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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X 데레마스] 아이돌 CAERULA 사건수첩 : 제1장 - 3-①

댓글: 1 / 조회: 1173 / 추천: 1



본문 - 06-04, 2017 23:18에 작성됨.

제2회 어나스테에 출품할 예정인 소설 '아이돌 CAERULA 사건수첩'의 인터넷 연재분입니다. (총 3장 중 제1장 도입부까지 어나스테 전에 인터넷 공개 예정이며, 어나스테 종료 후에 나머지를 공개할지 말지 결정할 예정입니다.)

 

수요조사도 진행중이니 많이 참여해주세요!

☞ 수요조사는 이쪽


[오리지널 주의]

본 소설에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권 이후 내용 및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에 대한 글쟁이의 독자적인 설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돌 CAERULA 사건수첩

~시오리코 씨와 푸른 악단의 수수께끼~

 

제1장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어린이를 위한 동화집』

 

3

 

“더 먹고 싶으면 말해. 아직 많이 있으니까!”

“이예이! 슈코는 미리 한 그릇 추가!”

“제발 슈코 언니는 사양이란 걸 좀 할 줄 아셨으면 하는데요.”

“아리스 얘 뭐래니? 후미카네 친구가 우리를 생각해서 준비해준다는데 깨끗이 비우는 게 예의지!”

“교토 분이 그런 말씀을 하셔도 말이죠…”

“응? 나 교토 살 때도 식사 대접 거절한 적은 없었는데? 혹시 고베 출신인 아리스는, 교토에서 오차즈케를 권하는 건 그만 돌아가라는 뜻이라든지 그 뜬소문을 믿는 거야?”

“그런 뜻이… 아니, 말을 말죠.”

“후훗. 아리스, 완전히 압도당해버렸네.”

 

부엌이 평소에 비해 굉장히 시끌시끌해졌다. 시오리코 씨와 후미카는 내 옆에서 책 이야기를 하고 있고, 슈코와 아리스는 식사 제안을 사양하는 게 맞는지 받아들이는 게 맞는지를 두고 투닥이고 있다. 카나데의 말대로 투닥인다기 보다는 슈코가 일방적으로 아리스를 놀리는 걸로 보이기는 하지만.

 

어째서 갑자기 유명 아이돌 다섯 명이 가게 부엌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느냐 하면, 때와 사람을 가리지 않는 아야카의 친화력 때문이었다. 갑작스러운 5명의 출현에 당황한 것도 잠시, 특유의 말주변으로 후미카를 제외한 넷을 휘어잡더니 순식간에 점심식사에 끌어들여버렸다. 마침 준비해뒀던 요리가 카레라서 사람이 늘어나도 괜찮다나.

 

아리스는 갑자기 폐를 끼칠 수는 없다며 물러나려 했지만, 슈코가 흔쾌히 긍정의 답을 내면서 아스카와 카나데의 동의까지 얻어내 이런 상황이 되었다. 후미카의 동의를 따로 얻지는 않았지만, 후미카도 시오리코 씨와 좀 더 이야기를 하고 싶은 눈치였으니 답을 얻었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과반수 찬성을 얻은 뒤이기도 했고.

 

식사 준비를 도우며 보니 대충 다섯 명의 면면을 알 것 같았다. 우선 시오미 슈코는 초면인데도 ‘아이돌이니 딱딱하게 성으로 부르지 말고 이름으로 불러~’라고 할 정도로 능청스러운 성격. 아야카의 말에 따르면 백금발 머리에 흰피부, 그리고 그 성격을 아울러 팬들이 ‘백여우’라고 부른다는 모양이다.

 

틀림없이 성인이라고 생각했던 검은 단발의 하야미 카나데는 이제 고등학교 3학년으로 아야카보다도 연하였는데, 내가 한 것과 비슷한 오해를 받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듯 했다. 데뷔곡도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성숙한 이미지가 강하다고 하니, 회사에서 그런 이미지를 일부러 강조하는 모양이다.

 

금색에 보라색이라는 언밸런스한 머리색을 자랑하는 아이돌의 이름은 니노미야 아스카. 염색을 독특하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짙은 금색인 단발만 원래 머리카락이고 보라색 장발은 헤어 익스텐션, 그러니까 붙임머리라고 한다. 아야카의 말로는 중2병 캐릭터라고 하는데, 평소에도 쉬운 말도 어렵게 하는 습관이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아리스는 한눈에도 막내라는 티가 나는데도 되도록 어른스러워 보이려고 애쓰는 게 눈에 보여 안쓰러운 유형이었다. 내가 예명이라고 생각했던 타치바나 아리스라는 이름도 본명이라고 한다. 가톨릭 세례명인가 했는데 그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성녀 엘레이다(Aleydis)를 앨리스(Alice)라고도 부르죠… 알리시아(Alicia)라고도 불리며, 브뤼셀 교외의 스하르베크에서 태어나…”

“으아아…! 그, 그만 해 주세요, 후미카 언니…!”

 

일본인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이름인데다 슈코가 아까처럼 놀려대기까지 하면, 이름에 저렇게 콤플렉스가 생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후미카는 다른 아이돌들이 오기 전에 얘기하면서 느꼈던 대로, 시오리코 씨에 버금가는 수준의 책벌레였다. 두 사람이 다른 점을 찾자면 시오리코 씨는 책, 특히 고서에 대해서 깊은 지식을 자랑한다면, 후미카는 시오리코 씨만큼 고서에 해박하지는 않은 대신 넓은 방면의 지식을 꿰고 있다는 정도일까. 어느 쪽이든 체질 문제로 책을 읽지 못하는 나에게 대단해 보이는 건 같다.

 

“그러면 시오리코 씨와 후미카, 두 사람은 이전부터 알던 사이였다는 건가?”

 

조용히 있던 아스카가 두 사람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후미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정확히는, 시오리코 씨의 아버님과 저희 작은아버지가…”

“아무래도 두 분 모두 책을 다루시다 보니, 건너건너 알게 되신 모양이에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조문을 와주셨었고… 저도 여러모로 사기사와 아저씨께는 신세를 졌어요. 어쩌면 어렸을 때는 후미카 양을 만났을지도 모르겠지만, 기억에는 없어요.”

“작은아버지는 제가 갓난아이일 때 나가노에서 마츠야마로 댁을 옮기셨다고 하니까요… ”

 

시오리코 씨가 27살, 후미카가 20살이니 7살 차이다. 기타가마쿠라에서 마츠야마까지 가는 거리도 있을뿐더러, 후미카가 살던 곳과 작은아버지가 살던 곳이 다르다면 기억을 하지 못한대도 이상할 건 없다.

 

“그러면 사실상 초면에 이런 실례를 하고 있단 건가. 송구한데.”

“어머, 이제 와서?”

 

카나데가 옆에서 딴죽을 걸었다.

 

“아야카 씨가 워낙 오랜 벗처럼 자연스럽게 대해줘서, 미처 생각지 못했어.”

“그래서 제가 폐가 될 거라고 했잖아요…”

“에이, 괜찮다니까! 친구의 친구는 친구인 걸!”

 

슈코의 옆자리에서 카레를 입에 떠넣던 아야카가 막 다시 지펴지려던 언쟁의 불씨를 꺼버렸다. 방금 후미카가 초면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마츠야마의 사기사와 아저씨’도 친구에 포함되는 걸까. 아야카라면 그럴 법하긴 하다. 그렇게 되면 친구의 조카의 친구가 되는 셈이지만.

 

식사가 마무리될 즈음, 화제는 시오리코 씨의 일로 옮겨갔다. 가장 먼저 화제를 돌린 건 슈코였다.

 

“시오리코 언니는 매일 여기 앉아서 책만 보는 거야?”

“매일 앉아있기만 하는 건 아니에요. 출장매입을 나갈 때도 종종 있으니까요. 그런 경우에는 그 자리에서 책을 감정한 뒤에 매입하고, 돌아와서 진열하죠.”

“오, 그럼 그 자리에서 바로 책을 보자마자 가격을 매길 수 있다는 얘기?”

“그 자리에서 매입가를 정하지 못하면 출장매입을 나가는 의미가 없어지니까요.”

 

슈코가 휘파람을 불며 감탄했고, 아스카도 놀란 듯 반응을 보였다.

 

“정해진 가격의 기성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책이 가진 각자의 개성에 가치를 매긴다라… 어떤 의미로는 역사를 돌아보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군. 대단한 일이야.”

“아니요, 그 정도까진… 제가 매기는 가격은 책의 발간 연대와 상태, 희소성을 보는 것 뿐이라…”

 

시오리코 씨는 손사래를 쳤지만, 나는 속으로 아스카의 말에 동의했다. 적게 잡아도 수천에서 수만 권에 달하는 책이다. 그걸 하나하나 평가하고, 가격표를 붙인다.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시오리코 씨가 가진 재주는, 단지 책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 뿐이 아니기도 하다.

 

“저어…”

 

식탁 반대편에서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아리스였다.

 

“실례가 될지도 모르는 질문이지만… 저는 잘 모르겠어서…”

“뭐가 말인가요?”

“옛날 책에는 어떤 가치가 있길래 그렇게까지 좋아하시는 건가요…?”

 

일순, 식탁이 고요해졌다. 갑작스러운 적막에 말을 꺼낸 아리스 스스로도 놀랐는지,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을 고쳤다.

 

“아…아뇨! 나쁜 뜻으로 드린 말씀이 아니라… 그… 꼭 책이 아니라도… 물건이 오래된다는 건, 곧 낡는다는 뜻이죠…? 그런데 값이 오르고… 좋아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게… 저는 잘 이해가 안 돼서…”

 

아아, 그런 뜻인가.

 

후미카와 가까워 보이긴 했지만, 아리스는 후미카와는 정반대 느낌의 아이였다. 후미카는 책을 찾아 여기까지 뛰어왔지만, 아리스는 후미카를 찾아오면서도 손에서 태블릿을 놓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얼리 어답터’라는 걸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아이라면 책보다는 전자기기에 상대적으로 익숙할 것이다. 아니, 아예 책도 종이가 아니라 태블릿으로 읽는 세대겠지.

 

전자기기라고 가격이 떨어지기만 하는 것도 아니지만, 아리스가 봐 온 것은 감가상각을 거쳐 ‘중고’라는 이름을 붙이고 싼값에 팔려나가는 전자기기들뿐이었을 것이다. 고서나 골동품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시오리코 씨도 같은 생각인지 온화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아리스 양이 묻고 싶은 건 책의 가치인가요, 아니면 가격인가요?”

“다른 건가요…?”

 

아리스는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시오리코 씨의 질문에 답했다. 시오리코 씨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리스 양의 말이 맞아요. 오래 된다는 건 곧 낡는다는 것이고, 상품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지게 되죠. 저희 가게에 있는 책들도 출간 당시와 비슷하거나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들이 대부분이고요.”

 

사실이 그렇다. 지금 비블리아 고서당에 있는 책만 수천 권은 될 텐데, 그게 전부 희귀도서라면 고서점이 아니라 보물창고겠지. 아니면 국회도서관이거나.

 

“오래된 책의 가격이 비싸지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어요. 희귀성, 보존 상태, 작가의 사인(sign)이나 메시지… 책이 견뎌온 세월 그 자체가 하나의 가치가 되어서, 고서를 찾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중시하는 가치에 합치한다면 가격이 오르게 되는 거예요.”

 

예를 들면 다자이 오사무가 친필로 글귀를 남긴 『만년』 초판본이 언컷본인 채로 보존되어있다면 최소한 300만 엔의 가치를 가지게 된다든지 말이다.

 

“하지만 고서점에서 붙인 가격이 꼭 그 책의 가치를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가치라는 건, 사람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 거니까요.”

 

이 말에 아리스는 고개를 갸웃 했고, 후미카와 아스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슈코와 카나데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개를 기울이는 아스카를 보며 슬며시 웃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겐 낡고 헤진 책이라도 나에겐 생명보다 소중한 것일 수도 있고, 천금의 가치를 가진 책이라도 다른 무언가를 위해서는 초개처럼 버릴 수도 있겠죠. 그러니 아까 말했듯이, 제가 붙이는 가격은 책의 발간 연대와 상태, 희소성 같이 보편적으로 높게 치는 가치를 중요시해서 붙인 것뿐이라는 거예요.”

 

그 300만 엔이나 하는 책을 시오리코 씨는 남에게 팔기는커녕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키려 하고, 나는 시오리코 씨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내버릴 수 있는 것처럼.

 

“그래서 저는 고서를 좋아해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책은 그 자체로 이야기를 가지고 있거든요. 꼭 안에 담긴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답이 되었을까요?”

“잘… 모르겠어요.”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이해를 한 것 같지만, 아리스는 여전히 아리송하다는 표정이었다. 중학교 1학년에게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였으려나.

 

“과거에 미래가 담겨있다는 이야기야, 아리스.”

 

중학교 3학년이라는 아스카가 저렇게 한 마디로 정리하는 걸 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아리스는 고개를 저었다.

 

“아스카 언니가 그렇게 말하니 더 모르겠어요. 저희 집에도 부모님이 갖고 계신 오래된 책이 몇 권 있긴 하지만, 그게 무슨 가치가 있을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거?”

“아니에요! 노벨상을 탄 작품들이에요!”

 

분위기를 바꾸려는지 슈코가 또 슬쩍 아리스를 놀렸다. 이젠 이 패턴에도 적응이 되기 시작했다.

 

“어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노벨상 못 탔나?”

“노벨상은 작품이 아니라 작가에게 수여되는 상이고, 수여가 시작된 것도 알프레드 노벨이 세상을 떠나고 5년 뒤인 1901년부터니까요. 루이스 캐럴은 1898년 세상을 떠나서, 생존자에게만 수여한다는 노벨상의 원칙상 후보에 오를 수 없었어요.”

“헤에… 엄격하구나, 의외로.”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상의 수상 기준이 엄격하지 않을 리 없잖아요.”

“아리스, 나이스 태클!”

 

후미카의 대답에 대한 슈코의 반응에, 아리스가 질세라 반격을 넣었다. 사이가 나쁜 줄 알았는데, 꽤 죽이 잘 맞는 것 같다. 아야카는 아까부터 둘이 티격태격할 때마다 눈을 빛내며 보고 있는데, 그렇게 좋은 걸까?

 

“그러면 아스카가 들고 다니는 까만 책 같은 거에도 시오리코 씨가 말한 것 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걸까나?”

 

카나데가 갑자기 꺼낸 ‘까만 책’이라는 말에 시오리코 씨의 눈이 반짝였다. 의도하고 꺼낸 말은 아니겠지만, ‘까만 책’은 이 업계에서 출간된 뒤 시간이 오래 지난 고서들을 말한다. 고서를 좋아하는 시오리코 씨가 그냥 지나칠 리 없다. 반면 아스카는 그리 달갑지는 않다는 눈치였다.

 

“내가 감춘 이야기를 수정구로 들여다보는 건 그다지 상관하지 않지만… 글쎄, 대가 없는 권리를 더 이상 누리기엔 우린 이미 너무 많은 걸 받은 것 아닐까, 카나데 씨?”

“말하자면, 식사 대접까지 받았는데 팔 생각도 없는 책을 공짜로 감정까지 받는 건 너무 염치없지 않냐는 얘기?”

“그래. 그런 거야.”

 

두 사람의 이야기에 괜히 옛날 생각이 났다. 생각해보면 내가 시오리코 씨를 처음 만났던 것도 책 감정을 받으러 시오리코 씨가 입원해있던 병원을 찾았을 때였다. 무전취식보다 더 악질이라고 어머니한테 엄청나게 혼이 났었지.

 

“아, 저는 괜찮아요!”

 

그리고 그에 대한 시오리코 씨의 반응도, 그때와 똑같다.

 

“맞아맞아. 우리 언니는 책을 볼 수만 있다면 다 좋아하니까, 그런 거라면 신경 안 써도 돼.”

“그렇다는데, 아스카?”

“저도… 궁금하네요. 오래된 책일 거라 생각은 했지만,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을지…”

 

아야카와 슈코에 이어서 후미카까지 이렇게 말하자 아스카도 별 수 없다는 듯 가방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 이것도 하나의 경험이겠지…”

 

잠시 가방을 뒤적이던 아스카의 손에 들린 것은 꽤 두꺼운 책이었다. 표지는 눈에 익은 파라핀지로 싸여있었는데, 책배의 색이 바랜 걸 보면 꽤 오래된 책인 건 분명해보였다.

 

“이거, 드라마에 나오는 감정사처럼 막 펼쳐보지도 않고 알아맞히고 그러는 거 아냐?”

“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슈코 언니는 대체 무슨 드라마를 보신 거예요?”

“음… 600만불의 사나이?”

“완전 옛날 드라마잖아요! 감정사랑은 상관도 없고!”

 

슈코는 농담으로 한 말이겠지만, 나는 그 답을 알고 있다. 시오리코 씨는 할 수 있다. 작년에 시오리코 씨가 커버로 싸인 책의 제목을 알아맞히는 걸 눈앞에서 봤으니 확언할 수 있다.

 

또 슈코와 아리스 사이에 만담이 오가는 사이, 시오리코 씨는 아스카에게서 조심스레 책을 건네받았다. 아야카는 혹시나 책에 카레가 묻을까 잽싸게 접시를 치우고 행주로 식탁을 닦아냈다. 시오리코 씨가 손을 닦을 수 있도록 물티슈를 건넨 건 물론이다. 이렇게 보니 꼭 숙달된 조수 같군.

 

시오리코 씨는 가까이 책을 내려놓고, 손으로 책을 쓰다듬었다.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하던 시오리코 씨는 이내 답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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