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히비키 「캡틴 아메리카가 자신을 도와준다죠?」-2-

댓글: 0 / 조회: 623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7-11, 2017 21:11에 작성됨.

 

4.

사장1 「아 그래서 말인데..(왈라왈라)」

 

속이 울렁거린다.

어지럽고, 당장이라도 토할 것 같다.

 

사장2「히비키 취했어?..이거야 업어가서..해도 모르겠네?(히죽)」

 

자신은,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걸까?

자신이 하고 있는건, 아이돌이 되기 위한 일? 

아니야.

 

사장3 「자자, 우리 어디 조용한 데에서 좀 쉴ㅡ」

 

히비키 「만지지 마!」(버럭)

 

히비키 「...」

 

히비키 「(울컥) 실례했습니다.」(꾸벅)

 

사장3 「야! 야 잠깐ㅡ」

 

그대로 가방을 챙기고는, 바깥으로 나가버린다.

담배 냄새와 더러운 술냄새가 가득했던 방에서 나가니,

차가운 공기가 폐를 깨끗하게 씻겨내는 것 같다.

 

그제서야, 바닥에 주저앉아 울어본다.

 

역시 자신, 더 이상은 못하겠어.

자신은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해.

아무것도 못하는 힘도 없고 나약한 바보니까.

미안해. 타카네, 어망..

자신, 이제 그냥 돌아가버릴ㅡ

 

사장3 「햐, 여기 있었네?」

 

억센 손길이 자신의 팔뚝을 잡고는, 그대로 들어올린다.

무서워서 온 힘을 다해 저항해보지만,

이미 눈이 핑 돌아버리고 어지러워서 힘이 나질 않아..

 

사장3 「진짜 요즘 어린 것들은 왜 이렇게 도도한지 몰라. 한 번 대주는게 그렇게 어렵냐?

얼굴도 검은게ㅡ」(히죽)

 

제발..아무나..타카네..어망..

제발요..제발..도와줘!

 

사장3 「자자 우리 어디 조용한 모텔서 쉬ㅡ컥!」

 

붉은 가죽 장갑을 낀 주먹이 그 변태를 한 방에 날려버린다.

그 바람에 자신은 실 끊긴 인형마냥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몸을 일으켜 세우려는데, 

든든한 손이 자신을 부축해준다.

 

부축해주는 사람을 바라본다.

자신보다 키가 크고,

한 손에는 단단해 보이는 원형의 비브라늄 방패가 들려 있고,

얼굴에는 파란 반 가면을 쓰고 있다.

 

거기에는, 진짜 캡틴 아메리카가 있었다.

 

캡틴 아메리카 「괜찮은가, 자네?」

 

캡틴에게 내가 처음 건냈던 말은, 생각해보면 정말로 멍청했다.

 

히비키 「..어..아, 안녕 캡틴?」

 

캡틴 아메리카 「잠깐, 저 불량배 좀 처리하고..

잠깐 차라도 마시면서 쉬고 있게!」

 

캡틴 아메리카가 건넨 녹차에서 따뜻한 기운이 올라오며 식은 몸을 덥혀주었다.

나 정신 나간거 아니지? 저거 진짜 캡틴 아메리카 맞는거지?

 

아직도 덜 깬 술 때문에 눈이 핑핑 돌고 있었지만,

눈 앞에 있는 건 정말 캡틴 아메리카였다.

 

캡틴 아메리카 「괜찮나? 히비키?」

 

히비키 「..아..으, 응! 그나저나..그 사람은..?」

 

캡틴 아메리카 「..여성에게 못된 짓을 하는 놈은 그대로 둘 수 없지.

그 못된 불한당은 다시는 그런 짓을 못 그러도록 처리했으니 걱정 말도록!

앞으로 다시는 나타나지 못할 거다.」

 

캡틴 아메리카 「히비키는 정말로 좋은 사람이야. 그래서 언제나 응원하고 있다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도울 테니까. 힘내라, 히비키!」

 

히비키 「저, 저기 잠깐만ㅡ」

 

멍청하게도, 자신은 그 순간 전화번호라도 물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는

순식간에 어디론가로 달려가서,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라지고 없었다.

 

그 날 밤에, 캡틴 아메리카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다음날 잘릴 각오로 사무소로 돌아가보니,

쿠로이 사장이 자신을 오래간만에 환영해 주면서 말했다.

드디어 광고랑 오디션 계획이 잡혔다고,

기회가 생겼으니 한 번 제대로 노력해보라고.

 

그 날은 처음으로, 마구 뛰고 싶을 정도로 신나서

보는 사람마다 고맙다고 인사하면서

타카네한테도 같이 식사하자고 전화했다.

 

말할까 말까 하다가, 타카네에게도 그 날 만났던 캡틴 아메리카에 대해서 말해버렸다.

하지만 타카네는, 믿는건지 안 믿는건지

 

타카네 「그러게..(후루룹)..제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미소)」

 

라고 말하며, 알 수 없는 미소만 지을 뿐이였다.

 

 

5.

그 날을 기준으로, 자신의 하루 하루가 달라졌다.

아이돌 SP 오디션도 매일 승승장구하고 있고,

광고 문의라던가, 인터뷰 요청이라든가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가끔 힘들기도 하지만, 그 때마다 캡틴 아메리카가 도와주니까 상관없다죠!

 

히비키 「..그래서, 마지막 결승에 나온 상대방 아이돌을 봤는데,

765 프로에 아마미 하루카라는 아이인데 그냥 이겨버릴 것 같다구?

자신, 진짜 자신 있으니까.」

 

히비키 「이게 다 캡틴 아메리카 덕분이다죠!」(싱글벙글)

 

타카네 「..히비키, 히비키가 여기까지 온 건 다 히비키가 노력한 덕분이에요.

다 히비키가 해낸 것이랍니다? 그러니까ㅡ」

 

히비키 「아냐. 자신은 겁쟁이에 나약하니까..

캡틴 아메리카가 도와줘서 그런거야! 

지난번에는, 광고 오디션에 갔는데 캡틴 아메리카가 대기실에 녹차랑 포스트잇을 붙이고 갔다구?

자신, 그걸 마시고 나서 광고 오디션에 합격했으니까 그건 분명히ㅡ

자신 같은건 캡틴 아메리카가 아니면 아무것도ㅡ」

 

타카네 「그만!」

 

히비키 「..타, 타카네?」

 

타카네 「히비키..자꾸 자신을 깎아내리지 마세요.

히비키는, 정말로 멋지고 소중한 사람인데 왜 자꾸 그런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저와 만나기만 하면, 당신은 항상 캡틴 아메리카 이야기 뿐이지요.

솔직히 이제는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울먹)

캡틴 아메리카 같은건 없다는거, 잘 알지 않습니까.

여기까지 온 건, 모두 당신이 노력한 대가니까요.」

 

히비키 「미, 미안..

그래도, 캡틴 아메리카는 분명히 존재한다구? 내 말을 안 믿는거야?」

 

타카네 「..히비키, 죄송합니다.

저는 믿어요. 아니 진실이라는걸 알아요.

..다른 누구보다도 히비키 말이니까요.

하지만 히비키는 지금 스스로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어요.

저는 히비키가 더 대단한 사람이라는걸 알아요

히비키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그것은 제가 보장합니다!」

 

히비키 「..하지만..자신은 모르겠어..

미안, 자신, 먼저 나갈께..나중에 보자!」

 

...

타카네의 말에 괜히 또 우울해진다.

타카네는..자신에 대해서 몰라서 그러는거야.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다죠?..

 

왠지 기분이 우울해서, 한동안은 타카네에게 전화조차 하지 않았다.

타카네도 일이 바빠서인지, 아이돌 SP 오디션 마지막날까지도 자신에게 전화가 없었다.

..꼭 응원해주겠다고 했는데..

자신이 못나게 굴어서, 서먹해진걸까? 자신에게 실망이라도 한 건가?

진짜로 그러면 자신이 사과해야..

 

..아냐! 그런건 나중에 해도 되니까..

그것보다도, 캡틴 아메리카는 분명히 존재한다구!

..어차피 자신은 캡틴 아메리카가 도와주니까,

캡틴 아메리카만 있어주면 된다죠!

 

..그래도 먼저 사과해야겠지?

그 날 저녁에, 타카네에게 오래간만에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히비키 「저기..타카네, 자신이 지난번에는 너무 흥분했어.

그치만 타카네가 자꾸 그런 말을 하니까..」

 

전화를 받은 타카네의 목소리 너머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유리잔이 부딛히는 소리가 들린다.

식사 중인가?

 

타카네 「히비키는, 꼭 성공하실 거에요. 자신감을 가지세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타카네의 목소리가 왠지 떨리는 것 같다.

유리잔 부딛히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리고,

왠지 익숙한, 아저씨들의 웃음소리가 계속해서 들린다.

 

타카네 「그러니까 히비키, 꼭 톱 아이돌이ㅡ(아 빨리와 은발 아가ㅡ)..뚜뚜뚜..」

 

..타카네가 어디 있는지 깨닫자마자,

곧바로 쿠로이 사장에게 달려가 버렸다.

 

문을 박차버리고,

의자에 앉아 있는 쿠로이 사장에게 달려들어서

멱살을 잡고 흔들면서 소리지른다.

 

히비키 「타카네! 타카네 지금 어디 있어! 어디 있냐고!!」

 

쿠로이 「..눈치챈거냐? 참 늦게도 눈치채는구나..」

 

쿠로이 「..니가 갔던 그 요정이다.

벌써 한달은 되었지. 듣자하니, 오늘은 처음으로 밤을 샐 수도 있겠더군.」

 

히비키 「이런 개X식!!」(버럭)

 

쿠로이 「쿨럭..다 널 위해서다.

타카네는, 너를 위해서 그런 일들을 감수하고 있다.

오디션은 어떻게 운 좋아서 이기고 있다만..

..광고, 인터뷰 이런 관심이 모두 거져 얻어진 줄 아나?

나는, 오는게 없으면 절대로 주는 것도 없다고?」

 

쿠로이 「알았으면, 멱살 풀어라.

타카네가 그렇게까지 해주는데..너도 열심히 해야지?」

 

히비키 「...알았어.」

 

쿠로이 「잘 생각했다. 그러면 이제 집에 들어가서 푹 쉬고 내일 있을ㅡ」

 

ㅡ퍽!

 

쿠로이「끄아아악!!」

 

쿠로이 사장의 가운데를 그대로 발로 차버리면서,

자신은 결정했다.

미안해 캡틴 아메리카.

자신은, 이제 아이돌을 포기해야 할 것 같아.

 

하지만 타카네만큼은ㅡ

 

그대로 사무소를 뛰쳐나와,

지난번 그 요정을 향해 달려간다.

폐가 터질 것 같이 타올라도, 비릿한 위액이 올라와도,

 

ㅡ타카네만큼은 꼭!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