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신데렐라 판타지] 방랑자의 최후일지 03

댓글: 1 / 조회: 1292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7-02, 2017 04:08에 작성됨.

미시로왕국의 남부에는 이름이 없는 커다란 숲이 하나 있었다. 온갖 위험한 짐승들이 돌아다녀, 이름있는 맹자들조차 목숨을 장담할 수 없는 그 숲에는 한 여성이 살고 있었다. 과거 미시로왕국의 태동기 때, 초대 신데렐라 걸, 토토키 아이리를 위시한 미시로왕국측에 의해 몰살되었다고 알려진 엘프의 최후의 생존자, 우메키 오토하. 그녀가 사실상 이 숲의 주인으로써 살고 있었다.


"밖은 소란으로 가득하지만, 이 숲은 고요한 바람소리만 있어서 제 마음을 평온하게..."


"오토짱~!!"


제국과의 전쟁이 시작된 초창기, 서부전선의 병력이었던 러브라이카 부대가 사실상 궤멸하고 시간이 얼마 안 지난 시점, 오토하는 숲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려고 하고 있을때,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토하는 그 목소리를 내심 무시하며 다시 말을 하였다.


"고요한 바람소리가 저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주는.."


"오토짱~!! 놀러왔어~!"


"역시 착각이 아니었군요.."


다시금 들리는 목소리에 오토하가 고개를 돌리니, 그곳에는 숲에 찾아온 불청객이 한 명 있었다. 키타미 유즈. 오토하의 몇 안 되는 친우 중 하나이자, 그녀에게 가장 민폐를 끼치는 존재.


"어라라?? 놀러온거 민폐였나?? 다음에 올까?"


"아뇨, 오늘은 그렇게 할 일은 없으니까요. 그저 평온히 휴식을 취하려고 했을 뿐이라. 그나저나 무슨 일이신가요?"


하지만 오토하는 전혀 화내지 않고, 여전히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유즈를 반겨주었다. 예전부터 갑자기 자신을 찾아오는 일이 종종 있던 유즈였던터라, 이미 익숙해지기도 했었고.


"오랜만에 친구 얼굴 보러 왔을 뿐이야. 뭐, 그러니까 딱히 이유는 없다고 할 수 있지."


"하긴, 유즈씨는 원래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스타일이었죠."


"나도 언제나 무계획으로 움직이는 건 아니라고. 1만번 중 1번은 계획적이야."


"그나저나 유즈씨가 올 줄 알았으면 과자라도 준비라도 했을텐데요."


"신경쓰지마. 신경쓰지마. 애초에 연락도 없이 찾아온 내가 잘못한거니까."


유즈는 그렇게 말하며, 오토하 맞은편에 있는 나무 그루터기에 앉았다. 오랜 예전에 부러졌 쓰러진 나무를 정돈해서 의자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던 것이다. 가끔씩 오는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만든 물품이었다. 최근에는 제자들과 차를 마실때 종종 사용하기는 했지만, 이 의자에 가장 많이 앉은 것은 지금 오토하의 눈 앞에서 방긋방긋 웃고 있는 유즈였다. 애초에 오토하를 찾아오는 손님 자체가 드문 편이기도 했었고.


"그래도 왔으니까 아무것도 대접 안 할 수는 없죠. 차라도 끓여드릴게요."


"땡큐!! 오토짱의 차는 엄청 맛있으니까 말야."


"차 종류는 언제나 처럼 유렌차면 되겠죠?"


그리고 몇분 뒤, 두 사람은 오토하가 끓여준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난 게, 너한테는 150년 전이던가."


"네, 이츠키씨랑 호노카씨를 도와서 옛 미시로왕조를 무너뜨렸을 때였으니까요. 그렇게 세웠던 우사밍 왕조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만요."


"모든 것에는 흥망성쇠라는 게 있으니까. 그리고 아직 망하지 않았잖아. 마치 망한 것 처럼 얘기하지마. 타카가키 카에데 재상의 반란은 성공적으로 막아내자마자 제국이 쳐들어와서 핀치 상황이지만."


"유즈씨는 제국의 공격도 막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나요?"


"막으면 좋겠지. 이왕이면 피해가 적은 상태로 끝나는 게 베스트겠지만 간단할리 없을테고 몇 명이나 죽으려나. 우즈키, 린, 미오라고 했던가... 내 후임들이 힘내면 어떻게든 되지 않으려나. 호노짱까지 나오지 않으면 승산은 충분하겠지만..."


오토노키자카 제국의 황제이자 뮤즈의 리더, 세계최강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태양의 그릇 그 자체인 대제 호노카를 떠올렸다.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람을 봐온 유즈가 사기사와 후미카, 토토키 아이리, 하야미 카나데 등과 함께 규격외의 존재라고 인식한 괴물 중에 괴물. 유즈가 그녀의 실력을 직접적으로 보았던 건, 드래곤 사냥 시절이라는 아득히 먼 옛날이긴 하지만, 아마 지금도 그때보다 약해졌다고 해도....


그렇기에 그녀가 전선에 나선다면 단번에 전황이 크게 변동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녀만 잡는다면 왕국의 승리겠지만, 그녀를 잡을 만한 인재는 왕국에서...


사실 이렇게 말하면 제국은 호노카 원맨국가 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호노카가 너무 강한 것이지 다른 뮤즈멤버들이 약한 것은 아니다. 그녀들도 수많은 세월을 살아온 강자 중의 강자. 여러가지 측면에서 제국이 전력상 위임에도 불구하고 유즈는 왕국의 승산이 충분하다고 단언하고 있었다. 그것은 왜일까 유즈 본인도 모른다. 왕국 멤버들의 실력에 대한 신뢰때문인걸까. 아니면...


"뭐, 상관없는 일이겠지."


유즈는 생각을 거기서 멈추었다. 어차피 시키냥이랑 슈우도 있고, 그 외에도 자기보다 대단한 멤버들이 잔뜩 있으니 유즈 자신은 어차피 있든 없든 전황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거다. 거기다 자신에게는 해야할 일도 잔뜩이고. 그러니 이 이상 생각해봤자 무의미한 일이다. 그냥 왕국측 멤버들이 힘내기만 바랄뿐.


"유즈씨는 전쟁에 참여 안하시는 건가요?? 왕조 초기 개국 멤버 중 하나잖아요."


"너도 왕조 건설을 도왔으면서... 나는 지금 죠가사키재단에 소속되어 있어서 말이야. 고아원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거든. 미캉이 전선으로 떠난 지금 실질적으로 고아원의 총책임자는 내가 된 상태니까."


사실 그것뿐만은 아니다. 자신이 원래 소속되어 있는 곳에서 명받은 일도 있기에 전선에서 떨어진 후방부에서 활동해야할뿐.


"유즈씨가 총 책임자라, 큰일이네요. 문제가 많이 발생할 것 같은데요. 정말로 고아원들은 괜찮은건가요??"


"잠깐?!! 내 평가 너무 박하지 않아??"


"농담이랍니다."


"아니, 전혀 농담처럼 안들리거든. 그나저나 요새 뭐하고 지냈어??"


"저야 언제나와 다를 바 없이, 숲에서 유유자적하게 보냈죠. 세간의 일에는 관여를 안 하니까요."


"왕조 개국 때는 참여했으면서."


"그건 특별한 예외니까요. 당신의 부탁도 있었고, 그 외에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으니까요."


"아, 그렇지. 얼마 전까지 제자들이 있었어요."


"오토짱이 제자?? 그거 참 희귀한 일이네. 설마, 너 이제 곧 죽는 거 아냐??"


"어째서 그런 결론이 되는 거죠?"


"보통 말하잖아. 사람이 평소에 하지 않은 짓을 하지 않을 때는 그 사람이 죽을 날이 다가오는 날이라고."


"유즈씨는 언제나 평소 하지 않는 짓을 하시면서.."


"나는 평소 하지 않는 짓을 하는 게 내 평소니까 말야. ...... 내가 말해놓고 무슨 개소리인지 모르겠네. 그나저나 제자들은 어떤 애들이야??"


"아이코짱과 유미짱. 두 사람 모두 좋은 아이들이죠."


유즈는 그 두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직접적으로 만난 것은 고아원쪽 일때문에 만난 아이코뿐이긴 하지만, 미카가 소속된 특수부대, 앱솔루트 나인의 멤버들의 이름과 얼굴은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앱솔루트 나인의 일원과 포지패 부대장인가.."


그 두사람이 오토하의 밑에 있던 시절은 지금으로부터 수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에게 얻을 정보는 많고도 많았다. 어디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을거란 예감이 유즈는 들었다.


'미안. 오토하. 하지만 나도 일이니까..'


-----------------------------------

사실 처음 계획으로는 여기서 유미랑 만나게 할까 생각했지만 어차피 이후에 유미와 접촉할 일이 없을 것 같아서 관두었습니다..


아, 참고로 유즈가 착용하고 있는 안대의 효과는 능력을 봉인하는 게 아니라, 상위종-초월자or신-과의 이어짐을 절단시키는 겁니다. 유즈의 능력이 무효화되는 건 그냥 부가효과.. 어쩌다 딸려나온 부산물같은거죠. 뭐, 안대를 착용해도 지금까지 있었던 영향은 그대로 있는거라, 다른 오니기리교멤버들에게 착용해도 별의 숭배는 여전하지만요. 왕성붕괴시점 아카네에게 적용해도 마찬가지고..


근데 이번편에서 유즈보다 뛰어난 애들이 많다고 했지만 사실 저 시점에서 유즈보다 강한 애들은 별로 없다는 게 함정.. 상다수 멤버들이 아직 한단계 올라가기 전이라. 하지만 얼마 안 있어서 다들 각성을 하기 시작하니 저 평가는 타당하지만요.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