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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쿠-생선

댓글: 8 / 조회: 844 /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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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05, 2017 02:27에 작성됨.

마에카와씨 는 오늘도 넉살좋게 점심을 먹고서는

프로덕션 공원 벤치 한 곳에서 길냥이들을 쓰다듬으며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편의점에서 사온 어묵을 잘게 찢어주며

쓰다듬 할 특권을 받아가는것이

마에카와씨가 아이돌 일을 시작한후 소소하게 즐기는

취미였다.

 

-냐앙

"비린내...."

 

길냥이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는 프로덕션 바깥을 쳐다본다

아마도 나나미 요리방송에 사용될 해산물일터

 

 

쓸데없이 민감한 코 덕분에 비릿한 냄새를 맡은 그녀는

속에서 올라오는 메스꺼움을 느꼈다

길냥이들은 비릿한 냄새를 따라 도망간지 오래

미처 다 주지못한 어묵을 검은 봉지에 넣어두며

역시 해산물은 싫다며 중얼거리는 마에카와씨였다

 

ㅡㅡㅡㅡㅡㅡ

 

8년전 이맘때 였을 터이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전원주택

마당으로 항상 찾아오던 길냥이가 한마리 있었다

은은한 은색 털, 크고 똘망한 녹색 눈동자, 마르지도 통통하지도 않은

우아하다면 우아한 그런 고양이 한마리였다

7살 한창 아이들과 놀고난 후에

흙 투성이가 되어버린 손을 씻지 않고 달려간 곳은

어머니의 품이나 식탁,할머니도 아닌 마당의

그 고양이였다.

 

더러운 손으로 은은한 은빛 털을 만져대는걸 싫어하던

그 고양이는 쓰다듬이 끝나면 어느 마당 구석이나

개울가 근처로 도망가 연신 자신의 털을 그루밍하였다.

 

그런 고양이의 모습에 어머니는

집에 돌아오면 손을 먼저 씻으라며 연신 잔소리를 늘어놓으시곤 했다

쓰다듬이 끝나면 주방에 들어가 어머니께서 정성스레

차려주셨던 밥을 와구와구 먹어대고는

소세지나 가장 좋아하던 계란말이를 하나씩 챙겨

급히 마당으로 달려가 그 아이에게 먹여주고는 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햝짝)

 

손가락에 까끌한 혓바닥이 흝고 지나갔다

잠시 다른 생각에 빠져있던 마에카와씨는 잠시 놀라더니

길냥이를 허벅지 옆에 눕히고 아무 말 없이

쓰다듬었다.

 

"넌 왜 다른 아이들을 안 따라간거야?"

 

".....알아들을리가 없지...뭐하는 거람...."

 

옛 추억에 잠겨있던 그녀를 깨운 고양이는

옛날 그 아이의 색 , 은은하게 빛나던 은색과는 대비되게

거친 회색에 가까운 은빛 고양이었다

마에카와씨는 그런 길냥이를 보며

옛날 자신이 알고있던 그 아이가 아닐까 하며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

 

ㅡㅡㅡㅡㅡㅡㅡ

 

내가 줬던 음식을 얻어먹은 고양이는

마치 제 집인냥 한가로이 마당을 거닐다

해가 떨어지면 어딘가로 사라지고는 했다.

 

저녁시간대 하루 일과

쓰다듬고 잔소리를 듣고는 고양이에게 가장 좋아하는 반찬을 주는것

어린아이였던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행복한 하루 일과였다.

 

가장 좋아했던 날은

어머니께서 생선을 사와

그 아이에게 조금 나누어줄수 있는 날 이었다

어느 때 보다도 맛있게 먹어주던 그 모습에

어릴적 나는 조그마한 행복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어머니께서 365일 내내 생선구이를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하던 나 였으니까 말이다.

 

그러다

어릴때 나는 문뜩 테레비를 시청하다가

한 방송을 봤었다

짠 음식 특히나 염장이나 소금간한 음식물은

동물들에게는 좋지 않다는 방송이었다

 

그 방송을 본 직후에는

어린 마음에 그 아이가 죽을까 아파하지는 않을까

어머니를 붙잡고는 몇시간을 엉엉 울었다

 

내가 준 그 짜디 짜던 생선이 

그 아이를 해칠까 두려워

눈물을 뚝 뚝 흘리며 어머니의 품을 파고들었다

 

어머니는 그런 나를 안아주며

미쿠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고

그 고양이는 짠것도 잘 먹는 아이라며

나를 안심시켜주기 위해 그런 거짓말을 꺼내셨다

그런 터무니 없는 거짓말은 나는 믿었었는지

눈이 퉁퉁 부운채 이불을 뒤집어 쓰고는

금새 잠이 들었다

 

그리고 얼마안가

그 아이는 죽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둔탁한 색의 은빛 고양이

옛날, 마에카와씨와 놀아주던 고양이 또한

나이를 먹어가며 둔탁한 색으로 변해갔을터다

 

그 때문인지 마에카와씨는 

그날 처음 본 그 고양이에게

왠지 모를 애착이 느껴지는듯

리이나가 사다달라고 부탁했던 육포 한 봉다리를 뜯어

조금 나눠주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어머니가 생선구이를 해주셨던 저녁

나는 기쁜 마음에 가시가 없는 꼬리부분을 조금 떼어가

그 아이에게 주고있었다

 

평소와 다르게

털 색도 많이 변했고 시름시름 앓는 일이 자주 일어났던 아이에게

고양이가 좋아한다던 생선을 줄 수 있다는 마음에 기뻐했던 나였다

 

이걸 먹고는 기운을 내라며

같이 놀자고 작은 손으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건네었던 나는

그 아이가 천천히 먹는것을 구경하고 있었다

등을 쓰다듬으면서 말이다.

 

 

-구욱...구욱....

 

뭔가가 올라오는 소리와 함께

그 아이는 먹던 생선을 토해내고는

위장에 있던 모든걸 쏟아내었다

최근 무엇도 먹지 못했던 탓인지

투명하고 둔탁한 위액만 연신 쏟아내던 그 아이는

무리하게 내가 준 생선을 먹은것인지

켁켁 거리며 고통스러워 했다

 

"엄마 고양이가 이상해...."

 

양 눈에서 눈물을 펑펑 흘리며

겁에 질린채 어머니에게 달려갔다

 

버려두면 될 길 고양이를

내가 너무나 간곡하게 울었던 탓일까

아니면 어머니도 몇년을 함께했던 그 아이가 불쌍하게 보였던 것일까

아버지와 차를 끌고는 인근 병원을 향해 달려갔었다

그 아이는 그렇게 병원에서

반시간 동안 아파하며

숨을 멎었다

 

나 때문이라며

짠 생선을 주는 바람에 그 아이가 죽어버렸다며

눈이 찢어질 만큼 몇시간이고 며칠이고 그렇게 울었다

 

생각해보면 그 아이는 늙을대로 늙은 아이였다

마당에서 무리와 떨어진채 혼자 적적히 지낸것도

나이가 드는 바람에 무리를 따라가지 못한 탓이었겠지

죽을 나이였고 당연했지만

너무 어렸던 나는,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라며

그렇게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았다

 

그렇게 몇년을

생선만 보면 토를하고 경련을 일으킬 정도로 싫어했고

생선만 보면 그 아이가 생각나 연신 울며 방에 박혀있었다

중학생이 되던 해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려고 생선을 입 안에 쑤셔넣기도 했고

그렇게 화장실로 돌아가 혼자 구역질을 하며

기껏 먹은 점심밥을 토해내기도 했었다

 

그 아이가 뱉어냈던 생선의 비릿한 향은

나에게 해산물에 대한 역겨움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했다

 

 

 

 

 

 

내 옆에 앉아있는 아이를 쓰다듬으며

옛날, 불쾌하기 짝이 없는 추억을 생각한다

생선만 보거나 비릿함을 느끼면 느끼는 역겨움

속에서 올라오는 구역질 쓸데없이 생각나는 그 아이

 

동물 하나 죽은 거 가지고

주책을 떤다는 소리까지 들어봤다

자신 또한 그렇게 생각했지만 , 어릴 적 자신이 가장 친했던

친구와 같았던 고양이를 제 손으로 죽여버렸다 생각 한건지

어릴 적 트라우마는 지워지지도 나아지지도 않고

계속해서 나를 따라다녔다.

 

찝찝한 내 기분을 아는 것인지

넉살 좋게 내 옆에 앉아있던 아이가 까끌거리는 혓바닥으로

내 손가락을 연신 핥아주고 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찜찜한 기분을 내고싶었습니다

 

처음 써보는 글이라

문법적으로 out 한것도 가득이고...... "." 이랑 "," 도 제대로 못 찍은 기분이네요

다음부터는 더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오타나 개같은 부분 찾아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슘다

 

새벽에 써버리는 바람에

마음에 안드는 부분만 잔뜩이네요...

끝부분도 싹 고쳐버렸슴다...

오타 지적해주신 레모네이드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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