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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pro의 매니저-Catch my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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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07, 2017 03:08에 작성됨.

"매니저씨....저는,잘하고 있는걸까요?"
몇분 뒤,울음을 그친 모가미와 무대 앞쪽에 같이 걸터앉았다.모가미는 고개를 숙인 채
나에게 물었다.
"...그래,잘하고 있어.잘하고 있고말고."
"...하지만,잘 모르겠어요.아무리 잘해내려고 해도 제가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모가미...."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요. 제 꿈은....어디서부터...."
모가미는 알 수 없는거다.자신은 그저 꿈을 이루고 싶을 뿐인데.주위에서 계속 여러거지
일들이 일어난다.그러지는 않겠지만,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이대로 가다간 모가미가 자칫,
자신이 아이돌이 되고싶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마 그것도 그 남자의 노림수 중 하나일것이다.조금이라도 빨리 그녀를 도와야 한다.
그래야,하지만.왜일까.줄리아때처럼,모모코때처럼,유리코때처럼.무언가가 떠오르지 않는다.
왜지.어째설까.조금 생각해봤지만 나는 어디선가 모순을 느끼고 있는것 같다.그것이 생각을
방해하고 있는 것 같다. .....아,이거구나.이것때문에 나는....
"모가미,너의 꿈은....뭐야?"
모가미는 체념한 목소리로 대답해주었다.
"뭔가요,매니저씨.저에게 관심이 없었던 건가요.그렇다면 제가 꽤나 민페였나 보네요."
"장난치려는게 아니야,모가미.너의 입으로 듣고 싶어.너의 은....뭐야?"
"....아이돌."
"....아이돌이,되고싶어요."
모가미는 내 진지한 어조를 듣자 진지하게 대답해주었다.그래,아이돌.아이돌이 되고 싶은 것.
그것이 모가미의 이다.내가 모순을 느낀건 바로 여기다.
나는 아이돌이 꿈이라는 것에서,줄리아를 떠올렸다.나는 줄리아에게 이렇게 충고해주었다.
아이돌이라는 꿈을 이루는 도중이라고.하지만,내가 줄리아에게 말한 아이돌과
모가미가 말하는 아이돌.같은 단어이지만 어딘가 다른 느낌을 받았다.
그것에 대해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그 이유를 알아냈다.
내가 줄리아에게 말한 '아이돌'은 더 엄청난 녀석,다시말해 '톱 아이돌'이 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하지만,모가미가 말한 아이돌은.....
"이미 아이돌이잖아?"
아이돌 그 자체를 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아이돌이 되는것,그 자체로 말이다.
"...에?"
"모가미,네가 정말 아이돌이 되고 싶었던게 꿈이었다면 너는 이미 꿈을 이룬거야."
"..........."
모가미는 나를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자기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모가미,너는 말했어.아이돌이 되는게 꿈이라고.너는 이미 아이돌이야.무대위에서 노래하고,
춤도 추는 어엿한 아이돌이란 말이야."
"....하,하지만.....저는....."
모가미는 혼란스러워했다.나의 말이 정말 맞는지,정말 자신은....꿈을 이룬건지.
만 정답이라고 볼 수 있다.
"모가미,너의 꿈은....너와 같이,함께 성장해온거다."
"...저의,꿈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사람은 항상 같은 꿈을 꿀 수는 없다고.그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현실의 벽을 느껴서,혹은 다시 돌아보니 자신과는 맞지 않아서,다른 흥미
있는 것을 발견해서 등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유가 있을 거다."
"....같은 꿈을,꿀 수 없다...."
"사람은 결국 변해.많은 것을 보고 느끼면서 여러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지.언제나 같은 사람은
없어.나도,너도,형도,다른 아이돌들도 모두 변해왔고,앞으로도 변할거야."
"....조금 아픈 현실이네요..."
모가미는 씁쓸한 표정으로 나의 말에 동의했다.
그렇다.아픈 현실이다.내가 알고 있던 것과 달라진다는 것.그것이 가진 의미를 깨달으며 사는
사람들은,이 사회에 얼마나 있을 것인가.어쩌면 모두 암묵적으로 침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변화에 둔감한 척,모르는 척하며 사람들은 어떻게든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기에,사람은 성장하는 거야."
변하기에,다른 모습이 되기에 사람은 성장하고 나아간다.언제나 같은 모습일 수 없기에
사람들은 적어도 이전보다 더 나은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노력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어쩌면 우리가 한번쯤은 꿈꿔본 이른바 '꿈'이라는 것이
아닐까.
"노력의,원동력...."
"잠시 내 얘기를 하자면,나도 한 때 꿈이 있었다.그리고 그 꿈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뭔가,
가슴 한켠이 간질거려서 미칠듯하고,그 간지러움 때문인지 자연스럽게 웃음이 지어졌다.
미래의 나를 상상하며,꿈을 이룬 나를 상상하며,말이다."
"....!...매니저씨도,저랑 같네요."
모가미는 마치,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는 것 같았다.추억을 떠올리는 듯한,
그런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마,그 간질거림이,행복이라는 것이었겠지."
"....네."
이번에도 모가미는 나에게 동의해주었다.부드러운 미소를 유지한 채.

 

 


"모가미,내가 했던 말들,제대로 기억하지?"
"네,물론이에요."
다행이다.조금 지루한 이야기를 해준게 아닐까 걱정해버렸다.
"그럼,내 이야기들을 되새기며,말해줘.모가미,너의 꿈은...뭐야?"

"....."
이번에는 바로 확답이 돌아오지 않았다.모가미는 다시 곰곰히 돌아보고 있었다.
그녀에 대해.그녀의 꿈에 대해.
그녀의 꿈이었던,아이돌.하지만,그것은 그녀가 어릴때 부터 꿔온 꿈.
그럼에도 그것에 집착한 것.그것은 아마 부모의 반대 때문일 것이다.
부모를 인정시키기 위해,다시 말해 부모가 반대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어릴 때의 꿈에 집착했다.그녀의 꿈은,그녀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데,
그녀는 그녀의 꿈을 '아이돌'로 정해놓고 돌아보지 않은 채 무작정 앞으로 나아갔다.
모가미는 진지하게 그녀를 돌아보고 있었다.하지만,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그녀가 노력했기 때문이다.그녀가 왜 노력했는지,그녀가 무엇을 위해 노력했는지는
그녀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그 노력의 끝에 있었던,자신과 함께 성장해온 꿈의 정체를.
"...저는..."
"...저는,톱 아이돌이,되고 싶어요!"
모가미는 눈을 크게 뜨며,답답한 것이 해소된듯한 그런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것이,그녀의 변화해온 꿈.그녀와 함께 성장해온 꿈.
그녀와 함께 달려온,그녀만의 꿈인것이다.
"그렇구나.톱 아이돌이 되고 싶구나."
"네!동료들과,프로듀서와,그리고...매니저씨와 함께!"
모가미는,내가 그녀를 만난 뒤로 가장 밝은 미소를 보여주며,그렇게 말해주었다.
그녀의 꿈에,벌써 내가 들어가 버렸다.내가,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내가,그녀의...
내가 벙찐 모습으로 가만히 있자,모가미는 나를 내려다보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뭔가요,매니저씨?저의 매니지먼트는 하기 싫으시다는 건가요?"
"아,아니야.그럴리가.오히려 내가 부탁하고 싶다고!너의 매니지먼트!"
"후훗.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그녀는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 모습에는,더이상의 망설임은 없다는,그런 선전포고와도
비슷한 느낌이 담겨있는 듯 했다.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와 마주봤다.어디서 많이 본 장면인데 이거.
"그럼....앞으로 함께 열심히 해요,매니저씨!"
놀랍게도 모가미쪽에서 먼저 악수를 건냈다.
"...아아,조금 분위기 깨는 것 같아 미안한데 말이야,한마디만 더할게,모가미."
"...?네..."
"조금 전에도 말했고,너도 이미 깨달았을 거라 생각하지만,꿈은 항상 변해.
그래,계속해서 변하고,너와 함께 성장해.그러니까..."
나는 그녀의 부드러운 손을 맞잡으며,말했다.최대한의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시즈카,꿈을 이루려고 너무 초조해하지 마.대답이 당장 나오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느긋하게 가자.톱 아이돌로의 길."
"....!...그렇,네요.느긋하게,함께.그런 꿈,나쁘지 않은것 같아요."
시즈카는 그렇게 말하며,질리지 않는,그녀만의,화려하지 않지만,상냥한 미소를 보였다.

 

 

 


내가 매니저가 된지 25일째 되는 날.오늘도 이곳 765프로 라이브 시어터에는 정기 공연이
있다.회장의 열기는 여느때와 같이 뜨거웠다.그리고,오늘의 공연도 마지막을 향해 나아갔다.
오늘의 정기공연의 마지막 순서,그 주인공은 모두가 예상하듯,모가미 시즈카이다.
시즈카는 공연 세팅을 마친 후,잠시 마이크를 들었다.
"오늘,이 자리에 모여주신 여러분들,감사드립니다.저는,제입으로 말씀드리기도 뭐하지만,
고집쟁이라고 생각합니다.그 고집때문에 주위에도,저 자신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말았습니다.
하지만,제 어리광을 받아주신 상냥하신 매니저씨 덕분에 저는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어요."
관객석은 술렁이기 시작했다.그 술렁거림은 결코 팬들이 혼란스러워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것은,기대였다.
"오늘 공연이 여러분들에게 행복을 전해준 공연이었으면 합니다.그리고,제 노래도...
들어주세요,Catch my dream!!!"
그녀의 미소에,그녀의 노래에,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뭐야,매니저씨.오늘도 관객석에서 본거야?"
"어어...줄리아냐."
공연이 끝난 후,자판기에서 커피라도 마실까 하며 발걸음을 옮기던 도중,줄리아를 만났다.
"미안,줄리아.원래 오늘은 네가 마지막을 장식하는 순서였는데..."
"에이,뭘~!괜찮아,괜찮아!원래 신곡 같은건 마지막에 보여줘야 가장 좋은 반응이 나온다고!"
줄리아는 웃으며 그렇게 말해주었다.원래 오늘의 공연의 마지막 순서는 줄리아 였다.
하지만,4일전,내가 줄리아에게 시즈카의 신곡을 만들 거라고 하자,줄리아는 주저없이
무대순서를 바꿔버렸다.
"그나저나,시즈카도 뭔가 고민같은게 있었구나.상담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아,그...줄리아.그게,시즈카가 일부로 말을 안한게 아니라....그,뭔가 깊은 사정이 있어서..."
당황하는 나를 보고 줄리아는 웃음을 터트렸다.
"응?하하하,그렇게 당황하지 않아도 돼,매니저.나도 그랬으니까.시즈카도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었겟지.상담을 해주지 않았다고 해서 삐치거나 그러진 않는다고."
그런가.역시 줄리아는 상냥하네.
"역시 줄리아는 상냥하네."
"에엣?!가,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거야!"
실수로 생각하던 것이 입밖으로 나와 버렸는데 줄리아가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화내 버렸다.
"저,정말이지....그나저나,'시즈카'라...."
그리고 나를 왠지 뚫어져라 처다보았다.뭐라도 묻었나.
"왜,왜그래,줄리아?"
"별~로!나는 처음부터 '줄리아'였는데 말이지."
"응?그야 줄리아는 줄리아잖아?"
줄리아는 계속 뚱한 표정을 풀지 않았다.뭔가 잘못 말하기라도 했나?
계속 안절부절 못하고 있자,줄리아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정도로 눈치가 없다니,그 형에 그 동생이라는 거야,뭐야. 난 이만 가볼게.
이번 주인공이 오시는데 자리를 비켜드려야지."
"에,뭔소리야?"
줄리아는 영문 모를 소리를 남긴 채,걸어갔다.그리고 잠시 후,등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무의식적으로 돌아간 시선의 끝에 파란머리의, 처음과는 다른,차가운 포정도,불안한 표정도,
무언가로부터 신뢰를 잃은 표정도 아닌,그저 라이브를 성공적으로 끝냈다는 달성감의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달려오는 소녀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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