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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이상적인 상사를 만나 행복한 그녀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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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05, 2017 00:10에 작성됨.

"마츠야마 쿠미코. 잘 부탁한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 분과 만나는 첫 날.

태양의 젤러시교의 본산에서, 저는 정갈하게 몸을 씻고, 전날 밤 밤새 손질한 수녀복을 입고, 긴장된 몸을 진정시킨채로, 마차에 몸을 올랐습니다.

 

카와시마 령의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는 클라리스. 그분의 시중을 들기 위하여, 저는 파견되는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 클라리스님은 지금은 전쟁으로 불타 없어져버린 어느 수도원에서 평범한 수녀였다고 합니다. 젤러시교의 기록에도 남지 않았을, 아주 작은 수도원이라더군요.

어느날, 수도원이 사라진뒤, 클라리스님은 갑자기 사라졌다가 나타나, 카와시마 영주님에게 몸을 의탁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클라리스님의 노력으로, 카와시마령은 황폐화된 미시로 왕국령에서도 재부흥에 성공한 곳이 되었다고 합니다.

종교인들은 대개 교육을 잘 받았고, 여러곳에서 조언가와 고문으로 활동하는것도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클라리스님 역시 그러한 부류였겠죠.

하지만 교단은 이러한 사례를 크게 홍보하고, 지원해주고 싶어했습니다. 위광을 높일 사례중 하나로 인식했던 모양입니다. 불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숟가락 얹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음... 저는, 남들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수녀원에 들어온 친구들과 후배들. 선배들은 조금씩... 달라져갔습니다.

아뇨. 뭔가 이상해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무언가. 조금씩 달라져갔습니다.

마치, 자신들의 감정이라는 보따리에, 남은 공간을 신앙으로 꽉꽉 채운듯한 느낌... 그녀들의 성격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젤러시교의 교리에 광신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젤러시교를 깊게 신봉하나, 광신하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대신에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상당히 심각한 내숭을 떨게 되었습니다. 제 원래 성격은 조금 직설적이고 자상하다고 말하기는 힘든 성격이지만, 열심히 부드럽고 착한 '척'을 많이 한 덕분에, 저의 평가 역시 높은 편입니다.

대신, 저는 다른 친구들만큼의 광신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그 만큼 다른 능력들을 가진듯 했습니다. 저는 수녀들중에서도 똑똑한 편이었고(다른 친구들이 멍청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복검을 다루는 실력 역시 뛰어났습니다. 제가 광신하게 되지 않은대신 이러한 능력을 준 것 역시, 태양의 뜻일까요...?

 

수녀들중, 제가 클라리스님에게 간 이유는, 제가 제일 똑똑해서. 라는 이유였습니다. 지금까지 클라리스님에게 눈길한번 안주다가, 이제서야 지원한다는 생색을 내기에는 아주 적합한 인재였죠.

생각해보니, 클라리스님에게는 이미 수많은 비서가 있을텐데, 제가 뭘 할수 있을까요? 눈칫밥이나 먹고 살아야겠죠...

 

음. 불쌍해라. 나.

 

아무튼, 그러한 상념으로 시작된 여행은, 카와시마 영주령의 성에 도착하고나서 끝났습니다. 짐이 든 한손 가방을 들고 마차에서 내린, 저는 작게 감탄했습니다.

 

"와아."

 

성 자체는 평범한 성이었습니다. 교단의 본산의 것보다는 물론 뒤떨어졌죠. 하지만 감탄할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왕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제대로 보수되고 깨끗한 성이었으니까요.

게다가 근무하는 병사들도 군기가 잡혀있었고, 성 곳곳을 돌아다니는 멋들어진 푸른색의 제복을 입은 멋진 병사까지. 죽은 눈밖에 보지 못했던 왕국이지만, 카와시마 영지의 사람들은 눈이 살아있었고, 그들의 영주와 클라리스님을 칭송하기 바빴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클라리스님이 미리 말씀을 해주셨는지 저에게는 간단한 신체검사와 마법 탐지기만을 스윽스윽 대고 통과시켜주었습니다.

...가슴부분에 탐지기를 조금 오래 대고 있었다는 건 좀 불쾌하지만.

성 안에는 순찰하는 병사와 바쁘게 일을 하며 돌아다니는 시종들과 관리들이 보였습니다. 클라리스님의 방은 성의 가장 안쪽의 방이라고 헀습니다.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대마왕같네요. 흠...

 

"...오."

 

기름진 목소리가 들렸기에, 애써 무시하고 걸으려고 했지만...

 

"거기. 수녀."

 

"......"

 

저를 지목한 것이기에, 저는 끓어오르는 혐오감을 감추고, 미소를 지으면서 뒤돕니다.

 

"부르셨습니까?"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 모습. 음. 살찌고, 호색한 미소. 그리고... 대머리.

게다가 그에 어울리지 않게 치장한 반지와 목걸이. 고급진 옷들. 귀족. 그것도 쓰레기 귀족이군요.

...두캇 공화국에는 대머리인 남자는 피투표권이 없다는 뜬 소문이 있던데. 이 남자가 두캇공화국 사람이 아니라 참 다행이라 생각할정도로, 원형탈모네요.

 

"오오. 불렀다. 흐음..."

 

그가 그다지 숨기지도 않고, 정욕이 담긴 몸으로 제 몸을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천천히 훑습니다. 가슴과 엉덩이에 특히 오래 머문것은, 기분탓이 아닙니다.

당장이라도 사복검으로 삼겹살로 만들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다시 미소짓는 얼굴로 답합니다.

 

"혹, 용무가 없다면. 저는 갈곳이 있기에..."

"아니아니. 너... 괜찮은 몸을 하고 있구나."

예. 괜찮은 몸을 하고 있고말고요. 가슴도 나름대로 있는 편이고, 잘록한 편이죠. 이 수녀복은 왜 그런걸 가리지 못하는 걸까요! 노출만 없지, 라인은 완벽히 드러내잖아요!

 

"돈은 주마. 너. 하룻밤만 나와 자지 않겠느냐?"

 

...젤러시교의 수녀가 딱히 순결을 지키라는 법은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성적인 방탕함은 절대 용납되지 않죠. 게다가 이런 남자에게 순결을 잃고 싶지도 않고요.

 

"죄송합니다만, 저는 신을 모시는 사람. 그러한 요청을 들어드릴순 없습니다."

 

"흐흠... 젤러시교에 딱히 수녀들이 섹스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을텐데? 안그런가? 응?"

 

그가 은근슬쩍, 제 허리에 손을 대는것에, 당장이라도 업어치려는 충동을 억누르고, 저는 갸냘픈 수녀를 연기하면서, 뒷걸음질 칩니다. 업어치면, 당장이라도 본산으로 소환될거고, 끔찍한 잔소리와 반성문. 몇달간의 침묵의 서약이 강제될 것입니다. 그것만큼은 죽도록 싫고요....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저는 갈곳이 있기에..."

 

"어허! 음. 여기 파견 온 수녀인가? 응? 뒷배. 필요하지는 않나? 나와 가끔씩 밤을 지내주면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지. 내 약속하지."

"괜찮습니다. 저는 그러한 뒷배 역시 필요 없습니다."

"음~ 그러지 말고. 음?"

 

찡긋.하고 그가 윙크를 합니다.

 

'아. 토하고 싶어라. 태양이시여....'

 

혐오감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하는 나 자신의 직업에 탄식하며, 저는 다시 미소를 짓습니다.

 

"그럴수는 없습니다. 저는 이만..."

"어허... 자자. 이리로 오게나. 응?"

그가 허리를 잡고, 강제적으로 저를 끌고갑니다. 힘 하나는 더럽게 세네요...!

 

"아... 안됩니다...! ...힘은 더럽게 세네!"

 

"음? 방금 뭐라고..."

 

앗. 본심이 나와버렸다.

"아. 아닙니다. 아무튼 안됩니다! 저는..."

 

"...저를 만나러. 온거겠죠?"

 

어디선가, 낭랑하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리자, 저와 귀족. 둘 모두 소리의 근원지로 고개를 돌립니다.

 

또각.또각.또각.

 

가죽으로 만든 단화를 신은 그 금발의 수녀분은, 묘사한 것이 맞다면, 클라리스님이었습니다.

 

"히...히익! 클라리스님...!"

귀족이 그녀의 얼굴을 보자, 푸른 빛으로 얼굴이 변하면서, 덜덜덜 떨기 시작합니다. 클라리스님의 권력은... 이곳에서는 정말 막대한것 같군요.


"...성문에서 연락을 받았어요. 당신이 곧 올거라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더군요. 걱정되어 찾아와봤는데... 흐음."

 

클라리스님의 눈(이라고 하기엔 실눈이어서 전혀 눈동자가 보이지 않지만.)이, 귀족을 향합니다.

 

"제. 손님에게, 용건이라도...?"

"아... 아닙니다!"

"그럼. 허리의 그 손은 치워주시는게...? 젤러시교의 수녀는 순결을 지킬 필요는 없지만, 원하는 사람에게 몸을 허락하는 게 원칙이죠. ...이건, 세상사는 모든 사람들의 원칙이지만."

 

"그...그렇죠! 네. 실례했습니다!"

 

샥! 하고, 그의 두툼한 손이 허리에서 사라진다.

 

"...이 수녀는, 앞으로 제 비서가 될 사람입니다."

"비...비비비비...비서...!?"

 

그가 더욱 얼굴이 새파래진다. 권력자의 비서가 될 사람에게 성추행을 한 것이다. 장난아니게 당황했겠지...

 

"...그대에 대한 처우는, 추후 논의하도록 하죠. 물러나세요."

 

"네...네엣..."

 

거의 모기만한 목소리로 답한채, 그는 유령과 같이 이곳을 빠져나간다.

 

"...자. 그러면... 마츠야마 쿠미코라고 했나요?"

"아...넷! 클라리스님. 태양의 젤러시교의 수녀. 마츠야마 쿠미코입니다."

 

"후훗. 그럼. 제 방에서 이야기하도록 할까요?"

 

"넷."

 

클라리스님이 선두에 서고, 저는 따라갑니다. 클라리스님이 가는 곳마다,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고, 진심 어린(일부는 마지못해) 경배를 합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이곳이예요."

 

클라리스님이 안내해 주신 방은... 음. 저희 수녀원장의 방과 비슷한 분위기였습니다.

방에는 젤러시교를 상징하는 문장이 새겨져 있었고,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분 답게, 더 많은 종교적인 장식품보다는, 그 자리에 서류와 책들이 놓여져 있었죠.

 

"...자. 그럼. 뭐부터 시작할까요? 흐음... 무릎 꿇으세요"

 

"!?"

마지막 말에, 무언가 소름이 끼칩니다. 뭐라고 해야할까. 삑사리라도 난것일까요? 쇳소리와 같습니다.

 

"...?"

일순간, 클라리스님이 고개를 갸웃합니다.

 

"상당히 '힘'을 실은 말이었는데...?"

 

"힘? 힘이라뇨?"

 

"...무릎 꿇으세요"

 

더 큰 쇳소리와 같은 클라리스님의 말에, 저는 화들짝 놀랍니다.

 

"크...클라리스님. 괜찮습니까? 무언가 이상이..."

 

"...?"

 

클라리스님이, 눈을 반쯤 뜬채로, 저를 빤히 보시면서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빙긋 미소짓고는 고개를 가로지으면서 눈을 감습니다.

 

"실례... 목이 쉰것 같아요... 음. 무릎 꿇어주실래요? 저희 같이 기도하죠. 감사를 표하고 싶네요."

 

"아. 네. 물론입니다. 클라리스님."

 

하긴. 클라리스님같은 지위라면, 목이 쉬는것도 이상한 것은 아니지...

저와 클라리스님은, 함께 무릎을 꿇고 조용히 기도를 시작합니다. 저는 첫 인상이 좋은 편인 클라리스님을 만나게 해준 태양께,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기도가 끝나자, 클라리스님은 저에게 앉을 자리를 권했습니다.

 

"차를 내올게요."

"그...그건 제가...!"

"어머. 찻잎이 어떤건지는 아시나요? 컵의 위치는?"

"...부탁드립니다."

 

'너무 앞서갔어...'

 

클라리스님이 타온 차는, 향긋한 홍차였습니다. 브랜드까지 정확히는 모르나, 고급인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네요. 저는 본산에서 들은 정보밖에 알지 못해요. 당신에 대해."

 

"에...옛. 저는 마츠야마 쿠미코입니다. 무장 수녀입니다."

 

"무장수녀...?"

아차. 무장수녀에 대해 잘 모르시는구나.

 

"무장 수녀는, 수녀들중 일부에게 무력을 허가한 수녀를 의미합니다. 순회 예배같이, 수녀들의 외출 업무는 보통 성기사의 호위와 가지만, 일손이 딸릴 경우에는 무장수녀들만 같이 보내기도 합니다. 무장수녀는 보통 석궁과 사복검을 다룹니다. 저의 경우는 사복검이죠."

 

"사복검이라. 다루기 어렵지 않나요?"

"법력이 들어가 있어서 어렵지는 않습니다... 아뇨. 죄송합니다. 어렵긴 합니다. 연습이 많이 필요합니다."

"후후. 솔직하군요. 얼마나 잘 다루시나요?"

 

클라리스님이 웃으면서, 홍차를 입에 가져갑니다. 우아라고 하는것이 저런 이미지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음. 성기사분들 두명까지는 상대할수 있습니다."

"와. 그건 대단하네요. 성기사분들은 강하지 않나요? 그런 사람들을 두명까지...?"

 

"과...과찬이십니다. 원장님은 그 이상도 가능하십니다."

 

사실 이건 원장님이 말도안되는 먼치킨이라서 그런거지만.

 

"저는 세명까지 상대가능하답니다?"

"옛...? 클라리스님도 성기사를 세명이나...? 혹시 무장수녀이신가요?"

 

"후훗. 아뇨. 무장수녀는 아니예요. 하지만, 제 몸의 구멍은 세개죠."

 

"...?"

 

약 20초동안, 내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건, 상상에 맡긴다.

 

"와와와와왓! 크...클라리스님!"

"후훗... 농담이랍니다."

 

위...위험한 섹드립이었다... 본산에서 했다간 두달간 침묵의 서약을 맺을 정도의 위험함이었어...

 

"경멸하셨나요? 저는, 평범한 수녀와는 거리가 멀답니다."

"아뇨!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프리하신 분이라 생각합니다. 마음에 들어요. 음.

 

"수도원이 무너지고, 많은것을 봤죠. 저는 설법만으로는 세상을 구할수 없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그래서 이곳에 왔고요."

 

"..."

 

"그 시작이. 이곳이랍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이다.

미시로왕국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걸어다니는 시체와 같았다. 하지만 이곳만은 달랐다. 생기가 넘치는 이곳. 나는, 그런 사람들을 이렇게 만든 클라리스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해주니 다행이네요... 하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아요. 욕심이 많은 문벌귀족들. 개혁을 막는 많은 장해들..."

 

"네..."

 

"저는 비서가 없답니다."

 

"넷"

 

'그럼 나에게 수많은 일들이 떨어진다는 건가...? 그것만큼은...'

 

"당신에게, 많은것을 요구하지는 않아요. 다만, 제 곁을 따라다니면서 저를 도와주세요. 당신에게 복잡한 서류작업을 요구하지도 않아요. 그저 간단한 잔심부름이나... 호위해주시면 된답니다. 음. 블루 나폴레옹은 바쁠때도 있으니까요."

 

'오예. 그건 할수 있지.'

 

"넷"

 

"다만, 당신에게, 반드시 말해야할것이 있습니다."

 

일순간, 클라리스님이 진지해진 얼굴로 말했다.

 

'뭐...뭘까...? 그건...'

 

클라리스님이, 홍차를 마저 끝까지 마시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쿠미코..."

 

"...넷!"

 

"새벽기도만은. 참아주세요."

 

"...하?"

 

클라리스님이 볼을 부풀리면서 말했다.

 

"저. 새벽기도는 진짜 쥐약이었다구요! 5시에 일어나서 기도를 준비해야하는데, 잠은 자고싶고. 졸립고! 힘들다구요...! 그러니까 말이죠. 쿠미코."

 

클라리스님이, 고개를 이쪽으로 기울이며 말했다.

 

"보고하실때는, 제가 새벽기도를 잘 해준다고. 해주시겠어요?"

 

"아...아아..."

 

'뭔가 했네...'

 

근데 사실 새벽기도는 저도 쥐약이라! 저도 안할거예요! 클라리스님이 하신다고 하는걸 걱정했는데!

 

"물론입니다. 클라리스님."

 

"그건... 다행이네요."

 

클라리스님이 작게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더 이상의 새벽기도는 naver...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방으로 보내드릴게요."

 

"넷...? 제가 더 알아야 할건 없나요?"

"내일부터 하죠! 오늘은 푹 쉬세요. 여독도 있을테고..."

 

'와. 이상적인 상사다.'

 

클라리스님에게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분은... 천사야!

 

"그럼."

 

클라리스님이 벨을 울리자, 시녀로 보이는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내 비서가 될 수녀분. 마츠야마 쿠미코야. 저번에 말했던 방을 안내해줘."

 

"알겠습니다. 클라리스님."

 

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클라리스님이 손을 흔들면서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럼. 내일봐요. 쿠미코."

"알겠습니다. 클라리스님."

축복받은거야...

태양께서, 날 축복하고 있다고!

 

.

.

.

.

.

 

그날. 야심한 밤.

 

영주의 조언가. 클라리스의 방은, 무언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어 있었다.

 

의자에 앉아있는 클라리스는, 화려한 속옷만을 입은채로, 대외용과는 또 다른 뒤틀린 미소를 짓고있었다.

 

"하음... 츄릅... 츄릅..."

 

"츄릅... 츄읍..."

 

그녀의 발치에는, 알몸이 된 두명의 아름다운 소녀가 공허한 눈빛으로 클라리스의 발가락을 사랑스럽다는듯이 정성껏 혀로 빨면서 봉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다른 두명의 소녀는 역시 알몸으로 그녀의 한 팔을 정성스럽게 붙잡고 정성스럽게 주무면서 핥고 있었다. 가끔씩 클라리스가 흥미 본위로 그녀들의 지체를 탐해도, 그녀들은 기쁜듯이 그것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제일 그로테스크 한것은...

 

"하아...하아..."

 

그녀가 앉아있는 의자... 영주. 카와시마 미즈키였다.

그녀 역시 알몸인채로 엎드리고 있었고, 클라리스는 그녀의 등에 마음껏 올라타, 그녀의 직위. 존재. 그 모든 것을 희롱하고 부정하고 있었다. 영주의 고문이라는 작자가 할만한 행동은 결코. 결코 아니었다.

다만, 미즈키의 황홀한 표정으로 보건대, 그것에 불만을 가진 것은 아닌 것 같다. 기뻐한다면 모를까.

 

그런, 향락의 극의에 다다른 봉사를 받던 클라리스가, 문득 미즈키에게 말한다.

 

"음. 놀랐어... 그 아이. 내 능력이 전혀 통하질 않아."

"그... 비서. 말씀이십니까?"

"응. 쿠미코말야."

 

상당히 놀랐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 자체가 통하지 않았다. 왜 인지는 모른다. 통하지 않는다. 그것이 중요했다.

힘이 담긴 목소리를 그저 쇳소리로 들어버렸다.

 

"그렇다면... 누군가를 시켜서 암살하겠습니다. 그 정도라면 간단..."

 

순간, 클라리스가 근처의 채찍을 영주에게 휘두른다."

 

"누구 마음대로 암살이야!"

 

"히읏...! 죄...죄송합니다...!"

 

채찍으로 미즈키의 등허리를 때린 클라리스가, 만족스럽게 미소짓는다.

 

"즐거워... 내 능력이 통하지 않는 상대라니. 검은 불의 우즈키도 그러지는 못했어. 나중에 '태워졌을'뿐."

 

"..."

 

"나의 능력으로 누군가를 굴복시키는 것은 너무 쉬워. 하지만, 그녀는... 음. 그녀를, 나의 물건으로 만드는건 어렵겠지. 하지만 그 과정은 너무나... 짜릿할거야. 그리고 굴복한 순간은...!"

 

클라리스가 몸을 부들. 떨면서 쾌감에 잠긴다.

 

"능력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굴복하라니... 이건 흔치 않은 도전이지만... 해볼만해. 뭐. 위험하면 그때 죽여버리면 되고."

 

클라리스가 빙긋 웃으면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침대로 가서 다리를 꼬면서 앉는다.

 

"너희 모두들. 이리로 오렴... 귀여운 나의 강아지들. 천천히... 귀여워해줄테니."

 

 

 마츠야마 쿠미코

 

태양의 젤러시교의 전투수녀.

아이돌이 아니지만 재녀. 똑똑한데다가 무력까지 갖춘 배틀 시스터. 

원래 성격은 직설적이고 독설가 타입이고 입이 험하지만, 그것을 감추고 상냥하고 포용력있는 수녀로 살아가는중. 하지만 가끔 긴박한 상황일때엔 원래 말투와 성격이 나온다. 그래도 본질적인 성격 자체는 정의롭다.

전투수녀이지만 수도원중에서도 상당한 실력자. 그녀의 사복검 다루는 능력은 가장 뛰어난 실력자중 하나인 수녀원장에게서 직접 사사받은것. 아직 성장중.

비능력자이며 아이돌도 아니지만, 어째서인지 '광신'하게 할수 없다. 동료들이 차례차례 광신하게 되는 와중에도 유일하게 광신하지 않았다. 미후네 미유의 능력역시 통하지 않고, 그저 쇳소리로 들릴 뿐이다. 그녀의 태양의 젤러시에 대한 신앙은 높지만 건전하고 깨끗한 부류. 최근에 막나가는 태양의 젤러시를 보고 고개를 젓는 정도.

클라리스를 이상적인 상사로 여기고 따르고 있다. 일 짬 안때려. 상냥해. 아무도 안 건드려. 아무튼 행복하다고 여기는중.

다만 클라리스의 앞의 얼굴의 부하로서의 입장이며, 그녀의 진면목을 알면 어찌될지는. 

 

 

 

 

잔넨! 이상적인 상사가 아닌 최악의 상사였습니다!

단편이라서 이후에 어떻게 쓸지는 모릅니다! 클라리스의 폭탄이 될지, 아니면 진짜 굴복할지!

불량(?)수녀 쿠미코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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