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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S Rainbow] 마유 - 1주차 동부 오디션 '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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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03, 2013 10:38에 작성됨.

  찰칵, 찰칵, 사진 찍는 소리는 무미건조해서 마음에 닿지 않는다. 밝은 조명판이 마유를 향하고, 카메라 속의 마유는 반짝반짝 빛나겠지.

  “좋아! 아주 좋아! 마유, 이번엔 활짝 웃는 얼굴로 부탁해!”

  “이렇게 말인가요?”

  입 꼬리를 당겨 살짝 웃어 보인다. 사진가 씨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거야! 이번엔 치맛자락을 살짝 잡아 올려 볼래? 유혹하는 모습으로!”

  유혹이라니, 마유는 아직 16살이에요…….

  물론 그런 말을 입에 담지는 못한다. 사진가 씨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이 마유를 바라보고 있기에. 모든 시선이 마유에게 고정되어 있기에.

  무릎 위까지 오는 짧은 치마의 끝자락을 손가락으로 집어, 아주 약간 들어 올렸다.

  “좋아! 역시 마유는 최고라니까!”

  감탄과 함께 셔터를 눌러대는 사진가 씨. 찰칵, 찰칵, 끊이지 않는 소리가 귀를 먹먹하게 만든다.

  그래도 역시……이런 건 부끄러워요.

  볼이 뜨거워지는 게 느껴진다. 귓불도 붉어졌을까. 촬영장의 사람들은 전부 이런 마유를 보는 걸까. 마유는, 그래도….

  “끝! 마유 수고했어!”

  “정말 수고했어, 마유!”

  “감사합니다.”

  마유에게 말을 건네는 사람들에게 미소로 답한다. 촬영은 금방 끝이 났다.

  촬영장엔 어른들로 가득하다. 지금 마유를 칭찬하는 사람들도 전부 어른들. 마유의 키가 작아선지 어른들과 이야기하는 건 솔직히 편하진 않다. 그래도, 이건 마유가 맡은 일이니까….

  “아.”

  촬영장 뒤편에 있는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분명, 마유처럼 모델로 활동하는 여자아이.

  촬영장에서 마유 또래의 사람은 같은 모델들뿐이다. 반가워 다가가려 발을 내디뎠는데.

  여자아이는 마유를 노려보더니, 다른 쪽으로 걸어갔다. 여자아이는 다시는 마유를 보지 않았다.

  “…….”

  발을 멈췄다. 마유를 향해 여자아이가 던진 시선에 담긴 선명한 적의. 그걸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머리가 나쁘진 않다.

  “마유, 오늘도 정말 좋았어~”

  “아, 매니저님….”

  호쾌하게 웃으며 말 거는 아저씨. 마유가 속한 사무소의 매니저님이다.

  “사진가도 완벽하게 찍었다고 하니까, 이번 달 잡지도 기대할만하겠는데. 역시 마유를 스카웃하길 정말 잘했다니까! 하하하!”

  만족스러운 매니저님의 웃음에 맞춰 미소를 만들었다. 어른들 앞에서 우울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 그럴 때마다 번거롭고, 귀찮은 일만 일어날 뿐이다.

  매니저님은 마유를 붙잡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떠들었다. 지난달 잡지의 매상이 잘 팔렸다고, 사장님이 칭찬했다는 등, 마유의 인기도 쑥쑥 올라가고 있다는 등, 지금의 마유에겐 아무 내용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독자 모델을 시작한 지도 벌써 반년이 지났다.

  처음엔 학교와 집뿐인 무료한 일상을 바꿀 계기라고 생각했었다. 마유는 흔하디흔한 고등학생이니까, 독자 모델이 되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이런 투명한 기대를 품었었는데.

  마유의 시간은 변하지 않았다. 독자 모델을 시작하고 인기를 얻어 길거리에서 간혹 알아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 즐거움은 처음뿐이었다. 인기를 얻을수록, 마유를 싫어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모델의 세계는 경쟁 그 자체이다. 나올 수 있는 잡지의 지면은 한정적이고, 인기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서로 웃으며 이야기해도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한다는 걸 금방 알게 됐다.

  어느새, 마유도 그렇게 웃고 있었다. 적당히 지어낸 웃음은 모든 걸 해결하게 한다. 속마음을 순순히 드러내는 건 멍청한 사람이나 하는 행동.

  “아, 맞다. 마유, 이거 가질래?”

  문득 정신을 차리니 매니저님은 내게 큰 봉투 하나를 내밀고 있었다.

  “이게 뭐예요?”

  “가져가서 봐봐.”

  매니저님으로부터 봉투를 받아 조심스레 안을 들여다봤다. 봉투 안엔 빨간 실타래가 가득했다.

  “빨간 실타래인가요?”

  “마유 취미가 뜨개질이잖아. 누가 줘서 마유한테 주려고 챙겨뒀었거든. 가져가서 필요하면 써.”

  매니저님의 말에 물끄러미 실타래를 다시 봤다. 실타래는 꽤 많았다. 거기다 전부 붉은색. 솔직히, 이렇게 많이는 필요하지 않아요. 마유용 스웨터를 몇 벌이나 만들 정도의 양인데.

  그래도 마유는 매니저님을 향해 웃어 보였다.

  “마침 실이 없었는데 잘됐네요. 잘 쓰겠습니다.”

  “그래그래. 아, 돌아가는 건 어떻게 할래? 바래다줄까?”

  “아뇨, 마유 알아서 돌아갈게요.”

  실타래가 든 봉투를 안고 꾸벅 매니저님에게 인사하고 촬영장을 빠져나왔다.

  “하아…….”

  쌀쌀해지는 가을 날씨는 추웠다. 새하얀 입김이 드러났다가 금방 사라진다. 그나마 큰 봉투를 들고 있으니 추위가 덜한 느낌이다.

  이곳 센다이의 길거리는 조용하면서도 쓸쓸하다. 이야기를 나누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높은 하늘에는 구름이 적어 끝이 보이지 않게 펼쳐진다.

  ‘빨리 집에 가서 쉬자.’

  다각, 구두 소리를 내며 발을 내디뎠다. 번화가여서 그런지 어딜 가든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집으로 가기 위해선 역에서 전철을 타야 했다. 역으로 가는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렸다. 큰 봉투를 앞으로 들으니 입까지 폭 가려졌다. 불편하긴 했지만 어쩔 수 없다.

  물끄러미 신호등의 신호가 바뀌기만을 기다렸다. 봉투 속 실타래 색깔과 같은 빨강. 이윽고 초록으로 신호가 바뀌자 다시 발을 움직였다.

  ‘부딪치지 않게 조심조심….’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수많은 사람 사이로 움직여 부딪치지 않게 조심히 피해갔다. 마유는 키가 작아서 더욱 신경을 써야 했다.

  그런데 우르르 나오는 사람들을 모두 보긴 어려웠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의 옆으로 움직였는데, 갑자기 다른 사람이 불쑥 튀어나왔다.

  “꺅!”

  털썩, 어깨를 부딪치고 그대로 넘어졌다. 큰 봉투에 담긴 붉은 실타래도 떨어져 이리저리 굴러간다.

  “아, 안 돼, 주워야 하는데…!”

  당황해서 허둥지둥 실타래를 집어 다시 봉투에 담는다. 곧 신호가 바뀐다. 차가 지나가야 하는데 횡단보도에서 우물쭈물하는 건 큰 폐다.

  실타래는 양이 많아서 담아도 담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신호등은 곧 빨간불로 바뀌려고 하는지 깜빡였다. 어쩌지, 빨리 주워야 하는데…!

  그때 갑자기 빨간 실타래 하나를 든 손이 불쑥 눈앞에 나타났다.

  “도와줄게.”

  남자의 목소리. 그는 마유처럼 쪼그려 앉더니 여기저기 흩어진 실타래를 집어 마유가 들고 있는 봉투에 넣기 시작했다.

  “괘, 괜찮아요. 마유 혼자서 할 수 있으니까…”

  “아냐. 곧 신호도 바뀌니 계속 있으면 위험하잖아. 둘이서 하면 뭐든 금방 끝난다고. 자, 실타래.”

  그는 붉은 실타래를 집어 마유에게 휙 건넸다. 얼떨떨하면서도 실타래를 받아 봉투에 넣었다.

  그의 말대로 둘이서 하니 금방 끝이 났다. 마침 신호등도 바뀌려고 해서 그와 함께 횡단보도를 벗어났다.

  다시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고, 차들이 지나가기 시작한다.

  “휴, 아슬아슬했네. 떨어진 건 다 주웠지?”

  “덕분에 살았어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그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쑥스러운지 손사래를 쳤다.

  “아냐아냐, 곤경에 처한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는 게 당연하잖아. 특히 너 같은 어린 여자아이는 더 그러지. 우리 애들 같아서 그냥 놔두기 힘들다고 해아 하나.”

  “애들이요?”

  그는 많아 봐야 이십 대 후반으로 보였다. 마유 같은 애들이 있을 나이로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데.

  “아, 내 아이가 아니라 내가 맡은 애들을 말하는 거야. 난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거든.”

  그는 정장 주머니에서 명함을 하나 꺼내 마유에게 보여줬다. 물끄러미 명함에 적힌 글을 읽어봤다.

  “신데렐라 프로덕션 프로듀서 씨?”

  “아직 담당 아이돌도 없는 수습이지만 말야. 그래서 여기까지 일하러 온 거기도 하고. 하하하….”

  그는 볼을 긁적이며 멋쩍게 웃었다. 그 모습이 왠지 귀여워, 쿡, 하고 작게 웃음이 나왔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 다음번엔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

  그는 손을 흔들더니 그렇게 말을 남기고 멀어졌다. 친절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에 괜히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아.”

  그때 그의 뒷머리에 붙어있는 붉은 실을 봤다. 실타래를 주울 때 붙은 걸까.

  “저, 저기!”

  “응?”

  급히 부르자 그는 몸을 돌려 날 바라봤다.

  “머리에 실이 묻었어요.”

  “실?”

  그는 손으로 슥슥 머리를 털었다. 그런데 실은 떨어지지 않는다.

  “제, 제가 떼 드릴게요.”

  답답한 마음에 직접 그의 머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런데 그의 키가 커서 실이 붙은 곳까지 손이 닿지 않았다. 발꿈치를 들어 발돋움해도 닿질 않는다.

  더 다가가면 될 거 같은데. 어떻게든 직접 떼겠다는 오기도 생겨서 그와의 거리를 좁히고 팔을 쭈욱 뻗었다. 이제 바로 앞인데.

  “조, 조금만 더…아, 뗐어요!”

  오른손으로 붉은 실을 땐 달성감에 웃으며 그를 올려다봤다. 그런데 그는 정말 코앞에 있었다.

  마유를 가만히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 이렇게 남자 분과 가깝게 있어본 적은 처음이라, 부끄러움이 마구 밀려왔다. 당황해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아, 그, 그게….”

  “너 꽤 귀엽게 생겼구나.”

  “네에!?”

  툭 던진 그의 말에 놀라 소리를 높였다. 무,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갑자기? 마유가 귀엽다니, 갑자기. 아우.

  그는 마유가 당황한 사이 갑자기 마유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

  “너한텐 재능이 있어. 괜찮다면, 아이돌 한 번 해보지 않을래?”

  “아, 아이돌말인가요?”

  “응, 아이돌! 너라면 분명 톱 아이돌이 될 수 있을 거야!”

  그는 꽉 붙잡은 마유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열정적으로 마유를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 반짝반짝 빛나면서 올곧은 눈동자는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이, 일단 손을….”

  “아, 미, 미안.”

  그는 꼭 붙잡았던 마유의 손을 그제야 놓아줬다. 남자 분과 손을 잡아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심장이 두근두근거리고, 콩닥거리는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차마 그를 바라볼 자신이 없어 땅만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실례해서 미안해. 한번 하나에 꽂히면 거기에만 매달리는 성격이라….”

  “그, 그런가요….”

  “하긴 아이돌 활동을 하려면 센다이에서 도쿄까지 와야 하니, 현실적으로 무리겠지. 당황시켜서 정말 미안해.”

  그는 정말 미안하진 마유한테 고개까지 숙이려고 했다. 그런 그를 막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마유는 괜찮아요. 다만, 조금 놀라서….”

  전에 독자 모델로 스카웃 받았을 때도 이렇게까지 적극적이진 않았다. 날 스카웃한 매니저님은 좋은 경험 한번 해보라며, 가볍게 던졌을 뿐.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난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 방금 한 이야기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음, 그 명함은. 그래, 그냥 기념이라 생각하고 받아둬.”

  그는 손목시계를 보더니 자리를 떠나려 했다. 이대로 그를 보내면 안 된다는 마음이 들었다. 황급히 그의 옷깃을 붙잡았다.

  “프, 프로듀서 씨.”

  “응?”

  큰 눈동자를 깜빡이며 나를 보는 그. 어리둥절함, 왜 그러냐는 눈빛에는 숨김이 없다. 마음 그대로를 드러내는 솔직함에.

  “정말, 마유가 톱 아이돌이 될 수 있을까요?”
  마유도 왜 이런 걸 물어보는지 몰랐다. 그저, 마유의 입에서 멋대로 나온 말. 꾸밈없이, 솔직하게 물은 질문에.

  “물론이지! 내 눈은 틀림없다니까!”

  그는 환하게 웃어주었다.

  싸늘한 가을바람이 사라지는 듯했다.

  아, 이 얼마나 눈부신 웃음일까. 마유의 웃음은 언제나 거짓이고, 그 자리를 피하고자 만들어낸 물건인데. 그의 웃음은 너무나도 눈부셨다. 더러운 마유의 웃음보다 너무 밝고, 눈부셔서.

  “우후후.”

  자연스레 웃을 수 있었다.

  “프로듀서 씨는 아직 수습 프로듀서 씨라면서요. 정말 마유가 믿어도 되나요?”

  “윽, 뭐, 아직 수습이긴 하지만 곧 담당 아이돌이 정해질 거야. 정식 프로듀서가 되어서 아이돌을 톱 아이돌로 만들 거라고!”

  “우후후, 만약 당신 같은 프로듀서의 아이돌이 된다면……즐거울 거 같네요♪”

  쿡쿡, 웃음이 지어진다. 머리가 명하지 않아도, 얼굴이, 입가가 마음이 자연스레 웃음을 짓는다. 솔직한 그가 앞에 있기에.

  “그럼 당연하지. 켁, 이젠 시간이 진짜 아슬아슬하네. 미안, 난 가볼게!”

  “아, 잠깐…….”

  후다닥 달려가는 그를 붙잡진 못했다. 멀어지는 그의 등에 뻗은 애꿎은 손가락만 만지작거렸다.

  그가 더 보이지 않게 되자, 그에게 받은 명함을 다시 읽었다.

  “신데렐라 프로덕션, 도쿄…….”

  센다이에서 도쿄는 얼마나 멀까. 신칸센으로 한 시간? 두 시간? 도쿄는 많이 가본 적이 없기에 잘 가늠이 되지 않는다.

  만약 센다이를 떠나 도쿄에서 생활하게 된다면, 아이돌이 되어 그에게 프로듀스 받는다면, 더 이상 거짓 웃음을 짓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도쿄에 간다면 학교나 부모님의 반대가 마음에 걸렸다. 특히 부모님은 분명히 반대하시겠지. 여자애 혼자 어떻게 사느냐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실 거야.

  그럼에도 그의 웃음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깔끔한 정장 차림에,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인상의 그. 허둥지둥하기도 하고, 약간 덜렁대는 모습도 있는 그. 다른 어른들처럼 불편하지 않은 그의 모습.

  그리고, 마유의 손을 꼭 잡아주던 그의 큼직한 손의 온기.

  “우후후…….”

  발그레진 볼의 온기를 느끼며, 들고 있는 큰 봉투 안에 담긴 붉은 실타래를 보았다. 붉은 실. 사람은 운명의 사람과 붉은 실로 이어진다고 한다.

  아직 마유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그가 마유를 솔직하게 대해주고, 아껴준다면…….

  마유는……우후후.

  * * * * * * * * *

  “프로듀서 씨, 오늘은 마유랑 오디션 같이 가는 날이란 거 알고 계시죠?”

  꾸욱, 마유는 프로듀서의 옷깃을 붙잡아 당겼다. 프로듀서는 어쩐지 당황한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알고 있지.”

  “우후후♪ 그럼 어서 같이 가요♪ 마유는 프로듀서 씨가 지켜봐 주신다면 당당히 오디션에 합격해 보일게요.”

  “그건 듬직한 소리긴 한데……그게, 마유 사실….”

  “사실?”

  “노노도 같이 오디션 보러 가기로 했어.”

  “…….”

  마유는 그제야 프로듀서의 뒤에 숨어 중얼중얼거리는 노노의 뒷모습을 봤다.

  “제가 오디션이라니…무리라고 생각하는데요…….”

  양 손의 검지를 꼼지락거리며 바닥을 바라보는 노노. 마유는 프로듀서 뒤에 달라붙어 우울한 오라를 한껏 뿜어내는 노노를 말없이 지켜봤다.

  “…….”

  “마, 마유?”

  “……네에, 프로듀서 씨?”

  기나긴 침묵 속에 나온 마유의 대답은 착 가라앉았다. 빙긋 얼굴엔 미소가 지어져 있으나, 프로듀서는 몸이 떨렸다.

  “호, 혹시, 화났어?”

  “그럴 리가요♪ 마유가 프로듀서 씨에게 화를 낼 리 없는 걸요. 프로듀서 씨도 참, 이상한 걸 물어보시다니…우후후…우후후후…….”

  마유는 프로듀서를 스윽 올려다보며 계속 뜻 모를 웃음소리를 냈다.

  아직 오디션 장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프로듀서는 식은땀이 났다. 왜 벌써부터 평가받는 긴장감이 감도는 건지.

  “그, 그럼 오디션 보러 가볼까?”

  “네에, 프로듀서 씨♪”

  “전 돌아가고 싶은데요…….”

  프로듀서는 결국 살벌한 기운이 감도는 마유와, 계속 도망치려 하는 노노를 끌고 동부 아이돌 오디션으로 향했다.



  늦었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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