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요리타의 이야기

댓글: 11 / 조회: 959 / 추천: 3


관련링크


본문 - 07-03, 2017 21:54에 작성됨.

 

 옛날 옛적, 아직 신神이 사람人과 함께 살아가던 시대.


 사람은 신에게 경외를 바치고, 신은 사람에게 은총을 내리는 게 당연했던 시대.


 삼라만상의 신들이 일어나, 받들여지던 그런 세상에서 요리타依田라 불리는 신도 존재하였다.


 밭田을 의지依하는 자들에게 은총을 내려 곡물을 풍성하게 하는 땅地의 신이었다.

"요리타 님, 요리타 님! 부디 저희에게 자비를 내려주소서!"

《내려주소서!》

신자들은 매일 요리타 신에게 경외를 바치며 은총을 바랬다.


요리타 신은 그런 모습을 무료한 눈으로 바라보며, 그저 저들이 바라는 은총을 내릴 뿐.


그녀는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저들이 왜 자신을 믿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태어난 지 얼마나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지났을 때, 사람들의 기원이 들려왔다.


부디, 이 밭에 은총을. 저희에게 풍족한 작물을.


왠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그 바람을 이루어 줄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뒤,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소원을 빌었으며, 그녀는 그것을 이루어 주며 점점 확고한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인간이 신 없이는 살 수 없던 것처럼 신 또한 인간의 신앙이, 외경이 없어서는 살 수 없었던 것이다.


그녀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이윽고 자신들이 사는 지역을 요리타依田라 부르며, 그녀를 요리타 님依田様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요리타 님의 모습은 보는 신자에 따라 달리 보였는데, 이는 보는 이의 마음과 영시霊視에 영향을 받아 달리 보였던 것이었다.


그날도 평범한 날이었다. 햇볕이 중천에서 내리쬐는 날, 요리타 님은 그저 땅을 걸으며 사람들이 사는 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저기, 저기."

그러던 중, 한 명의 어린 소녀가 돌아다니는 그녀를 보고 말을 걸었다.

"..."

"처음 보는 애다! 어디에서 왔어?"

아무래도 소녀에게는 요리타 님의 모습이 어린아이로 보이는 모양이었다.


요리타 님은 그런 소녀를 지극히 바라보다, 자신의 신전이 있는 곳을 가리켰다.

"에에!? 혹, 혹시 신관님?!"

"..."

"아니야? 그럼 문제없네! 같이 놀래?"

"... 응"

그렇게 소녀는 요리타 님의 손을 잡고는 강가에 놀러 갔다. 소녀는 강에 도착하자 망설임 없이 강에 뛰어들었다.

"자!"

"응?"

이윽고 강에서 나온 소녀는 손에 무언가를 쥐고 그것을 요리타 님에게 내밀었다.

"... 돌?"

"응! 돌이야. 하지만 그냥 돌이 아니라고? 이 줄무늬! 예쁘잖아."

"응."

"그러니까, 선물로 줄게! 저기 강에 더 많으니까 같이 찾자."

그리고는 손을 이끌고는 강에 뛰어들었다.

"아하하, 많이 찾았네!"

"그렇네."

"다 들고 갈 수는 없으니까..."

산에서 땅거미가 성큼성큼 내려올 시간이 되어서야, 둘은 강에서 나왔다.
둘의 손에는 돌이 가득 담겨있었다. 그러나 전부를 들고 갈 수는 없기에 소녀는 일부만 남기고 돌을 땅에 쌓았다.

"왜?"

"으응, 이렇게 모아서 비는 거야."

"누구?"

"요리타 님! 엄마가 요리타 님이 우리를 보호해 주신다고 하셨어!"

"..."

쌓은 돌무더기에 기원을 바치고서는 소녀는 돌아봤다. 그리고는 품을 뒤적이더니 한 개의 끈을 꺼냈다.

"잠깐 기다려줘?"

소녀는 능숙하게 끈을 잡고는 매듭을 맺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색감을 띄는 끈 두 개가 엮여, 요시노 님에게는 두 가지의 색이 하나가 된 것 같이 보였다.

"자, 이것도 선물이야!"

"매듭...?"

"응, 엄마가 말이지. 우리는 다 보이지 않는 끈이라고 했어! 그리고 서로가 서로 엮여서 살아간데! 그건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그리고 요리타 님도 같아서 모두 모두 엮여있다는 거야!"

"엮여서?"

"당연하지! 그거, 뭐였더라...... 그래! 나뭇가지도 하나면 잘 부러지지만, 여러 개가 있으면 부러지기 어려운 것처럼."

앗, 저기서 엄마가 부른다. 그럼 안녕! 소녀는 그런 말을 하며 요리타 님에게서 떨어져 저 멀리로 달려 나갔다.

그리고 홀로 남겨진 요리타 님은 손에 쥐어진 예쁜 돌과, 매듭지어진 끈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과 인간들은 이 끈과 같이, 서로 이어져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아보니 이 땅 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느껴졌다.

활기차게 움직이는 아이, 집에서 밥을 준비하고 있는 여인, 홀로 나무를 캐는 청년.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는 노인.

그 모두가 느껴졌다. 조금 더 정신을 집중해보니, 그들이 자신에게 감사를 느끼며 바치는 기원이 느껴졌다. 요리타 님. 요리타 님.

기원은 실과 같이 늘어나, 자신과 그들을 잇는다. 아니, 잇는 것뿐만이 아니라 서로 엮이며--강한 매듭이 된다.

기원은 인연으로. 인연은 매듭으로. 매듭은 강한 관계로-- 이것이, 요리타依田. 자신을 믿는 사람들이 사는 땅.

그동안 어딘가 어스름 풋이 보이고 있던 세상이 빛을 되찾아간다. 두 손을 한 번 바라본다. 이 몸은 그들의 기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이 사랑스러운 자들에게 은총을 내리자.

그것이 매듭을 맺은 우리들의 관계를 더 강하게 해줄 것이라고, 요리타 님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 후, 요리타의 풍부한 곡창지대를 노리는 부족들이 많이 침략을 시도했으나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말하기를, 그 땅에 들어가는 순간 무언가에 묶인 듯이 움직일 수 없어진다고. 그리고 마을 주민들에게 반격당하여 돌아갈 때, 장소에 맞지 않는 어린 소녀를 목격했다는 소문이었다.

그 이야기는 퍼지고 퍼져, 결국 요리타를 침략하려는 부족은 하나 둘 포기하고 말았다.

그렇게 풍부한 요리타의 번영은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 같았다--

"요리타 님, 이 공물들을 받아주소서!"

언제나처럼 바쳐지는 공물들. 하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자신이 비추어지지 않고 있다.

계절이 세 번 바뀌기 전 만 하여도 자신을 볼 수 있는 자들은 많았지만, 은혜를 내린 뒤에는 그런 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 하여도 서로 맺어진 매듭은 강하게 묶여있다.

그리 생각하며 공물을 보던 요리타 님의 눈에 이상한 것이 비추어졌다. 그것은 돌멩이와도, 그동안 바쳐진 그 무엇과도 다르게 생겼었다.

"요리타 님의 은총의 덕에 해변 쪽의 부족과도 이어져... 이것은 소라고둥이라 하여 그 지역의 사람들에게 소중히 다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소라고둥... 이 기묘하게 생긴 것은 소라고둥이라 하는 것이구나. 요리타 님은 손을 뻗어 소라고둥을 붙잡아 보았다. 그러자.

<누구냐? 나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은.>

그러한 소리가 머릿속에 흘러들어왔다. 주위를 둘러봐도 신자들이 얘기를 나눌 뿐. 그러하다면 이런 소리가 날 곳은 한 곳뿐이다.

요리타 님은 손에 쥐어진 소라고둥을 쳐다보았다.

"당신은...?"

<소라고둥. 지금의 나에게는 이름이 없으니 고둥이든 소라이든 좋을 대로 부르거라.>

그렇게 말하고는 소라고둥은 자신에 대해 말해주었다. 자신은 해변의 부족을 수호하던 해신海神이었다는 것. 수호해주던 인간들에게 잊혀 모든 힘을 잃었다는 것.

과연, 그 말을 듣고 좀 더 자세히 보니 미약하지만 소라고둥에서 신기神気가 느껴졌다.

<해서, 땅의 아이여. 나를 받아주겠나? 무얼, 거절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얼마 후면 사라지게 되는 몸이니.>

그건 너무 슬픈 것이 아닐까. 요리타 님은 이 소라고둥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하였다. 그 이후 신사의 한가운데에 소라고둥을 놓아두는 것으로 신앙을 나누어 소라고둥이 사라지는 것을 막았다.

며칠이 지나, 소라고둥은 입을 열었다.

<고맙구나. 땅의 아이야. 그러나 이 땅의 인간들에게 너무 큰 은총을 내리는 건 아닌가 생각되는구나>

괜찮아, 그들과는 매듭으로 이어져 있으니.

<잘 듣거라. 사람과 신은 서로 너무 다가서면 안 된다. 그건 마치 불이 따듯하다고 하여 그 속에 들어가는 것과도 같다>

왜?

<신은 인간에게 은총을, 인간을 신에게 경외를 바치는 것이 바른 모습이나, 만약 은총을 계속 내린다면 이윽고 사람은 경외심을 품지 않게 된다>

... 그래도 그들은 기원을...

<그렇다면 그건 그대의 마음이 가는 대로 하면 된다. 땅의 아이여. 부디 나와 같은 후회는 하지 않도록-->

그로부터 몇 개월이 지났을까. 자신을 처음으로 모시던 나이를 먹은 신관이 하늘로 떠나갔다. 요리타 님은 그에게 좋은 곳으로 가도록 기원을 보냈다.

그리고 새로운 신관이 취임하였다. 이번에 떠나간 신관의 아들이라는 듯하다.

그러나 자신의 아버지와 달리 요리타 님의 모습을 볼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요리타 님의 앞에서 고기를 먹거나 술을 마시는 등 신관이라 생각할 수도 없는 자였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일어났다.

인신공양. 어느 지역에서 사람을 공물로 바쳐 더 많은 은혜를 받았다는 소식을 접한 젊은 신관이 똑같은 일을 벌이려 한 것이다.

"어찌 그런 짓을 할 수 있나요!"

"... 이것도 다 요리타 님의 뜻이니 그대들은 받아들이게"

"... 그런..."

거기에 있지도 않은 신탁을 꾸며내어 말했기에 사람들은 거기에 따랐다.

하지만 그 시각 요리타 님은 그러면 안된다고 필사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소리는 누구에게도 닿지 않고 뻗은 손은 공허하게 사람들의 몸을 빠져나갈 뿐이었다.

이윽고 의식이 준비되어 제물이 될 여인들이 무복을 입고 제단 위에 앉았다.

요리타 님은 그들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다 한 곳에서 눈을 멈췄다. 짧은 머리에 동그란 눈. 비록 생김새는 달라졌어도 잘못 볼 리가 없다.

자신에게 인연의 매듭을 알려준 그 아이였다. 이제 죽음이 다가온다고 하는데도 그녀는 미소 짓고 있을 뿐이었다.

의식이 시작된다. 불이 하늘로 높이 솟구치고 북소리가 웅장하게 울려 퍼진다.

그리고 제단에 불이 붙었다. 활활. 불은 탐욕스러운 뱀처럼 아지랑이를 날름거리며 제단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이윽고 불길은 제단을 전부 삼켜버렸다. 타오르는 제단 위에서, 그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 아이는 잠시 눈을 크게 뜨더니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고 마 워.


<... 사람은, 죽음이 가까워질 때. 영력이 높아지지. 저 아이도 그런 것일 터이고.>

손에 쥔 소라고둥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어디서나 어리석은 짓을 하는 자는 있는 법이구나... 땅의 아이여. 이건 네 탓이 아니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말거라.>

상냥하게 위로해주는 소리도 요리타의 귀에는 들려오지 않는다.

그저 불타오르는 제단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한 방울. 두 방울.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누군가의 슬픔을 대변하듯이.

... 이것이 정말 매듭이라는 것일까?

...... 그때 소라고둥의 말을 들었으면 됐던 것일까?

......... 아니 차라리-

-내가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사람들을 내리는 비에 함성을 지르며 기뻐하였다. 그러나 뒤에서 슬퍼하는 사람들 또한 보이고 있었다. 한쪽은 욕망을, 한쪽은 증오를.

그녀에게 바쳐지던 기원은 이제- 변질되어 버렸다.

곡물이 잘 자라날 수 있는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비는 계속 내렸다.

한 주, 두 주,... 한 달. 두 달.

이윽고 곡물이 썩을 정도가 되자 신관에게 따지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러자 젊은 신관은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다는 둥 이상한 괘변으로 답을 했을 뿐이었다.

그러다 모든 곡물이 수확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가 되자 사람들은 모든 것은 신관과, 그 신관이 모시는 악신 때문이라며 신관을 죽이고 신전을 파괴하기에 이렀다.

신전을 파괴하지 지금까지 내리고 있던 비가 거짓말처럼 그쳤다. 사람들은 크게 기뻐하며 자신들의 선택은 옮았다고 얘기하였다.

그러나 신전의 한가운데에 있던 소라고둥이 사라진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

깊은 숲 속을 상처 투성이의 여인이 걷고 있다. 두 손으로 보자기를 소중히 안고 아무것도 신지 않은 발로 땅을 밟으며.

군데군데 상처가 보이며 찢어진 살에서는 애처롭게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런 그녀는 숲 속에 있는 호수 앞에서 몸을 멈추었다. 그곳은 산신령이 살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 호수였다.

지친 몸을 채찍질하여 보자기를 땅에 놓고 두 손을 모아 기원하기 시작했다.

신령 님. 신령 님. 보잘것없는 여인의 청을 들어주소서.
이 어린 아가를 신께 바칠 제물로 사람들이 바치려 하였으나 제 아이를, 배에 품고 기른 아이를 불에 태우는 짓은 할 수 없었습니다.
잘못되었다 하는 것은 알고 있으나 부디, 부디 이 아이가 건강하게 클 때까지 보호해 주시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났을까. 까마귀가 울며 해가 지는 것을 알려줄 때, 여인은 누군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음을 느꼈다.

고개를 올려다보니 흰색의 옷으로 몸을 감싼 신비한 느낌의 소녀가 자신을 내려다보는 게 아닌가.

소녀는 두 손으로 들고 있던 소라고둥을 땅에 놓고 자신의 머리에 손을 두었다.

-그대의 바람을 이루어 드리지요-

아아, 멀어져 가는 의식 속에서 여인은 이 소녀가 신령 님임을 확신하며 눈을 감았다.

---

<죽어버렸군>

소라고둥이 작게 중얼거렸다. 요리타 님이라 불리던 소녀는 여인의 머리에 놓았던 손을 치워놓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요리타 님의 손은 마치 얕은 물가 같이 손 너머에 있는 풍경이 비춰보였다.

<그래서, 기원을 들어줄 생각인가?>

끄덕.

<... 질리지도 않는군>

기가 막혔다는 듯 말하는 소라고둥을 두고 요리타 님은 스스로의 팔에 손톱을 대고, 배어 버렸다.

그러자 본래 나올 리가 없는 피가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걸, 아기에게."

성인 여성도 급사해버릴 정도로 힘든 길이다. 그런 길을 설령 안겨 왔다고 해도 아이가 무사할리가 없닺

그렇기에 피를- 신혈을 주는 것으로 살리려 하는 것이다. 여인의 마지막 바람을 이루어 주기 위해서.

피를 아기의 입속에 뿌리니 방금 전까지 헐떡이던 아기의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요리타 님은 아기를 안고는 호수 저편에 있는 동굴로 들어갔다.

--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아기는 장성한 청년이 되었다. 그리고 청년은 이제 세상을 둘러보고 온다며 이 호수를 떠났다.

그리고 돌아왔을 때에, 많은 추종자를 데리고 왔다. 요리타 님의 피를 잇는 청년은 다소나마 신통력을 쓸 수 있어 그와 비슷한 처지였던 자들을 구한 것이다.

요리타 님은 여인의 바람을 들어주었으니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그들은 스스로를 요리타라 하며 청년을 길러낸 요리타 님을 신앙하게 되었다.

그렇게 "요리타"라는 가문이 생겨났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요리타 님"이 아닌 "할머님"이라 부르게 되며.

그들은 속세로 나갈 때, 요리타의 이름을 자칭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들의 기록은 남아있지 않으나, 뛰어난 음양사, 퇴마사, 무관이 그 가문에서 나온 경우는 종종 있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21세기가 되자 많은 신이 없어졌다.

또한 요리타 가문에 이어지던 신혈도 많이 옅어져서 이제 할머님을 볼 수 있는 것은 늙은 신관뿐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손자를 보여드린다며 데려온 아기는 신통력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아니, 사람이 가져도 될 정도를 넘어 현인신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였다.

아기는 할머님이 보이는 것인지. 눈을 마주치니 방긋 거리며 웃었다.

결국 요리타 님은 아이의 이름을 요시노라 짓고, 스스로 단련을 시켰다. 고행. 기원. 축사. 춤.

그리고는 아이가 14살이 된 날, 혹시 평범한 사람이 될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다.

이질적인 힘은 사람에게 미움받고 차별받을 수도 있다고--

그러나 아이는 방긋 웃으며 말하였다.

"괜찮은 것이오니- 각오는, 이미 오래전부터 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하며 그녀는 덧붙였다.

"평범하게 되어 버리면, 할머님을 볼 수 없지 않습니까-"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2년이 지난 지금, 그 아이의 생일에 보낼 선물을 만들고 있다.

인연과 인연을 엮어서, 이번에는 끊기지 않을 매듭 장식을.

부디 그 아이는 자신과 같은 시련을 당하지 않도록-.

나는 이 가고시마에서 기원하도록 하자.

3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