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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워즈 : Smile Awa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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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28, 2015 10:46에 작성됨.

*스포일러 주의! 아래 내용엔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중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카일로 렌 CAST : 시마무라 우즈키       한 솔로 CAST : 프로듀서                

 

-SCENE#1. 어둠 속의 다리 위에서-

 제국의 후예 퍼스트 오더의 비밀병기인 스타킬러 베이스의 중심부.
 서늘한 어둠 속에서 우즈키는 다리 위로 걸음을 옮겼다.
 밖은 한창 습격해온 저항군에 반격하느라 아수라장인 것에 반해 이 곳은 놀라울 정도로 고요했다.
 그래서 우즈키는 뒤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짐짓 모른체 하고 계속 걸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가 말을 걸 때까지.

 

"시마무라 씨."

 

 필터를 통해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우즈키는 발걸음을 멈췄다.
 몸을 돌린 그녀의 눈에 자신에게 다가오는 건장한 체구의 남자가 들어왔다.
 한때는 그 모습에 겁을 먹었던 적도 있었지만, 다 과거의 일이었다.

 

"프로듀서 씨. 기다리고 있었어요."

 

 가면에 부착된 변조기를 통해 나온 굵은 목소리에 프로듀서는 멈칫했다.
 하지만 설령 변조된 목소리라도 그 속에는 그가 기억하던 목소리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시마무라 씨, 가면을 벗으십시요. 당신은 그런 것이 필요없지 않습니까."

"프로듀서 씨는...이 가면 뒤에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미소입니다."

 

 프로듀서의 대답에 우즈키는 고개를 젓고는 세심한 손길로 가면을 벗었다.
 드러난 그녀의 맨 얼굴에선 프로듀서의 기억 속에 남아있던 미소는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가면을 옆에 내려놓은 우즈키는 딱딱하게 굳은 자신의 얼굴을 매만지며 입을 열었다.

 

"예전엔 쉽게 웃을 수 있었는데...그 땐 어떻게 웃을 수 있었던 걸까요? 전 더 이상은...웃을 수 없어요."

"그건 미시로 상무가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듭겁니다. 그녀는 당신을 이용하고는 처분할 생각입니다. 당신도 알잖습니까!"

"...무서워요. 답을 알고 있는데도, 그걸 실행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자신도 모르는 새에 우즈키의 목소리엔 점점 울음소리가 섞여갔다.

 

"프로듀서 씨...제가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도와드리겠습니다."

 

 프로듀서는 우즈키의 바로 앞까지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저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니, 다시 한 번 함께 하시지 않겠습니까? 저는 이대로 당신을 잃을 수 없습니다."

"프로듀서 씨..."

 

 우즈키는 자신 앞에 선 건실한 의지의 남자를 보았다.
 마침 벽의 틈 사이로 들어온 빛이 손을 내밀고 있는 프로듀서를 비치고 있었다.
 경외감까지 느껴지는 그 모습에 그녀의 마음은 격하게 흔들렸다.
 허공에서 갈등하던 우즈키의 손은 천천히 움직여 허리춤에 걸려있던 마이크세이버를 프로듀서의 손을 향해 내밀었다.
 하지만 프로듀서의 손이 우즈키의 떨리는 손에 들린 마이크세이버를 잡은 순간,
 갑자기 장막이 펼쳐지듯 어둠이 두 사람을 감쌌다.
 빛이 사라지고.
 어둠만이 남았다.
 마지막 빛이 사라진 어둠 속에서, 우즈키는 결정을 내렸다.
 마이크 세이버의 흉흉한 붉은 빛이 어둠속에 퍼지고, 프로듀서의 눈이 고통과 충격 속에 커졌다.

 

"시마무라 씨..?"

"고마워요, 프로듀서 씨."

"..."

 

 경악에 휩싸였던 프로듀서의 눈은 우즈키의 얼굴을 보고는 안쓰러움으로 바뀌었다.
 프로듀서는 고통 속에서 마지막 힘을 다하여 우즈키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
 거칠은 손은 우즈키의 입가에 닿아 그녀의 작은 입꼬리를 부드럽게 위로 올렸다.

 

"무슨 일이 있어도...미소를 잊지 말아주세요."

 

 마지막 말을 남긴 프로듀서의 몸이 쓰러지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동시에 우즈키의 감정 역시 어둠 속 어딘가를 향해 추락하기 시작했다.
 가장 소중하던 것을 이 손으로 없애버렸다.
 이제 되돌아 갈 수 없다.
 두 눈에서 멈추지 않는 눈물을 흘리면서, 우즈키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프로듀서 씨...시마무라 우즈키, 힘낼게요."     

 

-------------------------------------------------------------

"컷!"

 

 감독의 호쾌한 목소리와 함께 조용했던 영화 세트장이 순식간에 활기차졌다.
 스태프들이 작업을 정리하는 사이에 모니터링을 마친 우즈키는 배우용 휴식공간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이미 우즈키의 두 동료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활기찬 미오.

 

"시마무~방금 연기 멋졌어!"

"미오 짱! 언제부터 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믿음직한 린.

 

"우리 촬영은 오후부터라서 일찍 와서 구경하고 있었어. 정말 멋진 연기였어, 우즈키."

"정말, 린짱까지!"

 

 우즈키가 웃으며 의자에 앉자 미오는 우즈키 옆의 남은 의자에 거꾸로 걸터앉아 손에 든 각본을 휘둘러댔다.

 

"이야, 그나저나 시마무 연기가 점점 더 좋아지는데? 이대로 가다간 내 자리가 위험할지도?"

"설마요. 아직 미오짱과 비교하기에는 무리에요. 전 나중에 저희가 같이 나올 장면이 걱정되는 걸요?"

"그거라면 걱정 마."

 

 의자 대신 테이블 구석에 걸터 앉은 린이 말을 이었다.

 

"어차피 오늘 촬영분량에서 미오는 금방 쓰러져서 계속 누워있는 역이니까."

"엑, 시부린 너무해! 그래도 우리 더블 주인공이라고?!"

 

 미오는 입을 내밀고 불만을 표시했지만, 린은 가볍게 무시하고 우즈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래도 난 이번 영화에서 가장 빛날건 우즈키라고 생각해. 처음엔 악역에 캐스팅되어서 의아했는데, 자세히 보니 나약한 자신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가려는 캐릭터라서 우즈키와 딱 맞다고 생각되거든. 분명 우즈키의 연기를 많은 관객들이 좋아할거야."

 

 우즈키는 린이 멋진 미소와 함께 날린 말에 자신도 모르게 뺨이 붉어졌다. 

 

"리, 린짱! 그렇게까지 말하면 역시 좀 부끄러워요."

"맞아, 분명 다들 놀랄거야. 심지어 나도 놀랐다구! 설마 미소천사 시마무가 프로듀서를 푸욱,할 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만 아까 전 촬영한 장면을 행동으로 재현하는 미오.

 그 모습을 본 우즈키의 얼굴은 더욱 달아올랐다.

 

"그, 그건 프로듀서 씨 역의 배우라서...분명 진짜 프로듀서 씨였다면, 전 아마 할 수 없었을 거예요...왜냐하면 프로듀서 씨는...저에게 소중한..."

 

 당황해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우즈키에게 미오는 둘둘 만 각본을 마이크처럼 들이댔다.

 

"오오, 사랑! 사랑임까! 시마무가 프로듀서에 대한 사랑을..!"

"미오."

 

 서슬퍼런 린의 목소리에 미오는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옙, 죄송함다. 그러니 이제 표정 좀 펴주세요, 시부린."

"정말이지...우즈키도 너무 휘둘리면 못 쓴다고?"

 

 셋이 왁자지껄하게 수다를 나누는 가운데, 정장 차림의 덩치 큰 남자가 세 사람에게 다가왔다.

 

"모두들 여기 계셨습니까."

"프로듀서 씨!"

"요, 프로듀서!"

 

 프로듀서는 자신이 담당하는 세 아이돌에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하고는 손에 든 서류의 내용을 말해주었다.

 

"오전 촬영은 이대로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시부야 씨와 혼다 씨는 조금 있다가 의상 팀에 가서 오후 촬영 준비를 시작해 주세요. 그리고 시마무라 씨."

"네, 네!"

"...좋은 연기였습니다."

 

 프로듀서의 칭찬에 우즈키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아까의 연기에선 상상도 못할 밝은 미소였다.

 

"고맙습니다! 프로듀서 씨! 앞으로 더 힘낼게요!"

"흐-응, 우리한테는 할 말 없어?"

 

 어딘지 모르게 가시가 돋힌 린의 말에 프로듀서는 잠시 뒷목을 만졌다.

 

"...두 분 연기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 촬영 즐겁게 하고 오십시요."

"두고 봐, 프로듀서! 연기돌 미오 님의 실력을 보여줄테니!"

"꼭 지켜봐 줘."

 

 자신을 향한 자신만만한 두 사람의 미소에 프로듀서는 생각했다.

 

'오늘도 좋은 미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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