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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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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06, 2017 03:38에 작성됨.

“네가 아이돌이라고?”

 

네가 아이돌을 하겠다고 말했을 때, 정말로 농담이라고 생각했어. 난 네가 아이돌에 어울리기전에 될거라는 생각자체를 해본 적이 없었어. 너라면, 좀 더 이렇게, 사육사같은 것이 되지 않을까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어. 때로 인간의 것이 아닌 것같은 동물과의 교감으로 해외 취업같은 것을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게 전부였지. 그런데 갑자기 아이돌이 된다니, 폭탄발언도 정도가 있지.

거기다가 고향을 떠나서 도쿄로 가겠다고? 혼자서? 그래도 이제 16살인데,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그래도 많은 의혹이 너를 말려야된다고 했지만,그땐 왠지 말리는 말보다 다른 말이 나왔어.

 

“어째서 아이돌이 하고 싶어?”

“...웃지 않을거야?”

 

내 질문에 잔뜩 움츠리며 되묻는 너는 얼굴이 잔뜩 상기되어있었어. 누가봐도 그건 말하고는 싶지만 내용이 너무 창피해서 말못하는 표정이었지. 지금 생각해도 그때의 모습은 귀여웠어. 아. 혹시 창피해하고 있는거야? 아무말도 안하고 있는 모습이 조금 불안한데...난 신사니까 못 본 척할게.

 

“웃지 않을게”

“거짓말. 신의 말은 믿을게 못되. 항상 거짓말만하고 가볍잖아”

“...이녀석!”

 

너를 생각해서 진지하게 대답한 말에 그런 식으로 폭언을 할 필요는 없잖아. 뭐? 인과응보? 그런 너야말로 매번 완벽하다고 말하면서, 프로듀서씨가 없으면 안절부절못하는..컥!!

...이번엔 네가 먼저 때린거야. 난 여자라도 안봐주는 주의라고…!!!....끄응...됬어. 지금은 하던 이야기나 계속 하자. 어디까지 했었지?

 

“하지만, 지금은 말할 사람이 신밖에 없으니까 말해줄게”

“뭐야, 그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말은..”

“이익 잠자코 듣기나 해!”

“네-...”

 

뭔가 잡스런 회상이 섞여있는데, 일단 넘어가고…그래, 이 다음이 대박이었지. 초중요.



“...다른 내가 되보고 싶어”

 

혹시 중2병이셨습니까? 아니라고요? 유감! 당신은 훌륭한 중2병이십니다! 커억! 거긴 안되! 기브업! 기브...그...어업!!

알았어. 이제 그만 놀릴게.






어쨋든간에 너는 네가 말하고도 부끄러운지 고개를 푹 숙이고 귀까지 빨개졌지. 안절부절해서 손을 꽉지끼고 안쪽으로 모은 발을 꼼지락거렸지.

 

“...그게, 프로듀서란 사람이 그랬어. 도쿄에 가면 새로운 나를 보여주겠다고...무대에서 누구보다 반짝이고, 사람들에게 환호를 사랑을 받고, 멋진 의상과 좋은 노래로 세상에...나를 보여주겠다고 했어”

“...그렇게 하고싶어?”

 

너는 여기에서 이렇게 있는 것보다, 다른 세상에서 사는게 더 좋다고 말했어. 그땐 나름 상처였지. 난 여기가 좋았거든. 기후가 좀 후덥지근하지만...좋은 풍경과 좋은 사람들, 좋은 시간을 보내는 여기가 소중했어. 그리고 너도 좋아한다고 생각했지. 너에게도 분명 소중히 여길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어. 그래, 큰 착각이었어.

 

“그래도 말이야. 나는 반짝이고 사랑받거나, 예쁜 의상을 입거나, 멋진 노래를 부르는 일도 좋지만...그런 것보단 다른 세상을 보고 싶어. 내가 보지 못한 장소를 가보고 싶어”

“반드시?”

“응, 반드시”

 

어느샌가, 너는 나를 똑바로 보고 말하고 있었어. 더이상 손과 발을 숨기지않고 당당하게 내밀고 있었어. 그리고 결의에 찬...그런 눈은 처음이었지. 책에 쓰여있는 신념에 가득 찬 눈이었다고 생각해.

나는 그 눈을 보고 말문이 막혔지. 다른 어떤 말로도 너를 막을 수 없다는걸 알았거든.

하지만, 동시에 꽤나 입안이 쓰렸지. 배신당했다는 느낌? 너도 여기를 아무렇지 않게 버린다고 생각했어.

 

“그래, 너라면 할 수 있을거야”

 

그럼에도 난 쓴웃음으로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지. 나도 알아. 속이 좁은 놈이라는거. 알고있어도 그때는 그렇게밖에 못하겠더라고. 생각하는거랑 입이 따로 논다는 느낌이었지.

내뱉고나서도 자기혐오?같은게 생기고말이야.

 

“그래서, 자신이 톱아이돌이 되어서 돌아오면 여기를 더 멋지게 꾸며볼거야. 세~~계에서 최고로! 멋지게 말이야!”

“하? 돌아와?”

“응?”

 

하지만 넌 그런 나를 비웃듯이 돌아온다고 말했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한거 아냐? 대부분은 이 섬을 나가서 돌아온 사람은 노인이나 실패자였지. 예외는 있었지만, 성공해서는 여기에 돌아온 적은 없었어. 그런데 성공해서 돌아온다고?

내 눈치를 보던 너는 내게 말했지. 지금에서야 묻지만, 너 그때 내가 생각하던걸 알고있던거 아냐?

 

“자신은 이 곳을 좋아해.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아니야. 하지만...그런건 싫어! 난 모두가 이곳을 좋아해줬으면 좋겠어. 내가 좋아하는걸. 다들 같이 좋아해줬으면 좋겠어!”

“...”

“그럴려면 많은걸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어. 왜..그, 적을 알고 자신을 알면 백전백승이라잖아. 하지만 자신은 다른 세상에대해 아는게 없어.”

“.......”

“그래서 자신은 보러갈거야. 사람들이 여기를 좋아할게 만들고싶어! 많은 사람들과 가족이 되기위해서!”

“뭐야, 그게. 여기를 하와이로라도 바꾸겠다는거야?”

 

농담식으로 받아넘기긴했지만, 그때 나는 느꼈어. 너랑 나는 그릇이 다르구나. 난...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어. 이 섬이 점점 작아지는걸 당연하게 생각했어. 매년 관광객은 많아지지만, 그뿐인걸.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계속 줄어들뿐. 그저 사람들이 몰라준다고 투정부리고 외면했을뿐.

아니. 어쩌면 난 여기를 그렇게까지 바꾸고 싶지 않았던건 아니었을까? 난 너보다 이곳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던거야. 넌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어?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그때의 난 너처럼 속에 있는 이야기를 꺼낼 정도로 용감하진 않았어. 네가 말한 것처럼 난 툭하면 거짓말에 가벼운 남자니까. 핫. 그건 지금도 마찮가지인가?

 

“하와이라...그 정도가 딱 좋을 것같아!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내 고향을 좋아해줬으면 좋겠어! 가나하 히비키가 제일 좋아하는 것, 고향이라고!”

 

비꼬듯이 말한 말을 너는 진지하게 맞받았지. 진짜 두 손 두 발 다 들었어. 완벽한 패배였어. 스케일을 크게 잡는 것도 정도가 있지. 바보같이 말이야.







그리고 너는 몇주뒤에 도쿄로 떠났었지. 도쿄로 간 뒤로는 연락을 잘 안하겠됬지. 아리사랑은 자주 보내던 모양이던데. 뭐, 나는 나름대로 바빴으니까. 여러가지로.

….솔직히 그 고백이후로 난 너를 질투하고 있었어. 그렇게 자신하는 너를 말이야. 나보다 내 고향을 더 사랑하는 너를…

아마도 문자를 하지 않았던건 마지막 자존심이 아니었을까? 햇병아리의 자존심. 큭큭.

멋대로 생각해. 솔직히 기억도 잘 안나니까. 무슨 생각이었는지 내가 알고싶어.

그리고 어느순간 나도 네가 다시 생각났을 때에 보니까 넌 이미 톱아이돌이 되어있었지. 정말 tv에서 네 모습을 보고 한순간 정신이 날아갔다니까.





뭐, 이상이야. 거봐, 특별한 이야기따위 없잖아. 대체 뭘 기대한건지는 모르겠네. 하? 빠진 부분?

….으음…그런 부분이 있던가? 쓸데없이 자세한 것같은데...뭔가 빠진게 있다고?

아? 꿈을 이루고 돌아오면 소원을 한 가지 들어주기로 했다고?

….그런 기억 없어. 아니 진짜로 없으니까. 아니아니아니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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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라고 되어있지만, 딱히 이어지진 않을거예요

옴니버스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같네여.

하지만 군인이라 언제 또 한 편을 다 쓸지는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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