, 따뜻한 체온, 부드러운 촉감

그녀가 안아주자 가슴이 따뜻해졌다.

마음은 통하지 않는데 그냥 육체적 따뜻함만으로도 진정이 되고

하루카씨의 포옹으로 그녀가 준 상처가 더 이상 아프지 않게 되었다.

이런건 치사하잖아

그리고 얼굴을 보았을때, 어제밤의 일들이 하나하나 떠오르는 바람에

얼굴을 붉혔는데, 아직 까지 화끈화끈하다. 진짜...

그만그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하루카씨가 아까분명 제대로 나를 좋아한단는 걸 보여준다고 했는데,

뭘보여준다는 거지?

갑자기 약간 두렵다. 본격적으로 나에게 어프로치를 하겠다는 선언이었는데..

그러니까 하루카씨가 여자에게 들이미는 남자애들처럼 나에게 잘해주겠다는

소리인데, 아니 하루카씨는 지금까지 충분히 잘 해줬는데..

얼마나 더 잘해준다는 이야기일까?

머리속이 복잡해진다.

나는 어떻게하면 좋은거지?

적당히 하다가 하루카씨에게 넘어가면 되는건가?

아아... 하루카씨를 위해서 그런 연기를 했었는데

이렇게 되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내가 의도한대로 가고 있는데, 혼란스럽다.


밖으로 나가자 하루카씨는 굉장하게 상을 차리고 있다.

"하루카씨? 오늘 누가 오나요?"

"아니 ...그냥 치아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하다보니까 너무 많이 해버렸달까..."

"아..."

"자 앉아있어,"

식탁에는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했다.

특히 함버그가 3종류나 있다.

"하루카씨 함버그가 3종류나 있는데요?"

"응응, 치아카가 함버그를 무척 좋아하니까 내가 힘좀 썼어, 하나는 평소대로의 함버그고 하나는

소, 하나는 돼지 고기로 만든거야."

함버그, 는 사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다.

그러니까 맛 때문에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란 이야기다.

난 어릴적 한번도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함버그를 먹어본적이 없다.

어머니는 요리에 서툴렀고 늘 , 반찬가게에서 음식을 사왔다.

몇번은 시도를 해봤지만 본인이 포기한듯, 정말 간단한 요리 빼고는

만들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함버그는 무언가 모성과 가족의 상징같은

요리였다. 나에게는 동경하는 요리였던 것이다.

그래서 하루카씨가 더욱 가족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전부 거짓말이었다.

"맛잇네요."

하지만 그녀의 함버그가 맛있다는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고마워"

그녀의 웃음도 전부 거짓인 걸가?

"그런데 너무 많은거 아닌가요?"

"내일도 먹으면 되지 "

"아, 그렇네요."

"저기 치아카..."

"네?"

"미안해,, 정말 정말 미안해"

"..."
저 미안해에는 진심이 얼마나 들어있을까?

그저 치하야를 닮은 내가 떠나가지 않길 바라는 거겠지.

"아니 아무리 사과를 해도 모자란것같아. 정말 미안"

"그만해요, 하루카씨, 이제 사과는 금지에요."

더 이상 진정성 없는 사과따위 듣고 싶지않다가 솔직한 심정이엇다.

"그..그런가. "

그치만 나의 말에 왠지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하루카씨가 귀엽다.

"하루카씨 그럼 설거지는 제가 할게요."

"응? 아냐아냐 내가 할게, 오늘은 내가 전부 할테니까 거실에서

tv라도 보고 있어."

"알겠어요. 그럼 잘 먹었습니다."

하루카씨가 저런 표정으로 말할땐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다는 소리라서

그냥 가볍게 물러났다.


"응"

이제 겨우 평소처럼 돌아온 느낌이다.

거짓으로 점철된 일상이겠지만,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엉망진창인 머리속을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설거지가 끝난건지 하루카씨가 나의 옆에 앉았다.


움찔,

나도 모르게 하루카씨를 피하고 말았다.

그러니까 그냥 정말로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였다.

하루카씨는 상처 받은 표정을 짓는다.

"아..아니 그게 아니라"

당황해서 변명을 해보려고 하지만, 하루카씨가 딱 잘라서 이야기한다.

"아니, 내가 다 잘못한거니까. 미안 부담스러웟지?"

하루카씨가 더 떨어져 앉는다.

"괜찮아요...가지 마세요."

내가 이렇게 말하자 하루카씨가 갑자기 다가왔다.

분명 평소에도 이 정도 거리고 앉았고 더 할 때는 어깨를 맞대고 봤는데..

역시 지금은 부담스럽다. 어제의 일들이 다시 머리속을 떠다니기 시작한다.

tv의 내용이 전혀 눈에 , 귀에 들어오지 않고 온 신경이 하루카씨에게 집중된다.

"치아카, "

"네.네?"

갑자기 하루카씨가 나를 안았다.

"미안하고 용서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정말 좋아해 "

그녀의 말에 담겨있는 거짓말들이 나를 또 괴롭힌다

다행히 나의 얼굴이 그녀에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나의 표정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하루카씨는 어떤 표정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을까?

 

 

 


9화

그 뒤로 우리는 평소와 같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아니 평소와 같은 나날들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편이 더 맞는 말이겠지.

달라진 점은 역시나 하루카씨의 어프로치이다.

그녀는 조금씩 조금씩 나에게 자신을 어필하고 있다.

어제도 밤늦게 들어온 그녀는 현관으로 마중나온 나를 꽉 껴안았다.

그녀의 향수, 희미한 땀냄새, 들이 섞여 있는 채취가 나를 감싼다.

그리고 그녀는 나의 등을 쓰다듬으며 나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마중나와 줘서 고마워, 치아카 사랑해"

그녀의 말이 거짓말이란걸 알고 있지만 사랑한다는 그녀의 말이 그녀의 채취와

함께 독처럼 스며들어서 나의 가슴에 쌓여간다. 거짓말인건 알고 있는데

너무나도 따뜻해서 너무나도 달콤해서 중독되어간다. 거부할 수 없게 되어간다.

"헤헤, 오늘도 힘들었는데, 현관에 마중나온 치아카를 보니까 갑자기 피로가 확 풀려 버렸어"

하루카씨는 나를 놓아주고 어린애 처럼 웃었다. 정말 그녀의 미소는 굉장히 멋있다.

"오늘도 스케쥴이 많으셨나요?"

"응응, 특히나 화보촬영때 죽을뻔했어, 나이가 들었는지 포즈 잡는게 너무 힘들다니까."

그리고 윗옷만 벗어두고 쇼파에 끌고가더니 나를 앉히고 나에게 기대어왔다.

"치아카는 오늘 어땠어, 학교에서 재미있는일 없었어?"

그렇게 하루카씨는 다시 한번 따뜻하고, 달콤한 말들로 나를 먹어들어온다.

그녀의 그런 행동들은 나를 굉장히 가슴떨리게 만들면서도 가슴아프게 만든다.

하지만 괜찮다. 그녀는 굉장히 바쁜 몸이기 때문에 주말에도 보기 힘들정도니까,

주로 그녀와 보는 시간은 아침 출근 전이나, 밤늦게 돌아올때 뿐이다.

그 날 이전에는 하루카씨와 있는 것이 하루하루흘러가는 일상속에서 즐거움이었는데,

이제는 무엇인가 버거워 져버렸다. 다시 예전으로 부모님이 살아 계셨던 때로 돌아간것같다.

집에 돌아가도 나를 반겨주는 사람 하나 없고, 늘 텅비어있다. 어머니가 있긴했지만 어머니는 나를보고

늘 예의상의 말들만 건냈고, 아버지는 얼굴조차 보기 힘들었다.

그런 삭막한 집에 그냥 있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었다.

이제는 하루카씨의 집에 들어오는 것이 조금 싫어져버렸다.

그리고 하루카씨가 기다려지지 않게 되어버렸다.

늘 이런식이다. 난 잘못한거 하나없는데, 늘 나만 이렇게 괴롭고 힘들다.

"치.아,카 듣고 있어? 치아카!!!!!"

"응?"

누군가 나의 이름을 열심히 불러되는 탓이 옆을 보니 마에카와가 나를 애타게 부르고 있다.

단발머리에 안경 딱 어딜가나 있을것같은 반장 스타일의 여자아이, 마에카와 나나

가장 친한 친구다. 하루카씨의 집으로 오면서 전학을 온 학교에서 유일한 친구이기도 하다.

성격은 좋게 말하면 굉장히 사교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오지랖이 넓다.

뭔가 나와 정반대편에 있는 아이다. 어쩌면 그래서 친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별명은 마에카와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반장->보통 성으로 부른다-> 마에카와가

되어버린듯한데 , 정확한 기원은 모르겠다.

"정말 요즘에 왜그렇게 멍때리고 있는거야?"

마에카와는 앞쪽의 의자를 거칠게 빼면서 타박을 준다.

"아.. 마에카와, 미안 "

"뭐야? 남자친구랑 싸우기라도 한거야?"

굉장히 불쾌하다는 표정을 짓는 마에카와가 좀 웃겻다.

"남자친구 없어"

"흐음... 저저번주말에 키스마크를 잔뜩 달고 온 사람은 누구였더라?"

"......"
하루카씨가 잔뜩 남긴 키스마크들을 목을가리는 셔츠로 잘 숨기고 있었는데,

눈치 빠른 마에카와에게는 들켰버렸다. 덕분에 꼬투리가 잡혀서

얼렁 뚱땅 빠져나가곤 있지만 위험하다.

"제발좀 말해줘!! 뭐 불륜이라도 하고 있는거야? "

"아니야, 얘가 못하는 말이없어! "
마에카와의 볼을 꼬집었다.

" 그건 너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아서잖아!"

그녀는 분통을 터트리며 나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쳤다.

"아무것도 아니니까. "

"뭐가 아무것도 아니야, 요즘너 완전히 유체이탈 상태인거 알고 있어?

"조금은.."

"너 그날 이후로 계속 상태가 메롱이거든. 선생님들도 너 이상하다고 걱정하시더라."

"그래서 반장인 마에카와가 왔구나."

참고로 마에카와는 반장이 아니다. 하지만 반장급으로 오지랖을 펴서

몇명은 반장이라고 부르고 있긴하다.

"아니 이건 키사라기 치아카의 친구로서 도저히 못보겠다고 판단해서 온거야."

"미안"

"아니 정말 미안할거 하나없어, 자 고민있으면 전부 이 마에카와에게 털어 놓으라구!"

" 아무것도 없어"

"흥, 다른 애들이면 말을 빙빙돌리다가 끝났겠지만, 이 마에카와 님을 얕보지 말라구!

전력으로 부딪힐 거니까."

"뭐라는 거야, "

그녀는 가끔 굉장히 이상한 말을 한다..

"자 치아카 말해봐 , 뭐가 문제인거야? 남자 문제 맞지?"

"아니야, 전혀 아니거든"

".. 알았어 치아카는 나따위에게는 고민따위 말 못하겠다는거지?

"어어?"

"됐어, 나혼자만 치아카의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구나, 미안 착각해서,"

"어어, 마에카와?"

"됐어 친한척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혼자 착각했을 뿐이니까."

얘 왜이래?

"마에카와?"

"됐어요. 키사라기씨 전 이만 돌아가볼게요."

"마에카와? 마에카와??? 잠시만! 나 마에카와를 확실히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내가 가려는 마에카와의 팔을 잡자 돌아보는 마에카와의 눈에는 미소가 띄워져 있다. 당했다..

결국 그녀에게 끌려서 학교 근처의 조용한 카페로 들어와버렸다.

"괜찮아. 치아카쨩 정 말하기 힘들면 돌려서 말해봐, 비유라던지 그런걸로..

아님 친구이야기도 괜찮겠다. "

"알았어...그러니까.."

완전히 마에카와의 계략에 당한 나는 약간의 각색을 해서 하루카씨와 나의 이야기를 그녀에게

털어놓을 수 밖에 없었다.

"우와.. 그러니까 불륜중이란 소리네"

"아니 어째서 그런 결론이 나는건데?, 그 사람은 결혼도 안했는걸."

이녀석 도대체 사고의 흐름이 어떻게 되어 먹은 걸까?

"에? 결혼한 사람 아니었어? 당연히 그런 건 줄알았는데"

"무슨 망상을 하는거야?"

"아니면 속고 있는거 아니야? 대부분 그렇잖아. 나중에가서 미안하다 사실은 부인과 딸이...이런 전개 아니려나?"

"너 소설을 너무 많이 본거 아니야? 그 사람은 확실히 독신이야."
로맨스 소설을 너무 많이 본거 아니야?

"흐음...그건 그렇고 너 진짜 성인군자다. 아니면 바보인가?"

"뭐가?"

"아니, 억지로 한거라며 경찰에 신고하는게 맞지 않아? 아니면 그걸 가지고 협박이라던지 해서 돈을 타내던지"

"어?"

"넌 너무 순진해서 안된다니까. 물론 너가 그 사람에게 마음이 있었으니까

그런 짓을 안했다는건 알겠어 그런데 그사람 전부 계획적으로 한거 아니야?

술에 취해서 해버렸다니 진짜 최악잖아.거기다 치아카 너 미성년자라고 ,

진짜 약아 빠진 사람이네, 나의 치아카를 그렇게 "

"알고 있어, 그치만..."

"하.. 친구중에서 정말로 소설에 나올법한 상황에 빠진애가 있다니 충격이다.

완전 로맨스 그레이 소설에 나올법한 상황이잖아. 어딘가 외롭고 지쳐보이는

중년 남성, 그리고 그런 남성에게 모성애를 느끼는 어린 여자, 그리고 한번의 실수

그 실수로 인해서 둘은 서로에게 빠져들고 마는데... 딱 이거잖아. 안 그래 치아카?"


"뭐라는 거야? 넌 역시 소설을 너무 많이 읽었어"

이 녀석 중증이다.

"아니야 너가 해준 이야기가 딱 이거랑 똑같잖아. 30대 중반의 남자, 그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굉장히 친한 친구였고 부모님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그는 굉장히 외로워 보였고 어딘가 위태로워 보이는 남자였다.

치아카는 그런 그의 모습에서 눈을 때지 못했다. 그뒤로 우연히 다시 만난 그 , 그 우연을

계기로 둘은 가끔씩 서로를 보며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서로의 상처를 다독여주던중

그 남자는 힘든 마음을 감추기 위해서 술을 마셨는데, 하필 치아카와 만나게 되고

치아카는 그의 분위기에 휩쓸려 그에게 안겨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우와 소설한편 뚝딱이네."

마에카와는 소설을 읽듯이 이야기를 떠벌렸다.

"맙소사...."

정정하자 중증이 문제가 아니라 정신병원에 당장 연락해야하지 않을까?

"후.후후 이정도야 가뿐하지 그런데, 치아카 너의 고민은 뭐야? 딱봐도 그와 잤다는게 고민이 아닌것 같은데

설마 연적이 있다던가, 그가 갑자기 너에게 관심이 없어졌다던가..?"

"아니 그 뒤로 더 잘해주고 있어, "

예리하다. 역시 마에카와랄까. 핵심을 잘 파고든다.

여기서 거짓말을 하자

"뭐야 , 염장 질이었어?"

"그게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이랑 내가 사귀어도 되는지 모르겠어서."

마에카와의 표정이 정말 볼만하게 변해간다. 그녀의 얼굴은 점점 악귀의 형상이 되어갔다.

" 문제가 있던게 아니라 사랑에 빠진 소녀였구나,

그러면 16년 모태솔로 마에카와 나나는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사랑하세요. 전 이만 "

마에카와는 정말로 벌떡 일어나더니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나가는 척을 하다 다시 앉았다.

"....."
나 거짓말을 잘못 고른걸까 후회되는데...

"뭐야, 괜히 고민했잖아.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커플들."

야차의 얼굴이 된 마에카와는 한자 한자 진심을 담아서 커플을 저주하고 있다.

"....."

"내 고민값 물어내, 리얼충!!"

"마에카와..."

절레 절레, 마에카와는 그 뒤로도 한참을 커플들에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다.

"그나저나 치아카 나 오늘 너희집 놀러가도 돼?"

"응?"

"오늘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

"에?"

이건 또 무슨 소리인거야?

"오늘밤을 함께하자는 옛 성인들의 경구인데, 수학이 부족하구나 "

"어어?"

무슨 그런 말도 안되는 경구야!

"그리고 아마미 하루카의 평소생활을 보고 싶다고!!!!나 몇번이나 말했잖아

하루카의 열성팬이라구!! 오늘은 못 물러선다구"

맞다, 그녀의 특이 사항중 하나가 아마미 하루카의 열성팬이라는 것이다.

저번에 놀러간 그녀의 방에는 앨범과 포스터가 가득했다. 그래서 내가 사인이라도

받아줄까라고 하니까 직접받는게 아니면 소용이 없다며 우리집에 놀러오겠다고

난리는 친적이 몇번있다.

"아아.. 좋아"

생각해보니 그녀가 자고 간다면 하루카씨와의 시간이 줄어드는 거니까

좋을지도...

"어? 진짜? 진짜로?"

"응, "

"칠전팔기라더니 드디어 성공인가."

무릎을 꿇고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흘리며 감동한 마에카와에게 비수를 날려본다.

"그런데 하루카씨는 언제들어올지 모르니까 못볼 수도 있어"

"어? 서로 연락 안 해?"

"그게 너무 스캐쥴이 고무줄이고, 일중에는 연락을 못하니까 알기 힘들어"

"사실 하루카씨는 핑계고 치아카랑 뜨거운 밤을 보내고 싶은거 뿐이니까괜찮아"

아저씨처럼 웃지마 마에카와

"얘가 정말 뭐래니 "

"그럼 일단 나 집에좀 들렀다가 갈게, 승부속옷도 입어야하고 할게 많거든"

"네네...어련하시겠어요. 그러면 5시에 xx사거리 앞으로 와 "

"넵 그럼 있다가 봐."

마에카와는 쏜살같이 자신의 집으로 뛰어갔다.

일단 집 정리는 깔끔히 되어있고, 아침에 보니까 반찬이 없던데

장을 봐야하나? 으음...

 

5시


"치아카 뭘 그렇게 많이들고 있어?"

"저녁밥거리? 지금 반찬이 다 떨어졌더라구"

그녀가 집에 간 사이. 마트에서 저녁 찬거리를 좀 샀면서 시간을 때웠다

"오오.. 치아카 밥도 할줄알아? 치아카가 만들어주는 된장국이라니 나 죽어도 좋을지도."

"오버 좀 그만해 하루카씨한테 배웠어,"

"오오.. 기대된다. 저번에 하루카씨가 나오는 요리프로 봤는데, 거의 프로급으로 잘 하시던데, "

"응, 하루카씨 요리는 웬만한 식당보다 맛있으니까."

그녀는 진짜 요리만큼은 평소에 덜렁이처럼 보이는것과 달리 잘하니까.

물론 가끔, 아주 가끔 소스를 바꿔넣는다던지 하지만 요리에서는 그 빈도가 굉장히 적다.

"부럽다.아마미 하루카가 만든 밥이라니 "

그렇게 마에카와와 이야기를 하며 어느새 현관문까지 왔다.

짐을 내려 놓고 열쇠로 문을 열었는데, 여러가지 음식 냄새가 풍겨왔다

"어? 설마?"

하루카씨가 벌써 와있는 걸까?

"치아카짱, 왔니?"

"다녀왔습니다."

하루카씨는 요리를 하던 도중인지 앞치마를 하고 현관까지 다다다닥 뛰어오셨다.

그리고 우리를 보고는 살짝 얼음, 표정이 치아카다!하는 표정에서 물음표 물음표로

바뀐것이 보인다.

"아 하루카씨, 여기는 제 친구 마에카와 나나라고 해요."

"아.. 그렇구나 안녕?"

"안녕하세요, 키라사키 치아카의 친구 마에카와 나나라고 합니다. 실례하겠습니다."

"치아카도 참, 친구 데리고 오면 말이라도 좀 해주지"

"죄송해요, 하루카씨, 하루카씨가 먼저 오신줄 몰라서요."

"아...그러네 깜짝 놀래키려고 했는데 , 일단 들어올래? 저녁하는 중이었거든 같이 먹자"

"감사합니다 하루카씨, 실례하겠습니다."

마에카와에게 보이지 않겠지만, 부엌으로 안내하는 하루카씨의 표정에서 불만이 흘러나왔다.

내가 아무말 없이 친구를 데려와서 화나신건가?

하지만 눈치를 계속봤지만 그 뒤로 밥을 먹을때에도 하루카씨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우와.. 하루카씨 정말 맛있어요!"

마에카와는 하루카씨가 차려준 밥을 마치 천상의 음식이라도 되는건지 먹을때마다

눈을 빛내며 칭찬일색이다.

"고마워 나나 짱"

하루카씨는 마에카와의 과장된 칭찬이 싫지는 않은듯 기뻐하신다.

"그리고 아마미 하루카씨의 실물을 직접보다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네요."

"치아카랑 다르게 농담도 잘하는 구나. 우리 치아카도 좀 보고 배웠으면 좋겠네"

"그러니까요."

왠지 모르겠지만 그 뒤로 식사 시간은 키사라기 치하야 청문회가 되어버려서

의외로 죽이 잘 맞는 두사람은 열심히 나를 공격했다. 식사가 끝나고 하루카씨는

옷을 갈아 입으러 들어갔고 우리 둘은 설거지를 맡았다.

그리고 3명이서 tv를 보면서 이것저것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러던중 마에카와의 표정이 급 어두워졌다.

"아 치아카 미안, 엄마가 집에 돌아오래, 아빠가 찾는다는데 뭐지?"

"응? 벌써 가 봐야하는 거야?"

"미안미안, 집에 돌아가봐야 할 것 같아.쳇 이러면 승부속옷도 못 쓰게 돼버렸잖아."

"...."
마지막말은 빼면 안 되니?

결국 집에서 소환명령이 떨어진 마에카와는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실례했습니다. 저녁 정말 잘먹었어요. 하루카씨 안녕히계세요."

"응 나나짱 조심해서 들어가렴"

마에카와는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고 머리에 잔뜩 물음표를 세우며 집으로 돌아갔다.

문을 닫고 다시 들어가려고하는데 하루카씨가 먼저 문들 닫고 그 문에 나를 밀어 붙였다.

"하루카씨?"

하지만 하루카씨는 벽에 손을 댄 채로 나를 그저 뚫어져라 본다.

그러다 갑자기 얼굴을 가까이 ...

입술에 무언가가 닿았다 떨어졌다.

"하루카씨?"

방금 키스 한거야?

"오늘 나 좀 화났어."

고개를 들어보자 하루카씨는 굉장히 불만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네?"

하루카씨가 나의 옆머리를 살짝 만진다.

역시 친구를 말없이 데려와서 화난 건가?

"치아카를 생각하면서 요리를 하고 있었는데, 치아카가 다른 사람이랑

즐겁게 집에 들오는 걸 보고 화났어."

이렇게 리얼하게 질투하는 것까지 연기할 필요 있나요? 라고 질문 할뻔 했다.

역시 탑스타는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다 연기하는 구나

아니면 내가 안일 했던 건가 , 정말로 질투인걸까?

그래 치하야를 닮은, 치아카를 뺏기기 싫은 걸지도 모르겠다.

"죄송해요. 전 그냥 친구를..."

"아냐 , 치아카는 잘 못한거 없으니까 질투하는 내가 나쁜거니까.

아 진짜 16살 짜리 애한태 질투를 하다니...."

자세히 보니까 하루카시 얼굴이 좀 붉게 물들어있었다. 질투하는 걸 부끄러워하는 걸까?

연기라도 그건 좀 부끄럽겠지.

"하하... 하루카씨 귀여워요"

갑자기 한손으로 목을 휘 감더니 다른 한손으로 턱을 잡고 살짝 입술을 부딪혀 왓다.

갑작스런 키스에 놀라서 움찍했지만 하루카씨가 단단히 잡고 있어서 움직일 수가 없다

새가 모이를 주듯 나의 입술을 몇번이고 부딪쳤다. 그리고 나의 입술 을 핥는다.

그리고 목을 감은 손을 내려서 옆구리를 찔렀다. 그리고 간지러움에 입술이 열린틈을

하루카씨는 놓치지 않았고 체 입을 닫기도 전에 하루카씨의 혓바닥이 들어 왔다.

그리고 하루카씨는 무척이나 능숙하게 나의 입안을 농락했다.

혀와 혀가 엉켜들어가기 시작하자 하루카씨는 어느새 내 허리를 받치고 더욱 나를 끌어안았다.

그녀의 키스가 끝나고 어느새 하루카씨를 꽉 끌어안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하아... 미안 치아카, 참을 수가 없었어,"

하루카씨는 나의 어깨에 기대서 뜨거운 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럴때는 뭐라고 말해야하는 걸까?

"그.. 치아카는 내 꺼니까, 다른 사람이랑 그렇게 친하게 지내면

싫어 , 이기적이란건 알지만 그래도 싫어 "

화끈, 분명 하루카씨는 날 좋아하는게 아니란건 알고 있지만

이런 말은 반칙이잖아요. 정말 얼굴이 활활 타오른다.

"며칠간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이것부터 확실히 하고 가야겠어 치아카 지금 나랑 사귀는거 맞지? "

"네?"

우리가 사귀는 거였어? 예상치도 못한 그녀의 말에 굉장히 놀랐다. 그리고

하루카씨가 얼굴을 들었는데 지금까지 본것중에서 제일 부끄러워 하고 있다.

얼굴을 잔뜩 붉히고 나의 눈을 살짝 피한다. 방금 정열적으로 키스하던 사람은

어디 간걸까.

"그 ...그러니까 내가 치아카에게 좋아한다고 했고, 치아카도 내 마음을 받아 줬으니까

사귀는 사이 맞지?"

이 사람이 하루카씨가 맞는 걸까? 그날 밤 그렇게 능숙하게 아무런 꺼리낌없이

나를 안은 하루카씨와 동일 인물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 할 만큼 지금의 그녀는

처음으로 고백하는 소년 같다.

"내가 생각해 봤는데, 치아카가 굉장히 불안해 할것같아서, 아 물론 나도 불안해서,

이건 확실히 하고 넘어가야할 것같다고 생각했어. "

하루카씨는 떠듬떠듬 고백을 한다. 거짓이란건 알고 있는데 왜이렇게

그녀의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귀여운 것일까.

"아.. 그건.."

뭐랄까, 그냥 하루카씨가 나를 좋아한다는 말과 다르게 사귀자는 말은 굉장히

느낌이 다르다. 하루카씨 이러지 말아요, 자꾸 그런 표정으로 그런 말들로 그런 눈빛으로

절 보지 말아요. 그러면 제가 착각 하게 되버린다구요.

그렇게 말하면 치하야가 아닌 치아카를 좋아하는 것처럼 들리잖아요.


나쁜 사람.. 정말 나쁜 사람

"아..."

갑자기 하루카씨가 손을 얼굴로 가져와서 놀랬는데, 그녀의 손은 부드럽게 나의 눈밑을 훔쳤다.

그녀의 손길로 내가 울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안해, 치아카 , 이렇게 걱정한줄 몰랐어, 우리 확실히 사귀는 거니까.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 "

다시 하루카씨는 나를 꼭 안아준다.

난 이렇게 가슴이 찟어지도록 아픈데, 죽을만큼 아픈데, 하루카씨는 왜 그렇게 멀쩡해요?

저 정말 너무 아파서 너무나 아파서 고통스러운데, 하루카씨는 왜 저를 그렇게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보는 거에요?

당신이 미워요. 그런데 밉지 않아요.

당신의 미소는 너무도 아름답고

당신의 향기는 나를 안심시키고

당신의 체온은 나를 따뜻하게 만들고

당신의 속삭임은 나를 기쁘게 만들어 주니까요.

그것이 전부 거짓이라고 해도 난 당신이 있어서 행복하니까요.

그렇지만 미워요.

얼마나 하루카씨에게 안겨서 울었을까 더 이상 울 힘도 남지 않았을때 하루카씨가

힘을 내라고 그런건지 농담을 던졌다.

"자.. 치아카 이제 눈물은 뚝, 너무 울면 산타클로스가 선물 안 준다"

"하하하... 하루카씨 산타 아직도 믿고 계시는 건가요."

너무 울어서 그런지 목이 쉬어서 제대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쿡쿡 웃다가 하루카씨에게 거의 끌려가듯 침대에 갔다.

하루카씨는 지금 섹스하려는것이 아니란걸 몇번이고 어필한 뒤

그냥 같이 자고싶은 것이라며 팔배게를 해주었다.

"치아카 그러면 오늘 부터 1일로 할까?"

끄덕, 아무런 생각없이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하루카씨와의 관계는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약간의 기만이 들어간 관계가

아니라 더욱 질척질척하고, 손 댈수 없이 얽혀버린 거짓으로 가득찬 관계가 되어버렸다.

시작은 내가 했지만 이 관계는 내 손을 벗어나 버렸다.

아아 물론 이 관계를 끝낼 수 있는 , 일도양단해버릴수 있는 진실이란 검을

하루카씨와 나 둘다 가지고 있지만, 아마도 둘 다 쓰지 않을 것이다.

하루카씨는 나와 있기 위해서 그 진실을 밝힐리가 없고

나도 하루카씨와 있기 위해서 그 지신을 밝히지 않겠지.

하루카씨가 나를 꼭 껴안았다.

"잘자 치아카"



"하루카씨도 안녕히 주무세요."

이렇게 살을 맞대고 어떻게 잘 잘수가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의외로 하루카씨의 채취와 온기가

마치 어머니의 품 같아서 순식간에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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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용량 넘어가면 잘리는 군요

 

그럼 10화는 다음에 합칠때 넣어야겠네요

 

그리고 뭔가 잘린것같다면 전부 기분탓입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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