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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 「휴가 복귀한 코토리씨가 이상한 씨앗을 주셨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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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01, 2017 12:05에 작성됨.

 

추천 브금 : https://www.youtube.com/watch?v=rUq4oFv_yRo&list=PLTLEbjcUxDGzXmWpobtTL_apK5ekdC5n4&index=8

1.

힐끔힐끔.

사무소 쇼파에 앉은 하루카는 코토리씨의 자리를 간간히 살피며 그녀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코토리씨와 하루카만 있는 사무소에는 ㅡ타닥타닥, 

코토리씨가 키보드 자판 두들기는 소리를 제외하면 삭막한 침묵만이 감돌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불편한 기분으로, 쇼파에 앉아 코토리씨의 눈치만 살피며 하루카는 생각했다.

휴가 이후 코토리씨가 어딘지 모르게 변했다고.

 

평소 소심하고 덤벙대지만 대체로 쾌활한 모습만을 보여주던 그녀였다.

하지만 지금, 컴퓨터 앞에 키보드를 기계적으로 두들기고 있는 창백한 그녀는

그 이전 모습에 비하면 뭐랄까..

생기를 빨리고 있는 미이라 같은 모습이였다.

더욱이, 위로 길쭉한 모자를 쓰고 있었다.

본인 말로는 휴가 기간에 사온 것이라고 그랬는데,

그래도 사무소 안에서까지 벗지 않는 건 잘 이해되지 않는 점이였다.

 

무덤과도 같은 적막함을 참을 수 없었던고로,

결국 하루카가 먼저 입을 열고야 말았다.

 

하루카 「저 저기 코토리씨. 이번 휴가 때 어디 가셨어요?」

 

코토리 「고향.」

 

코토리가 짧고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다시 삭막한 침묵이 이어지려나 싶더니,

코토리씨가 미소를 짓는마냥 기괴하게 입꼬리를 비틀면서 이어서 말했다.

 

코토리 「우리 집은 도쿠시마현이야. 조용'했던' 시골마을이지.」

 

잠시동안, 하루카는 '했던'이라는 말이 잠깐 거슬렸으나,

분위기에 휩쓸려 따로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코토리 「그런데 휴가 첫 날에 운석이 떨어졌어..

아무도 모르게, 마을 한복판에..

그런데, 아무도 안 다쳤단다? 

아, 그 밤중에 근처에 나갔던 사람들 몇 명이 무슨 이유에선지 실종되기는 했지만. 후훗」

 

그녀의 말이 진짜일까? 뉴스에서는 본 적 없었는데..

하지만 농담이라고 하기엔, 코토리씨의 표정이 워낙 진지하였으므로,

하루카는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쳐주었다.

 

코토리 「그런데 실종자들이 발생한 다음날부터, 

이상한 덩쿨들이 떼를 지어서 운석 주변에 자라기 시작했다고?

그것은 우연이 아니야. 분명히 계획된ㅡ

..그 덩쿨 식물들은 추락 지점을 중심으로 마치 지하 무덤에서 번지는 곰팡이처럼 자라나면서ㅡ」

 

ㅡ덜컥

 

프로듀서 「저 왔습니다!」

 

하루카 「프로듀서씨!」(활짝)

 

프로듀서 「아, 하루카니? 하루카 안녕?」

 

코토리씨의 기괴한 이야기에 내심 겁에 질려 있었기에,

때마침 프로듀서가 들어오자 하루카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녀의 작은 두 손에는,

어제 하루카가 정성스레 구운 앙증맞은 과자가 담겨 있는, 작은 봉지 하나가 쥐여져 있다.

하루카는 과자를 뒤에 감춘 채, 프로듀서를 향해 다가갔다.

 

하루카 「저기 프로듀서, 항상 고생하시죠? 그래서 제가 드릴 선물이ㅡ」

 

미키 「허니! 미키만 냅두고 혼자서만 너무 빨리 올라간거야!

어 하루카도 있네? 안녕?」

 

과자를 건네려던 손이 잠깐 굳어버린다.

평소처럼, 미키가 자연스럽게 프로듀서의 옆에 달라붙고

프로듀서는 곤욕스러워 하면서도 내심 나쁘지는 않은 눈치이다.

하긴, 미키 같은 톱 아이돌이라면 누구라도 저러겠지..

그 사이에서 하루카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프로듀서 「미, 미키..허니라고 부르면 안된다니까..

하루카, 미안하다. 지금은 미키의 인터뷰 때문에 잠깐 사무소에 들린 거라, 바로 나가봐야 할 것 같아.」

 

하루카 「...어쩔 수 없죠. 헤헷..」

 

미키 「그러면 다음에 보는거야, 하루카!」

 

미키는 몸매도, 성격도, 아이돌로써의 능력도 모두 완벽하다.

그녀는 정말로 별처럼 빛난다. 어디에 있던 군계일학으로 눈에 띄는 아이.

그런 미키는, 프로듀서를 정말로 사랑하고 있다. 나랑 함께..

그런데 미키에 비하면 나는..

 

나 같은건 어쩔 수 없는건가? 헤헷

 

습관처럼 머리에 살짝 꿀밤을 가져다 대며,

쾌활한 척 혀를 가볍게 내밀며 웃어보지만 기분은 풀리지 않는다.

그런데, 뒤돌아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코토리씨가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하루카에게 무엇인가를 건넸다.

그것은 이상한 씨앗이 담긴 비닐 봉투였다.

 

하루카 「힉!..코토리씨?」

 

코토리 「그..씨앗이야. 하루카의 소원을 이루어줄지도 모른다고?

후훗. 몇 개 먹어봤는데, 엄청나게 맛있으니까.

그 씨랑..꽃은 엄청나게 맛있어서, 마치 유혹하는 것만 같다니까?

난 계속 먹고 있어. 너무 너무 너무..먹어도 먹어도..

..휴가 선물이야. 가져가.」

 

봉투 안에는 커다란 아몬드 같은 씨앗들이 가득 담겨 있다.

기괴한 줄무늬들을 제외하면, 외형 상으로는 무척이나 평범해서, 

하루카로써는 코토리씨가 아몬드로 장난을 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코토리씨의 표정이 워낙 기괴하리만치 뒤틀리고, 왠지 모를 악의가 담겨 있어

하루카로써는 사악한 마법에 홀린 듯, 암습하는 불길함 속에서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 수 밖에 없었다.

 

그것 외에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

미키 급의 스타 아이돌이 아닌 이상, 지역 아이돌 하루카로써는 하루에 두어개 정도의 스케줄이라도 있으면 많은 수준이였으니까.

집에 들어가자마자, 아무도 없는 자취방에 버릇마냥 인사하고

가방을 아무렇게나 내팽게치고 어지러운 거실 방바닥에 몸을 눕힌다.

왠지 울음이 나올 것만 같은 기분이다.

 

하루카 「역시 난..미키에게는 안 되겠지?」

 

문득, 가방 쪽에 눈이 간다.

그러고보니, 코토리씨가 사준 씨앗이 있었지?

 

하루카 「휴..기분도 꿀꿀한데, 과자나 만들어야겠다.

무슨 견과류 같던데..코토리씨가 사준 씨앗도 넣으면 더 맛있을꺼야.」

 

 

다음날ㅡ

그 다음날, 운 좋게도 하루카의 수제 과자를 처음으로 시식한 사람은 프로듀서였다.

과자를 한참이나 오물거리던 프로듀서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프로듀서「오늘은 맛이 다르네? 하루카.

훨신 맛있었어. 특히 씨앗이 무언가 열대 과일 같기도 하고 장미 같은 향이 나기도 하고 좋던데?」

 

하루카 「헤헷. 이번에 새로 만들어본 과자거든요.

입맛에 맞다니까 제가 기쁜걸요?」

 

히비키 「응? 뭘 그렇게 맛있게 먹는거냐죠?」

 

하루카 「아! 히비키짱도 먹어볼래?」

 

미키 「미키도 먹어보고 싶은거야!」

 

그 전날에 과자를 넉넉히 만든 덕에,

프로듀서와 765 사무소 동료들 모두에게 과자를 나눠줄 수 있었다.

하루카는 고마운 마음에 코토리씨에게도 과자 한 봉지를 나눠주려고 했지만,

왠일일까? 코토리씨는 사무소에 결근해 있었다.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몸이 아파서 한 동안 쉬어야 될 것 같다고 했단다.

하루카는 코토리씨 병문안이라고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사장님께 물어 그녀의 주소를 확인했다.

 

집에 돌아와서,

하루카는 어제처럼 또 과자를 만들었다.

코토리씨의 씨앗을 넣어서.

 

2.

다음날ㅡ

문 안쪽에서 다소 신경질적인 소리가 나고 있었다.

살짝 신경쓰여, 들어가기 전에 귀를 살짝 대니

미키의 목소리였다.

무슨 이유에선지, 미키가 프로듀서에게 화를 내고 있는 것 같았다.

 

하루카 「이상하네..」

 

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가니,

과연 미키가 프로듀서에게 신경질적으로 소리지르고 있었다.

 

미키 「허니 실망인거야! 그거 하나 달라는데 못 주고!」

 

프로듀서 「정말 없다니까 미키? 도데체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뭐야?」

 

미키 「끝까지 거짓말..허니 미워! 아니 이제는 그냥 프로듀서인거야!」

 

말다툼 끝에 프로듀서는 그대로 사무소를 나가버렸다.

스쳐 지나가며, 표정이 딱딱하게 굳은게 얼핏 보였다.

프로듀서가 저렇게 흥분한 것을 보게 된 것은, 하루카로써는 처음 있는 일이였다.

 

하루카 「저기..호, 혹시 싸운거야?」

 

미키 「흑..허니가 나한테 거짓말을 한 거야.」

 

하루카는 훌쩍이는 미키의 옆에 앉아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하루카 「괜찮아..그런데 혹시 무슨 일인지 알 수 있을까?」

 

미키 「하루카의 과자..더 달라고 했는데 있으면서 안 준거야.

..그런데 하루카.」 미키가 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하루카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미키 「과자 더 있지?」

 

마치 굶주린 포식자 짐승이 멋이를 노리는 듯한, 초롱초롱하고 탐욕이 가득한 눈빛이였다.

단 한번도 미키에서 본 적 없는 모습이였기에,

하루카는 자신도 모르게 살짝, 주춤거렸다.

 

하루카 「으, 응..과자 여기 있어.」

 

미키 「와! 하루카 사랑하는거야! 허니, 아니 프로듀서 따위보다 훨씬 나은거야!

이제 프로듀서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거야!」

 

마치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과자가 담긴 봉지를 들고 방방 뛰다가,

이내 쇼파에 앉아 게걸스럽게 과자를 입에 쑤셔 넣는 미키를 보며

하루카는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미키가 미친걸까? 아니면 혹시 프로듀서랑 싸워서 크게 실망한걸까?

아니면..과자 때문일까?

과자 때문이라면..그 씨앗 때문에?

 

순식간에 과자를 모조리 먹어치운 미키는 하루카가 부르기도 전에 쇼파에 누워 잠들어버렸다.

별 수 없이, 미키에게 담요를 덮어준 하루카는

프로듀서를 따라 옥상으로 올라갔다.

 

바깥에서는 프로듀서가 바람을 쐐고 있었다.

아니, 바람을 쐐는 척 하면서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하루카 「담배인가?」

 

문득 든 궁금함에, 하루카는 최대한 들키지 않게끔 프로듀서를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중간쯤에서 프로듀서는 그녀의 접근을 눈치채고는,

황급히 손바닥 위의 무엇인가를 감추었는데,

그 순간, 하루카는 프로듀서가 손을 황급히 주머니에 넣기 전에

그 손 안에 쥐어져 있는 것이 무언인가를 알아보았다.

그것은, 그녀가 만든 과자였다.

 

프로듀서 「아..다행이다. 하루카였니?..어쨌든.

미키 일은 신경쓰지 마. 사소한 일이니까.

설마 미키가 그런 이상한 걸로 화를 낼 줄이야.

있지도 않은걸 가지고 말이야..」

 

하루카 「저..저기 괜찮으세요?」(걱정)

 

프로듀서 「괜찮아 괜찮아..그것보다..」

 

프로듀서 「혹시, 과자 더 있니?」

 

입으로는 웃고 있어도, 두 눈동자는 기묘한 갈증과 탐욕으로 반짝이고 있었기에

하루카로써는 당장이라도 주지 않으면 달려들 것만 같다는 생각까지 날 정도였다.

결국 그녀는 가져온 과자를 전부 프로듀서에게 건넬 수 밖에 없었다.

과자를 받고 나서야, 프로듀서가 다시 환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프로듀서 「하하. 고맙다. 아이들이랑 잘 나눠먹을께.

정말 고맙다. 하루카. 아! 그러고보니 하루카 지난번에 그 스케줄 하고 싶다 했지?

그거 미키 대신 나가. 미키보다는 역시 하루카가 훨씬 어울려. 

게다가 미키 상태가 영 좋지 않으니까, 오늘 대신 나가렴.

아 그리고 하루카, 나는 미키보다는 하루카가 더 맘에 드는거 알지?

그러니까..과자 잘 부탁한다.」

 

하루카 「저, 정말로요? (꾸벅) 감사합니다 프로듀서!

과자 꼭 더 만들어드릴께요!(활짝)」

 

그날, 오래간만에 하게 된 광고 면접 오디션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당장 내일 광고 녹화 계약까지 하게 되었다.

간절히 바래왔던 스케줄이 자신에게로 돌아오자,

하루카는 미키에 대한 죄책감도 잠시, 오래간만에 흥분과 즐거움에 잠겨 있었다.

 

사무소에 돌아온 하루카는, 자취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코토리씨의 자리를 잠시 눈여겨본다.

오늘도 코토리씨는 나오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하루카는 밀가루를 반죽하고

스위치를 돌려 오븐을 켰다.

이내 씨앗으로 눈을 돌린다.

오늘 프로듀서와 미키가 보여준 이상한 태도가 돌 사이에 낀 마지막 닻처럼 그녀의 마음에 걸렸다.

분명, 이 과자에 어떤 기묘한 중독성이 있는건 분명했다.

그걸 생각하면 마음이 계속해서 불편하고 쿡쿡 쑤셔왔다.

 

하지만 양심이란, 본디 언제라도 무너질 폭풍우 속의 썩은 나무 담벼락과도 같은 것인지라,

가뭄의 단비마냥 오래간만에 성공을 맛본 하루카를 막기에는 너무나도 약했다.

어쩌면, 그런 이유 말고도 하루카 또한 이 이상한 씨앗들에 영향을 받은 것 때문일런지도..

 

어찌되었건, 하루카는 씨앗이 이상한 것을 알면서도

또다시 씨앗을 사용하였다.

정성스레 자른 씨앗을 과자 반죽에 털어넣고,

시험삼아 작게 몇 조각 잘라서 자신의 입에 털어 넣는다.

입 속에서 향긋한 열대 과일 맛과 짙은 장미향이 잠시 감돈다.

 

어찌되었건, 그날도 하루카는 과자를 만들었다.

씨앗을 넣어서.

 

3.

다음날 사무소로 출근하자마자 하루카는 사무소 아이들 사이에 들어갔다.

사무소에는 이오리와 히비키가 먼저 와 있었다.

평소처럼, 이오리는 히비키를 놀리고,

히비키는 놀리지 말라며 응석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하루카가 그 사이에 들어가, 천연덕스럽게 둘 사이에 끼어들자

둘의 눈은, 마치 파블로브의 개마냥 하루카에게로 돌아갔다.

이 둘 또한, 지난번 먹은 자신의 과자에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했다.

문득, 하루카는 과자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하루카 「이오리.」

 

이오리 「으, 응?」

 

하루카 「혹시..오렌지 쥬스 줄 수 있을까?」

 

이오리 「헤? 하루카, 내가 오렌지 주스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면서 그런 소릴 하는ㅡ」

 

하루카 「헤헷. 물론 알지. 그러면..이 과자는 역시 히비키에게로ㅡ」

 

이오리 「자 잠깐! (휙) 여, 여기 음료수야. 생각해보니까 맨날 오렌지 쥬스만 먹으니까 질린다고?」

 

하루카 「고마워. 헤헷.」

 

힐끗, 히비키의 쪽을 쳐다본다.

자신이 보던 말던, 마치 목마른 고양이마냥 안절부절 못하며,

이오리를 질투하며 손톱까지 뜯고 있는 히비키의 모습에 하루카는 왠지 모를 쾌감을 느꼈다.

언제나 자신보다 뛰어났던 히비키였다.

그런 그녀가 자신이 만든 과자에 저러고 있다는게 하루카로써는 믿기지가 않았다.

 

히비키「하 하루카..혹시 과자 더 없을까?

아침부터 과자가 계속 생각나서 떠나질 않았어..」

 

하루카 「근데 어쩌지..남은 과자는 다 내 꺼인데..흐음..」

 

히비키 「우갹! 그, 그럴순 없다죠! 하루카만 계속 기다렸는데..(울먹)」

 

하루카 「그래도 혹시..히비키가 개 흉내를 내서 날 웃기게 해 준다면 내껄 줄 수 있을지도?」

 

히비키 「우..우우..저, 정말 해야돼?」

 

하루카 「과자가 먹기 싫다라던가..헤헷」

 

히비키 「아, 아니야! 하 할께...우우..왈왈! 헥헥..왈왈!」

 

눈 앞에서 두 팔과 다리를 바닥에 붙이고는, 마치 개처럼 필사적으로 왈왈거리는 히비키를 보며

하루카는 묘한 쾌감을 느꼈다.

항상 자신보다 뛰어난 히비키였는데..그런 히비키가 마치 개처럼 엎드려서 짖고 있는 것이다.

히비키를 향해, 손바닥에 과자를 하나 올려두고는

간식을 앞둔 개처럼 달려들려는 히비키에게 검지를 펼쳐서 막아세운다.

 

하루카 「떽! 기다려..옳지..이번엔 엎드려볼래?」

 

어느새 부끄러움도 잊었는지, 히비키는 그대로 땅바닥에 엎드린다.

핫팬츠에 반팔 티인지라 허리가 그대로 먼지 가득한 땅바닥에 닿았지만,

히비키는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로, 혀를 내밀고는 헥헥거리며 열심히 개 흉내를 내고 있었다.

드러 누운 히비키의 입을 벌리고, 안에 과자를 살며시 넣어준다.

누워 있는 히비키에게 과자 하나,

어느새 간신배처럼 옆에서 부채를 부치며 아양을 떠는 이오리에게도 하나.

 

하루카 「후훗. 정말 재미있네.」

 

이제는 완전히 개처럼 행동하는 히비키의 배를 쓰다듬어본다.

건강하게 그슬린 매끈한 히비키의 복부.

 

하루카 「말랑말랑하네 헤헷. 히비키, 개야 개!」

 

히비키「왈왈! 왈왈!」

 

사무소 문이 열리며, 유키호와 치하야, 야요이가 들어온다.

그녀들은 땅바닥에 개처럼 드러누운 히비키와,

그런 히비키를 강아지처럼 가지고 놀고 있는 하루카의 모습에 기겁한다.

 

유키호 「히익! 하, 하루카 무슨 일이ㅡ」

 

하루카 「아! 미안..장난 중이였는데. 그런데 혹시..」

 

하루카 「너희들도, 과자 더 먹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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