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765pro의 매니저-막간(5)

댓글: 4 / 조회: 698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6-16, 2017 05:23에 작성됨.

'765pro의 매니저?'
바로 어제, 유명 아이돌 사무소, 765프로덕션에서 정기공연이 있었다.
평소와 같은 정기공연이지만, 최근 이 공연을 보러가는 팬들은 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요즈음 765프로 라이브 시어터의 맴버들이 보여주는 새로운 모습들 때문이다.
약 20일전, 줄리아부터 시작해 스오우 모모코, 나나오 유리코, 그리고 바로 어제,
모가미 시즈카가 새로운 신곡을 발표했다.예고되지 않은 신곡들에 팬들은 처음에는
의아해 했지만, 이제는 가장 먼저 신곡을 듣기 위해 서로 앞다퉈 표를 구하고 있다.
한 공연당 하나의 신곡을 피로한다는 유례없는 방식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어제 신곡을 발표한 모가미 시즈카는 저번 솔로곡과는 다른, 조금 더 느긋한 분위기라는
새로운 스타일의 곡을 발표해 엄청난 환호성을 받았다.그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들리는
이름이 있었다. 매니저. 줄리아때부터, 다시말해 새로운 신곡을 발표할때부터
계속해서 들려온 이름은 더이상 가볍게 넘어갈 수 없게 되었다.
새로운 신곡.성장한 아이돌들. 이것에는 매니저가 관련되어 있다.
매니저란 도대체 누구인가? 앞으로는 아이돌들뿐만 아니라 이 매니저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될것 같다.

 

 

 

"...아버지."
"....시즈카냐."
"....저는,아이돌이 되고 싶었어요."
"....."
"저도 알아요.제가 고집을 부리고 있다는 걸."
"....."
"하지만, 고집을 부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것도,알아요.아직까지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아버지가 저를 생각한다는건 잘 알고 있어요.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그 이상으로
납득할 수 없었고,아버지를 원망했던 것 같아요."
"....시즈카..."
"약속했던 3일이 지났지만,아버지는 라이브를 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어제의 라이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임했어요.저 스스로도 놀랄만큼, 침착했어요.좀 더 불안해하고,
집중하지 못할 줄 알았지만, 그저 소중한 이 순간을,즐기자고 생각했어요."
"....즐거웠니?"
"네.무척이나 즐거웠어요.후회 없는 라이브,마지막에서야 겨우 그 의미를 알아냈어요."
"....이런 말 하면 니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네..."
"내가 아이돌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말이다.그래도,어제의 너는 그때의 미소를 짓고
있엇다.니가 처음 우리한테 아이돌이 되겠다면서 보여준,그때의 미소가..."
"....!아버지...!"
"....변함없이 고입 전까지다.그 이후에는.....그 이후에 정하자꾸나.이번에는,이번에야 말로,
다른 녀석의 도움없이 우리끼리,대화를 통해 말이다..."
"아버지....!감사해요!감사해요!"
두 부녀는 서로를 바라봤다.감정에 북받쳐 서로를 부둥켜안지 않고,눈물도 흘리지 않고,
그저 지긋이. 그것이 고집불통의 두 부녀의 최선의 감사표현 방법이었다.
꿈의 다음을 볼 수 있게 허락해준것을. 세뇌에 걸렸다고는 해도 큰 상처를 준 자신을 용서해 준것을.
더이상 초조하지 않았다.더이상 멈춰설 일은 없었다.
느긋하게, 진지하게, 앞으로의 꿈을. 더이상 그녀 혼자만의 꿈이 아닌,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두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없습니다...."
"있을 수 없습니다...."
"있을 수, 없단말입니다...!!!"
남자는 소리를 지르며 서류더미의 책상을 휩쓸었다.대량의 서류들이 공중에 떠올랐고,
사무실 이곳저곳에 떨어졌다.남자는 그래도 화가 가시지 않았는지 괴성을 지르며
사무실의 물건들을 던지고 있을 때 였다.
"오랜만이다,No.1프로덕션의 프로듀서."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온 꽤나 잘생긴 얼굴의 남자가 바로 지금 남자가 화를 내고
있는 원인이었다. 시아와 세토. 최근 화제거리로 올라오는 765프로덕션의 매니저였다.
"....당신이 어떻게 여기를 찾아온거죠?"
남자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어떻게 세토가 이곳에 왔는지,어떻게 이곳을 알아냈는지를.
"...아아,뭐 별건 아니야. 너 세뇌 꽤 많이 썼더라?"
그렇게 말하면서 세토는 씨익 웃었다.남자는 그 웃음의 의미를 잠시동안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해를 한 순간에도 멍하니 세토를 바라볼 뿐이었다.
남자는 믿기지 않았는지 다시 세토에게 물었다.
"설마...제가 세뇌시킨 분들을 만난겁니까...?"
"뭐,만났다고 하는것에는 좀 어폐가 있네.그냥 무작정 뛰어다녔다."
그렇게 말하는 세토의 뺨에서 땀방울 하나가 흘러내렸다.자세히 보니
입고 있는 셔츠도 꽤나 젖어있는 상태였다. 그런 그의 모습은 지나가던 사람도 다시 뒤돌아
보게만들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세토는 라이브가 끝난 후, 밤새 자신의 파트너인 컴퓨터와 정보를 찾았다.
그가 찾으려던 정보는 당연히 No.1 프로덕션에 관한 정보였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많은 정보가 나온것은 아니었다.기껏해야 아무것도 없는
회사 홈페이지 주소였다.세토는 결국 직접 찾아나서는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무작정 거리에 나섰다.점심시간이 한참 지나서 이곳을 찾은것도 세토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자신의 여정을 되돌아보던 세토를 눈앞의 두고 남자, 프로듀서는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내 말이 그렇게나 웃겼나."
"하하하하...하아.괜찮습니다.그나저나, 저를 찾으셨다고요?"
웃음을 멈춘 남자는 몇분 전과는 확연히 다른, 방금전까지 격렬하게 화를 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래.내가 원래 화를 잘 안내는 성격이거든.그런데,너는 나를 너무나도 화나게 했어."
"제가 말인가요? 짐작이 잘 안가는 군요."
"말도 안되는 허세를 부리는군. 모가미 시즈카, 네가 세뇌를 시킨 녀석이다."
"모가미 시즈카,인가요?글쎄요.저는 잘...."
모르겠는데요,라며 말을 이으려던 남자의 말은 끊기고 말았다.세토가 발밑에서 주운
모가미 시즈카에 대한 정보가 적혀있는 서류를 보고.
"이런...처리하는것을 잠시 까먹고 있었나 보군요."
남자는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이제 알겠네.그때 내가 너에게 느낀 불쾌감은 세뇌의 것만은 아니었나보군."
세토는 그렇게 말하면서 남자에게 다가갔다.
"뭔가요?저를 때리기라도 하려는 건가요?"
남자의 놀리는듯한 말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토는 발걸음을 옮겼다.
남자도 또한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제발로 찾아온것도 모잘라 저를 때리겠다니.하하하....멈추세요."
남자의 말에 세토의 발걸음이 일순 멈췄다.남자는 다시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그래요.당신도 결국에는 이정도의 사람이었습니다.알고 있었다고요!
겨우 당신같은 사람에게 신경을 쓰고 그 고생을 하다니...진작에 이렇게 할 걸 그랬군요."
남자는 특유의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자, 장점이라곤 얼굴밖에 없는 당신. 스스로 목을 졸라보시죠."
남자의 말에 따라 세토는 손을 자신의 목에 갖다 댔다.그 모습을 보면서 남자는
다시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하하!"
"....컥...커,커억..."
고통스러워 하는 세토를 보면서 남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냐?"
세토가 웃음을 지으며 말을 걸기 전까지는 말이다.
"....?????"
남자는 이번에야말로 이해를 할 수 없었다.분명, 분명 세뇌에 걸렸을 텐데.
어떻게 세토는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것인가.
"나도 세뇌에 좀 조예가 깊어서 말이야.세뇌를 푸는것 정도는 별거 아니지."
세토의 친절한 설명은 남자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이제까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사고가 정지해버렸기 때문이다.
"뭐,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평소엔 평화주의자라서 말이야.그러니까..."
세토는 다시 남자에게 걸어가면서 몸을 풀었다.몸을 옆으로 크게 돌린 뒤,
"딱 한대만 맞자."
남자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매니저 오빠,이제 돌아오는거야?"
오후,볼일을 끝내고 극장으로 돌아왔더니 모모코가 사무실에 있었다.
"다녀왔어.일은 어땠어?"
"물론 오늘도 완벽했어.모모코는 이 분야에서 선배니까 말이야."
엣헴 소리를 내며 가슴을 내미는 모모코의 모습이 칭찬을 바라는 어린아이 같아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모모코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내 쓰다듬을 가만히 받았다.
"꽤나 쓰다듬는것에 익숙해보이시네요,매니저씨?"
목소리가 들린 쪽을 돌아보자 시즈카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시즈카?왜 여기 있는거야?"
"제가 이곳에 오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아니,그건 아니지만."
순수한 호기심에 물어본 내 질문에 시즈카는 뾰로통한 얼굴로 대꾸했다.
그 사이, 내 쓰다듬을 받던 모모코가 '흐응~.시즈카 언니도 이름이구나...'
라고 중얼거리며 소파에 누워 대본을 외웠다.어라?또 뭔가 잘못했나?
"시즈카짱, 저 질문은 일종의 연례행사와도 비슷한거야."
이건 또 무슨 헛소리인가 하고 목소리가 들린 방향을 보니 시즈카의 옆에
책을 손에 쥐고 있는 유리코가 보였다.아니,그렇게 거창한게 아닌데.
"하아,어쩔 수 없네요.다른 애들도 비슷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만,
여기는 비교적 조용하니까요.미라이나 츠바사와 있을 때 잘 하지 못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 입니다.안될까요?"
별로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제법 착실한 대답이 돌아왔다.아니,어쩌면 다른 애들이
너무 성의가 없었던 것일 수도 있다.이상한 사무소라서 이상한 대답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해버린 것 같다.
"그렇구나.그런 이유라면 언제든지 오라고.대환영이니까."
이런 착실한 이유를 가진 녀석을 내쫓을 이유는 없다.오히려 자주 와서
다른 녀석들에게도 공부를 알려 주면 좋겠다. 아이돌 활동과 관련된 것들을 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걸 하는걸 본적이 없다.아직 초등학생인 모모코나, 책만 읽는 유리코는
공부도 필요한 활동이다.특히 유리코가.
"대환영,인가요..."
시즈카는 왠지 모르지만 조금 얼굴이 붉어졌다.
"잠깐,오빠?왠지 우리때랑 반응 다르지 않아?"
"맞아요!저희들과 시즈카짱의 차이점이 뭐죠!대우차이를 개선해주세요!
....왜,왜 그렇게 측은하게 보시는건데요~~!!"
"다녀왔어...우왓,뭐야?왜 이렇게 시끄러운거야?"
사무실은 금세 시끌벅적해졌다.이것도 새로운 평소가 될 것만 같아 무심코
쓴웃음이 지어졌다.새로운 나날이 추가되었다.

 

 


아이들을 돌려보내고 극장청소까지 마친 후,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았다.
평소와 같은 시간대의 극장 청소.이제는 일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평소와 같은 일과에 무언가 하나가 부족했다.
굳이 설명하자면, 언제나 늦게까지 남아 자율연습을 하다 마지막에 돌아가는,
한마디씩 가시돋힌 말을 하며 청소상태를 체크해주는,
검은색 웨이브 머리의 무표정한 표정이 특징인 소녀였다.
"....최근 안보이네.키타자와."
그렇게 아쉬움과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며 막 나온 커피를 들이켰다.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