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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17) 야구는 9회말!

댓글: 28 / 조회: 2471 / 추천: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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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3, 2017 14:51에 작성됨.

주의 : 동네 변태 아저씨들이나 좋아할 법 한 묘사가 잔뜩 들어 있습니다. 착한 어린이들은 뒤로가기를 누르셔야 하지만 착한 어린이가 이 글을 보려 했을 리가 없지. 솔직해지라고 베이비.

 

-----

 

 

유키가 말했다.

 

"프로듀서, 오늘 우리 집에서 같이 야구경기 보자."

 

그린라이트!! 신호 최대로!!

일이 남아 있었지만 그냥 남겨두고 가버리기로 했다. 아이돌의 케어 또한 중요한 일이며 권유를 거절할 수 없다는 명분으로. 속마음? 그런 건 다들 알잖아. 섹@라고, %스!!

 

인류의 존재 목적이라고!!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도, 여러분의 어머니도 아버지도 다 치룬 그 거사 말이야!! 우리 세대에서는 못 치루는 사람들이 늘어날 그거 말이야!! 아마 업소가 아니면 평생 못 할 수도 있는 그거!! 섹1스!

 

그리고 지금!! 유키가!! 나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것은 색수하자는 신호다!! 나 일 끝날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한다고!! 귀가도 같이 한다고!! 일 따위가 손에 잡힐까 보냐!! 아아니, 이건 프로듀서로서 아이돌을 케어하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

 

"그런고로수고하셨습니다내일봐요!!!"

 

"야, 잠깐!! 너 아직 일 남았잖---"

 

닥쳐 과장님!! 일 따위 알게뭐야 X발!! 유키가 회사 앞에서 내 퇴근을 기다리고 있다고!! C'ex라고! 섹's! 시말서는 나중에 써서 낼 테니까!!

 

"아, 프로듀서!!"

 

"유키!! 늦어서 미안. 오래 기다렸어?"

 

"괜찮아. 자, 빨리 집에 가자고. 맥주도 잔뜩 사놨으니 둘이 같이 마시고 보는 거야. OK?"

 

"물론이지!"

 

유키가 팔짱을 끼며 내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 끝내주는 대학생의 몸매에 한 순간 승천해버릴 뻔 했지만 어떻게든 정신을 현세에 붙잡아두는 데 성공했다. 운동으로 단련된 단단한 몸에 달려있는 두 개의 부드러운 마쉬멜로우가 내 바로 옆에서, 내 눈 아래에, 지금이라도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었다. 아래로 내린 시선 끝엔, 살짝 드러난 가슴골이 파고들 것만 같은 불륨감을 뽐내며 날 유혹하고 있었다. 유키가 내 시선을 눈치챈 듯 얼굴을 붉히며 배시시 웃었다.

 

".....오늘 말이야."

 

붉어진 숨소리와 뜨거운 숨결이, 내 귀를 간질인다. 본능적인 간지러움과 쾌감에 떨며, 그곳으로 귀를 기울였다.

 

"캣츠가 1점씩 넣을 때 마다, 한 겹씩 벗.어.줄.께."

 

유키의 요망한 다리가 내 다리를 스쳐 지나간다. 그녀의 탱탱하면서도 부드러운 골반과 허벅지 사이, 내 몸에서 솟아오른 단단한 봉이 걸렸다. 그녀의 눈이 조금 젖어들며, 살짝 미소지으면서 날 올려보았다. 요망했다. 잠시 후 즐길 질펀한 석수를 향한 기대에, 내 온 몸이 전율한다. 이미 몸도 마음도 준비를 마쳤다.

유키는 진작에 준비를 마친 듯 했다. 눈부터 피부까지 온 몸이 젖어들어가고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1섹1스1 뿐!

 

 

---

 

 

"....."

 

그런데 어째서 이런 분위기가 된 것일까.

분명 신호는 최대치였다. 이것은 이미 가지 않으면 소중한 담당돌이자 사랑해 마지않는 유키쨩에게 굉장한 모욕감을 안겨줄 정도로 확실한 신호였다. 초록불인데도 가지 않는 건 교통법 위반이다. 그 정도로 확실한 신호였다. 실제로, 나와 유키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키스를 나눴다. 혀가 섞이기 직전, 야구 경기가 시작해버려 서로 불 붙은 몸과 마음을 그대로 TV앞으로 옮긴 것이다. 물론 샤워 같은 고품스러운 행위를 할 여유는 없었다. 서로에게 시키지도 않았다. 코에 남은 체취를 지우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어째서 이런 분위기가 된 걸까. 유키는 옷을 벗지도 않고 갈아입지도 않은 채로 뒤지다 만 동태눈깔을 하고선 TV를 응시하고 있고. 난 깔끔하고 완벽한 정장 차림으로 굉장히 어색하게 앉아있다. 테이블 위엔 짜부라진 맥주캔만 을씨년스럽게 굴러다닌다. 반 쯤 남은 맥주는 내용물을 거의 다 바닥에 쏟아버려, 유키의 눈물처럼 한 방울, 한 방울씩 찔끔찔끔 맥주 바다 위에 떨어질 뿐이었다.

 

".....저기, 유키."

 

[홈런. 홈런입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또 한번 홈런을 쳤습니다.]

 

뭐라고 말을 하려는 순간, 반다이 캣츠가 홈런을 쳐맞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유키가 들고 있던 맥주캔이 콰직, 소리를 내며 구겨지다 터졌다. 하얗고 단단한 거품과 금빛 황금 성수가 유키의 얼굴과 머리를 타고 흘러 옷을 적셧다.

그녀가 오늘 경기를 얼마나 기대하고 있었는지, 골든샤워에 젖어들은 옷 밑으로 비치는 아슬아슬하고 섹시한 속옷이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가리는 부분 얼마 없이, 검은 색 프릴들을 등 뒤에 끈 하나로 묶은 브래지어가, 오늘만큼은 너무 단단해 보인다.

 

분명히 처음에는 이렇지 않았다.

돌아오자마자 키스를 하고, 경기 시작하기도 전에 본 게임을 치룰 뻔 하다가 그 꼴 못 보겠다는 야구선수들의 의지가 경기를 시작시켜버렸고 결국 샤워도 안 하고 옷도 안 갈아입은 채로 TV 앞에 앉았다.

 

그러니까 방금 전 어땠냐면.....

 

"어디어디, 오늘은 몇 점이나 넣을까~"

 

눈을 반짝이며 TV를 바라보는 유키. 한 때 야구선수가 되고 싶어했던 그녀의 동경은 이제 TV속의 선수들을 향해 있었다. 그녀 자신이 동경의 대상이 된 지금도, 야구선수에 대한 동경은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어차피 세상 살이라는 게 다 그렇지 뭐' 쓰게 웃으며 맥주를 뜯었다.

 

"아, 프로듀서. 치사하게 먼저 마시기야? 술 내가 사온 거야."

 

"안주는 내가 사온 거니까 쌤쌤이지. 볼에 묻었다."

 

그녀의 볼에 입을 갖다대었다. 기름 때문에 번들거리는 베이컨 조각을 핥았다. 침보다 질척한 신음소리가 날 현실에서 유리시킨다. 고개를 뒤로 빼었을 땐, 그녀의 볼과 턱, 그리고 입술에 끈적거리는 광택이 흘러내라고 있었다. 이번엔 그녀의 얼굴이 내게 다가온다. 촉촉한 눈이 감긴다, 나는 팔을 벌려 그녀를 안듯 받아들여 [경기시작했습니다. 반다이 캣츠 선발투수는 디레 이치 선수. 혹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반다이 캣츠를 나간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말이죠.] "시작했다!!"

 

전력 풀스윙으로 얻어맞았다. 이쪽 선수는 추가 경기 때 활약할 예정이다. 큼지막한 배트와 공 2개를 가지고 말이지. 이건 어디까지나 교육적 지도라고.

 

"삼진아웃! 그냥 보내버려!! 완봉 가자고!"

 

유키가 맥주캔을 높이 들고 소리쳤다.

 

[디레 이치 투수, 던졌습니다. 초구는 볼. 그리고 볼, 세번째도 볼. 네 번째 볼. 무사 출루했습니다.]

 

유키가 맥주를 호쾌하게 들이켰다. 속이 타는 모양이다. 보는 나도 속이 탄다. 와 아무리 그래도 스트라이크 하나는 던져봤어야지 그냥 그걸 포볼로 보내냐? 선발 맞냐? 게다가 요즘 요미우리 타선은 물에 비유했다간 물빠따로 쳐맞을 수준인데 그걸 못 잡고 그냥 보내줘? 감독 제정신인가?

 

"뭐 하는 거야!!!"

 

"자자, 1회초잖아. 앞으로 시간은 많이 있다고. 시작부터 전력으로 던질 것도 없지."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붉게 달아오른 유키를 진정시켰다. 그래. 나도 어이없는 건 알아. 하지만 색ㅅ를 위해선 유키를 진정시켜야지. 여기선 기분 좀 맞춰주면서, 희망을 불어넣어 행복회로를 자극하는 거다.

 

"안 그래도 요즘 무리하고 있으니까, 금방 뺄 거야. 이번 감독은 위장선발이 특기잖아."

 

섬세한 언어의 손길로 행복의 돌기를 쓰다듬었다. 안심하면서도 흥분한 듯, 유키는 짧은 숨을 내쉬며 날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얼굴을 지금 당장 헐떡임 속에서 일그러트리고 싶지만 참았다. 유키의 기분을 거스를 이유가 없다. 자연스럽게, 그래 자연스럽게 가야 한다. 벌써 술도 들어가고 있다. 나도 좀 입에 대서 그런지, 약간 뜨거워진다. 참아라. 서지도 세우지도 못할 정도로 마시면 안 된다. 유키도 평소보다 페이스가 느린 게, 알아서 자중하는 중이잖냐.

 

[아, 말씀드리는 순간 다시 포볼입니다. 현재까지 노아웃으로 2루까지 진루했습니다. 이거 1회초부터 너무 기세에 눌리는 거 아닌가요?]

 

[어쩌면 디레 이치 선수의 무언의 항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로 6회연속 선발이거든요 디레 선수가.]

 

그러니까 니들 해설도 자중해라. 유키가 다시 술을 들이켰다고. 아, 또 볼넷이다. 1회초 노아웃 만루 실화냐? 응 실화야? 지금 유키가 갑자기 차갑게 식어가는 것 같은데 니들 정말 이러기야?

 

"아, 아직 1회초잖아! 괜찮을 거야!!"

 

"그, 그렇지! 아하하하하!!"

 

[아아! 말씀드리는 순간 홈런! 1회초 만루 홈런입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올해의 부진을 여기서 씻어버리고 일본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인가?! 1회초 노아웃 상황에서 요미우리 자이언츠, 만루 홈런을 때려버립니다!]

 

"이 병신새끼들아!!"

 

[아무리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요즘 부진하다고 해서, 반다이 캣츠에게 질 리는 없죠. 누가 일본 프로야구의 바닥을 묻거든 고개를 내려 반다이 캣츠를 보라는 말은 거짓이 아니었습니다. 1회초 노아웃 만루홈런. 경기는 4-0으로 요미우리가 리드합니다.]

 

"니들이 그러고도 사람 새끼야?! 앙?! 내가 시구를 해도 그것보단 잘 던지겠다!! 내 시구가 평균 150km대라고!!"

 

유키, 시작부터 빡치다. 나도 빡친다. 진짜 저새끼들이 인간 새끼들인가. 솔직히 야구는 큰 관심 없지만 저따위로 하는 놈들은 살다살다 처음 본다.

 

[나무코 감독이 뭔가 지시를 내리고 있군... 아, 그냥 욕설이라는 것 같습니다. 선발투수를 심하게 질책하는 반다이 캣츠 나무코 감독. 어떻게 보십니까?]

 

[글쎄요.... 이번 주 6연속 출장, 게다가 나갔다 하면 최소 4이닝은 던지고 나온 시점에서 선수를 질책하는 건.... 조금 과도한 면이 없잖아 있다고 봅니다.]

 

"과도는 무슨!! 저새끼는 그냥 좆병신이라고!!!"

 

유키가 다시 한 번 맥주를 들이켰다. 이 분노를 술로 풀 생각이다.

 

"자, 자자 기다려봐. 1회초니까 그런 거 겠" "저 미친 감독새끼가 잘도 바꾸겠다 시발!!"

 

유키가 소리쳤다. 나한테 화낸 거 아닌데 괜히 미안하다. 이따 추가 경기에서 유키의 분노를 진정시키려면, 배트를 좀 더 섬세하고 강인하게 다뤄야 할 것 같다. 혹시라도 유키가 만족하기 전에 내가 먼저 가버렸다간..... 뒷일이 무섭다.

 

[자이언트 다음 타자 나왔습니다. 스트라이크. 스트라이크. 또 스트라이크로 3진 1아웃. 아, 이거 그냥 휘둘러 주는군요.]

 

[최강 팀의 자존심이 1회초 콜드게임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보세요. 저거 치면 안 되는 공이라는 거 뻔히 보이거든요. 아, 방금 쳤습니다만 저것도 저렇게 치면 안 되는 거에요. 그냥 한번에 홈런을 때려야 해요. 2아웃.]

 

"장난치지마!! 프로라면 제대로 휘두르라고!!"

 

유키에겐 미안하지만, 제대로 휘둘렀다간 진짜 1회초 콜드게임이 터져나올 게 분명하다. 뭐 그 전에 저기 불펜에서 몸 풀고 있는 선수로 바꾸긴 하겠다만.... 1회초인데 바로 준비부터 시키나? 잠깐 그러고보니까 저 사람 최근 스포츠뉴스에서 본 적 있는데.

 

[지금 불펜에 있는 선수들도 4일 연속으로 등판한 선수들입니다. 저 중에선 해외 용병인 드라마스 선수가 그나마 혹사를 덜 했고요. 퀵후크의 혹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처참한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아, 이거 불펜도 작살난건가. 이거 이길 수는 있는건가.

 

[말씀드리는 순간 뜬공.... 캐치해서 3아웃. 공수교대입니다. 광고듣고 오시죠.]

 

"괘, 괜찮아!! 1회초가 4-0이긴 해도 4-5를 만들면 이기는 거야!! 캣츠 타선이 국가대표급 물빠따인 자이언츠 타선보다 약할 리가 없잖아!!"

 

어떻게든 이 분위기를 얼버무리자. 자칫하다간 ㅅㅅ고 뭐고 다 날아갈 수 있다고. 그냥 취해서 떡이 된 여자랑 쿵떡쿵떡 떡치는 건 이쪽에서 사양... 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멀쩡한 사람이랑 좋은 분위기에서 질펀하게 즐기고 싶은 건 사실이잖아! 아까 유키랑 키스하면서 몸 좀 더듬었는데 분명 주머니 안에서 콘돔이 느껴지고 있었다고! 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콘돔은 꼭 착용합시다.

 

"그, 그래!! 말 잘했어 프로듀서!! 난타전을 벌이든 대첩을 찍든 12회 연장을 가서 하루를 넘기든 이기면 되는 거야!! 거인 따위한테 질 것 같으냐!! 우린 한 때 일본시리즈에서 우승도 해 본 명문구단이라고!!"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한 때 일본시리즈 우승을 휩쓴 초일류 명문구단이라는 건 언급하지 않는 게 자기 여자에겐 상냥한 도시남자라는 거겠지. 음, 역시 난 담당 아이돌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남자야. 그래서 비싼 초박피 콘돔을 내가 따로 사왔단 말이야.

그러니 부탁한다 캣츠의 타선이여!! 솔직히 말해서 니들이 이기면 승리의 SE스를 지면 위로의 세엑스를 하면 될 뿐이니 이기든 지든 상관없지만 니들이 점수를 내 줘야 유키의 옷을 벗길 수 있단 말이다!!

 

"으음, 술 때문인지 조금 덥네... 경기장의 열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

 

봐라! 유키가 옷에 손을 대었다!! 조금 내려왔다고!! 시작부터 윗옷인가!! 상반신은 알몸 하반신은 가드라는 시추에이션도 나쁘지 않지!!

 

"후훗, 프로듀서 변태. 우선 양말부터 벗을 거라고?"

 

크으, 이 요망한 아이돌 좀 보소. 이 요망함은 내 불빠따로 다스려야지! 그러니까 반다이 캣츠 힘내라!! 난 너희들을 믿는다!!

 

[1회말 반다이 캣츠 공격 시작했습니다. 반다이 남코의 1번 타자는 타카하시 유마 선수입니다. 말 끝나기가 무섭게 타카하시 선수의 스윙. 스트라이크. 또 한 번 스트라이크. 볼. 그리고 스트라이크. 1아웃]

 

"이 병신새끼들아!!!"

 

이번엔 내가 외쳤다. 하지만 이해해주길 바란다. 이해할 것이다! 지금 유키가 양말에 손을 갖다대려다가 말았단 말이다. 니들 너무하잖냐! 난 지금 유키와의 X스가 걸려있다고!!

 

"니들이 그러고도 사람 새끼냐!! 시발 내가 해도 그것보단 잘 하겠다!!"

 

홧김에 맥주 한캔을 다 비워버렸다. 거품을 타고 터져 올라오는 쓴맛에 안주로 사온 베이컨을 집어먹었다. 하지만 가슴 속에서 끌어오르는 이 씁쓸한 뒷맛만큼은 어찌 제거해주지 못했다. 이런 건 너무하잖아. 항의하고 싶어도 아무도 듣지 않는다. 유키는 침울한 표정으로 옷에서 손을 때고 새 캔을 따서 들이킨다. 아사이 슈퍼드라이라 그런지 넘어가기는 술술 잘 넘어간다.

 

[2번타자. 히트! 쳤습니다만 플라이볼. 2아웃입니다.]

 

[3번..... 아, 나무코 감독이 작전지시를 내리고 있네요. 타격코치와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습니다. 반다이 캣츠, 여기서 어떻게 나올 것인가. 던졌습니다. 아! 번트입니다! 여기서 번트를 대는군요. 1루라도 갈 생각인 걸까요? 하지만 1루수가 먼저 공을 잡아버렸습니다. 삼진아웃. 이로서 스코어는 4-0인채로 경기 2회초로 넘어갑니다]

 


--

 

 

그때부터 계속 이 꼴이다. 유키는 말 없이 술만 퍼먹다, 이쪽은 신경쓰지도 않고 TV를 향해 욕설만 내뱉는다. 나도 덩달아 침울해지고 마이 리틀 주니어도 덩달아 힘을 잃어버렸다. 나름 눈에 콩깍지가 씌인지라 퇴폐미는 느껴질 줄 알았건만 그냥 인생 막 사는 앰생 훌리건 앞에선 성욕이 끓어오르지 않았다.

 

[4회말 캣츠 드디어 노아웃 3루까지 진루한 상황. 타격코치와 상의하며 작전을 짜는 나무코 감독입니다. 자, 여기선 어떤 작전을 내야 할까요?]

 

[4번타자 기용해서 거포를 노려야죠. 지금 6-0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을 뒤집으려면 그것밖에 없어요. 요미우리 투수 교체합니다. 여기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던졌.... 여기서 번트인가요?!?! 이건 아니죠. 아.... 병살, 병살. 3연병입니다. 한번에 아웃. 5회초로 넘어갑니다]

 

[5회초 요미우리 공격. 반다이 캣츠의 투수는 여전히 디레 이치 선수입니다. 그리고 현재 나무코 감독의 모습이 회장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구단 관계자가 연락을 거부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코치진이 지금 폰으로 누군가에게 지시를 받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원격야구로군요. 감독이 자리를 비운 사이, 단독 홈런 2개 추가로 스코어는 8-0으로 벌어집니다.]

 

[요미우리 선수들 대충 하고 있다는 게 눈에 보입니다. 저거 분명히 칠 수 있었는데 안 친 거에요. 벌써부터 퇴근본능이 발동하기 시작한 겁니다. 심판도 대충 하고 있습니다. 프로로서 올바른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같은 인간으로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태도입니다.]

 

[경기 9회초. 콜드게임으로 보내버리지 않는 건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최소한의 자비인 걸까요? 아니면 너희들 같은 찌끄레기는 상대할 필요도 없다는 의사의 표시일까요?]

 

[후자입니다. 지금 메이지진구 구장에서 보내드리고 있는데, 갑자기 스왈로즈의 응원가가 나오는 게 그 이유입니다. 다 같이 불러보죠.]

 

"ハァ 踊り踊るなら チョイト
하아 춤을 추려면 살짝쿵

東京音頭 ヨイヨイ
도쿄 타령 좋다 좋아

花の都の 花の都の真中で サテ
꽃의 도시 꽃의 도시 한가운데서 그러면

ヤットナ ソレ ヨイヨイヨイ
얼씨구 절씨구 좋다 좋아 좋아

ヤットナ ソレ ヨイヨイヨイ
얼씨구 절씨구 좋다 좋아 좋아

くたばれ讀賣~ くたばれ讀賣
죽어버려 요미우리 죽어버려 요미우리"

 

......나무위키에서 그대로 긁어왔구만.

아무튼, 이래가지고 섹X고 뭐고 할 수 있을까.

이미 유키는 완전히 식어버렸다. 어느 새 고함 소리도 사라지고, 바닥에는 맥주병만 더럽게 굴러다닐 뿐이다.

 

[9회 말입니다. 시작부터 2아웃을 적립한 반다이 캣츠. 경기가 끝났다고 보면 될까요?]

 

[뭐, 끝났다고 봐야죠.]

 

"사실 알고 있었다고, 우리가 이기는 것 따윈 무리라고......"

 

유키가 툭 내뱉듯 말한다. 목소리엔 절망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아, 아직 졌다고 정해진 건 아니잖아. 희망을 가지라고. 괜찮을 거야."

 

"희~마앙? 하하하, 우린 오늘 지면 6모독 적립이라고. 17연패중이야. 1과 17만으로 이루어지는 외로운 숫자라고~ 외로워지기 싫어서 1모독을 더 적립해버릴 거야~ 저 시발 인간같지도 않은 병신새끼들 때문에~"

 

다시 한 번 맥주를 들이킨다. 맥주 캔은 그녀의 손 안에서 우그러지고 찢어져, 진작에 모든 내용물을 쏟아낸 뒤였다. 한 방울도 흘러나오지 않는 맥주캔이, 차가운 알류미늄 맛으로 그녀의 혀를 농락하고 조롱한다. 찌그러진 맥주캔을 방 구석으로 내던졌다.

 

"캣츠도, 캣츠도 원래는 강팀이었다고.... 비밀번호 따윈 모르던 팀이었다고..."

 

맥주 바다 위로 유키의 눈물이 방울져 떨어진다. 그녀가 짜 낸 마지막 동경의 흔적이었다. 10년도 더 전에 끝났어야 할 동경은, 10년 넘게 갱신되는 비밀번호 앞에서 드디어 부숴지기 시작했다. 마이 리틀 주니어는 진작에 진정해버렸다. 담당돌의 슬픔과 괴로움을 앞에 두고서 성욕과 싸우던 양심은, 결국 추악한 괴물 상대로 일시적인 승리를 거둬들인 것이었다. 난 유키를 감싸듯 안았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유키가 항상 말했잖아. 야구는, 9회 말부터 시작이라고."

 

"프로듀서는, 정말 상냥하네..... 아하하하하.... 그래서 반했나봐....."

 

그저, 유키를 더 감싸안았다. 싸구려 맥주 냄새가 잔뜩 풍기지만, 유키는 유키였다. 사랑스러웠다. 이래서야, 반할 수 밖에 없잖아.

사랑스런 마음을 가슴에 고이 품은 채로, 유키의 동경의 끝을 함께 해 주는 것 또한 프로듀서의 역할이리라. 유키의 성장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축하하자. 자, 멸망해라 캣츠여. 오늘 유키는, 그리고 나는, 그대들을 제물로 삼아 한 층 더 성장하리라! 지금까지, 정말로 고마웠다. 반다이 캣츠!!

 

 

 

 

 

 

 

 

 

 

 

 

 

 

 

 

 

 

 

 

[9회말 디레 이치 선수가 타자로 나섰습니다. 이도류였..... 홈런! 솔로홈런입니다!]

 

"하하, 마지막에 가서 투혼을 불사르는 거야?"

 

[타카하시 유마!! 다시 한 번 2연속 솔로 홈런!]

 

"마지막을, 불사르는 거야. 유키. 웃으면서 떠나보내 주"

 

[토바 요스케 다시 솔로홈런!! 이로서 스코어는 9-3!]

 

"어....? 에이, 설마."

 

"쓸데없이 기대하진"

 

[사카가미 요조 선수가 다시 한 번 홈런을 추가합니다!! 9-4!]

 

".....어라?"

 

[나카가와!! 나카가와가 다시 한 번 홈런을 때렸습니다! 9-5!]

 

"......유키이!!"

 

"에, 아, 으앗?! 잠깐 프로듀서 뭐 하는 거야!! 손이 변태처럼 움직이잖아!!"

 

"뭐 하긴!! 니 벗기는 중이지!! 아, 양말은 남겨놓을 거니까!!"

 

"변태에!! 하지만 좋아!!"

 

[계속 진루하는 반다이 캣츠!! 어느 새 만루!! 2아웃 9-6 만루 상황!!! 우리는 지금 역사를 보고 있습니다!! 위대한 거사가 치뤄지고 있습니다!!]

 

유키의 바지를 찢다시피하며 내리고, 옷을 훌러덩 벗겨버렸다. 유키의 치부를 아슬아슬하게 가려주는 섹시한 속옷이 모습을 드러냈다. 풍만하고 굴곡진 유키의 몸 앞에서, 그 속옷은 너무나도 작았다. 축축하게 젖은 몸에서, 여체의 건강한 체취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것보다!! 프로듀서도 벗어!!"

 

유키가 눈이 돌아가선 내 바지를 벗긴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 전투준비태세를 마친 마이 주니어가 바지 위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솟아올랐다. 유키가 내 주니어를 옷 위에서 만지자 숨이 거칠어진다. 바지가 내려가자, 유키의 숨결이 팬티 너머에서 마이 주니어를 덥히는 게 느껴진다.

 

그렇다.

거사의 시간이다!!

 

"유키이이!!"

 

"프로듀서!!!"

 

유키의 속옷을 벗겼다! 나도 속옷이 벗겨졌다!! 유키가 젖을 깠으니 나도 양쪽 젖을 다 까는 게 예의지! ㅈ도 깠다!!

 

"사랑해에!!!!"

 

자, 둘이 함께!!

 

"섹스하자!!!!"

 

 

 

 

 

 

 

 

 

 

[만루 홈런!! 만루 홈런입니다!!! 9-10!!! 9회 말 9-10으로 반다이 캣츠의 역전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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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게임에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이 글은 아직 r-17입니다(진지, 궁서체)

 

진지한 걸 쓰기 전에 손 푸는 용도로 한 편. 참고로 이 글에서 섹스라는 단어는 딱 한 번 쓰였습니다. 건전하군!

 

 

 

추천이 17개 이상 박히면 제가 저 아래 아이들은 가면 안 되는 곳에 한 편 올리겠습니다(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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