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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츠젠 나나 "핏빛 늑대 이야기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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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0, 2017 15:39에 작성됨.

케츠젠 나나 "핏빛 늑대 이야기 1화"

 

 

비바람이 거센 어느 밤. 일본 전통 가옥과 비슷하게 생긴 집의, 불이 꺼지지 않은 중앙의 방에서 케츠젠 나나는 기모노를 입은 상태에서 케자루(일본 전통 담배. 한국의 곰방대와 비슷한 모양)를 피우며 눈 앞의 남성을 노려보고 있다. 그녀의 옆에는 몇 년 전, 그녀가 자식으로 삼은 즈이무 시루시히라는 남성이 검은 슈트를 쫙 빼입고 무표정인 상태로 서있었다. 작은 체구에 허리까지 올 정도로 긴 머리, 더군다나 머리카락 색깔도 약간 은빛을 띈 형태이다. 그렇기에 그를 여자로 보는 사람은 많다. 예를 들어 케츠젠 나나가 수장으로서 이끄는 케츠젠 일파의 신입들은 시루시히를 처음에 봤을 때, 여성이라고 생각했고, 케츠젠 일파와 친한 하기와라 일파의 하기와라 유키호 또한 그를 여성으로 생각했다.

어찌됐든 시루시히의 모습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이 나나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막고 있는 한 남성이다. 남성은 중년에 가까운 모습으로 나나와 똑같이 일본 전통 복장을 입고 있다. 그는 케츠젠 일파와 동업을 하고 있는 하기와라 일파의 보스, 하기와라 토우지다.

토우지는 자신보다 젊어보이는 여성(이라고 하지만 사실 나이는 둘이 엇비슷하다.)을 상대로 전혀 망설임 없이 머리를 조아리며 빌고 있다.

"부디 부탁이네. 우리 유키호를...유키호를 살려주게...!!"

"...!!!"

유키호라는 이름이 언급되자 무표정하던 시루시히가 당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여전히 열중쉬엇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그의 팔이 미묘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나나는 곁눈질로 시루시히의 변화를 조용히 지켜본다. 그는 오래전, 가족에게 버려진 적이 있었다. 그것을 구해준 것이 바로 케츠젠 나나와 하기와라 유키호이다. 나나가 그의 정신적인 지주라고 하면, 유키호는 그를 정신적으로 보필해주는 상대였다. 그것을 잘 알기에, 나나는 시루시히의 모습을 보고도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다. 그가 이런 식으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녀가 보기에도 처음이지만 말이다.

"후우..."

케자루를 피면서 나나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무슨 소리죠? 유키호쨩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

"크흐흑..."

토우지는 몸을 일으키면서 서럽게 울며 말을 이어나갔다.

"내 딸이...내 딸이 유괴당했다네...! 그녀의 보디가드에게...!!"

"보디가드? 그게 무슨...!!"

"사실...우리 일파의 일이니 자네들을 끌어들이기 싫었으나...그 유괴범한테서 이런 것이..."

그리고 품 속에 있던 사진과 편지 한 장을 꺼낸다. 사진에는 어린 유키호가 의자에 묶여 있었고,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케츠젠 나나와 즈이무 시루시히를 14일 14시 20분까지 OO건물로 보내라. 만약 오지 않는다면 그대로 딸과의 이별을 하게 될 것이다.'

"후우...우리 케츠젠 일파를 향한 전면적인 도전인가..."

나나는 사진과 편지를 보며 케자루의 연기를 뿜어댄다. 시루시히도 그것을 보더니 주먹을 부르르 떨기 시작한다.

토우지는 여전히 서럽게 울며

"우리 일파의 문제지만 자네들이 없다면...!! 미안하네! 부탁일세, 부디 우리 유키호를-!!"

다시 한 번 머리를 조아린다.

그 때, 지금까지 말이 없던 시루시히는 헛기침을 한 번 하더니

"누구죠? 그 보디가드라는 사람이?"

"그, 그것이...츠바메 류...라고 하는 남성이네."

"!!!!"

"이런..."

츠바메 류라는 이름을 듣자 나나는 케자루를 부러뜨릴 기세로 씹고, 시루시히 또한 표정이 일그러졌다. 츠바메 류. 지금으로부터 2년 쯤 전, 케츠젠 일파의 배신자, 타카스와 함께 시루시히를 함정에 빠뜨려 경찰들과 한꺼번에 없애려고 했던 츠바메 일파의 부두목이다. 그 당시 츠바메 일파는 다른 테러리스트 조직과 손을 잡고 경찰과 케츠젠 일파를 한꺼번에 없애려고 했으나 도리어 시루시히가 짠 계획에 의해 그대로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츠바메 일파의 두목과 대부분의 부하들은 시루시히와 케츠젠 일파, 경찰의 연합으로 인해서 사살, 그 후 츠바메 일파는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부두목인 츠바메 류는 어찌저찌하여 살아남고 행방을 감췄다.

"츠바메...류..."

으드득 거리며 이를 가는 시루시히를 보며 나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사무원P쨩. 진정해."

"..."

꾸벅. 시루시히 - 사무원P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나나의 말을 듣는다. 그러나 분노를 어떻게 하기는 힘든 듯, 주먹은 여전히 부르르 떨고 있다.

나나는 작게 한숨을 쉰다. 그들의 사정을 모르는 토우지는

"무, 무슨 일인가, 자네들..."

"츠바메 류는 예전에 사무원P쨩을 함정에 빠뜨린 츠바메 일파의 부두목. 아직 살아있었나...!"

"..."

시루시히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며 토우지는 잘못말했다 싶었다. 하지만 그 생각을 고쳐주기라도 하듯 시루시히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번에야 말로..."

"뭐?"

"사무원P...쨩?"

"이번에야 말로 제비 날개를 부러뜨리겠습니다..."

으득 거리며 다시 이를 갈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표정을 본 나나는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저것은 분노. 시루시히를 양자로 받아들이고 몇 년을 같이 있었지만 감정 없는 녀석이 이번에 두 번째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참고로 첫 번째로 감정을 표현했던 것은 처음 만났을 때이다.)

나나는 그런 변화에 싱긋, 미소를 지으며 토우지의 손을 맞잡는다. 그리고는

"걱정마세요, 하기와라 토우지. 유키호쨩은 반드시 저희가 구해낼 테니까요."

"그, 그런...!!"

"사무원P쨩!!"

"네!"

"애들 모아. 제비 다리 부러뜨리러 가자!"

"알겠습니다!"

시루시히는 대답과 동시에 방을 나갔다. 그리고 방에 남겨진 나나는 토우지를 보며

"이상하네요..."

"으, 응? 뭐가 말인가..."

나나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지만 밝게 웃으며

"저 아이가 감정을 보인 상대가 제가 아니라는 것에 질투할 줄 알았는데...예상외로 기쁘네요...에헤헤..."

"...그것이 부모의 마음인 걸세...고맙네...!"

토우지는 다시 한 번 머리를 숙인다.

 

 

 

 

 

 

 


"시, 싫어...! 그만해!!"

의자에 묶인 작은 소녀 하기와라 유키호는 비명을 지른다. 바로 눈 앞에서 그녀의 다른 보디가드들이 개에게 씹어먹히고 있다. 내장이 튀고 피가 튀지만 개는 아랑곳 않고 개걸스럽게 씹어 먹는다.

"웁...우웨에에에에엑-!!"

결국 참지 못하고 토를 하지만 개는 계속 유키호의 앞에서 사람을 씹어먹는다. 그리고 이것이 그녀에게 처음으로 생긴 '트라우마'이자 '공포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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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쓰는 과거 이야기.

과거의 사무원P와 나나의 이야기, 유키호가 개 공포증에 걸린 경유, 사무원P의 별명이 왜 핏빛늑대인지 보여주는 일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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