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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외전-설탕과 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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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8, 2017 13:20에 작성됨.

와쿠이 루미가 추격자들을 적당히 따돌리고, 이치하라 니나를 데리고 온곳은...

 

"냠냠..."

"흘렸구나. 자..."

 

루미가 손수건으로, 니나의 입가를 닦아주고 있는 이곳은 파르페 가게였다.

사실 아무리 그녀가 급하다고 할지언정, 무턱대고 그녀를 데려가지는 않는다. 그녀의 능력도 확인되지 않았을 뿐더러, 무엇보다도 그녀의 나이가 나이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상황으로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는 싶지만, 최소한의 양심은 지켜야하지 않겠는가.

덤으로 그녀에게 이야기도 들을겸, 파르페 가게(나름대로 고급 디저트에 속한다)에서 니나에게 빅 사이즈 파르페를 시켜준 것이다.

 

그리고, 니나는 초콜릿 과자와 신선한 과일들로 잔뜩 중무장한 파르페를 푹푹 퍼먹고 있는 상황이었다.

 

"...자. 이름은... 이치하라 니나. 인가?"

"냠냠... 그런겁니다..."

아이스크림으로 가득 입에 채우고 우물거리면서, 니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봉절에 땅에 가도... 아니. 아니지. 일단... 그. 왜 봉절에 땅에 가고싶어하는 거지?"

"그건! 전설이 있는 겁니다!"

"...?"

니나가 눈을 반짝이면서 자신의 목 주변을 더듬다가, 무언가를 쥔채로 내민다.

 

"이거. 뭔지 아시는 겁니까?"

"...?"

니나가 쥐고있는것은, 붉은 보석이 박힌 상아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펜던트였다. 그리고 그것에 반응해, 그녀의 메달이 웅웅거리면서 반응하기 시작했다.

 

"루비...로 만들어진 펜던트인가? 마법이 들어가 있는것 같군."

"아닌겁니다! 빌어먹게도 저는 이것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겁니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겁니다! 근데 존나 이쁜 보석이지 않습니까? 게다가 이 안에는 펜던트를 건 이치하라 가문의 마력을 증폭시켜주는 마법이 걸려있는겁니다!"

 

"누구도 알지 못한다니? 감정사가 보면 알텐데... 그리고 일족만이 증폭되는 장비라니...?"

"음... 감정사님들 말로는, 여기에 걸려있는 마법은 존나! 존나게 복잡하다는 겁니다! 어... 이 시계의 톱니장치에 비유하면 됩니다!"

 

니나가 증명하는 시계를 내밀면서 말했다. 별의 시계의 그 가치는 정교하리만치 아름답고 완벽한 기계세공도 한몫한다. 본디 이런 시계는 하급품도 비싼 편이지만, 그런 하급품도 기계장치의 오작동으로 시간이 틀릴때가 많다. 그러나 고급품은 아주 정교한 장치에다가 마법적인 보호까지 곁들어있어, 아주 비싸다. 고급품중에서도 고급품인 별의 시계면 그 정교함은 상상을 초월할것이다.

 

"그 시계보다 엄청나게! 세밀한 마법이 새겨져있다고 합니다! 알지는 못하지만 저희 가문의 직계 자손이라면 그 펜던트의 효과를 받는겁니다!"

"시계보다도 세밀한 마법이라니? 그런게 있을리가..."

 

이런 고급품이라면, 조그마한 시계를 만드는데도 엄청난 숙련공이 필요하다. 톱니를 세심하게 배치하는 것을 넘어, 기계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지 않으면 안된다. 마법은 그러한 숙련공보다 몇십배는 더 정교하고 복잡하다.

 

"감정사들 말로는... 알려고 하면... 냠냠... 알수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세심한 마법이 전부 망가져버려서 쓸모가 없게 된다고합니다. 우물우물..."

 

"..."

 

루미가 입가의 크림을 닦아주며 생각한다. 확실히, 자신에게 시계의 구조를 분석하라고 하면 할수는 있을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되돌리는 작업을 할수 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불가능하다. 마법도 그런것이다. 마법을 하나하나 둘러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작업으로 인해 밸런스가 깨져버린다면 펜던트는 다시 작동할수 없다. 자칫하면 폭발하여 생명까지 위험해질수도 있다.

"...? 뭔가, 열릴것 같은 구조인데."

"? 이건 열리지 않는겁니다. 쳐 붙어있습니다?"

"...그런가."

 

루미가 고개를 끄덕인다.

 

"...실은, 제 선조의 선조의 선조의 선조의~~ 아무튼 오래전에 선조님이 물려주신 겁니다."

 

"오래전의 사람인가?"

"어... 아주 오래전의 사람입니다!"

"대단한 마법사였겠군."

"네! 아마 수염이 가~득한 호호할아버지였을겁니다!"

'흠... 뛰어난 마법사는 늙은이들이 많으니까.'

 

루미가 알고있는 마법사들도, 늙은이들이 많은편이었다. 그 늙은이들조차 루미의 나이보다는 적은 경우도 많았지만.

흔히 수염을 휘날리면서 강력한 마법을 부리는것이 마법사의 기본이미지였다. 그게 사실이기도 하고...

 

"선조님은 무지하게 강한 비전마법사였다고 합니다. 대륙 최고의 마법사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선조님이 죽기전에, 이 펜던트를 물려주면서 이 펜던트를 가지고 언젠가 꼭 한번 봉절의 땅의 중앙으로 가달라는 유언을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아무도, 봉절의 땅으로 가본적이 없다는 이야기야?"

"그게... 실은 몇몇분이 봉절의 땅으로 가본적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앙으로 가면 갈수록 비전의 힘이 너무 강력해서, 마법의 힘을 빼앗을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비전마법의 특성인가."

 

비전마법은 다루기 지극히 까다로운데다가 난폭하기까지하다. 기본적으로 비전마법은 비전마법을 이용하는 마나 자체가 마나에 대한 욕구가 강해, 주변 마나를 빼앗아가면서 그 위력을 충당한다. 그 빼앗는 대상은,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마나가 별로 없는 일반인들은 큰 타격이 없지만, 마법사는 다르다. 움직이기조차 힘들어질수 있다.

 

"너는, 그 위험성을 알면서도 간다는 것인가?"

"네! 그래서 비마법사인 숙련된 용병을 한명 구해달라고 한것입니다! 어... 괴물사냥꾼은 마법을 다룬다 들었는데..."

 

니나가 약간 걱정스럽다는듯 말하자, 루미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나의 경우에는 마나가 없어도 큰 상관은 없다. 괴물사냥꾼의 마법은 순간적으로 대기의 마나를 끌어모아 사용하는 형식이니까. 몸에 마나가 들어가기 쉬운 체질이지만, 담아두지는 않지."

 

"그런겁니까!? 괴물사냥꾼씨는 굉장한겁니다!"

 

"..."

 

루미가 니나를 바라본다. 확실히, 니나는 자신의 동료로 하기에는 적합한 사람이었다. 약간 거리를 두고있는데도, 니나에게서는 비전마나 특유의 진한, 그렇지만 정제된 마나의 기운이 흘러나왔다. 마법사라도 평상시에 이러한 기운을 흘려보내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기운을 흘려보내는다는것 자체가 상당한 마법사라는 증거였다.

힘이 빠져나가는 때도 루미가 도와준다면 해결할수 있을것이다.

 

다만...

 

"?"

 

니나가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루미를 바라본다.

 

'너무 어려...'

 

실력은 부족할것이 없었지만, 그녀는 지나치게 어렸다. 단순히 소풍을 나가는 것도 아니고, 루미가 향하는 곳은 봉절의 땅이었다.

만일 그런곳에 니나를 데려갔다가, 그녀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루미는 니나의 부모님의 얼굴을 볼 면목이 없었다. 이것은 도의적인 차원의 문제였다.

 

"...니나. 미안하지만, 너를 데려가는 것은... 힘들것 같다."

 

그 말에 니나의 얼굴이 울상이 된다.

 

"!? 어째서입니까!? 니나가 부족한 마법사인 것입니까?"

 

"아니. 그 문제가 아니다... 너는 너무 어리다. 너를 맡아주고 계시는 부모님... 그분들을 생각해보거라. 네가 다치거나 죽기라도 하면, 그분들을 볼 면목이 없으니까."

"...부모님. 없는겁니다."

 

"...?"

 

니나가 고개를 젓는다.

 

"사고로, 돌아가신 겁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때 돌아가신겁니다. 저는 법국이 세운 마법학교에서 자란겁니다. 펜던트는... 아버지가 가지고 계신 것을 물려받은겁니다."

 

"..."

"저는 그곳에서 비전마법을 배운겁니다. 존나 배웠습니다. 존나... 존나... 배우면 선생님이 칭찬해주었습니다. '씨X! 니나 존나 잘하는구나!' 하고... 하지만 이젠 선생님들도 니나를 가르칠수 없습니다. 침대에서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바깥을 돌아다니면서 마법연습을 하는게 끝입니다."

 

"...그렇군."

 

"전장에 나가달라고 서신을 써도, 법국은 안된다고 했습니다."

 

'이런 어린아이를 전장으로 내보내는건 심각한 막장국가가 아닌 이상 하지 않겠지... 절박한 전쟁중인 나라라면 모르겠군.'

 

법국도 나름대로 전쟁중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상식과 법은 남아있다. 어린아이. 그것도 10살 남짓한 어린아이를, 비록 뛰어난 마법사이기는 해도 내보내는것은 거부감이 남아있을 정도이기는 한것이다.

 

"어... 저는. 아무것도 못해져서... 음... 지루해진겁니다! 그래서 봉절의 땅에 가고싶은 겁니다! 선조님의 유언을, 확인해보고싶은겁니다!"

 

'...그런가.'

 

문득, 루미가 니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그렇구나. 알았다. 같이... 가자꾸나."

 

"!? 정말입니까?"

그녀가 부모님이 없다고 해서, 그녀가 딱히 죄책감을 지운것은 아니었다.

 

니나는 지금, 말하자면 칭찬받고싶어하는 아이였다.

그녀에게 딱히 부족한 환경은 아니다. 분명 루미보다는 훨씬 나은 환경이겠지. 푹신한 침대에서 일어나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시중들어주는 사람들도 좋은 사람들일것이다. 다만 그녀로서는, 좀 더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였다. 루미는 니나가 대마법사로 보인다기보다는 어리광을 부릴만한 상대가 없는 단순한 꼬마아이라고 생각했다. 니나를 전혀 몰랐었기도 했지만 루미의 천성적으로 권위나 직위를 신경쓰지 않는 태도도 한몫했을것이다.

니나는 기억속에 부모님의 따뜻한 품을 기억하지 못하리라.

봉절의 땅에 가는것도, 사실 선조의 유언때문이라기 보다는 그 비밀을 파헤쳐서 칭찬을 받고싶다는 마음이 강할것이다.

그녀가 단순한 모험심이나 호기심으로 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애정어린 칭찬과 인정은, 때로는 천금보다도 확실한 동기가 된다. 루미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다만, 나와 여행중일 때는 딱딱한 바닥에서 자야할거다. 몇주동안일수도 있다."

"각오하고 있습니다!"

"맛없는 것을 먹어야할지도."

"어... 음... 쳐먹겠습니다!"

"씻지못할수도 있다."

"마법으로 해결하면 됩니다!"

"아. 마법사였군. 음... 혹시 입기 편한옷은 가지고 있나?"

"네! 화려한 옷은 저도 찢어발겨버리고 싶을정도로 싫은겁니다!"

"좋아. 너는 그런 옷들을 몇벌 챙기도록... 침낭이라던가, 음식 준비는 내가 하겠다. 마법도구나 챙길 물건... 물론 너무 크거나 불필요한것은 안되지만. 그런것들을 챙겨서, 내일 이 파르페 가게로 오거라."

 

"! 쳐알아들은겁니다!"

 

니나가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루미는 미소를 지어주며, 니나를 쓰다듬는다.

 

"음... 주변 사람들에게는 적당히 빠져나올 명분을 대는게 좋겠군.

 

"맡겨달라는겁니다!"

니나가 파르페 숟가락을 내려놓으면서, 의자에서 폴짝 뛰어내린다.

 

"저는 준비하러 가는겁니다! 루미언니!"

"루미 언니...뭐. 그 통칭으로 됬다."

 

괴물사냥꾼. 괴물. 와쿠이 루미. 수전노... 많은 호칭을 가진 루미지만, 의외로 루미 언니라는 호칭은 드물었다. 기껏해야 고아원의 아이들 정도려나.

 

'...그렇군. 고아원에 들른지도 조금 오래되었어. 치에가 기억나는군. 건강하겠지.'

 

"만나는 시간은 어쩌는 겁니까?"

"네가 편한 시간으로 해라. 텔레포트 관문이 열려있는 시간대로 갈테니."

"어. 그럼 오전 10시가 어떻습니까?"

 

"알았다."

 

"라져인겁니다! 그럼 저는 이만 준비하러 가는겁니다!"

 

니나가 종종걸음으로 뛰어가는것을 보며, 루미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중얼거린다.

 

'어린이용 침낭과 먹을것들... 봉절의 땅 근처까지 텔레포트 관문을 이용하면 될테고. 중앙까지의 거리는 대략... 말을 타고가도 이주일 정도 될것이다.'

 

루미가 필요한것들 생각하며, 장난꾼의 술병을 열어 입에 가져간다. 주륵 흘러가는 것은 파르페의 단맛에 신음하던 혀에 채찍을 가하는듯한 완벽하게 증류된 소주였다.

언제나, 술병은 루미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있었다.

 

 

.

.

.

.

 

 

"제기랄!"

 

한번의 불평과 함께, 루미가 올라탄 루미의 말이 힘차게 수도의 시가지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오른쪽 옆구리에는...

 

"와우! 이거 존나 신나는 겁니다! 이렇게 말은 처음 타보는 겁니다!"

 

"날뛰지마라! 니나!"

옆구리에 끼워진 니나가, 꺄아꺄아 거리면서 승마를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루미의 뒤에는...

 

"거기서라! 괴물사냥꾼놈!"

중갑옷을 입은, 수도 성기사단의 캡틴 정도로 보이는 중년의 남성이 말을 탄 채로 소수의 부하와 함께 그들을 추격하고 있었다.


"속박 마법으로 묶어버리면..."

주위의 부하중 한명이 그렇게 외치자, 캡틴이 일갈한다.


"멍청아! 저자는 괴물사냥꾼이다! 대마법수단은 있을거다... 게다가 그걸 썼다가 이치하라님이 다치기라도 한다면..."

 

"헉! 아... 알겠습니다!"

감히 법국의 SS급 마법사를 납치(?)하여 초위험지역(봉절의 땅)으로 데려가려고 하는 건방진 괴물사냥꾼을 잡는것도 잡는것이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그 납치당한 마법사의 신병이다.

 

그녀는 이치하라 가문의 마지막 후손이다. 대륙에서도 흔치 않은 비전마법사가문의 마지막 후손이 이런 상황에서 어이없게 죽어버리기라도 한다면...

 

"으으으으으으..."

 

캡틴의 몸에 소름이 쫘르륵 돋는다. 고문정도로 끝나지 않을, 지옥과도 같은 고통이 이어질것이다.

 

다가닥. 다가닥. 모퉁이를 꺾어 돌아가는 찰나, 루미가 니나에게 외친다.

 

"니나! 혹시 투명마법은 못쓰나?"

"비전마법은 그딴 얄딱구리하고 치졸한 마법같은거 없습니다!"

 

"그...그럼 뭘 쏠수 있지?"

 

"비전화살! 맞는 즉시 상대가 가루가 되어버립니다! 음. 비전 번개는 일직선상의 인간을 100m이내까지 모두 가루로 만들어버릴겁니다!"

 

"아냐! 가루로 만들 필요는 없어!"

 

저들이 쫒는것은 어디까지나 임무이다. 게다가 이 상황은 따지고보면 루미가 잘못한것이 맞기에, 굳이 그들을 죽일 필요는 없었다.

 

"어... 마나바람은 어떻습니까? 저쪽으로 바람을 불게한다면 말들이 움직이기 힘들겁니다!"

 

"그걸로!"

 

"넵! 스오히스오히각겜갓겜...!"

 

루미가 슬쩍 뒤를 돌아보자, 니나의 말대로 자신의 뒤에서만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으아앗...! 이건 도대체...!"

거의 폭풍이라 불릴만한 그 바람에, 기사들조차 진군을 정지하고, 이윽고 낙마하게 되어버린다.

 

"...대단하군."

"엣헴! 비전마법!"

 

니나가 도야가오를 짓자, 루미가 그녀에게 쓴웃음을 짓는다.

 

"제길... 내가 너무 방심했나."

 

이 추격전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확실히, 니나의 대응 자체는 올발랐다. 들은 바로는 챙긴 옷들도 잘 숨겨서 나왔고, 나올때의 변명도 잘한 편이었다.

 

그쪽의 대응도 좋아서 문제였지...

이쪽의 공무원들은 무사안일주의가 아니였는지, 연계가 완벽했다.

사무소의 직원들이 이상상황을 보고했고, 상층부에서는 니나를 보살피는 하인들에게 특이상황을 이야기하라는 지시가 하달된듯 하다. 그리고 니나가 집에서 나오자마자 성기사들이 감시를 시작했고, 결과는 이꼴이었다.

 

아무튼, 텔레포트 관문은 그다지 멀지 않았다. 낙마한 기사들이 끝이 아니다. 더 많은 성기사단원이 루미를 추격할것이다.

 

'...칫.'

 

두두두...두두두... 말발굽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분명 후속부대다. 정찰대정도가 아니다. 거의 몇십명 가까이 되는듯한 소리다.

 

"니나! 지금 시간은?"

 

니나가 품속의 시계를 꺼내 짤깍. 열어본 다음 외친다.

 

"11시 10분전인겁니다!"

 

"완벽하군."

마침, 관문도 코앞이었다.

 

히히힝!

 

루미는 관문 근처를 서둘러 살펴본다. 이곳까지 추격부대는 아직인듯 했다.

 

루미는 니나를 내려놓고, 관문 앞의 사무소로 향한다.

 

"어서오세요. 예약하러 오셨나요? 아니면..."

"어제 11시에 예약한 와쿠이 루미다. 동승자 한명과 말 한필... 서두르지."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저쪽 마법 탐지기로 가서서 수색을 받고, 관문으로 들어가시면 되겠습니다."

 

이쪽 직원에게 까지는 언질이 없었는듯, 그는 쉽게 둘을 안으로 보내주었다. 딱히 무언가를 숨기는 것은 없는 둘이었기에, 그들은 쉽게 수색을 통과하고, 관문 안으로 들어갈수 있었다.

 

사실 텔레포트 관문이라고 하는것도 그저 형식적일뿐, 텔레포트 자체는 그저 약간 넓은 방에 마법진이 그려져있고, 주위에 마법석이 놓여져있는 것들이다. 관문을 관리하는 마법사가 좌표를 수정하고, 수정된 좌표쪽에 있는 마법사도 그것을 받아들인다면 텔레포트가 되는것이다. 이 방법은 불편하지만 매우 안전하고 대규모 수송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

 

"텔레포트는 처음 타보는겁니다!"

'...난 텔레포트가 싫어.'

 

루미가 진심으로 혐오스럽다는 듯, 그렇게 생각했다. 거의 필요악수준으로 인정하고 있는듯이.

이건, 그녀가 옜날에 텔레포트를 이용할때에 그녀의 어깨살 한쪽이 뭉터기로 빠진 이후로부터 생긴 혐오증이였다. 상기했듯 '매우 안전' 한 텔레포트 관문 이용시의 해프닝이었다. 덤으로 그쪽 관문 책임자들은 '에엥? 그거 손님이 이상한 행동을 해서 그런건데요? 책임 없습니다.' 라고 말해서 루미가 매우 빡쳐서 날뛴 적이 있다. 덕분에 그쪽 도시에서는 축객령이 내려졌지만.

 

'에... 텔레포트 관문을 이용하기전에, 주의사항 말씀드립니다. 이용자들은 절대 마법진 바깥으로 이동하시면 안됩니다. 또한 격렬한 움직임을 보이시면 안됩니다. 또한 마법진 바깥의 사람들은 빛이 나온 이후로 절대로 마법진안으로 들어가시면 안됩니다. 만일 위 사항을 어길시 법국은 사망자나 부상자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 잠깐! 잠깐만요! 들어가시면 안됩...'

 

발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문 너머로 사람의 인영이 비춰진다.

 

"와쿠이 루미! 도망칠수없..."

 

사아아아아아... 마나 도는 소리가 들리면서, 마법진에서 빛이 뿜어진다. 텔레포트가 작동하고 있는것이다.

 

"이런 젠장! 이거 당장 꺼버려!"

 

"안됩니다! 한번 발동한 텔레포트는 취소할수 없습니다!"

 

"빌어먹을... 궁수들은 저놈을 죽여버..."

 

"...니나. 잠깐 안아줄까?"

"와아! 루미 언니 품은 갑옷 때문에 딱딱한데 왠지 좋은겁니다!"

"큭... 비열한 놈!"

 

마법진이 발동된 이상, 저들은 아무것도 할수없다.

 

"씹어죽일놈...! 이치하라님을 위험한곳에 데려가려하다니!"

"어이어이... 말조심하라고. 아이가 듣고있잖아?"

"? 스승님이 말한것보다 훨씬 약한겁니다?"

품안에서 니나가 중얼거린다.

 

"네놈은 법국에서 수배령을 내릴거다!"

"아. 또인가... 뭐. 어쩔수 없지."

 

빛이 강해지면서, 루미의 시야가 흐릿해진다. 제대로 발동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치하라님을 돌려줘! 이 망할놈아아아아아!"

캡틴의 외침이 허무하게, 이내 니나와 루미의 시야가 빛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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