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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와 아가씨와 조폭소녀 때문에 P의 멘탈은 아수라장! 1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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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4, 2017 09:51에 작성됨.

그리고 아이돌들끼리 저렇게 키스해대는 게 들키면 큰일이라고. 차라리 이성간의 키스면 '열애 사실, 인정합니다!' 하면 끝인데, 동성간이라서 아웃팅으로 터진단 말이야.

 

아직은 무명이라서 별 문제 없겠지만은…… 말릴 건 말려야겠지.

 

"크흠! 각하님, 지금 뭐하고 계십니까."

 

내 물음에 하루카가 자연스럽게 입술을 뗐다. 얼마나 진하게 했는지 침이 끈적하게 이어질 정도였다. 치하야는 숨을 참는 게 힘들었는지 거칠게 호흡했다. 하루카는 나를 보며 거만하게 웃더니, 허리를 쭉 펴며 말했다.

 

"충신에게 은총을 내리고 있었다."

 

사실일까? 치하야의 표정을 보니 전혀 아닌 것 같다. 치하야는 처음으로 음란물을 본 사람처럼 동심이 깨진 모습이었다. 눈동자가 사시나무 떨듯이 꿈틀꿈틀 거렸다.

 

저런 치하야한테 과감하게 물어보겠습니다.

 

"치하야, 사실이야?"

 

"아니… 그게…"

 

치하야는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하루카와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는 뭐 때문인지 입을 다물었다. 저게 대체 뭔 상황이야. 치하야는 왜 하루카한테 쩔쩔매는 거지?

 

"저어, 프로듀서. 언제까지 눈을 가리고 있어야 하나요?"

 

야요이가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아, 무심결에 계속 가리고 있었네.

 

"이제 괜찮아. 손 뗄게."

 

야요이의 눈에서 손을 뗐다. 야요이는 하루카와 치하야를 보더니 대뜸 물어왔다.

 

"우와, 두 사람 입에 침이 가득해요! 왜 저런 거죠?"

 

아직 야요이는 어리다. 저런 미친 세계를 알 필요는 없어. 그러니까 비록 헛소리지만 착한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겠군.

 

"음…… 그러니까 저건 침이 아니라 끈적끈적 거리는 물…"

 

"키스했다."

 

각하님께서 야요이의 동심을 깨트리는 순간입니다.

 

"키스요? 프로듀서랑요? 둘이 사귀는 거였어요?"

 

"저딴 우민이랑 키스를 나, 아마미 하루카가 왜 하겠는가. 훌륭한 충신인 치하야와 했다."

 

"여자끼리 키스를 왜 하는 건가요?"

 

응? 아직은 동심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그저 야요이가 지금 보이는 것은 호기심이니까…

 

"키스는 최고의 선물이기 때문이지."

 

"그런 거였어요? 웃우, 프로듀서. 제가 선물해드릴까요?"

 

…차라리 동심을 깨는 쪽이 나았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해봅니다.

 

"야요이, 각하님의 키스만이 선물인 거야."

 

내가 어쩌다 이런 개소리를 하게 된 건지… 어쨌든 본론으로 들어가야겠지. 하루카 때문에 잠시 흐려졌었지만.

 

"치하야, 부탁할게 있는데."

 

"우민은 부탁할 권리가 없다. 들어주지 마라."

 

"응. 하루카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x발.

 

"중요한 이야기라고! 야요이는 보컬 트레이닝이 필요해. 치하야 네 도움이 필요하단 말이야."

 

"더욱 더 들어줄 필요없다. 치하야는 나한테 노래를 배우고 있으니까."

 

뭐? 치하야가 하루카한테 노래를 배운다고? 이게 뭔 개소리야.

 

"하, 하루카. 갑자기 왜 그래? 오늘 너 이상해…"

 

치하야도 당황했는지 식은땀을 흘렸다. 그런 치하야를 하루카는 아무 말 없이 흘겨보았다. 오싹한 기류가 흐르는데…

 

그때, 기류 사이로 목소리 하나가 파고들었다.

 

"누나! 도시락 가져왔어!"

 

웬 파란머리 남자애가 달려오며 말했다. 치하야는 그 남자애를 보고 활짝 웃었다.

 

"유우!"

 

치하야의 동생인 건가. 유우와 치하야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리고 내 소설가로서의 촉이 발동했다.

 

일단 치하야는 동생인 유우를 아주 좋아하고 있다. 근친상간… 같은 게 아니라 누나로서 남동생을 좋아하는 애정이다.

 

그리고 저 애정에서 은근히 드러나는 애틋함은, 더 이상 애정을 드러낼 수 없는 위기에 처했었음을 의미한다. 무슨 병이나 사고 같은 거겠지.

 

그렇다면 퍼즐이 맞춰진다. 내 추측대로면, 유우는 병이나 사고 때문에 죽을 위기에 처했었고, 그걸 하루카가 구해주는데 큰 기여를 하여서 치하야는 하루카에게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그걸로 하루카한테 빚이 생겨서 충신이 된 거다.

 

그런데 빚이 생긴 거면 하루카한테 아예 못 대들 테니, 은인이라고 생각하는 게 더 옳을 거다. 그러니까 하루카는 자신을 은인이라고 생각하는 치하야한테 강제로 키스를 한 인성 쓰레기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그러나 실망할 거 없다. 하루카한테 더 실망할 게 애초에 없었거든.

 

그렇게 추리를 마치고 나니 치하야와 유우는 이미 사라져있었다. 뭐야, 도시락 먹으러 갔냐. 배고프다…

 

…라고 방심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하루카는 야요이한테 키스를 하려고 입술을 들이대고 있었다.

 

"각하님, 아청법이 두렵지 않습니까!"

 

"아이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 아청법에 어긋난다면, 어린이날에는 수많은 부모들이 전과자가 되겠군."

 

"그런 그럴싸한 개소리는 그만두고, 밥이나 먹으러 가죠. 제가 사겠습니다. 누군지는 몰라도 제 노트북에 30만원을 넣어놨더라고요."

 

하루카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뭐야, 내가 심기 건드리는 말이라도 했나? 하루카는 갑자기 프로덕션 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종잡을 수가 없다니까.

 

"웃우, 프로듀서. 그럼 타루키정에서 점심을 먹는 건가요?"

 

"타루키정? 아아… 바로 앞에 여기인가."

 

타루키정은 765 프로덕션 건물의 1층에 있는 식당이다. 한 번도 안 들어가봐서 어떤 곳인지는 모른다. 그냥 간판만 대충 봤으니…

 

"아, 참고로 타루키정의 오가와 씨는 이오리랑 닮았어요."

 

"에이, 닮아봤자 얼마나 닮았겠…"

 

그렇게 말하며 문을 연 순간, 저는 이오리가 안 어울리게 주방에서 일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오리가 아니라 오가와 씨라는 사람인 건가. 맙소사, 이오리는 절대 여기에 오면 안 되겠어. 도플갱어를 보면 죽는다잖아.

 

"어서 오세요!"

 

미친, 목소리조차 이오리랑 똑같다. 그 뭐냐, 아침의 이오리가 내는 활기찬 목소리랑 똑같아. 오싹한 느낌이 들 정도야.

 

"웃우! 프로듀서, 라면 먹어도 되죠? 그렇죠?"

 

"어? 응… 여기 라면이 맛있어?"

 

"네!"

 

"그래, 그러면… 여기 라면 2개요."

 

"알겠습니다!"

 

혹시 아침의 이오리가 아침에만 오가와 씨라는 이름으로 부업을 뛰는 게 아닐까?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똑같을 수가 있어. 게다가 이오리랑 똑같은데 왜 저 사람은 아이돌을 안 하는 거야?

 

물어봐야지.

 

"저기, 오가와 씨… 라고 부르면 될까요?"

 

"그러시면 돼요!"

 

"그럼 오가와 씨, 아이돌은 관심 없으세요?"

 

"아아, 안 그래도 765의 사장님한테 요청 받았었죠. 도플갱어 아이돌 그룹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사장님… 당신은 대체…

 

"하지만 저는 그런 거 무리예요. 저는 음치에 박치에 몸치거든요. 그렇게 사장님한테 거절했었죠."

 

사장님이 실망하신 얼굴이 선명하게 그려지는군. 는 도플갱어 아이돌 같은 걸 했다가는 둘 다 죽을 거라고.

 

"그런데 이오리라는 애가 진짜 저랑 닮았나요? 본 적이 없어서…"

 

응? 이렇게 식당이 가까운데 이오리는 한 번도 안 왔다는 거야? 대체 왜?

 

내가 멍청하게 있으니, 야요이가 활기차게 대답했다.

 

"웃우! 몇 번이나 말하지만 정말 닮았어요!"

 

"한 번쯤은 봐보고 싶네요!"

 

흠… 이 의문은 꼭 해결해야겠어.

 

"야요이, 이오리는 타루키정에 안 와?"

 

"네! 이오리는 돈이 많아서 저렴한 식당에는 안 가니까요."

 

이오리가 돈이 많다? 그러고 보니 미나세 이오리였지… 미나세가 그럼 미나세 그룹의 미나세였던 건가. 이럴 수가. 그 다이아 수저한테 나는 코 묻은 돈 어쩌고 말했던 거냐. 흙수저 주제에.

 

그럼 이 30만원도 이오리가 줬겠군. 고마워서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네. 프로듀스를 열심히 하는 걸로 보답하면 되는 걸까?

 

"좋아! 어떻게든 모두 데뷔시켜주겠어! 어떤 역경이 찾아와도 나는 두렵지 않아!"

 

"웃우! 프로듀서, 파이팅이라는 느낌이에요!"

 

"오, 그래. 파이팅! 칠육오 프로덕션 파이팅!"

 

"…프로듀서. 나무코예요, 나무코. 사장님 앞에서 그런 실수하면 해고당해요."

 

"위험했군… 사장님께서 들으시진 않았겠지?"

 

"자성 군, 칠육오라고?"

 

오, 미친. 바로 역경이 찾아오네.

 

"사장님, 제가 사장님을 많이 존경합니다."

 

"하하, 그래. 뭐, 괜찮으니 프로듀스나 열심히 하게나."

 

"네!"

 

그러나 괜찮다고 하신 사장님은 그 이후로 자꾸 청소를 나한테 맡기셨다. 사장님은 전혀 괜찮지 않은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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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 이오리가 두 명이나 있다니… 저기는 천국이 틀림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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