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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신데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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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9, 2015 14:24에 작성됨.

"시부린!축하해!!!"

 

"축하해요 린씨!!"

 

"나,린짱이라면 반드시 신데렐라 걸이 될줄 알았어!"

 

여기저기서 사무소의 동료들이 내게 축하메시지를 보내온다.
그와 동시에 여기저기서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밤공기를 가른다.

 

그녀들의 축하에 나 역시 미소로 답한다.

 

"고마워 다들.정말 고마워."

 

신데렐라걸.

처음 내가 아이돌을 시작할때 목표로 하고 있던 것.

당연히 기뻐해야한다. 너무 기뻐서 울다 지칠정도로. 아이돌로서의 정점을 찍었으니까.

내가 그렇게 간절하고 또 간절하게 원했던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별다른 감흥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내가 신데렐라 걸이 됬구나 라는정도.

그것뿐.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그저......그것뿐.

 

"뭐야, 시부린.별로 안기뻐 보이는데?"

 

날카로운 미오의 말에 순간 평점심이 흔들렸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고 대꾸했다.

 

"그럴리가,정말 기쁜걸."

 

착잡한 마음을 숨기고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하지만 내 대답은 나 자신이 생각해도 거짓말임을 느낄수있었다.

스스로도 속이지 못하면서 타인을 속일수 있을거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그리고 역시나 그녀는 고양이처럼 눈을 가늘게 뜨더니 이내 배시시 웃으며 내게 말했다.

 

"내가 린이 이렇게 꿍해있는 이유.맞춰볼까?"

 

".........."

 

그녀의 말에 내가 침묵으로 일관하자 같이 옆에 있던 카렌이 능글맞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프로듀서."

 

카렌이 조용조용하고 나지막하게 말한, 겨우 그 4개의 글자에 냉철했던 나의 두뇌가, 차가워졌던 심장이 뛰는게 느껴졌다.

이미 스스로도 통제를 할수 없을정도로 얼굴이 붉어져 있을게 뻔하다.

애써 평점심을 유지해보려 하지만 이미 늦은거 같다.

 

"아하하, 시부린도 참.얼굴 빨개진거봐."

 

"사랑에 빠진 소녀잖아?"

 

미오와 카렌은 서로 죽이 맞는지 능글맞게 웃으며 나를 놀려댔다.

하지만 난 그녀들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아니, 않았다 라기보다는 할수가 없었다.

그녀들의 말은 전부 다 사실이었으니까.

 

그리고.....마치 짜기라도 한듯이 내 휴대폰 벨소리가 울려퍼진다.

휴대폰 안의 액정에는 카렌이 입에 담았던 단어가 떠있다.

스스로도 입꼬리가 올라가는것을 느낄수 있다.

단순한 전화통화이기에 내 얼굴이 보일리도 없건만, 스스로 이게 무슨짓일까 생각을 하면서도,거울을 보고 옷매무새와 얼굴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심호흡을 가볍게 내쉬고, 통화키를 누른다.

 

"여보세요?"

 

"아,린.늦었지만 신데렐라걸 당선.축하해."

 

그 한마디에 얼어붙은 가슴이 사르르 녹아내려갔다.

그에게서 전화가 오면 할말이 많았다.

담당 아이돌이 신데렐라걸에 당선됬는데도 일이나 하고 있냐고, 이런때 만큼은 내 곁에 있어줘야 하는게 아니냐고, 너무 서운하다고, 그리고....보고싶다고.

그러나 연극대본처럼 암기해뒀던 말들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저 붕어처럼 입만 뻐끔거릴뿐이었다.

 

"여보세요? 린? 린?"

 

내게서 대답이 없자 당황한 프로듀서의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공허히 울려퍼졌다.

나는 살짝 울음기가 묻어나는 목소리를 애써 삼킨채 아무일 없다는듯 통화를 이어갔다.

 

"어, 고마워. 일은 다 끝났어?"

 

"아아......그게 말이지.....생각보다 조금 시간이 걸릴거 같아서 말이야."

 

"..........."

 

그 말에 울컥한다.

지금 당장 전화기에 대고 지금 당장 와줘! 라고 외치고 싶다.

하지만 프로듀서를 곤란하게 할수는 없다.

 

"알겠어.나중에 봐."

 

"어?자,잠깐 리....."

 

 

프로듀서와 조금이라도 더 오래 통화를 하고싶었지만.....그랬다가는 울음을 잔뜩 머금은 자신을 들킬까봐 자신이 없었다.

천천히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파티가 열리는 회실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자 단짝인 나오가 반겨준다.

 

"오오,린. 대체 파티의 주인공이 어디에 갔었던 거야?"

 

"잠깐 바람좀 쐬려고."

 

내 대답에 나오는 내 얼굴과 손에 쥐고있던 핸드폰을 보고 입을 열려다 말고 미소를 지으며 내게 먹을것을 건넸다.

아마,나오라면 무슨일이 있었는지 대강 알겠지.그런걸 일일이 애기하지 않고 챙겨주는 나오가 고마울 따름이다.

 

"오오오오!리이인!자아!마셔!오늘은 이 언니가 한잔 쏠게!"

 

어느새 잔뜩 취한건지 얼굴이 새빨개진 사나에 씨가 어깨동무를 하며 내게 잔을 내민다.

굳이 맛보지 않아도 술인걸 알수있다.

 

"아앗,뭐하는 겁니까 사나에씨!린은 아직 미성년이라고요!"

 

평소에는 용모단정하고 빈틈없기로 유명한 치히로씨도 오늘은 조금 풀어진건지 살짝 느슨해 보이는 표정으로 사나에씨를 말렸다.

하지만 사나에씨는 기분이 꽤 업되있던건지 입고있던 옷을 벗어던지며 외쳤다.

 

"에잇!그렇게 불만이면 경찰 불러!"

 

"당신이 그런말을 하면 안되지!!!"

 

그 모습에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이 괴로운 기분을 풀고 모두에게 섞이며 파티를 즐기기로 했다.

분명, 프로듀서도 내가 그러길 바랄테니까.

 

*

 

파티가 모두 끝나고 난뒤, 나는 아직 사무실에 남아있었다.

그 사람이 올리가 없다. 충분히 머리로 인지하고 있다.

평소 스스로를 이성적이고 냉철하다고 판단하는 나로서는 불합리적인 행동이다.

 

"............돌아갈까."

 

마지막 남아있던 한가닥 희망마저 내려놓고 돌아가려는 찰나 사무소의 잠금이 해지되는 소리가 정적속에 울려퍼진다.

그 소리에 안에서 무언가 형용할수 없는 느낌이 전신을 감싸안았다.

 

삐빅

 

잠금이 해지되고, 마침내 정말로 듣고싶었던 사람의 목소리가 어둠을 깨고 울렸다.

 

"아아.........늦어버렸나......"

 

 한탄과 한숨이 한데 뒤섞여 있는 그의 목소리에 기쁨을 느끼며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혀와 입술을 달싹이며 그를 불렀다.

 

"프로.....듀서."

 

"어?어어?린?아직 안간거야?"

 

"응....."

 

얼마나 허겁지겁 뛰어온건지 평소 단정하던 그의 정장은 넥타이와 단추가 풀려있었다.

계속해서 그를 바라보다간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거같아서 서둘러 뒤돌아선뒤 손으로 눈가를 훔쳤다.

 

"늦을줄 알았는데.....다행이야.그보다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남아있던거야?"

 

프로듀서가 올거라고 믿고있었으니까.

라는 말이 목언저리까지 올라왔지만 애써 삼킨뒤 무언으로 응답했다.

지금 말을 꺼냈다가는 틀림없이 울고 말테니까.

 

"저기 린,아까 전화통화로도 애기했지만.....역시 이런건 직접 내 입으로 널 바라보며 애기를 해줘야 할거같아.'

 

프로듀서의 말에 나는 고개를 푹 숙인채 뒤를 돌았다.

 그런 내모습에 프로듀서는 곤란하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린,얼굴을 들어주지 않을래?"

 

그의 말에 나는 무언으로 고개만 가로저었다.

내 행동에 그는 어쩔수 없다는듯 너털웃음을 짓고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이야기했다.

 

"린.신데렐라 걸이 된걸 정말 진심으로 축하해.내가 너의 프로듀서라는것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워."

 

쿨 뷰티, 얼음 공주. 나를 부르는 수많은 지칭들.

하지만 나는 그런게 아니다. 프로듀서의 앞에서 나는.......그저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설레고, 겁을 집어먹고, 울음을 터뜨리는 어린아이일뿐.

 

"흑.....흐윽....."

 

울지않겠다고 다짐했는데도 프로듀서의 따듯한 목소리를 듣자 눈물이 걷잡을수 없이 터져나왔다.

프로듀서는 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자 일순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나를 살며시 안아주었고 나는 그의 품안에서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그렇게 한참을 그의 품 안에서 오열하고나자 프로듀서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이제 좀 진정이 됬어?"

 

"......응."

 

그의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울었다는 사실에 엄청난 부끄러움에 휩싸이며 간신히 대답을 했다.

그는 내 대답에 미소를 짓고는 여전히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나는 부드러운 그의 손길을 느끼며 이야기했다.

 

"저기 프로듀서.동화속에서 신데렐라는 12시가 되면 마법이 풀려버리지?"

 

"뭐,그렇지?"

 

"그렇다는건......나도 곧 마법에서 풀려버리는걸까?"

 

"그럴지도 모르겠네."

 

"............"

 

잠시간의 정적.

불도 켜지않았기에 시계가 똑딱이는 소리만 사무소 내에 울려퍼졌고 이 정적을 깬건 프로듀서였다.

 

"하지만 린.그거 알고있어?"

 

"......?"

 

"신데렐라는 왕자에게 구두를 받아서 마법이 풀리지 않았어."

 

"......."

 

"난 왕자도 아니고, 잘생기지도 않았고, 돈도 많은것도 아닌데다가, 나이만 많은 아저씨지만.............이걸 받아주겠어?"

 

그가 나지막하게 이야기하며 내게 건넨것은,언젠가 웨딩촬영에서 내가 꼈었던 반지였다.

이미 한참을 울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야가 흐릿해졌다.

주체할수 없는 기쁨에 온 몸이 덜덜 떨려온다.

난 천천히 왼손을 프로듀서에게 올리면서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쥐어짜며 말했다.

 

"직접......껴줘.....프로..듀...서."

 

프로듀서는 천천히 내 약지에 반지를 끼워준뒤 나의 두눈을 바라보며 수줍게 말했다.

내가 가장 듣고싶었고, 가장 원했으며, 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말을.

 

"린....사랑해."

 

 

 

*

 

 

 

"우힣......우헤헤헤.....우헤헤헤헤헹."

 

"아......린 또 내 상의 냄새맡으면서 자고있네.서둘러서 일나가봐야 하는데...."

 

"뭐,저렇게 웃으며 자고있는데 깨우긴 좀 그렇잖아요."

 

"으음......일단은 다녀올게요 치히로씨.린이 일어나면 상의좀 챙겨주세요."

 

"네,다녀오세요~"

 

철컥

 

"우히히......프로듀서어......"

 

"정말이지,린씨도 무슨꿈을 꾸길래 저렇게 기뻐보이는 얼굴을 하고있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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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히히히!저도 이벤트에 참여해 봤습니다!!

사실 조금 시일이 지나고 쓰려했는데 팅!하고 느낌이 왔습니다.

물론 제글의 완결은 약속의 트라프리 엔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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