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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te X iM@S 』 에미야 P 「 소녀들의 도약과 잃어버린 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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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0, 2015 07:10에 작성됨.

* 전 편 : 0. 에미야 「 스카우트라니, 어째선데. 」

          1. 에미야 「 자기소개, 어째선데 」

         2-1. 에미야 P 「 프로필 사진이.. 어째선데. 」 - 1 -

         2-2. 에미야 P 「 프로필 사진이.. 어째선데. 」 - 2 -

        막간 1. 에미야 P 「 행운 E랭크 프로듀서의 일상 첫 번째. 어째선데. 」

          3. 에미야 P 「 노래하는 이유. 」

        막간 2. 에미야 P 「 행운 E랭크 프로듀서의 일상 두 번째. 어째선데. 」

         4-1. 에미야 P 「 나아갈 길 」 - 1 

         4-.2 에미야 P 「 나아갈 길 」 - 2 -

         4-3. 에미야 P 「 나아갈 길 」 - 3 -

 

 

에미야 「 ──아아, 알겠어. 어떻게든 알아서 할게. 」

코토리 「 어떻게 됐나요? 」

에미야 「 ...제시간에 도착하기엔 무리같습니다. 」

하루카 「 그런.. 」

유키호 「 하우.. 어쩌죠.. 」

에미야 「 ...정말이지, 타이밍 한 번 죽여주는군.. 」

 

라이브 당일 날 태풍이라니─ 이거 명백히 악의가 느껴지는데 말이지.

아직 여기는 퍼붓기 전이지만,

타지로 촬영을 나간 류구쪽에는 한창 비가 쏟아지는 중이라고 한다.

──이건 일본의 기후를 원망해야 하는 일인가..

먼 거리는 아니지만 치하야도 촬영을 나가있는 상황.

아무래도 길어질 것 같다며 리허설에는 참가할 수 없다고 연락을 해왔는데─

최악의 사태엔 류구 + 치하야의 4명이 본방 시작까지 도착하지 못한다.

아니, 치하야의 경우는 상관없나. 여차하면 내가 데리러 가면 되는 거고.

세트 리스트를 다시 짜야겠다. 정말이지..

어쩐지 세계가 나를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망할 행운 E랭크는 역시 장식이 아니로구만.

 

 

 

 

 

──관객들이 들어오고 라이브 개시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그 사이 여기까지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덤으로 류구코마치도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

치하야는 ' 어떻게든 알아서 할테니 그쪽을 신경써주세요 '라고 한다.

어쨌든 라이브를 그만둘 수는 없으니 급조된 세트리스트를 모두에게 전달했다.

 

하루카 「 역시 류구는.. 」

에미야 「 아아, 최대한 빨리 오고있다고는 하지만─ 」

마미 「 우리들이.. 할 수 있을까? 」

에미야 「 글쎄, 그건 너희들 자신이 가장 잘 알고있겠지. 」

하루카 「 치하야 쨩은 맞춰서 오는 건가요? 」

에미야 「 아아, 그러니까 순서에 넣어뒀지. 」

마코토 「 잠깐만요, 여기 미키의 곡이.. 」

미키 「 미키의? 」

마코토 「 연속으로 댄서블한 곡이 두 개.. 이런 건 미키라도 무리라구요. 」

에미야 「 ──그래? 미키,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

미키 「 ...응? 」

에미야 「 이대로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스테이지에 서는 것은 너다.

          못하겠다면 말해줘, 어떻게든 해볼테니까. 」

 

그 질문에 미키는 잠깐 생각하는 낌새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미키 「 미키, 해보는 거야. 」

마코토 「 미키? 」

미키 「 걱정 해줘서 고마운 거야 마코토 군. 하지만.. 여기서 도망치고 싶지 않은 거야. 」

에미야 「 ──그렇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지? 」

마코토 「 ..네. 」

 

일단 필요한 것은 전부 전달했다. ──남은 것은──

 

에미야 「 지금부터 나는 자리를 비울테니까, 거기 적힌 대로만 해줘.

         물어볼 것이 있으면 오토나시 씨에게 물어봐. 」

하루카 「 에? 어디로 가세요? 」

에미야 「 치하야를 데리러, 지금 출발한다면 아슬아슬하게 차례에 맞출 수 있을 테지. 」

 

그렇게 한 마디 남긴 뒤 대기실을 빠져나갔다. 본방 시작까진 조금 시간이 있다.

그녀들을 믿고는 있지만, 그래도 아직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뭐, 녀석들한테 선물이라도 하나 남기고 갈까.

 

 

 

 

 

마미 「 아! 오빠다! 」

 

마미가 화면에 비치고 있는 스테이지를 가르킨다.

대기실 안에 있는 모두의 시선이 마미가 가르킨 화면을 향한다.

──스테이지 중앙에 서 있는 그녀들의 프로듀서,

에미야 시로를 본 순간 모두가 생각한 것은 완벽히 일치했다.

전원이 생각하길 『 무슨 생각이지 저 사람. 』 물론, 입 밖으로 꺼낸 사람은 없지만.

분명히 에미야는 치하야를 데리러 간다─고 하고 대기실을 벗어났다.

그렇다, 통상적인 경로라면 그는 저렇게 스테이지 중앙에 서있을 일은 없다.

건물 안에서 길을 잃었다..는 전개는 그에게는 있을 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루카 「 에.. 스페셜 무대입니다─ 라거나? 」

타카네 「 기이한.. 」

히비키 「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

미키 「 미키적으로는 나쁘진 않을 것 같다는 느낌. 」

마코토 「 아니아니, 곡을 준비하신 적도 없고.. 무리겠지 그건. 」

야요이 「 어쩐지 표정이 진지하신 것 같아요. 」

유키호 「 뭐가 시작되는 걸까.. 」

 

 

 

 

 

꿀꺽하고 청년이 침을 삼킨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는 압도되고 있었다.

뭐에? 라고 묻는다면 압도적인 관중의 수에 압도되고 있는 것일테지.

얕보고 있었다..고 해야될까,

그로써는 관객의 수를 훨씬 적게 짐작하고 있었다.

공연장을 꽉 채운 인파를 앞에 두고,

에미야는 대기실에 있는 그녀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녀들이 잘 해낼 수 있을지, 불안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로써는 그저 믿는 수 밖에는 없지만.

─한 편, 관중들은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자신은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에미야 시로는 일본 안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유명인이다.

그것도 수십 건이 넘는 사고에서,

수백 명의 사람을 구해낸 ' 영웅 '이라 불릴만한 사람이다.

아이돌의 라이브를 보러 왔을 뿐인데 뭔가 굉장한 사람이 무대에 서있다.

확실히 혼란스러울 만한 상황이지.

 

에미야 「 ──안녕하십니까.

         765프로덕션에서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는 에미야 시로라고 합니다. 」

 

넓은 공간에 청년의 중저음이 크게 울린다.

 

에미야 「 우선, 여기에 모여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와 사죄를 드립니다.

          현재 ' 류구코마치 '의 도착이 태풍으로 인해 늦어지고 있습니다. 」

 

그 발언에, 관중들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여기에 있는 관객들은 90퍼센트 이상 류구코마치의 팬.

류구코마치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돌은 그저 ' 덤 '에 지나지 않았다.

말하자면─ 그 3명은 이 무대의 ' 주인공 ' 이라는 것이다.

주인공이 불참한 무대따위, 그들의 관심사 밖이다.

 

에미야 「 최악의 경우, 이번 라이브에 불참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

 

그 ' 주인공 '의 불참 가능성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그래, 여기까진 괜찮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 말은, ' 나가지 말아달라 '는 호소가 아니었다.

 

에미야 「 ──그러니, 류구코마치 외에는 관심 없으신 분들은,

         회장을 나가셔도 괜찮습니다. 」

 

 

 

 

 

「 에에─!!? 」 하고, 대기실에 있던 모두가 소리를 질렀다.

솔직히 그녀들 입장에선 미친짓으로 보일 것이다.

관객 대부분이 류구의 팬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있다.

즉, 저 말대로 한다면 회장의 대부분이 빠져나가도 이상할 것이 없다.

다시 말해 실패로 향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에미야 『 오늘의 메인은 류구코마치가 아닌,

          765프로덕션 전체임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하지만, 그런 생각은 이 한 마디에 의해 날아갔다.

사실, 모두의 마음 속에선 자신들의 무대는 ' 시간벌기 '라는 생각도 어느정도는 있었다.

허나, 그의 말은 관중들은 물론, 그녀들에게도 각인시킨 것이다.

그녀들 자신이 ' 시간벌기 '나 ' 덤 '같은 것이 아닌─ ' 주인공 ' 이란 것을.

거기다가─ 날씨도 날씨이고, 돈까지 썼으니 빠져나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아마도 그는 『 너희들끼리 성공시켜라. 』는 메세지를 남긴 것일테지.

말하자면 『 실패하면 류구에게 뒤를 맡기자 』 는 선택지(퇴로)를 막은 ' 배수의 진 '일까.

 

미키 「 정말.. 어쩔 수 없는 거야! 」

 

개운하다는 듯이 웃으며 미키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미키 「 시로 씨가 열심히 도와줬으니까, 미키들은 여기서 빛나지 않으면 안되는 거야. 」

 

평소와는 180도 다른 미키의 분위기에 모두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가 진지해진다는 것은 정말로 드문 일이다. ─아니, 그녀들이 보기엔 처음일지도 모른다.

 

마코토 「 ...응, 물러날 곳은 없으니까. 」

마미 「 아미들이 오기 전에 끝내버리자구→ 」

타카네 「 실로 훌륭한 마음가짐입니다, 미키. 저도 모두에게 뒤쳐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히비키 「 오오! 자신도 불타오르기 시작했다고! 」

야요이 「 웃우─!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것 같을지도! 」

유키호 「 잘 못할지도 모르지만.. 열심히 할게! 」

 

그런 미키의 모습에 자극을 받았다는 걸까. 모두에게도 기합이 들어갔다.

──시작까지 앞으로 수 분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결의를 다진 그녀들에게 불안따위는 한 조각도 보이지 않았다.

 

하루카 「 ──응. 모두, 가자! 」

 

 

 

 

──당연하게도 바깥은 폭우가 한창이다.

그쪽에서 ' 차가 심하게 막혀서 택시는 타지 못할 것 같아요 '라고 연락이 왔으니,

자동차는 사용 불가. 도보로 이동은 불가능,

치하야가 있는 곳까진 자동차로 12분 정도의 거리.

왕복할 시간을 계산하면 조금도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덕분에 별로 사용하지 않았던 이륜차를 끌고 왔지만─

 

「 시간에 맞출 수 있을까.. 」

 

양 옆의 두 자동차 사이를 빠져나가는 미친짓이 이어진다.

제한속도는 지키고 있지만─ 이건 위법행위가 아닐까.

글쎼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런 걸 곰곰히 따져보고 있을 상황은 절대로 아니다.

벌금이 나오면 내면 되는 거다, 그까짓거.

 

타고 온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치하야가 기다리는 건물로 달려간다.

 

「 프로듀서! 」

「 시간은.. 늦지는 않았나. 」

「 죄송해요.. 저때문에.. 」

「 아니, 하필 오늘 날씨가 이럴 거라곤 아무도 몰랐으니까. 」

 

뭐, 도착했다곤 하지만 치하야를 뒤에 태우고 다시 저런 짓을 반복할 수는 없다.

나 혼자만 사고가 난다면 괜찮지만, 그녀까지 휘말리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면 평범한 방법으론 시간에 맞춰 돌아갈 수 없다.

 

「 ──옥상으로 가자. 」

「 ...예? 」

「 따라와. 」

 

먼저 걷는 나를 따라서 치하야가 옥상으로 올라온다.

문이 잠겨있었지만 못보는 사이에 자물쇠를 잘라버렸다.

뭐, 발견할 가능성은 없고, 괜찮겠지.

──당연하지만, 노출되어있으니 만큼 비를 정면으로 맞기 딱 좋은 곳이다.

비를 맞지 않도록 치하야에게 우산을 씌워준다.

 

「 ..여긴 왜 온 거죠? 」

「 ──그거 말인데. 」

 

지금부터 나는 마술사로썬 절대로 용서받지 못할 일을 행하겠지.

다행이라면 두 명 외에 우리의 대화를 들을 사람은 없고,

치하야도 비밀은 지켜줄만한 녀석이란 거다.

 

「 지금부터 들은 이야기와 겪은 일은, 절대로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돼.    

  상대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던 간에, 이번 일 만큼은 비밀로 해줘. 」

「 ...? 네.. 」

 

치하야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본다.

 

「 마찬가지로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았던 거지만.. 나는 말이지, 사실── 」

 

심호흡을 한 번 한다. 치하야는 머리에 물음표를 띄운 것 같은 표정이다.

──그래,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것.

누군가에게 알려진다면, 그것만으로 중죄에 해당하는 나의 정체.

 

 

「 나는, ' 마술사 '. 」

 

──두 사람 사이에 침묵만이 감돌았다.

 

 

「 ...지금이 농담이나 할 때인가요? 」

 

한심하다는 눈으로 이쪽을 쳐다보는 치하야.

──뭐, 예상했던 반응이다.

갑자기 자기 정체가 마술사니 뭐니 하는 녀석을 본다면,

누구라도 장난을 친다거나 머리가 이상한 녀석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것 치고 나는 키리츠구가 마술사라는 것을 너무 쉽게 믿었던 것 같지만─

뭐, 그건 논외로 하고.

 

「 믿던 안믿던, 그건 네 자유다. 잠깐 실례. 」

 

치하야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들어올린다.

자세만 보자면 통칭 ' 공주님 안기 '라고 불리는 것이다.

뭐, 그런 로맨틱한 느낌따윈 1퍼센트도 없지만.

 

「 에? 지, 지금 뭐하는 건가요!? 」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곤 이쪽을 쏘아본다.

──당연히 이런 일에 내성은 없는게 당연하겠지.

그건 그렇고 의외인 것은 치하야의 반응이다.

치하야라면 조금 더... 표정을 팍 구기거나 하면서 분노할 것 같았는데.

 

「 떨어지지 않도록 꽉 잡고 있어라. 비를 좀 맞을지도 몰라. 」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치하야를 안고 옥상의 난간으로 향한다.

 

   투영 개시
「 Trace On 」

 

간이 우산을 투영해서 비를 맞지 않도록 위쪽을 막는다.

투영품이라면 들고있을 필요가 없으니 상당히 편리하다.

 

「 ?! 」

 

당연하지만, 치하야는 엄청나게 놀랐다.

뭐, 믿지 않고 있었으니까, 직접 본 적도 없는게 당연.

그녀의 시선으로는, 갑자기 우산이 튀어나온 것으로 보이겠지.

 

        동조 개시
「 ──Trace On 」

 

강화마술로 다리의 성능을 끌어올린다.

이 상태라면 부상이 생길 일은 절대로 없다.

──앞쪽의 건물은 여기보다 약 2층정도 더 높다.

그대로 한 걸음 내딛고─ 그대로 뛰어올랐다.

 

( BGM - EMIYA )

건물 옥상에 착지─ 그대로 다른 건물 옥상으로 뛰기를 반복한다.

 

「 ── 」

 

공중에 뜬 시점부터, 치하야는 아무런 말도 없다.

 

「 ──무슨 일 있나? 」

 

앞을 보고 달리며 물었다.

 

「 아니요, 단지..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라.. 」

「 그렇겠지. 」

 

맑은 날이었다면 이런 짓을 했다가는 바로 눈에 띄어버린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데다 구름까지 가득 낀 이런 날은 비교적 발각될 확률이 적단 말이지.

고속으로 이동하고 있으니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상당히 어려울 테고.

 

「 ─여기선 진짜 꽉 잡아. 」

「 ㄴ, 네. 」

 

내 목에 치하야가 팔을 감는다.

뭐, 이 상황에서 아무런 느낌도 없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까.

더 이상 발을 놓을 건물이 없는 곳.

──하지만, 지나가는데에 문제는 없다.

높은 건물에서 힘껏 앞으로 뛴다.

내가 느끼기에도, 남의 시선에도 날고있는 것 처럼 보이겠지.

두꺼운 철판을 떨어질 지점에 투영해 발판으로 삼아 다시 한 번 뛰어오른다.

 

「 ...굉장하네요. 」

「 뭐가? 」

「 지금 보고, 겪은 일 전부── 」

 

이 속도라면 조금만 더 가면 도착이다.

시간때문에 급했던 아까까지의 내가 바보같을 정도다.

 

「 ──내가 무서울만도 한데 말이지. 」

「 아뇨, 오히려 비밀을 알고 더 안심했어요. 」

「 어째서? 」

「 지금까지 프로듀서가 해왔다는 일,

  확실히 믿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지금까지 외부에 알려진 나의 ' 업적 '이라고,

하는 웃기지도 않은 일의 이야기인가.

확실히 마술을 사용할 때는 구조작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내 손에는 여전히 피가───

사고 정지, 그런 걸 생각해봤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 ──그런가.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믿지 않았다는 건가? 」

「 솔직히 반신반의했어요. 혼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을 구하고,

  숱한 지옥을 빠져나왔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으니까. 」

「 작은 사건이라면 마술같은 건 사용할 필요도, 사용할 수도 없지만..

  사람들이 혼란스러운 큰 사건사고라면 어떻게든 속여넘길 수 있으니까 말이야.

  순수한 내 능력 밖의 일이라면 사용하는 편이지.

  콘크리트 벽을 부수고 탈출한다거나 하는. 」

「 ...뭐라고 할까,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분이시네요, 프로듀서는. 」

「 ──별로 그렇지도 않아. 」

 

쓴웃음을 지으며 강화된 눈으로 목적지를 본다. 좋아, 어느정도 가까워졌다.

 

「 노래할 준비는 되었나? 」

「 예, 물론이에요. 리허설엔 참가하지 못했지만.. 」

「 관객, 상당히 많으니까 각오 단단히 하라고. 」

「 많은 사람에게 노래를 들려줄 수 있다면 신나기까지 하는 걸요. 」

「 그거 믿음직스럽군, 읏차. 」

 

당연히 길 한복판에 착지할 수는 없다.

건물 뒷편의 골목에 착지해 치하야를 내려준 후 투영한 우산을 건넸다.

 

「 자, 먼저 가. 난 잠시 용무가 있어서. 」

「 ..네, 감사합니다. 」

 

( BGM : Archer )

그녀를 떠나보내고 빠르게 사라져가는 치하야의 뒷모습을 잠시 응시한다.

물론이지만, 그녀들은 ' 앞면 '의 사람이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일어날 ' 뒷면의 일 '같은 것은,

알려주고 싶지도 않고 알려지고 싶지도 않다.

이런 ' 뒷면 '의 일을 그녀들이 알게되면 어떤 짓을 해서도 ' 뒷면 '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

그것이 그녀들에게 ' 뒷면 '을 보여서는 안되는 이유중 하나─ 아니, 가장 큰 이유다.

 

「 슬슬 나오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멀리서 기습하려는 거라면 고맙군, 거리가 있는 싸움은 이쪽 특기다. 」

 

뒤에서 누군가가 착지하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 모습을 확인하니 제법 덩치가 있는 법의 차림의 남성.

목걸이에 달려있는 십자가가 별로 좋지 않은 기억 속의 인물을 연상시킨다.

코토미네 키레이─ 4차 성배전쟁에서 살아남아,

후유키 시를 그 ' 지옥 '으로 만들어버린 주범.

' 시로 '의 마음을 죽이고 정의만을 쫓는 ' 기계 '인 에미야 시로로 만든 자.

키리츠구에게서 이어져 온 ' 숙적. '

쓰러뜨리긴 했지만 그때의 지옥은 다시 눈을 감으면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다.

 

「 ──직접 이단사냥을 하러 뛰어다닌다면.. 어디, 교회의 대행자신가? 」

「 제법 감이 좋군, 마술사. 」

 

정답, 인가. 그렇다면 앞으로 일어날 일은 분명하다.

서로 죽고 죽이는 살육전. 나의 감정따위는 상관없다.

서로의 원한 관계도, 어떤 식의 인연도 없다.

저쪽이 나를 ' 이단 '으로 규정하고 살해하려 든다.

나는 죽지 않기 위해 상대를 살해한다.

쉽게 말해 서로 죽이는 이유없는 살인이란 것이다.

──헛웃음이 나왔다.

 

「 ──뭐가 웃기지? 」

「 아니, 신경쓰지 마. 이쪽의 일이니까. 」

 

이렇게 직접적으로 손에 피를 묻히기를 몇번 해왔을까.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가 아닌, 단순히 상대를 죽이기 위해서.

내가 죽지 않기 위해서 얼마나 검을 휘둘렀던 걸까.

이런 살인자주제에 뭐가 ' 모두가 행복하길 바란다 '냐. 웃기지말라고.

그래, 처음부터 ' 살인자 '에 ' 뒷면 '의 인간인,

나는 ' 앞면 '의 그녀들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알고있었을 터인데도 새삼스럽게 그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 ──그래, 신경쓸 필요도 없겠군. 죽어라, 마술사. 」

 

투척용 장검─ ' 흑건 '이 내 심장을 궤뚫으러 바람을 가르며 쇄도하고 있다.

설계도를 처음부터 짜올릴 필요도 없다.

이미 설계도는 그려져 있는, 익숙한 쌍검을 투영해 흑건을 튕겨냈다.

흑건을 사용할 정도라면─ 대행자 내에서도 상당한 실력자라는 뜻이다.

초보자는 실용적으로 써먹기 상당히 뭐한 물건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을 잡아먹을지도 모르겠군─

뭐 그래도, 마술사쪽이 아니라 다행인가, 상대하기 편하다 불편하다의 문제가 아니라,

내 능력이라던가 어떻게든 협회에 닿게된다면,

나의 ' 봉인지정 '은 물론,

유출의 가능성을 위해 치하야와 765프로의 모두까지 말살한다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최상은 아니지만 최악도 아니다─는 것이다.

위기를 벗어나려 한 마술행사의 댓가가 생각치도 못했던 적과의 조우라니─ 

정말이지, 오늘따라 한층 더 운이 없구만.

간장막야를 손에서 놓는다.

투영이 풀린 쌍검은 유리조각처럼 흩어져 허공으로 사라진다.

 

「 ..싸울 의지를 상실한 건가? 」

 

상대의 목소리에서 묘한 긴장감이 묻어나온다.

──아마도 나에게 다른 수가 있음을 간파한 것이리라.

 

「 그랬다면 좋겠지만, 공교롭게도 아직 죽을 수는 없는 몸이라 말이야. 」

 

놀고있던 양 손 중 왼손을 앞으로 내민다.

비어있는 손에 서양식의 큰 활이 나타난다.

무명의 대궁, 신대의 마녀와의 싸움에서 그 녀석이 보여줬던 활.

오른손으론 화살을 투영.

활에 살을 매겨 그대로 눈 앞의 ' 적 '을 향해 겨눈다.

적이 양 손가락으로 흑건 10자루를 쥔다. 이쪽을 향해 투척하기 일보직전,

순풍을 탄 배처럼 공기를 가르며 날아간 화살 10발이 칼날을 전부 파괴했다.

 

「 ──뭣이?! 」

 

상대의 목소리에 당황과 놀라움이 묻어나온다. 이런 반응도 무리는 아니지.

쏘아낸 10개의 화살 중 10발 전부 정확히 칼날만을 ' 거의 동시에 ' 파괴─

조금 과장한다면 신기( 神技 )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다.

그것을 눈앞의 ' 적 '이 아무렇지도 않게 해보였다는 것이다.

적의 눈에서 공포와 함께 분노가 묻어나왔다.

남아있는 흑건 한 자루를 빼어들고 이쪽을 향해 괴성을 지르며 적이 달려온다.

그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고,

망설임 없이 오른손으로 ' 마검 '한 자루를 투영해 활에 매겨 적을 겨눴다.

 

「 ──적원(赤原)을 달려라, 붉은 사냥개─!! 」

 

───붉은 섬광이, 눈앞을 가렸다.

손에서 벗어난 ' 보구 '는, 이미 눈의 인식을 거부하는 속도로 나아가고 있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붉은 빛과 함께, 싸움은 끝난다──

 

 

 

 

 

 

치하야 「 모두들! 」

 

거칠게 숨을 내뱉으며 치하야가 대기실의 문을 열어젖혔다.

 

하루카 「 아, 치하야쨩! 」

마미 「 너무 늦다구─ 치하야 언니. 」

치하야 「 미안해, 지금 상황은? 」

유키호 「 모두들, 어떻게든 무대를 성공시켜서 버티기는 했는데.. 」

 

그렇게 말하고 유키호는 화면을 가르켰다.

스테이지에 울려퍼지는 ' 마리오네트의 마음 '

진심으로 즐겁게 반짝이며 춤을 추는 미키.

한 마음으로 그녀를 응원하는 관객들─

 

치하야 「 미키, 대단해.. 」

타카네 「 모두들 그녀에게는 당해낼 수 없었군요. 」

하루카 「 으응.. 하지만, 아직 라이브는 끝나지 않았으니까!

          모두 미키에게 지지 않도록 노력하자! 」

야요이 「 네! 모두 함께 열심히 하면 훨─씬 즐거우니까요! 」

 

치하야는 평소대로인 모두의 모습을 보며 안심하며 미소지었다. 

아마도 자신이 없는 사이 모두가 실패하고,

자신감을 잃어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이 사라졌기 때문이겠지.

 

치하야 「 그렇네, 나도 지지 않도록 힘내지 않으면. 세트 리스트는.. 이 다음 바로 내차례네. 」

하루카 「 응! 치하야쨩, 힘내! 」

 

동료의 격려와 응원을 들으며,

무대의상으로 갈아입는 치하야에게 역시, ' 실패 '의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에미야 「 미안하군, 조금 늦었다. 」

 

비에 젖은 채로 대기실의 문을 연다.

 

히비키 「 아, 왔구나 프로듀서! 」

유키호 「 아, 다녀오셨어요?.. 」

에미야 「 그래, 지금 스테이지엔? 」

마코토 「 하루카와 치하야의 ' My Best Friend '에요. 」

 

상황을 보니 관객의 호응도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첫 라이브임을 감안하면 ' 이 이상 없을 대성공 '이라 해야 옳겠지.

 

에미야 「 ..모두 잘해줬어. 미키는? 」

마미 「 저기에 쓰러져서 잠들어 있어. 」

 

마미가 의자를 가리킨다. 정말로 미키가 지쳐서 옆의 벽에 기대 앉은 채 잠들어 있다.

──일어나면 사과하지 않으면 안되겠는걸. 상으로 좋아하는 주먹밥이라도 만들어줄까.

 

에미야 「 ...열심히 했구나, 미키. 」

마코토 「 잠.. 에미야 씨? 」

유키호 「 자고있는 사이에 그러셔도 의미없다고 생각하는데요.. 」

에미야 「 뭐가..? ...앗 」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들어 있는 미키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잠깐, 뭐하는 거냐, 나(俺)는. 미키에게 실례라고.

그리고, 방금 전, 나(私)는, 이 손으로──

그 일을 생각하고 황급히 손을 떼었다.

 

야요이 「 미키 씨, 엄청 행복해 보여요─ 」

 

뭔가 좋은 꿈이라도 꾸고있는 걸까. 뭐든간에 내가 다 망쳐버릴 뻔 했다.

──정말로 면목이 없다.

힘들게 스테이지에서 공연하고 와서 잠시 쉬는데 그걸 방해하다니.

 

미키 「 우응.. 아후우... 응? 시로 씨? 」

에미야 「 ..깨워버린 건가. 미안하군 」

미키 「 으응, 깨자마자 시로 씨가 앞에 있다니 행복한 거야. 」

 

( BGM : 운명의 소용돌이 )

환하게 웃어주는 미키를 보곤,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손끝이 떨린다. 어째서?

어째서 나같은 것을 향해서 그렇게 웃어줄 수 있는 거지?

나는 방금 사람을 죽이고 왔다. 전투력의 차이는 명확했다.

그럼에도 자비따위는 베풀지 않고 일격에 그 대행자의 몸을 궤뚫었다.

정당방위라던가 변명할 거리도 없다. 그쪽이 먼저 공격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하지만 어째서 나는 그를 죽일 수 밖에 없었지?

 

미키 「 아 참! 시로 씨! 미키, 아까전에 말했던 대로,

       두 곡 연속 해낸 거야! 칭찬해줘도 괜찮아? 」

 

그만둬, 이딴 살인자를 향해서 그런 웃음을 보이지 마. 나는 너희들과는 달라.

' 앞면 '에서 웃으며 살아가야 할 너희와,

' 뒷면 '에서 홀로 고통받으며 살아가야 할 나는 엮여서는 안돼.

그 화재에서도 그랬다, 수많은 사람의 손을 뿌리치고 혼자서만 살아남았다.

모두를 구하겠다고 해놓고, 정작 한 번도 모두를 구할 수 있었던 적은 없다.

나같은 ' 죄인 '은 이 아이들과 있을 자격따위──

 

미키 「 ...ㅅ.. 시로, 씨? 미키가 뭔가 잘못했어..? 」

 

정신을 차려보니,

눈앞에서 웃으며 떠들던 소녀는 내 눈을 보고 어쩐지 사과하고 있었다.

나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내 표정은 심각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젠장, 뭐냐. 뭐냐고 에미야 시로. 네놈의 문제로 이 아이들까지 영향을 주고.

갈곳없는 분노는 그대로 평소와 같이 자기혐오로 이어질 뿐이었다.

이마를 손으로 짚으며 잠시 머리를 식혔다.

 

에미야 「 미안, 미안해.. 네 잘못은 없어. 잠시 기분이 안좋아서.. 바람좀.. 쐬고올게. 」

마코토 「 잠깐만요! 밖에는 비가! 」

마미 「 오빠?! 」

 

빠른 걸음으로 대기실을 벗어나 문을 닫고 건물 바깥으로 향한다.

옷을 적시는 차가운 비를 맞으니 냉정함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래, 죽이지 않으면 안됐다.

살려놓았다면 여러 명이 협력해서 나를 죽이러 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765프로의 모두까지 휘말릴 위험성도 없는 것은 아니다.

대행자는 이단 처형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는 부류도 있으니까.

최악의 경우, 765프로덕션 자체가 ' 이단 '으로 여겨져서─

그래, 이게 최선이었다. 이게 최선이었던 거라고. 다른 선택지는 없었어.

 

에미야 「 젠장..! 」

 

벽에 머리를 쾅 하고 부딪힌다.

둔기로 얻어맞은듯한 둔한 아픔이 머리에 퍼졌다. 

그딴 생각은 단순한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그래,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길도 있었을 것이다.

분명히, 분명히 아무도 죽지않는 그런 선택지가.

분명히 그 녀석과는 달라지겠다고 맹세했음에도,

결국 그 붉은 등이 걸었던 길을 따라가고 있을 뿐이다.

차라리, 차라리 과거로 돌아갈 수────

아니, 그건 아니다. 절대로 그런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그랬다가는 정말로 돌이킬 수 없게 된다.

그걸 진심으로 바라는 순간 나는 아처와 절대로 달라질 수 없다.

 

에미야 「 ...후우... 」

 

머릿속이 맑아졌다. 밖으로 뛰쳐나왔던 것은 정답이었나.

천천히 걸어 건물로 다시 들어가니 물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비를 상당히 맞았으니 당연한 일이겠지.

 

에미야 「 ──아. 」

 

순간, 흘러내린 물이 피처럼 붉게 보였다.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든 뒤 다시 눈꺼풀을 천천히 열었다.

다행히도 그곳에 피는 없었다. 아무래도 환각을 본 모양이다.

 

에미야 「 ..위험한데, 이거 정신과를 가봐야 하는 거 아닐까. 」

 

통로를 걸으며 혼잣말을 하며 씁쓸하게 냉소했다.

아니, 지금와서 정신과를 가본다느니 하는 것도 이상하다.

정신질환따위는 처음부터 앓고있었다. PTSD, 생존자 증후군이라던가.

진단받은 적은 없지만 그런 지옥을 경험한다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하다.

 

아 참, 비를 맞았으니 머리카락도 내려오지 않았을까.

손으로 머리를 위로 쓸어넘긴다.

왁스같은 것 없이도 이런 헤어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특이한 게 아닐까.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자기혐오에 먹혀버릴 것만 같다.

 

다시 대기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하루카와 치하야가 돌아와있고 마코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기억대로라면.. 지금은 ' 에이전트 밤을 가다 '의 차례였나.

 

에미야 「 두 사람, 별 문제 없었지? 」

하루카 「 ㄴ, 네.. 에미야 씨, 어째서 비를.. 」

치하야 「 저, 괜찮으신가요? 흠뻑 젖으셨는데.. 」

에미야 「 아아, 신경쓰지 마. 감기 한 번 걸려본 적 없는 튼튼한 몸이니까. 」

 

천천히 걸어가며 수트의 겉옷을 벗었다. 뭐, 이제 물은 떨어지지 않는군.

적당히 닫긴 창가에 걸쳐놓았다. 이렇게 두면 조금이라도 마르겠지.

 

미키 「 저기, 시로 씨.. 방금 전은.. 」

에미야 「 ──미안해, 아무말 하지 말아줘. 」

미키 「 ...응, 알겠는 거야. 」

 

어딘가 슬픈 듯한 눈으로 미키가 수긍하며 물러나줬다.

─뭐, 급한 일도 이제 없으니까. 천천히, 이 녀석들의 성장을 지켜볼 뿐이다.

일에 열중하고 있을 땐,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으니까───

 

 

 

 

 

──리츠코에게서 연락이 왔다.

얼마 안있으면 도착이라고, 어떻게든 참여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소식을 전하니 모두가 진심으로 기뻐해주었다.

음음, 사이가 좋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

타카기 사장이 거의 매일같이 하는 말이다.

확실히 사이가 좋지 않은 765프로는 상상이 안되는구만.

뭐, 어쨌든 류구를 뺀 맴버의 무대도 끝. 앞으로 남은 것은 모두가 함께 노래하는 신곡 하나.

 

하루카 「 에헤헤.. 신곡이라 그런지 어쩐지 긴장되네. 」

치하야 「 지금까지 연습했으니까 문제없을거야. 」

유키호 「 우우.. 어쩌지 마코토쨩.. 실수하지 않을 수 있을까..? 」

마코토 「 괜찮아, 유키호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으니까! 」

마미 「 아미에게 마미의 멋진 모습 보여주고 싶었는데─ 」

야요이 「 오늘 라이브, 녹화라던가 되고있지 않을까? 쵸스케들에게도 보여주고 싶고.. 」

히비키 「 좋─아! 자신,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해낼 거라구! 」

타카네 「 예, 마지막까지 모두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도록 합시다. 」

 

──뭐, 당연하지만, 실패할 낌새는 1퍼센트도 없단 말이지.

처음의 불안불안한 모습은 사라지고,

어느새 모두들 정진정명 ' 아이돌 '이라는 느낌이다.

나같은 것을 달고, 모두들 잘 여기까지 성장해 주었다.

 

미키 「 저, 시로 씨. 」

 

모두를 지켜보고 있자니, 미키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에미야 「 왜그래? 궁금한 점이라도 있어? 」

 

그렇게 물으니, 잠깐 뜸을 들이더니, 미키는

 

미키 「 시로 씨는..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고 있는 거야..? 」

 

───────순간, 뒤통수를 거대한 망치로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어째서지? 어째서, 이 녀석이 그걸 알아차린 거지..?

 

미키 「 반응을 보면.. 정답인 거야.. 」

 

조금 어두운 표정으로 미키는 말을 이었다.

 

미키 「 ..미키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이렇게 말하는 거, 주제넘는 참견일지도 모르지만,

       미키들이 이렇게 여기있을 수 있었던 거.. 전부 시로 씨 덕분인 거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자신을 미워하지 말았으면 하는 거야. 」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무런 말도 나오질 않는다.

분명히 해야할 말은 있을텐데.

목에서부터 막혀서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다.

감사도, 비난도, 부정도, 긍정도.

누군가 목을 꽉 조르고 있는 것 처럼, 말이 나오질 않는다.

 

미키 「 ..미키가 할 말은 끝난 거야.

       그럼 시로 씨, 다녀올게.

       미키들이 반짝반짝 하는 거, 똑똑히 보고 있어야 해? 」

에미야 「 ──아아, 똑봐로 보고있지. 」

 

드디어 터져나온 말은 방금의 질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대답이었다.

──뭐, 이걸로 좋을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을 너무 미워하지 말라,

싸움이 끝난 뒤, 토오사카도, 이리야도 늘 달고 다니던 말.

───그래, 그걸로 좋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심하게까지,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 것 같은 기분이다.

 

하루카 「 자! 미키도 빨리! 」

미키 「 아, 기다리는 거야! 」

마미 「 모두 모였으니까 빨리 하자구─! 」

하루카 「 응! 그럼 간다─! 765프로──!! 」

전원 「 파이팅─!! 」

 

...정말로, 활기가 넘치는 아이들이다.

저렇게 웃을 수 있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겠지.

그래, 가끔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때처럼 웃어보는 것도 어떨까.

어떻게든 웃을 수는 있게 되었지만, 그건 무의식 적인 웃음.

' 웃고싶어서 '웃는 것은 아직 못하니까.

잘 웃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웃을 수 있게 된다는 것 만으로 큰 발전이니까.

 

코토리 「 ..모두들 성장했네요. 」

에미야 「 ...그것도, 정말로 빠른 속도로 말이죠. 」

 

특히, 미키의 경우는 아예 사람이 바뀐 것이 아닌가─할 정도로. 

음악이 크게 들려오고, 곡이 시작된다.

여기서는 멀리까지 잘 보이지 않으니 대기실의 화면으로 보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 어제까지의 삶을 부정하는 것 뿐 아니라♪ 」

 

아니, 여기에서 지켜보는 것도 괜찮겠지. 평범한 관객이라면 누릴 수 없는 특권이기도 하고.

 

 

 

 

스테이지가 끝나갈 무렵, 천천히 걸어 대기실로 돌아왔다.

뭐, 슬슬 시간이기도 하고. 여기서 아이들을 맞이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

 

이오리 「 여기엔.. 너밖에 없어?! 」

에미야 「 오, 뭐야. 너무 늦은 거 아냐? 」

이오리 「 그런건 됐고, 모두는 어떻게 됬어? 」

 

방금 바로 도착한 건가. 거친 숨을 뱉으며 이오리가 대기실로 뛰어 들어왔다.

덤으로 오자마자 바로 공연할 수 있도록 한건지 무대의상 장착중이다. 

 

에미야 「 너희들이 오지 않아도 괜찮았다..고 말하면 이해하려나? 」

이오리 「 ...읏, 뭐야. 그 무시하는 듯한 말투는. 뭐, 괜한 걱정이었다는 거네. 」

 

한 눈을 감고 빈정거리듯이 대답하니,

이오리는 화를 내면서도 안심했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저쪽도 상당히 초조했다는 것이겠지.

뭐, 솔직히 방금 내 대답에 거짓은 없다,

 

아미 「 이오링─! 먼저 그렇게 뛰어나가지 말라구─! 」

아즈사 「 하아..하아... 어머, 안녕하세요 에미야 씨♪ 」

 

...아무래도, 이 녀석은 모두가 걱정되서 가장 먼저 달려온 녀석이구먼.

어디까지 츤데레인 거냐, 미나세 이오리.

슬슬 조금 솔직해져주면 고맙겠지만,

 

에미야 「 뭐, 마지막 곡도 끝날 무렵이니까,

         지금 공연장으로 가면 모두랑 인사정도는 할 수 있을거야. 」

이오리 「 ..알았어, 모두에게 고맙다고 하지 않으면 안되겠네. 」

 

그래도 뭐, 이런 일까지 인정하지 않으며 고집을 부리는 일은 없구만.

류구코마치 맴버 3인방이 떠나간 직후, 리츠코가 뒤따라 대기실을 찾아왔다.

 

리츠코 「 ...감사합니다, 에미야 씨. 」

에미야 「 아니, 감사라면 저 아이들에게 해줘, 나는 한 것도 없으니까. 」

리츠코 「 저 아이들이 저렇게까지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에미야 씨 덕이에요,

          너무 과한 겸손은 좋지 않다고요. 」

에미야 「 ...뭐,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겠지. 」

 

..별로 겸손떨려고 하진 않았는데 말이지.

 

리츠코 「 그럼, 저도 모두에게 가볼게요. 」

에미야 「 아아, 태풍 속에서 수고 많았어. 」

 

모두가 떠나고 내다본 창 밖에, 비는 말끔히 그쳐 있었다.

팔짱을 끼고 잠깐 창밖을 보며 하늘을 지켜보고 있자니,

뒤에서 다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루카 「 에미야 씨! 」

 

뒤를 돌아온 거기엔, 환하게 웃는 얼굴로 라이브를 끝마치고 돌아온 모두가 있었다.

 

하루카 「 오늘 라이브, 어땠나요? 」

에미야 「 ──대답할 필요도 없겠지? 최고였다, 모두 잘 해줬어. 」

 

숨길 이유따윈 없다. 솔직하게 내 감상을 모두하게 전하자,

 

전원 「 만세─!! 」

 

조금 오버가 아닐까.. 정도로 모두가 기뻐했다.

그 모습에, 무심코 입꼬리가 올라가버렸다.

──언제였을까, 하루하루가 기쁜 일 뿐이어서,

웃음이 내 얼굴에서 떠나가지 않았던 그 날이 끝난 것이.

이제는 너무 아득한 일이라, 그 일상의 풍경조차도 기억나지 않는다.

 

미키 「 시로 씨. 」

 

모두 기뻐하는 사이에 미키가 혼자 바로 앞으로 다가와 다시 나를 불렀다.

 

미키 「 미키, 반짝반짝하고 있었어? 」

 

조금 불안한 듯이 미키가 물어온다.

──정말이지, 이 녀석들은 대답할 필요도 없는 것을 왜 자꾸 물어보는 걸까.

뭐, 그렇다곤 해도 귀찮다는 생각은 절대 들지 않지만. 

천천히 입을 열어 미키에게 대답한다.

 

시로 「 ──물론이야, 정말로 반짝반짝하고 있었어, 미키. 」

 

내가 지을 수 있는 최고의 미소와 함께, 그녀에게 솔직하게 대답해줬다.

──어색하진 않을까, 걱정도 되기 시작한다.

 

미키 「 ──엣 」

 

...뭐랄까, 조금 반응이 이상한데? 미키의 얼굴을 확인하니 상당히 빨개져 있었다.

거기다 아무 말 없이 이쪽만 쳐다보고 있고..

 

에미야 「 미키? 열이라도 있나? 」

 

손을 미키의 이마에 대고 열을 확인하니 상당히 뜨거웠다.

무리했던 영향인가? 얼마간 휴일을 주는게 좋겠군.

 

미키 「 헷? 아, 아무것도 아닌 거야! 미키는 건강한 거야! 」

에미야 「 그런 것 치고는 상당히 뜨거운데.. 혹시, 숨기고 있었나? 」

미키 「 아니! 미키는 처음부터 멀정했던 거야!

       시로 씨는 이제 신경쓰지 않는 거야! 」

 

음, 이건 좀 충격인데.

마치 더 이상 아빠 옷과 자기 옷을 같이 세탁하지 말라고 하는 딸을 보는 것 같은─

아니, 나는 뭘 겪어본 적도 없는 일로 비유하고 있는 거냐.

난 아직 20대 초반이다. 그런 늙은이같은 생각은 버려두자.

 

마미 「 응후후─ 미키미키, 그 반응은 설마...? 」

미키 「 설마고 뭐고 없는 거야! 시로 씨는 그냥 동료일 뿐인 거야! 」

 

라고 말하며 미키는 마미를 쫓기 시작했다.

──뭐랄까, 방금 발언도 남자로써는 좀 위험하지 않을까.

 

타카네 「 ..미키를 울리면 용서치 않겠습니다. 」

에미야 「 어째선데. 」

 

그렇게, 모두가 들뜬 분위기로 퍼스트 라이브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뭐, 마지막엔 조금 영문을 모르겠는 전개로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경사로세 경사로세, 라는 거다.

 

 

 

 

후일담

 

에미야 「 다녀왔습니다.. 다들 뭐하고 있어? 」

하루카 「 아, 에미야 씨! 」

코토리 「 팬레터들을 확인하는 중이에요. 」

미키 「 한 상자 가득 있는 거야! 」

치하야 「 별로 관심은 없었지만.. 이렇게 보면 뿌듯하네요. 」

마코토 「 우아아─!! 역시 여자아이에게서만 잔뜩.. 」

에미야 「 옆의 다른 상자는... 」

코토리 「 아, 이건 에미야 씨에게 온 팬레터.. 」

미키 「 이것도 가득 있는 거야! 」

에미야 「 ────어째선데!? 」

 

 

 

───────────────────────────

상당히 분위기가 극과 극..이었죠, 특히 중간의 뜬금없는 전투씬은 에미야P가 잃어버린 웃음을 조금이라도 되찾을 수 있게 미키에게 ' 치유 '받도록 하기위해 넣었지만.. 상당히 억지란 말이죠 이게.

 

뭐, 신경쓰지 않고 막 돌아다녔기에 대행자에게 발각되었다느니 어떻게든 정당성을 부여하려고는 했지만.. 갑자기 비일상적으로 빠져버리는게..

더 나은 방법이 있겠지만 현재로써는 떠오르지 않는 불편한 진실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에미야P의 긍정적인 부분 ( 부정적인 부분은 내면의 일이니 )만 묘사했지만, 사실 그는 자기 손으로 직접 죽인 사람도 상당히 많습니다.

뭐, 사살한 사람 대부분이 '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에 ' 인신매매 조직 '같은 흉악범들 뿐이었지만 말이죠, 하지만 악인을 죽였다고 해도 그는 살인자입니다.

BGM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초반의 BGM 에미야는.. 느린 버전의 에미야를 들으니 이 장면에 어울릴 것 같아서..

중간 전투씬의 말도안되는 전투력과 BGM으로 넣은 Archer는 그가 준 영령급 인물임을 표현하기 위해 넣었습니다.

 

그리고 미키에게 보여준 미소 부분에 이름을 에미야가 아닌 ' 시로 '로 쓴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겠죠.

아무래도 좋습니다만, 이번화의 웃음이 에미야P가 765에 입사해서 ' 처음 '으로 보여준 웃음입니다.

어쨌든 이번화 세 줄 요약!

1. 치하야와 에미야P의 비행

2. 에미야P와 이름모를 대행자의 갑작스런 전투

3. 약간이나마 웃음을 되찾은 시로

 

그건 그렇고 제 필체는 언제쯤 개선될까요

 

덤2.

하루카 「 스테이지에서 하셨던 말, 관객분들이 전부 퇴장하셨으면 어쩌시려고 하셨어요? 」

에미야 「 ...아니, 티켓값이나 교통비를 생각하면 아까워서라도 퇴장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 」

하루카 「 에 」

에미야 「 그냥 너희들이 듣고 결의를 다지라고 했던 말이야. 전해질까..했는데, 효과가 좋았던 모양이군 」

하루카 「 ..완벽하게 걸려들었네요... 」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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