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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ER ONE CINDERELLA STORY 23 - 비밀의 투왈렛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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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3, 2017 20:18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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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투왈렛 ②

 

 

 아무도 없는 복도에 새까만 발자국이 찍혔다. 호러영화에서 귀신이 모래사장을 걸어갈 때처럼. 엄밀히 말하자면 찍히는 것은 아니다. 불길한 발자국이 복도를 빠르게 『이동』했다. 그렇다면 복도에는 귀신이 있는 것인가? 아니다. 분명 이 세상에는 유령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지금 움직이는 것은 유령이 아니다. 스탠드다.

 “킁킁. 여기다. 바로 이쪽이다!”

 발자국은 냄새를 맡았다. 경찰견이나 사냥개 이상의 후각으로 목표물을 추적했다. 그 후각은 스탠드 『하이웨이 스타』의 주인 훈가미 유야에게도 공유되었다. 그는 원래부터 뛰어난 후각을 지니고 있었지만 스탠드를 얻은 뒤로 후각은 훨씬 성장했다. 냄새로 썩은 과일을 구별하고, 분노의 감정까지 알 수 있었다. 이대로 성장하면 언젠가는 선인과 악인을 냄새로 구별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고 본인은 생각하고 있다.

 “빨리 따라와! 녀석은 움직이고 있지 않아. 우리가 오는 걸 모르는 거야.”

 달려가는 훈가미의 뒤를 죠스케와 오쿠야스가 뒤따랐다. 하이웨이 스타는 훨씬 앞서가고 있었다. 발자국으로 변해 움직이는 그 속도는 무려 시속 60km. 100m를 6초에 끊는 스피드. 일단 추적을 시작하면 절대로 목표물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도 사냥개 이상이었다.

 갑자기 이상해진 죠가사키 미카에게서 맡은 냄새는 독특했다. 모리오초에서 맡아보지 못했던 냄새로 가득한 도시에서도 확연히 구분할 수 있었다. 아마도 향수 같았는데 시중에 돌아다니는 것이 아닌 오리지널이었다. 성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달짝지근한 향이 특징이었다. 그 향의 끝에 ‘실험실’이라 적힌 팻말이 걸린 방이 있었다.

 “이 방이군. 내가 쫓아온 것 말고도 온갖 향수와 화학약품 냄새가 풀풀 풍기고 있어.”

 들어간다! 발자국이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냐하? 헐렁한 백의를 걸친 이치노세 시키가 돌아봤다. 한 손에 들고 있는 플라스크에서 죠가사키 미카와 같은 향수 냄새가 진하게 흘러나왔다. 새까만 발자국들이 슬라이스 된 조각으로 변해 뭉쳐들었다. 원래의 인간 형태로 돌아갔다. 동시에 죠스케와 오쿠야스, 훈가미가 입구를 막았다.

 “찾았다, 이치노세 시키!”

 하이웨이 스타가 삿대질 했다. 죠스케와 오쿠야스가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으르렁 거렸다. 시키는 딴청을 피우며 자신의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감아 빙글 돌렸다.

 “아까 봤던 특이한 애들 삼인방이네? 그리고 이건…….”

 하이웨이 스타를 보는 시키의 눈이 반짝거렸다. 냐하하~! 아무래도 나랑 같은 힘을 가졌나 봐? 죠스케가 따지듯 물었다.

 “죠가사키 미카에게 스탠드로 무슨 짓을 한 거지? 왜 애들을 공격한 거냐!”

 “오호. 이 힘을 스탠드라고 하는 구나? 재밌어~ 재밌어~♪”

 “빨리 대답 못 해!”

 “음? 아아. 미카는 그냥 실험이야. 항상 하고 있지. 이번에는 스탠드를 이용한 실험이라 효과가 더 강하게 먹혔나 봐. 그런데 애들을 공격했다니. 미카에게는 그런 어두운 욕망이 있었던 걸. 까. 나♪”

 냐하하♪ 시키는 플라스크에 담긴 향수의 향을 맡았다. 스읍- 하-. 느끼듯이 움직이는 육감적인 몸짓은 섹시하면서도 세 사람으로 하여금 ‘이 여자는 위험해!’라는 확신을 갖게 했다. 훈가미는 지체 없이 하이웨이 스타를 움직였다. 몸체가 슬라이스 되어 발자국으로 변해 시키에게 달려들었다.

 “어라? 이건…….”

 “꼼짝 않는 게 좋을 거다! 일단 붙잡힌 순간! 하이웨이 스타에게 약점이란 없다! 그대로 양분을 빨아들여 재기불능으로 만들어주지!”

 사방을 포위한 발자국들이 거리를 좁혀왔다. 시키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찰나의 순간 훈가미는 이상함을 느꼈다. 이상해, 뭔가 이상해. 뭐라 말 할 수는 없지만 이대로 계속 공격하면 안 된다고 본능이 말했다.

 “기다려, 하이웨이 스타! 공격을 멈추고 신중히 움직여라!”

 “야, 잠깐, 훈가미! 너 지금 뭐야!”

 죠스케가 훈가미의 어깨를 잡았다.

 “뭔가 불길해, 죠스케. 저 여자가 뭔가 함정을 쳐둔 것 같아!”

 “그게 아니야! 너 지금 코가!”

 죠스케와 오쿠야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뭐야? 대체 뭔데? 영문을 모르는 훈가미의 입속으로 액체가 흘러들어왔다. 짭짤한 맛이 났다. 이게 뭐지? 손으로 닦아내자 짙은 붉은색이 묻어났다.

 “이건…… 피야! 코피가 나고 있어!”

 훈가미의 양쪽 콧구멍에서 피가 끊임없이 흘렀다. 장마철의 강물처럼 기세를 더해가고 있었다. 내, 내게 무슨 짓을 한 거냐! 훈가미가 시키에게 소리 질렀다. 약해진 하이웨이 스타를 떼어내는 시키의 뒤로 진홍색 기체로 이루어진 스탠드가 나타났다.

 “글쎄~? 난 그저 스탠드의 『점액』을 섞은 향수를 잔뜩 뿌려놨을 뿐이야.”

 “점액이라고?”

 스탠드가 곱슬거리는 털 속에서 손을 드러냈다. 투명하고 점도 높은 액체가 뚝, 뚝, 떨어지자 시키는 그것을 비커에 담았다. 비커 속의 액체와 점액이 섞이자 훈가미가 비명을 질렀다. 쓰러지는 훈가미를 죠스케가 받았다. 훈가미! 정신 차려!

 “냐핫♪ 시키냥의 스탠드 『비밀의 투왈렛』이 만드는 『점액』은 오만가지 『향』과 『냄새』를 조작하는 역할을 하거든. 강력해진 향은 생물, 특히 인체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여러 생리작용을 조절할 수 있어. 걔한테는 특히 효과가 강했나 봐♪”

 죠스케는 수상한 액체가 담긴 용기들을 노려봤다. 마개가 닫힌 것은 하나도 없다. 과학실험 도구는 어떤 위험이 생길지 모르므로 조심히 다루는 것이 상식이지만 이 능력이라면 웬만한 사고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니, 애초에 저 여자가 그런 것을 신경 쓸 것 같지도 않지만. 후각이 좋은 훈가미에게는 이 방 자체가 최악의 함정이었던 것이다.

 “하이웨이 스타의 움직임을 보고 알고 있었군. 냄새만 간단히 조작하면 쓰러뜨릴 수 있다는 걸.”

 “그야 너무 뻔~하게 코를 킁킁대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이거 어쩌지. 우리는 훈가미랑 달리 냄새에 그리 민감하지 않거든. 네 스탠드, 싸움을 잘할 것 같지는 않은데. 우리 둘을 상대로도 그 향수  냄새로 싸울 거냐.”

 크레이지 다이아몬드를 꺼낸 죠스케가 성큼 발을 디뎠다. 한 발자국 다가갔을 뿐인데 냄새가 독했다. 다행히 훈가미처럼 쓰러질 수준은 아니었다. 소매로 코를 가리고 죠스케는 단숨에 달렸다. 단숨에 녀석을 때려눕히고 스탠드를 해제한다!

 그 때 오쿠야스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피…… 피해! 죠스케!”

 뭐지? 뒤에서 공격하는 건가? 일순 긴장한 죠스케가 뒤를 돌았다. 입술을 깨물었다. 눈이 반쯤 돌아간 오쿠야스가 더 핸드를 죠스케를 공격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지우는』 오른손을 휘두르고 있었다.

 “뭐하는 거야, 오쿠야스!”

 “나도 몰라! 빨리 피하라고, 죠스케!”

 재빨리 옆으로 굴러 공격을 벗어났다. 더 핸드의 손은 아무 것도 없는 허공을 갈랐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것조차 지우고 그 공간을 수복했다. 시키가 들고 있던 비커가 오쿠야스에게로 빨려 들어갔다. 그 위치에 쓰러진 훈가미가 있었다.

 “안 돼!”

 죠스케는 몸을 날려 비커를 잡았다. 나이스 캐치, 라고 생각한 순간 더 핸드의 주먹이 복부에 꽂혔다. 죠스케는 피를 토하며 벽에 처박혔다.

 흥미로운 실험을 보는 눈으로 시키가 끄덕였다.

 “오오. 손에 닿는 건 뭐든 지우는 능력이구나? 능력은 오른손에만 있고. 비커가 빨려 들어간 걸로 봐서 정말로 뭐든지……. 그래, 공간까지 없애는 거야! 굉장해!”

 죠스케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이 자식……. 오쿠야스에게 뭔 짓을 한 거야!”

 “미카랑 비슷한 짓~♪ 이 점액은 액체 등에 뿌리면 냄새를 조작하지만, 생물이 직접 마시면 냄새를 이용해 그 생물 자체를 조종할 수 있어.”

 “뭐?”

 오쿠야스와 미카. 두 사람에게 점액을 먹일 기회는…… 있었다.

 “대기실의 음료수인가.”

 “딩- 동- 댕- 동-♪ 정답입니다~ 축하축하~. 다는 아니지만 음료수 몇 개에 점액을 뿌려놨었지. 너는 제법 눈치도 빠르고 마음에 드는데? 네가 음료수를 마시지 않아서 아쉬운걸.”

 시키는 검지를 입술에 댔다. 아쉬운 듯이 우응- 소리를 내다 눈웃음을 지었다. 결정!

 “너한테도 점액을 먹여야겠어. 가라, 오쿠야스!”

 명령이 떨어지자 오쿠야스가 몸을 흐느적거렸다. 더 핸드의 위압적인 손을 휘둘렀다.

 “오쿠야스, 정신 좀 차려!”

 “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얼른 피해, 죠스케!”

 필사적으로 소리쳤지만 오쿠야스는 알고 있다. 자신의 스탠드는 피하란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오쿠야스 자신이 멍청해서 약하게 보일 뿐, 그가 존경하는 형 케이초조차도 『소름 끼친다』고 평한 능력이다. 그 힘을 이치노세 시키는 완벽하게 원격조종하고 있었다.

 손을 휘두르면 일어나는 순간이동. 공격을 한 번 피하더라도 거리를 벌릴 수는 없다. 갑자기 거리가 좁혀질 때마다 더 핸드의 주먹이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에게 꽂혔다. 수복되는 공간에 끌려온 화학약품이 죠스케에게 끼얹어졌다.

 “도라라라!”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의 주먹이 유리병들을 부쉈다. 깨진 유리병들은 빠르게 고쳐지면서 흘러나오던 액체를 다시 담았다.

 시키는 감탄했다.

 “고치는 능력이구나. 실험할 때 아주 유용하겠어. 더더욱 잡아야지~.”

 더 핸드가 죠스케의 옆구리를 발로 찼다.

 “젠장…….”

 죠스케는 이를 갈았다. 비틀거리면서도 자세를 잡았다. 그 모습에 시키는 흥분했다.

 “대단해, 대단해! 하지만 계속보고 있으려니 심심한 걸. 흥미가 달아나려고 해. 얼른 끝내고 다음 실험을 해야겠어.”

 시키가 손가락을 튕겼다. 오쿠야스는 괴성을 지르며 오른손을 높이 들었다. 방어를 취하던 죠스케는 흠칫했다. 오쿠야스의 눈이 아까보다 제정신으로 돌아와 있었다. 죠스케에게 신호를 보냈다.

 믿어야 하나? 녀석의 속임수일지도 모르는데.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너를 믿는다, 오쿠야스!”

 더 핸드가 팔을 휘두르는 순간 죠스케는 림보 하듯 몸을 뒤로 숙였다. 공격은 피했지만 시키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피하면 다음 공격은 피할 수 없을 텐데!”

 “피할 필요가 없지.”

 순간이동이 발동했다. 오쿠야스 자신이 죠스케를 넘어서 앞으로 이동했다. 어라? 조작이 안 먹혀? 시키가 당황한 사이 죠스케는 태세를 정비했다. 미안하다, 오쿠야스. 크레이지 다이아몬드로 오쿠야스의 목을 후려쳤다.

 윽! 짧은 비명을 끊어 뱉고 오쿠야스가 쓰러졌다. 시키는 방 안의 냄새를 맡았다.

 “킁킁. 아하~. 냄새가 옅어졌었네.”

 더 핸드의 오른손은 모든 것을 지운다. 공간을 지운다는 것은 공간에 가득 찬 냄새까지 지운다는 뜻. 싸움이 격렬해질수록 오쿠야스를 조종하던 냄새는 사라진다.

 “설마 이런 식으로 조종이 풀릴 줄은 몰랐는걸.”

 죠스케의 미간에 분노가 패였다.

 “냄새? 그딴 건 문제가 아니야. 중요한 건 오쿠야스의 정신력이다. 기절을 각오한 녀석의 정신력이 네 스탠드를 깨부순 거라고!”

 남은 것은 죠스케 뿐. 부상을 입었다지만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의 스피드와 파괴력은 무시할 것이 못 된다. 그에 비해 비밀의 투왈렛은 근접전에서는 약한 스탠드. 시키가 내릴 선택은 하나 밖에 없었다.

 “시키냥 도주~♪”

 냅다 도망쳤다. 일순 멍해졌던 죠스케는 뒤늦게 그녀를 따라 움직였다. 거기서!

 “싫지롱~ 그야 시키냥의 취미는 실종인 걸~.”

 “잡히면 진짜 가만 안 둬!”

 “그럼 더더욱 도망가야지!”

 빠르다. 아니, 이 경우는 죠스케가 느리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오쿠야스와의 싸움으로 부상을 입은 몸으로는 시키를 따라잡기 힘들었다. 그래도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모퉁이를 돌고 복도를 지나 계단을 올랐다.

 한참을 따라가니 익숙한 길이 나왔다. 시키는 어느 방 안으로 들어갔다.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프로젝트 룸이었다.

 “그 자식, 왜 여기로?”

 생각할 시간이 없다. 공격을 준비할 틈을 주면 이쪽이 불리하다. 소매로 코를 막고 죠스케는 문을 열었다. 한 발을 내딛자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갔다.

쿵, 하고 무릎이 땅에 닿았다.

 “뭐……야, 이건!”

 방 안에 이미 냄새가 가득했다. 방안의 기계들이 증기를 내뿜었다. 뒤죽박죽 섞여서 원래의 향을 알 수 없는 아로마들이 역겨운 냄새를 만들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토할 것 같았다. 온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가고 빈자리를 역한 향이 채웠다. 세포가 오작동을 일으켜 호르몬 분비 권한을 빼앗기고 말았다.

 시키는 자랑스레 기계를 높이 쳐들었다.

 “짜잔~ 아로마 디퓨저~♪”

 짙은 수증기 사이에서 시키가 고양이처럼 매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백의를 살랑살랑 흔들며 냄새를 느꼈다. 아항~ 트립 상태가 될 것 같아~.

 “여기서 문제. 과연 시키냥은 언제 이렇게나 많은 아로마 디퓨저를 준비했을까요?”

 죠스케에겐 대답할 기력이 없었다. 입으로 숨을 쉬어도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다. 예상한 반응에 시키는 즐거이 카운트를 셌다. 5, 4, 3, 2, 1, 0, 타임오버~.

 “정답은 바로 짜자잔~♪”

 시키가 소파 뒤에 쓰러져 있던 여자를 들어올렸다. 녹색 정장의 사무원, 센카와 치히로였다. 이미 향에 중독되어 눈이 풀리고 땀에 젖어 하으으, 하는 소리만을 내고 있었다. 시키는 그녀를 붙잡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춤을 추었다. 치히로 씨한테도 점액을 먹여놨지~.

 “음료수에 섞어주니까 의심 없이 마시더라고. 그 다음에는 향으로 간단히 조종~♪ 냐하하♪ 근데 치히로 씨, 사무원이 이렇게 섹시하게 있어도 되는 거야? 프로듀서한테 보여 줄까나? 멋진 저음으로 ‘아이돌 해보시지 않겠습니까?’ 할지도 몰라~.”

 시키는 완전히 방심하고 있다. 이대로 한 방만 먹이면 죠스케의 승리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실컷 놀려대고 있는데도 어쩔 수가 없다. 아까까지 가득했던 분노마저도 아로마테라피가 사그라뜨렸다.

 치히로를 소파에 던져놓고 시키가 백의를 들췄다. 투명한 액체가 든 플라스크를 꺼냈다. 점액이 들어있었다. 뒤에도 스탠드를 꺼내놓고 점액 범벅이 된 손을 뽐냈다.

 “죠스케라고 했지? 여기까지 오래 버텨줘서 정말 재미있었어. 진심이야. 특별히 시키냥의 장난감으로 삼아드리겠습니다~ 박수박수~♪ 뭐, 언제 질려버릴지는 모르겠지만 너라면 꽤 오래 갈 것 같아. 아까도 좋은 땀냄새가 났었고, 스탠드도 마음에 들고. 근데 머리모양은 좀 깬다. 조종하게 되면 우선은 그것부터 풀어줄게. 그럼 이제 시키냥이랑 잔뜩 습-하-습-하- 할 시간……. 어라?”

 “…….”

 일어났다. 죠스케가 일어나 있었다. 180cm가 만드는 그림자가 성큼 다가와 시키를 집어삼켰다. 리젠트에 가린 얼굴에 그보다 짙은 음영이 드리웠다.

 시키는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아직도 일어날 기력이 있었다니. 역시 대단한데. 그렇다면!”

 비밀의 투왈렛 최대 파워! 시키의 스탠드가 몸을 덮은 털들을 곤두세웠다. 형태를 이룬 안개가 분해되어 진홍색으로 방을 채웠다. 하지만 죠스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뭐, 뭐야? 왜 안 먹혀? 그제야 시키는 죠스케가 내뿜는 진한 감정의 냄새를 알아챘다.

 분노. 압도적인 분노. 세포의 시스템이 다른 방향으로 오작동을 일으켰다. 주도권을 되찾은 죠스케의 정신이 권한을 놓아버렸다. 오직 강렬한 아드레날린만이 체내에 화학작용을 일으켰다.

 “어이.”

 죠스케가 입을 뗐다.

 “너 지금…….”

 “비밀의 투왈렛! 빨리! 빨리 쓰러뜨려!”

 죠스케가 더 바싹 다가왔다. 시키의 얼굴에 처음으로 당혹이, 그것을 넘어선 두려움이 서렸다. 음영에 가린 죠스케의 얼굴을 본 것이다.

 시키가 뒷걸음질 치자 죠스케는 더 바싹 붙었다.

 “내 머리 보고…….”

 사고가 얼어붙었다. 공포가 시키의 다리를 붙잡고 바닥 아래로 파묻었다. 그리고 죠스케의 정신에서.

 “뭐라고 씨부렸냐!”

 분노가 폭발했다.

 “이 쌍년아!”

 크레이지 다이아몬드가 팔을 들었다. 그 얼굴에는 파괴의 충동이 치덕치덕 발라져있었다. 시키의 머릿속에 주먹을 맞고 처참한 꼴이 된 자신이 비쳤다. 죽는다. 일말의 의심 없이 그 끔찍한 진실을 받아들였다.

 그 때, 문 밖에서 오쿠야스가 팔을 휘둘렀다.

 “그만해, 죠스케!”

 공간이 지워졌다. 곧게 뻗어나가던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의 주먹이 급격히 궤도를 틀었다. 탈선한 기차처럼 시키에게서 크게 벗어나 허공을 때렸다. 풍압이 진홍빛 안개를 걷어내며 퍼져나갔다. 아로마 디퓨저와 벽을 부쉈다.

 뻥 뚫린 구멍으로 방 안에 가득하던 기체가 빠져나갔다. 시키가 삐걱거리는 고개를 돌려 구멍을 봤다. 짧게 딸꾹질이 나왔다.

 아직 가시지 않은 감정의 냄새가 덮쳐왔다.

 “어디 갔어, 이 아이돌년!”

 “시, 시키냥 도주우우우!”

 크레이지 다이아몬드가 러시를 날렸다. 소파가 뒤집어지고 벽에 금이 갔다. 오쿠야스가 달려와 죠스케를 붙잡았다.

 “진정해, 죠스케! 이미 도망갔다고!”

 “얼른 안 튀어나와, 이 망할 년! 평생 아이돌 따위 못 해먹게 만들어주겠어!”

 으음. 난리통속에서 치히로가 눈 비비며 일어났다. 향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다가 현실을 확인했다. 분노한 죠스케, 말리는 오쿠야스, 그리고 난장판이 된 프로젝트 룸.

 “꿈……인가?”

 그 순간 테이블이 박살났다.

 “당장 나오라고, 이 시끼야아아아!”

 

 *

 

 346 프로덕션의 명물 ②

 

 -이치노세 시키 특제 아로마-

 이치노세 시키가 프로젝트 룸에 놓기 위해 만든 오리지널 아로마. 소문에 의하면 아이돌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좋다고 한다. 원료가 무엇인지는 불명. 다만 “냐하~ 나도 이 냄새에 이끌려 아이돌을 시작했지♪”라는 말로 인해 몇 명은 눈치 채고 있는 듯하다.

 

 

 

 

 

스탠드명 – 비밀의 투왈렛

본체 – 이치노세 시키

 

파괴력 E

스피드 E

사정거리 냄새가 닿는 범위까지

지속력 C

정밀동작성 B

성장성 B

 

스탠드와 별개로 실체가 있는 점액을 만든다. 점액이 섞인 냄새는 생물의 신체현상을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다. 냄새가 진할수록 효과는 강해진다. 생물이 점액을 직접 삼켰을 경우 훨씬 정밀하고 강한 힘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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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공식 : 누구든 죠스케를 건들면 X 되는 거예요.

아주 X 되는 거야.

 

쓰면서 생각한 것인데 더 핸드는 완전 사기 스탠드가 맞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시키가 사용하니까 죠스케를 아주 처발라버리잖습니까.

오쿠야스의 머리가 나쁜 것은 아주 치명적인 밸런스 패치예요.

 

음...... 오늘은 그리 할 말이 없는데 한 가지 전할 소식이 있습니다.

아무리 주1회 연재를 한다 해도 처음 쓸 때보다 @ㅓ나스토의 연재 페이스가 많이 줄었습니다.

비축분 많은 게 자랑이었는데 그것도 다 떨어졌고, @ㅓ나스토 말고도 벌려놓은 게 많아서 집중하기도 어렵고요.

저번 주는 올리는 걸 잊어버리기까지 하고. (사실 오늘도 잊어버릴 뻔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보기에 처음 만큼의 퀄리티가 나오지 못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곧 방학인 만큼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비축분과 퀄리티를 쌓기로 했습니다.

휴재 기간은 아마 2주. 그 동안 신데마스도 죠죠도 집중해서 분석하고,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습니다.

하필이면 "이제 슬슬 본격적인 스토리 진행을 하자!" 라고 마음을 잡은 시점에서 이러는 것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여기까지 온 이상 죠죠마스는 반드시 완결을 낼 것이며, 읽어주시는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때가 왔을 때 24화 예고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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