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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치바나 아리스의 센티멘탈한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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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31, 2017 20:16에 작성됨.

<타치바나 아리스의 센티멘탈한 월요일>
 
7/31일. 13: 00
Side : P
 
"그럼, 제 21차 타치바나 아리스 대책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잠깐, 21차? 애초에 아리스 짱 대책회의란건 뭐야?"
"에헷, 그건 그냥 넘어가주는거다냥 미카짱."
"그나저나 회의실에 과자 들고 와도 되는 거야?!"
 
여기는 346프로 제 2회의실. 원래라면 프로듀서끼리, 혹은 프로듀서나 아이돌들이 서로의 업무를 두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곳이겠지만, 지금 이 회의실의 분위기는 혼돈으로 바뀌어 있었다. 원래라면 관리해야하는 프로듀서는 현재 업무로 나간 상태, 상무라도 있었으면 이 일에 제제를 가하겠지, 회의실의 입장에서는 불행하게도 그들을 제지할 상무는 협의를 위해 밖으로 사라진 상태였다. 이 계획의 발안자인 미야모토 프레데리카는 안경을 과장된 표정으로 밀어올리고 어디서 주워온지 모르는 의사봉을 두드렸다.
 
"엣헴, 엣헴. 오늘의 의제를 말하겠습니다."
"아 프레짱 방금 좀 닮았어."
"프레짱 극단 오늘은 성공이네!  어쨌든 오늘의 주제는 아리스짱의 얼굴에 어떻게 하면 웃음을 되찾아 줄까! 입니다."
"...프레데리카가 아리스라고 부르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와오~ 미카가 할 수 없는 일은 말하는게 아니다만 "
"아리스는 놀리는 맛이 있으니까 프레짱에게 그걸 요구하는 건 무리지 않나 하는데-"
"아, 알 것 같아 그거! 좋은 냄새가 나지, 아리스짱."
"엣헴."
 
이야기가 산으로 갈 조짐이 보이자, 카나데의 헛기침이 회의실 분위기를 다시 원 상태로 돌려놓았다. 
 
"그래서, 이렇게 우릴 모은 건 프레데리카였지? 자세한 이야기를 먼저 해 주겠어?"
"하잇! 그럼 프레데리카 형사가 조사한 것을 설명드리겠습니다!"
 
프레데리카는 다시 똑바로 선 후, 안경을 한 손으로 치켜올리더니 손에 든 종이를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평소에 T치바나 A씨는 ..."
"아니, 이미 의미 없는거 아닌가 그 가림?"
"미카, 조용히."
"내가 이상한 거야?!"
 
앞의 소근거림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프레데리카는 진지한 목소리로 글을 읽어나가고 있었다.
 
"평소와는 달리, 케이크 위의 딸기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아 그건 큰일이다."
"본 형사가 아리스라고 불러도 반박하는 목소리에는 활기참이 없었으며..."
"반박하긴 했구나."
"그야, 그 톡톡 튀어오르는게 아리스 짱의 아이덴티티일걸? 원액 같은 느낌이잖아 아리스짱-"
"요즘 타치바나 씨가 우울해하시는건 맞는 것 같아요."
 
다시 회의실이 혼돈의 도가니로 빠지려는 찰나, 지금까지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자리만 지키고 있던 사람의 입에서 말이 나왔다. 
다섯 쌍의 눈이 방금 전에 입을 연 한 사람의 얼굴에 몰렸다. 이 자리의 여섯 번째 사람, 사기사와 후미카의 얼굴이 빨개지더니 책으로 얼굴을 가렸다.
분위기를 뒤집은 것은 카나데였다.
 
"자, 후미카. 그래서 우울해졌다는게 무슨 뜻이야?"
"아, 하야미 씨..."
 
후미카는 머뭇머뭇거리더니 입을 가린 책 뒤에서 무언가 말을 웅얼거렸다.
 
"그게, 평소에는 사무소에 오래 남아 있던 타치바나 씨였는데, 요 며칠간 일찍 돌아가시고." 
"에에~ 후미카는 아리스라고 불러도 된다고 했는데도 타치바나 씨라고 부르는구나~"
"아, 아 , 성으로 부르는 것이. 습관이라서 일까요. 네."
"흐음, 어쨌든 무엇인가 이상하기는 한가보네?"
"네에! 그래서 프레짱이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러 갔다 오겠습니다아!"
 
그 말과 동시에, 뛰어나가려는 프레데리카의 뒤로, 다섯 명은 한숨을 내쉬면서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Side: A
 
방학 중에는 평일과 주말의 구분이 없어진다. 하지만, 이렇게 늦잠을 자는 것은 일이 끝난 하루의 특권이었다. 타치바나 아리스는 침대에서 눈을 떴다. 집 내에는 인기척이 없었다. 아마 오늘도 부모님은 회사에 갔을 게 뻔했다. 밖에서 들려오기 시작한 매미 소리와, 우웅거리는 에어컨 소리만이 방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아리스는 습관적으로 태블릿을 켰다. 날짜와 시간이 펼쳐지고 있었다. 7/31일. 월요일.  어제 일을 끝내고, 오늘의 태블릿 스케줄러는 텅 비어 있었다. 아리스는 침대에서 뒤척였다. 평소라면 일이 없더라도 사무소에 가서 레슨을 받거나, 혹은 사무소에 있었겠지만, 오늘은 가기 싫었다. 태블릿의 스케줄표에는 '생일'이라는 글자가 크게 박혀 있었다. 
 
7/31일. 14: 00
 
Side : P
 
"자 그럼, 누구를 찾아가볼까? 저기 저기, 시키, 어디에 가면 된다고 생각해?"
"음, 논리적으로 생각해서, 딸기 냄새가 나는 곳을 따라가면 되지 않을까?"
"와오! 시키짱만 할 생각! 하지만 재밌어! 그래서 딸기 냄새가 나는 곳이 어디야?"
"으음, 잠시만..."
 
시키가 맨 앞 자리에서 일행 여섯을 인도하기 시작했다. 맨 앞의 시키와 프레데리카가 활발하게 성큼성큼 걷고 있었고, 그 다음에는 미카와 슈코가 이야기를 하면서, 맨 마지막에는 카나데와 후미카가 조용히 걷고 있었다. 여섯 명의 일행이 엘리베이터 앞에 도달하기 직전, 슈코가 고개를 돌려 말했다.
 
"그런데, 여섯 명이 한번에 가면 좀 시끄럽지 않을까? 그러니까 2명씩 나뉘어 가는거야. 그리고, 조금 있다 아까 거기에서 모이는 것, 어때?"
"좋아, 그럼 난 프레짱이랑 같이 갈께!"
"그럼, 난 슈코랑."
"좋아, 내가 후미카랑 같이 가도록 할께."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땡 하는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여섯 명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모두들 버튼을 누르자 엘리베이터가 낮은 소리를 내며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럼, 우리들은 5층에서."
"그럼, 나랑 시키는 6층이네!"
"남는 건 여기 뿐이네요..."
"그럼, ...3시쯤 다시 보자!"
 
 
Side : A
 
아리스는 냉장고를 열었다. 전기밥솥이 치익 소리를 내고 있었다.  냉장고에는 딸기 주스와, 딸기 젤리와, 딸기 아이스크림이 차례대로 놓여 있었다. 순간, 주스로 점심을 먹고 저녁을 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아리스의 마음 속에서 뭉게뭉게 피어올랐지만 아리스의 손은 자연스레 반찬을 꺼내서 늘어놓고 있었다. 
 
"잘 먹겠습니다."
 
아무도 듣지 않지만 어쨌든 인사를 한다. 아리스는 밥을 한 젓갈씩 입으로 떠넣었다. 거실에서 커다란 괘종시계가 울리기 시작했다. 댕, 댕, 댕, 댕 ... 총 열두번. 지금 프로덕션의 사랃믈은 뭘 하고 있을까? 프로덕션은 언제나 사람으로 가득 넘쳤다. 갑자기 입맛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리스는 밥을 억지로 집어넣고, 딸기 주스를 꺼내서 빨대를 입에 물었다.
 
 
 
7/30일. 15: 00 
 
Side : P
 
"자, 그럼 발표회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럼, 우리들부터 할께!"
 
아까와는 달리 불이 전부 꺼진 회의실에, 화면이 하나 비추어지고 있었다.
 
"너희들은 이걸 어떻게 찍었어?"
"프레짱의 휴대폰으로!"
"우리들도 찍어 와야 했나..."
"화면 나온다."
 
휴대폰에는 금발 머리카락과, 살짝 높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아, 이렇게 찍으면 되는 건가요."
"응, 응 그래 그래!"
 
금발 머리카락 옆에 붉은 장미꽃이 보이며, 그리고 앳된 얼굴이 화면에 가득 담겼다.
 
"...저건 딸기 냄새가 아니라 복숭아지 않을까?"
"아, 모모카짱한테 물어보니 어제 아리스짱이랑 같이 카페를 갔었다고 하더라고."
"아, 그 딸기 카페?"
"후흥, 그 딸기 향수는 꽤 코 속에 오래 남아 있으니까?"
"이치노세 씨의 감각은 말 그대로 초인적이네요..."
"자, 화면 나온다."
 
화면에는 모모카의 목소리가 똑똑히 녹음되어 있었다. 
 
"아리스요?"
"어제 카페 갈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말이죠."
 
모모카는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이 고개를 올렸다.
 
"...그나저나 사쿠라이 씨는 타치바나 씨를 아리스라고 부르는군요"
"저번에 한번 이야기하고 이름을 부르게 해줬다고 하던데."
"...저한테도 그러셨죠."
 
모모카는 뭔가 떠올린 듯이 입을 열었다.
 
"아, 그러고보면 오늘 사무소에 오는지 물었었죠."
"호오 호오, 시키 설마 이건."
"네 프레짱, 이건 ..."
 
두 명의 이야기와 동시에, 화면이 끊겼다.
 
 
"에, 화면 더 있지 않나요."
"아, 이건 비밀~ 자, 다음은 미카야 미카. 미카는 누구한테 갔어?"
"에? 우린 말야..."
 
미카가 화면을 틀자, 미카의 휴대폰에서 녹화된 영상이 흘러나왔다.
 
"...호오, 이건..."
 
갈색 긴 머리의 소녀, 닛타 미나미가 비치고 있었다.
 
 
Side : A
 
아니, 지금이라도 프로덕션에 갈까?
생일, 생일. 별 것 아닌 날이, 왜 이렇게 마음을 흔드는지. 지금이라도 프로덕션에 가서, 생일이라고 말하면 모두가 환하게 반겨줄 것이었다. 하지만, 하지만.
 
"...부끄러워요."
 
말하고, 아리스는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에어컨 바람이 얼굴로 바로 날아왔지만, 얼굴이 화끈거렸다. 학교에서는 매달 1일날, 생일인 학생들을 모아서 축하해주었다. 미묘하게 학생들 사이해서 해주는 축하, 롤링 페이퍼, 그리고 케이크까지. 
 
"아니, 부러운 건 아니니깐요!"
 
어딘지 모를 허공을 향해, 아리스가 소리질렀다.
 
 
7/31 16:00
Side : P
"닛타 미나미입니다."
"저기, 미나미 씨, 이건 방송이 아니라 소개는 안하셔도..."
"아, 미안, 습관이 되서..."
 
뒤에서 프레데리카가 소근거렸다.
 
"그러고보니, 미나미 짱은 아냐 짱과 그룹 아니었어? 언제 아리스 짱이랑 함께 한거야?"
"아...닛타 씨를 리더로 해서 , 그룹 아인헤야르...를..."
"아, 맞다, 그 제복?"
"제복, 독특했지 그거-"
"나는 영화 촬영이라도 하나 생각했지-"
 
영상에서 미나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타치바나 씨요? 으음... 저번에 라디오 토크에서는 괜찮아 보였는데요."
"....아, 그러고 보면, 저번에 저한테 물었었죠."
"...어떻게 하면 그렇게 쿨하게 반응할 수 있냐, 였던가요?"
 
 
Side : A
 
아리스는 TV를 틀었다. 어제의 라이브가 나왔다. 모르는 체 하고 프로덕션에 갈까?
생일이란 말에 평범하게 하듯이, 쿨하게 반응하면 되는 것이다. 
마치, 블랙 아리스 ...
 
"그때 일은 부끄럽단 말이에요!"
 
 
7/31 17 :00
Side : P
 
"흠흠..."
후미카가 조용히 헛기침을 했다. 
 
"저희는 치히로씨에게 갔죠. 치히로씨는 보통 저희 정보를 가지고 있으니깐요."
 
카나데가 덧붙였다.
 
"몰래 본건 아냐, 당연하지만 양해를 구했어."
"그러고 보니까, 아리스의 생일이 오늘이더라고?"
 
순간, 흰색 손이 하늘로 솟구쳐 올라왔다.
 
"네, 미야모토 씨?"
"근데, 생일이면 좋은거 아냐?? 프레짱이면 생일날 와서 아마 모두에게 축하받고 축하를 주고 할건데?"
"글쎄요, 집에서 생일파티를 하는 것 아닐까요."
 
후미카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 타치바나 씨... 는 부모님이 바쁘셔서, 아마 어제 일을 한다고 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아, 그럼 설마 아리스는..."
"생일에도 쓸쓸히..."
"혼자..."
"있는 건가요?"
 
조용함이 여섯 명 사이로 달렸다.
 
 
Side : A
휴대폰이 울렸다. 아리스는 눈을 떴다.
메세지가 한 건 남아 있었다. 아리스는 다시 눈을 감았다. 여름의 햇살은 밝았고, 아직 낮이었다. 오늘 정도는 더 자도 상관없으리라.
 
 
7/31 18:00
Side : P
 
"파티를 하자!"
 
조용히 있던 여섯 명 사이로, 프레데리카의 한 마디가 떨어졌다. 그 다음의 움직임은 일사천리였다. 카나데를 리더로, 사람 없는 회의실은 파티장으로 개조됬으며, 심심하게 시간 때우기를 하던 아이돌 전부가 이대공사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색종이 수십 장이 쌓이기 시작햇다. 풍선 두 봉지를 쌓아두고 부는 미나미와 모모카가 보였다. 한 손에 마커를 들고 회의실 칠판에 그림그리는 아라키 히나와 옆에서 눈을 반짝거리는 카미야 나오가 보였다.
 
"자, 그럼 파티에 뭐가 필요할까?"
"롤링페이퍼? 영상?"
"영상은 지금 무리지 않을까요..."
 
거대한 종이가 펼쳐지고, 잠자던 니나와 치에, 카오루 초등학생들이 전부 몰려나와서 페이퍼를 색색의 색연필로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Side : A
전화기가 울렸다. 손가락이 복잡한 문양을 그리며 암호를 풀었다. 
 
"엄마?"
 
아리스는 눈을 떴다.
 
"아리스, 집이니?"
"네. 혹시 부탁하실 일이라도 있나요?"
"응, 미안한데 혹시 냉동실 안쪽 문을 열어서,파란 박스를 꺼내줄 수 있니?"
"네, 그리고요?"
"꺼내기만 하면 된단다. 그리고 전화로 계속 있어 주겠니?"
 
아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실을 가로질러, 부엌으로 향한다. 아까의 냉장실과는 달리, 냉동실의 문을 연다. 안쪽에는, 보지 못하던 상자가 있었다.
 
"엄마, 이거..."
 
아리스는 상자를 식탁 위에 놓았다. 전화 반대편에서 숨죽이는 소리가 들렸다. 상자 뚜껑을 열자, 흰색 크림 위에 딸기가 원형으로 박힌, 딸기 케이크가 놓여 있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전화 반대편에서 생일 축하 노래가 들려오고 있었다.
 
"딸기 케이크...? 저기 엄마 이건?"
"미안, 생일에 가지 못해서 미안해. 오늘 업무가 끝나니 내일은 전부 가족들이랑 같이 저녁 먹자. 아버지도 일찍 퇴근하신다고 말하셨어."
 
아리스는 눈을 닦았다. 눈물이 나왔다. 
 
"어, 어, 고마워요, 엄마."
"그래, 우리 딸, 사랑한다."
"저, 괜찮아요. 괜찮으니까."
"응, 조금 있다 보자, 아리스."
 
아리스는 케이크에 초를 꽂으려다, 손을 멈췄다. 
아리스는 그대로 운동화를 신고, 어딘가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7/31 19 :00
Side : P
 
"자, 그럼 주인공이 와야 하는데."
 
제 2회의실은 이미 완연히 파티장 분위기가 나고 있었다. 프로듀서가 사온 케이크, 이리저리 모아온 과자, 어느새 만들어낸 요리들, 그리고 술까지.
 
"카에데 씨, 술 집어넣어요!"
"에에"
 
남아있는 모든 인원이 회의실에 몰린 듯 회의실은 바글거렸다.
 
"전화라도 해야 할까?"
"프로듀서가 가서 데리고 오면 안 되려나."
 
"...아뇨, 저기 오시는 것 같아요."
 
푸른 색의 옷을 입고, 푸른 리본을 메고, 한 손에 푸른 상자를 든, 검은 머리의 소녀가 당당하게 346 프로덕션 안쪽으로 발을 내딛고 있었다.
 
"...후미카짱, 여기 12층이잖아? 그게 보여?"
"...감일까요."
"자, 그럼 일단 전부 여기에 모여. 사무실 불은 다 꺼두고. 복도 불도, 치히로 씨한테 말해서 끌 수 있어?"
"네, 그럼"
 
Side A 
 
달리면서 아리스는 생각했다.
 
...항상 생일은 혼자였다.
7/31은 방학의 한중간. 부모님들도 가장 바쁘실 때. 
가정부 아줌마가 있던 것도 낮뿐. 학교에서 챙겨주는 생일도, 방학때라 축하받지 못한다.
 
케이크를 혼자 사와서, 혼자 초를 붙이고, 혼자 먹는다.
그리고 남은 케이크는, 결국 다 먹지 못해 버려지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오늘만은 아니었다.
 
아리스는 한 손에 케익 상자를 들고, 회사 입구에 도착해 버튼을 눌렀다.
케이크가 녹을 리는 없겠지만, 혹시 녹을 까봐, 혹시 전부 집에 갔을까봐, 발을 재촉하며, 한시라도 빨리.
모두가 좋아해줄 수 있도록. 
 
'사치코 씨처럼 제가 최고로 귀엽다는건 아니지만요.'
 
그래도, 내 생일을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있을 거라고 믿고, 혹시 기억 못하면 오늘이 내 생일이라는것을 말하도록 하자.
엘리베이터가 띵 소리를 내면서 11층에 도착했다.
불 꺼진 복도. 여름이라 어둡지는 않았지만, 노을이 비춰져가는 복도가 보였다.
 
"...다, 가신 건가요."
 
아리스는 사무실 문을 열었다.
 
"...후미카 언니?"
 
노을빛이 비추는 아래에, 검은 머리와 숄을 두르고, 손에 든 책의 흰 부분이 붉은 빛을 부드럽게 반사하며, 거기에 한 명이 앉아 있었다.
평소라면 듣지 못할 작은 소리였지만, 후미카는 그 소리를 들었는지. 고개를 돌리고, 아리스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생일 축하해요...아리스."
"저, 저, 후미카, 언니, 그게..."
"...괜찮아요, 아리스의 생일을 축하하려고, 모두 기다리고 있답니다."
"모두요...?"
 
후미카는 아리스의 손을 잡고, 조용히 계단을 걸어올라갔다. 노을이 비추며, 계단을 아름다운 붉은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12층. 한 층을 올라가자, 여러 개의 문이 보였다.
 
"저기, 후미카 언니, 여긴 회의실..."
"괜찮답니다. 아리스."
 
어느새 후미카가 자신을 아리스로 부르고 있었을까. 아리스는 조용히, 유일하게 불이 켜진 문 앞에 섰다. 
마치 무도회장에 들어서는 공주님처럼, 아리스가 문을 열자.
 
"타치바나 짱 / 아리스 씨 / 아리스  / 타치바나 씨 ! 생일 축하해!"
 
수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있었다.
뉴 제너레이션, 프로젝트 크로네, 아인헤야르, LGMB의 사람들도. 아리스가 얼굴만 아는 사람들도.
다들 아리스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여기에 모여있었다.
 
"자, 아리스, 이거 받아."
"모두들이 열심히 쳐만든거다요!"
 
니나와 리카, 두 사람이 거대한 롤을 가져다주었다. 
롤링페이퍼, 라고 하던가. 종이롤에는 수많은 그림과, 사진들이 빽빽히 붙여져 있었다. 
 
"이 레슨 할때 사진 누가 찍은 거에요!"
"아, 그거 아스카가 자기 뒤쪽에거 잘라 붙였다던데"
"저기, 이건..."
"아 그건, 제가..."
 
수많은 손이 축하한다고, 좋아한다고, 생일을 축하한다고.
웃는 눈으로 아리스에게 말하고 있었다.
 
"생일 축하해 아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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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일 축하해 아리스
2. 시간대별로 수정해서 올릴려 했지만 7kb 제한이 있어서 포기했습니다. 8시로 맞춰서 올릴려 했는데 애매하게 되네요. 화요일 글 수정으로 후일담 올라갑니다.
3. 아리스는 생일이 외로웠지만 그 외로움을 극복해나가겠죠.
4. 아리스 글 쓰고 싶습니다. 하나 썼지만 하나 더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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