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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 L - 시노미야 카렌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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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27, 2017 21:47에 작성됨.

때는 한 여름이었고, 사무실은 곧 있을 라이브 준비에 모두가 바삐 움직였다. 아무래도 그 라이브에서 신곡을 발표하기 때문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같다.

 

"아, 아니 이게 아닌 것 같은데."

 

프로듀서가 의상 체크를 하면서 무언가 아니라는 듯 볼펜을 계속 굴린다. 그러는 사이 사무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인다.

 

"미사키씨! 그 쪽은 괜찮아요?"
"네,네! 걱정 마세요!"

 

사무원 미사키가 대답을 한다. 그 대답과는 다르게 미사키 앞에 서류들을 보고는 프로듀서는 잠깐 한숨을 쉰다.

 

"하하..미안해요. 이 쪽 끝내고 그 쪽도 도와드릴게요."
"아,아니에요! 프로듀서는 그 일 끝나고 카렌을 데리러 가야 하잖아요. 벌써 시간이 다 됐다 구요?"
"에? 벌써요?"

 

미사키의 말에 프로듀서는 디지털 시계를 쳐다본다. 시계는 벌써 오후 3시 30분을 가리키고 있다.

 

"하?! 벌써 시간이 이렇게?! 일단 갔다 오겠습니다!!"

 

프로듀서는 차 키와 지갑, 그리고 몇 개의 소지품을 챙기고는 급하게 사무실 문 쪽으로 나간다. 문을 쌔게 닫는 소리가 나면서 사무소에 정적이 흐른다.

 

"자, 잘 다녀오세요~.."

 

미사키는 프로듀서가 이미 나간 문 쪽으로 인사를 한다.

 

"수고하셨어요~"
"수,..수고하셨습니다.."

 

카렌이 이번 신곡에서 피쳐링을 담당 할 사람과 서로 수고 인사를 건넨다.

 

"하하...긴장 안 하셔도 된다 구요? 무대 위에서도 긴장하시면 큰일이잖아요."
"하,하지만.... 죄,죄송합니다..."

 

여전히 그녀에겐 사무실 사람이 아닌 사람은 좀 어려운 것 같았다.

 

"사과는 안 하셔도 괜찮아요. 아무튼 수고하셨고 전 먼저 가보겠습니다."
"네,넷... 조심 히 들어가세요..!

 

서로 헤어진 뒤 그 사람은 복도에서 1분 거리 쪽에 있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간다. 그런 사이에 반대편 복도 쪽에서 누군가 헐떡거리며 뛰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카,카렌.. 좀 늦었지..? 미안해.."
"프, 프로듀서.. 아,아니에요..! 저도 막 끝났어요..! 땀 엄청 흘리세요... 마침...여분이 있는 수건이 있어서..."

 

카렌은 자신의 가방을 뒤적거리며 레슨 때 쓰지 않은 수건을 꺼낸다.

 

"여기..이걸로 닦으세요.."

 

그리고선 그 수건을 프로듀서에게 건넨다.

 

"앗, 고마워 하하.."

 

프로듀서는 카렌이 건네 준 수건으로 흘린 땀을 닦는다. 그런 카렌은 웃으면서 프로듀서를 바라본다.

 

"아무튼 레슨은 괜찮았니? 신곡이라..좀 힘들었을 텐데"

 

프로듀서는 땀을 닦고 난 뒤 카렌에게 이번 레슨과 관련해서 질문을 건넨다. 카렌은 그 질문에 잠깐 표정이 어두워졌다. 어쩐지 갑자기 울상이 된 것 같았다.

 

"어, 어라..? 내, 내가 실수라도 한 걸까..?"
"아, 아니에요.. 그저 걱정이 돼버려서.."
"걱정? 무슨 걱정 말하는 거니?"
"그, 그게.... 우우.."

 

프로듀서에 계속 된 질문에 카렌은 말을 흐린다. 어쩐지 더 어두워진 것 같았다. 프로듀서는 그런 카렌을 바라보며 조금 생각을 하다가 말한다.

 

"말하기 어려우면, 다른 곳에 가서 이야기 할까?"
"에, 에..?"
"여긴 사람도 좀 있고 사적인 부분을 말하기엔 그렇잖니 후후"
"네, 네..."

 

프로듀서의 제안에 카렌은 조금 고민하다가 승낙한다. 그러고서 두 사람은 야외 주차장 쪽으로 향한다.

 

"하아.. 한 여름이라 그런지 엄청 덥구먼... 카렌은 괜찮니?"
"저,저는 괜찮아요.. 프, 프로듀서는 열이 많은 체질이셨죠..?"
"그렇지... 그래서 여름은 별로 안 좋아해.."
"고, 골치 아프시겠어요.."
"하.. 이 더위는 언제 끝나려나 모르겠어"

 

프로듀서는 하늘을 잠깐 바라보다가 강하게 쬐는 태양 빛에 표정을 찡그린다. 그 표정이 재미있었는지 미소 지으며 웃는다. 그 웃음에 조금 부끄러웠는지 프로듀서는 자기 볼을 긁적거린다. 두 사람은 차에 탑승했고, 프로듀서는 네비게이션을 킨다. 그 네비게이션에다 몇 번씩 간듯한 위치를 입력한다. 그리고 나서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위치로 프로듀서는 운전을 시작했다.

 

"그런데... 어디로 가는 건가요?"

 

카렌은 행선지에 대해 질문을 한다. 그 질문에 프로듀서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아아, 몇 달 전에 분위기 좋은 카페를 발견했거든, 오프 때도 몇 번 가본 곳이라 그 쪽이 좋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서 그 카페로 가는 거야."
"아아..그렇군요.."
"요즘 신곡 연습하느라 힘들지?"
"..."

 

프로듀서의 말에 카렌은 침묵에 빠진다. 그런 카렌을 보고 프로듀서는 원인을 알겠다는 듯, 말을 꺼낸다.

 

"너랑 만 난지 어느 정도 지났지? 너를 담당하겠다고 말하고 시작한 때가.."
"...그, 그러니까.. 1년 정도 지났을 거에요.."
"벌써 1년이나 지났어? 후후 시간 참 빠르다."
"그, 그러게요..."
"카렌은 날 처음 봤을 때 어떤 사람인 것 같았어?"
"네, 네..? 가, 갑자기....그,그러니까..."

 

갑작스러운 질문에 카렌은 당황거리다 말을 꺼낸다.

 

"처음엔...어려운 사람으로 봤어요... 말은 업무 이외엔.. 하지 않으시던..그래서 제가 싫으신 줄 알고.."
"그런가 후후.... 그 때는 말이지.."

 

프로듀서가 말을 하려는 도중 네비게이션이 도착했다는 신호를 울린다.

 

"앗 도착했구나 나머지 말은 들어가서 할까?"
"네,네..!"

 

프로듀서는 가까운 주차구역에 차를 세운다. 그러고 두 사람은 차에 내려 카페가 있는 거리로 들어왔다. 카렌은 처음 오는 곳이라 두리번거린다. 광장에선 버스킹을 하는 뮤지션도 있었으며, 그 버스킹을 구경하는 사람도 있었다.

 

"신기하니?"
"아,앗... 네.. 직접 본 적은 처음이라서.."
"그렇구나 이 곳에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공연하기도 해 가끔은 유명 아티스트도 여기서 버스킹을 하기도하고"
"헤에..."

 

프로듀서는 지금 있는 거리에 대해 설명을 한다. 몇 번씩 온 것 같은 듯 설명이 끊임이 없다. 그런 프로듀서의 설명에 신기하단 듯 카렌은 경청한다.

 

"앗.. 설명이 너무 길어졌나? 미안해 좀 지루했지?"
"아,아니에요..! 그저..많이 아시는구나 해서.."
"후후.. 프로듀서를 시작하기 전까진 여기를 많이 왔거든 그래서 요새도 좀 많이 와 일이 안 풀릴 때라던가"
"그렇군요..."
"자 이 쪽 방향으로 걸으면 나와"
"네..!"

 

프로듀서와 카렌은 카페가 있는 거리로 들어선다. 점점 카페가 가까워 질 때 마다 커피 향이 풍겨온다.

 

"앗...향이 좋네요..!"

 

카렌은 그 향이 기분 좋은지 미소를 자연스레 짓는다.

 

"후후 그렇지? 좋아할 줄 알았어 이 쪽 부근엔 카페가 좀 있어서 조금 만 걸어도 커피 향이 풍겨 와"
"그렇군요.."
"자 이 가게야, 들어가자"
"네,네..!"

 

광장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작은 카페, 외견은 다른 카페와 달리 서양풍에 고풍스러운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그 안으로 들어가보니 20대 중반 정도 돼 보이는 주인이 도구들을 닦고 있었다.

 

"어서....아 또 왔니?"
"손님에게 그게 무슨 태도입니까 주인장?"
"에,에...?"

 

프로듀서와 카페 주인에 대화를 옆에서 지켜보던 카렌이 잠깐 당황했다.

 

"아 맞다. 이 애는 내가 사무실 들어 오기 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야 저번에 왔을 때 카페를 열었길래 후후"
"그, 그런가요...?"
"이 아이는... 네가 담당하는 아이니?"
"뭐 그렇지"

 

카페 주인은 프로듀서의 말에 미소 지으며 카렌에게 인사를 건넨다.

 

"아아 처음 뵙겠습니다. C라고 합니다."
"아..앗...저,저도요.. 시노미야 카렌이라고..해요..?"
"저희 P가 많은 신세를 집니다.."
"에,..네?.."
"어이어이 네가 내 부모냐?!"
"딱 봐도 신세 질 것 같던데 뭘"
"하아... 일단 자리 않을까?"
"네,네.."

 

프로듀서는 적당한 자리 쪽으로 향하면서 앉는다. 카렌도 동시에 프로듀서가 앉은 곳에 반대편에 앉는다.

 

"자 여기 주문 표 다 골랐으면 저기 저 아르바이트생에게 말해주면 돼"

 

카페 주인은 주문 표를 건네고 엄지 손가락으로 자기 뒤쪽에 있는 사람을 가르킨다.

 

"아르바이트? 아르바이트생도 고용했어?"
"응 저번 달 쯤인가 가출했다 길래 받아줬지"
"야, 야 괜찮은 거냐 그거?"
"괜찮겠지~ 돈 안주는 것도 아니고"
"뭐.. 내 상관은 아니지만"

 

프로듀서는 조금 쓴 미소를 지으면서 주문 표를 바라본다. 그러다 대충 골랐는지 카렌에게 주문 표를 건네며 질문한다.

 

"카렌은 어떤 걸로 마시겠니?"
"그, 그게... 이걸로..."
"레몬 티? 그래 알았어 여기요!"

 

프로듀서는 카운터에 있던 아르바이트생을 부른다.

 

"네~ 잠시만요~"

 

아르바이트생은 불량한 말투로 대답하면서 걸어 온다.

 

"어떤 거 시키겠어요?"
"그...레몬 티하고 카페 모카로 부탁 드릴게요."
"네~...어라.."

 

아르바이트생은 주문을 받다가 카렌을 바라본다.

 

"에,에...?! 서, 설마?! 시노미야 카렌씨인가요?!"
"아...네,네...맞는데요..?"
"저,저 죄송하지만 싸인 좀 부탁 드려도 될까요?! 팬이에요!!"

 

아르바이트생은 카렌이라는걸 확신하자 눈빛을 확 바뀌더니 품 속에 있던 마카와 폰을 꺼낸다. 그러고선 카렌에게 건네며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아..네..해드릴..게요..?"
"야호!"
"야호는 무슨 이 자식아"

 

카페 주인은 이 쪽으로 다가오며 한 손으로 아르바이트생의 머리를 강타한다. 그 순간 아르바이트생에 고개가 떨궈지고 '윽'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카렌은 당황했다.

 

"아아!! 왜 때려요?!"
"주문 받으라 했더니 잡담하고 떠들고 있어? 그리고 곤란해하잖아!"

 

점원이 투정을 부리니 카페 주인은 그 점원을 다그치며 혼낸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프로듀서는 '하하'라며 쓴 웃음소리를 내고 카렌은 아직도 어 떨떨하다는 표정으로 지켜본다.

 

"으으...하지만 앞에 아이돌이 있는데, 어떻게 지켜만 봐요!"
"아이고 멍청아 너 때문에 들키면 곤란해지는 건 이 애야"
"칫...어차피 손님도 없는데.."

 

점원이 자그만 한 소리로 투덜거린다. 그러더니 주인이 눈을 찔끔 감으면서 말을 한다.

 

"어이구..? 그게 점원이 할 말이냐?!"
"베에!"

 

주인이 화가나 윽박지른 소리에 점원은 혀를 내밀면서 도망친다.

 

"후...미안해 점원 교육 다시 시켜야 할 것 같네"

 

주인이 한숨을 팍 쉰다. 왠지 모르게 더 피곤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하하..미안하긴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그나저나.. 옛날 같지 않네?
"아 그래? 하긴..요새 많이 성질 죽였지 언제까지나 그러고 살 수도 없고.. 아 맞다. 뭘 주문한다고 했지? 내가 대신 받을게"
"그래 네가 수고가 많다.."
"아냐 어차피 내 일인데"

 

주인은 주문을 받고 나서 뒤로 돌며 제 자리로 돌아간다. 그러고 나서 도망쳤던 점원이 돌아온다. 살금살금 위 층으로 올라가는 것 같다. 그러고 나서 카렌이 조심스럽게 프로듀서의 손을 자기 손가락으로 톡톡 친다.

 

"응?"
"그,..그...저 분하고는...오랜 사이이신가요..?"
"아아 저 애랑? 음 많이 지냈지"
"헤에...어떻게 두 분이 만나시게 된 건가요..?
"그,그게 말이지 음..."

 

프로듀서가 질문을 듣고 자신의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말을 더듬는다. 평소 프로듀서 같지 않았다..

 

"그건 말이지"

 

그러다 보니 주인이 음료를 가져오면서 말을 한다. 두 사람 앞에 있는 테이블 위로 두 잔의 음료를 내려놓는다. 프로듀서 앞에 카페 모카, 카렌 앞에는 레몬 티를 갖다 놓는다.

 

"내가 이 녀석을 만나게 된 계기는-"
"에헤이 말하지마 에헤이 그러지 말자"

 

프로듀서가 말하려던 주인을 말린다. 카렌은 그런 프로듀서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왜 그래 그리 부끄러운 과거도 아니잖아?"
"하지만 말이지.."
"저...저...듣고 싶어요..!"

 

카렌이 두 사람의 말을 끊고 용기 내어 말을 한다. 그 모습을 본 프로듀서는 조금 당황해 보이는 표정을 하였다.

 

"봐봐 이 아이도 듣고 싶어해 하잖냐"

 

주인은 실실 웃으며 프로듀서를 바라본다. 어쩐지 학창시절 학생들이 서로 놀리는듯한 모습이었다.

 

"아- 그래도...하..그래 나도 모르겠다."

 

프로듀서는 자신의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대답한다. 마치 포기한 듯한 표정으로 주인과 카렌을 바라본다.

 

"그러면 시작해도 되는 거겠지?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까나~"

 

주인이 콧노래를 부르면서 생각을 되짚고 있다. 그걸 바라보는 프로듀서의 표정이 점차 어두워진다. 카렌은 예전보다 더욱 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주인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럼 이 애를 처음 만났던 때부터 시작해볼까? 그때가 아마 7년 전 이었을 거야. 때는 지금과 같은 한 여름이었고 장소는 이 근처.. 맞아 이 카페 앞이지"

 

주인은 자신의 턱을 손가락으로 문질거리며 주절거리기 시작한다. 그런 모습을 보는 카렌은 어느 때보다도 경청하며 눈이 반짝거린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는 프로듀서는 속이 타 들어가는 표정으로 자기 머릴 손으로 감싸고 있다.

 

"그래 그 애는 7년 전 이 앞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었어 자기가 지은 가사와 음악을 부르면서 그러다 보니 이 애 주변에 같은 흥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더라고 물론 나도 그땐 같이했지 그때부터인가 같이 공연도 하고 많은 일 들이 있었어"
"으아아......부끄러워.."

 

주인의 이야기를 듣다가 프로듀서는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다. 어지간히 부끄러운 모양인지 어느새 귀까지 막고 있었다.

 

"어,어쩐지...쉬는 시간에 조용히 음악을 주의 깊게 듣고 있으셨던 것이.."
"아 그랬어? 요새도 듣고 있었나 봐?"
"그,그냥 관심 있어서 들은 건 아니고.."

 

프로듀서의 눈동자가 다른 쪽을 향한다. 그러면서 말 끝을 흐리면서 대답한다.

 

"하지만..프로듀서 덕분에 더 좋은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건 맞아요..!"
"그렇구나 흐흥.. 이런 일 옛날에도 있던 것 같은데?"
"네..?"

 

주인의 말에 카렌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 순간 프로듀서도 뭔가 떠올랐다는 듯 주인을 바라본다.

 

"그러고 나서 조금 큰 곳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었거든 한 6명 정도 모여서 말이지 총괄은 당연히~"

 

주인이 말을 하던 도중 프로듀서의 양 쪽 어깨를 두 손으로 잡는다.

 

"당신의 프로듀서인 이 사람 이었답니다~"
"네,네...?! 진짜에요..?"

 

카렌이 놀란 듯 프로듀서에게 물어본다. 프로듀서는 식은 땀을 흘리면서 쓴 웃음으로 말을 한다.

 

"그,그게...하아.. 맞아.."
"대, 대단하세요..!"

 

카렌이 빛나는 눈빛으로 프로듀서를 바라본다. 프로듀서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돌린다.

 

"그 공연은 덕분에 잘 풀렸지, 그때 일이 일어나기 전까진"
"에..? 그때 일이요..?"

 

그 순간 프로듀서와 주인의 얼굴이 급속히 어두워져 갔다. 카렌은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어쩔 줄 몰라 가만히 있는다.

 

"말해도 괜찮아?"
"응, 어차피 지난 일이니까 난 잠시 나가있을게 무대 진행 상황 좀 봐야 하니까"
"그래.."

 

프로듀서는 말을 마치고 나서 카페 위 층에 있는 테라스로 올라간다. 그런 다음 주인은 프로듀서가 앉았던 소파에 앉는다. 좀 말하기가 애매하다는 표정으로 앞에 있는 테이블을 쳐다본다.

 

"그러니까 음... 설명이 좀 복잡해지는데 계속 듣겠어?"
주인은 자기 머리를 긁적 거리면서 말은 한다. 카렌은 아무 말 안하고 고개를 끄덕거릴 뿐 이였다.

 

>> 카페 옥상 테라스

 

프로듀서는 옥상에 올라오다가 아까 전에 올라왔던 점원을 발견한다. 아무래도 아직도 내려가지 못하는 것 같다.

 

"어이, 너 아직도 거기 있었어?"
"..아 아저씨였어요?"

 

점원은 퉁명스러운 말투로 프로듀서의 질문에 대답한다. 어쩐지 표정이 아까보다 차가워진 것 같았다.

 

"아, 아저씨..?"

 

프로듀서의 표정이 아저씨란 말을 듣자마자 머리에 망치 맞은 듯한 표정으로 변한다. 그런 프로듀서를 보고도 점원은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고 말을 한다.

 

"...? 아저씨가 사장님과 같은 나이 일리 없잖아요?"
"미안한데... 그 애랑 나이는 같거든?"
"네?"

 

점원이 프로듀서의 대답을 듣고 나서 엄청 놀란 듯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걸 보고는 프로듀서는 한 숨을 쉬면서 다시 말을 한다.

 

"걔가 동안인 거지, 내가 노안인건 아니란다.."
"하, 하지만 사장님은 자기 나이대가 평균이라고...."
"그거 걔 나랑 처음 만날 때부터 그렇게 말했어, 그리고 솔직히 그 나이 대 와는 다르게 키가 작잖아?"
"하, 하긴 그렇네요."

 

프로듀서의 말을 들은 점원은 납득한 듯한 표정을 한다. 밑 층에서 재채기 소리가 들리지만 두 사람에게는 안 들리는 것 같다.

 

"그런데.. 아저씨....아니 오빠라 해도 괜찮아요?"
"그러던지 형이라 부르던지 상관없어"
"그러면 형이라 할게요! 괜찮죠?"
"응"

 

프로듀서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서 자신의 입가에 갖다 댄다. 점원은 그걸 보자마자 담배 한 개비를 옥상 밑으로 집어 던지면서 말한다.

 

"여기는 금연 구역이거든요!!!"
"?! 야! 그래도 던져 버리는 건 너무 하잖냐!?"
"금연이라고 써 있는데 피려고 한 형이 잘못이거든요?!"

 

점원은 프로듀서에게 타 이른다. 그런 점원을 본 프로듀서는 머리를 긁적이며 한 숨을 쉰다.

 

"하 알았다. 마치 사무소에 누구를 보는 것 같네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
"네?"

 

프로듀서는 말 끝을 흐리면서 점원을 바라 본다. 점원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프로듀서를 응시한다.

 

"옥상 밑으로 던진 거.. 쓰레기 무단투기 아니야?"
"...아 그러고 보니.."
"내가 나중에 주울게 걱정 마"
"네.."

 

담배를 못 피게 된 프로듀서는 품 속에 있던 껌을 한 개 꺼낸다. 그러고는 입에 넣어 씹는다.

 

"그런데 말이죠. 형이 사무소에 누구를 본 것 같다고 하셨잖아요? 누구 말 하신 거에요?"
"아 그거?"

 

프로듀서가 껌을 씹다가 점원에 말에 고개를 돌린다. 잠깐 눈동자를 360도로 굴리더니 대답한다.

 

"우리 사무소에 우동을 엄청 좋아하는 아이가 있거든? 어찌나 참견을 잘 하던지~"
"그 사람 설마... 모가미 시즈카는 아니겠죠?!"
"오 알아? 정답!"

 

프로듀서는 점원에 말에 웃으면서 손으로 오케이 사인을 하며 대답한다.

 

"저랑 잘 나가는 아이돌과 비교한 건 고마운데.. 그거 그 사람에게는 안 들리게 하세요. 그거 아웃이에요."
"윽..역시 너무 닮았다니까"
"하아"

 

점원은 프로듀서를 보고선 이 사무소 정말 괜찮은 건가 하는 표정으로 한 숨을 크게 쉰다.

 

>> 1층 카페

 

"네..? 프로듀서의 합동 앨범 제작비를 훔치고 달아나요..?"

 

카렌은 놀란 표정을 하면서 한 손으로 입을 가린다. 점원을 카렌에 반응에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대답한다.

 

"그래, 그 애가 총 프로듀싱 하던 앨범의 제작비를 몰래 훔치고 달아난 일이 있었어, 하지만 저 애는 괜찮다면서 모두를 다독였어, 문제는 거기까지가 문제였으면 말은 안 하는데.."

 

주인이 말 끝을 흐리고 표정이 쓴 표정으로 변한다. 카렌은 고개를 계속 갸웃거리면서 심오한 듯 주인을 응시한다.

 

>> 다시 테라스

 

"그니까 일원 중 한 명이 도용한 비트를 가지고서 자기 앨범을 발표를 했다..?"

 

점원은 엄청 놀란 듯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말을 한다. 프로듀서는 끄덕거리면서 대답한다.

 

"그래 맞아 그 제작비로 자신의 솔로 앨범을 만들었는데 문제는 그게 내 비트를 가지고 만든 노래더라고 작곡은 자기 이름으로 한 채로 그땐 기가 너무 차서 말이 안 나왔어"

 

"그럼 따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점원의 말에 프로듀서는 쓴 웃음을 지으며 크게 웃는다. 점원은 그런 프로듀서의 행동에 이해가 안 되는 표정을 한다.

 

"무슨 증거로?"
"네?
"제작비는 돌려받았어, 걔가 데뷔하고 나서 한 건 쳐서 말이지 근데 비트 관련해서는 증거가 없잖아? 내가 만든 거라는 증거도 없었고, 그리고 교묘하게 바꿔놨더라고 카피 식으로"
"그, 그런.."
"괜찮아 그때 팀원들도 같은 심정으로 곡을 내서 따지기도 했지, 근데 소용없더라고 대중에 먼저 다가간 애랑 그렇지 않는 사람들의 차이, 이미지부터 차이가 나잖아?"
"..."
"일단 내려갈까? 여기는 좀 많이 덥네 벌써부터 땀이 차기 시작했어"
"네.."

 

프로듀서는 땀에 젖은 와이셔츠 단추 중 맨 위에 있는 부분 2개정도 따 버린 뒤 부채질 한다. 그러고 나서 점원이랑 같이 옥상 테라스에서 1층 카페로 내려간다. 여전히 태양 빛은 내리쬔다.

 

>> 1층 카페

 

"그, 그런 일이..."

 

주인에게 프로듀서의 옛 과거를 들은 카렌의 표정이 크게 어두워진다. 주인은 예상 한 듯, 쓴 표정을 짓는다.

 

"다 끝났어?"
"프, 프로듀서..."

 

프로듀서는 옆으로 다가와서 말을 건다. 카렌은 그런 프로듀서를 바라본다.

 

"응 끝났어, 어라? 걔도 데려 온 거야?
"그렇지 얘도 더위 어지간히 잘 타던데"
"누, 누가 더위 탄다고 그래요?!"

 

프로듀서의 말에 점원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언성을 높인다.

 

"그러는 분이 지금 흘리는 땀이 장난 아니시네요."
"이, 이건..!"
"야, 잠깐 기다려봐"

 

프로듀서는 자기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들고선 점원에 얼굴에 맺힌 땀을 닦아준다.

 

"이, 이게 뭐 하는 거에요..?!?!"
"뭐긴 뭐야, 땀 닦아 주는 거지?"

 

갑작스러운 프로듀서의 행동에 점원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크게 언성 높인다. 프로듀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답한다. 어디선가 '도둑 고양이' 라는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제, 제가 닦을 테니까 주세요!"
"아~ 그래"

 

프로듀서는 점원에게 손수건을 건넨다. 그러고서 다시 말을 한다.

 

"아까 빛 때문에 몰랐는데 너..상당히 예쁘네?"
"네..? 가, 갑자기..무슨.."
"아이돌 해도 먹힐 듯 싶은데..앗?!"

 

그런 말을 하는 도중 프로듀서 머리를 주인이 쌔게 때린다.

 

"인마, 내 아르바이트생이거든 멋대로 스카우트하지 말라고!"
"쳇!"

 

주인의 말에 프로듀서는 크게 아깝다는 표정을 한다. 카렌은 그런 프로듀서를 보고 볼을 부풀린다.

 

"너도 참 고생이다.. 저런 프로듀서 밑에서 프로듀싱 받고 있다니.."
".."
"내, 내가 뭐?!"
"아무튼 이만 가게에서 나가줘야겠어, 정리해야 하거든"
"뭐? 아직 대 낮인데?"
"그게 말이지 일이 좀 있어서 오늘은 일찍 닫아야 해 나중에 와 서비스 해줄게"
"하... 그렇다면야 어쩔 수 없지"
"근데...들어보니까 너 이번 공연 이 아이 곡 피쳐링 한다는 상대가..."

 

주인은 프로듀서에게 조용히 소곤거리면서 말을 한다. 그런 주인에게 프로듀서는 조용히 해달라는 신호를 하며 대답한다.

 

".. 조용히 해줘 비즈니스니까"
"..그래 너도 어쩔 수 없구나 그 쪽 부분에선"
"아무튼 간다? 다음에 또 올게 카렌, 가자"
"네,넷..! 안녕히 계세요..!"

 

프로듀서와 카렌은 인사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가게 문 쪽으로 나간다.

 

"그래 다음에 또 와~"
"..."
"넌 또 왜 그래?"
"사장님.. 도대체 과거에 뭐 하신 거에요?"

 

점원은 조심스럽게 주인에게 질문한다. 그 점원에 질문에 주인은 능청스럽게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한다.

 

"그저 청춘을 즐기고 있었지?"
"네? 그게 무슨..?"
"너도 준비해 가게 물품과 옷 좀 사러 갈 거니까"

 

주인은 점원 팔을 잡고는 질질 끌고 가며, 문 밖으로 끌고 갈려 한다. 점원은 그걸 막으려 했으나..

 

"아 혼자 가세요! 전 싫어...아, 아니 끌고 가지 말라 구요?! 왜 이리 힘이 쌔?!"
"얼른~ 얼른~"
"으아아 싫어!!"

 

점원은 강한 힘에 이끌려 주인과 함께, 문 밖으로 끌려 나간다. 카페 불이 꺼지고 남은 커피 향만이 남아 향기를 풍긴다.

 

>> 차 안

 

프로듀서는 핸들을 잡고 네비게이션을 보면서 운전을 하고 있다. 카렌은 조용히 프로듀서를 응시하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카렌을 알아챘는지 프로듀서는 차 안에서 노래를 부른다. 잔잔한 선율이 차 안에 울려 퍼지면서, 그 노래에 카렌은 처음 듣는 노래였지만 편안해지듯 눈을 감는다.

 

"♬...후.."

 

카렌은 노래를 끝낸 프로듀서를 향해 박수를 친다. 왠지 모르게 그 반응에 프로듀서는 조금 부끄러운지 멋쩍은 미소를 짓는다.

 

"대, 대단하세요...!"
"아, 아니야 그냥 대충 부른 건데 뭐.."
"대충 부른 게 이 정도면....진심으로 부르신다면 이것보다 더 잘 부르신다는 건가요..?"
"앗"

 

카렌의 말에 프로듀서는 잘 못 말했다는 표정을 하고 만다. 카렌은 그런 프로듀서를 보며 초롱초롱한 눈빛을 하고 있다. 그런 카렌의 눈빛이 부담스럽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 프로듀서였다.

 

"그, 근데... 그 노래는 어떤 노래인가요..? 처음 듣는 노래 같아서.."
"아- 이 노래? 내가 5년 전 길거리 공연 때 불렀던 노래야, 당연히 처음 듣겠지"
"앗...! 프로듀서의 데뷔 곡이셨나요..?"
"데뷔는 무슨 그냥 부른 노래지, 발표도 안 한 곡이라 데뷔도 아냐"
"그, 그래도..."
"하기야, 길거리에서 부른 처음 곡이니 그 날에 데뷔 곡이라 불러도 될까?"
"..!! 네..!"

 

프로듀서의 말에 카렌은 한 층 밝아진 표정과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런 카렌을 보고 프로듀서는 살며시 미소를 짓는다. 그런 도중 프로듀서 품 속에서 벨 소리가 들려온다. 프로듀서는 품 속에서 휴대폰에다 이어폰을 꽂고는 자신에 귀에 낀다.

 

"아- 네 무슨 일이죠?"

 

프로듀서는 들리는 음성에 대답을 한다. 카렌은 그 모습을 보고 자신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고 응시한다.

 

"네? 같이 무대에 설 가수 분이 교통사고를 당해요?"
"..?"

 

옆에서 듣고 있던 카렌이 놀라면서 프로듀서를 바라본다. 프로듀서는 얼굴이 어두워진다.

 

"네.. 아, 아니에요. 그 쪽도 많이 힘들 텐데, 위로 좀 해주세요. 네..네 알겠습니다."

 

프로듀서는 전화를 끊고는 한 손가락으로 자기에 턱을 문지른다.

 

"괘, 괜찮으세요.. 프로듀서씨..?"
"음... 괜찮을 거야"
"어떻게 해야 하죠...?"
"어쩔 수 없이 대타를 찾을 수 밖에 없지..누구 있더라.."
"네..? 공연까지 몇 일 밖에 안 남았잖아요..?"
"으음...일단 기다려봐?"

 

프로듀서는 가까운 갓 길에 차를 세운 뒤 차 밖으로 나서서 휴대폰을 꺼낸 뒤 전화를 건다. 차 안에 있던 카렌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그런 도중 프로듀서가 통화를 마치고 차 안으로 돌아온다. 프로듀서는 운전대에 머리를 기댄 후, 한숨을 크게 쉰다.

 

"프, 프로듀서..."
"대타로 뛸 가수들이 없다네... 하기야.. 공연 3일 전에 올 사람이 어디 있겠어.."
"우우..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그러게 말이다... 일단 사장님과 협의해봐야겠는데"
"...."
"걱정 마.. 최악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겠지.."

 

프로듀서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의기소침해진 카렌을 위로한다. 하지만 역시 프로듀서도 속이 엄청 복잡해진상태, 그 상태로 사무소로 향해 프로듀서는 핸들을 돌린다.

 

오후 6시쯤 사무소에 도착하고 나서 프로듀서는 카렌을 먼저 사무소 앞에 내리게 한다. 그러고서 프로듀서는 그 근처 야외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선 돌아온다.

 

"일단.. 올라갈까?"
"네.."
"괜찮다니까.."
"그, 그래도.."

 

카렌은 걱정되는 표정으로 프로듀서를 바라본다. 프로듀서는 그런 카렌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프, 프로듀서...?"
"괜찮을 거야 나를 믿어줘"

 

프로듀서는 카렌에게 미소를 짓는다. 카렌은 그런 프로듀서의 손길에 조용히 받아들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들어가볼까?"
"네..!"

 

예전과 다름없이 출퇴근하던 사무실 문인데 오늘따라 철창문과 같은 무거운 느낌이 전해져 온다. 프로듀서는 그 문을 열고 카렌과 같이 들어간다.

 

"프, 프로듀서씨 어서 오세요..~"

 

미사키가 문을 열고 들어온 프로듀서에게 인사를 건넨다. 미사키도 상황을 알게 된 듯, 표정이 조금 어둡게 변해있었다. 프로듀서는 예상했다는 듯 쓴 웃음을 짓는다.

 

"사장님은.. 지금 계신가요?"
"네.. 지금 사장실에.."
"카렌 잠시만 여기에 있어줄래? 금방 갔다 올게"
"네.."

 

프로듀서는 카렌에게 말을 건넨 후 사장실로 들어간다. 카렌은 조용히 사무실 소파에 앉는다. 표정이 어두워지고 울상이 될 것만 같았다.

 

"괘, 괜찮을 거에요... 카렌.."
"그, 하지만.."
"프, 프로듀서도 노력하고 있잖아요..? 프로듀서를 믿어봐요. 우리..!"
"그, 그렇겠죠..?"
"그러니까요..! 우린 믿어요!"

 

카렌은 미사키의 말에 끄덕였다. 그러는 도중 프로듀서가 사장실에서 나온다. 아직 안 풀린 듯 한 표정으로 나와선 머리를 긁적거린다. 카렌은 그런 프로듀서를 보고 걱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런 도중 미사키가 프로듀서에게 다가가서 질문을 건넨다.

 

"프로듀서 씨 사장님이 어떤 말씀을 하셨나요..?"
"그게 말이죠.. 음, 하핫 일단은 카렌에게 자기 part부분은 연습에 매진하라고 하시더군요."
"에,..에?"

 

카렌은 프로듀서의 대답에 의외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 한다. 그런 카렌을 보는 프로듀서는 생각이 엄청 복잡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아, 아무튼 잘 될 거라는 거겠죠..! 자자 괜찮을 거에요!"

 

미사키는 그런 두 명에게 화이팅 포즈를 하면서 미소 짓는다. 그걸 보고 프로듀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는다.

 

"그래,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잖아? 괜찮을 거야 카렌"

 

프로듀서는 이렇게 말한 다음 카렌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는다. 카렌은 프로듀서의 손길을 받아들이면서 얼굴을 붉히며 미소 짓는다.

 

"그러면 저는 다른 쪽에도 통보를 해야 하니 나가보겠습니다."
"앗, 네~ 다녀오세요!"
"다, 다녀오세요...! 프로듀서..!"

 

두 명에게 인사하고 프로듀서는 문 밖으로 나간다. 그러고선 복잡한 표정을 하면서 사무실 밖에 있는 야외 주차장으로 향해 간다.

 

"그, 그럼 저도 가볼게요...? 오늘 약속이 있어서...수고하셨습니다.."
"네~ 카렌 조심 히 들어가세요~!"

 

카렌은 미사키에게 인사를 한 뒤 프로듀서가 나갔던 문 밖으로 나간다. 미사키는 그런 카렌에게 인사를 한다.

 

"자, 나도 이렇게 있으면 안돼! 남은 일 빨리 처리하고 퇴근해야지~♬"
"나는 잊혀진 걸까.."

 

홀로 컴퓨터 타자기를 치던 코토리가 울상을 지으면서 조심 히 말을 한다. 미사키는 그걸 눈치채고는 당황하는 표정을 짓는다.

 

"아, 아니에요.. 코토리씨..! 그, 그저 있었는지 몰랐던... 핫!"
"미사키씨 너무해..."
"그, 그게.."

 

어느덧 시계 바늘은 퇴근 시간을 넘어가고 사무소 하루는 이렇게 저물어간다. 그 일이 있던 날부터 이틀 정도가 지난 후 사무소에서는 조금의 문제가 생긴 듯 하다.

 

"네..? 며칠 동안은 프로듀서 씨가 안 계신다는 건가요..?"

 

카렌은 코토리가 가져온 갑작스러운 프로듀서의 소식에 놀란 표정을 한다.

 

"응..잠깐 휴가를 갖는다고 하시네.."
"가, 갑작스럽게.. 그, 그럼 이번에 있을 라이브는 어떻게 되는 거죠..?"
"그 전날에는 돌아오신다고 하시니.. 괜찮을 거야"

"그, 그런가요.."

 

코토리의 말에 카렌은 안도의 한숨을 쉬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한 눈빛을 한다. 여태까지 프로듀서의 격려에 안심했던 카렌이었고 하필이면 라이브 몇 일 남기고 없다는 것 때문일까 불안해진 것 같다.

 

"카렌 괜찮니..?"
"네, 네..! 괜찮아요..!"
"혹시나 문제 있으면 나에게나 미사키 씨에게 말해주렴"
"네.."
"아 맞다! 프로듀서 씨가 전해달라는 물건이 있었는데"
"..?"

 

코토리는 자신의 책상 쪽으로 가서는 책상 위에 있던 상자를 집어 들고 가져온다. 카렌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자 여기, 전해달라고 한 물품~"

 

코토리는 미소를 지으면서 카렌에게 상자를 건넨다. 카렌은 그 상자를 건네 받고 대답을 한다.

 

"앗..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무슨 물건이길래.. 혹시 프로포즈?!"
"에..에..?!"
"이런 선물을 떠나기 전에 주는 건 프로포즈밖에 없지!! 아아 프로듀서 씨도 참.. 아이돌과 프로듀서 관계이면서도 후후후...."

"그럴 리가 없잖아요. 코토리 씨!!!!"

 

리츠코가 뒤에서 줄 부채로 코토리 머리를 강타시킨다. 그 순간 코토리 머리가 앞 쪽으로 휘청거린다. 갑작스러운 리츠코의 행동에 카렌은 화들짝 하며 놀란다.

 

"프로듀서도 그런 행동은 안 해요. 그냥 평범한 선물이겠죠."
"칫 재미없어"
"뭐라 구요..?"
"아, 아닙니다!"
"그러고 보니 코토리씨 저번에 끝낸다고 하신 자료는 준비 끝났나요?"
"앗...그거 한 장 남았어요!"
"이 사람아! 한 장 맡겼는데 한 장 남는 게 말이 돼?!"
"히익!!"

 

리츠코가 언성을 높이며 코토리를 꾸짖는다. 그 꾸짖음에 코토리는 겁에 질린 듯한 표정을 하고 정좌자세를 한다. 카렌은 그런 모습들을 보며 쓴 웃음을 짓는다. 그러다가 프로듀서에게 받은 물건을 바라보고는 사무실 소파 쪽으로 걸어간다. 소파 앞 테이블에 상자를 올려놓고는 살며시 상자를 연다. 거기엔 아로마 오일 상자와 향수가 들어있었다.

 

'프로듀서..'

 

카렌은 살며시 안에 있던 향수를 들어올린다. 향수의 향이나 상표, 카렌이 쓰던 것이랑 같은 브랜드이다.

 

'알고 계셨네요..'

 

살며시 향수를 옆에 놓아두고 아로마 오일 상자를 들어 올린다. 거기엔 3가지 종류의 오일이 있었고, 순서대로 마조람, 레몬, 로즈마리 향이 들어 있었다. 카렌은 그것을 보고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잘 모르는 척 하셨지만.. 잘 들어주고 계셨네요.. 프로듀서 씨..'

 

카렌은 아로마 오일 상자를 품 속에 꼭 안는다. 그런 도중에 상자에 들어 있었던 종이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카렌은 손을 뻗어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줍는다.

 

'..종이..?'

 

종이에는 프로듀서의 자필로 된 글자가 적혀있었다. 거기엔 전화번호가 적혀있었고 전화번호 밑에는 붉은 글씨로 [PS, 혼자 있을 때 전화 걸 것] 이라는 메모가 적혀있었다. 카렌은 그걸 보고는 고개를 옆에 기울이며 의문스럽다는 표정을 짓는다.

 

"카렌~"
"앗..네!"
"이 쪽으로 잠시만 와주겠니?"
"자,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카렌은 프로듀서의 메모가 적힌 종이를 접은 뒤 주머니에 넣는다. 그리고는 자기를 부르는 리츠코가 있는 쪽으로 걸어간다.
2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카렌은 옥상 위로 올라가 두리번거린다. 프로듀서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연락하라 하였으니 조심 히 행동하는 것 같았다.

 

"..."

 

카렌이 프로듀서가 남겨놨던 쪽지에 적혀있던 번호로 전화를 건다. 뚜르르 뚜르르 소리가 이어진다. 3분쯤 지났을까 카렌은 '역시.. 안 받으시는 건가' 라며 끊으려 하다가 툭 소리가 나면서 "여보세요" 소리가 들린다. 카렌은 조금 놀라면서 말을 한다.

 

"프, 프로듀서..?"
"아 카렌이니? 그 쪽지를 봤구나?"

 

전화 건너편에서 시끄러운 소음 때문에 프로듀서의 음성이 조금 안 들리기 시작한다.

 

"네, 네..! 그, 근데..왜 이리 시끄러운 소리가.."
"아, 아...이건 아무것도 아니니까 신경 쓸 필요는 없어!"
"그, 그런가요.. 그, 그나저나 오늘 잘 지내셨어요..? 아무 말도 없이 휴가 가셨다 하셔서.. 걱정했어요.."
"아.. 미안해 내가 미쳐 말을 하지 못하고 가버렸네.. 조금 일이 생기는 바람에 하하.."
"이, 일이요..? 무슨 일 있으신 거에요..?"
"큰 일은 아니고... 조금 출장 비슷 할까나?"
"나쁜 일은.. 아닌 거죠?"
"뭐 그렇지 걱정 마 어디 보자.. 라이브 날 때 돌아 올려나..? 이건 두 사무원에겐 비밀이다?"
"네..?"

 

카렌은 프로듀서의 말에 잠깐 어이없는 듯 표정을 짓는다. 그런 카렌을 아는지 프로듀서는 실 없이 전화 건너편에서 웃기만 한다.

 

"그, 그러면 저는 어떻게 해야.."
"뭐... 전처럼 레슨에 열중 해야겠지?"
"저,저는 프로듀서 씨가 없으면 힘든데요..?"
"나 없어도 할 수 있어 미사키씨나 코토리씨가 보조해주실 거야 그러니까-"
"그, 그게 아니라..!!"

 

카렌은 프로듀서의 말을 끊고 언성을 높인다. 프로듀서는 잠깐 놀랬다가 평정을 유지하고는 카렌에게 말을 한다.

 

"그래 여태까지 위로해주고 함께 기뻐해주던 사람이 사라지고 혼자 해야 한다는 게 받아들이긴 힘들겠지.. 외로울 수 도 있어"

"..."
"그래서 내가 항상 말해왔잖니? 설마.. 잊어버린 건 아니지?"
"아, 아니에요.. 잊을 리가요.. 하지만.."
"괜찮아 카렌, 넌 할 수 있단다. 난 그렇게 믿어.. 그리고 말이지-"
"네..? 아.."

 

프로듀서가 카렌에게 위로를 건네는 도중에 무슨 이야기를 또 전하고 있다. 무슨 내용인지는 자동차 경적소리와 비행기 소리에 묻힌다. 그러고 나서 3분이 지났을까 카렌은 전화를 끊었다. 산뜻해진 표정으로 걸어간다. 그렇게 장면이 바뀌고 프로듀서 쪽을 비추며 프로듀서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매 만진다. 그리고는 음향장비가 가득한 방을 나간다.
그리고서 며칠이 지났을까 라이브 당일 날이 되었다. 관객석에서는 웅성거림과 함께 응원 팻말들이 줄이어 보이고 있었다.

 

"프로듀서 씨는 언제 오는 거야.. 벌써 카렌 차례까지 시작 1시간 밖에 남질 않았는데!"
"그, 그 무슨 일이라도 생기신 건 아니겠죠..?"

 

미사키와 코토리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으나, 카렌은 조용히 프로듀서에게 받은 아로마 오일을 휴대용 디퓨저로 향을 킨다.

 

"후우.."
"카, 카렌 괜찮겠니..? 아무래도 프로듀서 씨는 오지 못하시는 모양이야.."
"괘, 괜찮아요.."

 

카렌은 코토리의 말에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하면서 천천히 연습했던걸 머리에 다시 각인시키는 연습을 한다. 그러고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을까,
자신의 차례가 두 차례 정도 남게 되자 카렌도 점차 긴장되는 모습을 보인다. 아무래도 아로마 효과에도 조금 더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었던 걸까, 그러던 도중 카렌의 휴대폰에서 벨 소리가 들려온다. 카렌은 조심 히 휴대폰을 꺼내 확인한다. 프로듀서에게 온 연락이다. 카렌은 자신의 귀에 휴대폰을 갖다 대며 말한다.

 

"여보세요..?"
"아아~ 카렌 라이브 당일인데 네가 있는 곳으로 도착하지 못해서 미안해"
"지, 지금 어디신데요..?"
"음, 그걸 말하기엔 조금 그럴까 싶기도~"
"네...? 지금 장난...하시는 건가요..?"

 

프로듀서의 농담 섞인 말투에 카렌은 걱정되다가도 그런 프로듀서의 태도에 어이가 없다는 듯 대답한다. 프로듀서는 웃으면서 말을 한다.

 

"그럴 리가.. 나도 엄청 힘든 위치에 있다고?"
"그, 그러니까 어디에 계신 건데요...?"
"으음~ 힌트를 줄게 너랑 같은 곳이지만 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어"
"네..? 지금 장난할 때.."
"장난이 아니야, 아차차 전화 끊어야 하네 이따 보자!"
"프, 프로듀서..!! 우우..."

 

프로듀서가 대화 도중 갑자기 전화를 끊어버리는 바람에 카렌은 한숨을 쉰다. 자신도 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감이 안 잡히는 듯하다. 그런 도중에 대기실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카렌 씨, 준비해주세요!"
"앗...네..!"

 

카렌은 스태프의 부름에 따라 급히 움직인다. 조금 복잡한 표정을 하며 따라나가지만, 팬들에게 '이 표정을 보여줄 수 없지' 생각한다. 자신의 주 특기인 포커페이스로 표정을 바꾸며, 스태프를 따라 무대 입구로 가니 큰 함성소리가 들린다. 카렌은 들어가기 전에 심호흡을 한번 한다. 그런 도중, 카렌은 무대 뒤 편에 무언가 낯익은 사람을 발견한다. 잠시 갸웃거리는데

 

"카렌 씨? 뭐 하세요? 어서 이리로!"
"앗, 네..! 죄송합니다..!"

 

스태프의 부름으로 볼 틈도 없이 무대 위로 올라간다. 카렌은 올라가면서 '봤던 사람인데..' 라며 생각했다.

 

무대의 불은 잠시 꺼지고, 무대 주위가 검게 물들었다. 거기엔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휴대폰으로 응원 팻말을 만든 사람들도 보인다. 무대 스포트라이트가 켜지고 카렌에게 집중된다. 그러고 함성소리가 잠깐 동안 크게 들리고 5초 후에 일렉트로닉 기타 주자가 기타를 킨다. 그 다음, 차례대로 드럼 주자가 박자를 기타에 맞춰서 드럼을 친다. 이전 곡들과는 다르게 한층 더 밝은 스타일로 카렌을 변화시키고픈 프로듀서의 느낌이 강하게 들어있었다. 카렌은 그 연주에 따라 자신의 목소리로 선율을 이룬다. 달라진 스타일에 관객들은 놀란 표정을 금치 못한다.

 

'미소가 올라 행복이 피어나는 순간을 그 순간을 기억해-'

 

카렌이 이 구절을 부를 때쯤, 연주가 조금 달라지면서 'uh' 라는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내려온다. 관객들도 갑작스러운 게스트 등장에 웅성거린다. 똑같이 카렌도 조금 당황하면서 내려오는 사람에게 시선을 돌린다. 아까 무대 뒤에서 모자와 마스크를 쓰던, 그 사람이 조심스럽게 무대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그러고는 살며시 자신이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고는 던져 버린다. 그 마스크 속에는 휴가를 갔던 프로듀서가 미소를 지으며 윙크를 하며, 빛나는 무대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 오고 있다.

 

'노력을 한다고 시간을 잡을 수는 없지'

 

노래 연주 중 한 구절을 자연스럽게 노래를 하면서 포즈를 취한다. 카렌은 그걸 보고는 잠깐 의문을 띄우다가도, 아까 통화로 말한 프로듀서의 말을 '설마...이 것을 말하신 걸까..' 라 생각하며, 안심한 듯 미소를 짓는다. 프로듀서가 카렌 쪽으로 오면서 살며시 미소를 지으면서 카렌 옆에 선다. 그러고는 윙크를 하면서, 카렌에게 '이제 다시 너의 차례야 시작해' 라는 신호를 보낸다. 카렌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더욱 더 밝은 표정과 목소리로 다시 노래를 시작한다.

 

'세상이 나를 향해 준비한 완벽한 순간 속에 내가 숨을 쉬고 있어'

 

부르는 도중 프로듀서도, 잠깐 놀란 표정을 금치 못한다. '평소에 연습할 때도 이런 식으로 했던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카렌을 계속 응시한다. 마치 천사가 무대위로 살포시 올라와 행복한 듯, 노래를 하는 모습이 연상되면서 관객석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프로듀서는 잠깐 정신을 못 차리다가 고개를 양 쪽으로 흔들면서 자기 파트를 생각해낸다.

 

'신화가 현실이 되는 기분이라고 내 옆에 여신이 oh'

 

이 파트를 프로듀서가 부르면서 카렌을 가리키자, 카렌은 얼굴이 살짝 붉어진다. 그걸 본 관객들은 '뭐야 뭐지?' 라는 표정으로 무대 위를 바라본다. 공연 연주가 중 후반을 달릴 때쯤, 카렌은 살며시 왼쪽으로 이동하며 프로듀서에게 자리를 넘긴다. 프로듀서는 카렌이 넘겨 준, 자리로 이동하고서는 노래를계속한다.

 

'당연한 건 없지만 다 날 위한 것이지 너에게도 마찬가지지'

 

프로듀서는 자신의 마지막 구절을 부른 뒤, 재빨리 옆으로 빠진 다. 그러고는 카렌에게 신호를 보낸다. 카렌은 그 자리에 다시 이동한다. 그리고서는 살며시 감았던 눈을 서서히 뜨면서

 

'너를 위한 순간 인 거야'

 

카렌이 웃는 얼굴로 이 구절로 마무리를 지었을 때, 관객석 모두가 함성을 지르면서, 박수 갈채를 보낸다. 카렌은 거기에 감사인사를 하듯, 관객석 쪽으로 꾸벅 인사를 한다.

 

"프, 프로듀서..해냈어요..!. .프, 프로듀서..?"

 

카렌이 프로듀서를 부를 때쯤, 프로듀서는 옆에 없었다. 카렌은 고개를 양쪽으로 두리번거리면서 프로듀서를 찾고 있다.

 

프로듀서는 대기실에 돌아와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한 5분쯤 전화를 거는 것, 같은데 여전히 안 받는 것 같았다. 그러고 30초 쯤 지나니

 

"네.. 잘 끝났습니다. 네? 여전히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구요? 아, 예 말은 감사합니다. 네? 새로 녹음해야 할 것 같다 구요? 아, 아니 말이랑 다르지 않아요?! 아, 사장님..? 아 끊어졌네 에라이!!!"

 

프로듀서는 테이블에 휴대폰을 올려놓고, 대기실 의자에 앉는다. 그러고는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듯 생각한다.

 

'그 아저씨에게 또 속아버렸구나...하.. 어떡하지..'

 

이 일에 대해서는 과거로 올라간다.
프로듀서는 사장실에 들어오면서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선 복잡한 표정으로 사장을 바라본다. 사장도 똑같이 상황이 복잡해졌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것 같다.

 

"아, 자네 왔나"
"네.. 혹시 그 서류들은"
"그래..나도 소식은 들었네"

 

프로듀서와 사장은 한숨을 크게 쉰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서 말인데.. 자네에게 조금이나마 부탁을 할까 하는데.."
"네? 무슨 부탁이죠?"

 

사장의 말에 프로듀서는 의문형을 띄우며 질문을 한다. 그러고서 어느 정도 지났을까, 프로듀서의 표정이 금새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변하고 사장에게 말을 한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대신 무대에 서라니요?!"
"그, 그게 어쩔 수 없지 않나.. 지금 따로 구할 수 있는 사람도 없고, 구한다 해도 그걸 외울 수 있는 시간도 아닌 거 자네도 알지 않나?"
"아, 아무리 그래도 저는.."
"그리고 또 그 곡을 제일 유의 깊게 들은 사람이 자네와 카렌 양 뿐이고.. 그리고 자네 과거를 알고 내가 채용한 거고 잊었나?"
"그, 그건.."

 

그리고 사장은 프로듀서에게 다가오면서 말을 다시 한다.

 

"..내가 알기론 그 사람에게 맡기기 싫었던 것이 자네였지 않나?"
"아, 아니 그걸 어떻게?!"
"이미 눈치는 채고 있었지.. 그 쪽 업계 상황이든, 사람 관계든"
"..."
"맨 입으로 부탁하진 않겠네"

 

사장은 프로듀서의 귀에 소곤거리면서 협상(?)을 시작한다. 그걸 들은 프로듀서의 표정이, 정말 싫어하던 표정에서 '괜찮은데..?' 라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사장은 그런 프로듀서를 보면서, 악의 품은 미소를 짓는다.

 

"...약속은 지키셔야 합니다.."
"그래, 그래!"
"하아... 그럼 며칠 동안 휴가 좀 허락해주십쇼."
"어째서인가? 연습할거면 카렌 양과 같이 하는 편이 더욱 나을 텐데?"
"네.. 호흡을 맞추는 쪽은 그 쪽이 나을 겁니다. 하지만 카렌이 성장하기엔 이 방법만큼 좋은 게 없어요. 언제까지 제가 옆에 있어 줄 수는 없진 않습니까"
"흐음... 그 것이 자네 의견이라면 알겠네"
"네, 그럼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프로듀서는 사장에게 인사를 하며, 사장실을 나간다. 그러고서 사장은 사장실 창문가로 걸어간 뒤 생각한다.

 

"근데.. 갑작스럽게 부상이라니 조금 의심스러운데"

 

그러고서 사장은 휴대전화를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여기까지가 프로듀서의 기억이었다.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여전히 프로듀서는 머리를 싸매면서, '도망쳐버릴까' 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자기 물건을 챙긴 뒤 대기실 방을 나가려 한다.

 

"자 이제 됐겠지..."

 

그러던 순간, 노크소리가 들리면서 문이 열린다.

 

"저, 저 프로듀서...?"

 

카렌이 낮은 목소리로, 프로듀서를 찾으며 들어온다. 프로듀서는 '이미 틀렸다', 라는 표정으로 카렌을 바라 본다.

 

"왜, 왜 그러니 카렌?"
"..!! 여기 계셨군요...!"

 

카렌이 프로듀서의 대기실임을 확인한 뒤, 프로듀서에게 안긴다. 프로듀서는 놀란 표정을 금치 못한다.

 

"카, 카렌..?! 자, 잠깐 이게 무슨?!"
".....?! 죄, 죄송합니다...! 가, 갑자기 감정이 부풀어올라서...우우.."

 

카렌은 안겼던 프로듀서의 품에서 자신의 몸을 재빨리 떼며, 프로듀서에게 사과를 건넨다. 그러고서는 카렌은 대기실 테이블 밑으로 숨어 버린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두 사람은 잠깐 동안 정적을 유지 하게 된다..

 

"그, 그...괜찮으니까? 카, 카렌 나와도 괜찮아..?!"
"우우...하, 하지만....."
"하아... 그 점은 여전하구나.."

 

프로듀서는 살며시 테이블 밑으로 숨어버린 카렌에게 다가간다.

 

"거기서 나와 어서, 거기 은근히 먼지 많으니까 말이야...의상에 먼지 묻으면 큰일이잖니"
"하, 하지만....우..."
"어서..괜찮으니까 응?"

 

프로듀서는 카렌에게 손을 내밀며, 나오라고 설득한다. 카렌은 그런 프로듀서의 말에 끄덕거리면서, 프로듀서가 내민 손을 잡고 테이블 밑에서 나온다.

 

"...오늘 라이브 엄청 좋았어 카렌"
"..! 프, 프로듀서 씨도 엄청 멋졌어요..! 프로듀서 씨가 나오실 줄은 몰랐지만....그래도 안심했어요..헤헤.."
"하..뭐 그건 어쩔 수 없던 느낌 이였지만.. 역시 무대 뒤에서 너를 보는 것과 바로 옆에서 보는 건 확실히 다르다라고 느꼈어, 천사 같던걸?"
"에, 엣...?! 아, 아니에요...저, 저 같은 사람이.. 천사라니.. 과분해요..."

 

카렌은 프로듀서의 말에 얼굴을 크게 붉히며 부정을 한다. 그런 카렌에게 프로듀서는 살며시, 쓰다듬는다. 그러고서는 미소 지으며 말한다.

 

"아냐, 넌 천사야 내가 선택한 천사지"
"그, 그.... 가, 감사합니다.... 그, 근데 프로듀서 씨...?"
"응?"

 

카렌은 프로듀서의 말에 얼굴을 크게 붉히면서 얼굴을 옆으로 돌린 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그런 도중에 다시 얼굴을 프로듀서 쪽으로 돌리면서 프로듀서를 부른다.

 

"그, 그 멘트...다른 분들에게 하시면 안돼요..?"
"어째서..?"
"저, 저는 괜찮은데...다른 분들이 들으면 진짜로... 오해할지도... 몰라요..."
"윽"

 

프로듀서는 카렌의 말에 정곡을 찔린 듯, 쓴 웃음을 짓는다. 카렌은 그러다가도 살며시 웃는다. 프로듀서의 칭찬이 그래도 좋았나 보다.

 

"그럼 뒤풀이 겸 어디라도 갈까?"
"네, 네..!"

 

프로듀서는 휴대폰을 꺼내면서 장소를 체크한다.

 

"카렌은 어디 생각한 곳이라도 있니?"
"그, 글쎄요.."

 

카렌은 프로듀서의 질문에 잠깐 생각하는 듯 하다가 생각났는지 말한다.

 

"그, 그럼 그때 갔던 카페는 어떨까요..?"
"아 그 카페? 지금 시간에 괜찮을까나.. 잠깐만 전화해볼게?"
"네, 네..! 부탁 드려요..!"

 

프로듀서는 들고 있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건다. 잠시 동안 '뚜르르' 소리가 들리더니 '여보세요.'라는 말이 들린다.

 

"아, 너 설마 거기 점원이니?"
"네~ 사장님은 지금 디저트를 만들고 계셔서요~ 뭐 자기가 먹을 거지만...악?!"

 

점원이 말을 하던 도중 윽박을 지른다. 다른 사람소리도 같이 들리는 것 같다.

 

"이 자식이 사장에게 못하는 말이 없어! (사실 이잖아요!) 이 자식이?!"

 

수화기 너머에서 서로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다가 주인이 점원이 들고 있던 수화기를 강탈 한 뒤 대답한다.

 

"응~ 나야 무슨 일?"
"너희는 아직도 여전히 사이가 좋네"
"그런가~? 아무렴 어때 무슨 일이야?"
"응, 지금도 그 카페 열었나 물어보고 싶어서"
"응? 혹시 오게?"
"당연하지 라이브 끝난 겸 뒤풀이로"
"설마 그 아이도 와? 카렌이라고 했나? (카렌 씨 꼭 와주세요!!) 너 좀 저기 가있어!!"
"하핫... 카렌이 그 쪽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말이지"
"오케이, 와도 괜찮아 오늘은 특별히 야간영업을 해볼까!"
"응 그럼 이따 봐? 카렌 들었지?"
"네, 네...!"

 

프로듀서는 통화를 끝낸 뒤 휴대폰을 자신의 속 주머니에 넣은 뒤 카렌과 함께 대기실 문밖으로 나간다.

 

"그런데... 프로듀서 씨..?"
"응?"

 

카페 거리로 가던 차 안에서 카렌이 프로듀서에게 무언가 물어 본다.

 

"그때 전화로 했던 그 말 뜻...무엇인가요..?"
"아 그때 그 말?"

 

프로듀서는 카렌의 말에 잠깐 기억을 되짚다가 번뜩 떠올랐다는 표정을 한다.

 

"후후, 그건 가면서 이야기 해줄게 괜찮지?"
"괘, 괜찮아요..! 헤헤.."
"그 말 뜻은 말이지-"

 

프로듀서는 카페 거리로 네비게이션에 따라 운전하면서 카렌에게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무슨 이야기인지는 다른 차들 소리에 묻힌다. 빨갛던 하늘은 검은 밤 하늘로 변하고 거리에 불빛들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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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야 다시 와보니 보기 진심 불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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