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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조회: 2218 / 추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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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1, 2015 12:13에 작성됨.

"후우, 너무 늦어버렸나. 어서 씻고 자야...집에 부재중 전화가? 어머니인가..."


1월 4 일 오후 8시 23분에 저장된 메세지입니다.

-키사라기 치하야입니다.

치하야인가. 무슨 일 있었나?

-요전에 사용하던 휴대폰이 망가져서 매장에 갔더니 스마트폰이란 걸 추천받았습니다.

하지만 치하야가 그런 걸로 바꿀 타입은 아닐텐데…

-처음엔 거절하려고 했는데 어쩐지 기세에 눌리는 바람에…사버렸습니다.

하하, 과연 과연. 그런 거에 약하지.

-뭔가, 조작법을 잘 알수가 없어서…번호판도 나왔다가 안 나왔다가 하고, 이상한 기계에요.

하루카가 도와주지 않으려나?

-그래서 메일을 보낼 수가 없어서, 오늘은 전화로 남겨봤습니다.

오오, 가끔은 이런 것도 좋네.

-뭔가 가끔은 이런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마지막엔 대화하는 느낌이었네. 응 왠지 개운해진 기분이다. 얼른 씻고 잘까.



1월 21 일 오후 5시 42분에 저장된 메세지입니다.

혹시 치하야인가?

-네, 키사라기 치하야입니다.

옷? 어라?

-…혹시 기다리고 계시지 않을까 해서, 라거나.

뭐야, 깜짝 놀랐네…그나저나 오늘의 치하야는 기분이 좋은 거 같은데.

-죄송해요, 오늘 조금 기분 좋은 일이 있어서…신곡, 들었어요.

그래서 기분이 좋았던 거구나.

-곡은 정말로 좋다고 생각해요. 가사도 그렇고…좋은 곡을 받아서 기분이 좋아요.

'잠자는 공주'는 내 자신작이니까.

-아무튼 이걸로 앞으로 더 힘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마음에 들었다는 거 같아서 다행이네.



2월 12 일 오후 9시 12분에 저장된 메세지입니다.

-프로듀서, 발렌타인 데이에요, 발렌타인 데이!

어라, 오늘은 하루카인가?

-삐삐~맞지만 틀렸어요! 치하야네 집에서, 치하야의 핸드폰으로 걸고 있는 거랍니다!

그런 거였나. 발렌타인 데이면…초콜릿이라도 만들고 있는거야?

-딩동댕! 들어보세요. 무려 치하야가 먼저 부탁해왔다구요? 정말로 기특해서~

하루카는 대화하는 게 능숙하네. 하지만 초콜릿인가. 우정초코라도 준비하는거야?

-뿌뿌~어차피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겠죠. 무거운 초콜릿이랍니다~

그거 큰일…이지만 내가 뭐라고 할 만한 것도 아닌가.

-그럼 저는 이만 끊을게요. 슬슬 치하야한테 중탕을 맡겨둔 초콜릿이 녹았-하루카! 뭔가 연기가 나기 시작했어! 아아아아-! 치하야, 중탕은 그렇게 하는 게…

…괜찮았을까, 이 둘.



2월 14일 오후 5시 9분에 저장된 메세지입니다.

-키사라기 치하야입니다. 오늘은 그, 사무소의 모두에게 만든 초콜릿을 줬어요.

응, 나도 받았어.

-마코토는 조금 쓰다고 웃었지만, 다들 맛있게 먹어준 것 같아요. 처음엔 하루카가 만든거라고 줬는데 다들 눈치채서 깜짝 놀랐습니다. 마코토는 한 발 늦은 거 같지만요.

하하하, 다른 아이들은 안 만들어왔으려나?

-타카츠키 씨는 알파벳 초콜릿을 가져왔는데, 가장 맛있었던 것 같아요.

야요이는 그거인가…전에 조금 용돈이라도 줄 걸 그랬나.

-아직 제대로 만들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모처럼이라면 좀 더 나눠주고 싶어졌습니다. 어머니라던지…

응, 역시 사이가 좋은게 좋지. 나도 사무소에 좀 더 돌릴 걸 그랬나?

-그, 저기. 만약에 받으셨다면 답례는 확실히 하셔야 해요.

뭐 노력해볼까, 답례인가.

-아마, 주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있으니까요. 특별한 얘기는 아닙니다.

오늘은 이걸로 끝인가 우선

-그냥 그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그럼.

…잘까.



2월 25일 오후 7시 12분에 저장된 메세지입니다.

-키사라기 치하야입니다. 그, 최근에는 별 일 없으신가요?

이렇다 할 일은 없었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제 앞으로 선물이 왔습니다.

헤에, 팬레터인가.

-오늘은 사무소에 한 가득 선물이 왔지만 오토나시 씨가 직접 주셨고, 왠지 팬으로부터의 선물은 아닌 것 같아요.

오토나시 씨…

-뭐라고 말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죄송해요.

…….

-그래도, 아직 부족한 저를 축복해주는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조금 쌀쌀하네. 어서 잘까.



4월 21일 오후 10시 23분에 저장된 메세지입니다.

-치하야입니다. 요전에 받았던 신곡 앨범이 발매되는 날이에요.

반응 괜찮은 거 같던데.

-저 개인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응?

-다른 수록곡은 금방 레코딩이 끝났는데, 잠자는 공주는 어째선지 집중하기가 어려워서...

발매일이 늦어진 건 그래서였나.

-물론 대충 하려는 마음같은 건 전혀 없었습니다.

그야, 치하야니까.

-그래도 어째선지 스스로가 만족할 수가 없어서…

그것도 치하야니까 말이지.

-죄송합니다. 조금 푸념이 되어버렸네요. 앨범, 들어주세요.

오디오에 쌓인 먼지부터 치워야겠는데.


5월 26일 오후 9시 26분에 저장된 메세지입니다.

-오늘 있었던 올스타 라이브는 정말로 좋았어요!

어?

-쌍둥이들의 스케쥴이 맞지 않아서, 연습이 부족하면 어떻게 하나 하고 한 때는 걱정했는데…

아하하, 유닛이 다르니까 그렇게 되나.

-완전히 불필요한 걱정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녀들도 프로인걸요.

가벼울 지 몰라도 그 점만큼은 늘 설교했으니까.

-오히려 제가 댄스에서 미스했을 때, 가볍게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저도 모든 면에서 완벽할 수 없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치하야, 댄스는 그렇게 자신 있는 편 아니니까.

-그렇기 때문에 서포트 해주는 모두가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힘내겠습니다.

라이브 영상, 발매는 아직이려나~


6월 12일 오후 10시 52분에 저장된 메세지입니다.

-오늘은 바깥에서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이오리와 아즈사 씨랑 저녁을 먹고 왔습니다.

오, 드문 조합인걸.

-이오리가 '가끔은 비싼 것도 먹어줘야 하는거야!' 라면서 레스토랑에 데려가줬습니다.

그거 좋은 경험이었겠는데. 난 월급 전이라 컵라면인데 말이야.

-전보다는 식사량도 늘었고,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외식은 대부분 편의점이기에 이런 건 신선했습니다. 아, 늘 외식이나 다름없지만요.

아니 아니, 편의점은 외식이라고 안 하지…

-그랬더니 아즈사씨가 편의점 식사는 외식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역시 혼났구나

-다음 번에, 요리를 알려줄테니 집으로 오겠다고 하셨습니다.

미아 되지 않으려나, 그 사람.

-걱정되니 제가 가겠다고 하자, 미성년자는 늦게까지 돌아다니면 안 된다고...괜찮을까요.

역시 걱정인데, 이오리도 좀 말려주지.

-신도 씨에게 부탁할 수 없겠냐고 나중에 이오리에게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신도 씨 번호가 분명히 여기 어디쯤…

-그리고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프로듀서도 식사는 신경써서 해주세요.

…내일은 도시락이라도 싸갈까.



7월 2일 오후 6시 32분에 저장된 메세지입니다.

-…키사라기 치하야입니다.

오랜만인데. 이 인사. 기운 없네.

-그, 랭크가 오르고 첫 일이었습니다만, 장소가 해수욕장이었습니다. 의상도, 수영복이었고…

아-아-

-가나하 양과, 미키하고…타카네 씨…하고, 같이.

페어리인가.

-그, 조금 빈약하지 않았나 싶어서. 별로 신경쓰는 건 아니지만요. 그, 조금은 성장했고.

성장이라…

-정말로, 조금은 성장했고…

올해도 글렀나.

-애초에, 아이돌이란 건 가슴만은 아니니까요.

가슴 얘긴 아무도 안 했지만.

-이벤트 회장은 달아올랐고, 실수같은 것도 뭣도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네, 괜찮겠죠.

본인만 만족하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여자는 슬렌더라고 하는 것도 있으니까요!!

오, 오오…보기 드문 큰 소리.

-…큿

아, 모기향 다 떨어졌다.



7월 31일 오후 10시 28분에 저장된 메세지입니다.

-오늘은 노래의 폭을 넓혀보려고 극장에 갔었습니다.

극장이라…치하야니까 오페라인가?

-유명한 희곡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이었습니다.

뮤지컬도 좋지.

-행복을 찾아 신비한 세계를 여행하는 남매가 주인공인데요, 결국 행복은 자신의 근처에 있다는 이야기입니다만…

마테를링크의 작품인가.

-가수, 아이돌은 팬에게 있어서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는 행복이 되는 걸까요?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언제나 모습을 보여줄 수 없을지 몰라도 음악과 영상으로 언제나 곁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응, 앨범이라던가 TV라던가.

-그렇다는 건, 저희가 카메라에 비추는 건 한순간일지 몰라도 팬들에게는 언제나 보는 모습이겠지요.

치하야다운 감상이구나.

-팬들의 행복이 될 수 있다는게 아이돌의 행복이라고 한다면, 그렇다면...아니, 실례했습니다.

…오늘밤은 철야할까.



9월 21일 오후 9시 4분에 저장된 메세지입니다.

-저, 이 메세지를 언제 들으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무슨 일이라도 있나?

-하기와라 씨가 말해줬는데, 오늘 자정을 넘어서부터 유성우가 내린다는 것 같습니다.

아직 자정은 아니지만…응? 걷는 소리가 나는 거 같은데.

-집에서 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저의 아파트 베란다에선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조금 별이 잘 보이는 장소를 찾아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아아, 과연.

-이렇게 걷고 있자니, 어쩐지 이 거리도 새삼스러운 기분이 드네요.

나도 동네를 느긋하게 걸어본 적은 제법 됐으니...

-이젠 단풍도 완연하네요. 발에 밟히는 낙엽이 기분 좋아요.

그렇군, 술이 맛있어지는 계절이야.

-유성은,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이에요. 떨어지면서 대기와의 마찰로 불타버리는 돌이죠.

어쩐지 학창 시절의 수업시간 같은 걸.

-멋대로 끌려가서, 멋대로 불타버린다는 건, 어쩐지 아련하네요. 그럴 바엔 처음부터 다가가지 않는 편이 서로 행복할까요?

과학시간이 아니라 문학시간이었나.

-여기가 좋을 것 같네요. 그럼, 만약 시간이 맞으신다면 한 번 하늘을 보시는 건 어떨까요.

우리 집에서도 보이는 걸까, 유성우.



10월 9일 오후 2시 36분에 저장된 메세지입니다.

-올해도, IE 출전권을 따냈습니다.

응, 알고 있어.

-그 덕분에, 오늘은 쉬라고 사장님께서 스케쥴을 비워주셨습니다.

저도 부탁드립니다 사장님.

-덕분에 오늘은 조금 일찍 메세지를 남기게 됐습니다.

나는 새벽이지만 말야.

-모처럼이고, 리츠코가 추천해준 카페에 왔습니다만. 커피 종류에 비해서 홍차는 다양하지 않네요. 조금 아쉽습니다만.

리츠코도 나도, 밤샘에 익숙해져있으니 말이지…

-그래서 오늘은 익숙하진 않지만 이 카페의 전용 커피 블렌드를 마시는 중입니다.

나는 맛으로 마셔본 적 없는데, 좋은 건 역시 다른가?

-평소에는 홍차만 마셨는데, 새로운 장소에서 평소와 다른 선택을 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요.

확실히 요즘은 그렇네.

-언제나 같은 경치만 바라보면 나태해지기도 하고, 아이돌로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응, 그건 좋은거지.

-IE에, 아니 저 자신에게 올해의 1년은 작년보다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 도움이 될 수 있었을까요.

틀림없이 치하야라면 충실한 한 해였다고 생각해.





IE 제패…치하야라면 해낼 수 있을거라고 알고 있었다. 믿는다기보다는, 그게 당연한거겠지.

치하야의 노래를 듣자마자, 팬이 되었다.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다. 이 아이의 노래가 세상에 울려퍼지는 걸 보고 싶었다.

팬은 프로듀서로서 노력했고, 어느 새 치하야에게 남겨진 과제는 IE 뿐이었다. 분명히 치하야라면 할 수 있는 과제인데.

내가 이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면 아이돌인 치하야에게 어떤 타격이 전해질 지는 불보듯 뻔한 일이니까.

깨닫고 있었던 마음이고, 포기하기로 마음 먹었던 감정이었는데. 점점 더 걷잡을 수 없게 되고, 내 자신에게 변명만 늘어날 뿐이었다.

그래서 사장님께 부탁했다. 치하야와 거리를 두고 싶다고. 담당을 바꿔달라고. 치하야에게는 미안하지만, 납득해주었다. 역시 속마음까지 밝힐 수는 없었지만.

하지만 내 일방적인 감정에 그녀를 휘둘리게 하는 것은 분명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잠자는 공주'라는 곡을 선물해서 대신했다.

그리고 떨어져있는 동안, 성장하는 그녀를 곁에서 지켜볼 수는 없었지만. 오늘 발표된 결과로 증명해냈다. 그녀에게 이제 나는 필요없다. 파랑새는 날아간 거다.

오늘 밤은, 메세지가 올 일도 없고. 술이라도 한 잔 기울일까.





-띠링

아니, 아니다. 이제 그럴 일은 없는데…그래도, 혹시…


12월 15일 11시 23분에 저장된 메세지입니다.

-하아, 하아…키사라기 치하야입니다. 오늘은 휴대폰, 멀쩡해요.

…하핫. 스마트폰 비싸니까 말야. 조심히 사용해.

-발렌타인 초콜릿, 실은 하아… 직접 건네드리고 싶었어요. 어색한 맛이었지만…요.

응, 맛있었어.

-오토나시 씨가…아니더라도! 누구의 선물인지 정도는 알 수 있어요, 생일 선물도 직접 받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먹어보고 싶었던 홍차였습니다. 감사…해요!

홍차는 자신이 조금 없었는데, 괜찮았을까?

-올스타 라이브에선 모두가 서포트…해줬고! 정말로 기뻤습니다. 하아, 관객석에서, 프로듀서를 봐서 더 기뻤어요!

나름대로 눈에 띄지 않는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말야.

-요리,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외식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에…요!

그렇구나, 난 아직 편의점 음식이야.

-몸매는! 어떻게 할 수 없지만, 프로듀서가 좋아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까!

지금의 치하야가 나한테 있어서는 최고야.

-팬들의 행복이 될 수 있다는 게 아이돌의 행복입니다! 키사라기 치하야의 행복…은, 프로듀서와 함께 하는 거에요!

응, 나도 그래, 응.

-유성은 지표면에 닿기 전에 타버리지만! 만에 하나, 정말로 만에 하나…지구에 닿는다면, 전해진다면…보석보다도 빛나는 가치를 가져요. 하아 닿을 거에요…닿게 하겠어요!

아름다웠어. 아름다운 유성우였어. 너도 보고 있었겠지?

-새로운 경치를 봤습니다…,새로운 경험을 쌓았어요. 아직 갈 길이 멀었지만, IE 제패라는 타이틀도 얻었습니다.

감동했어. 굉장한 광경이었어. 빛이 관객석을 가득 메웠어.

-파랑새 이야기는 처음부터 행복은 곁에 있다는 이야기 같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네, 몰랐을 거야.

-행복을 찾아서 남매가 길을 떠나고 세계를 돌고, 돌지 않으면 절대로 깨닫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안해, 너무 멀었어. 1년은 너무 멀었어.

-그럼 다음에는…


겨울의 늦은 밤, 너무나도 늦은 밤. 내 방에 초인종이 울렸다. 파랑새 한 마리가 지저귀는듯한 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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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타자의 푸념입니다.
 
마무리 10퍼센트가 90퍼센트 쓰는것보다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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