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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선물 고르기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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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2, 2015 04:27에 작성됨.

선물 고르기는 어려워

 

아직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계절의 346프로 신데렐라 프로젝트 룸에서는 언제나처럼 두 명의 아이돌이 싸우고 있었다.

 

"리이나쨩! 어제 또 이불 그대로 놓고 나갔지!"

"어차피 오늘 다시 갈 거니까 그대로 냅둬도 상관없잖아!"

"미쿠는 잘 정리된 방이 좋다냥! 왜 그걸 몰라주는 거냥! 계속 이럴 거면 미쿠의 방 열쇠 뺏어버릴 거다냥!"

"그러는 미쿠야말로 어제 생선 극복 트레이닝용으로 만든 혼신의 신작요리에 입도 안 댔잖아!"

"미...미쿠는 자신을 굽히지 않는다냥!!!"

 

그리고 거기엔 그 광경을 질린다는 듯이 바라보는 세 명의 아이돌 또한 있었다.

 

"오늘도 언제나대로의 아스타리스크구만~"

"요즘 들어서 저게 일종의 애정표현이 아닐까 고민할 때도 있단 말이지"

 

""애정표현 아니야(다냥)!""

 

"린쨩, 두 사람도 저렇게 말하고 있으니까 그런 거로 해두는 게 어떨까요?"

 

그 때, 문이 열리고 언제나처럼 목에 손을 얹고서 프로듀서가 들어왔다.

 

"여러분, 담소하시는 것도 좋지만 트레이너 씨가 화난 표정으로 레슨실에서 기다리고 계시던데..."

"우와앗!!! 그러고 보니 완전히 까먹고 있었어!!!"

 

성급히 일어나려다 넘어질 뻔 했으나 재빨리 자세를 고쳐 잡은 미오는, 뒤따라오라는 듯이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 뒤를 이어서 후환이 두려운 다른 아이돌들도 제각각 레슨실로 향했다.

 

잠시 후 레슨실에서 아이돌들은 서둘러 달려왔다는 점을 최대한 어필했지만, 시계를 가리키며 노려보는 트레이너의 표정을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는지 그 날은 평소보다 더욱 힘든 레슨이 되었다.

 

그렇게 평소보다 조금 고된 하루 일정을 끝내고, 리이나는 평소처럼 미쿠의 방에서 음악을 듣거나 저녁을 먹거나 하며 미쿠와 티격대거나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고 보니 리이나쨩, 오늘은 돌아간다고 했었나?"

"음... 그래도 일주일의 반을 남의 집에서 자는 건 어머니한테 미안하니까 오늘은 돌아갈게."

"그럼 내일 올 때는 햄버그 재료를 사오면 좋다냥"

"그렇게 햄버그만 찾다가 살쪄도 난 모른다?"

"미쿠는 영양분이 가슴으로 가는 타입이니까 좀 먹는다고 별 문제 없을 게 틀림없다냥! 나중에 바스트 업 한 미쿠를 보고 부러워해도 미쿠는 모른다냥!"

"아 그러셔."

 

리이나는 이젠 익숙해진 귀갓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녀왔어요, 엄마."

"오늘은 집에서 자는 거니?“

"응“

"이를 어쩐다...? 오늘도 없는 줄 알고 벌써 목욕물을 버려버렸는데..."

"자고 갈 때는 매번 연락하는데 미리 버려버리다니... 어쩔 수 없죠. 오늘은 샤워만 하고 잘게요. 지금 바로 들어갈 수 있죠?"

"응, 그것보다 피곤해보이니 라인하느라 늦게 잠들지 말고 빨리 자렴?“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네요~“

 

수건으로 머리의 물기를 털면서 휴대폰을 본 리이나는, 날짜가 바뀌어 바탕화면 일정 위젯에 새 일정이 올라온 것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곧 미쿠 생일인가... 뭘 준비하면 좋으려나? 이런 건 역시 깜짝 선물로 줘야할 테니 나중에 좀 찾아봐야겠다.“

 

리이나는 선물에 대해서 고민하려 했지만,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잠들어버렸다.

 

다음날, 일정을 마치고 언제나처럼 미쿠와 함께 돌아가던 리이나는 문득 생각난 듯이 말했다.

 

"아, 나 오늘 볼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

"흠... 아쉽지만 햄버그는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겠네... 다음에 보자냥!“

 

미쿠를 기숙사로 배웅하고선, 리이나는 미쿠의 생일선물을 찾으러 번화가로 향했다.

 

"역시 미쿠는 고양이 계열이니까 고양이 귀가 좋으려나...?“

 

고양이 아이돌 마에카와 미쿠는 그 정체성에 걸맞게 항상 고양이 귀를 가지고 다녔다. 게다가 포교용이나 각각 옷에 맞춘 디자인의 여러 고양이 귀는 물론, 뇌파를 감지해서 움직이는 고양이 귀까지 컬렉션을 만들 수준이었고, 미쿠의 방에 살다시피 한 리이나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역시 고양이 귀는 있는 거랑 다 겹치네... 다른 건 없나?'

'이 근처 고양이 카페는 끌려 다니느라 내가 다 가본 수준이니 생일선물론 별로야.'

'이럴 때 딱 좋을만한 고양이 귀 헤드폰은 저번에 사과용으로 상납했었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번화가를 둘러보며 고민하던 리이나는 오늘은 집에 돌아오냐는 어머니의 연락을 받고서야 자신이 꽤나 오랫동안 돌아다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쩔 수 없네. 이제 시간도 늦었으니 내일 다시 생각해보자.'

 

리이나는 집에 돌아가서 오늘은 빨리 왔다며 놀라는 어머니의 인사를 듣는 둥 마는 둥 건성으로 대답하고 곧바로 방으로 들어갔다.

 

'누구한테 상담하는 편이 좋으려나...?‘

'아냐, 이런 건 직접 생각해서 전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거니까.‘

 

그 후 며칠간 리이나는 오늘도 일이 있다고 말하고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미쿠가 좋아할 만한 물건을 찾아보았지만, 전부 이미 미쿠가 들고 있거나 리이나의 성에 차지 않는 물건밖에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그런 채로 시간은 미쿠의 생일 당일에 이르렀고, 리이나는 다시 눈에 찰만한 물품을 찾으러 먼저 사무소를 나갔다.

미쿠는 그런 리이나를 보며 리이나가 최근 자신에게 쌀쌀맞다며 고민하다 시간을 보냈다.

 

"요즘 리이나쨩이 쌀쌀맞다냥... 미쿠가 뭔가 잘못했던가...? 잘못했다면 말해주면 좋을 텐데...“

 

이 때, 오늘도 괜찮은 물건을 찾지 못한 채 놔두고 간 물건을 찾으러 다시 사무소로 돌아왔던 리이나는 푸념하는 미쿠의 혼잣말을 들어버리고 말았다. 미쿠를 볼 면목이 없어진 리이나는 놔두고 간 물건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바로 발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어머, 오늘도 집에서 자?“

"엄마, 그것보다 상담이 좀 있어.“

 

리이나는 친구의 생일에 깜짝 선물을 주고 싶었던 것,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지 못해 최근 친구를 버려두고 계속 선물거리를 찾으러 돌아다닌 것, 그 탓에 정작 중요한 친구를 쓸쓸하게 만든 것 등을 어머니에게 설명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물었다.

 

"그럴 때는 물건이 중요한 게 아니라, 리이나의 마음이 담겼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 말을 들은 리이나는 오늘은 외박이라고 말하며 곧바로 집을 나가 기숙사로 향했다.

 

날이 바뀌기 직전쯤 미쿠의 방 앞에 도착한 리이나는, 열쇠고리에 달려있는 열쇠의 존재조차 잊은 채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기숙사의 시큐리티 덕분에 누가 오면 일단 문을 열고 보는 습관이 생긴 미쿠는, 졸린 눈을 비비며 문을 열었다. 리이나는 문이 열리는 걸 보자말자 허겁지겁 방으로 들어갔고, 덕분에 미쿠는 들어오는 리이나를 피하지 못했다.

 

째깍, 째깍, 두 사람은 갑자기 일어난 사태에 눈을 크게 뜨고 초침이 몇 번 움직이는 동안 불행히 일어난 사고에 놀라 굳어버렸다 황급히 떨어졌다.

 

"리... 리이나쨩! 미쿠한테 뭐 하는거냥!! 미쿠의 첫 키스 돌려달라냥!!!“

"나, 나도 첫 키스였는데...!“

 

두 사람은 서로 누가 잘못했나를 따지며 투닥대다 잠들어버렸다. 정신없이 싸우다 잠든 후 아침에 먼저 일어난 미쿠가 리이나와 한 침대에서 자고 있었던 걸 깨닫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건 훗날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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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쿠랑 리이나가 프로필 키가 동일한 걸 보고 현관에서 키스라는 소재를 생각해내고 정신없이 쓰다 보니 나왔습니다. 원래는 생일선물로 키스! 라는 느낌의 결말이 될 예정이었는데 어째서 이렇게 된 건지 저도 전혀 모르겠군요... 하여튼 미쿠와 리이나는 빨리 로꾸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로꾸해 로꾸!!

 

p.s. 지금 이 글을 올리는 월요일 오늘 군대갑니다. 1시부터 쓰기 시작한 덕분에 퇴고고 뭐고 없이 그냥 휘갈겼네요. 이벤트 결과는 훈련소 수료 후 확인해보는 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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