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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리 「무대가 끝나고 모르는 사람에게 납치되어버렸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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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8, 2017 18:56에 작성됨.

4일.

이번에 이오리를 깨운 것은 고통스러운 더위 대신,

생리 현상으로 요동치며 본능적 욕구의 해소를 탄원하는 창자 때문이였다.

고통 속에 배를 움켜잡고 버티던 이오리는,

두려움과 비참함 속에 오래간만에 다시 입을 열었다.

 

이오리「사, 살려줘요! 하, 하라는건 뭐든지 다 할께요..크윽..그러니까 제발 화, 화장실 좀..(울먹)」

 

하지만 야속하고 당연하게도,

주인 없는 차에서 대답은 들려오지 않는다.

이오리는 비참함 속에 흐느끼다가,

결국 본능적 욕구를 참지 못하고

스스로 인간 이하로, 추락해버렸다.

 

"푸드드득"

 

어둠 속에서, 추잡한 소리가 한참 동안이나 흘러나온다.

마침내 갈 길을 찾아낸 고체와 액체들이 해방의 그 날을 맞이하여 바깥으로 물 밀듯 쏟아진다.

....

 

ㅡ푸드득

 

이오리 「으아아앙!!」

 

인간으로써의 존엄성과, 아직은 중3에 불과한 어린 여자 아이로써의 감수성이 모두 무자비하게 부정되어버린 순간이였다.

인간이자, 여자 아이로써 한참을 울던 이오리는,

문득 자신의 아래에서 흘러나오는 역겨운 오물의 악취에 전율하였다.

오물로 더러워진 원피스를 어떻게든, 통째로 모두 벗어버리고는

그것으로 오물을 덮고 발을 움직여 그것들을 맨 아래쪽에 치워버리고

마지막으로 발로 밀어서, 차 트렁크 바닥 시트로 모두 덮어버렸다.

 

이오리  「왜..왜 나한테 이러는거야 왜..우아앙!」

 

이오리는 마침내 절망 속에 사로잡혀,

다시 한참을 울다가 이내 지쳐 잠들어버렸다.

 

5일

ㅡ툭툭

 

무언가가 트렁크 위를 두드리는 소리에,

이오리는 눈을 떴다.

덥지 않은 걸로 보아, 아직은 밤인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차가 잠든 사이 이동한 것은 아닐까?

아니 어쩌면,

여기는 깊은 물 속 아닐까?

 

여러가지 생각에, 이오리는 오싹한 한기를 느꼈다.

만약 여기가 물 속이라면?

그러고보니, 트렁크 안에 약간 물이 고여 있잖아?

사실은 자신을 납치한 변태가 도쿄만 앞바다에 차를 버려서,

자신을 죽일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ㅡ툭툭

 

다시 들려오는 소리에, 이오리는 오물로 범벅된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며

숨 죽인채 어둠 속에서 트렁크 위쪽만을 응시했다.

 

위험할지도 몰라.

어쩌면, 괴물 같은 것이 아닐까?

툭툭 소리는 동시다발적으로 들려오고 있어서,

이오리가 생각할 적에는, 저것은 분명히 납치범이 두들기는 소리는 아닌게 분명했다.

 

곧이어 문이 열리고,

거친 손이 이오리의 목을 낚아챘다.

그의 반대편 손에는 두꺼운 노루발이 쥐어져 있었고,

살인자는 그것으로 이오리의 머리를 수 차례 가격하고ㅡ

 

눈을 뜨자,

이오리는 방금 전에 일이 자신의 꿈이였음을 깨달았다.

아니, 꿈이였나?

나, 방금 전까지 자고 있었던 걸까?

어두워서 아무것도 모르겠어..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 나는 자고 있는 거고 이것이야말로 내 꿈이 아닐까?

다만, 이오리가 알 수 있는 것이라곤

트렁크 지붕에서 무엇인가 툭툭거리는 소리가 난다는 것 뿐이였다.

 

저건, 어쩌면 좀비가 아닐까?

트렁크에 갇힌 사이 세상이 히비키랑 타카네랑 같이 봤던 영화처럼 좀비 멸망을 맞이해 버린거야.

그래서 납치범도 물려서 좀비가 되버린 덕에,

지금, 자신을 먹으려고 트렁크를 열려고 하는건 아닐까?

..모르겠다.

 

사실은, 다 꿈 아닐까?

그러고보니, 더 이상 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툭툭거리는 소리는, 계속 들리는 것 같다.

아니 들리지 않는건가?

그것도 모르겠네?

 

헤헤..

 

ㅡ툭툭

 

기묘한 소리가 만들어내는 공포보다도,

문득 배고픔을 느낀 이오리는 병 속의 썩은 음료수를 한모금 들이켰다.

이제는, 말할 힘도 날뛸 기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정말 이대로 가다가 죽는 건 아닐까, 하고 이오리는 생각했다.

 

문득, 765프로의 아이들이 생각났다.

야요이랑 마지막까지 같이 방송했었는데..사라져서 걱정하고 있겠지?

프로듀서에게도 매일 같이 짜증내고 억지로 오렌지 주스 사달라고 했는데..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겠지?

문득, 어제 히비키한테 동물 냄새 난다고 놀렸던게 생각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좋은 말만 해주고 올 걸..

 

차가운 눈물이 뺨 위로 흘러내렸다.

 

제발..살려줘..

아즈사, 아미..히비키..마코토..야요이..프로듀서..

누구라도 좋으니까, 제발.. 

 

6일

문득 느껴지는 눈부신 섬광에 이오리는 눈을 떴다.

마치 불이 켜진 형광등마냥,

길게 수평으로 이어진 눈부신 섬광이 이오리의 눈을 간지럽히고 있었다.

 

트렁크가 열려 있었다.

 

조심스레 트렁크 너머로 손을 뻗어본다.

분명히, 열려 있다.

 

그 순간만큼은, 이오리는 영혼이 휘감기는 듯한 생생한 환희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죽어 싸늘하게 식어가는 줄만 알았던 심장이 흥분으로 다시 세차게 요동치며,

이오리는 말라 비틀어진 손으로 트렁크를 잡고 천천히 열었다.

 

찬란한 빛이 이오리의 전신을 자비롭게 거둔다.

해방이 주는 안도감과 환희의 감정에,

이오리는 뺨 위로 다시금 눈물이 폭포처럼 흘러내린다.

 

찬란한 빛만이 가득한 저 바깥 세상을 향해,

이오리가 손을 뻗는다.

그리고 가로막힌다.

 

차갑고 단단한 트렁크 벽에 가로막혀.

 

눈을 뜨니,

보이는 것은 다시 어둠 뿐.

여기는 여전히 트렁크 안.

그것은, 그저 이오리의 환상이였을 뿐이였다.

 

이오리 「..흑..제발, 내보내줘..다 할께요..다 팔고, 뭐든 다 할테니까 제발..몸이라도 줄께 제발..」

 

하지만 그 절망어린 애원에 답해주는 이 아무도 없었다.

 

 

7일

마른 눈물이 만들어낸 소금 찌꺼기가 달라 붙은 뺨 위를 차가운 바람이 간질이자,

이오리는 그 낯선 감촉에 눈을 떴다.

열려진 틈 사이로, 바람이 불고 있었다.

 

트렁크가 열려져 있었다.

 

이오리는 트렁크의 문을 살짝 잡아서 천천히 들어올렸다.

이어진, 수천개의 바늘이 눈을 찌르는 것만 같은 통증에 이오리는 눈살을 찌뿌렸다.

 

이오리 「눈이..아파..」

 

하늘에는, 찬란한 정오의 태양이 이오리의 위로 태양빛을 내리고 있었다.

이오리는 주섬주섬 일어나서, 트렁크 바깥으로 다리를 내리고는 천천히 걸어나갔다.

일주일 간 굶주리고 지친 이오리의 몸은 사실상 탈수증 및 영양 실조에 가까운 기아 상태였기에,

이오리는 채 몇 걸음 못 가서 아스팔트 땅 위에 주저앉았지만

이오리의 입가에는 기묘한 미소가 가득했다.

 

이오리 「드..드디어..이거 꿈 아니지? (울먹)」

 

주변을 살펴보니, 고속도로 한복판이였다.

고속도로 위로 이오리가 감금되어 있었던 싸구려 승용차를 포함해서,

수많은 차들이 텅 빈 채로 정차되어 있었다.

도움을 청하기 위해 이오리는 차 안을 일일히 살펴봤지만..

 

이오리 「..아무도 없어요?」

 

..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모든 차가.

그런 빈 차들이 도로 위로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끝없이 펼쳐져서, 기이한 백색 안개에 가려진 도쿄시까지 나란히 줄을 서고 있었다.

 

한참을 둘러보아도 아무도 보이지 않자,

이오리는 빈 차들을 뒤져 먹을 것들을 좀 챙겨서 게걸스레 먹어치우고는,

고속도로의 표지판을 따라 765 사무소가 있는 도쿄로 향했다.

 

7일-1

하루를 꼬박 걸은 끝에,

이오리는 도쿄 도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단 한 명의 사람도 발견할 수 없었다.

도시를 가득 채운 기묘한 적막감.

도심은 기묘한 백색 안개가 가득 뒤덮고 있어서,

코 앞의 빌딩조차도 윤곽만 간신히 보일 정도였다.

이오리는 문득 다른 세계에 온 것 같다는 이질감을 느꼈다.

소리 없이 고요하고 텅 빈 도시는 마치 어디 미지 행성의 황무지만치 삭막하고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얼마나 걸었을까?

이오리는 저 멀리, 도로 한복판에서 작게 꿈틀거리는 점 같은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사람이였다.

몸을 숙인 채로 무엇인가 집중하고 있는 사람.

 

처음 만난 사람이였기에,

이오리는 반가움에 허기조차도 잊고 뛰어나갔다.

하지만 이내 이오리는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그 사람이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기에.

 

눈 앞의 저 사람은, 식사 중이였다.

눈을 까뒤집고 고통스러운 표정 속에, 싸늘하게 식어 썩어가고 있는 한 경찰관의 시체를.

그리고 그가 고개를 돌리자, 이오리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창백하다 못해 푸르딩딩하게 썩어 부패한 그 사람의 얼굴은,

절반이 날아가서 썩어버린 내용물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푸르딩딩하게 썩어 부패 중인 사람, 아니 살아있는 시체는 이오리를 발견하고는

천천히 이오리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썩어 부패한 눈 흰자 주변으로 파리가 윙윙거리는 모습에

이오리는 욕지기를 느꼈다.

 

이오리가 주춤거린 순간에, 마치 눈 앞의 여린 사슴을 노리는 약탈자 늑대처럼

그 썩어가는 시체는 기습적으로 달려들었다.

 

이오리 「꺄악!」

 

???「이오리짱! 숙여!」

 

어디선가 날아온 화염병이 깨지며,

다가오던 좀비는 화염 속에 휩싸여 춤추다 이내 쓰러졌다.

어리둥절한 이오리의 팔을 누군가 잡고서는,

그대로 강하게 끌어낸다.

 

야요이 「이오리짱! 여기서 머무를 시간이 없어. 곧 다른 놈들이 몰려올꺼야.

빨리 가야 한다고? 웃우!」

 

 

7일-2

765 사무소는 나무 바리케이트들과 온갖 함정들로 거진 요새나 다름 없는 상태였다.

인간만이 통과할 수 있는 통로들을 지나,

마침내 사무소 안에 도착한 야요이는 들어오자마자 더럽혀진 칼과 도끼부터 손질하기 시작했다.

눈에 붕대를 감고, 등에 긴 창을 둘러맨 히비키가 둘을 맞이한다.

 

히비키 「어? 이오리잖아?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던거야? 뭐 어쨌건..한 사람이라도 더 필요하니까.」

 

이오리 「야..야요이? 도대체 이게 무슨? (패닉)」

 

야요이 「..좀비 사태가 일어났어. 이오리짱」

 

야요이 「이제 765 사무소에 남은 건 우리 셋 밖에 없어.

좀비 사태에 모두 도시를 벗어나거나, 혹은 저들과 똑같이 되버렸으니까..」

 

이오리 「마, 말도 안돼..다, 다 꿈이지?」

 

야요이 「...」

 

야요이 「믿기 힘들겠지만..이오리짱, 이건 모두..」

 

 

 

야요이 「꿈이야. 응 맞아. 꿈이야.」

 

이오리 「...응?」

 

야요이 「웃우! 꿈이라고. 꿈」

 

히비키 「꿈이다죠?」

 

히비키 「꿈이다죠?꿈이다죠?꿈이다죠?꿈이다죠?꿈이다죠?꿈이다ㅡ」

 

 

 

이오리 「꺄아악!!ㅡ」

 

환각에서 깬 이오리는 다시 트렁크 속에서 눈을 뜬다.

숨 막히는 공포의 어둠, 오물이 썩어가는 역겨운 냄새와 목을 조르는 듯한 더위와 폐쇄증이 이오리를 환대한다. 

마침내 한계점에 도달한 이오리의 이성의 끝자락은, 

망치에 두들겨맞은 유리 조각마냥 산산히 부셔져 흩어진다.

휘몰아치는 광기, 공포와 고통의 카타스트로피에 휩싸여,

좁고 무더운 트렁크 속에서, 이오리는 마침내 미쳐버렸다.

 

 

엔딩

이오리가 발견된 것은 그로부터 일주일 후였다.

이오리가 발견된 지점은 도쿄 중심의 수도 고속도로였는데,

야심한 밤을 제외하고는 주간에도 쉬로 수많은 차들이 왕복하는 도로 한복판이였다. 

실제로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오리가 갇힌 자동차를 보고

이상하게 느끼기까지 했다.

 

다만, 자신의 일이 아니니까 신경쓰지 않았을 뿐.

이오리가 발견한 계기도, 이오리가 감금된 차의 범칙금이 밀린 덕이였을 뿐이였다. 

이에 언론은 2주 동안이나 트렁크에 갇혀버린 불운한 아이돌을 아무도 신경쓰지 않은 일본인의 무심함에 대해 비판하며,

매일같이 기사를 싣었으나 그것도 수 주가 지나자 잠잠해져버렸다.

 

이오리를 처음 발견한 사람들은, 처음에는 시체인줄 알았다고 증언했다.

그들은, 먼저 트렁크 뚜껑 위에서 퉁퉁거리며 걸어다니는 고양이를 휘휘 내쫓고,

트렁크의 뚜껑을 열자,

부패한 오물과 배설물의 악취가 제일 먼저 그들을 맞이하였고 

그 안에서는 예전 당당한 모습의 아이돌의 흔적조차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변한 이오리가 일자로 반듯이 누워 있었다고 증언했는데,

발견 당시의 이오리는 말라 비틀어진 몸에, 오물과 땀 침 썩은 물 등의 더러운 액체들로 범벅이 되어

사실상 시체나 다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오리는 살아 있었고,

곧바로 병원에 옮겨진 끝에 목숨만은 부지할 수 있었다.

 

목숨만은...

 

ㅡ한달 후, Arkham 정신병원.

정신 병원에서 치료 중인 이오리에게 면회가 찾아왔다.

765 프로듀서의 프로듀서와, 이오리의 절친한 친구였던 야요이, 유키호이다.

 

프로듀서 「이오리..」(울컥)

 

야요이 「이오리짱..꼭 나을 수 있는거죠? 그렇죠? (울먹)」

 

프로듀서 「그래..분명히 나을 수 있을거야.

언젠가는..꼭」

 

유키호  「..(중얼) 너무 심했나?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에..뭐, 프로듀서한테 못되게 군 죄라고 생각하지만.」

 

프로듀서  「응 뭐라고 했니?」

 

유키호  「앗! 저, 저도..이오리짱이 빨리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요오..」

 

환자의 정보 시트를 살피던 의사가 혀를 차며 말한다.

 

의사 「..자신의 의지가 중요한데..환자는 모든 것을 부정하고 있는 상태에요.

뇌가 오감을 통해 건너오는 모든 정보들을 억지로 차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환자분께서 언제 돌아오게 될지는..」

 

세 사람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로,

침대 위에 일자로 반듯하게 누운 이오리는 눈을 감은 채로 중얼거린다.

 

이오리 「다 꿈이야..난 아직 트렁크에 있어..너무 더워요. 제발..제발..」

 

이오리 「제발 풀어줘.」

 

 

ps. 변명의 여지 없이 미친 정신상태에서 쓴 글...

다음번엔 더 미친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갠적으로는 다음 글은 하루카를 지옥행..아니 문학 소재로 쓰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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