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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 "나만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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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04, 2015 23:58에 작성됨.

'...'

 

 

 

응...?뭐라고...?

 

 

 

'누... '

다시 한번만...

'누...나...' 턱

 

"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일어난다. 식은 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한다.

"방금 전의 유우는...사고 당한 직후의..."

 

 

그리고 그 날의 기억이 재생된다. 눈 앞에서 남동생이 죽어가는 모습을, 그리고 그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기 자신을.

 

혐오감이 치밀어 오른다. 나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혐오감이. 이윽고 분노감이 밀려온다.  유우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에 대한. 이어 자괴감과 허탈함,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응어리가 가슴 한 구석에 져가고, 이윽고 내 눈에 눈물이 고였다.

 

"흑...흐...흐윽..."

 

흐느껴 운다. 나 자신이 울 가치란게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고통들이 내가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속죄겠지. 사실은 알고있다. 아무리 노래해도 유우가 있는 곳에는 닿지 않는다고. 이미 유우는 노래가 닿지 않는 저 너머로 떠나버렸다고. 그래도 노래하는 건 나 자신이 편하기 위한, 그래. 그저 위선이겠지. 

 

"유...우..."

 

갈라진 목소리로 이제는 없는 이름을 불러본다. 당연히 대답은 없다. 시계바늘이 째깍대는 소리만이 내 마음속의 공허함을 더해갔다. 내 자신이 편하기 위한 위선이었다면, 어째서 나는 더 일찍 죽지 않았던 걸까. 유우가 죽고나서 보여준 부모님의 싸움.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 유우의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봐야 했던 나는,소중한 사람을 잃은 인간의 추악함을 질리도록 봤다. 물론 나도 그 추악한 인간중 하나겠지. 그렇다면 어째서 죽지 않았을까. 왜 동생을 위해서 라는 명분을 세우며 난 살아가고 있을까.

 

"우...우웁..."

 

구토감이 밀려온다.  침대에서 벗어나 화장실로 뛰어간다.

 

"우...우웨에엑...엑...하...하아..."

 

속에 든 이물질을 다 빼낸 뒤, 입가를 살짝 씻는다. 문득 앞을 보니 깨진 거울조각 사이사이에 역겨운 모습이 보인다. 입술이 다 터지고, 꾀죄죄한데다, 빛을 잃어버린 눈동자 하나.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 인간. 한 쪽 눈동자는 언제 빛을 잃은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손목에 그어진 상처가 살짝살짝 아픔을 더한다. 아아...이걸 그은 날이었구나...

 

어제 하루카가 다녀갔다. 다시 나와 노래하고 싶다고. 그러나 나는 또 매정한 말로 내쫓았다. 하루카가 상처받을걸 알고도,오히려 상처주는 말만 골라서 하루카에게 지껄였다. 나에게 향해야 할 분노를, 다른 사람에게 돌린 기분은, 정말이지 최악이었다. 

 

얼마나 더 살아야 하는걸까. 얼마나 더 고통받으며 살면 유우가 용서해줄까. 힘들다. 힘들지만 난 그 이상으로 속죄해야한다. 그게 설령, 나 자신을 돌아올 수 없는 길로까지 해친다해도. 유우에게 용서받을 수 있다면...

 

다시 침대 위로 향한다. 그리고는 웅크린다. 여긴 나만의 세계. 차마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죄를 지은 나만의 세계. 오늘도 난, 내 세계에 갇혀, 과거에 사로잡히고, 현재에 고통받고, 있었어야 할, 그러나 없는 미래를 꿈꾼다.

 

 

 

 

 

약속 직전 치하야의 상태를 더 악화시켜봤습니다. 폰이라서 적기 힘들어서 좀 작네요 양이...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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