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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토 「하루카처럼 이쁜 여자아이가 되고 싶습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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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6, 2017 17:11에 작성됨.

 

추천 브금 : https://youtu.be/w6Jd0wY-xK0

 

1.

하루카 「마코토, 안녕?」

 

나는 화장을 잠시 멈추고, 문을 열고 대기실 안으로 들어오는 하루카를 물그러미 바라봅니다.

생기어린 단발에 귀여운 리본, 여리여리한 원피스까지

그녀는 내게 없는 여성스러움을 온 몸에 빠짐없이 담고 있습니다.

다시 시선을 돌려, 거울에 비친 자신을 처다봅니다.

 

짧게 쳐내린 거친 머리결, 여성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무대 복장.

어색하게나마 귀여운 표정을 지어보지만,

거울 속 나는 표정조차도 아름답지 못한걸.

 

하루카 「마코토?」

 

마코토 「아, 미안 .. 그냥 잠시 다른 생각 좀 했어.」 

 

하루카 「이를테면?」

 

입꼬리를 묘하게 히죽거리면서 다가오는 하루카의 모습에 잘못 걸렸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정말이지, 하루카는 이럴 때에는 눈치가 백단이라니까?

 

마코토 「아니, 그냥 .. 하루카가 부러워서 ..」

 

하루카 「에? 내가?」

 

하루카 「하지만 마코토짱이 나보다 더 인기도 많고 멋지다고?

드라마 오디션도 붙고, 조만간 솔로 앨범도 나오고 ..

다들 마코토를 동경하잖아?

그에 비하면 나는.. 아직 아무것도..

가끔은, 아이돌을 할 자격이 없는건 아닐까 하고ㅡ

나 같은건 더 이상 ..」

 

마코토 「에에? 하루카가 얼마나 이쁘고 아름다운데!

난 하루카야말로 부럽다고!

하루카는 .. 항상 여성스럽고 이쁘니까.

그에 비하면 나는 .. 항상 바지 차림에 멋져야만 하니까..」

 

마코토 「..나도 정말 하루카처럼 이쁘고 아름다운 이미지였으면 좋겠는데..

ㅡ하루카?」

 

하루카 「.. 잠깐만」

 

제 뒤로 슬며시 다가온 하루카가 제 앞머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집니다.

거울 위로, 하루카의 여리여리한 손이 제 거친 머리결 위로 무엇인가를 묶는 것이 보였습니다.

짜잔! 하고 하루카가 손을 치우자,

제 머리에는 어느새 귀여운 빨간 리본이 달려 있엇습니다.

 

마코토 「하루카?」

 

하루카 「헤헷. 잘 어울린다.

마코토도 정말 귀엽고 이쁜 여자아이니까,

사람들도 언젠가는 분명히 다 인정할꺼야.

그러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마.

마코토도.. 나도 언젠간.. 꼭 ..」

 

하루카 「아, 시간 다 됬네?

마코토, 오늘 무대도 힘내는거야?」(미소)

 

마코토 「하루카 ..」(감동)

 

작은 리본에 불과할지 몰라도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저는 무대로 나가기 전 백스테이지에서도 연신 리본은 어루만졌습니다.

그날 관중들 분위기도 신나게 달아올랐고요.

 

집에 돌아와서도, 그날 하루카와 찍은 무대 뒷풀이 사진 속 제 모습을 연신 바라보았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저도 하루카처럼 귀엽고 여성스럽게 된 것 같았으니까요.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저도, 하루카처럼 꼭 이쁘고 여성스러운 아이돌이 되겠다고요.

 

 

2.

오래간만에 휴일이라, 저도 조금은 여성스러운 취미를 즐겨보기로 했습니다.

하루카식으로 말하자면, 쇼핑이에요, 쇼핑!

사실은, 하루카가 먼저 약속을 잡고 싶다고 말했으므로,

저한테는 정말로 고마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언젠가 꼭 한번 하루카랑 같이 쇼핑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약속에 나가기 전에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해 봅니다.

평소에는 바지에 티셔츠만 입고 다녔으므로,

오늘 같은 날에는, 여리여리한 원피스로 한껏 여성스러움을 내 볼 생각입니다.

 

꼭 한번 입어봐야겠다, 생각했던 하얀 원피스를 차려입고

마치 순정만화 속 공주님처럼 거울 앞에서 한 번 돌아봅니다.

흐음..

 

머리만 기르면 잘 어울릴 거라고요?

.. 아마도요?

그래도 무언가 부족한 것 같아서, 지난번 하루카가 줬던 리본까지 달아보지만,

위치가 잘못되었을까요?

왠지 모르게 어색하기만 합니다.

 

 

약속 장소인 쇼핑몰 정문 계단 아래서는 하루카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루카 「마코토!」

 

하루카는 벚꽃이 그려진 이쁜 흰 티셔츠에,

붉은 체크무늬로 장식된 캐쥬얼 셔츠와

단정하고 깔끔한 검은 스커트

그리고 역시나 귀여운 노란색 리본을 양 머리결 옆에 달고 있었습니다.

 

사실은 맨날 보는 모습입니다. 하루카는 옷을 잘 안 바꾸니까요.

하지만, 그 모습이 너무나도 여성스럽고 아름다워서,

저는 문득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하루카에게 다가가 인사하면서, 머리에 달고 있었던 리본을 슬며시 떼서 손가방 속에 넣어버립니다.

 

그런데 하루카의 가녀린 팔 위로, 시퍼런 얼룩이 보입니다.

 

마코토 「하루카? 그거 혹시 멍이야?」

 

하루카 「아.. 이건, 그냥 넘어져서 그런거야.

나, 수시로 넘어지니까 ..

언제쯤이면 더 이상 생기지 않을까?」(스윽)

 

하루카 「...」

 

하루카 「(미소)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돼. 그나저나, 빨리 들어가자 마코토. 헤헷」

 

마코토 「응!」

 

오늘 하루는, 하루카 덕분에 정말로 평범한 여자아이 같은 휴일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푸리푸리한 여성복도 많이 사고, 

하루카 앞에서 옷도 보여주고, 코디도 받아봤습니다.

하루카 덕에, 저랑 정말로 잘 어울리..린다고 생각하는 원피스를 여러 벌 입어봤다고요?

 

사실은요. 저는 정말로 원피스를 좋아하는데,

리츠코랑 프로듀서랑 사장님이랑 아이들까지도 모두 반대하니까요.

사무소가 더 성장할 때 까지는, 계속 잘 나가는 이미지로 나가야 한다니까..

저도 그게 맞는건 잘 알고 있어요.

아이돌 일도 어디까지나 비즈니스니까요.

하지만 좋아하는건 어쩔 수 없잖아요?

 

그리고 오늘은, 하루카 덕에 정말로 이쁜 옷들을, 많이 입어볼 수 있었어요.

쇼핑이 끝난 뒤에는, 평범한 여자아이처럼 크래이프도 먹어보고요.

하루카에게 너무 고마워서, 

왠지 곤란해하는 하루카를 위해 크래이프를 사주면서, 정말로 고맙다고 말했다고요?

 

마코토「우우..어쩌다보니 나만 한가득 사버렸네.

하루카는 마음에 드는게 없었어?

하나도 안 샀네.」

 

하루카 「아.. 응. 그냥 .. (미소)」

 

마코토 「헤헷. 하긴 하루카는 언제나 이쁘니까.

그리고 하루카, 오늘 하루 고마웠어.

정말로 .. 하루카랑 있으면 항상 즐거우니까.」

 

하루카「아냐, 마코토. 나야말로 고맙다고?

마코토가 없었으면 나, 집으로 돌아가는 것 말고는 아무런 곳도 갈 데가ㅡ

.. 뭐라는거니 참. 아무 말도 아냐.

어쨌든, 나야말로 고맙다고.」

 

마코토 「나, 하루카 같은 친구가 있어서 정말로 기뻐!

하루카는 정말로 항상 빛나고, 아름다우니까!

나는 항상 칙칙하구 남자같은데..하루카는 정말로 이쁘고 귀엽다구?

그런 하루카가 나랑 정말루 친한 절친이라서 기쁘다고!」

 

하루카 「.. 절친?」

 

마코토 「응응! 하루카만큼 내 고민을 잘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으니까!

항상 고마워 하루카.

대신에 하루카도, 꼭 고민이 있으면 나한테 말해줘.

꼭 도와줄테니까!」

 

하루카 「.. 그럴 수 있으면 좋겠네. 헤헷」

 

하루카 「.. 그리구, 나도 마코토 같은 절친이 있어서, 항상 고맙다구?

그리고 마코토, 너무 스스로에게 그러지 않아도 돼.

마코토도 정말로 이쁘고, 귀여운 여자아이라고?

언젠가 다른 사람들도 모두 알아줄꺼야.」

 

마코토 「하루카..」(감동)

 

그 날 쇼핑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하루카 말이 맞아요.

저도 하루카 .. 만큼은 아니지만 이쁘고, 귀여운 여자아이라구요!

내일은 리츠코에게 꼭 한번 말해볼 생각입니다.

 

큰 결심을 하고, 그 다음날 사무소로 출근해봤지만 리츠코는 없었습니다.

대신 누군가가 뒤를 쿡쿡, 찌르길래 돌아보니

이오리가 저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이오리 「야, 마코토. 잠깐 와 봐. 아이들이랑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3.

이오리를 따라 2층의 사무소 휴식실로 내려가보니,

아이들이 대부분 모여 있었습니다.

미키, 히비키, 아미, 마미, 아즈사씨, 타카네, 치하야, 유키호까지

다들 쇼파에 앉아 있거나, 의자를 끌어와서 걸터앉아 모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표정이 다들 별로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요?

 

이오리 「.. 이렇게 부른건, 하루카 문제 때문이야.

오늘은 아예 몸이 아프다면서 그냥 나갔다니까?

게다가 리츠코 말로는, 나가면서 우는 것 같았데.」

 

리츠코 「.. 확실히, 감정이 많이 격해진 것 같았어.」

 

미키 「.. 미키적으로도 하루카가 걱정되는거야! 요즘따라 많이 힘들어 보이는거야!」

 

히비키 「자신도 요즘, 하루카가 정말로 걱정된다죠..

자신은 인기 없다는 말만 계속 하구..」

 

마코토 「잠깐, 하루카가 왜?.. 무슨 말이야 다들?」

 

마코토 「하루카는 괜찮다고? 당장 어제만 해도 아무 일 없이 나랑 쇼핑하고 그랬는데 ..」

 

타카네 「.. 실로, 그러하다고 생각하나요?

최근 하루카의 모습에서, 무언가 이상한 건 없었는지요.」

 

마코토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루카는 정말로 괜찮아. 훗.

이거 사실은 무슨 몰래 카메라라던가 그런거지? 그치?」

 

유키호 「마코토 ..」

 

하지만 정말로, 다들 표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루카에게 문제가 있을 리가 없어요.

그도 그럴게, 하루카처럼 항상 빛나고 밝고 이쁜 여자아이는 없잖아요.

그리고 하루카랑 저는 절친이니까요.

분명히 문제가 있었더라면, 저한테 먼저 말해줬을 거에요.

 

그러니까 하루카는, 분명히 문제가 없어요.

아이들이 무언가 잘못 생각하는게 분명할 ㅡ

 

이오리 「.. 요즘, 하루카가 자주 지각하고 침울해하는거 혹시 알고 있어?」

 

마미 「요즘 하루룽을 보면, 정말로 언제 쓰러질지 몰라서 무섭다구!

그리고 일부러 툭툭 넘어지구.. 계속 다치구.. 멍도 이상하게 많구」

 

아즈사 「아라아라..요즘 멍하니 창가만 바라보는 일도 많고 

.. 정말로 아무런 이상한 점도 없었니, 마코토?」

 

문득, 몇 몇 가지가 무심코 떠오릅니다.

팔뚝에 멍들 .. 대기실에 멍하니 앉아 있던 모습이랑,

가끔 튀어나오는, 왠지 모르게 자신감 없어진 말투..

하지만 그런건 ...

 

그런건, 하루카가 자주 넘어지고..

누구라도 열심히 일하다 보면 힘들 수 있으니까 ㅡ

 

마코토 「.. 그럴리가 ..」

 

치하야 「나도, 마코토 말대로 하루카에게 정말로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마코토도 알고 있잖아.

무슨 이유에서든, 하루카가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그 이유가 뭔지는 몰라.

인기 문제일 수도, 건강 문제일 수도 있겠지.」

 

치하야 「일단 사장님이랑, 프로듀서에게는 다 말해놨어.

어쩌면, 하루카는 지금은 조금 쉬어야 될지도 몰라.」

 

마코토 「.. 난..모르겠어.

내가 보기엔 ..하루카에겐 아무 문제가 없는데..」

 

치하야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어. 우리들도 ..

하루카는 우리 모두에게 정말로 소중한 친구니까.」

 

회의를 마치고,

오늘 하루동안 예정된 오디션 스케쥴과 무대에 오르는 내내

줄곧 하루카에 대해서 생각해 봤습니다.

생각해보니,

하루카의 팔과 다리에서 떠나지 않던 멍이라던가,

가끔씩 보여주는, 왠지 모르게 우울해 보이는 표정 같은건

분명히 이상한 것이였는지도요.

 

저는, 절친이라면서,

하루카가 필요하면 무엇이든 도와주겠다고 말했으면서

사실은 제가 보고 싶었던 것만 봤던 건 아니였을까요?

그런 생각이 마음 속에 가시 박힌 바퀴가 되어

하루카를 떠올릴 때마다 제 마음 속을 괴롭힙니다.

 

하루카의 목소리라도 한 번 들어봐야 될 것 같아서 전화를 해봤지만,

하루카는 받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하루카가 정말로 걱정이 되어서,

코토리씨에게 전화를 걸어, 하루카의 집 주소를 알아봤습니다.

군마 현 .. 단독주택이였습니다.

 

군마 현으로 향하는 도시 열차에 탑승할 때 즈음엔,

하늘은 눈이 부실 정도로 붉은 석양으로 온통 물들어 있었습니다.

덜컹거리는 열차 안에서 하루카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그동안 절친이라면서 하루카가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고 있었구나, 하고

하루카에게 괜시레 미안한 마음을 느낍니다.

그래도 하루카가 힘든게 있다면, 정말로 꼭 도와줄테니까요.

그러니까 ㅡ

 

열차에서 내릴 즈음엔, 이미 해가 저물어 온통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거리에는 가로등조차도 없이 한가하고 적막해서,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하루카는 집으로 가기 위해서 매일 이 밤하늘 아래를 혼자 지나다녔구나..

 

하루카와는 예상 외로 빨리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루카는 역 근처 텅 빈 놀이터의 녹슨 그네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놀이터의 낡은 그네 위에 앉아,

하루카는 고개를 무릎 위에 푹 묻은 채, 숨 죽여 울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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