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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방랑자의 최후일지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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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3, 2017 15:42에 작성됨.

죠가사키 재단이 운영하는 고아원 중에서 누구나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고아원이 하나 있었다. 다른 고아원이 별로라는 뜻은 아니다. 그 고아원이 다른 고아원에 비해 너무 아름다울뿐.


♩♪♪♩♬


고아원 내에서 노래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아름다운 고아원에 걸맞는, 아니, 그 이상으로 아름다운 노랫소리. 그 노래를 부르는 것은 웨이브가 진 머리를 한 여성이었다. 류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이 여성의 이름은 아리우라 칸나. 1000년이 넘게 활동해온 불멸의 음유시인. 부른
곡만 수십만 개. 퍼뜨린 이야기만 수천 만개에 달하는 그야말로 음유시인계의 전설적인 존재. 아리우라 칸나가 노래를 다 부른 듯 류트를 왼손으로 잡고 가슴에 손을 얹고는 고개를 숙였다. 짝 짝 짝. 칸나의 노래를 듣던 사람들이 누구나 할 것 없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와 줘서 고마워. 아이들도 무척이나 기뻐하더라."


"천만에요. 지나가는 길이었고, 저야말로 불러줘서 고마워요."


태양빛이 중천에 뜬 한 낮이 되어, 아이들은 전부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안대와 단정하게 자른 앞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소녀가 고아원 문을 열고 나오며, 밖에서 류트를 연주하고 있던 칸나에게 말을 걸었다. 키타미 유즈. 현재는 죠가사키 재단의 간부 중 한사람이자, 아리우라 칸나가 오
랜 세월동안 알고 지낸 친우 중 한명. 소녀라고 지칭하기에는 살아온 세월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지만.


"그나저나 내가 만든 노래 상당히 자신작이었는데 네가 어레인지한걸 들으니까 역시 전문가는 다르구나 싶더라."


"원곡이 훌륭했으니까요. 러브와 피스가 담긴 좋은 곡이었는걸요. 오히려 전문적인 음악가가 아닌데도 그런 곡을 만든 것에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고요. 처음 작곡했을 때는 엉망진청이었는데 말이죠."


"후후훗, 인간은 노력하면 성장하는 법이니까. 그나저나, 다른 사람도 아니고, 히피짱에게 노래로 칭찬받으니까 기분이 좋은걸."


"그 자장가 말이죠. 역시 고아원의 아이들을 위해 만든거였나요?"


"응?? 아아, 아냐. 아냐. 그 곡은 내가 시노언니를 위해 만든 곡이야. 아이가 태어나면 불러주라고 말이지."


"언니?? 유즈씨에게 언니가 있었어요??"


"아, 친자매가 아니고, 의자매야. 나를 포함해서 4명이서 자매의 연을 맺었었지."


"유즈씨야 사람 사귀는 걸 좋아하는 건 알지만, 가족의 연을 맺을 정도면 특별한 사이였나보네요. 한번 만나보고 싶을지도."


"나도 소개해주고 싶지만, 아즈랑 시노언니는 이미 고인인걸. 시노 언니는 죽은 지 얼마 안 되었지만..."


"흐음,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는데 말이죠. 이야기라도 들려줄 수 있을까요?"


"응?? 칸나가 모를리가 없을텐데. 시노언니. 엄청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유명하니까. 그 사람 나랑 같은 뉴제네레이션이었고."


뉴제네레이션. 그 누구나가 동경하는 미시로왕국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기사단의 명칭. 아이돌 중에서도 고르고 고른 인재만을 뽑아서 몇년을 거친 교육과정을 통해서 단 3명만이 선발되는 명예로운 자리이다. 키타미 유즈는 과거에 그 뉴제네레이션의 멤버 중 한 사람이었다. 정확히는, 우사
밍 왕조 1등 개국공신으로 이루어진 뉴제네레이션 초대 3인방 중 한 사람. 그녀는 살아오면 얼굴도 이름도 바꾼 적이 없기에 그녀가 전 뉴제네레이션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은 편이기는 했다. 아니, 그 시절을 살아온 사람은 전부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다만, 그 사실이 그
렇게 중요한 사실이 아니기에 딱히 아무도 언급할 필요가 없을 뿐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는 것일 뿐이다.


"코히나타가문의??"


아리우라 칸나는 유즈가 말한 시노언니가 누구인지 금새 깨달았다. 그녀와 함께 초대 뉴제네레이션의 일원이었던 두 명은, 우사밍 왕조의 초대 왕비이자 행방불명 되기 직전까지 실질적으로 왕국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며, 실질적으로 현재의 왕국의 기틀을 세웠다고 말할 수 있는 철혈재상,
호노카 리 우사밍. 또 한 사람은, 현 뉴제네레이션 산하 기사단인 핑크체크스쿨의 부대장인 코히나타 미호의 친 조모이자, 호노카와 외사촌 관계로 되어있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미시로 왕국의 최고 어른이었던 쿠도 시노부. 시노라는 애칭과 몇년 전에 죽었다는 언급을 보았을 때, 그녀가 말한 언니는 시노부일 것이 분명했다.


"응. 맞아. 그 사람이야. 언니가 죽었을 때의 시간대에는 존재하지 않아서 장례식에는 참여 못 했지만."


"저희같이 오래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주변 사람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일이 많으니까요."


"저기에 세상물정모르고 자고 있는 아이들도,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려나."


"그럴지도 모르죠. 사실상 수명이 없는 우리랑 달리 저 애들은 길어야 100년일테니까요."


"오래 산다는 것도 행복한 일만은 아니란 말야. 주변 사람들은 죽어나가는데, 나 홀로 살아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렇지만 그 만남과 이별조차도 저희들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잖아요. 지금의 저희들을 만든 것은 그 모든 추억이니까요."


"그렇지. 슬펐던 일도, 기뻤던 일도, 즐거웠던 일도, 화났던 일도, 그 모든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거니까. 하늘이 언제나 맑을 수만은 없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기쁜 일만 있을수도 없겠지. 하지만 몇번을 경험해도 이별이라는 것은 익숙해지기 힘들다니까."


"그건 당연한거라고 생각해요. 이별이라는 것은 그 사람과의 추억이 거기서 멈춘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무척이나 슬프고 괴로운 일이죠. 슬픔과 괴로움에 익숙해지는 것 만큼 불운한 일은 없으니까요."


대화를 하는 사이에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깨어났다. 두 사람은 아이들에게 작별인사를 한 후, 발걸음을 옮겼다.


"그나저나 이제는 어디로 갈 생각이야??"


"저야 딱히 정해진 목적지 따위 없는 거 잘 아시잖아요. 언제나 발길 가는데로 떠돌아다니는 인생이니까요. 유즈씨는요??"


"나야, 뭐.. 오늘은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까 오토짱을 한 명 만나볼까 하고. 내일은 휴가도 냈기도 했고. 그럼 다음에 또 보자고."


"인연이 된다면요."


칸나와 헤어진 유즈는 발걸음을 남쪽으로 옮겼다. 이름없는 숲. 개발이 금지되어 있는 그린벨트 중 하나. 그곳에 살고 있는 자신의 친우 중 하나. 최후의 엘프, 우메키 오토하를 만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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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부가 호노카랑 외사촌인 이유는, 단순하게도 호노카가 자신의 외가쪽 호적에 시노부의 이름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슌의 집안이 상당한 명문가라 코히나타 가문에서 반대가 두 사람 결혼에 반대의견이 나올 것을 대비해서 올린 것.  그나저나 시노부의 설정을 짜면 짤 수록 미호의 집안이 초 명문가가 되는 사태가...   할아버지랑 할머니 둘다  1등 개국공신에다가 전 재상이니...  더 문제는 1등 개국공신들 중에서 혈육이 있는 건 미호의 조부모 밖에 없어서...

 

아, 유즈쪽으로 넘어가면 유즈는 친구가 상당히 많습니다. 왜냐하면 유즈는 사람을 사귀는데, 능력, 인격, 성품, 지위, 종족, 연령 같은 거 다 신경 안 쓰는 타입이니까요.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상대조차 마음에 들면 친구 먹자고 하는 인간이라....  후미카에게 그렇게 차이면서도 후미후미 라면서 들이대던 인간...  결국 마지막까지 친구가 못 됬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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