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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나나] 엄마, 아빠는 어떤 사람이었어? -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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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04, 2017 23:42에 작성됨.

... 방금 뭐라고 하셨...?”

 

P의 이야기를 들은 나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손을 덜덜 떨며 다시 물었다.

P는 나나가 떨어뜨린 옷가지를 조용히 주운 뒤 다시 한 번 그녀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 나나 씨를 좋아합니다. 진심이에요.”

“......!”

프로듀서가 담당 아이돌한테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신경 쓰고 싶지 않아요. 전 나나 씨를 좋아하고, 사랑해요.”

“P......?”

갑작스럽게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게 돼서 정말 죄송해요! 하필... 이런 모습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던 P는 어제 있었던 일이 마음에 걸렸는지 서서히 고개를 떨구며 나나의 시선을 피했다.

그도 그럴 것이 취중고백에 이어 그녀와 하룻밤을 보내놓고 제정신이 돌아와서 다시 고백하는 모양새가 볼품이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P는 괜히 땅바닥을 쳐다보며 후회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본 나나는 P가 안쓰러웠는지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았다.

 

“......!”

“P......”

 

P가 화들짝 놀라며 다시 자신을 바라보자, 나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용기를 내주셔서 고마워요. 정말로...”

나나 씨.”

저도... P씨를 좋아해요. 첫 방송 데뷔 때 P씨한테 반하고 나서 줄곧... 좋아했어요.”

“......!”

“P씨가 먼저 고백을 해주셔서 정말로 기뻐요. 저만 혼자서 P씨를 짝사랑한 게 아니었구나 싶었으니까.”

 

나나는 이야기를 하다 말고 잠시 숨을 고르다가 약간 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요. 이래도... 되는 건지...”

무슨... 말씀이시죠?”

 

걱정된다는 그녀의 말을 들은 P가 약간 초조해졌는지 얼굴을 가까이하며 물었다.

그러자 나나는 천천히 이야기를 계속했다.

 

“P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저랑 P씨는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잖아요?”

나나 씨, 그건...”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 알겠어요. 하지만... 우리가 괜찮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우릴 괜찮게 봐줄까요?”

“......!”

저는 괜찮아요. 애초에 능력도 부족했는데 P씨 덕분에 많은 걸 경험했으니까 미련은 없어요. 하지만 P씨는 능력도 있고... 젊고... 아직 앞길이 창창하신데...”

저도 괜찮아요 나나 씨. .......”

죄송하지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오늘 일은 그... 서로 실수한 거라고 생각하고 잊는 게... 어때요?”

“.......”

 

나나의 진지한 이야기에 P는 아쉬움 때문인지 고개를 푹 숙였다.

용기를 내어 나나에게 고백을 했고, 그녀 역시 자신에게 고백을 했건만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라는 현실적인 장벽에 가로막힌 P는 자신의 진심이 그녀에게 닿지 않았나 싶어 한숨을 쉬었다.

 

물론 그도 예상했던 결과였다.

무슨 연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지금까지 은근슬쩍 터부시 되던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연애관계.

그런 연애관계의 주인공이 자신과 데뷔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나나이고, 이에 대한 이야기가 언론에 공개라도 되는 순간에 생길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이었다.

자신의 거취에 대한 문제는 차치하고도 나나에 대한 평판이 걸린 상황.

자신의 욕심으로 소중한 나나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기 때문에, P는 고백을 하기 전에 계속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허나 그럼에도 결국 용기를 내서 고백을 한 그였기에, 나나의 이야기를 들은 P는 실망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마음을 추스렸다.

 

“...생각해보니 저도 너무 성급했던 것 같네요. 죄송해요 나나 씨.”

“...P.”

앞으로 3개월 정도 뒤에 중요한 총선거가 있는데 둘이서 열심히 힙을 합쳐야 할 판에 이런 이야기를 꺼냈네요. 죄송합니다.”

“......!”

 

아까보다 힘이 없어 보이는 P의 목소리에 나나는 가슴이 아팠는지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와 동시에, 그가 말한 총선거에 대한 일이 떠올랐는지 그녀도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데뷔 앨범이 인기 앨범 차트 10위 안에 들어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곤 하지만, 3개월 뒤에 있을 총선거의 압박감을 느끼던 그녀는 겨우 잊고 있었던 짐 덩어리의 무게감을 다시 느끼기 시작했다.

 

“.......”

 

그렇게 두 사람이 있던 방에 또 다시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P는 사각 팬티를 주워 급히 가려야 할 곳을 가리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야기했다.

 

제가 먼저 옷을 입고 나가 있을 테니 나나 씨도 준비하세요. 오늘 스케줄 있으니까요.”

, ! ... 그러고 보니 오늘도 스케줄이 있었네요.......”

 

숙치로 머리가 어지러워 잠시 잊고 있었던 것들이 하나 둘 떠오르자, 나나는 더욱 후회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 사이에 옷을 다 입은 P는 화장실 문을 열며 이야기했다.

 

여기서 씻고 있을 테니 저 신경 쓰지 마시고 옷 입고 계세요.”

“....”

 

나나의 짧은 대답에 P는 뒤도 안 돌아보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쾅 하고 닫힌 문소리에선 P의 많은 감정이 느껴졌다.

 

“.......”

 

그걸 느낀 나나는 마음이 편치 않았는지 손에 든 이불을 꽉 쥐었다.

 

 

 

시간이 지나 우여곡절이 많았던 아침이 가고 어색한 분위기였던 점심도 지나가고 창문 너머로 노을빛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 늦은 오후.

 

혼자서 쓰기엔 넓은 사무실 안에 P와 나나가 있었다.

P는 늘 그렇듯 쌓인 업무를 처리하느라 컴퓨터 앞에서 분주히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스케줄을 마친 나나는 숙취와 겹겹이 쌓인 피로 때문에 힘들었는지 소파 위에 축 처져있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아침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는지, 나나는 자꾸 조심스럽게 P의 얼굴을 슬며시 쳐다보기를 반복했다.

일에 열중이던 P는 그녀의 시선을 느끼지 못했는지, 시선을 모니터에 고정시킨 채 열심히 자판을 두드렸다.

 

“.......”

 

분명 숙취와 피로, 그리고 아침에 있었던 일들 때문에 많이 힘들 그가 태연히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본 나나는 신기함과 더불어 미안함을 느꼈다.

P는 자신을 위해서 저렇게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정작 자신은 그런 P에게 아무런 도움도 못 주고 오히려 상처를 준 것이 아닌가 하고 죄책감을 느꼈다.

 

타닥 타닥 타다다다닥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점점 더 빨라질 때마다, 나나의 심장 박동도 서서히 빨라지고 있었다.

아침에 P에게 이야기하지 못한 그녀의 속마음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는지, 나나는 초조한 눈빛으로 천장을 쳐다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 정말 아이돌을 계속해도 되는 걸까......?’

 

길거리에서 그렇게 고생을 하다가 마침내 정식 데뷔를 한 지 1.

드디어 고생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을 맞이한 그녀는 어째서인지 아이돌 활동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아이돌을 해야 하는 걸까...?’

 

그녀는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아침에 이야기하지 못한 속마음을 곱씹었다.

 

아침에 P의 고백을 들은 순간.

나나는 사실 P에 대한 걱정도 걱정이었지만 스스로에 대한 걱정을 했었다.

지금까지 고생해서 겨우 정식 데뷔를 해 빛을 보나 했는데 연애 감정으로 인해 자신의 커리어가 무너지고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

P에게 이야기할 때는 자신은 미련이 없다고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절실했다.

보상받고 싶었다.

남들의 무시와 멸시를 받으며 버텨온 지난 세월.

꿈을 이루기 위해 억지로 참았던 배고픈 시절.

그녀는 그것들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었다.

 

허나 그런 상황에서 만약 P와 사귄다는 것을 들키게 된다면 자신에게 닥쳐올 파장을 감당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그녀는 자신이 없었다.

보상을 받아야 할 자신이 이 일로 오히려 상처만 더 입고 쓰러지지 않을까 두려웠던 그녀는 결국 P를 속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힘이 빠진 P의 모습을 본 이후부터 나나는 자괴감에 빠지고 말았다.

그 동안 고생을 한 보람을 받기 위해서 아이돌을 한 것이었나? 하는 생각.

용기를 내어 자신에게 소중한 감정을 고백한, 누구보다 자신에게 헌신적이었던 P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그를 속이면서까지 고생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

그 동안 숱하게 고생을 하면서 줄곧 잊지 말자고 했던 초심을 벌써부터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1년 사이에 얻은 인기로 자신이 변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왜 아이돌이 되려고 했는지를 떠올리려 애를 썼다.

 

그러나 머릿속이 너무나 복잡했던 그녀는 아무리 그 이유를 기억하려고 애를 써봐도 도저히 기억해내지 못 하고 있었다.

떠오르는 것은 오로지 자괴감 뿐.

그녀가 기억하고 싶었던 아이돌이 되려고 했던 이유는 점점 더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

 

답답한 마음에 나나는 말없이 눈을 감았다.

 

그러던 그 때.

 

나나 씨.”

“......?!”

 

자판을 두들기던 P가 평소와는 약간 다른 딱딱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화들짝 놀란 나나는 두 눈을 크게 뜨며 그의 얼굴을 쳐다봤다.

나나를 쳐다보던 P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는 진지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좀 있으면 신데렐라 걸 총선거인 거 아시죠.”

... ! 많이... 긴장되네요.......”

 

총선거 말고도 아침에 있던 일 이후로 사무적인 태도로 변한 그의 모습에 긴장한 나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데뷔한 지 이제 1년이고. 결과가 안 좋게 나온다고 해서 생기는 불이익은 전혀 없으니까요.”

그런...가요.”

. 그러니 너무 걱정 마시고 평소처럼만 해주시면 됩니다.”

“.......”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저에게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이야기를 마친 P는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업무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여태까지와는 달리 그와 대화하면서 숨이 턱 막혔던 나나는 조심스럽게 한숨을 쉬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다.

 

그러나 그녀는 쉽게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갑자기 변해버린 P의 태도에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애써 부정하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자신이 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는 것을, 나나는 절절히 느꼈다.

 

“.......”

 

그녀는 어디서부터 일이 잘못된 것인지 생각했다.

어제 밤까지만 해도 둘의 사이가 좋았는데.

호흡이 아주 잘 맞아 주변 사람들에게 잉꼬부부처럼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던 두 사람이었건만.

갑자기 냉랭해진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얼어붙고 말았다.

 

생각을 거듭할수록 나나는 죄책감과 자괴감 때문에 몸과 마음이 무거워졌다.

혼자서는 도저히 지금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없었던 그녀는 몸을 움츠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두 눈엔 어느 새 눈물이 핑 돌았다.

 

하지만 그 때였다.

 

나나 씨, 너무 힘들어하지 마세요.”

“......?!”

 

P가 평소처럼 따뜻한 목소리로 나나에게 이야기하자, 나나가 눈물을 흘리며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리고 눈물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던 그녀의 두 눈에 P의 얼굴이 아지랑이 피듯 맺히자 P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 도착한 P는 몸을 숙이더니 손으로 그녀의 눈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며 이야기했다.

 

역시... 역시나 안 되겠어요. 억지로 내 마음을 숨기려고 해도... 전혀 숨길 수가 없어.”

“......?”

미안해요 나나 씨. 나나 씨가 힘들어하고 있는데 괜히 제가 나나 씨를 더 힘들게 한 것 같아서. 그래서 당분간은 제 감정을 숨기려고 했어요. 하지만... 역시나 전 그렇게 할 수가 없는 것 같네요.”

“......!”

 

P는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조심스럽게 나나의 작은 몸을 껴안았다.

따뜻한 그의 몸의 체온을 느낀 나나는 화들짝 놀라며 눈물을 흘리다 말고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P는 이에 아랑곳 않고 나지막이 이야기를 계속했다.

 

미안해요 나나 씨. 이렇게 한 번 안아보고 싶었어요. 그래야... 지금 쌓인 제 감정을 어느 정도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P......?”

 

자신의 팔에 조심스레 닿은 P의 팔이 조금씩 떨리고 있음을 느낀 나나는 알 수 없는 감정으로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격렬하게 뛰는 P의 심장 박동을 가슴으로 느꼈는지 그녀의 심장도 그와 같이 격하게 뛰었다.

터질 듯한 가슴을 어떻게든 억누르며 P는 나나에게 조용히 이야기했다.

 

나나 씨. 나나 씨가 지금도 힘들어하는 걸 알고 있어요. 일 때문에, 총선거 때문에, 그리고 저 때문에. 하지만 이젠 그 마음의 짐을 덜어두셔도 되요. 제가 옆에서 도와드릴 테니까.”

“.......!”

제 걱정은 하지 마시구요. 나나 씨의 앞일만 생각하세요. 아셨죠?”

“P.......”

 

P의 따뜻한 격려에 나나는 다시 한 번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자신을 도와준 P를 속였는데, 자신이 그에게 상처를 입혔는데 그럼에도 P가 또 다시 스스로의 감정을 희생하며 못난 자신을 도와주려고 하자 나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P는 그녀가 눈물을 흘리는 걸 몰랐는지, 이제야 속이 후련하다는 듯 담담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나 씨. 이건 개인적인 욕심이지만... 듣기만 해두세요.”

“.......”

언젠가 다시 한 번... 제가 나나 씨한테 고백하는 날에... 그 때는... 제 고백을 받아주실 수 있으신가요?”

“P......!”

 

P가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이겨내지 못한 나나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러고는 아련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P의 시선을 보며, 나나는 눈물 투성이인 얼굴로 그의 얼굴에 다가갔다.

 

이윽고, 나나는 생애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눈물 젖은 입맞춤을 했다.

 

 

 

“......, 그렇게 해서 아빠랑 엄마랑 사귀게 된 거야.”

“.......”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었는지, 나나는 어느 새 흐르고 있던 눈물을 훔치며 p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이야기를 들은 p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기껏 감정을 실어가며 그 때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건만, 아들이란 녀석이 고마워하진 못할망정 뭐 씹은 표정을 짓고 있자 나나가 살짝 약이 올랐는지, 불만이 섞인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p, 뭐 불만이라도 있니?”

아니 불만은 없는데... 그 뭐냐... 엄마 아빠 이야기 어디 드라마에서 나온 것 같아갖고. 신뢰도가 쪼오~끔 떨어지는 것 같애.”

... 무슨 소리니! 진짜라니까?”

엄마가 진짜라면 진짜겠지 뭐. 그나저나... 그럼 결혼은 언제 어떻게 한 거야?”

결혼? ... 그건 말이야... 바로.......”

 

말끝을 흐리던 나나는 이때다 싶었는지 p를 덥석 잡더니 온 몸을 간질거렸다.

예상치 못한 엄마의 공격에 p가 꺄흑거리는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꺄흑 끄악!! ! 엄마 이게!! 끄악!! 아 잘못!! ... 까흑악!!”

어떻게 결혼을 했냐고? 바로 너 때문이지 이 녀석아!”

뭐어?!”

 

 

 

우욱.......!”

 

아무도 없는 화장실.

문을 닫은 나나는 헛구역질을 하며 고통스러워했다.

그렇게 목구멍까지 올라온 것들을 밖으로 힘겹게 내보낸 그녀는 비틀거리며 세면대로 몸을 옮겼다.

 

그러고는 세차게 물을 틀어 얼굴을 씻은 뒤 천천히 고개를 들어 거울을 바라봤다.

그리고 마침내 올 것이 왔다는 듯, 그녀는 거울 속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역시나.......”

 

거울 속에 비친 나나의 표정에서 불안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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