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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명함! 경찰을 부르는 나의 프로듀서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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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28, 2015 12:35에 작성됨.

Side 린

 

이제 남은 건 단 두 사람. 타다 리이나와 후타바 안즈 뿐. 그래서 이 니트소녀는 또 어디 숨어서 짱박혀 있기에 안 보이는 걸까...그리고 리이나는 사무실의 방 안에서 헤드셋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는 모양인데

 

아, 슬쩍 눈 이쪽으로 돌렸다. 눈치를 보고 있는 모양이네. 음악, 듣는 척만 하고 있구나. 분위기를 읽어서, 그냥 음악을 듣고 있는 척 하고 있는게 좋겠지. 미오도 쓴웃음을 짓는 걸 봐서는 리이나를 배려해주는 모양이다

 

"리이나짱은 바쁜 것 같으니 안즈짱부터 찾아볼까요?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감이 안 오긴 하지만요"

 

우즈키의 경우에는 진짜로 리이나가 음악을 듣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우즈키는 나보다 1살 더 연상이지만, 여동생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순수하고 순진하다. 잡티 하나 없이 맑고 깨끗한 보석처럼

 

그게 보기 좋지만, 가끔씩 이런 모습을 보면 걱정이 되기도 한다. 어디가서 사기를 당하는 건 아닐까, 하고. 내가 옆에서 잘 지켜줘야겠지

 

"아아~ 좋은 로꾸였다~ 음악은 역시 로꾸지"

 

리이나는 우즈키가 자신을 내버려두고 안즈를 먼저 찾으려고 하자, 당황한 듯 갑자기 헤드셋을 벗으며 딱 봐도 연기하는 티가 나는 어조로 말했다. 저거에 속아넘어가는 사람은 우즈키처럼 순진한 사람 밖에 없을 거야

 

"리이나짱! PR 영상을 찍어야 해요! 지금, 시간 되나요?"

 

"아~ 그러고보니 그런게 있었지. 정신차리고 보니 로꾸에 몸을 맡기고 있었달까. 역시 로꾸 아이돌이 운명이었다고 할까. 내가 데뷔하면 분명 스타가 될 테니까, 이 영상도 보물이네~"

 

아, 이건 흑역사 확정이구나. 미오는 리이나를 놀리듯이 말했다

 

"오호~ 처음부터 엄청 강하게 나오시는데?"

 

"목표는 쿨하고 로꾸한 아이돌. 무도관도 팬들로 꽉 채우고, 전설로 남을 라이브를 하겠어!"

 

......뭐라고 할까. 조금 놀려보고 싶어지는 소녀다

 

"추천하는 곡이라던가 있어?"

 

한 번 기습적으로 질문하자, 그녀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당황하더니,

 

"로, 로꾸라는 건 남한테 묻는게 아니라고나 할까......그래! 자기가 로꾸라고 생각하는게 로꾸인 거야!"

 

졸렬한 변명이네

 

"그래서, 리이나짱은 처음부터 록한 아이돌을 목표로 지원했던 건가요?"

 

"에...그게...원래는 아이돌 부서가 아닌 다른 곳에 지원을 했었는데..."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잡아 돌리며 다른 곳을 보면서 리이나는 말했다

 

"아티스트 부문...에서 떨어졌어...이렇게나 로꾸한 나를 보고도 떨어뜨리다니, 분명 면접관이 형편없는 거야!"

 

흑역사 확정(2)이구나. 아무리 그래도 그 면접관이 리이나보다 훨씬 더 록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 같은데

 

"그러다가, 어째서인지 아이돌 부서에 채용되어서, 처음에는 납득하지 못 하고 나갈까 했지만......모처럼 잡은 기회를 그냥 날려버리는 것도 좀 그렇다~ 싶어서 말이지, 어차피 아이돌로서도 로꾸를 목표로 할 수 있는 거잖아? 목표를 위해서라면 아티스트든, 아이돌이든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나, 정말로 로꾸하지 않아?!"

 

리이나에게 있어 '로꾸'라는 단어는 어떤 의미로든 다 쓰이는 모양이다. 그보다 리이나, 록에 대한 발음도 이상해서 계속 로꾸라고 들리는데...괜찮으려나?

 

"뭐, 댄스 같은 건 별로 해본 적 없어서 어설프기도 했지만 말이야...그렇지만, 그렇지만 이니까! 의욕은 있으니까! 지금은 아직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밑바닥에서 정점을 목표로 하는 건 로꾸답겠지?"

 

"네! 록 이라고 생각해요다!"

 

"역시 우즈키! 뭔가 좀 아는 걸? 그렇지? 로꾸지?! 그런 거니까. 즉, 이 리이나는 로꾸한 거라고!"

 

후반부터는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잘 모르게 되었다. 리이나는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들고 우즈키는 그것에 일일히 감탄하며 리이나의 망상 폭주를 자극시킨다. 흑역사 확정(3)이구나

 

"미오는, 어떻게 생각해?"

 

"뭐...리이나의 록부심이나 허세는 좀 손발이 오글거리긴 하지만...록에 대한 마음가짐만큼은 진짜라고 보는데, 린은 다르게 보이나봐?"

 

"아니. 나도 미오랑 같은 의견이야. 록부심과 허세만 제외하면 의외로 상식인처럼 행동하니까. 솔직히 의외였어"

 

"본인이 들으면 상처받을거야. 지금 PR 영상에 빠져서 못 듣는 거지만"

 

응. 그래서 조용히 미오하고만 말한 거니까.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저건 정말──

 

""흑역사 확정(4)이구나""

 

*

 

Side 미오

 

이제 남은 건 단 한 명. 안즈 뿐인가. 지금쯤 어딘가에 숨어있거나, 자고 있지 않으려나

 

"빨리 찾지 않으면 오늘 안에 못 끝낼거야"

 

린의 말대로, 안즈는 어디에 숨어있는 건지 이미 해가 저물어 늦은 저녁 시간이 되었는데도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았다. 어이, 안즈 빨리 나오라고? 난 집에 가서 남동생 저녁 식사 차려줘야 한단 말이야

 

"걱정망☆ 여기서는 키라링의 최종병기를 보여줄겡~☆"

 

키라링이 미리아와 함께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언제나 안즈와 함께있는 키라링이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찾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최종병기가 뭔지 모르겠지만, 그 이름을 들어보니 뭔가 기대돼!

 

"간다앗! 슈퍼☆ 해피 해피☆ 캔디~ 샤워☆"

 

키라링이 앞에 달고 다니는 가방 속에 손을 넣고 무언가를 한움큼 잡더니 위를 향해서 던지듯이 뿌렸다. 이름 그대로 캔디 샤워. 바닥으로 떨어지는 수많은 사탕들. 그때, 의자의 밑에서 안즈가 쏘옥 나와 사탕을 하나 잡았다

 

"...아, 어..."

 

걸렸다─라는 표정. 안즈, 의외로 사탕에 한정해서는 꽤나 단순하구나

 

"그보다 그런 곳에 숨어있던 거야!? 아무리 사이즈가 작다고 해도 엄청나잖아! 그런 곳에 숨어있을 수 있다니!"

 

"안즈~짱☆ 잡았당☆"

 

"다, 당했다......"

 

안즈를 들어올려 끌어안는 키라링. 역시 가끔씩 보는 거지만, 저런 식으로 키라링이 안즈를 안고 있으면, 마치 작은 인형 하나를 껴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멤버들 중 최장신인 키라링과 최단신인 안즈의 조화라고나 할까

 

"자, 그럼 안즈짱? PR 영상, 제대로 찍어야징?"

 

"에에...안즈, 그런 건 귀찮아서 싫은데..."

 

"그걸 어떻게 좀..."

 

"그렇게 말해도 곤란한 것이, 안즈, 주 8일 휴무를 희망하는 중이고. 오늘은 이만 폐점이라고나 할까"

 

끄응...이런 식으로 나오면 힘든데...

 

그때, 우즈키가 사탕을 하나 들고 안즈에게 건네주었다

 

"사탕을 드릴테니까, 응해주시지 않을래요? 저희들도 이걸 꼭 해야 하는 입장이니까요"

 

"......흠, 사탕 3개라면 해 볼 수 있을지도?"

 

"자, 여기 3개있엉☆"

 

키라링도 사탕들을 더 꺼내며 도와주었다. 우즈키의 미소와 키라링의 사탕 공세에 항복한 것일까. 안즈는 결국 PR 영상에 응하기로 했다

 

*

 

"우, 우와아아아......"

 

새로 찍은 안즈의 PR 영상. 그것에 대한 감상은, 뭐라고나 할까...캐릭터의 갭이 크다, 라고 할까나...갭모에라든가 그런게 아니다. 그보다 뭔가 더 크고 무서운 것은 편린을 본 듯한 느낌이야

 

"후우, 역시 연기하는 건 힘드네"

 

"연기였어?!"

 

"응? 당연하지. 일할 때의 모습과, 일을 하지 않을 때의 모습은 확실히 구분해두고 있는걸? 그도 그럴게, 안즈 같은 작은 소녀가 니트 백수 아저씨처럼 굴어봐야,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을리가 없잖아? 오히려 니트들을 기만한다고 욕 먹을걸?"

 

머리를 긁적이면서, 안즈는 말했다

 

"차차 인기를 얻고, 예능에 출연하면서, 조심스럽게 사생활을 공개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모를까. 그 유명한 타카가키 카에데 씨도 처음부터 아저씨 개그로 유명해진 것이 아니잖아"

 

안즈...언제나 귀찮아 하고 잠만 자는 줄 알았는데, 나름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안즈의 목표는 인세로 먹고 사는 생활. 너희들만큼이나 데뷔해 조급해 하고 있지는 않아. 그러니까, 안즈는 천천히,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할 거라고. 그러니 너무 신경쓰지마. 초조해하고, 조급해하며, 어떻게든 해보려고 발버둥치면 발버둥칠수록 실수는 더 늘어날 뿐이니까"

 

"......뭔가, 관록이 느껴지네요"

 

"우즈키...안즈가 너보다 1살 더 연상이기는 하지만, 그런 식으로 말하면 확 늙은이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기분이 좀 그런데..."

 

미쿠냥은 그 누구보다도 데뷔에 서두르며 아이돌 일에 열심히 하려고 한다. 안즈는 데뷔에 느긋하지만 그만큼 계획은 잘 생각해 두었다. 그렇다면, 나는, 우리들은 어떨까

 

아이돌이 된다는 생각만 있었지, 뭘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생각해 둔 게 없었다

 

"......"

 

 

오늘은, 한 번쯤...진지하게 아이돌에 대해서 고민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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